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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흘리는 소설
땀 흘리는 소설
Description
책소개
N포 세상에 ‘을’로 내던져진 청춘들의 이야기

『땀 흘리는 소설』은 현직 교사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제자들을 걱정하며, 앞으로의 사회생활에 지표가 되어 줄 8편의 소설을 가려 엮은 책이다.
책에는 아련한 눈으로 동시대 청년들의 애환을 섬세하게 그려 내고 있는 작가 8명(김혜진, 김세희, 김애란, 서유미, 구병모, 김재영, 윤고은, 장강명)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다.
이 8편의 소설 속에는 인터넷 방송 BJ, 공무원 시험 준비생, 카드사 콜센터 직원, 외국인 이주 노동자, 알바생 등 N포 세상에 ‘을’로 내던져진 청춘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땀 흘리는 소설』은 현재 노동 현장에 있는 사회 초년생과 앞으로 일을 하게 될 예비 사회인(학생)에게 일하며 먹고살아야 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해 보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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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말
김혜진, 「어비」
김세희, 「가만한 나날」
김애란, 「기도」
서유미, 「저건 사람도 아니다」
구병모, 「어디까지를 묻다」
김재영, 「코끼리」
윤고은, 「P」
장강명, 「알바생 자르기」

책 속으로
신기했고 재미있었는데 뭐랄까, 불쾌해졌다.
별풍선 하나는 100 원.
열 개는 1000원.
열 명이 열 개씩이면 만 원.
100명이 100개씩이면 100만 원이 되는 거였다.
그걸로 집도 사고 차도 사고 가게도 내고 사업도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그러려고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일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김혜진, 어비」중에서

그때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정말요? 저는 이 일이 진짜 적성에 잘 맞는 거 같은데.”
그녀는 진심으로 동조해 주었다.

“네, 경진 씨는 정말 그런 것 같아요.”
그녀가 그 말을 기억하고 있을까? 나는 그녀를 쫓아가 정정하고 싶은 다급한 욕망에 휩싸였다.
---「김세희, 가만한 나날」중에서

나는 설문에 열중하고 있는 사내를 가만히 바라본다.
그러는 아저씨는 이 리서치 한 건당 얼마를 받을까.
친구들이 설문지 알바할 때 5천 원 받았다던데.
한겨울에 온종일 대졸자를 만나러 다니며 얼마를 벌까.
노동부라지만 이 아저씨도 분명 ‘알바생’이겠지.
뭔가 측은한 마음이 들면서도 그런 내 시선이 어쭙잖은 것 같아 부끄럽다.
---「김애란, 기도」중에서

“당분간 야근해야 되겠는데요?”
구의 말에 홍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나는 회의 수첩에 야근, 이라고 쓰고 그 옆에 워커홀릭, 사람 같지도 않은 것들, 이라고 적었다.
---「서유미, 저건 사람도 아니다」중에서

28년 살아오면서 배운 거라곤 국영수가 아니라 진화론뿐인 것 같네요.
목 긴 기린이 나뭇잎 따 먹고 살아남는다는 거.
그리고 이 교실에 있는 너희들 40명 가운데 적어도 35명은 목 짧은 기린이라는 거.
그때는 애들이 투덜거리기를, 목이 길어 봤자 부러지거나 잘리기밖에 더하겠냐고.
하지만 졸업하고 밀가루투성이의 찢어진 교복과 함께 교문 바깥으로 내던져진 뒤 각자의 자리에서 허우적대는 동안 확실히 알겠더라고요.
부러지거나 잘리는 쪽은 짧은 목이라는 걸.
---「구병모, 어디까지를 묻다」중에서

언젠가 명동에 다녀온 그가 입술을 비틀며 말했다.
“한국 사람들은 단일 민족이라 외국인한테 거부감을 갖는다고? 그래서 이주 노동자들한테 불친절한 거라고? 웃기는 소리 마.
미국 사람 앞에서는 안 그래.
친절하다 못해 비굴할 정도지.
너도 얼굴만 좀 하얗다면 미국 사람처럼 보일 텐데…….” ---「김재영, 코끼리」중에서

해파리는 회사를 연결 고리로 하여 장의 몸속으로 들어온 물건이었다.
회사가 아니었다면 장은 그 검사를 받지도 않았을 것이다.
장은 자신의 모든 것이 캡슐 내시경 해파리를 통해 어딘가로 보고될 것 같은 공포를 느꼈다.
---「윤고은, P」중에서

과장님, 제가 회사에 다니는 동안 4대 보험에 가입이 되지 않았더라고요.
알바몬에서 상담을 받아 보니까 그게 불법이라며, 이런 경우에 보험 취득 신고 미이행으로 회사를 고소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고 싶지는 않은데요.
회사가 부담하지 않았던 4대 보험비 액수만큼을 저에게 따로 주실 수 없을까요?
---「장강명, 알바생 자르기」중에서

출판사 리뷰
N포 세상에 ‘을’로 내던져진 청춘들의 이야기

어느 날 그는 책가방을 메고 야산을 내려가던 언니에게 말을 걸어왔다.
빨간색 티코 창문 너머로 고개를 내민 채였다.
“어디까지 가세요?” 언니는 그때 고시생 총각이 웃는 모습을 처음 봤다고 한다.
언니는 그 차를 타지 않았다.
그러고는 곧 읍내에 있는 독서실로 자리를 옮겼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생리통이 오거나 몸살을 앓을 때도 언니는 첫차를 타고 독서실에 가 막차를 타고 돌아왔다.(김애란, 「기도」 81쪽)

연애는 고사하고 꿈과 인간관계마저 포기해야만 하는 청춘들에 관한 8편의 단편 소설.
인터넷 방송 BJ, 가짜 블로그 홍보 대행사 직원, 공시생, 일과 육아에 시달리는 이혼녀, 카드사 콜센터 직원, 외국인 이주 노동자, 산재로 고통받는 생산직, 알바생.
소설 속 주인공들은 모두 지극히 평범한 우리 시대 청년 근로자들이다.
이 청년들은 직업을 갖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부단히 고민하고, 현실의 높은 벽에 부딪혀 좌절하기도 하며, 때론 ‘을’로서의 권리를 강력하게 주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우여곡절을 통해 독자는 땀 흘리며 일하는 청춘들의 고뇌와 애환을 엿보게 되고, 그들이 흘린 땀방울의 정당한 무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 회사라는 게 그래요.
조직에서는 합리적이라고 결정하는 게, 당하는 개인 입장에서는 참 매정하죠.
나도 혜미 씨랑 똑같은 처지예요.
이러고 일하다가 회사가 너 나가, 그러면 짐 싸야지.
― 합리적이라고요…….
과장님, 지난달에 태국인 바이어들 왔을 때 환송회 한 거, 제가 영수증 정리하다 보니까 1차 밥값만 제 월급보다 더 나왔던데요.(장강명, 「알바생 자르기」 258쪽)

고달픈 청춘 25시를 가장 리얼하게 포착한 우리 시대 8인의 작가

김혜진, 김세희, 김애란, 서유미, 구병모, 김재영, 윤고은, 장강명(목차순).
청년들의 애환을 대변하고 사회에 끊임없이 문제적 메시지를 던지는 8인의 소설가를 『땀 흘리는 소설』을 통해 만난다.
소설을 읽어 가며 독자는 ‘일의 가치(「어비」), 직업 선택과 직업 윤리(「가만한 나날」), 청년 실업(「기도」), 여성 노동(「저건 사람도 아니다」), 감정 노동(「어디까지를 묻다」), 이주 노동(「코끼리」), 산업 재해(「P」), 해고(「알바생 자르기」)’ 등 ‘노동’에 관련된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된다.
그렇다고 소설들이 딱딱하거나 교조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
일하는 청년들의 삶을 보여 주는 것만으로도, 노동 문제에 관한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력서를 동시에 네 군데 보냈는데 첫 번째로 지금 있는 카드사에 몇 단계의 시험을 거쳐 합격했어요.
제가 지원한 분야와 전혀 무관한 부서에 배치되었는데도 회사 방침이라나, 업무 파악을 위해 뭐든 기초부터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수상쩍고 무성의한 답변을 들은 뒤론 거기에 대한 추가 의문을 제기할 틈도 없이, 정신 차리고 보니 어느새 신입 사원 연수와 엠티를 비롯한 여남은 차례의 사내 교육 코스가 모두 끝났더라고요.(구병모, 「어디까지를 묻다」 152쪽)

탄탄한 플롯을 가진 이 소설들은 글을 읽는 내내 재미와 함께 ‘노동’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해 줄 것이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청춘들에게 근로기준법보다 먼저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문학을 업으로 삼은 평론가들과 출판 관계자들에 대한 섭섭함에서 출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을’로 태어난 개인은 누구나 일을 한다.
그 노동의 대가로 돈을 받고 그 돈으로 삶을 영위한다.
현대 사회에서 일(노동)이라는 것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여서, 당연히 끊임없이 치열하게 다루어야 할 난제이다.
1970~1980년대에는 이러한 문제가 불거져 나와 누구라도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문학적 시도도 많았다.
‘노동 문학 선집’이라고 불리던 것이 그러한 시도들인데, 현재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현대 사회에서 노동에 관한 문제가 해소되었을까? 현대 사회에서 노동의 문제는 오히려 더 복잡해지고 고착화되어 풀기 힘든 과제가 되었다.
그래서 더욱 더 노동의 문제에 대해 문학이 이야기해 주어야 하고, 실제로 그러한 문제를 다룬 문학 작품도 젊은 작가들이 무수히 쏟아내고 있다.


“이 책은 문학을 업으로 삼은 평론가들과 출판 관계자들에 대한 섭섭함에서 출발했습니다.
젊은 세대와 함께 읽을 만한 제대로 된 노동 문학 선집이 마땅히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오래된 서고를 뒤져 깊은 잠에 빠진 70~80년대의 노동 문학을 끄집어내는 것은 주저되는 일이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고, 세상은 청춘에게 더 가혹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1세기에 새롭게 일과 직업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 선집을 기획하게 된 것입니다.”(「머리말」 8쪽)

『땀 흘리는 소설』은 문학 즉, 소설을 통해 일과 직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기획한 책이다.
문학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텍스트라서, 현대 사회에 일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읽고 오래 전 끊겼던 토론을 이어가 보고자 한 것이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19년 03월 01일
- 쪽수, 무게, 크기 : 272쪽 | 434g | 145*210*20mm
- ISBN13 : 9791189228361
- ISBN10 : 11892283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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