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직이는 문명, 자원과 물류의 세계사
Description
책소개
인류 문명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핵심 동력이자
미래를 좌우하는 ‘자원’과 ‘물류’로 읽는 세계 문명사 이야기
인류에게 자연은 애증의 대상이다.
압도적인 자연의 힘은 두려움과 극복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자연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한 물질문명 건설의 재료이자 기회의 장이기도 했다.
인간의 역사는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열기 위한 치열한 투쟁으로 진보해 왔다.
그 투쟁의 대상은 자연이었다.
경제학 교과서는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지만, 자원은 제한되어 있다’는 전제로 시작한다.
영웅들의 서사와 인류 문명의 성취로 가득한 역사의 심연에는 자연이 부여한 제한된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흘렸던 피와 눈물이 담겨 있다.
이들은 생존을 위해, 때로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자신들보다 압도적인 크기와 힘을 가진 동물들과 맞서야 했고, 척박한 땅을 갈아 씨를 뿌렸으며,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망망대해에 배를 띄웠다.
인프라infrastructure에 대한 정말 멋진 설명이다.
인프라는 이렇게 여러 분야에 걸쳐 있지만 그럼에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교통과 통신이다.
에너지와 의료, 교육시설 등도 교통과 통신이 없다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중요한 이 모든 물류의 시작은 도로이다.
도로는 야생 동물이 지나가던 오솔길부터 시작했지만 인간은 이를 넓히고 다져 네트워크화 했다.
산업혁명 이후에는 쇠로 만든 길 곧 철도라는 거대한 혁신이 일어났고, 바람과 인력에 의존하던 배는 증기기관을 만나 동력화되었다.
2차 산업혁명 이후에는 자동차와 항공기가 등장하면서 물류는 완전히 입체화되었고, 이런 물류망을 갖추지 못한 나라들은 후진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자원과 물류로 엮어낸 인류의 서사를 이제 시작하려고 한다.
미래를 좌우하는 ‘자원’과 ‘물류’로 읽는 세계 문명사 이야기
인류에게 자연은 애증의 대상이다.
압도적인 자연의 힘은 두려움과 극복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자연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한 물질문명 건설의 재료이자 기회의 장이기도 했다.
인간의 역사는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열기 위한 치열한 투쟁으로 진보해 왔다.
그 투쟁의 대상은 자연이었다.
경제학 교과서는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지만, 자원은 제한되어 있다’는 전제로 시작한다.
영웅들의 서사와 인류 문명의 성취로 가득한 역사의 심연에는 자연이 부여한 제한된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흘렸던 피와 눈물이 담겨 있다.
이들은 생존을 위해, 때로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자신들보다 압도적인 크기와 힘을 가진 동물들과 맞서야 했고, 척박한 땅을 갈아 씨를 뿌렸으며,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망망대해에 배를 띄웠다.
인프라infrastructure에 대한 정말 멋진 설명이다.
인프라는 이렇게 여러 분야에 걸쳐 있지만 그럼에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교통과 통신이다.
에너지와 의료, 교육시설 등도 교통과 통신이 없다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중요한 이 모든 물류의 시작은 도로이다.
도로는 야생 동물이 지나가던 오솔길부터 시작했지만 인간은 이를 넓히고 다져 네트워크화 했다.
산업혁명 이후에는 쇠로 만든 길 곧 철도라는 거대한 혁신이 일어났고, 바람과 인력에 의존하던 배는 증기기관을 만나 동력화되었다.
2차 산업혁명 이후에는 자동차와 항공기가 등장하면서 물류는 완전히 입체화되었고, 이런 물류망을 갖추지 못한 나라들은 후진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자원과 물류로 엮어낸 인류의 서사를 이제 시작하려고 한다.
목차
추천사 ㆍ4
프롤로그 ㆍ5
1부 자원
가장 중요한 수자원 15
물을 관리하면서 탄생한 문명 / 교통과 동력, 발전수단으로서의 수자원 / 무기로서의 수자원 / 일제강점기의 수리조합 / 현대의 수자원
나무 자원 35
고대 문명을 만든 나무 / 고대 지중해 문명의 흥망을 좌우한 나무 / 해양국가 베네치아와 대영제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 나무 부족 / 아메리카의 두 대국 미국과 브라질을 만든 나무 / 나무가 준 선물들 / 우리나라의 삼림자원 / 근현대의 삼림 자원
동물 자원 53
가장 중요한 가축 : 소 / 단백질 덩어리 : 돼지 / 가장 흔하고 중요하지만 존재감이 약한 가축 : 닭 / 인류 최초의 가축 : 양 / 말의 전투력과 수송력 그리고 낙타 / 다른 동물들 / 가축들이 제공하는 부산물들 : 달걀과 젖, 배설물 / 종교적 희생물로서의 동물 / 우리 민족과 동물 / 축산의 산업화와 그 대가
곡물과 작물 82
인류의 경로를 바꾼 밀 / 밀의 산업화 / 제왕적 작물 : 벼 / 우리나라와 일본의 쌀 / 밀과 쌀 그 뒷이야기 / 신대륙의 작물들 / ‘식물계의 코스모폴리탄’ 옥수수 / 세계 역사를 바꾼 감자 / 신대륙의 작물이 세계에 미친 영향
해양 자원 109
대구와 청어 / 고급생선 다랑어와 캐비어 그리고 갑각류 / 고래가 바꾼 세상 / 사소해 보이지만 중요한 해양자원들 / 해양광산자원 / 우리나라의 해양자원 / 남획과 기후변화 그리고 해양오염
지하 자원 127
신대륙의 노다지 / 미국과 호주, 남아공을 만든 골드러쉬 / 다이아몬드를 위시한 보석들 / 다른 광물들 / 우리나라를 움직인 광물들 / 가장 흔한 광물 자원 ‘모래’ / 산업혁명의 동력, 가장 풍부한 매장 에너지 : 석탄 / 세계로 퍼져나간 석탄 시대 / 석탄에서 나온 부산물들 / 석탄의 부작용 / 석탄의 현재와 미래 / 유럽 석탄 철강공동체
현대의 핵심 자원, 석유 157
현대 산업의 혈액 / 최초의 석유 패권국 영국 / 미국의 자동차 대중화 / 도전자 독일과 1차 세계대전 / 2차 세계대전을 좌우한 석유 / 새로운 패권자 미국 / 장외의 도전자들 / 자동차와 석유화학 산업, 조선업 그리고 농업의 기계화 / 1973년 오일쇼크와 우리나라 / 석유로 인한 환경파괴 / 셰일 가스와 천연 가스 / 여전히 석유는 세상을 움직인다
핵과 신재생 에너지 182
‘환상적’으로 보였던 핵 에너지 / 핵(원자력)에너지의 문제점 / 풍력과 태양에너지 / 다른 신재생에너지 / 신재생 에너지의 강점
2부 물류
도로 201
로마의 가도 / 진나라의 직도 / 페르시아와 잉카 제국의 도로 / 도로의 근대화 / 독일의 아우토반과 미국의 연방 고속도로 / 우리나라의 도로
강대국과 해군력 217
고대와 중세의 제해권 쟁탈전 / 영국의 해양 패권 / 신흥제국 독일의 도전 / 일본 해군의 굴기와 남미의 태평양 전쟁 / 미국의 해양패권 / 소련 해군의 급성장과 붕괴 / 21세기에 반복되는 제해권 쟁탈전
세계 제국의 물류와 통신망 234
몽골과 위구르 그리고 바다와 육지의 실크로드 / 완벽한 역참망 / 무역의 제국 송나라 / 쿠빌라이 시대에 입체화된 교통망 / 후세에 미친 영향과 소멸 / 현대 중국의 일대일로 / 세계 최초의 글로벌 교통, 통신망 : 대영제국의 세 가지 강철 네트워크 / 미국과 세기의 상징 : 파나마 운하
이탈리아와 한자 동맹의 해양 도시국가들 258
아말피와 피사 공화국 / 베네치아 공화국 / 제노바 공화국 / 북유럽의 패자 한자동맹 / 뤼벡의 건설과 한자동맹의 결성 / 특혜도시들 / 한자동맹의 상품과 산업 / 한자동맹의 전성기 / 한자동맹의 구조 / 한자동맹의 쇠퇴와 소멸 / 한자동맹이 미친 영향 / 이탈리아 도시국가들과 한자 동맹의 비교
문명을 바꾼 대항해 시대 281
첫 번째 주자 : 포르투갈 / 두 번째 주자 : 스페인 / 세 번째 주자 : 네덜란드 / 네 번째 주자 : 영국과 프랑스
해양력의 중요성과 우수한 항만 295
제국주의가 만든 항구도시들 / 싱가포르 / 로테르담 / 선적으로 수입을 얻는 나라들과 선박의 초대형화 / 우리나라의 해양력 / 미국의 쇠퇴와 중국의 부상
세상을 바꾼 철도 309
철도의 탄생과 유럽의 변화 / 대륙횡단 철도들 / 전쟁의 양상을 바꾼 철도 / 근현대 자본주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철도 / 철도 궤도가 다른 이유 / 일본의 철도 / 세계 최고의 중국 철도 / 우리나라의 철도
항공과 전파로 세계를 지배한 미국 336
항공기의 종주국 / 공군력으로 승리한 2차대전 / 민수용 전환 / 여전한 미국의 항공 패권 / 공항의 대형화와 도서화 / 미국이 주도한 통신혁명 / 전기 중심의 2차 산업혁명과 컴퓨터의 등장 / 반도체가 일으킨 혁명 / PC의 등장과 급속한 보급 / 인터넷의 등장 / 지구를 지배하는 GPS기술 / 중국의 항공과 통신 굴기 / 영독 패권 쟁탈전과 닮은꼴인 미중 패권 쟁탈전
에필로그 ㆍ361
프롤로그 ㆍ5
1부 자원
가장 중요한 수자원 15
물을 관리하면서 탄생한 문명 / 교통과 동력, 발전수단으로서의 수자원 / 무기로서의 수자원 / 일제강점기의 수리조합 / 현대의 수자원
나무 자원 35
고대 문명을 만든 나무 / 고대 지중해 문명의 흥망을 좌우한 나무 / 해양국가 베네치아와 대영제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 나무 부족 / 아메리카의 두 대국 미국과 브라질을 만든 나무 / 나무가 준 선물들 / 우리나라의 삼림자원 / 근현대의 삼림 자원
동물 자원 53
가장 중요한 가축 : 소 / 단백질 덩어리 : 돼지 / 가장 흔하고 중요하지만 존재감이 약한 가축 : 닭 / 인류 최초의 가축 : 양 / 말의 전투력과 수송력 그리고 낙타 / 다른 동물들 / 가축들이 제공하는 부산물들 : 달걀과 젖, 배설물 / 종교적 희생물로서의 동물 / 우리 민족과 동물 / 축산의 산업화와 그 대가
곡물과 작물 82
인류의 경로를 바꾼 밀 / 밀의 산업화 / 제왕적 작물 : 벼 / 우리나라와 일본의 쌀 / 밀과 쌀 그 뒷이야기 / 신대륙의 작물들 / ‘식물계의 코스모폴리탄’ 옥수수 / 세계 역사를 바꾼 감자 / 신대륙의 작물이 세계에 미친 영향
해양 자원 109
대구와 청어 / 고급생선 다랑어와 캐비어 그리고 갑각류 / 고래가 바꾼 세상 / 사소해 보이지만 중요한 해양자원들 / 해양광산자원 / 우리나라의 해양자원 / 남획과 기후변화 그리고 해양오염
지하 자원 127
신대륙의 노다지 / 미국과 호주, 남아공을 만든 골드러쉬 / 다이아몬드를 위시한 보석들 / 다른 광물들 / 우리나라를 움직인 광물들 / 가장 흔한 광물 자원 ‘모래’ / 산업혁명의 동력, 가장 풍부한 매장 에너지 : 석탄 / 세계로 퍼져나간 석탄 시대 / 석탄에서 나온 부산물들 / 석탄의 부작용 / 석탄의 현재와 미래 / 유럽 석탄 철강공동체
현대의 핵심 자원, 석유 157
현대 산업의 혈액 / 최초의 석유 패권국 영국 / 미국의 자동차 대중화 / 도전자 독일과 1차 세계대전 / 2차 세계대전을 좌우한 석유 / 새로운 패권자 미국 / 장외의 도전자들 / 자동차와 석유화학 산업, 조선업 그리고 농업의 기계화 / 1973년 오일쇼크와 우리나라 / 석유로 인한 환경파괴 / 셰일 가스와 천연 가스 / 여전히 석유는 세상을 움직인다
핵과 신재생 에너지 182
‘환상적’으로 보였던 핵 에너지 / 핵(원자력)에너지의 문제점 / 풍력과 태양에너지 / 다른 신재생에너지 / 신재생 에너지의 강점
2부 물류
도로 201
로마의 가도 / 진나라의 직도 / 페르시아와 잉카 제국의 도로 / 도로의 근대화 / 독일의 아우토반과 미국의 연방 고속도로 / 우리나라의 도로
강대국과 해군력 217
고대와 중세의 제해권 쟁탈전 / 영국의 해양 패권 / 신흥제국 독일의 도전 / 일본 해군의 굴기와 남미의 태평양 전쟁 / 미국의 해양패권 / 소련 해군의 급성장과 붕괴 / 21세기에 반복되는 제해권 쟁탈전
세계 제국의 물류와 통신망 234
몽골과 위구르 그리고 바다와 육지의 실크로드 / 완벽한 역참망 / 무역의 제국 송나라 / 쿠빌라이 시대에 입체화된 교통망 / 후세에 미친 영향과 소멸 / 현대 중국의 일대일로 / 세계 최초의 글로벌 교통, 통신망 : 대영제국의 세 가지 강철 네트워크 / 미국과 세기의 상징 : 파나마 운하
이탈리아와 한자 동맹의 해양 도시국가들 258
아말피와 피사 공화국 / 베네치아 공화국 / 제노바 공화국 / 북유럽의 패자 한자동맹 / 뤼벡의 건설과 한자동맹의 결성 / 특혜도시들 / 한자동맹의 상품과 산업 / 한자동맹의 전성기 / 한자동맹의 구조 / 한자동맹의 쇠퇴와 소멸 / 한자동맹이 미친 영향 / 이탈리아 도시국가들과 한자 동맹의 비교
문명을 바꾼 대항해 시대 281
첫 번째 주자 : 포르투갈 / 두 번째 주자 : 스페인 / 세 번째 주자 : 네덜란드 / 네 번째 주자 : 영국과 프랑스
해양력의 중요성과 우수한 항만 295
제국주의가 만든 항구도시들 / 싱가포르 / 로테르담 / 선적으로 수입을 얻는 나라들과 선박의 초대형화 / 우리나라의 해양력 / 미국의 쇠퇴와 중국의 부상
세상을 바꾼 철도 309
철도의 탄생과 유럽의 변화 / 대륙횡단 철도들 / 전쟁의 양상을 바꾼 철도 / 근현대 자본주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철도 / 철도 궤도가 다른 이유 / 일본의 철도 / 세계 최고의 중국 철도 / 우리나라의 철도
항공과 전파로 세계를 지배한 미국 336
항공기의 종주국 / 공군력으로 승리한 2차대전 / 민수용 전환 / 여전한 미국의 항공 패권 / 공항의 대형화와 도서화 / 미국이 주도한 통신혁명 / 전기 중심의 2차 산업혁명과 컴퓨터의 등장 / 반도체가 일으킨 혁명 / PC의 등장과 급속한 보급 / 인터넷의 등장 / 지구를 지배하는 GPS기술 / 중국의 항공과 통신 굴기 / 영독 패권 쟁탈전과 닮은꼴인 미중 패권 쟁탈전
에필로그 ㆍ361
책 속으로
영국은 목재 부족으로 이미 13세기부터 난방과 제조업에 석탄을 사용했지만, 18세기에 들어서는 함대를 만들 목재도 부족해졌다.
로빈 후드가 활동하던 셔우드 숲은 사라진 지 이미 오래였다.
해군은 삼림 보호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왕실 숲을 함대 제조에 사용하기도 했지만 그조차도 한계가 있었다.
16세기 말에는 노르웨이를 소유하고 있는 덴마크, 핀란드의 침엽수림을 가진 스웨덴과 러시아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당연하게도 가장 중요한 전략물자를 외국에 의존하는 것에 반대하는 여론이 일어났으나, 현실론에 밀려나고 말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재목 특히 가장 중요한 돛대용 재목을 수입하려면 너비 130킬로미터 정도인 스카게라크Skagerrak 해협을 통과해야만 했다.
사실 네덜란드와 전쟁 때 이 해협은 봉쇄될 뻔했다.
이런 목재 수입선을 지키기 위해 영국은 해군을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었고, ‘해군을 위한 목재’, ‘목재 확보를 위한 해군’이라는 순환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다행히 베네치아와 달리 영국은 광대한 아메리카를 식민지로 보유하고 있었기에, 울창한 숲이 있는 대서양 너머의 아메리카의 식민지 뉴잉글랜드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당시의 해운능력의 한계로 운송비 비중이 심한 경우에는 95%에 달할 정도였다.
이런 이유로 식민지에 제조업을 육성하지 않던 방침을 바꾸어 목재 가공 공장과 조선소를 세워야 했다.
1714년에서 반세기 후인 1763년 사이에 영국 해군의 규모가 두 배로 커졌는데 목재의 대부분이 아메리카산이었다.
특히 거대한 전열함을 움직이는 돛대는 모두 뉴잉글랜드산이었다.
풍부한 목재와 철광 덕에 영국 본토보다 제철 비용도 훨씬 저렴했다.
이렇게 중요한 전략물자가 뉴잉글랜드에 있는 이상, 영국 정부는 과거의 방임주의적 식민정책을 바꾸어 목재와 철에 대한 적극적인 통제에 나서게 되었다.
하지만 아메리카 인들은 영국 이외의 나라에 수출하는 목재와 철에 부가된 규제에 반발했고, 이런 대립은 결국 독립전쟁으로까지 이어져 영국은 미국을 잃고 말았다.
미국을 잃은 영국은 캐나다산 목재와 북유럽산 목재와 철에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되었는데, 다행히 코크스를 이용한 제철이 가능해져 다리를 비롯한 구조물들을 강철로 만들기 시작하면서 목재 의존도를 낮출 수 있었다.
미국에서는 서부 개척으로 태평양 연안에 새로운 도시들이 생겨났는데, 그 중 시애틀과 포틀랜드는 목재의 집산과 가공 산업으로 발전한 대표적인 도시였다.
인접한 캐나다의 밴쿠버 역시 1865년 제재소의 건설로 도시가 시작되었고, 이후 목재 외에 유황과 사금, 연어 등을 수출하면서 대도시로 발전했다.
미국으로 흡수되기 전, 하와이의 카메하메하Kamehameha 대왕이 나라를 통일하고 1795년부터 1893년까지 한 세기 동안 왕조를 이어나갈 수 있었던 이유도 단향목이라는 고가의 목재를 수출하고 서구의 무기와 사치품을 수입해 왕실의 위엄을 떨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남미의 대국 브라질의 국호가 나무에서 유래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브라질 나무는 목질이 매우 단단해서 현악기의 활을 만드는 데 쓰이지만 무엇보다 대패질하여 갈아낸 뒤 그 톱밥을 가공하면 붉은색 염료를 추출할 수 있어 귀중한 자원이 되었다.
이 염료는 화학염료가 발명되기 전까지는 유럽에서 벨벳 같은 고급 옷감 염색 시 재료로 애용되었다.
이 나무는 15세기~16세기만 해도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만 발견되었고 분말화해서 유럽으로 수출했다.
그러나 이후 신대륙 탐사를 한 포르투갈인들이 아마존 밀림지대에서 이 나무가 무진장 자라고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발견으로 아마존이 주목을 받았고, 그동안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집중하고 아메리카 식민지 확장에 소홀했던 포르투갈이 본격적으로 남미 내륙부로 진출하는 계기가 되었다.
--- 「나무(목재)」 중에서
최초로 돼지를 사육한 지역은 중국 하북의 자산磁山이다.
1933년에 발굴된 이 유적지는 약 8,000년 전의 것인데, 돼지와 개의 뼈가 출토되었다.
개를 제외하면 돼지는 중국 지역에서 가장 먼저 사육된 동물로 추정된다.
방목하지 않고 우리를 이용해 사육하는데, 이 때문인지 돼지를 집 안에 키우는 모양의 家가 집이란 의미가 되었다.
이처럼 소와 양과는 달리 가두어 기른다는 것이 얼마나 안정감을 주었으면 집이란 의미가 되었을까? 돼지 똥은 소똥보다 3배가량 많은 질소를 품고 있어 훌륭한 퇴비 역할을 했다.
중국의 농업이 그렇게 집약적으로 발달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돼지에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돼지는 인간이 남긴 음식찌꺼기를 먹어치우는 환경미화원의 역할까지 해낼 뿐 아니라 그 배설물은 훌륭한 비료가 된다.
다만 돼지의 젖을 먹을 수 없었기에 중국요리에서는 유제품이 거의 발달하지 못했다.
송나라의 대문호 소동파는 돼지고기 찬가인 저육송猪肉頌을 쓰기도 하고, 지금까지 전해지는 돼지고기 찜 요리인 동파육을 발명하기까지 했다.
물론 중국 외의 다른 나라에서도 돼지에 의존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중세 유럽에서는 숲에서 나는 잡초와 도토리로 돼지를 키워 도살한 다음 햄과 소시지, 베이컨 같은 보존식품을 만들어 겨울을 났다.
유럽 도시들은 생활쓰레기를 먹어 치우는 돼지를 도시에 풀어 놓았고, 뉴욕도 이런 방식을 무려 19세기까지 유지했다.
‘돼지의 도시Porkopolos’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인 미국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는 돼지사육이 기간산업이다.
돼지기름인 라드로 양초와 비누를, 뼈로는 빗 같은 일상용품을 만들었다.
뉴기니의 수많은 부족사회에서 부를 가늠하는 기준은 가지고 있는 돼지의 숫자였다.
세르비아는 돼지 사육과 고기 매매를 대규모로 운영했던 페트로비치 카라조르제Karadjordje Petrovic가 국왕이 될 정도로 돼지사육이 주산업이었다.
이 돼지고기 대부분을 오스트리아--- 「헝가리에 수출했는데, 세르비아를 길들이려는 오스트리아--- 「헝가리가 관세를 대폭 인상하면서 ‘돼지전쟁’이라는 관세 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세르비아는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1904년에 오스트리아 군수품 대신 프랑스제를 수입하기 시작했고, 1905년에는 불가리아와 관세 동맹을 맺어 관세율이 높은 오스트리아 상품들의 자국 내 판매를 종식시켰다.
축산선진국 덴마크도 매년 2,800만 마리의 돼지를 도축할 정도로 돼지사육 강국이며, 현재도 엄청난 양의 베이컨을 영국에 수출하고 있다.
--- 「돼지(동물)」 중에서
인류 최초의 자원은 생명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물’ 이었다.
큰 종교의 경전도 이야기를 물로 시작한다.
《성서》의 시작인 〈창세기〉도 암흑의 혼돈상태에서 물은 가득 차 있었다는 묘사로 시작하고 힌두교의 경전인 《베다》에서도 태초에는 물밖에 없었다는 구절이 있다.
이슬람의 율법인 샤리아는 아랍어로 ‘물 깃는 곳으로 향하는 길’ 이라는 의미이다.
우리나라의 민간신앙에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 정화수였다.
인간의 몸 중 반 이상이 물이고 신생아는 75%에 달한다.
이처럼 생명의 근원인 물은 인류 문명의 탄생에도 결정적인 공헌을 하였다.
물은 지하자원과는 달리 재생이 가능한 자원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무한정 퍼다 쓸 수 있는 자원은 아니다.
가장 좋은 예가 아랄 해이다.
아랄 해는 남한 면적의 3분의 2인 6만 8천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염수호로써, 어부들이 해마다 4만 톤의 물고기를 잡을 정도로 주변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그러나 옛 소련 정부가 호수 주위에 대규모 면화 농장을 조성하면서 관개용수로 사용하려고 아랄 해의 수원인 아무다리야Amudarya 강과 시르다리야Syrdarya 강의 물길을 돌려버렸다.
그 결과 현재 호수 면적은 과거의 절반, 수량은 75%나 줄어들었다.
심지어 과거 호수변의 도시였던 무이낙Muynak은 이제 호수에서 100킬로미터나 떨어지게 될 정도로 과거의 생활 터전이 완전히 파괴되고 말았다.
아랄해보다는 덜 알려졌지만 차드, 니제르, 나이지리아, 카메룬 무려 네 나라가 공유하는 아프리카의 차드 호수 역시 약 26,000제곱킬로미터의 거대한 담수호였지만 인구증가로 인한 무리한 관개농업 때문에 현재는 약 20분의 1 수준인 1,300제곱킬로미터로 줄어들어 버렸다.
--- 「가장 중요한 수자원」 중에서
20세기에 들어서 중요해진 ‘광물’이 바로 주위에 흔한 모래다.
모래는 현대 문명의 기둥인 콘크리트 그리고 유리와 렌즈를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재료이다.
고대 페니키아인들이 발명했다는 유리가 베네치아에서 최고 수준으로 발전한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베네치아의 리도 섬과 그 주변의 모래가 유리 제조에 가장 적합하다는 사실은 그만큼 알려지지 않았다.
유리는 태양열은 거의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외부의 냉기와 세균을 차단해 주택의 쾌적도를 엄청나게 높여주었다.
현재는 호주에서 나오는 규사가 가장 좋은 유리 재료라고 한다.
근대 이후 인류의 평균 수명이 엄청나게 높아진 이유 가운데 하나가 유리의 광범위한 보급이었다.
또한 유리는 안경과 망원경, 현미경으로 진화하면서 인류 문명 발전에 엄청난 공헌을 하였다.
모래는 사막에 가장 많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알갱이가 너무 가늘어 콘크리트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어, 중동 국가들은 건설 모래를 수입해야 한다.
국토 확장을 위한 매립 사업에도 모래가 많이 필요한데, 싱가포르는 건국 이후 매립을 통해 200제곱킬로미터 이상의 국토를 확장했다.
이는 현재 전 국토의 25%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한때 세계에서 가장 많이 모래를 수입하는 나라였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도시화에 필요한 콘크리트와 유리 제조와 셰일 가스를 만드는 수압공법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모래가 소모되고 있어서 환경파괴가 심각하다.
--- 「가장 흔한 광물자원 모래」 중에서
어느 작가가 인간은 ‘길을 만드는 동물’이라고 표현했듯이 인류가 만든 첫 번째 교통 인프라는 도로였다.
어느 사회 어느 지역이나 도로는 있고 제대로 된 도로가 없더라도 수레는 움직인다.
그러나 잘 정비되거나 포장된 도로에서 수레는 훨씬 빨리 움직인다.
이런 도로를 건설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강력하고 부유한 문명이 필요하다.
강력한 제국들은 거의 예외
없이 훌륭한 도로망을 가지고 있었다.
진정한 도로망은 로마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을 누구나 알 정도로 로마제국의 도로망은 유명하다.
현대 이탈리아의 국도망은 옛 로마의 도로에 아스팔트만 포장하고 확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할 정도이니, 아스팔트만 제외한다면 현대의 도로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졌다.
독일을 패전의 참화로 몰아간 히틀러의 몇 안 되는 업적 중 하나는 아우토반Bundesautobahn의 건설이다.
아우토반은 세계 최초의 고속도로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세계 최초의 고속도로는 아우토스트라다라는 이름으로 1923년 이탈리아에서 건설되었고, 독일은 이를 참고했을 뿐이다.
하지만 독일의 아우토반이 훨씬 대규모이고 체계적이어서 그렇게 알려졌다.
미국은 20세기 초반, 세계 최고의 자동차 보급률을 자랑했지만 1940년에 개통된 펜실베이니아의 턴파이크Turnpike 유료 고속도로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고속도로가 없었고, 특히 주 사이를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거의 없었다.
1919년 1차대전 종전 후 미 육군은 병력을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이동하는 전시 수송 작전을 실시했지만, 5,200킬로미터 주파에 62일이 걸릴 정도로 도로망은 낙후되어 있었다.
이때 작전에 참여했던 인물이 공병장교인 아이젠하워였다.
2차대전 당시 연합군 총사령관으로서 독일을 점령하면서 아우토반에 감탄한 아이젠하워는 전후 대통령에 당선된 뒤 연방고속도로 건설에 착수했다.
조선시대에는 서대문인 돈의문에서 의주를 연결하는 제1로(약 400킬로미터)와 숭례문과 부산을 연결하는 제4로(약 380킬로미터) 등 9개의 도로가 한양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뻗어갔다.
하지만 도로의 폭은 대부분 겨우 말 한 마리, 가마 한 대 지나갈 정도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조선에서 가장 좋은 길은 중국으로 가는 조공사절이 지나는 제1로 즉 경의가도였다.
은평구를 통과하는 이 도로는 대중국무역의 혈맥이었고, 거상 임상옥도 이 길을 통해 부를 쌓아 올렸다.
중요한 통신수단이었던 파발도 이 길을 이용했다.
은평구에는 여기에서 유래한 구파발과 역촌동이라는 지명이 있고, 구의 로고도 말을 형상화한 파발이다.
조선의 도로를 혹평했던 외국인들도 경의가도만은 2열의 군대가 통과할 정도여서 나쁘지 않다고 평했다.
은평구 녹번동에는 의주까지 천리, 부산 동래까지 천리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양천리兩千里 표지석이 서 있다.
산업혁명에 성공한 영국은 기존의 범선 함대를 증기기관과 강철로 만든 함대로 변신시키는 혁신을 이루면서 전 세계의 바다를 지배했고, 해적을 소탕하여 상선이 무장할 필요가 없는 시대, 즉 팍스 브리타니카를 열었다.
영국 해군은 1차 아편전쟁에서 후진적인 청나라 해군을 완전히 압도했고, 2차 아편전쟁에서는 바다를 통해 수도 북경까지 함락시켰다.
크림 전쟁에서도 영국 해군은 러시아의 앞마당인 발트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면서 러시아의 수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봉쇄했고, 극동에서도 캄차카 반도의 수도 페트로파블롭스크를 점령하는 놀라운 힘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영국은 두 차례의 아편전쟁과 크림 전쟁을 모두 해군의 힘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심지어 러시아의 남하를 저지하기 위해 1885년 조선의 거문도를 점령하기까지 했다.
기술면에서도 1866년에는 치명적인 신무기 어뢰를 개발하는 등 또 다른 혁신도 이루었다.
증기선의 발명자는 미국인 풀턴이고, 최초의 철갑 전투함은 프랑스가 만들었지만, 이런 성과를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한 나라는 영국이다.
풀턴의 증기선은 1807년 허드슨강 운항에 이어 미시시피 강과 오대호 등 미국의 내수면을 운항하면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어서 범선에 증기기관을 단 사바나호가 1819년 조지아 주에서 대서양 건너 리버풀까지 항해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 달 간의 항해 동안 겨우 80시간 정도만 증기로 운항했기 때문에 사실상 범선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1837년, 증기기관의 종주국인 영국은 1,340톤짜리 대형 증기선 그레이트 웨스턴호를 건조하여 보름 만에 대서양 횡단에 성공했다.
또한 영국은 엔터프라이즈호라는 479톤짜리 소형 기선으로 희망봉을 돌아 잉글랜드에서 인도까지 113일 만에 도착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서 배는 기본적으로 나무로 만들어야 한다는 상식을 깨고 1853년에는 금속으로 만든 3,500톤짜리 히말라야호가 완성되었는데, 이 배는 크림 전쟁에서 병력 수송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세계 최초로 증기기관을 만들고, 철도를 건설한 영국은 1853년 뭄바이에 아시아 최초의 철도를 부설했고, 채 50년이 지나지 않아 전 세계에 3만 8천 킬로미터가 넘는 철도망을 건설했다.
이 철도망은 영국 철도업자와 기관차 제조업자들에게 거대한 시장을 창출시켰고, 제국의 지배에 큰 공헌을 했다.
아프리카나 인도에서 철도는 인력이나 우마차 수송 때보다 운송비용을 90~97%나 절감할 수 있게 했다.
따라서 광물이나 식량, 환금작물 등 부피가 큰 화물의 대규모 이동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 「물류」 중에서
석탄과 증기기관이 이끌었던 1차 산업혁명에 비해 전기와 내연기관, 화학이 복합적으로 발전하며 일어난 2차 산업혁명은 서구 열강에게 거의 전능에 가까운 힘을 가져다주었다.
그 중에서도 전화와 무선통신은 전신에 이은 2차 혁명을 가져온 엄청난 신기술이었다.
전화는 1876년 미국인 그레이엄 벨이, 무선통신은 20년 후인 1896년에 이탈리아인 마르코니가 발
명했고, 라디오는 캐나다인이기는 하지만 미국에서 활동한 엔지니어 레지널드 페슨든Reginald Fessenden이 1901년에 세계 최초로 전파에 목소리를 실어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시작되었다.
페슨든은 자신의 송신기를 더욱 개선한 후, 매사추세츠에서 스코틀랜드까지 대서양을 횡단하는 음성 송신에 최초로 성공하였으며, 1906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최초의 라디오 방송을 시작하였고, 이후 라디오는 급속하게 보급되었다.
물론 전화와 라디오는 산업화된 전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발명이었다.
1962년, 케네디 대통령은 달에 인간을 보내겠다는 선언을 하고 매년 연방정부 예산의 4%를 쏟아붓고, 모든 기술력을 총동원했다.
그 중 핵심은 우주선에 들어갈 정도로 컴퓨터를 소형화하는 것이었다.
엔지니어들은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컴퓨터의 크기를 ‘혹등고래’에서 ‘아르마딜로’만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런 혁명적인 변화는 트랜지스터라고 부르는 반도체의 개발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교류전류를 직류로 바꿔주는 진공관은 컴퓨터는 물론 라디오, TV, 레이더 등 당시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만능 부품’이었지만 큰 부피와 짧은 수명, 그리고 엄청난 전기 소모량은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스탠퍼드 대학 출신 윌리엄 쇼클리는 1947년 게르마늄과 실리콘을 이용한 트랜지스터의 원형을 개발했다.
하지만 상용화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고, 1954년12월에야 휴대용 트랜지스터라디오가 등장했다.
트랜지스터를 줄인 이름인 TR--- 「1라디오는 불티나듯 팔려나갔고, 진공관을 완벽하게 대체할 뿐 아니라 진정한 정보통신 시대를 열기에 이르렀다.
이후 스탠퍼드 대학을 중심으로 정보통신산업이 발전해 나갔고, 산타클라라와 산호세, 팰로앨토 등의 전원도시에 벤처기업들이 자리 잡으면서, 실리콘 밸리가 탄생했다.
《움직이는 문명, 자원과 물류의 세계사》는 자원 위기의 시대에 ‘문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를 묻는다.
저자들은 단순한 자원이나 교통의 역사를 넘어,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온 문명과 역사의 의미를 우리 시각으로 되돌아보게 하고, 역사를 ‘정지된 시간’이 아니라 ‘이동하는 공간’으로 바라보도록 한다는 점이 독창적이다.
오늘날의 기후 대란과 에너지 전환 문제 등을 바라보는 통찰 역시 이 책이 지니는 미덕이다.
로빈 후드가 활동하던 셔우드 숲은 사라진 지 이미 오래였다.
해군은 삼림 보호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왕실 숲을 함대 제조에 사용하기도 했지만 그조차도 한계가 있었다.
16세기 말에는 노르웨이를 소유하고 있는 덴마크, 핀란드의 침엽수림을 가진 스웨덴과 러시아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당연하게도 가장 중요한 전략물자를 외국에 의존하는 것에 반대하는 여론이 일어났으나, 현실론에 밀려나고 말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재목 특히 가장 중요한 돛대용 재목을 수입하려면 너비 130킬로미터 정도인 스카게라크Skagerrak 해협을 통과해야만 했다.
사실 네덜란드와 전쟁 때 이 해협은 봉쇄될 뻔했다.
이런 목재 수입선을 지키기 위해 영국은 해군을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었고, ‘해군을 위한 목재’, ‘목재 확보를 위한 해군’이라는 순환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다행히 베네치아와 달리 영국은 광대한 아메리카를 식민지로 보유하고 있었기에, 울창한 숲이 있는 대서양 너머의 아메리카의 식민지 뉴잉글랜드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당시의 해운능력의 한계로 운송비 비중이 심한 경우에는 95%에 달할 정도였다.
이런 이유로 식민지에 제조업을 육성하지 않던 방침을 바꾸어 목재 가공 공장과 조선소를 세워야 했다.
1714년에서 반세기 후인 1763년 사이에 영국 해군의 규모가 두 배로 커졌는데 목재의 대부분이 아메리카산이었다.
특히 거대한 전열함을 움직이는 돛대는 모두 뉴잉글랜드산이었다.
풍부한 목재와 철광 덕에 영국 본토보다 제철 비용도 훨씬 저렴했다.
이렇게 중요한 전략물자가 뉴잉글랜드에 있는 이상, 영국 정부는 과거의 방임주의적 식민정책을 바꾸어 목재와 철에 대한 적극적인 통제에 나서게 되었다.
하지만 아메리카 인들은 영국 이외의 나라에 수출하는 목재와 철에 부가된 규제에 반발했고, 이런 대립은 결국 독립전쟁으로까지 이어져 영국은 미국을 잃고 말았다.
미국을 잃은 영국은 캐나다산 목재와 북유럽산 목재와 철에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되었는데, 다행히 코크스를 이용한 제철이 가능해져 다리를 비롯한 구조물들을 강철로 만들기 시작하면서 목재 의존도를 낮출 수 있었다.
미국에서는 서부 개척으로 태평양 연안에 새로운 도시들이 생겨났는데, 그 중 시애틀과 포틀랜드는 목재의 집산과 가공 산업으로 발전한 대표적인 도시였다.
인접한 캐나다의 밴쿠버 역시 1865년 제재소의 건설로 도시가 시작되었고, 이후 목재 외에 유황과 사금, 연어 등을 수출하면서 대도시로 발전했다.
미국으로 흡수되기 전, 하와이의 카메하메하Kamehameha 대왕이 나라를 통일하고 1795년부터 1893년까지 한 세기 동안 왕조를 이어나갈 수 있었던 이유도 단향목이라는 고가의 목재를 수출하고 서구의 무기와 사치품을 수입해 왕실의 위엄을 떨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남미의 대국 브라질의 국호가 나무에서 유래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브라질 나무는 목질이 매우 단단해서 현악기의 활을 만드는 데 쓰이지만 무엇보다 대패질하여 갈아낸 뒤 그 톱밥을 가공하면 붉은색 염료를 추출할 수 있어 귀중한 자원이 되었다.
이 염료는 화학염료가 발명되기 전까지는 유럽에서 벨벳 같은 고급 옷감 염색 시 재료로 애용되었다.
이 나무는 15세기~16세기만 해도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만 발견되었고 분말화해서 유럽으로 수출했다.
그러나 이후 신대륙 탐사를 한 포르투갈인들이 아마존 밀림지대에서 이 나무가 무진장 자라고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발견으로 아마존이 주목을 받았고, 그동안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집중하고 아메리카 식민지 확장에 소홀했던 포르투갈이 본격적으로 남미 내륙부로 진출하는 계기가 되었다.
--- 「나무(목재)」 중에서
최초로 돼지를 사육한 지역은 중국 하북의 자산磁山이다.
1933년에 발굴된 이 유적지는 약 8,000년 전의 것인데, 돼지와 개의 뼈가 출토되었다.
개를 제외하면 돼지는 중국 지역에서 가장 먼저 사육된 동물로 추정된다.
방목하지 않고 우리를 이용해 사육하는데, 이 때문인지 돼지를 집 안에 키우는 모양의 家가 집이란 의미가 되었다.
이처럼 소와 양과는 달리 가두어 기른다는 것이 얼마나 안정감을 주었으면 집이란 의미가 되었을까? 돼지 똥은 소똥보다 3배가량 많은 질소를 품고 있어 훌륭한 퇴비 역할을 했다.
중국의 농업이 그렇게 집약적으로 발달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돼지에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돼지는 인간이 남긴 음식찌꺼기를 먹어치우는 환경미화원의 역할까지 해낼 뿐 아니라 그 배설물은 훌륭한 비료가 된다.
다만 돼지의 젖을 먹을 수 없었기에 중국요리에서는 유제품이 거의 발달하지 못했다.
송나라의 대문호 소동파는 돼지고기 찬가인 저육송猪肉頌을 쓰기도 하고, 지금까지 전해지는 돼지고기 찜 요리인 동파육을 발명하기까지 했다.
물론 중국 외의 다른 나라에서도 돼지에 의존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중세 유럽에서는 숲에서 나는 잡초와 도토리로 돼지를 키워 도살한 다음 햄과 소시지, 베이컨 같은 보존식품을 만들어 겨울을 났다.
유럽 도시들은 생활쓰레기를 먹어 치우는 돼지를 도시에 풀어 놓았고, 뉴욕도 이런 방식을 무려 19세기까지 유지했다.
‘돼지의 도시Porkopolos’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인 미국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는 돼지사육이 기간산업이다.
돼지기름인 라드로 양초와 비누를, 뼈로는 빗 같은 일상용품을 만들었다.
뉴기니의 수많은 부족사회에서 부를 가늠하는 기준은 가지고 있는 돼지의 숫자였다.
세르비아는 돼지 사육과 고기 매매를 대규모로 운영했던 페트로비치 카라조르제Karadjordje Petrovic가 국왕이 될 정도로 돼지사육이 주산업이었다.
이 돼지고기 대부분을 오스트리아--- 「헝가리에 수출했는데, 세르비아를 길들이려는 오스트리아--- 「헝가리가 관세를 대폭 인상하면서 ‘돼지전쟁’이라는 관세 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세르비아는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1904년에 오스트리아 군수품 대신 프랑스제를 수입하기 시작했고, 1905년에는 불가리아와 관세 동맹을 맺어 관세율이 높은 오스트리아 상품들의 자국 내 판매를 종식시켰다.
축산선진국 덴마크도 매년 2,800만 마리의 돼지를 도축할 정도로 돼지사육 강국이며, 현재도 엄청난 양의 베이컨을 영국에 수출하고 있다.
--- 「돼지(동물)」 중에서
인류 최초의 자원은 생명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물’ 이었다.
큰 종교의 경전도 이야기를 물로 시작한다.
《성서》의 시작인 〈창세기〉도 암흑의 혼돈상태에서 물은 가득 차 있었다는 묘사로 시작하고 힌두교의 경전인 《베다》에서도 태초에는 물밖에 없었다는 구절이 있다.
이슬람의 율법인 샤리아는 아랍어로 ‘물 깃는 곳으로 향하는 길’ 이라는 의미이다.
우리나라의 민간신앙에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 정화수였다.
인간의 몸 중 반 이상이 물이고 신생아는 75%에 달한다.
이처럼 생명의 근원인 물은 인류 문명의 탄생에도 결정적인 공헌을 하였다.
물은 지하자원과는 달리 재생이 가능한 자원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무한정 퍼다 쓸 수 있는 자원은 아니다.
가장 좋은 예가 아랄 해이다.
아랄 해는 남한 면적의 3분의 2인 6만 8천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염수호로써, 어부들이 해마다 4만 톤의 물고기를 잡을 정도로 주변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그러나 옛 소련 정부가 호수 주위에 대규모 면화 농장을 조성하면서 관개용수로 사용하려고 아랄 해의 수원인 아무다리야Amudarya 강과 시르다리야Syrdarya 강의 물길을 돌려버렸다.
그 결과 현재 호수 면적은 과거의 절반, 수량은 75%나 줄어들었다.
심지어 과거 호수변의 도시였던 무이낙Muynak은 이제 호수에서 100킬로미터나 떨어지게 될 정도로 과거의 생활 터전이 완전히 파괴되고 말았다.
아랄해보다는 덜 알려졌지만 차드, 니제르, 나이지리아, 카메룬 무려 네 나라가 공유하는 아프리카의 차드 호수 역시 약 26,000제곱킬로미터의 거대한 담수호였지만 인구증가로 인한 무리한 관개농업 때문에 현재는 약 20분의 1 수준인 1,300제곱킬로미터로 줄어들어 버렸다.
--- 「가장 중요한 수자원」 중에서
20세기에 들어서 중요해진 ‘광물’이 바로 주위에 흔한 모래다.
모래는 현대 문명의 기둥인 콘크리트 그리고 유리와 렌즈를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재료이다.
고대 페니키아인들이 발명했다는 유리가 베네치아에서 최고 수준으로 발전한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베네치아의 리도 섬과 그 주변의 모래가 유리 제조에 가장 적합하다는 사실은 그만큼 알려지지 않았다.
유리는 태양열은 거의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외부의 냉기와 세균을 차단해 주택의 쾌적도를 엄청나게 높여주었다.
현재는 호주에서 나오는 규사가 가장 좋은 유리 재료라고 한다.
근대 이후 인류의 평균 수명이 엄청나게 높아진 이유 가운데 하나가 유리의 광범위한 보급이었다.
또한 유리는 안경과 망원경, 현미경으로 진화하면서 인류 문명 발전에 엄청난 공헌을 하였다.
모래는 사막에 가장 많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알갱이가 너무 가늘어 콘크리트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어, 중동 국가들은 건설 모래를 수입해야 한다.
국토 확장을 위한 매립 사업에도 모래가 많이 필요한데, 싱가포르는 건국 이후 매립을 통해 200제곱킬로미터 이상의 국토를 확장했다.
이는 현재 전 국토의 25%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한때 세계에서 가장 많이 모래를 수입하는 나라였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도시화에 필요한 콘크리트와 유리 제조와 셰일 가스를 만드는 수압공법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모래가 소모되고 있어서 환경파괴가 심각하다.
--- 「가장 흔한 광물자원 모래」 중에서
어느 작가가 인간은 ‘길을 만드는 동물’이라고 표현했듯이 인류가 만든 첫 번째 교통 인프라는 도로였다.
어느 사회 어느 지역이나 도로는 있고 제대로 된 도로가 없더라도 수레는 움직인다.
그러나 잘 정비되거나 포장된 도로에서 수레는 훨씬 빨리 움직인다.
이런 도로를 건설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강력하고 부유한 문명이 필요하다.
강력한 제국들은 거의 예외
없이 훌륭한 도로망을 가지고 있었다.
진정한 도로망은 로마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을 누구나 알 정도로 로마제국의 도로망은 유명하다.
현대 이탈리아의 국도망은 옛 로마의 도로에 아스팔트만 포장하고 확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할 정도이니, 아스팔트만 제외한다면 현대의 도로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졌다.
독일을 패전의 참화로 몰아간 히틀러의 몇 안 되는 업적 중 하나는 아우토반Bundesautobahn의 건설이다.
아우토반은 세계 최초의 고속도로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세계 최초의 고속도로는 아우토스트라다라는 이름으로 1923년 이탈리아에서 건설되었고, 독일은 이를 참고했을 뿐이다.
하지만 독일의 아우토반이 훨씬 대규모이고 체계적이어서 그렇게 알려졌다.
미국은 20세기 초반, 세계 최고의 자동차 보급률을 자랑했지만 1940년에 개통된 펜실베이니아의 턴파이크Turnpike 유료 고속도로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고속도로가 없었고, 특히 주 사이를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거의 없었다.
1919년 1차대전 종전 후 미 육군은 병력을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이동하는 전시 수송 작전을 실시했지만, 5,200킬로미터 주파에 62일이 걸릴 정도로 도로망은 낙후되어 있었다.
이때 작전에 참여했던 인물이 공병장교인 아이젠하워였다.
2차대전 당시 연합군 총사령관으로서 독일을 점령하면서 아우토반에 감탄한 아이젠하워는 전후 대통령에 당선된 뒤 연방고속도로 건설에 착수했다.
조선시대에는 서대문인 돈의문에서 의주를 연결하는 제1로(약 400킬로미터)와 숭례문과 부산을 연결하는 제4로(약 380킬로미터) 등 9개의 도로가 한양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뻗어갔다.
하지만 도로의 폭은 대부분 겨우 말 한 마리, 가마 한 대 지나갈 정도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조선에서 가장 좋은 길은 중국으로 가는 조공사절이 지나는 제1로 즉 경의가도였다.
은평구를 통과하는 이 도로는 대중국무역의 혈맥이었고, 거상 임상옥도 이 길을 통해 부를 쌓아 올렸다.
중요한 통신수단이었던 파발도 이 길을 이용했다.
은평구에는 여기에서 유래한 구파발과 역촌동이라는 지명이 있고, 구의 로고도 말을 형상화한 파발이다.
조선의 도로를 혹평했던 외국인들도 경의가도만은 2열의 군대가 통과할 정도여서 나쁘지 않다고 평했다.
은평구 녹번동에는 의주까지 천리, 부산 동래까지 천리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양천리兩千里 표지석이 서 있다.
산업혁명에 성공한 영국은 기존의 범선 함대를 증기기관과 강철로 만든 함대로 변신시키는 혁신을 이루면서 전 세계의 바다를 지배했고, 해적을 소탕하여 상선이 무장할 필요가 없는 시대, 즉 팍스 브리타니카를 열었다.
영국 해군은 1차 아편전쟁에서 후진적인 청나라 해군을 완전히 압도했고, 2차 아편전쟁에서는 바다를 통해 수도 북경까지 함락시켰다.
크림 전쟁에서도 영국 해군은 러시아의 앞마당인 발트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면서 러시아의 수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봉쇄했고, 극동에서도 캄차카 반도의 수도 페트로파블롭스크를 점령하는 놀라운 힘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영국은 두 차례의 아편전쟁과 크림 전쟁을 모두 해군의 힘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심지어 러시아의 남하를 저지하기 위해 1885년 조선의 거문도를 점령하기까지 했다.
기술면에서도 1866년에는 치명적인 신무기 어뢰를 개발하는 등 또 다른 혁신도 이루었다.
증기선의 발명자는 미국인 풀턴이고, 최초의 철갑 전투함은 프랑스가 만들었지만, 이런 성과를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한 나라는 영국이다.
풀턴의 증기선은 1807년 허드슨강 운항에 이어 미시시피 강과 오대호 등 미국의 내수면을 운항하면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어서 범선에 증기기관을 단 사바나호가 1819년 조지아 주에서 대서양 건너 리버풀까지 항해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 달 간의 항해 동안 겨우 80시간 정도만 증기로 운항했기 때문에 사실상 범선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1837년, 증기기관의 종주국인 영국은 1,340톤짜리 대형 증기선 그레이트 웨스턴호를 건조하여 보름 만에 대서양 횡단에 성공했다.
또한 영국은 엔터프라이즈호라는 479톤짜리 소형 기선으로 희망봉을 돌아 잉글랜드에서 인도까지 113일 만에 도착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서 배는 기본적으로 나무로 만들어야 한다는 상식을 깨고 1853년에는 금속으로 만든 3,500톤짜리 히말라야호가 완성되었는데, 이 배는 크림 전쟁에서 병력 수송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세계 최초로 증기기관을 만들고, 철도를 건설한 영국은 1853년 뭄바이에 아시아 최초의 철도를 부설했고, 채 50년이 지나지 않아 전 세계에 3만 8천 킬로미터가 넘는 철도망을 건설했다.
이 철도망은 영국 철도업자와 기관차 제조업자들에게 거대한 시장을 창출시켰고, 제국의 지배에 큰 공헌을 했다.
아프리카나 인도에서 철도는 인력이나 우마차 수송 때보다 운송비용을 90~97%나 절감할 수 있게 했다.
따라서 광물이나 식량, 환금작물 등 부피가 큰 화물의 대규모 이동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 「물류」 중에서
석탄과 증기기관이 이끌었던 1차 산업혁명에 비해 전기와 내연기관, 화학이 복합적으로 발전하며 일어난 2차 산업혁명은 서구 열강에게 거의 전능에 가까운 힘을 가져다주었다.
그 중에서도 전화와 무선통신은 전신에 이은 2차 혁명을 가져온 엄청난 신기술이었다.
전화는 1876년 미국인 그레이엄 벨이, 무선통신은 20년 후인 1896년에 이탈리아인 마르코니가 발
명했고, 라디오는 캐나다인이기는 하지만 미국에서 활동한 엔지니어 레지널드 페슨든Reginald Fessenden이 1901년에 세계 최초로 전파에 목소리를 실어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시작되었다.
페슨든은 자신의 송신기를 더욱 개선한 후, 매사추세츠에서 스코틀랜드까지 대서양을 횡단하는 음성 송신에 최초로 성공하였으며, 1906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최초의 라디오 방송을 시작하였고, 이후 라디오는 급속하게 보급되었다.
물론 전화와 라디오는 산업화된 전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발명이었다.
1962년, 케네디 대통령은 달에 인간을 보내겠다는 선언을 하고 매년 연방정부 예산의 4%를 쏟아붓고, 모든 기술력을 총동원했다.
그 중 핵심은 우주선에 들어갈 정도로 컴퓨터를 소형화하는 것이었다.
엔지니어들은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컴퓨터의 크기를 ‘혹등고래’에서 ‘아르마딜로’만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런 혁명적인 변화는 트랜지스터라고 부르는 반도체의 개발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교류전류를 직류로 바꿔주는 진공관은 컴퓨터는 물론 라디오, TV, 레이더 등 당시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만능 부품’이었지만 큰 부피와 짧은 수명, 그리고 엄청난 전기 소모량은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스탠퍼드 대학 출신 윌리엄 쇼클리는 1947년 게르마늄과 실리콘을 이용한 트랜지스터의 원형을 개발했다.
하지만 상용화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고, 1954년12월에야 휴대용 트랜지스터라디오가 등장했다.
트랜지스터를 줄인 이름인 TR--- 「1라디오는 불티나듯 팔려나갔고, 진공관을 완벽하게 대체할 뿐 아니라 진정한 정보통신 시대를 열기에 이르렀다.
이후 스탠퍼드 대학을 중심으로 정보통신산업이 발전해 나갔고, 산타클라라와 산호세, 팰로앨토 등의 전원도시에 벤처기업들이 자리 잡으면서, 실리콘 밸리가 탄생했다.
《움직이는 문명, 자원과 물류의 세계사》는 자원 위기의 시대에 ‘문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를 묻는다.
저자들은 단순한 자원이나 교통의 역사를 넘어,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온 문명과 역사의 의미를 우리 시각으로 되돌아보게 하고, 역사를 ‘정지된 시간’이 아니라 ‘이동하는 공간’으로 바라보도록 한다는 점이 독창적이다.
오늘날의 기후 대란과 에너지 전환 문제 등을 바라보는 통찰 역시 이 책이 지니는 미덕이다.
--- 「전기 중심의 2차 산업혁명과 컴퓨터의 등장」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인류에게 자연은 애증의 대상이다.
압도적인 자연의 힘은 두려움과 극복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자연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한 물질문명 건설의 재료이자 기회의 장이기도 했다.
인간의 역사는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열기 위한 치열한 투쟁으로 진보해 왔다.
그 투쟁의 대상은 자연이었다.
경제학 교과서는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지만, 자원은 제한되어 있다’는 전제로 시작한다.
영웅들의 서사와 인류 문명의 성취로 가득한 역사의 심연에는 자연이 부여한 제한된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흘렸던 피와 눈물이 담겨 있다.
이들은 생존을 위해, 때로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자신들보다 압도적인 크기와 힘을 가진 동물들과 맞서야 했고, 척박한 땅을 갈아 씨를 뿌렸으며,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망망대해에 배를 띄웠다.
자원이란 어떤 목적을 위해 자연계에서 얻고 생산되는 물질을 의미한다.
국어사전에서는 자원資源을 ‘인간 생활 및 경제 생산에 이용되는 원료로서의 광물, 산림, 수산물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한다.
즉 일차적인 의미에서 자원은 어떤 목적을 위해 자연계에서 얻거나 생산되는 물질을 뜻한다.
이러한 자원의 가치는 금과 은 같은 희귀 자원을 제외하면 시대와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현대 문명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인 석유가 중요해진 시기는 1859년부터이지만, 그때에도 등유만 사용하고 휘발유는 버려졌다.
휘발유를 사용하는 자동차가 개발되고 대중화되면서 석유의 가치는 최고가 되었다.
알루미늄 역시 19세기 말 전기 정련법이 나오기 전까지는 사용도가 극히 낮았다.
우라늄의 가치가 알려진 시기는 이들보다도 더 짧아서 지금으로부터 불과 80년 전에는 그냥 돌덩이에 불과했다.
감자는 경작이 편하고 영양분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종교와 문화적 편견 때문에 두 세기 가까이 유럽인들에게 외면당했었다.
참치는 유럽의 소국 포르투갈이 역사의 변곡점인 ‘대항해 시대’를 열 수 있게 한 자금원이었다.
남미열대림의 나무에서 나오는 놀라운 탄력성을 가진 고무는 해저케이블을 비롯한 전기선의 절연체 그리고 자전거와 자동차의 타이어 원료가 되어 현대 문명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즉 자원의 가치는 물질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요구와 기술의 발전을 통해 빛을 발하는 것이다.
이런 자원들이 인류 문명을 움직였고, 수많은 국가와 민족들의 흥망성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아울러 이렇게 중요한 자원도 꼭 필요한 곳에서 제때에 사용할 수 없다면 그림의 떡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인간은 필요한 자원을 제때 활용하기 위해서 자원 확보 경쟁 못지않게 확보한 자원의 이동(운송) 즉, 물류 개발에 전력을 다했다.
“한 나라의 국토는 단순한 흙이 아니라 생산의 바탕이자 삶의 그릇이다.
그 위에 그리고 밑에 인프라가 깔린다.
국토 위에 세워진 교통, 통신, 에너지, 의료, 물 관리, 교육시설 등의 물리적 가치가 생산을 지원하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될 때 비로소 땅은 경쟁력을 갖게 된다.” 이건영 전 국토연구원장
인프라infrastructure에 대한 정말 멋진 설명이다.
인프라는 이렇게 여러 분야에 걸쳐 있지만 그럼에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교통과 통신이다.
에너지와 의료, 교육시설 등도 교통과 통신이 없다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중요한 이 모든 물류의 시작은 도로이다.
도로는 야생 동물이 지나가던 오솔길부터 시작했지만 인간은 이를 넓히고 다져 네트워크화 했다.
산업혁명 이후에는 쇠로 만든 길 곧 철도라는 거대한 혁신이 일어났고, 바람과 인력에 의존하던 배는 증기기관을 만나 동력화되었다.
2차 산업혁명 이후에는 자동차와 항공기가 등장하면서 물류는 완전히 입체화되었고, 이런 물류망을 갖추지 못한 나라들은 후진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자원과 물류로 엮어낸 인류의 서사를 이제 시작하려고 한다.
압도적인 자연의 힘은 두려움과 극복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자연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한 물질문명 건설의 재료이자 기회의 장이기도 했다.
인간의 역사는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열기 위한 치열한 투쟁으로 진보해 왔다.
그 투쟁의 대상은 자연이었다.
경제학 교과서는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지만, 자원은 제한되어 있다’는 전제로 시작한다.
영웅들의 서사와 인류 문명의 성취로 가득한 역사의 심연에는 자연이 부여한 제한된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흘렸던 피와 눈물이 담겨 있다.
이들은 생존을 위해, 때로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자신들보다 압도적인 크기와 힘을 가진 동물들과 맞서야 했고, 척박한 땅을 갈아 씨를 뿌렸으며,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망망대해에 배를 띄웠다.
자원이란 어떤 목적을 위해 자연계에서 얻고 생산되는 물질을 의미한다.
국어사전에서는 자원資源을 ‘인간 생활 및 경제 생산에 이용되는 원료로서의 광물, 산림, 수산물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한다.
즉 일차적인 의미에서 자원은 어떤 목적을 위해 자연계에서 얻거나 생산되는 물질을 뜻한다.
이러한 자원의 가치는 금과 은 같은 희귀 자원을 제외하면 시대와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현대 문명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인 석유가 중요해진 시기는 1859년부터이지만, 그때에도 등유만 사용하고 휘발유는 버려졌다.
휘발유를 사용하는 자동차가 개발되고 대중화되면서 석유의 가치는 최고가 되었다.
알루미늄 역시 19세기 말 전기 정련법이 나오기 전까지는 사용도가 극히 낮았다.
우라늄의 가치가 알려진 시기는 이들보다도 더 짧아서 지금으로부터 불과 80년 전에는 그냥 돌덩이에 불과했다.
감자는 경작이 편하고 영양분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종교와 문화적 편견 때문에 두 세기 가까이 유럽인들에게 외면당했었다.
참치는 유럽의 소국 포르투갈이 역사의 변곡점인 ‘대항해 시대’를 열 수 있게 한 자금원이었다.
남미열대림의 나무에서 나오는 놀라운 탄력성을 가진 고무는 해저케이블을 비롯한 전기선의 절연체 그리고 자전거와 자동차의 타이어 원료가 되어 현대 문명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즉 자원의 가치는 물질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요구와 기술의 발전을 통해 빛을 발하는 것이다.
이런 자원들이 인류 문명을 움직였고, 수많은 국가와 민족들의 흥망성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아울러 이렇게 중요한 자원도 꼭 필요한 곳에서 제때에 사용할 수 없다면 그림의 떡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인간은 필요한 자원을 제때 활용하기 위해서 자원 확보 경쟁 못지않게 확보한 자원의 이동(운송) 즉, 물류 개발에 전력을 다했다.
“한 나라의 국토는 단순한 흙이 아니라 생산의 바탕이자 삶의 그릇이다.
그 위에 그리고 밑에 인프라가 깔린다.
국토 위에 세워진 교통, 통신, 에너지, 의료, 물 관리, 교육시설 등의 물리적 가치가 생산을 지원하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될 때 비로소 땅은 경쟁력을 갖게 된다.” 이건영 전 국토연구원장
인프라infrastructure에 대한 정말 멋진 설명이다.
인프라는 이렇게 여러 분야에 걸쳐 있지만 그럼에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교통과 통신이다.
에너지와 의료, 교육시설 등도 교통과 통신이 없다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중요한 이 모든 물류의 시작은 도로이다.
도로는 야생 동물이 지나가던 오솔길부터 시작했지만 인간은 이를 넓히고 다져 네트워크화 했다.
산업혁명 이후에는 쇠로 만든 길 곧 철도라는 거대한 혁신이 일어났고, 바람과 인력에 의존하던 배는 증기기관을 만나 동력화되었다.
2차 산업혁명 이후에는 자동차와 항공기가 등장하면서 물류는 완전히 입체화되었고, 이런 물류망을 갖추지 못한 나라들은 후진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자원과 물류로 엮어낸 인류의 서사를 이제 시작하려고 한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5년 11월 11일
- 쪽수, 무게, 크기 : 364쪽 | 152*225*21mm
- ISBN13 : 9791193566183
- ISBN10 : 1193566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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