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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하트 모양이 아니야
사랑은 하트 모양이 아니야
Description
책소개
사랑과는 거리가 먼 곳에서 시작되는 색다른 로맨스

정반대라고 해도 될 정도로 나와 다른 사람에게 끌리는 상황은 로맨스 장르의 유구한 클리셰 중 하나다.
멀리 떨어져 있던 두 존재가 갖가지 난관을 헤치며 가까워지는 과정이란 그토록 매력적이다.
《사랑은 하트 모양이 아니야》 또한 이 공식을 따르지만, 클리셰가 인물을 넘어 소재에도 적용되어 있다는 점에서 더 짙은 호소력을 지닌다.

《사랑은 하트 모양이 아니야》의 두 수록작을 이끌어 가는 소재는 죽음과 호르몬이다.
〈로으밤 로으밤〉의 주인공 록기는 자신이 며칠 뒤에 죽는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마지막 여행길에 오른다.
〈사랑은 하트 모양이 아니야〉의 주인공 세린은 ‘사랑 호르몬’을 잃은 상태이고 남편과 이혼을 준비 중이다.
행복이며 낭만과는 거리가 한참 먼 곳에서 이야기를 시작한 두 사람은 독특한 출발점만큼이나 색다른 전개를 거쳐 자신이 로맨스 스토리의 주인공임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시네마틱 드라마 〈우주인 조안〉의 원작자가 탐구한 사랑의 본질

김효인 작가는 한국판 오리지널 SF 앤솔로지로 화제를 모은 시네마틱 드라마 시리즈 ‘SF8’ 중 한 작품인 〈우주인 조안〉의 원작자다.
황폐해진 세상에서도 빛을 발하는 사람과 삶에 대한 애정을 따스하게 그려 냈던 작가는 《사랑은 하트 모양이 아니야》에서 보다 긴 호흡으로, 조금 더 낯선 각도로 사랑을 조명한다.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사유를 담은 작품들은 흥미로운 연애담이자 사랑의 본질에 대한 깊은 탐구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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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로으밤 로으밤 · 6p
사랑은 하트 모양이 아니야 · 108p

작가의 말 · 218p
프로듀서의 말 · 222p

책 속으로
“일단 차분하게 생각하자.”
록기가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말했다.
평균적으로 한국에서만 하루에 1000명이 죽는다.
누구라도 언젠가는 그 하루치에 속하게 된다.
수명 예측 데이터에는 사망 사유가 적히지 않는다.
사유는 중요하지 않다.
사람의 인생은 어느 때든 끝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누군가는 스스로 택하고, 누군가는 사전에 기미를 느끼며, 누군가는 어쩌다 갑자기 죽는다.
록기는 그 ‘어쩌다 갑자기’에 속하는 사람들 중 하나가 된 것뿐이다.
--- pp.14-15

“여자 친구?”
남자가 호텔 라운지에 서 있는 라라를 가리키면서 물었다.
“아니야.
친구.”
아마.
모르긴 해도 친구쯤은 되었을 것이라고 록기는 생각했다.
“좋아해? 계속 그녀를 보던데?”
남자는 같은 반 친구를 놀리듯 말했다.

“그녀와 나는 오늘 처음 만났어.”
“그게 무슨 상관이야.”
록기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남자는 한쪽 눈썹을 추켜올리며 덧붙였다.
“모든 일은 순식간에 일어나는 법이지.”
--- p.58

- 아.
맞다.
너 전에 다니던 제약 회사 제품이지? 지금 난리 난 약 말이야.
결국 세린이 꺼내고 싶지 않았던 화제가 나왔다.
- 세상에.
부작용으로 고자가 되다니….
“성기능이 아니라 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생기는 거야.”
- 그게 그거지.
어쨌든 사랑하는 감정을 못 느낀다는 거 아니야.
근데 그 증상이 전염된다며?
--- pp.110-111

효과가 강력한 것들은 대부분 유효 기한이 짧다.
한 명의 상대를 향한 페닐에틸아민 분비는 일반적으로 2년을 넘기지 못한다.
귀엽던 파마머리가 지저분하게 느껴지고 우수에 찬 것 같았던 쌍꺼풀이 느끼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페닐에틸아민의 작용은 끝났다고 볼 수 있다.
“사람 마음이 그렇게 단순할까.”
그 호르몬에 대해 세린이 처음 설명했을 때 우연은 호기롭게 말했었다.
사람의 마음은 몰라도 인간의 신체는 단순하지 않다고 세린은 생각했다.
호르몬 작용만 놓고 봐도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으니까.
하지만 사람들의 사랑은 보통 페닐에틸아민 분비가 멈춤에 따라 1-2년 안에 끝난다.
--- p.131

출판사 리뷰
사랑을 모르는 자에게 닥친 죽음

「로으밤 로으밤」의 주인공 록기는 사랑을 모른다.
타고난 집돌이인 데다 연애와 결혼을 금지하는 직장에 소속된 재택근무자라 오랫동안 홀로 지내 왔다.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일이 부담스럽다고 느껴 왔기에, 보통은 버겁다고 느낄 만한 직장의 근무 조건이 오히려 달가웠다.
로맨틱한 감정에 대한 욕구는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서 채우면 그만이었다.
록기는 자신의 삶에 별다른 불만이 없었다.

그 삶이 내일모레 밤에 끝난다는 정보를 얻게 되기 전까지는.
죽음의 시기를 예측하는 연구소의 연구원인 록기는 자신의 죽음에 대한 데이터를 확인하고 만다.
그는 마지막으로 할 일을 고민하다가 자신이 죽게 될 다음 날 방영될 드라마의 마지막 회와 우리나라 대표 팀의 월드컵 8강전을 떠올린다.
하루만 더 살면 모두 볼 수 있다.
록기는 시차를 이용해 삶을 조금만 더 늘리기로 결심하고 목적지를 하와이로 정한다.


휴가철이라 하와이 직항 편을 구하지 못한 그는 여러 도시를 경유하는데, 런던행 비행기 안에서 만난 여행객 라라와 뜻밖에도 동행하게 된다.
더욱 뜻밖인 지점은 라라에게 끌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록기는 대화가 잘 통하는 상대와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죽음이 드리운 그림자는 록기의 마음에 제동을 건다.


사랑을 믿지 않는 자에게 닥친 이별


「사랑은 하트 모양이 아니야」의 주인공 세린은 사랑을 믿지 않는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영원히 사랑하겠다’는 약속을 믿지 않는다.
애정을 불러일으키는 호르몬의 분비가 멈추면 사랑은 끝나니, 영원히 사랑하는 일이란 애초에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세린의 사랑 호르몬들은 일반적인 경우에 비해 더 일찍 사라졌다.
호르몬 조절제 개발 과정에서 실시된 임상 시험에 참여했다가 부작용을 겪게 된 것이다.
연인에 대한 애착과 관계된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작용이 전염된다는 소문이 널리 퍼지는 바람에 자가 격리 대상이 되어 버렸다.


자가 격리 대상자는 임상 시험 참여자와 그의 동거인이다.
세린은 남편인 우연과 함께 격리되었다.
문제는 두 사람이 부부이기는 하지만 이혼 준비 중이었다는 점, 그리고 영화감독인 우연이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어 출국을 앞두고 있었다는 점이다.
잔뜩 예민해진 두 사람은 마주칠 때마다 서로에게 날을 세운다.


사랑이란 ‘빠지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것


세린은 집에 갇혀 있기도 하고 과학적 사실에 갇혀 있기도 하다.
호르몬 수치가 곧 사랑의 지표라 굳게 믿고 있기에 호르몬의 작용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과 행동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록기는 연애와 담을 쌓듯이 지내 온 자신의 과거와 머잖아 닥칠 자신의 죽음에 갇혀 있다.
사랑이 찾아왔음을 바로 감지하지 못하고, 겨우 감지한 뒤에는 마음을 밖으로 꺼내지 못한다.


구원의 실마리는 스스로 들어간 감옥의 바깥에 있다.
세린이 신봉하는 과학은 믿음직스러운 학문이지만 아직 인간의 모든 행동을 분석해 내지는 못했다.
록기는 자신의 처지를 상기하며 애써 기쁨을 마다하고 있지만 우리 모두는 록기와 마찬가지로 죽음을 앞두고 있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호르몬이 나오지 않는다는, 곧 죽게 된다는 사실보다는 사랑을 향한 스스로의 의지다.


이 지점에 이르면 『사랑은 하트 모양이 아니야』는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과 만난다.
에리히 프롬은 이 책에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단순히 강렬한 감정만이 아닌 결의이자 판단이고 약속이다.’라고 말한다.
사랑이란 뜻하지 않은 감정에 수동적으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위해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니, 과연 세린과 록기가 끄덕일 만하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5년 02월 14일
- 쪽수, 무게, 크기 : 228쪽 | 204g | 100*182*17mm
- ISBN13 : 9791193024928
- ISBN10 : 1193024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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