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특징은 철학자로서의 라캉이 아닌 정신분석가로서의 라캉을 부각시킨 점에 있다.
저자는 해체주의자로서 라캉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견해가 많은 부분 과장, 왜곡되어 있다고 보고, 라캉과 라캉 이론의 진면목이 바로 임상적 분석 행위 그 자체에 있다고 본다.

그리하여 이 책은 라캉 정신분석의 자초지종을 풀어놓았다.
라캉의 정신분석이 무엇이고 다른 치료법과 어떻게 다른지, 그 과정은 어떠한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준다.
초기 면담에서 치료의 종료에 이르기까지 분석가의 목표와 치료 중의 개입을 설명하면서 라캉 정신분석에 대한 종합적인 개관을 시도한다.
또한 임상 진단에 대한 라캉 특유의 구조적 접근법을 설명하고, 정신병, 도착증, 신경증에 대한 라캉의 견해에서 이론적이면서도 임상적인 이슈들을 끄집어내어 다양한 상황에 따르는 다양한 접근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슬라보예 지젝의 『이데올로기라는 숭고한 대상』과 함께 가장 읽을만한 라캉 연구서로 꼽힌다.
1990년대에 지젝의 책이 라캉을 대중 문화의 맥락 속에 위치시키면서 라캉의 새로운 면모들을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면, 이 책은 그를 임상과 실천의 영역 속으로 한걸음 더 밀어 넣어 라캉을 원래의 자리로 되돌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