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_id":"135465","title":"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description":"\u003ccenter\u003e\u003cdiv style=\"text-align:center\"\u003e\u003cimg src=\"https:\/\/tmgdisk01.cafe24.com\/images\/vs\/4172\/sv\/3jYCUZg0e1GjtqKNe1MlowEPxveH2Y.png?v=1765101282\" style=\"max-width:100%;max-height:10px\"\u003e\u003c\/div\u003e\u003c\/center\u003e\u003ccenter\u003e\u003ctable\u003e\u003ctr\u003e\u003ctd style=\"height:1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u003ccenter\u003e\u003ctable\u003e\u003ctr\u003e\u003ctd style=\"height:1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u003ccenter\u003e\n\u003cdiv style=\"width:95%\"\u003e\n\u003cdiv style=\"text-align:center;font-size:30px;font-weight:bolder;line-height:1.6em\"\u003e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u003c\/div\u003e\n\u003ccenter\u003e\u003ctable\u003e\u003ctr\u003e\u003ctd style=\"height:1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n\u003ccenter\u003e\u003ctable\u003e\u003ctr\u003e\u003ctd style=\"height:1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n\u003ccenter\u003e\u003ctable\u003e\u003ctr\u003e\u003ctd style=\"height:1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n\u003ccenter\u003e\u003ctable\u003e\u003ctr\u003e\u003ctd style=\"height:1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n\u003cdiv style=\"border-bottom:1px;border-bottom-style:dotted;border-color:;padding-bottom:20px\"\u003e\u003ccenter\u003e\u003ctable align=\"center\" width=\"100%\"\u003e\u003ctbody style=\"border:0px\"\u003e\n\u003ctr\u003e\u003ctd align=\"center\" style=\"line-height:1.2em;text-align:center;font-size:18px;color:black;font-weight:bold;padding-bottom:2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n\u003ctr\u003e\u003ctd style=\"text-align:center\"\u003e\u003cimg src=\"https:\/\/image.yes24.com\/goods\/69068646\/XL\" style=\"max-width:100%;height:auto\"\u003e\u003c\/td\u003e\u003c\/tr\u003e\n\u003c\/tbody\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u003c\/div\u003e\n\u003ccenter\u003e\u003ctable\u003e\u003ctr\u003e\u003ctd style=\"height:1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n\u003ccenter\u003e\u003ctable\u003e\u003ctr\u003e\u003ctd style=\"height:1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n\u003cdiv style=\"width:95%;{split_style6}padding-top:20px;padding-bottom:20px\"\u003e\n\u003cdiv style=\"text-align:left;font-size:16px;font-weight:bold;padding-bottom:20px\"\u003eDescription\u003c\/div\u003e\n\u003cdiv style=\"text-align:left;word-break:break-all;font-size:14px;line-height:1.6em;\"\u003e\n\u003cdiv\u003e \u003ch5\u003e\u003cb\u003e책소개\u003c\/b\u003e\u003c\/h5\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b\u003e“한 사람이 가고 한 문장이 지다”\u003cbr\u003e김서령이 남긴 영롱한 ‘인생 레시피’\u003c\/b\u003e\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u003e빛나되 눈부시지 않은 ‘서령체’\u003c\/b\u003e\u003cbr\u003e\u003cbr\u003e이 책은 한 문장가가 세상에 흩뿌린 마지막 광휘이고, 한편으로는 그를 위한 기념비이기도 하다.\u003cbr\u003e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김서령이 그간 음식과 관련해 썼던 글을 그러모은 그의 투병 막바지에서였다.\u003cbr\u003e문학평론가 염무웅 선생의 말씀대로 “보석처럼 반짝이는 조각글”이 흩어져 사라져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시작된 편집은 그러나 안타깝게도 김서령의 인간 됨됨이를 그리워하고 김서령의 글을 아끼는 이들을 위한 일종의 유고집이 되고 말았다.\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r\u003e해서 통상적인 ‘머리말’ 대신 그의 글 중 한 편이 앞자리를 차지한 파격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눈여겨보기를 당부하고 싶은 것은 김서령의 글 자체이다.\u003cbr\u003e형용사 하나 허투루 쓰지 않는 그의 글솜씨는 ‘서령체’라 불릴 정도로 자기만의 빛깔을 빚어내서다.\u003cbr\u003e『여자전』 등 그의 전작들이 글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서 많은 아낌을 받은 이유다.\u003cbr\u003e\u003cbr\u003e염무웅 선생은 그의 글을 두고 “읽을 때마다 예민한 감각과 풍부한 어휘와 생생한 비유에 감탄했고 글이 만들어내는 삶의 진실에 전율 했어요”(7쪽)라고 했다.\u003cbr\u003e그러면서 “안동 지방 양반가의 내실 풍속과 사랑채 역사를, 그들만의 독특한 언어와 감정세계를 속속들이 알고 손에 잡힐 듯 묘사하는 작가를 이제 우리 문학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요”라고 아쉬워했다.\u003cbr\u003e자청해서 추천사를 써준 심리기획자 이명수 선생도 “당대의 문장가란 수식을 넘어서는 치유적 힘이 그녀의 글에 있었다”고 추모하면서 “내밀한 끌림이 있고 읽으면 단정해지고 맑아졌다.\u003cbr\u003e문장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글의 모든 것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김서령을 통해 알았다”고 고백했다.\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r\u003e그만큼 한 꼭지도 버릴 수 없고, 한 구절도 흘려보내기 아까운, 일단 한 편만 읽는다면 놓을 수 없는 음식 에세이, 그 이상의 에세이이다.\u003cbr\u003e또한 잊혀져가는 고향의 정취를 되살려낸 일종의 풍물지이기도 하고, 삶의 지혜가 얼비치는 인생론이기도 하며 빛나되 눈부시지 않은 문장 전범이고 한 책이다.\u003cbr\u003e\n\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ul\u003e \u003cli\u003e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u003cbr\u003e\u003cspan\u003e미리보기\u003c\/span\u003e\n\u003c\/li\u003e \u003c\/ul\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br\u003e\u003cdiv\u003e \u003ch5\u003e\u003cb\u003e목차\u003c\/b\u003e\u003c\/h5\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아름다운 사람 김서령\u003cbr\u003e\u003cbr\u003e먼저 한 꼭지_외로움에 사무쳐봐야 안다, 배추적 깊은 맛을\u003cbr\u003e* ‘철철문장’ 상의 할매의 ‘보단지 타령’\u003cbr\u003e\u003cbr\u003e책을 내며_옛 부엌의 아침과 저녁들이 앞다퉈 떠오르니\u003cbr\u003e* “편차고 하다 맛을 베레뿐다”\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u003e1부 아득하거나 아련하거나\u003c\/b\u003e\u003cbr\u003e\u003cbr\u003e어머니의 마술, 콩가루 국수\u003cbr\u003e*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슴슴한\u003cbr\u003e엄마의 레시피를 귓전으로 흘려들었다\u003cbr\u003e내 제사상에는 호박뭉개미만 있어도 될따\u003cbr\u003e그 순간 생에 감사했다\u003cbr\u003e콩 간 데 에미 손 간데라\u003cbr\u003e무언가 고프고 그리운 이들에게 찔레 순 맛을\u003cbr\u003e여름 더위 물렀거라, 야생 취나물 무침\u003cbr\u003e삶이 ‘삶은 나물보다’ 못할 리야\u003cbr\u003e* 고요한 시간 겸허한 마음으로\u003cbr\u003e입이 굼풋하믄 좋은 소리가 안 나오니, 군입거리\u003cbr\u003e백석이 그리도 좋아하던 가자미\u003cbr\u003e* 야위어서 푸르른 가자미 한 토막\u003cbr\u003e육개장과 하수상한 토란의 만남\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u003e2부 고담하거나 의젓하거나\u003c\/b\u003e\u003cbr\u003e\u003cbr\u003e‘명태 보푸름’의 개결한 맛이여\u003cbr\u003e* “상미하게” “이식하시게”\u003cbr\u003e슴슴한 무익지, ‘니 맛도 내 맛도 없는’\u003cbr\u003e* 손님상엔 꿀 넣은 ‘약지’\u003cbr\u003e달콤함을 옹호한다\u003cbr\u003e수수 조청 고던 날 저녁\u003cbr\u003e* 수수는 수수 몫이, 내게는 내 몫이\u003cbr\u003e봄의 맛, 햇장 타령\u003cbr\u003e* 콩나물밥에 달래 간장!\u003cbr\u003e수박의 5덕德을 찬讚하노라\u003cbr\u003e* 겨울 수박은 수박이 아니다\u003cbr\u003e새근한 ‘증편’의 색깔 고운 자태라니\u003cbr\u003e‘난젓’, 물명태와 무가 빚어낸 싱그러운 단맛\u003cbr\u003e샤또 오 브리옹도 흥칫뽕! 정향극렬주\u003cbr\u003e두견주 한잔 받으시라\u003cbr\u003e* 한겨울 사랑방에 핀 꽃, 안동 다과상\u003cbr\u003e순하되 슬쩍 서러운 갱미죽\u003cbr\u003e* 가을 새벽, 홀로 차를 마시며\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u003e3부 슴슴하거나 소박하거나\u003c\/b\u003e\u003cbr\u003e\u003cbr\u003e팥소 든 밀가루떡, ‘연변’을 아시나요\u003cbr\u003e들큰 알싸, 먹을수록 당기는 집장\u003cbr\u003e쑥국 한 그릇에 불쑥 와버린 봄\u003cbr\u003e* “님은 쑥을 캐겠지”\u003cbr\u003e* 나의 「오감도」\u003cbr\u003e* 쑥을 뜯으며 엄마를 생각하다\u003cbr\u003e그 노랗고 발갛던 좁쌀 식혜는 어디로 가버렸나\u003cbr\u003e* ‘식혜 르네상스’ 유감\u003cbr\u003e* 안동 ‘알양반’은 안동식혜를 꺼렸다\u003cbr\u003e덤덤하나 반가운 맛, 감자란 놈\u003cbr\u003e* 아버지가 못내 잊지 못한, 그 제주 고구마\u003cbr\u003e밤에 보늬가 있는 까닭\u003cbr\u003e물고기잡이 인술 이야기 둘\u003cbr\u003e끝내 다 못 쓴 간고등어 이야기\u003cbr\u003e\u003cbr\u003e편집 후기_한 사람이 가고 한 문장이 지고 \u003c\/div\u003e \u003cdiv\u003e\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br\u003e\u003cdiv\u003e \u003ch5\u003e\u003cb\u003e책 속으로\u003c\/b\u003e\u003c\/h5\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생속의 반대말은 썩은속이었다.\u003cbr\u003e속이 썩어야 세상에 관대해질 수 있었다.\u003cbr\u003e산다는 건 결국 속이 썩는 것이고 얼마간 세상을 살고 난 후엔 절로 속이 썩어 내성이 생기면서 의젓해지는 법이라고 배추적을 먹는 사람들은 의심 없이 믿었던 것 같다.\u003cbr\u003e--- p.17\u003cbr\u003e\u003cbr\u003e고춧가루가 겸허했다면 부빈 고추는 도도했다.\u003cbr\u003e맑은 국엔 수더분한 촌아낙처럼 어물쩡한 고춧가루가 아니라 귀부인처럼 쌀쌀맞고 도도한 부빈 고추를 써야 제 격이었다.\u003cbr\u003e--- p.25\u003cbr\u003e\u003cbr\u003e이기심과 탐욕과 분노와 공포 같은 걸로 흐려진 인간성의 밑바닥에 가라앉은 선하고 고운 그 무엇, 썩은 감자 속에서 길어 올리는 매끄러운 녹말 같은 그 무엇, 어쩌면 인仁이거나 사랑이거나 자비라도 불러도 좋을 그 무엇, 바로 그것을 대면할 수 있는 가장 가깝고 너그러운 장소가 저 산꼭대기 선방이나 성균관의 명륜당이 아니라 부엌이라고 나는 확실히 믿는다.\u003cbr\u003e--- p.30\u003cbr\u003e\u003cbr\u003e엄마가 내 입에 깨소금국수 한 오라기를 넣어준다.\u003cbr\u003e부드럽다.\u003cbr\u003e고소하다! 나는 눈을 뜨지도 않고 그 맑고 히수무레하고 수수하고 슴슴하고 조용하고 의젓하고 살뜰한 것을 씹는다.\u003cbr\u003e그리고 꿀컥 삼킨다.\u003cbr\u003e--- p.50\u003cbr\u003e\u003cbr\u003e밥이 부르륵 끓어오를 때쯤 베 보자기를 깔고 그 위에 별의별 이파리와 열매를 얹는 것이 여름 밥솥의 풍경이다.\u003cbr\u003e우선 아까 딴 호박잎을 얹고, 숭덩숭덩 썬 애호박을 얹고, 길쭉한 가지를 얹고, 밀가루 묻힌 풋고추를 얹고, 콩가루 묻힌 부추를 얹고 들깻잎, 콩잎을 켜켜이 있는 대로 얹었다.\u003cbr\u003e밥물이 잦아들면 그것들도 따라서 익었다.\u003cbr\u003e가루 묻힌 것은 각자 알맞은 양념장에 무치고 이파리 찐 것은 그냥 접시에 담아 쌈으로 먹었다.\u003cbr\u003e--- p.58\u003cbr\u003e\u003cbr\u003e‘늙은 호박’은 보통명사다.\u003cbr\u003e‘익은’이 아니라 ‘늙은’이란 관형어가 이토록 원숙하고 의젓한 의미로 통용되는 예가 호박 말고 또 있을까.\u003cbr\u003e늙은 오이가 ‘노각’으로 대접받기도 했지만 호박과는 견줄 바가 못 됐다.\u003cbr\u003e원래 호박은 곡식이 아니라 채소다.\u003cbr\u003e그러나 늙은 호박을 채소라고 부르는 건 영 난처하다.\u003cbr\u003e일단 늙기만 하면 호박은 곡식과 비슷한 대접을 받을 수 있었다.\u003cbr\u003e채소가 곡물의 단계로 격상한 것이니 그건 단연 시간의 힘이었다.\u003cbr\u003e--- p.61\u003cbr\u003e\u003cbr\u003e흰 사발에 담겨 검은 소반 위에 올려진 한 그릇의 냉잇국, 그것은 우주 운행의 질서를 함축하는 상징이었다.\u003cbr\u003e한 숟갈 입안에 흘려 넣으면서 우리 식구들은 아아, 신음했다.\u003cbr\u003e봄, 봄이 오는구나.\u003cbr\u003e암만 추워도 머잖아 봄이 오는구나…….\u003cbr\u003e--- p.74\u003cbr\u003e\u003cbr\u003e엄마는 찔레 맛을 ‘배릿하다’고 말했다.\u003cbr\u003e배릿하다는 것은 아직 제 맛을 찾지 못한, 모든 어린 것들의 맛이다.\u003cbr\u003e어리고 여린 것들이 굳고 거친 것들을 순화하고 정화한다.\u003cbr\u003e그러려고 해마다 봄은 오고 해마다 찔레는 돋는다.\u003cbr\u003e--- p.79\u003cbr\u003e\u003cbr\u003e이튿날은 삶은 나물이 마르기 좋도록 봄볕이 다글다글 내리쬐었고 바람결엔 종일 취의 향기가 화르륵 화르륵 날아다녔다.\u003cbr\u003e세상에 꽃이란 꽃은 있는 대로 피어 삶은 취나물 검은 가닥들 위로 새암하듯 하얗게 내려앉았다.\u003cbr\u003e--- p.81\u003cbr\u003e\u003cbr\u003e아침저녁 빈소에 상식상을 지어 바치는 시어른 삼년상이 끝나고 여든이 됐을 때 고모는 내게 말하셨다.\u003cbr\u003e“야야 살아보니 인생이 참 허쁘다.”.\u003cbr\u003e--- p.87\u003cbr\u003e\u003cbr\u003e“입 가진 군정(사람)들이 모이면 어예든동(어떻든) ‘군입거리’가 있어야 해.\u003cbr\u003e입이 굼풋하믄(궁금하면) 좋은 소리들이 안 나와!”.\u003cbr\u003e--- p.91\u003cbr\u003e\u003cbr\u003e형태가 드러나지 않을 만큼 결이 고와야 하지만 젓가락으로 집히지 않아서는 안 된다.\u003cbr\u003e혀 위에서 녹아들어야 하지만 가루가 돼서는 안 된다.\u003cbr\u003e짜지 않아야 하지만 싱거워도 안 된다.\u003cbr\u003e고소한 향이 풍겨야 하지만 기름기가 입에 걸려서도 안 된다.\u003cbr\u003e그게 보푸름이 앉아 있어야 할 정밀한 좌표였고, 그 지점을 가장 섬세하게 맞출 줄 아는 사람이 엄마였다.\u003cbr\u003e--- p.108\u003cbr\u003e\u003cbr\u003e사랑에 손이 오신 기척에 나면 소금 단지에 오래 묻어놔 짜디짠 고등어를 얼른 물에 담가 소금기를 빼냈다.\u003cbr\u003e싱싱하지 않으니 구울 수는 없고 무를 깔고 쪘다.\u003cbr\u003e고등어는 상에 올리고 안식구들은 고등어 기름이 인색하게 배어든 무를 아껴 베어 물었다.\u003cbr\u003e그 황홀한 맛을 어디다 비할까.\u003cbr\u003e--- p.112\u003cbr\u003e\u003cbr\u003e무와 콩을 길러낸 척박한 땅에 비치던 은은한 햇볕과, 땅속 깊이 인색 하나 달디 달게 숨어 있던 지하수와, 눈물이 돌 것 같은 겸허와, 수도승같이 맑은 인내와, 텅 빈 밭이랑 위로 불어오는 바람결 같은 가난과, 그 가난과 짝을 이룬 꼿꼿한 자부와 자존심이 슴슴한 익지 맛 안에 모조리 담겨 있었던 것만 같다.\u003cbr\u003e--- p.121\u003cbr\u003e\u003cbr\u003e정성, 거기에 대해 나는 할 말이 너무도 많아졌다.\u003cbr\u003e젊어서는 주변에 널려 있는 하염없는 정성들을 비웃었다.\u003cbr\u003e나는 남들에게 저렇듯 헛된 정성을 바치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하기까지 했다.\u003cbr\u003e나이든 지금은 우습게도 정반대가 되었다.\u003cbr\u003e인간이 제 안에서 뽑아낼 수 있는 최대 가치는 정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u003cbr\u003e--- p.145\u003cbr\u003e\u003cbr\u003e햇장은 흡사 봄에 부는 바람결이었다.\u003cbr\u003e묵은 매화 등걸에서 막 개화한 매화송이였다.\u003cbr\u003e그런 아취를 가진 장이었다.\u003cbr\u003e햇장을 뜨다 고개를 돌리면 장 단지 위로 매화 꽃잎이 휘리릭 날아와 앉았다.\u003cbr\u003e날이 더 길어지면 솔[松]에도 아련하게 꽃이 피었다.\u003cbr\u003e송화는 더욱 적극적으로 낙화해 제 가루를 장 단지 위에 노랗게 흩뿌렸다.\u003cbr\u003e--- p.151\u003cbr\u003e\u003cbr\u003e가을이 되어, 햇살과 바람 속에 서서 그 푸른 무를 한 입 와사삭 깨물어 먹는 일, 그런 순도 백 퍼센트의 기쁨이 또 있을까.\u003cbr\u003e사람은 그런 순수하고 완벽한 순간에 영원에 닿는다.\u003cbr\u003e그런 순간을 만끽하는 이들만이 우주와 생명의 비밀스런 뜻을 포착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u003cbr\u003e--- p.177\u003cbr\u003e\u003cbr\u003e생각해보면 나는 오래전부터 ‘말없이 반짝이고 글썽이는 것들’에 매혹돼왔다.\u003cbr\u003e반짝이지 않거나 글썽이지 않거나 말이 없지 않거나 하면 내 마음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u003cbr\u003e반짝이는 것은 재주이고, 글썽이는 것은 슬픔이고, 말없는 것은 수줍음 혹은 고요라고 할까? 아름다움의 개념을 왜 그런 쪽으로 규정했던지 스스로도 해명할 길은 없다.\u003cbr\u003e--- p.196\u003cbr\u003e\u003cbr\u003e조약과 깨꾸리는 제사를 위해 시루떡 위에 괴는 ‘웃괴이’ 떡이고, ‘미리지’는 순전히 맛을 즐기기 위해 손으로 밀어 만드는 매끄러운 흰 떡이다.\u003cbr\u003e그런 떡들의 이름 또한 나는 오랫동안 잊고 살았고 제 이름조차 잊어버린 내게 그런 떡들이 나타나줄 리도 없었다.\u003cbr\u003e연변과 조약과 깨꾸리 대신 핫케익이니 피자니 카스테라니 도넛들이 널렸으니 굳이 그것들이 그리울 리도 없었다.\u003cbr\u003e그런데 아니었다.\u003cbr\u003e이름을 부르지 않아서 그리운 것을 몰랐을 뿐이었다.\u003cbr\u003e--- p.208\u003cbr\u003e\u003cbr\u003e깔끔한 것, 해말간 것, 투명한 것, 무언지 얄팍한 것, 은근히 냉정한 것, 그리고 살짝 인색한 것, 그것이 내가 직면한 서울적인 것이었다.\u003cbr\u003e서울식혜는 딱 거기 적당한 음료였다.\u003cbr\u003e--- p.221\u003cbr\u003e\u003cbr\u003e분이 팍신 나게 삶은 감자 한 알을 입에 넣는다.\u003cbr\u003e이 맛을 설명할 단어가 내 어휘사전에는 없다.\u003cbr\u003e달지도 않고 고소하지도 않다.\u003cbr\u003e새콤한 것도 향긋한 것도 아니다.\u003cbr\u003e반가운 맛이라는 게 있다면 그쯤에 가깝다.\u003cbr\u003e안락하고 반갑고 무언지 추억이나 근원 정서를 불러일으킬 것 같긴 한데 굳이 찾아내자면 그저 덤덤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u003cbr\u003e\n\u003c\/div\u003e \u003cdiv\u003e --- p.237\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br\u003e\u003cdiv\u003e \u003ch5\u003e\u003cb\u003e출판사 리뷰\u003c\/b\u003e\u003c\/h5\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b\u003e슬쩍 서러운 고향의 맛에 대한 헌사\u003c\/b\u003e\u003cbr\u003e\u003cbr\u003e배추적에 관한 추억이 그렇다.\u003cbr\u003e달고 살짝 고소하고 은은하게 매콤한 겨울 배추에 밀가루를 묻혀 구워낸 ‘배추적’은 무슨 맛일까.\u003cbr\u003e밤마실 온 마을 처녀들과 아지매, 할매들이 겨울 밤 입이 궁금할 때 한 두레 구워 먹던, 지금은 낯선 그 음식 말이다.\u003cbr\u003e밍밍하고 싱겁지만 ‘깊은 맛’을 가진 배추적의 맛은 생속을 가진 이들로선 제대로 알 수 없으리라.\u003cbr\u003e헛헛한 속을 달래주던 배추적은 어디서 맛볼 수 있을까.\u003cbr\u003e햇볕을 실컷 받고 천천히 여문 쌀알을 다시 낮은 열로 뭉근히 익힌 후 오래 묵은 간장을 똑똑 끼얹어 먹는 갱미죽은 어떤가.\u003cbr\u003e“아무 것도 안 넣은 흰죽, 입안의 아픈 부분을 순하게 따스하게 다정하게 어쩌면 슬쩍 서러운 듯도 하게, 상처에 바르는 연고처럼 솨르륵 도포하던 그것!”(188쪽) 아플 때 엄마가 동솥에 끓여주던 그 옛날의 흰죽을 떠올리는 이는 행복하리라.\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u003e스러져가는 옛 것에 보내는 연서\u003c\/b\u003e\u003cbr\u003e\u003cbr\u003e음력 오뉴월에 담가 먹던 찹쌀 술 ‘정향극렬주’가 간신히 명맥만 이어가고 있다.\u003cbr\u003e“무슨 무슨 블루 라벨이니 송로버섯향이 난다는 샤또 오 브리옹이니 등 이름난 술을 웬만큼은 마셔봤다.\u003cbr\u003e아아, 그러나 300년 전 정향극렬주, 정성이 진주처럼 녹아든 그 술에 비한다면 다만 싱겁고 머쓱할 뿐”이란다.\u003cbr\u003e곁에 이런 술을 두고도 우린 와인과 사케의 목록만을 주워섬긴다니!(183쪽)\u003cbr\u003e“짜지 않지만 간이 맞고 달지 않지만 들큰하고 맵지 않지만 알싸한 이런 장이, 슴슴하고 덤덤하고 쿰쿰하고 은은한” 집장에 대한 ‘증언’도 있다.\u003cbr\u003e콩과 보리와 쌀을 발효시켜 가루를 내고 엿기름을 부어 꺼룩한 즙이 생기게 한 뒤 고추씨 가루를 얹고 무와 가지, 버섯 등 건더기를 넣은 집장은 ‘밥도둑’이어서 이를 언급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은 결례고 폭력(209쪽)이라는데 이를 어디 가서 맛볼 것인가.\u003cbr\u003e \u003cbr\u003e\u003cb\u003e웅숭깊은 삶의 지혜로 그득한 인생론\u003c\/b\u003e\u003cbr\u003e\u003cbr\u003e조율이시, 대추·밤·배·감이라 해서 조상께 제사를 드릴 때 기본으로 올랐던 밤의 속껍질 보늬에서도 삶의 교훈을 길어낸다.\u003cbr\u003e“곶감이란 형태로 가공되어 겨울을 나고 대추가 쪼글쪼글 마른 채 겨울을 난다면 밤은 수분이 사라지면 존재 이유까지 위협받잖아요.\u003cbr\u003e겨우내 제사상에 올라가려면 몸을 보늬로, 야문 껍데기로 무장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면서 “매사 입장 바꿔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니깐요.\u003cbr\u003e그래야 세상의 전체 구도가 보이지 않겠어요?”(253쪽)란 깨달음을 설파한다.\u003cbr\u003e넌지시 “범사에 감사하라”는 귀띔도 한다.\u003cbr\u003e지은이 엄마 이야기다.\u003cbr\u003e“공중에 휘날리는 복사꽃 이파리가 좋아 그 순간 생에게 감사했다.\u003cbr\u003e천지가 이토록 고우니 인간으로 태어난 것은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71쪽) 그 엄마가 “시조모와 시조부, 홀로된 시어머니와 어린 시동생 둘, 그들의 음식 수발과 옷 수발과 한 해 열세 번이나 지낼 제사를 홀로 감당해야할 운명을 목전에 둔” 신행길에 서 있을 때였다.\u003cbr\u003e\n\u003c\/div\u003e \u003cdiv\u003e\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n\u003c\/div\u003e\n\u003ccenter\u003e\u003ctable\u003e\u003ctr\u003e\u003ctd style=\"height:1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n\u003ccenter\u003e\u003ctable\u003e\u003ctr\u003e\u003ctd style=\"height:1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n\u003cdiv style=\"width:95%;padding-top:20px;padding-bottom:20px\"\u003e\n\u003cdiv style=\"text-align:left;font-size:16px;font-weight:bold;padding-bottom:20px\"\u003eGOODS SPECIFICS\u003c\/div\u003e\n\u003cdiv style=\"text-align:left;font-size:14px;line-height:1.6em;\"\u003e\n\u003cdiv style=\"width:100%;margin-bottom:5px;line-height:1.6em;font-size:14px\"\u003e- \u003cstrong\u003e발행일 : \u003c\/strong\u003e2019년 01월 29일\u003c\/div\u003e\n\u003cdiv style=\"width:100%;margin-bottom:5px;line-height:1.6em;font-size:14px\"\u003e- \u003cstrong\u003e쪽수, 무게, 크기 : \u003c\/strong\u003e268쪽 | 478g | 152*214*20mm\u003c\/div\u003e\n\u003cdiv style=\"width:100%;margin-bottom:5px;line-height:1.6em;font-size:14px\"\u003e- \u003cstrong\u003eISBN13 : \u003c\/strong\u003e9791156121299\u003c\/div\u003e\n\u003cdiv style=\"width:100%;margin-bottom:5px;line-height:1.6em;font-size:14px\"\u003e- \u003cstrong\u003eISBN10 : \u003c\/strong\u003e1156121299\u003c\/div\u003e\n\u003c\/div\u003e\n\u003c\/div\u003e\n\u003c\/div\u003e\n\u003ccenter\u003e\n\u003ccenter\u003e\u003ctable\u003e\u003ctr\u003e\u003ctd style=\"height:1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n\u003ccenter\u003e\u003ctable\u003e\u003ctr\u003e\u003c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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