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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우주가 들린다면
너의 우주가 들린다면
Description
책소개
“네가 궁금해졌어.
너의 이야기를 알고 싶어.”
판타지와 현실을 넘나드는 작가 최양선 신작 장편소설
저마다의 우주에서 반짝이는 슬픔을 어루만지는 이야기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창비 ‘좋은 어린이책’ 공모 대상을 받고 『너의 세계』 『별과 고양이와 우리』 『오로라를 기다려』를 통해 청소년 독자들과 평단의 너른 지지를 받은 최양선의 신작 장편소설 『너의 우주가 들린다면』(창비청소년문학 139)이 출간되었다.
『너의 우주가 들린다면』은 몸속에서 자라는 기생 존재 ‘픽싱’을 볼 수 있는 주인공 ‘수온’이 사람들의 마음속 상처들을 감싸안으며 성장하는 이야기이다.
서정적이고 섬세한 문장들이 가슴에 와닿는 가운데, ‘픽싱’으로 상징되는 내면의 아픔을 따스하게 보듬는 서사가 위로와 용기를 건넨다.
내 안의 부정적인 감정까지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성장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삶의 고민으로 방황하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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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부 나의 우주
2부 너의 우주
3부 우리의 우주

작가의 말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책 속으로
출렁거리는 사장님의 배로 시선이 갔다.
수타 면을 만들어 내는 양팔의 반동 때문이 아니다.
뱃속에 살아 있는, 알 수 없는 존재가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저 존재는 나만 볼 수 있다.
나는 그 존재를 무언가에 고정되어 있다는 뜻으로 ‘픽싱(fixing)’이라 불렀다.

--- p.9

픽싱은 서로 마음을 주고받으면 나타났다.
이후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없었다.
--- p.12

일상에 변화를 주고 싶지 않았다.
무생물처럼 생각 없이 살고 싶었다.
타인으로 인해 나의 일상이 흔들리게 하고 싶지 않았다.

--- p.31

이곳은 가로등이 적어서인지 별이 선명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은 별이 눈에 들어왔다.
동시에 묘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반짝이는 빛이 포물선을 그리며 내게로 다가오는 장면이 뇌리를 스치듯 지났다.
이상했다.
어째서 낯선 장면이 기억처럼 떠오르는 걸까.

--- p.78

자전거 거치대에 도착할 때까지도 도경이 내게 보낸 눈빛은 내 마음에서 빛을 내고 있었다.
도경은 어째서 내 안부를 물었을까.
누군가의 걱정 어린 시선을 받은 게 낯설면서도 싫지 않았다.
일종의 관심일 테니까.
가슴 한쪽에서 찌르르 전기가 통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내가 어색했다.
익숙하지 않은 감정은 불안하다.
도망치고 싶다.
자전거에 올라타, 속도를 높였다.
바람을 가르며 빠르게 나아가자, 마음속 무게가 조금은 가볍게 느껴졌다.

--- p.98

“……네가 궁금해졌어.”
도경의 나직한 목소리에 잠잠했던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알 수 없는 에너지가 내 몸으로 들어오는 듯했다.
픽싱을 마주하기 직전처럼 아찔했다.
드디어 보이는 건가.
도경의 픽싱이.
나는 눈을 감았다.
하나, 둘, 셋…….
숫자를 세며 마음의 준비를 한 뒤 눈을 떴다.
하지만 도경의 몸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너의 이야기가 알고 싶어.”
--- p.129~130

눈을 뜨자 촉촉한 눈시울 틈으로 검푸른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별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나의 우주에 떨어진 작고 외로운 유성.
어쩌면 모두에게는 각자의 유성이 있는지도 모른다.
아빠와 다미, 사장님과 인회 언니, 도경에게도.
아빠의 우주는 어떠할까.
그곳에는 어떤 별이 머물러 있을까.

--- p.157

“그래.
넌 나를 보았잖아.
내 몸에 붙어 있는 돌을.
힘들 때 연락하라는 너의 말이 내게 얼마나 큰 힘이 되어 주었는지 몰라.
나 정말 혼자라고 생각했거든.
외롭고 힘들었거든.
어둠 속에 가라앉아 버릴 것 같은 감정의 무게가 버거웠거든.
그런데 돌 같은 감정도 예쁠 수 있다는 걸, 아름다운 빛을 낼 수 있다는 걸 알게 해 주었어.
너의 에너지가, 파동이 나에게 온 거야.”
--- p.194

“그런데 도경아, 어째서 자신의 픽싱은, 자신의 도플갱어는 볼 수 없는 걸까.”
“아마……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라는 뜻이 아닐까.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니까.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 주고, 마음을 나누라고.”
--- p.206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마음은 우주처럼 팽창하고 있다.
마음의 우주 안에 다양한 존재들이 무한하게 자라고 머물 수 있도록.
믿으면 존재하는 세계를 위해 우리는 살아가는지 모른다.
그래서 누군가와 만나는 건지도.
누군가와 친구가 된다는 것은 또 다른 우주가 만들어지는 것일 테니까.

--- p.241

주변에서 한 면이 판판한 돌 두 개를 찾아 아빠와 하나씩 나누어 가졌다.
아빠는 작은 돌을 만지작거렸다.
곧 호숫가로 다가가 물수제비를 던졌다.
돌은 물 위를 지났다.
나도 아빠 곁으로 바투 다가가 돌을 던졌다.
아빠와 나란히 물 위를 달렸다.

--- p.247~248

별을 소재로 글을 쓴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별과 고양이와 우리』(창비 2018)라는 소설을 쓰며 별을 이루는 구성 요소와 우리 몸을 이루는 구성 요소가 같다는 것을, 우리는 하나의 별이며 작은 우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마음먹었다.
그 존재를 소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우주에서 자유롭게 유영할 수 있도록 내 마음의 우주를 단단하고 유연하게 만들기로.
--- 본문 「작가의 말」중에서

출판사 리뷰
내 눈에만 보이는 특이한 기생 존재
그 존재를 피하기 위해 혼자가 되었다


픽싱은 서로 마음을 주고받으면 나타났다.
이후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없었다.
(12면)

국숫집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버는 주인공 ‘수온’.
수온에게는 남들과 다른 점이 있다.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사람 몸에서 자라는 특이한 기생 존재 ‘픽싱’을 볼 수 있다는 것.
검은 동그라미, 반투명 젤리, 고양이 등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픽싱을 보고 수온은 놀라고 무서워한다.
그리고 픽싱을 보는 데 규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바로 서로 마음을 주고받으면 나타난다는 것.
규칙을 깨달은 이후로 수온은 타인에게서 관심을 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년 전 절연했던 ‘다미’에게서 갑자기 연락이 온다.
다미의 이유 모를 잠수로 관계가 끊겼기에, 다시 만나서 반갑다는 다미의 느닷없는 말에 수온은 당황한다.
그러고는 다미의 오른쪽 어깨 위에 붙어 있는 픽싱인 아기 고양이를 떠올린다.
다미는 왜 이 년 만에 다시 만나자고 연락한 걸까? 픽싱을 보기 싫어 혼자가 된 수온은 다미와 관계를 이어 갈까?

한편 국어 수업 시간에 수온은 조별 발표 과제를 받게 된다.
누구와 조별 과제를 할지 고민하던 수온의 눈에 ‘도경’이 들어온다.
훈훈한 외모를 가졌지만 아이들을 차갑게 대하는 탓에 ‘아웃사이더’가 된 도경.
시선이 마주치자 도경이 먼저 다가와 조별 과제 같은 조를 하자고 제안한다.
남 일에는 무관심한 도경에게서는 절대 픽싱을 볼 일이 없겠다는 생각에, 수온은 고민 끝에 도경과 같은 조가 되기로 한다.

너의 우주가 나에게 닿는 순간
마음속 상처가 특별한 존재로 바뀌는 기적


“……네가 궁금해졌어.”
도경의 나직한 목소리에 잠잠했던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알 수 없는 에너지가 내 몸으로 들어오는 듯했다.
픽싱을 마주하기 직전처럼 아찔했다.
드디어 보이는 건가.
도경의 픽싱이.
나는 눈을 감았다.
하나, 둘, 셋…….
숫자를 세며 마음의 준비를 한 뒤 눈을 떴다.
하지만 도경의 몸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너의 이야기가 알고 싶어.” (129~130면)

수온과 도경은 함께 수행 평가를 준비하기 위해 도서관에서 만난다.
수온은 도경에게 관심을 두지 않으려 하지만, 독특한 모습의 도경은 자꾸만 궁금증을 자아낸다.
양자역학과 우주를 좋아하고, 보이지 않는 세계와 존재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는 도경.
픽싱을 회피하던 수온은 도경의 몸에도 픽싱이 있는지 궁금해한다.
안부와 걱정을 나누며 조금씩 마음을 열던 수온은 도경에게서 충격적인 말을 듣는다.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는 말을.
픽싱을 보는 사람이 혼자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한 수온은 도경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된다.
무뚝뚝하고 무관심한 아빠와 함께 살며 내면에 상처가 생긴 수온은 픽싱을 보면서 타인과 더욱 멀어지게 되었다.
타인으로 인해 흔들리지 않는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고 낯선 사람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도경을 만나게 되면서 수온은 점차 친구 다미와 국숫집 사장님 같은 타인을 마주하게 되고, 나아가 그들 몸에 붙어 있는 기생 존재 픽싱에도 관심을 둔다.
그리고 서로의 마음이 맞닿을 때, 내면의 슬픔과 아픔이 특별한 존재로 변하는 기적을 경험하게 된다.

내 안의 어둡고 부끄러운 감정을
이해하며 받아들이는 일


“그런데 도경아, 어째서 자신의 픽싱은, 자신의 도플갱어는 볼 수 없는 걸까.”
“아마……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라는 뜻이 아닐까.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니까.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 주고, 마음을 나누라고.” (206면)

슬픔과 외로움, 질투심과 열등감, 수치심과 죄책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은 우리를 내면의 동굴로 밀어 넣곤 한다.
그 감정을 외면하고 없애기 위해 우리는 온갖 방법을 쓴다.
『너의 우주가 들린다면』 속 인물들도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 기생 존재 픽싱으로부터 벗어나고 도망치려 한다.
하지만 서로 마음을 나누고 내면을 들여다보며 부정적인 감정 또한 자신을 이루는 중요한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타인을 만나 자신의 우주를 유연하고 단단하게 확장함으로써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 픽싱을 받아들인다.
사람의 마음을 ‘작은 우주’로 비유하고 누군가와 친구가 된다는 것은 또 다른 우주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하는 아름다운 문장은 읽는 이의 마음에 뭉근한 용기를 불어넣는다.
내면의 낯선 존재를 힘껏 끌어안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 주는 『너의 우주가 들린다면』은 내 마음을 알아주는 다정한 친구 같은 소설이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5년 08월 11일
- 쪽수, 무게, 크기 : 252쪽 | 327g | 140*210*12mm
- ISBN13 : 9788936457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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