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보 : 하 · 화도 편
Description
책소개
일본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국보]의 원작 소설!
‘예술선장문무과학대신상’, ‘중앙공론문예상’ 동시 수상!
출간 후 100만 부 이상 판매된
요시다 슈이치의 기념비적 작품!
2025년 6월에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 [국보]는 천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일본 영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일본 전통문화를 대표하지만 동시에 젊은 세대에게는 잊혀 가는 ‘가부키’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일본 문학계를 대표하는 요시다 슈이치의 동명의 소설 《국보》를 모티브로 삼고 있다.
영화 못지않게 원작인 소설도 출간 후 100만 부 이상 판매될 만큼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저자는 소설을 통해 가부키 문화를 되살리는 한편, 완벽한 춤과 연기, 무대를 만들어내고자 혼신을 다하는 주인공을 통해 한 분야의 ‘정점’에 오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특히 저자는 주변부로 밀려난 가부키 배우의 삶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면서 누구나 원하는 장밋빛 인생이 결코 쉽게 오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꿋꿋이 견디며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우리는 소설을 통해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의미인지 스스로 되돌아볼 수 있다.
영화로 다 담아내지 못한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치열한 삶을, 그들이 흘린 땀과 눈물, 그리고 좌절과 기쁨의 순간을 함께해보자.
‘예술선장문무과학대신상’, ‘중앙공론문예상’ 동시 수상!
출간 후 100만 부 이상 판매된
요시다 슈이치의 기념비적 작품!
2025년 6월에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 [국보]는 천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일본 영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일본 전통문화를 대표하지만 동시에 젊은 세대에게는 잊혀 가는 ‘가부키’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일본 문학계를 대표하는 요시다 슈이치의 동명의 소설 《국보》를 모티브로 삼고 있다.
영화 못지않게 원작인 소설도 출간 후 100만 부 이상 판매될 만큼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저자는 소설을 통해 가부키 문화를 되살리는 한편, 완벽한 춤과 연기, 무대를 만들어내고자 혼신을 다하는 주인공을 통해 한 분야의 ‘정점’에 오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특히 저자는 주변부로 밀려난 가부키 배우의 삶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면서 누구나 원하는 장밋빛 인생이 결코 쉽게 오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꿋꿋이 견디며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우리는 소설을 통해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의미인지 스스로 되돌아볼 수 있다.
영화로 다 담아내지 못한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치열한 삶을, 그들이 흘린 땀과 눈물, 그리고 좌절과 기쁨의 순간을 함께해보자.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제11장 악의 꽃
제12장 반혼향(反魂香)
제13장 백로 아가씨
제14장 거품의 시대
제15장 달단의 꿈(??の夢)
제16장 거성이 떨어지다
제17장 5대손 하나이 백호
제18장 고성의 낙일(孤城落日)
제19장 비단잉어
제20장 국보(??)
해설
제12장 반혼향(反魂香)
제13장 백로 아가씨
제14장 거품의 시대
제15장 달단의 꿈(??の夢)
제16장 거성이 떨어지다
제17장 5대손 하나이 백호
제18장 고성의 낙일(孤城落日)
제19장 비단잉어
제20장 국보(??)
해설
상세 이미지
책 속으로
타케노가 처음에 구상했던 것은 ‘서커스 광대로까지 몰락했던 탄바야 도련님의 멋진 부활’이라는 줄거리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가부키 팬이라면 몰라도 대중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가부키 문외한들은 애초에 탄바야가 무엇을 지칭하는 말인지도 잘 모르고, 당연히 그곳의 도련님이라고 하는 게 어느 정도의 지위인 지도 모른 채 그저 막연한 인상밖에는 받지 못한다는 걸 금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당황한 타케노는 바로 작전을 바꾸었고, 대중의 이목을 크게 끌 방법으로 프로레슬링의 선악 구도를 도입해 일찌감치 악역을 등장시키기로 했습니다.
물론 그 악역은 원래 줄거리대로 3대손 한지로의 이름을 빼앗은 키쿠오입니다.
그리고 이 키쿠오를 어떤 식으로 등장시켜야 대중이 좋아할지 고민하다가 문득 떠올린 것이 교토의 게이샤가 낳은 키쿠오의 혼외자였습니다.
그래서 관계자들에게 상의해 봤지만 비웃음만 당할 뿐입니다.
“배우한테 숨겨진 자식이 있다는 말에 놀랄 사람이 어딨냐?”
--- p.17
스스로 선택한 일이긴 해도 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토요키는 건강히 자라났고, 한편으로 지금까지는 애증이 뒤섞여 있던 가부키에 대한 조예도 깊어지던 시기.
이때만큼 슌스케가 하루하루를 충실히 보낸 시간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언제나처럼 새근새근 잠들어 있던 토요키의 숨소리가 거칠어진 것을 슌스케가 문득 발견한 것은 그러던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읽던 책을 덮고 토요키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은 순간, 뜨겁게 타오르는 듯한 열이 손바닥으로 전해졌고, 황급히 이불을 들추자 하얗고 아름답던 살갗에는 빨간 습진이 퍼져 있습니다.
하루에가 아직 퇴근하지 않은 심야였기에 다급해진 슌스케는 괴로워하는 토요키를 끌어안고 싸구려 아파트의 계단을 뛰어 내려갔습니다.
(…중략…)
“토요키, 힘내.
토요키, 조금만 버텨.”
강하게 끌어안으며 큰길의 차도로 뛰쳐나간 슌스케.
옆 동네의 종합병원을 향해 달려가면서 택시든 일반 차량이든 상관없으니 제발 멈춰달라고 애원하며 자동차 불빛이 보일 때마다 팔을 뻗지만, 비 내리는 심야에 차도에서 어슬렁거리는 남자를 좋게 볼 리가 없어 돌아오는 건 짜증 섞인 경적 소리뿐입니다.
“누가 좀, 누가 좀 도와주세요!”
그래도 그렇게 소리치며 지나쳐 가는 차에 매달리려 하는 슌스케의 품속에서, 어떤 마음이었을지, 얼마나 괴로웠을지, 토요키는 그 짧은 생애를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흠뻑 젖은 꼴로 종합병원에 도착한 슌스케는…….
“누가! 누가 좀 도와줘! 탄바야의 후계자라고! 이 아이는 탄바야의 중요한 후계자란 말이야!”
--- pp.72-73
무대 뒤라는 곳에는 묘한 생생함이 있습니다.
조명도 닿지 않는 이곳은 흐릿한 어둠 속에서 여장 배우들에게선 아직 남자의 냄새가 나는 반면 하얀 분을 바른 남자 주연은 왠지 여성스러워 보이고, 바쁘게 돌아다니는 무대 담당이나 쿠로고들의 버선발이나 나막신 발소리가 마치 눈길에서 그렇듯 노송나무 바닥에 빨려 들어갑니다.
그곳은 마치 남자와 여자의, 소리와 무음의, 현실과 환상의, 그리고 산 자와 죽은 자의 흐릿한 경계 같은 장소인 거겠지요.
이 무대 옆에서 가만히 등장을 기다리는 것은 연보라색 헤이안 시대 복장으로 몸을 감싼 히카루 겐지, 키쿠오였고 희미하게 스며드는 조명에 투명할 만큼 하얀 얼굴이 드러나면 그 아름다움은 옆에 선 토쿠지조차…….
“히카루 겐지를 연기하는 도련님을 보고 있으면 왠지 기분이 이상해진다니까.”
그런 말을 하게 할 만큼 요염한 매력을 뽐냅니다.
--- pp.116-117
“그게 언제였더라? 그 키쿠 씨가 몸져누워서 근처 술집에서 계란주를 만들어달라고 해서 가져간 적이 있었지.
그랬더니 키쿠 씨가 많이 좋아했어.
한동안 누워 있는 옆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여기는 참 좋아’라고 하길래 ‘이런 더러운 여관이 어디가 좋아요’ 하고 웃었더니, ‘그래서 좋은 거지’라는 거야.
‘……여긴 아름다운 게 하나도 없잖아.
그래서 이상하게 안심이 돼.
왠지 마음이 놓인다고.
이제 괜찮다고, 누군가가 말해주는 것만 같아서’라던데.”
평소엔 일용직으로 일하러 나가는 이웃 숙박객들을 배웅하듯이 아침 일찍 세면장으로 나오던 만기쿠가 그날은 오후가 되어서도 얼굴을 비추지 않아서 또 감기라도 걸린 건가 하고 여관 주인이 방문을 열었을 때, 순간 눈을 의심했다고 합니다.
전날 밤에 또 여흥이라도 즐긴 건지 얼굴에는 하얀 분을 바르고 연지도 칠해져 있었는데, 햇볕이 들지 않아 어둑어둑한 방에서 순간적으로 그곳에 마치 묘령의 아름다운 여인이 잠들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는 겁니다.
“키쿠 씨, 키쿠 씨!”
하지만 여관 주인이 아무리 불러도 만기쿠 옹은 눈을 뜨지 않았고, 당황한 주인이 그 몸을 만져봤을 때는 이미 돌처럼 차갑게 굳어 있었다고 합니다.
전쟁 전후의 가부키계를 그 요염한 연기로 지배하던 희대의 여장 배우, 6대손 오노가와 만기쿠의 죽음은 국내외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습니다.
다만 그 죽음을 추모하는 기사에서는 쪽방촌의 싸구려 여관이라는 말 대신, 가까운 벗과 일문 제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지막 보금자리가 된 자택 맨션에서 아흔세 살의 임종을 맞이했다고 적혔을 뿐입니다.
--- pp.194-195
춤추는 중에 무릎을 꿇었다가 원래는 바로 쓱 일어나야 하는 슌스케가 한 번 비틀거리다 그대로 주저앉아버린 건 바로 그때입니다.
본인은 들키지 않으려고 앉은 채 춤을 이어 나가지만 현기증이 일어난 건 분명했고, 이마에 흐르는 엄청난 땀이 강한 조명에 반짝거리고 있습니다.
원래는 꽃길에서 춤을 끝낸 슌스케가 무대까지 도착한 타이밍에 키쿠오가 노를 젓는 배가 등장해야 하지만, 꽃길에서는 슌스케가 몸을 일으키지도 못한 채 어찌할 줄을 모르면서도 열심히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이봐, 지금 나간다.
배를 내보내.”
예정과 다른 키쿠오의 다급한 지시에 무대 담당자들이 허둥대며 움직입니다.
키쿠오는 무대 옆에서 배에 올라타자마자 무대 우측으로 내보내라고 눈짓한 다음 손에 든 노를 젓기 시작합니다.
평소와는 다른 뱃사공의 등장이지만, 역시 무대 위 연주자의 샤미센은 흐트러짐이 없었고, 조명도 정확히 뱃사공을 포착합니다.
키쿠오의 등장에 관객들의 시선은 일제히 무대로 집중됩니다.
일부러 큰 동작으로 노를 저어 나만을 바라보라는 듯 객석을 둘러보는 키쿠오의 모습에 관객들은 갈채를 보냅니다.
다만 그의 마음속에서는 ‘슌스케, 빨리 일어서’ 하고 기도하는 마음뿐입니다.
정 안 되면 먼저 배에서 내려 꽃길에서 일어서지 못하는 슌스케를 자연스럽게 맞으러 가려는 생각으로 눈빛을 보내는데, 놀랍게도 돌아오는 것은 ‘오지 마’라는 슌스케의 강한 시선입니다.
그러자 당황한 타케노는 바로 작전을 바꾸었고, 대중의 이목을 크게 끌 방법으로 프로레슬링의 선악 구도를 도입해 일찌감치 악역을 등장시키기로 했습니다.
물론 그 악역은 원래 줄거리대로 3대손 한지로의 이름을 빼앗은 키쿠오입니다.
그리고 이 키쿠오를 어떤 식으로 등장시켜야 대중이 좋아할지 고민하다가 문득 떠올린 것이 교토의 게이샤가 낳은 키쿠오의 혼외자였습니다.
그래서 관계자들에게 상의해 봤지만 비웃음만 당할 뿐입니다.
“배우한테 숨겨진 자식이 있다는 말에 놀랄 사람이 어딨냐?”
--- p.17
스스로 선택한 일이긴 해도 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토요키는 건강히 자라났고, 한편으로 지금까지는 애증이 뒤섞여 있던 가부키에 대한 조예도 깊어지던 시기.
이때만큼 슌스케가 하루하루를 충실히 보낸 시간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언제나처럼 새근새근 잠들어 있던 토요키의 숨소리가 거칠어진 것을 슌스케가 문득 발견한 것은 그러던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읽던 책을 덮고 토요키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은 순간, 뜨겁게 타오르는 듯한 열이 손바닥으로 전해졌고, 황급히 이불을 들추자 하얗고 아름답던 살갗에는 빨간 습진이 퍼져 있습니다.
하루에가 아직 퇴근하지 않은 심야였기에 다급해진 슌스케는 괴로워하는 토요키를 끌어안고 싸구려 아파트의 계단을 뛰어 내려갔습니다.
(…중략…)
“토요키, 힘내.
토요키, 조금만 버텨.”
강하게 끌어안으며 큰길의 차도로 뛰쳐나간 슌스케.
옆 동네의 종합병원을 향해 달려가면서 택시든 일반 차량이든 상관없으니 제발 멈춰달라고 애원하며 자동차 불빛이 보일 때마다 팔을 뻗지만, 비 내리는 심야에 차도에서 어슬렁거리는 남자를 좋게 볼 리가 없어 돌아오는 건 짜증 섞인 경적 소리뿐입니다.
“누가 좀, 누가 좀 도와주세요!”
그래도 그렇게 소리치며 지나쳐 가는 차에 매달리려 하는 슌스케의 품속에서, 어떤 마음이었을지, 얼마나 괴로웠을지, 토요키는 그 짧은 생애를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흠뻑 젖은 꼴로 종합병원에 도착한 슌스케는…….
“누가! 누가 좀 도와줘! 탄바야의 후계자라고! 이 아이는 탄바야의 중요한 후계자란 말이야!”
--- pp.72-73
무대 뒤라는 곳에는 묘한 생생함이 있습니다.
조명도 닿지 않는 이곳은 흐릿한 어둠 속에서 여장 배우들에게선 아직 남자의 냄새가 나는 반면 하얀 분을 바른 남자 주연은 왠지 여성스러워 보이고, 바쁘게 돌아다니는 무대 담당이나 쿠로고들의 버선발이나 나막신 발소리가 마치 눈길에서 그렇듯 노송나무 바닥에 빨려 들어갑니다.
그곳은 마치 남자와 여자의, 소리와 무음의, 현실과 환상의, 그리고 산 자와 죽은 자의 흐릿한 경계 같은 장소인 거겠지요.
이 무대 옆에서 가만히 등장을 기다리는 것은 연보라색 헤이안 시대 복장으로 몸을 감싼 히카루 겐지, 키쿠오였고 희미하게 스며드는 조명에 투명할 만큼 하얀 얼굴이 드러나면 그 아름다움은 옆에 선 토쿠지조차…….
“히카루 겐지를 연기하는 도련님을 보고 있으면 왠지 기분이 이상해진다니까.”
그런 말을 하게 할 만큼 요염한 매력을 뽐냅니다.
--- pp.116-117
“그게 언제였더라? 그 키쿠 씨가 몸져누워서 근처 술집에서 계란주를 만들어달라고 해서 가져간 적이 있었지.
그랬더니 키쿠 씨가 많이 좋아했어.
한동안 누워 있는 옆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여기는 참 좋아’라고 하길래 ‘이런 더러운 여관이 어디가 좋아요’ 하고 웃었더니, ‘그래서 좋은 거지’라는 거야.
‘……여긴 아름다운 게 하나도 없잖아.
그래서 이상하게 안심이 돼.
왠지 마음이 놓인다고.
이제 괜찮다고, 누군가가 말해주는 것만 같아서’라던데.”
평소엔 일용직으로 일하러 나가는 이웃 숙박객들을 배웅하듯이 아침 일찍 세면장으로 나오던 만기쿠가 그날은 오후가 되어서도 얼굴을 비추지 않아서 또 감기라도 걸린 건가 하고 여관 주인이 방문을 열었을 때, 순간 눈을 의심했다고 합니다.
전날 밤에 또 여흥이라도 즐긴 건지 얼굴에는 하얀 분을 바르고 연지도 칠해져 있었는데, 햇볕이 들지 않아 어둑어둑한 방에서 순간적으로 그곳에 마치 묘령의 아름다운 여인이 잠들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는 겁니다.
“키쿠 씨, 키쿠 씨!”
하지만 여관 주인이 아무리 불러도 만기쿠 옹은 눈을 뜨지 않았고, 당황한 주인이 그 몸을 만져봤을 때는 이미 돌처럼 차갑게 굳어 있었다고 합니다.
전쟁 전후의 가부키계를 그 요염한 연기로 지배하던 희대의 여장 배우, 6대손 오노가와 만기쿠의 죽음은 국내외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습니다.
다만 그 죽음을 추모하는 기사에서는 쪽방촌의 싸구려 여관이라는 말 대신, 가까운 벗과 일문 제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지막 보금자리가 된 자택 맨션에서 아흔세 살의 임종을 맞이했다고 적혔을 뿐입니다.
--- pp.194-195
춤추는 중에 무릎을 꿇었다가 원래는 바로 쓱 일어나야 하는 슌스케가 한 번 비틀거리다 그대로 주저앉아버린 건 바로 그때입니다.
본인은 들키지 않으려고 앉은 채 춤을 이어 나가지만 현기증이 일어난 건 분명했고, 이마에 흐르는 엄청난 땀이 강한 조명에 반짝거리고 있습니다.
원래는 꽃길에서 춤을 끝낸 슌스케가 무대까지 도착한 타이밍에 키쿠오가 노를 젓는 배가 등장해야 하지만, 꽃길에서는 슌스케가 몸을 일으키지도 못한 채 어찌할 줄을 모르면서도 열심히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이봐, 지금 나간다.
배를 내보내.”
예정과 다른 키쿠오의 다급한 지시에 무대 담당자들이 허둥대며 움직입니다.
키쿠오는 무대 옆에서 배에 올라타자마자 무대 우측으로 내보내라고 눈짓한 다음 손에 든 노를 젓기 시작합니다.
평소와는 다른 뱃사공의 등장이지만, 역시 무대 위 연주자의 샤미센은 흐트러짐이 없었고, 조명도 정확히 뱃사공을 포착합니다.
키쿠오의 등장에 관객들의 시선은 일제히 무대로 집중됩니다.
일부러 큰 동작으로 노를 저어 나만을 바라보라는 듯 객석을 둘러보는 키쿠오의 모습에 관객들은 갈채를 보냅니다.
다만 그의 마음속에서는 ‘슌스케, 빨리 일어서’ 하고 기도하는 마음뿐입니다.
정 안 되면 먼저 배에서 내려 꽃길에서 일어서지 못하는 슌스케를 자연스럽게 맞으러 가려는 생각으로 눈빛을 보내는데, 놀랍게도 돌아오는 것은 ‘오지 마’라는 슌스케의 강한 시선입니다.
--- pp.250-251
출판사 리뷰
“배우를 그만둘 수 있는 배우가 있는 걸까?
나는 언제까지나 무대에 서고 싶어!”
‘춤’이 곧 ‘삶’이 되어버린 ‘키쿠오’의 ‘슌스케’
가슴이 먹먹해지는 마지막 피날레가 펼쳐진다!
‘삶과 죽음’, ‘허와 실’, ‘남과 여’가
하나로 녹아드는 몽환의 세계
요시다 슈이치 문학의 새로운 경지
평생의 라이벌이자, 친형제 같은 우정을 나누는 ‘키쿠오’와 ‘슌스케’의 마지막 여정이 《국보》 하권에서 펼쳐진다.
상권 ‘청춘편’과 하권 ’화도편’을 통해 배우로서 누렸던 그들의 찬란한 삶과, 춤과 연기에 대한 그들의 불꽃 같은 열정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국보》는 기존의 요시다 슈이치의 문학 세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경지를 보여준다.
그는 이 소설을 통해 ‘삶과 죽음’, ‘허와 실’, ‘남과 여’ 같은 서로 이질적인 것이 하나로 녹아드는 몽환적인 가부키 세계의 매력을 사실적으로 표현해낸다.
특히 소설 속 등장인물들을 통해 예술과 인생의 경지에 도달하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인간의 모습을 흥미롭게 그려낸다.
《국보》의 상권 ‘청춘편’이 주인공인 ‘키쿠오’와 ‘슌스케’가 혹독한 훈련을 통해 가부키 배우로서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중심으로 다루었다면, 하권 ‘화도편’에서는 ‘키쿠오’와 ‘슌스케’가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만의 독보적인 예술 세계를 확립해가는 과정을 중심으로 다룬다.
‘하나이 한지로’의 후계를 두고 서로 다른 길을 갔던 키쿠오와 슌스케.
이후 드라마틱한 삶의 변화를 거치면서 그들은 가부키 배우로서의 자부심과 무대 위에서 펼치는 춤과 연기에 대한 열정이 더 단단해지게 된다.
‘완벽한 무대’를 향한 불굴의 집념
무엇이 그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가
오랜 방황의 시간을 끝내고 다시 탄바야 가문으로 돌아온 슌스케는 가부키 배우로서 내적으로 더욱 단단해져 있었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연기와 춤에 대한 답을 찾고자 가문의 이름도 버리고 아주 작은 무대를 전전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슌스케는 오히려 배우로서 한층 더 단단해졌다.
젊은 나이에 현실과 부딪치면서 가슴속에 담아둔 ‘희로애락’의 감정을 무대 위에서 춤과 연기로 폭발시킨다.
그리고 슌스케의 춤과 연기를 대하는 관객도 그의 노력과 정신에 감응하며 큰 박수와 갈채를 보낸다.
슌스케와 마찬가지로 키쿠오도 무대 위에서 자신만의 춤과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스승이면서 아버지 같았던 2대손 하나이 한지로가 세상을 떠난 후 키쿠오는 주연은커녕 무대 위에서 비중이 거의 없는 조연도 겨우 맡는 지경에 이른다.
배우로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허락되는 무대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키쿠오는 이 상황을 타계하고자 전통 가부키 무대가 아닌 ‘신파(新派)’ 쪽으로 이적한다.
전통 가부키에서 갈라져 나온 계파인 신파는 서양 연극의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것이 특징이었다.
신파 쪽으로의 이적은 키쿠오에게 ‘신의 한 수’가 된다.
산파 무대에서 자신의 미모를 살린 키쿠오의 연기는 새바람을 일으켰고, 세계적인 여성 소프라노 가수와의 협연 기회까지 얻게 된다.
이로써 전통 가부키 무대의 중심에 선 슌스케와 더불어 세상이 주목하는 가부키 배우로 자리 잡게 된다.
저자는 ‘완벽한 무대’를 꾸미기 위해 매진하는 키쿠오와 슌스케를 통해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서로 다른 것 같은 그들의 공통점은 바로 현재의 결과에 안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관객의 호응을 기폭제 삼아 자기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찾아 보완함으로써 ‘완벽’에 도달하고자 한다.
두 사람 모두 배우이자 예술가로서 자신이 생각하는 정점에 도달하기 위해,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무결점의 춤과 연기를 하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 채찍질한다.
누군가는 그들을 일러 ‘결벽이다’, ‘집착이다’, ‘완벽주의다’라고 하며 만족을 모르는 사람이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그러한 맹목에 가까운, 집착에 가까운 노력을 경주한 사람이 바꾼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이러한 삶의 메시지를 저자는 키쿠오와 슌스케를 통해 다시 한번 일깨우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한다.
나는 언제까지나 무대에 서고 싶어!”
‘춤’이 곧 ‘삶’이 되어버린 ‘키쿠오’의 ‘슌스케’
가슴이 먹먹해지는 마지막 피날레가 펼쳐진다!
‘삶과 죽음’, ‘허와 실’, ‘남과 여’가
하나로 녹아드는 몽환의 세계
요시다 슈이치 문학의 새로운 경지
평생의 라이벌이자, 친형제 같은 우정을 나누는 ‘키쿠오’와 ‘슌스케’의 마지막 여정이 《국보》 하권에서 펼쳐진다.
상권 ‘청춘편’과 하권 ’화도편’을 통해 배우로서 누렸던 그들의 찬란한 삶과, 춤과 연기에 대한 그들의 불꽃 같은 열정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국보》는 기존의 요시다 슈이치의 문학 세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경지를 보여준다.
그는 이 소설을 통해 ‘삶과 죽음’, ‘허와 실’, ‘남과 여’ 같은 서로 이질적인 것이 하나로 녹아드는 몽환적인 가부키 세계의 매력을 사실적으로 표현해낸다.
특히 소설 속 등장인물들을 통해 예술과 인생의 경지에 도달하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인간의 모습을 흥미롭게 그려낸다.
《국보》의 상권 ‘청춘편’이 주인공인 ‘키쿠오’와 ‘슌스케’가 혹독한 훈련을 통해 가부키 배우로서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중심으로 다루었다면, 하권 ‘화도편’에서는 ‘키쿠오’와 ‘슌스케’가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만의 독보적인 예술 세계를 확립해가는 과정을 중심으로 다룬다.
‘하나이 한지로’의 후계를 두고 서로 다른 길을 갔던 키쿠오와 슌스케.
이후 드라마틱한 삶의 변화를 거치면서 그들은 가부키 배우로서의 자부심과 무대 위에서 펼치는 춤과 연기에 대한 열정이 더 단단해지게 된다.
‘완벽한 무대’를 향한 불굴의 집념
무엇이 그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가
오랜 방황의 시간을 끝내고 다시 탄바야 가문으로 돌아온 슌스케는 가부키 배우로서 내적으로 더욱 단단해져 있었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연기와 춤에 대한 답을 찾고자 가문의 이름도 버리고 아주 작은 무대를 전전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슌스케는 오히려 배우로서 한층 더 단단해졌다.
젊은 나이에 현실과 부딪치면서 가슴속에 담아둔 ‘희로애락’의 감정을 무대 위에서 춤과 연기로 폭발시킨다.
그리고 슌스케의 춤과 연기를 대하는 관객도 그의 노력과 정신에 감응하며 큰 박수와 갈채를 보낸다.
슌스케와 마찬가지로 키쿠오도 무대 위에서 자신만의 춤과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스승이면서 아버지 같았던 2대손 하나이 한지로가 세상을 떠난 후 키쿠오는 주연은커녕 무대 위에서 비중이 거의 없는 조연도 겨우 맡는 지경에 이른다.
배우로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허락되는 무대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키쿠오는 이 상황을 타계하고자 전통 가부키 무대가 아닌 ‘신파(新派)’ 쪽으로 이적한다.
전통 가부키에서 갈라져 나온 계파인 신파는 서양 연극의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것이 특징이었다.
신파 쪽으로의 이적은 키쿠오에게 ‘신의 한 수’가 된다.
산파 무대에서 자신의 미모를 살린 키쿠오의 연기는 새바람을 일으켰고, 세계적인 여성 소프라노 가수와의 협연 기회까지 얻게 된다.
이로써 전통 가부키 무대의 중심에 선 슌스케와 더불어 세상이 주목하는 가부키 배우로 자리 잡게 된다.
저자는 ‘완벽한 무대’를 꾸미기 위해 매진하는 키쿠오와 슌스케를 통해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서로 다른 것 같은 그들의 공통점은 바로 현재의 결과에 안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관객의 호응을 기폭제 삼아 자기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찾아 보완함으로써 ‘완벽’에 도달하고자 한다.
두 사람 모두 배우이자 예술가로서 자신이 생각하는 정점에 도달하기 위해,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무결점의 춤과 연기를 하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 채찍질한다.
누군가는 그들을 일러 ‘결벽이다’, ‘집착이다’, ‘완벽주의다’라고 하며 만족을 모르는 사람이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그러한 맹목에 가까운, 집착에 가까운 노력을 경주한 사람이 바꾼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이러한 삶의 메시지를 저자는 키쿠오와 슌스케를 통해 다시 한번 일깨우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한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5년 11월 21일
- 쪽수, 무게, 크기 : 392쪽 | 140*210*30mm
- ISBN13 : 9791142334306
- ISBN10 : 1142334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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