
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
Description
책소개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서 해방되기를” 마거릿 애트우드, 오프라 윈프리, 천선란, 김겨울 작가가 일제히 극찬한 화제의 소설! 2021년 부커상과 전미도서상에 동시 노미네이트되며 영미권 문학 최고의 화제작으로 평단의 극찬 세례를 받은 『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이 마침내 국내 출간되었다. 인간과 비인간 존재의 관계에 대한 통찰을 특유의 시적인 문체로 녹여낸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하며 전작 『오버스토리』로 2019년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미국 문단의 거장 리처드 파워스의 최신 장편소설이다. 기후위기에 직면한 근미래를 배경으로,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파괴된 행성에서 살아가는 가족과 미래 세대의 불안을 그려낸 이 소설은 출간 직후 “강렬한 전율과 깊은 깨달음을 주는 작품”이라는 평과 함께 유수의 언론 매체들의 집중 조명을 받는 한편, 전 세계 독자들의 감동적인 후기가 쏟아져 머지않아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은 외계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우주생물학자 ‘시오’와 지구상의 모든 존재를 사랑한 동물권활동가 ‘얼리사’, 그들에게서 태어난 “슬프고 특별하며 갓 아홉 살이 된, 이 세상과 잘 맞지 않는” 아들 ‘로빈’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좇아 나간다. 세상으로부터 상처받은 연약한 소년이 자신만의 언어로 펼쳐 나가는 무해한 사랑과 순수한 저항의 여정이 타자의 고통에 무감각해진 혐오의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천문학과 뇌과학, 지구 환경 문제를 폭넓게 아우르며 생명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담아내 리처드 파워스의 또 다른 역작으로 길이 남을 만한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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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
옮긴이의 말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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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이토록 훌륭한 어둠은 흔치 않았다.
한 곳에 이렇게 많은 어둠이 모이면 도리어 하늘이 환하게 켜졌다.
우리는 빌린 오두막집 위에 이리저리 뻗은 나무 틈 사이로 망원경을 댔다.
로빈이 접안렌즈에서 눈을 뗐다.
나의 슬프고 특별하며 갓 아홉 살이 된, 이 세상과 잘 맞지 않는 아들이.
--- p.11
로빈의 두 번째 소아과 의사는 로빈을 자폐 ‘스펙트럼’에 넣고 싶어 열심이었다.
나는 그 남자에게 이 우연한 작은 행성에 살아 있는 누구나 어떤 스펙트럼에 속해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스펙트럼이라는 게 그런 것이니까.
인생 자체가 스펙트럼으로 이루어진 무질서이고, 우리 모두가 연속적인 무지개 속 특정 주파수로 진동할 뿐이라고 그 남자에게 말해 주고 싶었다.
--- p.17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하지만 우리 모두가 너무나 아름다운 방식으로 부족하죠.
--- p.18
살아 있는 모든 것에 자비로우라.
침착하고 흔들림 없이 있으라.
어디에서든 어떤 존재든 행복을 함께 기뻐하라.
그리고 어떤 고통이든 나의 고통이기도 하다는 점을 기억하라.
--- p.45
천문학과 유년기는 공통점이 많다.
둘 다 어마어마한 거리를 가로지르는 항해다.
둘 다 자신의 이해를 넘어서는 사실들을 찾으려 한다.
둘 다 엉뚱한 이론을 만들고 가능성이 무한히 증식하도록 놓아둔다.
둘 다 몇 주마다 초라해진다.
둘 다 모르기 때문에 움직인다.
둘 다 시간 때문에 혼란해진다.
둘 다 언제까지나 시작점이다.
--- p.99
세상이 근본적으로 엉망진창이기 때문에 공감 능력이 크면 그만큼 고통도 깊을 수밖에 없었다.
--- p.203
나는 크로맷이라는 행성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위성이 아홉 개에 태양이 두 개, 작고 빨간 해와 크고 파란 해가 뜨는 행성이었다.
덕분에 하루의 길이가 다른 날이 세 종류, 일몰과 일출이 네 종류, 각기 다른 일식과 월식이 스무 종류 그리고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황혼과 밤이 있었다.
대기권에 먼지가 끼면 두 종류의 햇빛이 소용돌이치는 수채화로 변했다.
그 세상의 언어에서는 위도와 반구에 따라 슬픔을 가리키는 말이 200가지, 기쁨을 가리키는 말은 300가지나 되었다.
--- p.234
지구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었다.
산수를 하고 과학을 따라갈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자기만의 진실에 더 만족하는 사람.
하지만 어떤 학교를 다니든 매일매일의 교육에서 우리 모두는 마치 내일이 오늘과 똑같이 반복될 것처럼 살았다.
--- p.236
우리는 오랫동안 별들을 올려다보기만 했다.
볼 수 있는 모든 별과, 볼 수 없는 별들의 절반을.
‘아빠.
난 깨어나는 기분이야.
모든 것의 안에 내가 있는 것 같아.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좀 봐! 저 나무.
이 풀!’
--- p.258
‘엄마가 이 나무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기억해?’ 지난 이 년 동안 얼리사가 뭘 좋아했는지 나에게 묻던 아들이, 이제는 되려 나에게 일깨워 주고 있었다.
‘이 나무를 하숙집이라고 불렀어.
이 나무에 사는 온갖 생물들을 다 헤아려 본 사람이 없다고 했어.’
정말 그랬느냐고 물으려 아이의 엄마를 돌아보았지만, 얼리사는 사라지고 없었다.
1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그해의 마지막 반딧불이들이 불을 밝혔고 로빈은 숨을 들이켰다.
우리는 가만히 누워서 반딧불이들이 깜박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반딧불이가 줄을 지어 여름밤의 한가운데를 천천히 떠다니는 모습이 마치 우리가 가 본 모든 행성에서 찾아온 성간 우주선들이 우리 집 뒷마당을 침공하며 내는 불빛 같았다.
--- p.259
우리가 해친 것을 치유합시다.
--- p.302
“그럴 줄 알았어!” 돌고 도는 십억의 소셜미디어 세계 어딘가에서, 십 대 후반의 여자애 하나가 기묘한 새소리를 내는 기묘한 어린 남자애가 담긴 포스팅을 보았던 모양이다.
이제 그 여자애는 이 즉석 집회 주위를 빙빙 돌면서 휴대전화를 손가락으로 휙휙 넘겨 가며 「오바 노바」 비디오 캐스트의 자취를 따라갔다.
“쟤가 제이야! 죽은 엄마와 연결된 남자애!”
--- p.316
새들은 우리의 머리 위를 날아 지나갔다.
로빈은 두루미들이 멀리 사라질 때까지 가만히 보고 있었다.
어쩌다가 숲과 물과 하늘의 가장자리인 이곳에 왔는지 모르겠다는 듯, 겁먹고 작아진 모습이었다.
한참 만에 손목을 붙들고 있던 아들의 손가락에 힘이 풀렸다.
‘우리가 외계인을 어떻게 알겠어? 새들조차 알 수가 없는데.’
--- p.328
로빈은 능선을 따라 800미터를 채 걷기 전에 내가 숙제로 낸 야생화를 모두 찾아냈다.
아이는 실험 내용이 협조적으로 꽉꽉 들어찬, 햇빛에 뒤덮인 젖은 바위벽을 돌아보았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봄은 계속 돌아와.
그렇지, 아빠?’
--- p.366
모두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낼 수 없는 행성이 하나 있었다.
그 행성은 고독 때문에 죽었다.
그런 일이 우리은하에서만 수십억 번이나 일어났다.
--- p.386
우리는 함께 방문했던 행성 궤도로 높이 솟아오른다.
로빈도 나도 같은 생각을 떠올린다.
‘우리가 방금까지 어디 있었는지 믿을 수 있어?’
한 곳에 이렇게 많은 어둠이 모이면 도리어 하늘이 환하게 켜졌다.
우리는 빌린 오두막집 위에 이리저리 뻗은 나무 틈 사이로 망원경을 댔다.
로빈이 접안렌즈에서 눈을 뗐다.
나의 슬프고 특별하며 갓 아홉 살이 된, 이 세상과 잘 맞지 않는 아들이.
--- p.11
로빈의 두 번째 소아과 의사는 로빈을 자폐 ‘스펙트럼’에 넣고 싶어 열심이었다.
나는 그 남자에게 이 우연한 작은 행성에 살아 있는 누구나 어떤 스펙트럼에 속해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스펙트럼이라는 게 그런 것이니까.
인생 자체가 스펙트럼으로 이루어진 무질서이고, 우리 모두가 연속적인 무지개 속 특정 주파수로 진동할 뿐이라고 그 남자에게 말해 주고 싶었다.
--- p.17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하지만 우리 모두가 너무나 아름다운 방식으로 부족하죠.
--- p.18
살아 있는 모든 것에 자비로우라.
침착하고 흔들림 없이 있으라.
어디에서든 어떤 존재든 행복을 함께 기뻐하라.
그리고 어떤 고통이든 나의 고통이기도 하다는 점을 기억하라.
--- p.45
천문학과 유년기는 공통점이 많다.
둘 다 어마어마한 거리를 가로지르는 항해다.
둘 다 자신의 이해를 넘어서는 사실들을 찾으려 한다.
둘 다 엉뚱한 이론을 만들고 가능성이 무한히 증식하도록 놓아둔다.
둘 다 몇 주마다 초라해진다.
둘 다 모르기 때문에 움직인다.
둘 다 시간 때문에 혼란해진다.
둘 다 언제까지나 시작점이다.
--- p.99
세상이 근본적으로 엉망진창이기 때문에 공감 능력이 크면 그만큼 고통도 깊을 수밖에 없었다.
--- p.203
나는 크로맷이라는 행성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위성이 아홉 개에 태양이 두 개, 작고 빨간 해와 크고 파란 해가 뜨는 행성이었다.
덕분에 하루의 길이가 다른 날이 세 종류, 일몰과 일출이 네 종류, 각기 다른 일식과 월식이 스무 종류 그리고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황혼과 밤이 있었다.
대기권에 먼지가 끼면 두 종류의 햇빛이 소용돌이치는 수채화로 변했다.
그 세상의 언어에서는 위도와 반구에 따라 슬픔을 가리키는 말이 200가지, 기쁨을 가리키는 말은 300가지나 되었다.
--- p.234
지구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었다.
산수를 하고 과학을 따라갈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자기만의 진실에 더 만족하는 사람.
하지만 어떤 학교를 다니든 매일매일의 교육에서 우리 모두는 마치 내일이 오늘과 똑같이 반복될 것처럼 살았다.
--- p.236
우리는 오랫동안 별들을 올려다보기만 했다.
볼 수 있는 모든 별과, 볼 수 없는 별들의 절반을.
‘아빠.
난 깨어나는 기분이야.
모든 것의 안에 내가 있는 것 같아.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좀 봐! 저 나무.
이 풀!’
--- p.258
‘엄마가 이 나무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기억해?’ 지난 이 년 동안 얼리사가 뭘 좋아했는지 나에게 묻던 아들이, 이제는 되려 나에게 일깨워 주고 있었다.
‘이 나무를 하숙집이라고 불렀어.
이 나무에 사는 온갖 생물들을 다 헤아려 본 사람이 없다고 했어.’
정말 그랬느냐고 물으려 아이의 엄마를 돌아보았지만, 얼리사는 사라지고 없었다.
1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그해의 마지막 반딧불이들이 불을 밝혔고 로빈은 숨을 들이켰다.
우리는 가만히 누워서 반딧불이들이 깜박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반딧불이가 줄을 지어 여름밤의 한가운데를 천천히 떠다니는 모습이 마치 우리가 가 본 모든 행성에서 찾아온 성간 우주선들이 우리 집 뒷마당을 침공하며 내는 불빛 같았다.
--- p.259
우리가 해친 것을 치유합시다.
--- p.302
“그럴 줄 알았어!” 돌고 도는 십억의 소셜미디어 세계 어딘가에서, 십 대 후반의 여자애 하나가 기묘한 새소리를 내는 기묘한 어린 남자애가 담긴 포스팅을 보았던 모양이다.
이제 그 여자애는 이 즉석 집회 주위를 빙빙 돌면서 휴대전화를 손가락으로 휙휙 넘겨 가며 「오바 노바」 비디오 캐스트의 자취를 따라갔다.
“쟤가 제이야! 죽은 엄마와 연결된 남자애!”
--- p.316
새들은 우리의 머리 위를 날아 지나갔다.
로빈은 두루미들이 멀리 사라질 때까지 가만히 보고 있었다.
어쩌다가 숲과 물과 하늘의 가장자리인 이곳에 왔는지 모르겠다는 듯, 겁먹고 작아진 모습이었다.
한참 만에 손목을 붙들고 있던 아들의 손가락에 힘이 풀렸다.
‘우리가 외계인을 어떻게 알겠어? 새들조차 알 수가 없는데.’
--- p.328
로빈은 능선을 따라 800미터를 채 걷기 전에 내가 숙제로 낸 야생화를 모두 찾아냈다.
아이는 실험 내용이 협조적으로 꽉꽉 들어찬, 햇빛에 뒤덮인 젖은 바위벽을 돌아보았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봄은 계속 돌아와.
그렇지, 아빠?’
--- p.366
모두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낼 수 없는 행성이 하나 있었다.
그 행성은 고독 때문에 죽었다.
그런 일이 우리은하에서만 수십억 번이나 일어났다.
--- p.386
우리는 함께 방문했던 행성 궤도로 높이 솟아오른다.
로빈도 나도 같은 생각을 떠올린다.
‘우리가 방금까지 어디 있었는지 믿을 수 있어?’
--- p.390
출판사 리뷰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서 해방되기를”
마거릿 애트우드, 오프라 윈프리,
천선란, 김겨울 작가가 일제히 극찬한 화제의 소설!
★퓰리처상 수상 작가 리처드 파워스의 최신작
★부커상 최종 후보작, 전미도서상 후보작,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 오프라 윈프리 북클럽, NPR, 《뉴스위크》, 《보스턴글로브》 선정 2021년 최고의 책
어떻게 말해 줘야 할까,
이 아름답고 위태로운 세계의 진실을……
“내 아들은 내가 헤아릴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도 없는 주머니 우주였다.”
― 외계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우주생물학자 ‘시오’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우리 모두가 너무나 아름다운 방식으로 부족하죠.”
― 지구상의 모든 존재를 사랑한 동물권활동가 ‘얼리사’
“그래서 다들 멸종해 버리는 거야.
모두가 나중에 해결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 그들에게서 태어난 이 세상과 잘 맞지 않는 아들 ‘로빈’의 이야기
외계 생명체를 찾는 우주생물학자 시오는 아내 얼리사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아홉 살 아들을 혼자 키우게 된 싱글대디다.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를 가진 아들 로빈은 사랑했던 엄마와 반려견을 차례로 잃은 후 그 증세가 더 심해졌다.
가족의 추억이 깃든 스모키산맥으로 야영을 다녀온 직후, 로빈은 학교에서 친구의 얼굴을 보온병으로 때려 다치게 한 일로 정학을 당한다.
엄마의 죽음이 단순 사고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친구의 말에 격분한 것이다.
시오는 도로 위로 뛰어든 주머니쥐를 피하다 생긴 사고였다고 아들에게 설명해 주지만, 당시 아내가 로빈의 여동생을 임신 중이었다는 사실은 숨긴다.
그러던 어느 날, 조류학자가 꿈인 로빈은 동물권활동가였던 엄마가 생전에 하고자 했던 일을 돕겠다며 파머스 마켓에 나가 판매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지구상에서 멸종된 생명체들이 아이의 손끝에서 마법처럼 정교하게 되살아나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로빈은 점점 그림에 몰두하며 학업에 관심을 잃어간다.
학교에서는 로빈에게 향정신성 약물치료를 권하지만 시오는 거부한다.
아홉 살 어린아이에게 약물이 어떤 효과를 미칠지 두렵고, 그게 해결책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으며, 아들의 별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 때문이다.
시오는 아내의 친구였던 신경과학자 ‘마틴 커리어’에게 조언을 구하고, 그는 로빈에게 실험 단계에 있는 ‘디코디드 뉴로피드백’ 치료를 받아보길 권한다. AI를 이용해 타인의 감정 지문을 그대로 경험하도록 훈련하는 이 기술은 실제로 나와 있지만, 소설은 한 발자국을 더 나아가 상상의 영역으로 확장한다.
이 기술이 사람을 고통에서 해방시킬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질문으로.
로빈은 이 훈련을 통해 어머니의 생전 두뇌 활동 패턴과 자신을 일치시키는 방법을 배우게 되고 차츰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해진다.
“모두가 모두의 안에 있죠.”
생명체를 향한 무해한 사랑과 순수한 저항의 여정
“내가 개구리 사진에서 회색과 검은색 덩어리밖에 보지 못할 때, 로빈은 아름다운 무지개색 화구의 절반을 써야 하는 격렬한 소용돌이 무늬를 보았다.”(120쪽)
“로빈은 동물원을 역겨워한다.
지각이 있는 존재가 갇힌 모습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56쪽)
“생물종들이 죽어 가고 있어, 아빠.
수천이 죽어 간단 말이야!’(183쪽)
이 책의 작가 리처드 파워스에게 퓰리처상을 안긴 소설 『오버스토리』가 얼마 남지 않은 원시림을 구하기 위해 모여든 아홉 명의 삶을 뿌리부터 가지 끝까지 펼쳐내며 인간 본성과 자연의 세계를 탐구한 대서사시였다면 『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은 “힘없는 개인을 통해서 아득한 우주로까지 확장되는 이야기”(398쪽)다.
독자가 쉽게 이입할 수 있는 아버지와 아들의 여정을 따라 이야기가 전개되어 지구 생태계와 인류의 미래에 대한 작가의 메시지를 한층 호소력 있게 전한다.
한편, “남극에서는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떨어져 나왔다.
나라의 수장들은 대중이 어디까지 속는지 시험했다.
사방에서 작은 전쟁들이 터졌다.”(41쪽), “상하이에서는 200만 명이 집을 잃었다.
피닉스에는 물이 없어졌다.
바이러스성 광우병이 소에서 사람으로 옮겨 갔다.”(387쪽)와 같은 뉴스를 통해 강자가 약자를 희생시켜 번영한 세계는 끝내 멸망을 향해 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랑스럽고 경이로웠던 로빈의 모든 말들이
책을 덮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내 안에 울린다.”
― 『나인』, 『천 개의 파랑』 천선란 작가 추천!
“우리가 해친 것을 치유합시다”(302쪽)
직접 그림을 그려 만든 배너를 들고 무너져 가는 세상 앞에 나선 아홉 살 소년, 로빈이 꿈꾸었을 미래를 향해 시선을 옮겨 보자.
파괴된 숲과 사라진 새들을 외면하지 않는 세상, 연약한 존재의 마음을 헤아리고 보살피는 이들의 세상, 그리하여 살아 있는 모든 존재가 불필요한 고통에서 해방되는 세상…….
이야기에 흠뻑 빠져든 독자라면 소용돌이 같은 결말이 기다리고 있는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이제까지 만나 보지 못한 특별한 감동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 결말을 절망으로 읽을지 희망으로 읽을지는 독자에게 달려 있다.
나는 그래도 희망에 걸어 보고 싶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고통에서 해방되는 해탈의 상태가 정확히 로빈의 어머니가 순간순간 피워냈던 마음이자, 로빈이 잠시나마 도달했던 마음 상태이며, 로빈의 아버지가 찾을 상태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도 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 곳.
소설 속에서와 달리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무사히 우주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으며, 아직은 신종 광우병이 세상을 휩쓸지 않았으니까.
바라건대, 아직은 시간이 있으니까.”(397쪽, 옮긴이의 말 중에서)
마거릿 애트우드, 오프라 윈프리,
천선란, 김겨울 작가가 일제히 극찬한 화제의 소설!
★퓰리처상 수상 작가 리처드 파워스의 최신작
★부커상 최종 후보작, 전미도서상 후보작,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 오프라 윈프리 북클럽, NPR, 《뉴스위크》, 《보스턴글로브》 선정 2021년 최고의 책
어떻게 말해 줘야 할까,
이 아름답고 위태로운 세계의 진실을……
“내 아들은 내가 헤아릴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도 없는 주머니 우주였다.”
― 외계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우주생물학자 ‘시오’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우리 모두가 너무나 아름다운 방식으로 부족하죠.”
― 지구상의 모든 존재를 사랑한 동물권활동가 ‘얼리사’
“그래서 다들 멸종해 버리는 거야.
모두가 나중에 해결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 그들에게서 태어난 이 세상과 잘 맞지 않는 아들 ‘로빈’의 이야기
외계 생명체를 찾는 우주생물학자 시오는 아내 얼리사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아홉 살 아들을 혼자 키우게 된 싱글대디다.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를 가진 아들 로빈은 사랑했던 엄마와 반려견을 차례로 잃은 후 그 증세가 더 심해졌다.
가족의 추억이 깃든 스모키산맥으로 야영을 다녀온 직후, 로빈은 학교에서 친구의 얼굴을 보온병으로 때려 다치게 한 일로 정학을 당한다.
엄마의 죽음이 단순 사고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친구의 말에 격분한 것이다.
시오는 도로 위로 뛰어든 주머니쥐를 피하다 생긴 사고였다고 아들에게 설명해 주지만, 당시 아내가 로빈의 여동생을 임신 중이었다는 사실은 숨긴다.
그러던 어느 날, 조류학자가 꿈인 로빈은 동물권활동가였던 엄마가 생전에 하고자 했던 일을 돕겠다며 파머스 마켓에 나가 판매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지구상에서 멸종된 생명체들이 아이의 손끝에서 마법처럼 정교하게 되살아나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로빈은 점점 그림에 몰두하며 학업에 관심을 잃어간다.
학교에서는 로빈에게 향정신성 약물치료를 권하지만 시오는 거부한다.
아홉 살 어린아이에게 약물이 어떤 효과를 미칠지 두렵고, 그게 해결책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으며, 아들의 별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 때문이다.
시오는 아내의 친구였던 신경과학자 ‘마틴 커리어’에게 조언을 구하고, 그는 로빈에게 실험 단계에 있는 ‘디코디드 뉴로피드백’ 치료를 받아보길 권한다. AI를 이용해 타인의 감정 지문을 그대로 경험하도록 훈련하는 이 기술은 실제로 나와 있지만, 소설은 한 발자국을 더 나아가 상상의 영역으로 확장한다.
이 기술이 사람을 고통에서 해방시킬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질문으로.
로빈은 이 훈련을 통해 어머니의 생전 두뇌 활동 패턴과 자신을 일치시키는 방법을 배우게 되고 차츰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해진다.
“모두가 모두의 안에 있죠.”
생명체를 향한 무해한 사랑과 순수한 저항의 여정
“내가 개구리 사진에서 회색과 검은색 덩어리밖에 보지 못할 때, 로빈은 아름다운 무지개색 화구의 절반을 써야 하는 격렬한 소용돌이 무늬를 보았다.”(120쪽)
“로빈은 동물원을 역겨워한다.
지각이 있는 존재가 갇힌 모습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56쪽)
“생물종들이 죽어 가고 있어, 아빠.
수천이 죽어 간단 말이야!’(183쪽)
이 책의 작가 리처드 파워스에게 퓰리처상을 안긴 소설 『오버스토리』가 얼마 남지 않은 원시림을 구하기 위해 모여든 아홉 명의 삶을 뿌리부터 가지 끝까지 펼쳐내며 인간 본성과 자연의 세계를 탐구한 대서사시였다면 『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은 “힘없는 개인을 통해서 아득한 우주로까지 확장되는 이야기”(398쪽)다.
독자가 쉽게 이입할 수 있는 아버지와 아들의 여정을 따라 이야기가 전개되어 지구 생태계와 인류의 미래에 대한 작가의 메시지를 한층 호소력 있게 전한다.
한편, “남극에서는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떨어져 나왔다.
나라의 수장들은 대중이 어디까지 속는지 시험했다.
사방에서 작은 전쟁들이 터졌다.”(41쪽), “상하이에서는 200만 명이 집을 잃었다.
피닉스에는 물이 없어졌다.
바이러스성 광우병이 소에서 사람으로 옮겨 갔다.”(387쪽)와 같은 뉴스를 통해 강자가 약자를 희생시켜 번영한 세계는 끝내 멸망을 향해 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랑스럽고 경이로웠던 로빈의 모든 말들이
책을 덮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내 안에 울린다.”
― 『나인』, 『천 개의 파랑』 천선란 작가 추천!
“우리가 해친 것을 치유합시다”(302쪽)
직접 그림을 그려 만든 배너를 들고 무너져 가는 세상 앞에 나선 아홉 살 소년, 로빈이 꿈꾸었을 미래를 향해 시선을 옮겨 보자.
파괴된 숲과 사라진 새들을 외면하지 않는 세상, 연약한 존재의 마음을 헤아리고 보살피는 이들의 세상, 그리하여 살아 있는 모든 존재가 불필요한 고통에서 해방되는 세상…….
이야기에 흠뻑 빠져든 독자라면 소용돌이 같은 결말이 기다리고 있는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이제까지 만나 보지 못한 특별한 감동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 결말을 절망으로 읽을지 희망으로 읽을지는 독자에게 달려 있다.
나는 그래도 희망에 걸어 보고 싶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고통에서 해방되는 해탈의 상태가 정확히 로빈의 어머니가 순간순간 피워냈던 마음이자, 로빈이 잠시나마 도달했던 마음 상태이며, 로빈의 아버지가 찾을 상태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도 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 곳.
소설 속에서와 달리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무사히 우주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으며, 아직은 신종 광우병이 세상을 휩쓸지 않았으니까.
바라건대, 아직은 시간이 있으니까.”(397쪽, 옮긴이의 말 중에서)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2년 05월 30일
- 쪽수, 무게, 크기 : 400쪽 | 532g | 141*209*30mm
- ISBN13 : 9788925578422
- ISBN10 : 8925578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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