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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진화
인류의 진화
Description
책소개
MD 한마디
지금도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
고인류학자 이상희 교수의 신간.
인류의 진화를 갈라지기도 하고 다시 만나기도 하는 강줄기에 비유하며 다양한 최신 연구를 소개한다.
특히 이전에 연구되지 않았던 한반도 고인류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는 우리의 기원은 물론 고인류학만이 줄 수 있는 인류학사와 인간 사이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다.
2023.07.07. 자연과학 PD 안현재
동북아시아와 한반도의 고인류는 어디에서 왔을까?
한국인 최초의 고인류학 박사 이상희 교수
우리의 뿌리를 묻는 질문에 최신의 과학으로 답하다!

한국인 최초 고인류학 박사이자 인류학의 거장,
이상희 교수의 신작 『인류의 진화』
최신 과학과 고인류학을 통해 새롭게 만나는 인류의 진화사


우리의 기원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 그리고 우리는 언제부터 우리의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 고인류학은 인류의 기원과 현생인류의 모습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현생인류 호모 사피엔스의 탄생을 밝히기 위해 500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 고인류의 모습과 특징도 탐구한다.
지속적인 발굴과 화석 및 유적의 DNA 분석을 통한 고유전체학 기술의 발전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인간’과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묻는다.
따라서 고인류학은 단순히 인류의 역사를 밝히는 작업이 아닌 현재의 발견과 연구에 따라 변화하는 역동적인 과정이며, 인간과 인간다움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꾸는 연구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 최초 고인류학 박사인 이상희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고인류학의 거장이다.
현재 캘리포니아 대학교 리버사이드 캠퍼스 인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고인류학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 및 저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15년 출간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첫 저서 『인류의 기원』은 우리나라 고인류학에 대한 관심을 촉발한 베스트셀러로, 8개 국어로 해외 수출되었다.

그의 신작 『인류의 진화: 아프리카에서 한반도까지, 우리가 우리가 되어 온 여정』은 최신 고인류학 연구와 발견을 통해 인류의 기원과 진화 과정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이 책은 과거의 가설들이 흔들리는 과정에서 새로운 연구와 가설을 소개하며, 인류의 역사와 진화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 에렉투스, 호모 날레디 등 고인류의 존재와 그들의 특징을 살펴보며,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인류의 진화에 관한 가장 혁신적인 지식을 소개한다.
특히 아프리카에서부터 한반도까지 인류 진화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이전에는 연구되지 않았던 한반도 고인류에 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우리의 뿌리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절대로 놓칠 수 없는 한 권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인류의 기원, 환경 변화, 인종 다양성, 문화와 언어 발달 그리고 인간의 미래까지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며 독자들에게 인류의 진화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제공한다.
그는 인류의 진화 과정을 강줄기에 비유한다.
인류는 서로 갈라지기도 하고 다시 만나는 강줄기와 같이 다양한 진화의 흐름을 거쳤다는 것이다.
또한 “고인류에 대한 연구는 지금도 계속 이루어지고 있기에 최신 연구 결과가 언제 어떻게 바뀔지는 알 수 없다”라며,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고인류학 연구뿐만 아니라 고인류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역시 바뀌고 있다“라고 말한다.
지금 바로 이상희 교수와 함께 인류의 가장 새로운 과거를 만나기 위한 여정을 떠나 보자.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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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들어가며: 흐르는 강물처럼
1장 네 이름은 호미닌
2장 멋대로 걷기
3장 장비발이 중요해
4장 몸니가 말해주는 인류의 진화
5장 거인을 찾아서
6장 고기 말고
7장 불맛을 한번 보면
8장 상상의 날개
9장 킬러 유인원
10장 뼈에 남은 칼자국
11장 머리가 작아도 돼
12장 또! 네안데르탈인
13장 상상의 고인류, 데니소바인
14장 사피엔스의 기원
15장 아시아 기원론
16장 한반도가 반도가 아니었다면
17장 한반도의 고인류(1)
18장 한반도의 고인류(2)
19장 단군의 자손
나가며: 고인류학의 현재와 미래

참고문헌
사진 저작권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책 속으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에서 호모 하빌리스, 호모 에렉투스, 네안데르탈인을 거쳐 마지막 호모 사피엔스로 이어지는 단선 진화는 20세기 중반까지 정설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인류가 이전의 인류보다 더 우수한 모습, 바로 지금의 사람에 더 가까운 모습으로 진화했다는 데에는 지금의 인류가 가장 뛰어나다는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 그러나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렇게 단일한 인류 계통이 존재했던 시기는 결코 길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수백만 년의 인류 진화 역사를 거치면서 여러 인류 계통이 동시에 존재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 호모 에렉투스와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가 서로 다른 종인지, 네안데르탈인이 데니소바인과 서로 다른 종인지의 논란보다 중요한 메시지는 인류 계통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다양했다는 것입니다.
---「들어가며: 흐르는 강물처럼」중에서

고인류의 시작이 당당한 두 발 걷기에서 시작했다는 가설이 주류 가설로 받아들여지기까지 20~30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 440만 년 전 아르디와 같이 두 발로 (당당하게) 땅 위를 걷고 나무도 탈 수 있는 모양새를 갖춘 고인류가 366만 년 전 동아프리카에서 아파렌시스와 같은 지역을 걸었다는 놀라운 가설이 제시되었습니다.
이 가설은 앞으로 좀 더 많은 자료의 검증을 거쳐야 할 것입니다.
지금은 단지 루시와 같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가 다른 고인류와 함께 따뜻한 화산재를 밟으면서 걸어 다니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멋대로 걷기」중에서

고인류는 모닥불을 피우고 그 주위에 둘러앉아 가죽을 다듬어 털옷을 만들었을까요? 모여 앉아 불을 쬐면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을까요? 나누던 이야기는 지금 이곳을 벗어난 가상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였을까요? 경험을 나누면서 앞으로 겪을 수도 있는 환경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정보를 나눌 수 있었을까요? 우리는 이글거리는 불꽃을 보면서 정신을 뺏기는 ‘불멍’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불꽃이 만드는 그림자는 춤을 춥니다.
이글거리는 불꽃이 만들어 내는 춤추는 그림자를 보면서 동굴 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지도 모릅니다.
---「몸니가 말해주는 인류의 진화」중에서

그렇다면 인류는 언제부터 화식을 시작했을까요? 사실 화식은커녕 인류가 불을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었다는 분명한 증거조차 고고학적으로 후기 구석기 시대에서야 확실하게 나타납니다.
후기 구석기 시대 이전에는 불을 자유롭게 다루었다는 증거가 확실하지 않습니다.
전기 구석기와 중기 구석기 시대 유적에서는 수많은 동물 뼈가 발견되었지만 불 맞은 동물 뼈는 없습니다.
불 맞은 석기도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인류가 화식을 했다는 증거는 사실 논리적인 정황 증거뿐입니다.
고인류는 약 200만 년 전 중국의 샹첸 지역까지 진출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빙하기의 유라시아 대륙에서 불도 다루지 못한 채로 살아남았을 가능성은 없기 때문입니다.
(…) 200만 년 전에 등장한 호모속의 몸은 생식만으로 지탱하기에는 치아와 턱뼈와 소화기관이 너무 부실합니다.
앞서 나왔듯이 후기 구석기의 호모 사피엔스는 화식에 의존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호모 사피엔스 이전의 고인류 호모 에렉투스 역시 화식에 의존했을까요?
---「불맛을 한번 보면」중에서

인류의 진화 역사에서 식인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요? 생존을 위한 식인이었을까요, 의례를 위한 식인이었을까요? 고인류의 뼈에 새겨진 칼자국을 보고 식인 행위가 일어났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식인의 흔적은 분명하게 밝혀내기 어렵습니다.
식인의 흔적이라고 추정되었던 대표적인 사례는 중국 저우커우뎬에서 20세기 초에 발견된 고인류 호모 에렉투스의 화석입니다.
‘베이징인’으로 이름 붙여진 저우커우뎬의 호모 에렉투스 화석 뼈는 머리뼈의 위쪽만 남아 있고 얼굴뼈는 거의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 호모 에렉투스는 큰구멍을 통해서 동족의 뇌를 꺼내 먹었을까요?
---「뼈에 남은 칼자국

작은 몸집과 작은 머리의 고인류는 우리가 여태껏 생각해 왔던 인류의 다양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끔 합니다.
작은 머리로 석기를 만들어 쓰고, 죽은 사람을 매장하고, 벽화를 그릴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20세기의 답은 결단코 ‘아니요’였습니다.
고인류학계 대부분이 받아들인 정설에 따르면 벽화와 같이 고도의 인지 능력이 있어야 하는 행위는 호모 사피엔스의 특유하고 독특한 행위였기 때문에 당연히 ‘호모 사피엔스급의 몸과 머리’를 가지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머리가 커야만 가능하다고 생각되던 추상적 사고, 창의력, 복잡한 도구의 제작, 예술 등이 작은 머리로도 가능하다면 도대체 큰 머리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머리가 작아도 돼」중에서

한반도에서 발견된 고인류의 수는 극히 적습니다.
오래되었다는 증거가 확실하지도 않습니다.
200만 년 전에 바로 옆 동네까지 온 고인류가 아시아에서 190만 년 살도록 한반도에는 얼씬도 하지 않다가 왜 10만 년 전에야 한반도에 진출했을까요? 아니면 아직 화석이 발견되지 않았을 뿐일까요? 한반도에서 발견된 인류의 최초 흔적이 10만 년 전에서 70만 년 전이라고 본다면 한반도 주변 지역에서 발견된 고인류 화석을 통해 한반도에 살았던 고인류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한반도의 고인류」중에서

고인류 역사에서 아시아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시아는 큰 땅덩어리와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 대륙일 뿐만 아니라 신대륙인 호주 대륙과 아메리카 대륙으로 들어간 인류도 아시아에서 갔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고인류학사에서 아시아는 유럽이나 아프리카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유럽인과 유럽계 미국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계 고인류학계에서는 유럽인의 진화 역사에 관심이 깊습니다.
고인류학사에서는 유럽의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가 가장 중대하고 중요한 과제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인류의 기원지로 아프리카가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인류의 기원지인 아프리카, 네안데르탈인의 유럽에 비해 아시아는 호모 에렉투스가 몇십만 년 동안 조용히 살다가 사라져 간 곳으로만 생각되었습니다.
21세기에 들어 많은 연구가 쌓이면서 아시아에서의 인류 진화 역사 역시 유럽이나 아프리카 못지않게 역동적이고 복잡하다는 것이 점점 드러나고 있습니다.
인류의 진화사 전반에 걸쳐 흥미롭고 중요한 주제를 뽑아서 최근의 연구 성과를 중심으로 정리하다 보니 아시아 자료가 많아서 특별히 흥미롭습니다.
---「나가며: 고인류학의 현재와 미래」중에서

출판사 리뷰
‘한민족’은 언제부터 한반도에 살게 되었을까?
단군의 자손과, 용을 사고 파는 사람들
동북아시아에서 찾는 고인류의 새로운 얼굴들


“용뼈 팝니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중국 남부 지역의 약재상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문구였다.
물론 실제로 용이 사고 팔렸을 리는 없다.
여기에서 용뼈라는 이름으로 판매된 것은 기간토피테쿠스 블래키(Gigantopithecus blacki)라는 유인원 화석종의 뼈였다.
고릴라의 2배가 넘는 크기였으리라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게 용뼈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전 세계의 학자들이 인류의 기원을 찾아 중국으로 몰려온 때가 있었다.
20세기 초에 고인류학계에 유행했던 ‘아시아 기원론’의 영향이다.
그러나 이 유행도 잠시, 다시 아시아는 고인류학사에서 변방으로 밀려나고 만다.
유럽인과 유럽계 미국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계의 학계에서는 유럽인의 진화사에 관심을 주로 가지지, 아시아 인류에 대한 연구는 주목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의 고인류를 연구하고 찾아 헤매던 사람들이 있었다.
2021년 6월, 중국 하얼빈에서 새로운 고인류 화석종이 발표되었다.
호모 롱기(Homo longi), 중국어로 ‘용’을 뜻하는 이름이다.
호모 롱기의 화석이 공사 현장에서 발견된 것은 1933년의 일로, 이 화석이 본격적으로 빛을 보기까지는 거의 100년에 달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화석에 남은 흙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연대 측정한 결과, 무려 14만 년에서 30만 년 전 사이의 오래된 고인류 화석종임이 밝혀지며, 다시금 아시아 고인류 연구에 불을 붙일 준비를 하고 있다.
그밖에도 시베리아 알타이산맥에서 데니소바인의 화석이 발견되고, 중국 샹첸에서 210만 년 전의 고인류 흔적이 발견되고 있기도 하다.

결코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아시아 대륙은 큰 땅덩어리를 가지고,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 대륙일 뿐만 아니라, 호주 대륙과 아메리카 대륙으로 사람들이 건너가기 위해서 아시아를 거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지리적 위치를 생각하면 오히려 지금까지 아시아가 고인류학계에서 이처럼 주목받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21세기 들어 점점 더 많은 연구가 누적되면서, 아시아의 인류 진화사 역시 유럽이나 아프리카 못지 않게 역동적인 과정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용뼈’의 주인이었던 거대한 유인원, 즉 거인이 현생인류의 조상이 되었을까? 아시아의 고인류는 우리가 흔히 아는 고인류와 똑같은 진화 과정을 겪었을까? 한반도의 고인류는 어떤 진화 과정을 거쳐 ‘우리’가 되었을까?

2000년 함경북도 화대군 석성리의 나지막한 야산에서 도로포장 공사를 진행하던 중 공사가 전면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세 명분의 사람 뼈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바로 현재 한반도에서 발견된 고인류 화석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하는 ‘화대 사람’이다.
북한에서는 이 화대 사람의 연대를 30만 년 전으로 추정했다.
중기 플라이스토세, 중국에서 호모 에렉투스가 진화하던 시기다.
그때 한반도에 이미 고인류가 정착해 있었다면 그 후에 ‘한반도의 고인류’는 어떻게 진화해 왔을까? 아직은 알 수 없지만 과학과 기술의 발달과 함께 새로운 자료가 속속 등장하면서 새로운 앎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이 땅의 고인류를 연구한다는 것은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뿌리를 찾는 일이기도 하다.
이 지난한 작업을 통해 우리는 단순한 ‘단군의 자손들’을 넘어서, 우리가 누구인지 명확히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최신의 기술과 연구를 통해 새롭게 읽는 인류의 진화사
고인류학은 결코 과거만을 파헤치는 학문이 아니다
역동하는 인류학사와 유동하는 인간


고인류학, 고생물학, 고고학…, 이들 학문 분야에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억울한 인식이 있다.
새로운 무언가를 쌓아나가는 게 아니라 이미 지나간 과거를 파헤칠 뿐인 학문이라는 오해다.
이상희 교수는 이 책 『인류의 진화』를 통해 그러한 고리타분한 인식에 정면으로 반박한다.
이 과정에는 치열한 논쟁이나 반론 그리고 재반론의 과정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
그는 묵묵하게 최신의 연구 결과와 뒤집혀가는 학설들을 소개하는 것을 통해 말없이, 그러나 더없이 효과적으로 이 사실을 전달한다.

많은 사람들이 머릿속에 떠올리는 고인류의 모습은 어떨까? 짐승 가죽으로 국부를 가리고 돌칼과 돌창으로 짐승을 사냥하는 남성들의 모습? 열매를 채집하고 토기를 만들거나 아이를 돌보는 여성들의 모습? 이러한 인식은 단순히 고인류를 상상하는 데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고인류 시절부터 이루어졌다고 믿어져 온 성별 분업이 현대 사회의 성차를 설명하는 도구로 쓰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설명하는 최신의 고인류학에서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줄리 레스닉(Julie Lesnik)의 ‘곤충식 가설’이다.
고인류가 필요로 했던 많은 열량을 ‘곤충식’에 의존했다고 한다면, 기존에 주류 가설이었던 ‘사냥 가설’로 설명되었던 수많은 시나리오가 뒤집히게 된다.
이것은 단순히 고인류가 ‘사냥하는 인간’에서 ‘곤충을 잡아먹는 인간’으로 바뀌는 것 이상의 큰 변화를 가져온다.
동물성 먹거리를 얻기 위해서 남성이 사냥을 전담하고, 여성이 채집을 통해 열매 등 식물성 먹거리를 확보하거나 양육을 담당했다고 하는 경제 분업 가설이 송두리째 와해되는 것이다.
즉, 고인류에 대한 가설이 흔들리는 것은 단순히 과거에 대한 인식이 변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는 지금의 현생인류, 호모 사피엔스, 즉 우리를 만들어온 기반이 변하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최신의 연구 성과를 소개하면서 이러한 놀라운 변혁의 가능성을 담담하게 제시한다.
줄리 레스닉의 곤충식 가설만이 아니다.
사람의 거대한 머리와 그에 맞는 두뇌가 ‘빼어난’ ‘만물의 영장’으로서의 인류의 지위를 확립시켰다는 가설도 난항에 부딪힌다.
500cc 남짓한 작은 두뇌를 가지고 각종 창조적 활동을 해온 화석종의 흔적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발견할 수 없던 시료를 발견할 수 있게 되고, 과거의 시료에서 전에는 읽어낼 수 없었던 사실을 읽어낼 수 있게 되는 등, 과학과 기술의 발전에 맞춰 고인류학의 지평도 확장되고 있다.
저자는 이 같은 고인류학의 최신 연구들을 가로지르며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어 독자들이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고인류학의 핵심으로 안내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그간의 고인류학 연구들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그것들이 전해주는 인류와 인간에 대한 새로운 프레임을 접할 수 있다.
『인류의 진화』가 제시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고인류학 연구의 생동하는 과정 그 자체다.
우리가 아는 ‘고인류’조차 여전히 변화하는 중이며, 그에 따라 우리 인류와 인류사 자체 또한 끝없이 흔들리고 있다.
이 흥미로운 상상들이 설사 폐기된다 해도 끊임없는 추상을 통해 고인류학은 진화할 것이다.
완결되지 않았기에 언제든 새로워질 수 있는 고인류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인류의 기원과 진화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3년 06월 30일
- 쪽수, 무게, 크기 : 276쪽 | 492g | 148*220*18mm
- ISBN13 : 9788962625684
- ISBN10 : 8962625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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