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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 쓰지 않은 것
내가 아직 쓰지 않은 것
Description
책소개
2025년 여름, 문학동네시인선 200번 기념 티저 시집 『우리를 세상의 끝으로』를 리커버해 선보인다.
이번 리커버는 기존 시인선과 달리 제목을 중앙에 배치하고 세로쓰기를 활용해 시인선 시리즈에 신선함을 더했다.
이는 편지를 품고 날아가는 우체통의 힘찬 모습과 어우러지며 끝없이 달려가는 시인선에 역동성을 보탠다.
티저 시집에 실린 신작시는 2023년 출간 이후 하나둘 문학동네시인선에 이름을 올리며 독자들의 책장에 또다른 컬러를 더해오고 있다.
어느덧 시집이 된 시들과 만남을 기다리는 시들을 책날개로 확인해보며 시인선의 과거와 현재, 나아갈 미래까지 엿볼 수 있기를 바란다.
문학동네시인선이 200번째 시집을 맞아 기념 티저 시집을 펴낸다.
2011년 1월, 최승호, 허수경, 송재학의 시를 선보이며 시작한 문학동네시인선은 ‘보다 젊은 감각과 깊은 사유를 지향한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시작한 만큼, 개성 있는 목소리를 가진 젊은 시에 주목해왔다.
‘젊은’ 시란 생물학적 나이와 무관한 새로운 감각에 대한 지향인 동시에 재능 있는 신인에 주목해 ‘첫 시집’ 자리를 많이 마련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1번부터 199번까지 문학동네시인선을 통해 첫 시집을 낸 시인은 박준, 이은규, 신철규, 이원하, 이현호, 최현우, 김희준, 고명재 등 45명으로 전체 시집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박준 시인의 첫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출간 10년째인 올해 초 60쇄, 20만 부 제작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남기기도 하였다.
첫 시집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열기와 자유로움에 독자가 보내온 호응은 꾸준하고 뜨거웠다.
요컨대 199권의 시집은 젊은 시인과 젊은 시인선이 서로의 가능성과 패기를 믿고 함께 만들어온 ‘시의 집’이었으며, 그곳을 찾은 독자 수가 늘어가면서 지붕은 탄탄해지고 마당도 넓어져 절판 시집 없이 더 많은 기회를 품은 집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200번째 시집을 기념하는 데 수류산방의 대담한 디자인과 긴장감을 잃지 않은 편집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시인의 이름과 시집 제목, 그것을 표현하는 컬러만으로 구성된 문학동네시인선의 표지는 출판시장에 새로운 파격이었다.
시인의 고유한 시세계와 그것을 직관적으로 드러낸 컬러는 문학동네시인선의 심미적 요소로 대표되었고, 세상에 200개의 컬러를 더한 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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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부 시의 안팎

최승호 시집 아메바
허수경 시집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송재학 시집 내간체(內簡體)를 얻다
김언희 시집 요즘 우울하십니까?
조인호 시집 방독면
이홍섭 시집 터미널
정한아 시집 어른스런 입맞춤
성미정 시집 읽자마자 잊혀져버려도
김안 시집 오빠생각
조동범 시집 카니발
장이지 시집 연꽃의 입술
윤진화 시집 우리의 야생 소녀
천서봉 시집 서봉氏의 가방
김형술 시집 무기와 악기
장석남 시집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
임현정 시집 꼭 같이 사는 것처럼
김병호 시집 포이톨로기(poetologie)
이은규 시집 다정한 호칭
김경후 시집 열두 겹의 자정
안도현 시집 북항
김륭 시집 살구나무에 살구비누 열리고
함기석 시집 오렌지 기하학
이현승 시집 친애하는 사물들
서대경 시집 백치는 대기를 느낀다
장대송 시집 스스로 웃는 매미
김이강 시집 당신 집에서 잘 수 있나요?
조말선 시집 재스민 향기는 어두운 두 개의
콧구멍을 지나서 탄생했다
박연준 시집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신동옥 시집 웃고 춤추고 여름하라
이승희 시집 거짓말처럼 맨드라미가
곽은영 시집 불한당들의 모험
박준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
었다
박지웅 시집 구름과 집 사이를 걸었다
김승희 시집 희망이 외롭다
서상영 시집 눈과 오이디푸스
장옥관 시집 그 겨울 나는 북벽에서 살았다
김충규 시집 라일락과 고래와 내 사람
오은 시집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이사라 시집 훗날 훗사람
윤성학 시집 쌍칼이라 불러다오
박상수 시집 숙녀의 기분
고형렬 시집 지구를 이승이라 불러줄까
리산 시집 쓸모없는 노력의 박물관
손월언 시집 마르세유에서 기다린다
윤성택 시집 감(感)에 관한 사담들
조영석 시집 토이 크레인
이향 시집 희다
윤제림 시집 새의 얼굴
박태일 시집 달래는 몽골 말로 바다

2부 그 소리를 따라 여기까지 왔다

이준규 시집 반복
이문재 시집 지금 여기가 맨 앞
정철훈 시집 빛나는 단도
이규리 시집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
이현호 시집 라이터 좀 빌립시다
최서림 시집 버들치
윤희상 시집 이미, 서로 알고 있었던 것처럼
임선기 시집 항구에 내리는 겨울 소식
천수호 시집 우울은 허밍
강정 시집 귀신
임경섭 시집 죄책감
김선태 시집 그늘의 깊이
정끝별 시집 은는이가
주원익 시집 있음으로
민구 시집 배가 산으로 간다
정영효 시집 계속 열리는 믿음
김윤이 시집 독한 연애
여성민 시집 에로틱한 찰리
박은정 시집 아무도 모르게 어른이 되어
이선욱 시집 탁, 탁, 탁
최문자 시집 파의 목소리
권기만 시집 발 달린 벌
고영민 시집 구구
함명춘 시집 무명시인
김연숙 시집 눈부신 꽝
고진하 시집 명랑의 둘레
이덕규 시집 놈이었습니다
정한용 시집 거짓말의 탄생
류경무 시집 양이나 말처럼
박시하 시집 우리의 대화는 이런 것입니다
김현서 시집 나는 커서
김정환 시집 내 몸에 내려앉은 지명(地名)
장철문 시집 비유의 바깥
김민정 시집 아름답고 쓸모없기를
박정대 시집 그녀에서 영원까지
김상혁 시집 다만 이야기가 남았네
길상호 시집 우리의 죄는 야옹
문성해 시집 밥이나 한번 먹자고 할 때
이문숙 시집 무릎이 무르팍이 되기까지
허은실 시집 나는 잠깐 설웁다
김개미 시집 자면서도 다 듣는 애인아
김상미 시집 우린 아무 관계도 아니에요
김학중 시집 창세
박해석 시집 중얼거리는 천사들
허영선 시집 해녀들
신철규 시집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
권대웅 시집 나는 누가 살다 간 여름일까
이희중 시집 나는 나를 간질일 수 없다
안정옥 시집 그러나 돌아서면 그만이다

3부 하고 싶은 말에 거의 다 도달했을 때

문태준 시집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
김언 시집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
홍일표 시집 나는 노래를 가지러 왔다
유용주 시집 서울은 왜 이렇게 추운 겨
이사라 시집 저녁이 쉽게 오는 사람에게
장이지 시집 레몬옐로
이수정 시집 나는 네 번 태어난 기억이 있다
심재휘 시집 용서를 배울 만한 시간
박상수 시집 오늘 같이 있어
한영옥 시집 슬픔이 오시겠다는 전갈
이현호 시집 아름다웠던 사람의 이름은 혼자
채호기 시집 검은 사슴은 이렇게 말했을 거다
유강희 시집 고백이 참 희망적이네
권민경 시집 베개는 얼마나 많은 꿈을 견뎌
냈나요
이용한 시집 낮에는 낮잠 밤에는 산책
장석주 시집 헤어진 사람의 품에 얼굴을 묻
고 울었다
곽재구 시집 푸른 용과 강과 착한 물고기들
의 노래
박서영 시집 연인들은 부지런히 서로를 잊으
리라
유계영 시집 이런 얘기는 좀 어지러운가
송승환 시집 당신이 있다면 당신이 있기를
박세미 시집 내가 나일 확률
배영옥 시집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
정끝별 시집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
황학주 시집 사랑은 살려달라고 하는 일 아
니겠나
이은규 시집 오래 속삭여도 좋을 이야기
정채원 시집 제 눈으로 제 등을 볼 순 없지만
윤제림 시집 편지에는 그냥 잘 지낸다고 쓴다
황규관 시집 이번 차는 그냥 보내자
김형수 시집 가끔 이렇게 허깨비를 본다
박시하 시집 무언가 주고받은 느낌입니다
주민현 시집 킬트, 그리고 퀼트
최현우 시집 사람은 왜 만질 수 없는 날씨를
살게 되나요
김참 시집 그녀는 내 그림 속에서 그녀의 그
림을 그려요
구현우 시집 나의 9월은 너의 3월
이원하 시집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조연호 시집 유고(遺稿)
채길우 시집 매듭법
이다희 시집 시 창작 스터디
김경인 시집 일부러 틀리게 진심으로
남진우 시집 나는 어둡고 적막한 집에 홀로
있었다
전영관 시집 슬픔도 태도가 된다
안주철 시집 불안할 때만 나는 살아 있다
곽은영 시집 관목들
김복희 시집 희망은 사랑을 한다
이병률 시집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김희준 시집 언니의 나라에선 누구도 시들지
않기 때문,
홍지호 시집 사람이 기도를 울게 하는 순서
김박은경 시집 못 속에는 못 속이는 이야기
천수호 시집 수건은 젖고 댄서는 마른다
강신애 시집 어떤 사람이 물가에 집을 지을까

4부 손에서 손으로 열리는 것

이규리 시집 당신은 첫눈입니까
장수양 시집 손을 잡으면 눈이 녹아
황성희 시집 눈물은 그러다가 흐른다
김향지 시집 얼굴이 얼굴을 켜는 음악
서윤후 시집 무한한 밤 홀로 미러볼 켜네
장혜령 시집 발이 없는 나의 여인은 노래한다
박지웅 시집 나비가면
신용목 시집 비에 도착하는 사람들은 모두 제
시간에 온다
김기형 시집 저녁은 넓고 조용해 왜 노래를
부르지 않니
이현승 시집 대답이고 부탁인 말
김유태 시집 그 일 말고는 아무 일도 일어나
지 않았다
김현 시집 다 먹을 때쯤 영원의 머리가 든 매
운탕이 나온다
이윤설 시집 누가 지금 내 생각을 하는가
이동욱 시집 나를 지나면 슬픔의 도시가 있고
박세랑 시집 뚱한 펭귄처럼 걸어가다 장대비
맞았어
이재훈 시집 생물학적인 눈물
나희덕 시집 가능주의자
함기석 시집 음시
송재학 시집 아침이 부탁했다, 결혼식을
박판식 시집 나는 내 인생에 시원한 구멍을
내고 싶다
서효인 시집 나는 나를 사랑해서 나를 혐오
하고
조말선 시집 이해할 수 없는 점이 마음에 듭
니다
이원석 시집 엔딩과 랜딩
정재학 시집 아빠가 시인인 건 아는데 시가
뭐야?
박승열 시집 감자가 나를 보고 있었다
주하림 시집 여름 키코
황유원 시집 초자연적 3D 프린팅
정화진 시집 끝없는 폭설 위에 몇 개의 이가
또 빠지다
김명리 시집 바람 불고 고요한
손택수 시집 어떤 슬픔은 함께할 수 없다
허은실 시집 회복기
심언주 시집 처음인 양
김상미 시집 갈수록 자연이 되어가는 여자
고명재 시집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장옥관 시집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양안다 시집 천사를 거부하는 우울한 연인에게
안미옥 시집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육호수 시집 영원 금지 소년 금지 천사 금지
이덕규 시집 오직 사람 아닌 것
김개미 시집 작은 신
김용택 시집 모두가 첫날처럼
김상혁 시집 우리 둘에게 큰일은 일어나지 않
는다
김은지 시집 여름 외투
황인찬 시집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백은선 시집 상자를 열지 않는 사람
정영효 시집 날씨가 되기 전까지 안개는 자유
로웠고
문보영 시집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
천서봉 시집 수요일은 어리고 금요일은 너무 늙어
한연희 시집 희귀종 눈물귀신버섯

저자 소개

책 속으로
심장은 뛰는 것만으로도 인간의 가장 뜨거운 성기가 된다.
그곳에서 가장 아픈 아이들이 태어난다.
그런데 그 심장이 차가워질 때 아이들은 어디로 가서 태어날 별을 찾을까.
아직은 뛰고 있는 차가운 심장을 위하여 아주 오래된 노래를 불러주고 싶었다.
옛 노래들은 뜨겁고 옛 노래들은 비장하고 옛 노래들은 서러워서 냉소적인 모든 세계의 시간을 자연신의 만신전 앞으로 데리고 갈 것 같기에, 좋은 노래는 옛 노래의 영혼이라는 혀를 가지고 있을 것 같기에, 새로 시작된 세기 속에 한사코 떠오르는 얼음벽, 그 앞에 서서 옛적처럼 목이 쉬어가면서도 임을 부르는 곡을 해야겠다 싶었기에, 시경의 시간 속에서 울었던 옛 가수들을 위하여 잘 익어 서러운 술을 올리고 싶었기에.

2010년 겨울
---「허수경,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중에서

옛날 인간에게 노래가 없던 시절

하늘에 있는 나무의 씨앗을 훔친 죄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은 끝에

시를 얻게 되었다는 한 부족의 신화

내 안의 신에게 첫 노래를 전한다.

2012년 3월
---「이은규, 다정한 호칭」중에서

꽃은 자신이 왜 피는지 모른다.
모르고 핀다.

아버지는 戰場이었다.
나는 그가 뽑아 든 무딘 칼.
그는 나를 사용할 줄 몰랐으므로
나는 빛나려다, 말았다.

56년 동안 ‘蘭中日記’를 써오다
지난 가을 잠드신
나의 아버지께 삼가, 시집을 바친다.

2012년 가을
---「박연준,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중에서

나도 당신처럼 한번 아름다워보자고 시작한 일이 이렇게나 멀리 흘렀다.
내가 살아 있어서 만날 수 없는 당신이 저 세상에 살고 있다.
물론 이 세상에도 두엇쯤 당신이 있다.
만나면 몇 번이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2012년 12월
---「박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중에서

마지막 페이지에 수록된 시는 시인의 말을 쓰다가 완성해버린 것이다.
하고 싶은 말에 거의 다 도달했을 때, 단어가 바닥나버렸다.
종종 이런 일이 벌어지곤 했다.

2019년 4월
---「유계영, 이런 얘기는 좀 어지러운가」중에서

슬프고 끔찍한 일들은
꼭 내가 만든 소원 같아서
누군가 다정할 때면 도망치고 싶었다.
망가지지 않은 것들을 주고 싶었는데,

스물의 나를
서른의 내가 닫고서

턱까지 숨이 차서 돌아가면
당신이 늘 없었다.

2020년 3월
---「최현우 , 사람은 왜 만질 수 없는 날씨를 살게 되나요」중에서

편지 아닌 편지를 쓰게 되었는데
그 편지의 첫 문장이 이렇게 시작해요.

저 아직도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2020년 4월
---「이원하,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중에서

나는 듣는다.
듣다보면 그에게서 이런저런 감정이 흘러나
와 그의 얼굴을 적시고 그가 말을 멈추고 마침내 그가 시간
을 거슬러올라가 눈부시게 몸을 맡기는 것을 보게 된다.

정이 형체를 얻는 순간은 하나의 사건.
2020년 7월
---「곽은영, 관목들」중에서

집이 비어 있으니 며칠 지내다 가세요
바다는 왼쪽 방향이고
슬픔은 집 뒤편에 있습니다
더 머물고 싶으면 그렇게 하세요
나는 그 집에 잠시 머물 다음 사람일 뿐이니

당신은, 그 집에 살다 가세요

2020년 9월
---「이병률,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중에서

목욕 끝낸 아이의 복사뼈와 뒤꿈치에 로션을 발라준다.
아이도 이제 익숙한지 까치발 하고 기다린다.
나 죽고 나서 언젠가, 다 늙어서도 매끌매끌한 저 발을 누군가 알아봐주면 좋겠다.

2023년 5월
---「김상혁, 우리 둘에게 큰일은 일어나지 않는다」중에서

영혼은 어디 있을까?

너의 배꼽

그치, 우린 질문으로 시작해야지

2023년 6월
---「백은선, 상자를 열지 않는 사람」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그것은 마침표이자 유일한 고백
문학동네시인선 001~199 시인의 말 모음집 『내가 아직 쓰지 않은 것』


문학동네시인선 200번을 기념하며 함께 펴내는 한정판 도서가 있다.
바로 시인선 001~199 시집의 ‘시인의 말’만을 묶은 책 『내가 아직 쓰지 않은 것』.
2010년 겨울 쓰인 최승호 시인의 ‘시인의 말’부터 2023년 한여름 한연희 시인이 쓴 ‘시인의 말’까지 한 권에 담았다.
‘시인의 말’은 많은 경우 시집의 맨 마지막에 쓰이는 글, 그러나 맨 앞에 놓이는 글이다.
시인과 독자가 처음 만나 인사 나누는 그 자리에 놓인 글이며 시인의 고백적 육성이 오롯이 담긴 글이기도 하다.
세월이 흐르고 계절이 무수히 반복되는 가운데 새겨진 그 마디들을 한데 모아놓으니 문학동네시인선의 과거와 현재가 여기 다 있다.
결국 시는 몸이자 정신이자 언어이자 생활이자 개인이자 공동체란 것을 ‘시인의 말’만을 모아 읽고도 알겠다.


“아직은 뛰고 있는 차가운 심장을 위하여 아주 오래된 노래를 불러주고 싶었다”(허수경)는, “이렇게 모아놓은 조금은 낯선 낯익은 이야기가, 오래된 기도 같은 이야기가 다른 삶, 다른 세계를 상상하는 사람들과 손을 잡았으면 한다”(이문재)는 시인의 소망과 “나는 아주 투명하게 들여다보이고 싶다”(김복희)는, “아직 잠들지/ 우리는 현실을 사냥해야 해”(문보영)라는, “종이가 찢어질 정도로 훌륭한 시를, 용서할 수 없을 정도로 잘 쓰고 싶었”(김언희)다는 시인의 의지와 “나와 나 사이에 흐르는 의심의 강이 있고/ 건너갈 수 있는 날과/ 건너갈 수 없는 날이 있었다”(박세미)는, “서로가 서로에게 난간이 되어주던/ 이 벼랑이 참 좋았”(서윤후)다는, 그리고 “우린 너무 아름다워서 꼭 껴안고 살아가야 해”(박상수)라는 애틋한 고백까지.
지난 12년간 문학동네시인선을 아껴준 독자들에게 오래 남는 선물이 되길 바란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3년 10월 16일
- 쪽수, 무게, 크기 : 260쪽 | 274g | 130*224*20mm
- ISBN13 : 9788954698818
- ISBN10 : 8954698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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