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피린 프라하
Description
책소개
걸어가 문고리를 돌릴 수 있는 문은 회사 취직밖에 없다는 삶의 제약을 탈피하고자, 대학을 졸업한 한 청년은 홀연히 체코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사실상 취업의 문을 포기한 그가 묵은 곳은 프라하의 가장 저렴한 숙소 심플리 호스텔.
그곳에서 그는 이전에는 가능하지 않다고 보았던 세계를 만난다.
그를 브라더라 부르며 보호하는 아르메니아인 다빗.
예술가의 인생을 고뇌하는 아르헨티나 탱고 가수 마리오 피놀라.
고국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털어놓는 러시아 여인 리디야와 말은 통하지 않지만 우정이란 것을 보여주는 몰도바인 안드레이.
그는 다양한 세계의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목도한다.
보헤미안의 삶이 용인되는 유럽 프라하에서 그는 그가 열 수 있는 삶의 문을 성찰하고, 그것을 한국에 돌아와 그 문을 달아보려 노력하는데…… 이것은 단순한 감상기를 넘어서, 여행을 통해 자기만의 삶의 형식을 만들어가는 실존적 과정의 여행기이다.
사실상 취업의 문을 포기한 그가 묵은 곳은 프라하의 가장 저렴한 숙소 심플리 호스텔.
그곳에서 그는 이전에는 가능하지 않다고 보았던 세계를 만난다.
그를 브라더라 부르며 보호하는 아르메니아인 다빗.
예술가의 인생을 고뇌하는 아르헨티나 탱고 가수 마리오 피놀라.
고국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털어놓는 러시아 여인 리디야와 말은 통하지 않지만 우정이란 것을 보여주는 몰도바인 안드레이.
그는 다양한 세계의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목도한다.
보헤미안의 삶이 용인되는 유럽 프라하에서 그는 그가 열 수 있는 삶의 문을 성찰하고, 그것을 한국에 돌아와 그 문을 달아보려 노력하는데…… 이것은 단순한 감상기를 넘어서, 여행을 통해 자기만의 삶의 형식을 만들어가는 실존적 과정의 여행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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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라하에서
한국에서
AI 해설
한국에서
AI 해설
책 속으로
태양이 지평선 가까이 낮은 사선으로 걸리면 저녁을 먹기 위해 가방을 싸 심플리로 돌아갔다.
16세기 건축물들에도 사선의 주홍 햇살이 걸려 있었다.(…)
하늘은 저녁을 먹고 난 그 시각이면 온통 분홍빛이었다.
분홍 구름과 그것을 반사하는 블타바강 사이의 분홍 지천에서 나는 스케이트보드 타는 까까머리 아이들, 도심 외곽의 체코식 아파트, 그들의 동네 공원, 천장이 떨어질 것 같은 대학 건물, 강둑에 다리를 내놓고 편하게 앉아 있는 젊은이들, 선상 레스토랑, 체코 브릿지를 지키고 있는 청동 천사상들을 되는대로 구경했다.
--- p.15
“그리고 사실 제가 프라하에 온 건 길거리 연주를 하기 위해서였어요.
(…) 저는 저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마리오, 괜찮아, 마리오, 너도 연습을 많이 했잖아.
할 수 있어, 용기를 갖자.
저는 기타를 몇 번 튕겼고 심호흡을 해봤어요.
도무지 시작이 안 되더군요.
마리오, 이걸 하자고 프라하까지 날아왔잖아.
용기를 내.
주변에는 정말 많은 관광객이 있었어요.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하지 못하고 내려왔어요.
기타를 접고 돌아온 하루네요.
내일 다시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나는 대체 아저씨가 하신다는 아르헨티나 탱고가 어떤 거냐고 물었다.
--- p.40
높은 지붕은 엑스 자로 저기 저 멀리의 하느님까지 이어져 있어서 이 공간이 얼마나 넓고 광대한지, 그리고 그 안에 얼마나 많은 하느님의 숨과 영광이 담겼는지 입방미터의 미학으로 여기 온 자들을 매혹시켰는데, 나는 이 이어짐의 속성이 매혹의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처 깨닫지 못한 미지의 존재로부터 그 손길이 나에게 이어져 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개도의 기회가 되듯, 이처럼 물질적으로 저 먼 곳부터 이곳까지의 계속된 돌의 이어짐은 환상적인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마찬가지 문학에서도 백 년 전의 작가가 현재 나와 같은 고민과 공허감, 결핍을 정확하게 표현한 것을 보면 시공간의 초전도체적 이어짐에 놀라곤 한다.)
--- p.86
비행기는 용케도 나를 무사히 한국에 떨어뜨려 줬고, 새하얗고 넓은 인천 공항에서 나는 한국에 돌아온 것을 체감했다.
집으로 돌아갔다.
이제 남은 것은 프라하에서 배운 것을 한국에 적용할 수 없다는 괴로움뿐이었다.
그들의 말이 맞았고, 내 말이 틀렸다는 걸 깨닫는 시간.
헛된 환상은 내 쪽이란 걸 깨닫는 구체적인 시간이었다.
16세기 건축물들에도 사선의 주홍 햇살이 걸려 있었다.(…)
하늘은 저녁을 먹고 난 그 시각이면 온통 분홍빛이었다.
분홍 구름과 그것을 반사하는 블타바강 사이의 분홍 지천에서 나는 스케이트보드 타는 까까머리 아이들, 도심 외곽의 체코식 아파트, 그들의 동네 공원, 천장이 떨어질 것 같은 대학 건물, 강둑에 다리를 내놓고 편하게 앉아 있는 젊은이들, 선상 레스토랑, 체코 브릿지를 지키고 있는 청동 천사상들을 되는대로 구경했다.
--- p.15
“그리고 사실 제가 프라하에 온 건 길거리 연주를 하기 위해서였어요.
(…) 저는 저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마리오, 괜찮아, 마리오, 너도 연습을 많이 했잖아.
할 수 있어, 용기를 갖자.
저는 기타를 몇 번 튕겼고 심호흡을 해봤어요.
도무지 시작이 안 되더군요.
마리오, 이걸 하자고 프라하까지 날아왔잖아.
용기를 내.
주변에는 정말 많은 관광객이 있었어요.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하지 못하고 내려왔어요.
기타를 접고 돌아온 하루네요.
내일 다시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나는 대체 아저씨가 하신다는 아르헨티나 탱고가 어떤 거냐고 물었다.
--- p.40
높은 지붕은 엑스 자로 저기 저 멀리의 하느님까지 이어져 있어서 이 공간이 얼마나 넓고 광대한지, 그리고 그 안에 얼마나 많은 하느님의 숨과 영광이 담겼는지 입방미터의 미학으로 여기 온 자들을 매혹시켰는데, 나는 이 이어짐의 속성이 매혹의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처 깨닫지 못한 미지의 존재로부터 그 손길이 나에게 이어져 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개도의 기회가 되듯, 이처럼 물질적으로 저 먼 곳부터 이곳까지의 계속된 돌의 이어짐은 환상적인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마찬가지 문학에서도 백 년 전의 작가가 현재 나와 같은 고민과 공허감, 결핍을 정확하게 표현한 것을 보면 시공간의 초전도체적 이어짐에 놀라곤 한다.)
--- p.86
비행기는 용케도 나를 무사히 한국에 떨어뜨려 줬고, 새하얗고 넓은 인천 공항에서 나는 한국에 돌아온 것을 체감했다.
집으로 돌아갔다.
이제 남은 것은 프라하에서 배운 것을 한국에 적용할 수 없다는 괴로움뿐이었다.
그들의 말이 맞았고, 내 말이 틀렸다는 걸 깨닫는 시간.
헛된 환상은 내 쪽이란 걸 깨닫는 구체적인 시간이었다.
--- p.136
출판사 리뷰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아날로그적 위안.
휴대하기 좋은 판형과 감각적인 디자인은 덤.
지하철에서, 카페에서, 혹은 잠들기 전 침대에서.
언제 어디서든 당신의 마음을 치유해줄 한 권의 책 -
名金堂ORIGINALS 03 『판피린 프라하』
휴대하기 좋은 판형과 감각적인 디자인은 덤.
지하철에서, 카페에서, 혹은 잠들기 전 침대에서.
언제 어디서든 당신의 마음을 치유해줄 한 권의 책 -
名金堂ORIGINALS 03 『판피린 프라하』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5년 09월 25일
- 쪽수, 무게, 크기 : 166쪽 | 148g | 111*174*14mm
- ISBN13 : 9791199130562
- ISBN10 : 1199130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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