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 개의 베개
Description
책소개
| 롱 스테이 앤 런(Long Stay & Run) 여행자의 로드 에세이 지구를 배경으로 한 ‘인간극장’ 같은 이야기, 인플루언서들을 매료시킨 여행가 EBS 『세계테마기행』 최초 유튜브 1천만 뷰를 기록한 노동효 작가 ‘사유하는 다리를 가진 여행자’의 소설 같기도, 사진첩 같기도 한 여행서 장기체류 후 이동 방식으로 지구별 구석구석을 탐색하고 있는 노동효 작가가 팬데믹 시기를 통과하면서 길어 올린 여행담이다.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라는 말에 최적화된 여행기를 쓰는 작가로서, 중앙일간지와 매거진 연재를 통해 두터운 팬층을 확보해 온 그의 글은 지식인의 사유를 펼치면서도 시니컬한 차가움을 찾을 수 없다. 대신 체온의 ‘따뜻함’과 열정의 ‘뜨거움’ 사이를 오간다. 일찍이 아프리카 대륙을 벗어나 동쪽으로 이동한 노마드족의 DNA에 각인된 ‘따뜻함’과 이곳보다 미래, 저곳으로 가고자 하는 ‘뜨거움’이 작가를 추동한다. 『천 개의 베개』는 노동효 작가의 일곱 번째 여행서로서 전작들은 강제윤 시인, 김민식 작가, 남종영 작가, 박경수 작가, 손병휘 가수, 지현호 피디(KBS 『인간극장』), 차우진 음악평론가 등 다양한 분야의 인플루언서들을 매료시켜 왔다. 특히 문화평론가 김성신은 ‘노동효의 여행기는 독자를 설레게 한다’며 그를 ‘사유하는 다리를 가진 감촉여행자’라 명명했다. 시인 이원규는 ‘노동효의 방랑은 여행과 인생의 의미를 끝까지 파고든다’고 응원했으며, 엄민용 작가는 ‘진솔한 메시지에 여행이란 달콤한 설탕을 입힌 당의정 같다’고 표현했다. 소설가 김탁환은 SBS 라디오 방송에서 ‘이 작가의 책은 굉장히 특별’하며 ‘이런 여행기는 참 드물다’며 영혼의 사귐까지 가능한, 흔치 않은 여행기라고 소개했다. 강호동양학자 조용헌은 노동효의 여행벽을 두고 신라의 혜초나 탐험가 이븐 바투타에 못지않은 지력(땅을 더듬고 밟는 힘)을 지녔다며 신작 『천 개의 베개』를 추천한다. 낯선 곳에서 잠자리를 두려워하지 않는 여행가, 수많은 베개를 바꿔가며 지구별의 풍경을 몸에 새기는 작가는 도시나 국경뿐 아니라 시간을 넘나든다. 문명의 끝자락을 들추면 영화와 소설로 경험했던 공간이 펼쳐지기도 한다. 여행기를 통한 대리만족, 방랑을 글로 읽고 싶다면 『천 개의 베개』가 최고의 선택지가 될 것이다. |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프롤로그_ 지구를 여행한다는 건 · 4
1장 걸어서 국경을 넘다
사무치도록 그립다, 월경의 시간들 · 16
지구에서 가장 하얀 사막에 비가 내리면 · 26
해변도시 파라치엔 ‘황홀한 유산’이 있다 · 36
이구아수, 거대 폭포의 향연을 ‘추앙하라’ · 48
지구, 우주라는 그라운드를 굴러가는 공 · 60
소금사막에서 나눈 사랑의 유통기한은 만년 · 72
남아메리카 배낭여행자들의 안식처 · 84
‘데스 로드’ 지나 황금 계곡에서 만난 ‘전망 좋은 방’ · 96
인류에게 축제를 허하라 · 106
음악, 사람, 풍경이 ‘삼위일체’ 이룬 도시 · 118
‘황홀한 미로’에서 길을 잃다 · 130
남아메리카는 아이들을 어떻게 대했는가 · 140
2장 천 개의 베개가 나를 빛나게 했다
인류는 별을 좇던 이들의 후손이다 · 152
열기구 타고 구름 사이로, 환대의 나라에서 · 164
차가운 맥주가 사무치게 그리워! · 176
잘못 든 길이 지도를 만든다 · 188
기묘한 이야기, 우돈타니 호텔에서의 하룻밤 · 200
여행의 목적지는 길에서 만나는 풍경과 사람이다 · 212
3장 21세기의 체를 만나다
누구나 ‘델마와 루이스’가 되는 ‘영혼의 선착장’ · 226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루트에서 ‘21세기의 체’를 만나다 · 238
‘미술계의 채플린’ 보테로가 만든 웃음의 광장 · 250
가브리엘 마르케스가 사랑한 카리브의 항구도시 · 260
사막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1 · 270
사막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2 · 282
길이 존재하는 한 영원한 이별은 없기에 · 292
에필로그 당신이 닿을 곳, 여행의 연금술 · 304
1장 걸어서 국경을 넘다
사무치도록 그립다, 월경의 시간들 · 16
지구에서 가장 하얀 사막에 비가 내리면 · 26
해변도시 파라치엔 ‘황홀한 유산’이 있다 · 36
이구아수, 거대 폭포의 향연을 ‘추앙하라’ · 48
지구, 우주라는 그라운드를 굴러가는 공 · 60
소금사막에서 나눈 사랑의 유통기한은 만년 · 72
남아메리카 배낭여행자들의 안식처 · 84
‘데스 로드’ 지나 황금 계곡에서 만난 ‘전망 좋은 방’ · 96
인류에게 축제를 허하라 · 106
음악, 사람, 풍경이 ‘삼위일체’ 이룬 도시 · 118
‘황홀한 미로’에서 길을 잃다 · 130
남아메리카는 아이들을 어떻게 대했는가 · 140
2장 천 개의 베개가 나를 빛나게 했다
인류는 별을 좇던 이들의 후손이다 · 152
열기구 타고 구름 사이로, 환대의 나라에서 · 164
차가운 맥주가 사무치게 그리워! · 176
잘못 든 길이 지도를 만든다 · 188
기묘한 이야기, 우돈타니 호텔에서의 하룻밤 · 200
여행의 목적지는 길에서 만나는 풍경과 사람이다 · 212
3장 21세기의 체를 만나다
누구나 ‘델마와 루이스’가 되는 ‘영혼의 선착장’ · 226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루트에서 ‘21세기의 체’를 만나다 · 238
‘미술계의 채플린’ 보테로가 만든 웃음의 광장 · 250
가브리엘 마르케스가 사랑한 카리브의 항구도시 · 260
사막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1 · 270
사막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2 · 282
길이 존재하는 한 영원한 이별은 없기에 · 292
에필로그 당신이 닿을 곳, 여행의 연금술 · 304
상세 이미지
책 속으로
빅뱅!//닫힌 문 걷어차고 집 나간 우주는/138억 년째 방랑을 그치지 않는다/하여, 이 우주에서 움직이지 않는 건/아무것도 없다/은하를 도는 태양도 /태양을 도는 지구도/지구 위의 모든 생명체도/나도 당신도 모두 여행 중이다/우리는 언제나 여행 중이다/하나의 종에서 다른 종으로,/탄생에서 죽음으로,/원자, 세포, 식물, 동물/다양한 단계를 지나 어느 날/여행이 내게로 왔다
--- p.5 「프롤로그」 중에서
그날 외에도 국경을 지나며 힘든 순간들이 참 많았다.
그러나 팬데믹 시기엔 그마저도 그리웠다.
(대다수)인류가 국경을 벗어나지 못한 채 자국에서만 시간을 보낸 건 국외여행이 일상화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으니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배하는 왕국(코로나란 단어가 ‘왕관’에서 오지 않았던가)을 빠져나오기까지 터널이 이토록 길 줄은 몰랐다.
팬데믹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인류는 힘껏 포옹을 나눴다.
--- p.25 「사무치도록 그립다, 월경의 시간들」 중에서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며 렌소이스 마라녠시스를 찾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다.
남아메리카 대륙의 아마존과 대서양 사이 ‘하얀 모래 위에 호수가 점점이 박힌 모습’은 구멍 숭숭 난 산호처럼 보인다.
더 멀찍이서 보면 마치 해안선에 떨어진 하얀 새나 흰나비의 왼쪽 날개 같다.
반대편 날개는 어디에 있을까, 나는 어린아이 같은 질문을 떠올리다가 혼잣말을 한다.
‘그건 당신의 등뼈 오른쪽 위에 얹혀 있을지도 몰라.’
--- p.28 「지구에서 가장 하얀 사막에 비가 내리면」 중에서
사진과 영화로 본 덕분에 익숙할 대로 익숙해진 풍경이었다.
그러나 이구아수 폭포는 간접경험으로는 대체 불가한 장소였다.
직접 눈으로 보지 않으면 결코 느낄 수 없는 감흥이 온몸을 적셨다.
이구아수 폭포가 “날 추앙해! 사랑으론 안 돼, 추앙해!”라고 요구했다면 백번, 아니 만번이라도 그러겠다고 대답했으리라.
--- p.55 「이구아수, 거대 폭포의 향연을 ‘추앙하라’」 중에서
소금사막에 크리스마스 이브가 찾아왔다.
함박눈이라도 내린 듯 하얀 소금이 온 천지를 뒤덮은 사막의 밤, 우리는 하얀 소금 침대 위에서 잠을 잤다.
침실을 걷거나 복도를 오갈 땐 바닥에 깔린 소금 알갱이 때문에 싸락싸락 눈 밟는 소리가 났다.
이처럼 완벽한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있을까? 오래전 왕가위 감독이 만든 [중경삼림]의 영화 카피가 ‘사랑에 유통기한이 있다면, 내 사랑은 만년으로 하고 싶다’였지.
아마도 사랑의 유통기한을 ‘만년’으로 할 수 있는 공장이 지구 행성에 있다면 우유니에 있을 거야.
염화나트륨은 ‘부패’를 막는 결정체, 소금사막에서 나눈 사랑의 기억은 썩지 않을 테니까!
--- p.79 「소금사막에서 나눈 사랑의 유통기한은 만년」 중에서
“너는 천 개의 베개를 가졌대!” 중학교 1학년 때였다.
하루는 친구가 나의 생년월일을 캐묻고 가더니, 명리학을 공부하는 제 어머니에게서 들었다며 다음 날 전해준 말이었다.
겨우 열세 살에 불과했던 나는 ‘천 개의 베개를 가졌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다.
그 후 꽤 오랜 세월이 흘렀다.
길 위의 숙소에서 익숙하지 않은 베개를 베고 자던 수많은 밤들, 문득 유년 시절의 벗이 전해준 말이 떠올랐다.
‘천 개’는 구체적인 개수를 가리키는 게 아니라 ‘셀 수 없이 많다’는 뜻, 방랑벽을 에둘러 표현한 말이었구나!
--- p.97 「‘데스 로드’ 지나 황금 계곡에서 만난 ‘전망 좋은 방’」 중에서
화려한 불꽃놀이를 끝으로 카니발 경연이 막을 내렸다.
나는 관중들과 함께 퍼레이드 대열이 모두 빠져나간 경연장 안으로 내려갔다.
수많은 인파와 함께 출구를 향해 걸었다.
푸르스름한 하늘, 먼동이 트고 있었다.
그때 온갖 복잡한 감정이 내 안에서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갑작스레 눈물이 터지더니 볼을 타고 하염없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때의 감동과 감정을 문장으로 표현할 재주가 없다.
단 하나의 단어가 불꽃 같은 느낌표를 매단 채 하늘 위로 치솟았다.
인류!
--- p.113 「인류에게 축제를 허하라」 중에서
길에서 받았던 호의와 은혜를 갚는 법은 지금 만나는 여행자를 환대하고 호의를 베푸는 것임을.
인도로 떠났던 이고르가 히말라야에서 상그릴라를 찾아냈는지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한 가지는 안다.
훗날 집으로 돌아간 이고르도 알게 되리라.
샹그릴라나 천축국이 목적지가 아니라, 길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이 목적지였다는 걸.
--- p.222 「여행의 목적지는 길에서 만나는 풍경과 사람이다」 중에서
‘무엇’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이들은 종종 여행을 탈출구로 선택하고, 그들 중 일부는 탈출한 ‘무엇’에게 두 번 다시 붙잡히지 않는다.
여행길에서 자신의 본성 혹은 야성을 깨닫기 때문이다.
머리를 마구 풀어 헤치고 담배를 꼬나문 델마가 루이스에게 물었다.
“나 지금 꼭 미친 사람 같지?”
“그게 원래 너였어.
그동안, 네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던 거야.”
--- p.236 「누구나 ‘델마와 루이스’가 되는 ‘영혼의 선착장’」 중에서
인류는 근원적으로 유랑자다.
일찍이 아프리카를 벗어나 유럽으로, 아시아로, 아메리카로 이동한 인류 역사는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인류의 DNA에 각인되어 있다.(…) 2021년엔 미국의 퍼시비어런스와 중국의 톈원 1호가 화성에 착륙했다.
어쩌면 21세기가 다하기 전, 인류가 태양계 둘레길에서 유랑자들을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그런 시대의 우주 방랑자들은 헤어질 때 어떤 인사를 나눌까?
--- p.5 「프롤로그」 중에서
그날 외에도 국경을 지나며 힘든 순간들이 참 많았다.
그러나 팬데믹 시기엔 그마저도 그리웠다.
(대다수)인류가 국경을 벗어나지 못한 채 자국에서만 시간을 보낸 건 국외여행이 일상화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으니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배하는 왕국(코로나란 단어가 ‘왕관’에서 오지 않았던가)을 빠져나오기까지 터널이 이토록 길 줄은 몰랐다.
팬데믹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인류는 힘껏 포옹을 나눴다.
--- p.25 「사무치도록 그립다, 월경의 시간들」 중에서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며 렌소이스 마라녠시스를 찾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다.
남아메리카 대륙의 아마존과 대서양 사이 ‘하얀 모래 위에 호수가 점점이 박힌 모습’은 구멍 숭숭 난 산호처럼 보인다.
더 멀찍이서 보면 마치 해안선에 떨어진 하얀 새나 흰나비의 왼쪽 날개 같다.
반대편 날개는 어디에 있을까, 나는 어린아이 같은 질문을 떠올리다가 혼잣말을 한다.
‘그건 당신의 등뼈 오른쪽 위에 얹혀 있을지도 몰라.’
--- p.28 「지구에서 가장 하얀 사막에 비가 내리면」 중에서
사진과 영화로 본 덕분에 익숙할 대로 익숙해진 풍경이었다.
그러나 이구아수 폭포는 간접경험으로는 대체 불가한 장소였다.
직접 눈으로 보지 않으면 결코 느낄 수 없는 감흥이 온몸을 적셨다.
이구아수 폭포가 “날 추앙해! 사랑으론 안 돼, 추앙해!”라고 요구했다면 백번, 아니 만번이라도 그러겠다고 대답했으리라.
--- p.55 「이구아수, 거대 폭포의 향연을 ‘추앙하라’」 중에서
소금사막에 크리스마스 이브가 찾아왔다.
함박눈이라도 내린 듯 하얀 소금이 온 천지를 뒤덮은 사막의 밤, 우리는 하얀 소금 침대 위에서 잠을 잤다.
침실을 걷거나 복도를 오갈 땐 바닥에 깔린 소금 알갱이 때문에 싸락싸락 눈 밟는 소리가 났다.
이처럼 완벽한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있을까? 오래전 왕가위 감독이 만든 [중경삼림]의 영화 카피가 ‘사랑에 유통기한이 있다면, 내 사랑은 만년으로 하고 싶다’였지.
아마도 사랑의 유통기한을 ‘만년’으로 할 수 있는 공장이 지구 행성에 있다면 우유니에 있을 거야.
염화나트륨은 ‘부패’를 막는 결정체, 소금사막에서 나눈 사랑의 기억은 썩지 않을 테니까!
--- p.79 「소금사막에서 나눈 사랑의 유통기한은 만년」 중에서
“너는 천 개의 베개를 가졌대!” 중학교 1학년 때였다.
하루는 친구가 나의 생년월일을 캐묻고 가더니, 명리학을 공부하는 제 어머니에게서 들었다며 다음 날 전해준 말이었다.
겨우 열세 살에 불과했던 나는 ‘천 개의 베개를 가졌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다.
그 후 꽤 오랜 세월이 흘렀다.
길 위의 숙소에서 익숙하지 않은 베개를 베고 자던 수많은 밤들, 문득 유년 시절의 벗이 전해준 말이 떠올랐다.
‘천 개’는 구체적인 개수를 가리키는 게 아니라 ‘셀 수 없이 많다’는 뜻, 방랑벽을 에둘러 표현한 말이었구나!
--- p.97 「‘데스 로드’ 지나 황금 계곡에서 만난 ‘전망 좋은 방’」 중에서
화려한 불꽃놀이를 끝으로 카니발 경연이 막을 내렸다.
나는 관중들과 함께 퍼레이드 대열이 모두 빠져나간 경연장 안으로 내려갔다.
수많은 인파와 함께 출구를 향해 걸었다.
푸르스름한 하늘, 먼동이 트고 있었다.
그때 온갖 복잡한 감정이 내 안에서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갑작스레 눈물이 터지더니 볼을 타고 하염없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때의 감동과 감정을 문장으로 표현할 재주가 없다.
단 하나의 단어가 불꽃 같은 느낌표를 매단 채 하늘 위로 치솟았다.
인류!
--- p.113 「인류에게 축제를 허하라」 중에서
길에서 받았던 호의와 은혜를 갚는 법은 지금 만나는 여행자를 환대하고 호의를 베푸는 것임을.
인도로 떠났던 이고르가 히말라야에서 상그릴라를 찾아냈는지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한 가지는 안다.
훗날 집으로 돌아간 이고르도 알게 되리라.
샹그릴라나 천축국이 목적지가 아니라, 길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이 목적지였다는 걸.
--- p.222 「여행의 목적지는 길에서 만나는 풍경과 사람이다」 중에서
‘무엇’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이들은 종종 여행을 탈출구로 선택하고, 그들 중 일부는 탈출한 ‘무엇’에게 두 번 다시 붙잡히지 않는다.
여행길에서 자신의 본성 혹은 야성을 깨닫기 때문이다.
머리를 마구 풀어 헤치고 담배를 꼬나문 델마가 루이스에게 물었다.
“나 지금 꼭 미친 사람 같지?”
“그게 원래 너였어.
그동안, 네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던 거야.”
--- p.236 「누구나 ‘델마와 루이스’가 되는 ‘영혼의 선착장’」 중에서
인류는 근원적으로 유랑자다.
일찍이 아프리카를 벗어나 유럽으로, 아시아로, 아메리카로 이동한 인류 역사는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인류의 DNA에 각인되어 있다.(…) 2021년엔 미국의 퍼시비어런스와 중국의 톈원 1호가 화성에 착륙했다.
어쩌면 21세기가 다하기 전, 인류가 태양계 둘레길에서 유랑자들을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그런 시대의 우주 방랑자들은 헤어질 때 어떤 인사를 나눌까?
--- pp.300~301 「길이 존재하는 한 영원한 이별은 없기에」 중에서
출판사 리뷰
『천 개의 베게』는 2년 반 동안 남아메리카 대륙을 두 바퀴 이상 떠돈 이야기 『남미 히피 로드』에 담지 못한 이야기를 주축으로 아프리카, 튀르키예, 동남아시아을 아우르는 여행기다.
1960년대를 정점으로 소멸한 인류쯤으로 여겨졌던 히피의 건재를 알린 것이 전책의 성과라면 이번 책에는 뉴노멀 시대 ‘여행의 쓸모’에 관해 묻고 있다.
1장에서는 ‘국경을 건너는 여행’의 의미를 되새긴다.
볼리비아와 페루 사이의 국경은 따지자면 다른 나라지만, 한 마을이나 다름없다.
우루과이와 브라질의 국경은 상점가를 사이에 두고 왕복 4차선 도로가 놓여 있다.
아마존 강 따라 뱃길로 브라질, 페루 등 국경을 넘나들 때는 어떨까? 한국전쟁 이후 섬나라와 다를 바 없어진 대한민국 여행객에게 육로로 이어지는 국경은 늘 흥미로운 대상이다.
더군다나 팬데믹 시기에는 대다수 인류가 국경을 벗어나지 못한 채 자국에서만 시간을 보내며 코로나 왕국의 지배가 이토록 길 줄은 몰랐으니, 작가의 한 줄은 더 큰 울림을 준다.
“팬데믹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인류는 힘껏 포옹을 나눴다.”(25쪽)
2장에서는 여행지에서 만난 ‘절대적 환대’의 풍경을 들려준다.
손님의 이름도 묻지 않고 보답도 바라지 않으며 모든 걸 내주는 환대,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가 “환대란 시(詩)적 행위이다”라고 말한 바로 그 환대의 순간들.
“세상의 뭇 철학자들은 세계를 분석하고, 혁명가는 세계를 변화시키며, 여행자는 세계를 떠돌며 자신의 경험을 나눈다.
환대가 젖과 꿀처럼 흐르던 시절의 경험을…”(164쪽)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시골에서 다정한 사람들과의 만남들.
금방 짠 양젖을 권하기도 하고 집으로 초대하여 식사와 숙소를 제공하고 양털로 짠 양말을 나눈다.
국적 불문하고 여행자를 만나기란 하늘의 별 따기 같은 오지에도 공동체가 살아 있고 환대의 문화가 남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KBS 『인간극장』 지현호 PD가 ‘노동효의 여행기는 마치 지구 전체를 배경으로 한 『인간극장』 같다.
가장 행복한 '나'를 다시 찾을 수 있는 기회’라고 전했던 대로다.
팬데믹 이후 더욱 빠르게 환대가 사라져 가는 시대, 환대의 풍경이 우리의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3장은 길을 통해 삶의 지혜에 눈뜨는 최고의 방법 ‘여행의 연금술’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공간을 바꾸고 시간을 바꿈으로써 알게 되는 것들.
새로운 풍경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게 하는 여행의 마법에 관한 생각들이 펼쳐진다.
“나는 믿어요, 여행의 연금술을.
당신 앞에 펼쳐진 길이 아프리카의 초원, 아시아의 오지, 북아메리카의 대도시, 남아메리카의 해변….
어디에 닿게 할는지는 모르지만, 당신에게 새로운 눈을 갖게 하리란 것을!”(308쪽)
1960년대를 정점으로 소멸한 인류쯤으로 여겨졌던 히피의 건재를 알린 것이 전책의 성과라면 이번 책에는 뉴노멀 시대 ‘여행의 쓸모’에 관해 묻고 있다.
1장에서는 ‘국경을 건너는 여행’의 의미를 되새긴다.
볼리비아와 페루 사이의 국경은 따지자면 다른 나라지만, 한 마을이나 다름없다.
우루과이와 브라질의 국경은 상점가를 사이에 두고 왕복 4차선 도로가 놓여 있다.
아마존 강 따라 뱃길로 브라질, 페루 등 국경을 넘나들 때는 어떨까? 한국전쟁 이후 섬나라와 다를 바 없어진 대한민국 여행객에게 육로로 이어지는 국경은 늘 흥미로운 대상이다.
더군다나 팬데믹 시기에는 대다수 인류가 국경을 벗어나지 못한 채 자국에서만 시간을 보내며 코로나 왕국의 지배가 이토록 길 줄은 몰랐으니, 작가의 한 줄은 더 큰 울림을 준다.
“팬데믹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인류는 힘껏 포옹을 나눴다.”(25쪽)
2장에서는 여행지에서 만난 ‘절대적 환대’의 풍경을 들려준다.
손님의 이름도 묻지 않고 보답도 바라지 않으며 모든 걸 내주는 환대,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가 “환대란 시(詩)적 행위이다”라고 말한 바로 그 환대의 순간들.
“세상의 뭇 철학자들은 세계를 분석하고, 혁명가는 세계를 변화시키며, 여행자는 세계를 떠돌며 자신의 경험을 나눈다.
환대가 젖과 꿀처럼 흐르던 시절의 경험을…”(164쪽)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시골에서 다정한 사람들과의 만남들.
금방 짠 양젖을 권하기도 하고 집으로 초대하여 식사와 숙소를 제공하고 양털로 짠 양말을 나눈다.
국적 불문하고 여행자를 만나기란 하늘의 별 따기 같은 오지에도 공동체가 살아 있고 환대의 문화가 남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KBS 『인간극장』 지현호 PD가 ‘노동효의 여행기는 마치 지구 전체를 배경으로 한 『인간극장』 같다.
가장 행복한 '나'를 다시 찾을 수 있는 기회’라고 전했던 대로다.
팬데믹 이후 더욱 빠르게 환대가 사라져 가는 시대, 환대의 풍경이 우리의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3장은 길을 통해 삶의 지혜에 눈뜨는 최고의 방법 ‘여행의 연금술’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공간을 바꾸고 시간을 바꿈으로써 알게 되는 것들.
새로운 풍경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게 하는 여행의 마법에 관한 생각들이 펼쳐진다.
“나는 믿어요, 여행의 연금술을.
당신 앞에 펼쳐진 길이 아프리카의 초원, 아시아의 오지, 북아메리카의 대도시, 남아메리카의 해변….
어디에 닿게 할는지는 모르지만, 당신에게 새로운 눈을 갖게 하리란 것을!”(308쪽)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4년 10월 01일
- 쪽수, 무게, 크기 : 308쪽 | 412g | 140*210*20mm
- ISBN13 : 9791194294016
- ISBN10 : 1194294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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