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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Description
책소개
중요한 건, ‘아는 것’이 아니라 깨닫는 즉시
영혼의 진리를 향한 본능의 에너지에 이끌려 ‘행하는 것’! 사랑이라는 그것처럼


세기를 뛰어넘는 위대한 사상가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1895년 인도에서 태어난 그는 신지학협회 회원이었던 부친의 영향 아래 성장하였고, 1909년에 이 협회의 계승자로 지목받아 ‘세계의 스승’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이런 메시아적인 역할을 거부하고 사상적인 추종자들과 인연을 끊고, 그들에게 더 큰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1929년 자신이 직접 이끌던 ‘별의교단’을 스스로 해체하였다.
자신의 기반을 지우고 홀로 시대에 맞선 것이다.
그는 “진리는 길이 없는 대지이며, 진리는 다함이 없기에 그 어떤 조직으로도 제한할 수 없다.
나의 유일한 관심은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남겼다.
이런 그의 뜻이 담긴 크리슈나무르티 생애 최고작이 바로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이다.
이 책은 진정으로 자유롭기 위해서는 그 어느 지도자나 선생이 필요한 것이 아니며, 광적으로 잔인한 세계에 홀로 있음을 인식해야 하며, 그것은 오직 자신의 몫이라 말한다.
중요한 것은 그 어떤 가르침이나 철학을 알아가는 것이 아니라, 매일 내적·외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지켜보는 것이며, 그렇게 되면 고통, 폭력, 공포, 사랑, 시간, 죽음과 같은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문제들이 스스로 만들어놓은 것임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이 책은 안다는 것이 무엇인지, 지식과 지혜는 무엇인지, 깨달음은 무엇인지에 대해 무심하다.
오히려, 그 ‘아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고 그 ‘아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오해가 생기는 이유다.
크리슈나무르티는 법성게의 유명한 문구,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是便正覺)’을 떠올리게 한다.
‘아는 것’은 ‘행하는 것’을 향한 어떤 한순간의 과정일 뿐 ‘아는 것’의 의미를 벗어나야 ‘행하는 것’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깨달음은 마치 사랑의 그 순간에 빠지는 것과 같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 사랑이 무엇인지, 사랑은 어떤 작용을 하는지 등에 대한 지식, 어떻게 사랑을 잘하는지 등 지혜가 무슨 소용인가.
사랑의 그 순간은 오로지 사랑이라는 단어조차 끼어들 틈 없이 그냥 그렇게 하는 게 사랑인 것처럼, 인간의 모든 이해와 깨달음은 그 어떤 규정이나 의미와는 무관하게 그냥 그렇게 뛰어드는 것 자체이다.
크리슈나무르티는 그렇게 말하고 있다.
중요한 건, ‘아는 것’이 아니라 깨닫는 즉시 영혼의 진리를 향한 본능의 에너지에 이끌려 ‘행하는 것’.
‘사랑’이라는 그것처럼.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가 말하는 가르침은 어떤 체계적이고 도식적인 철학에서도 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접근방식이다.
당장, 즉각적인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크리슈나무르티의 메시지는 AI와 정보의 홍수 속에 갈피를 잃은 현대인들의 무뎌진 마음에 또다시 혁명을 일으킬 것이다.

목차
첫 번째 : 우리는 무엇을 찾고 있는가
두 번째 : 자신을 이해한다는 것
세 번째 : 삶의 전체성
네 번째 : 기쁨과 쾌락 사이
다섯 번째 : 공포로부터의 자유
여섯 번째 : 폭력으로부터의 자유
일곱 번째 : 관계에 대하여
여덟 번째 :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
아홉 번째 : 시간의 초월
열 번째 : 정말 사랑한다는 것은
열한 번째 :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열두 번째 : 내가 바라보는 것들
열세 번째 :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열네 번째 : 어제의 짐들
열다섯 번째 : 명상에 대하여
열여섯 번째 : 완전한 혁명

책 속으로
그리하여 당신이 사랑이 무엇인지를 물을 때, 당신은 너무 겁을 먹은 나머지 대답을 못 할지도 모른다.
그것은 완전한 대변동을 뜻할 수 있다.
즉 그것은 가족을 깨뜨려 버릴 수 있다.
당신은 자신이 아내나 남편이나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고, 당신이 지어 놓은 집을 산산이 부숴야 할지도 모르며, 다시는 사원에 가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신이 여전히 찾아내고자 한다면 당신은 공포는 사랑이 아니라는 것, 의존은 사랑이 아니라는 것, 질투는 사랑이 아니라는 것, 책임과 의무는 사랑이 아니라는 것, 자기 연민은 사랑이 아니라는 것, 사랑받지 못함에 대한 괴로움은 사랑이 아니라는 것, 겸손이 자만의 반대인 것만큼 사랑은 증오의 반대가 아니라는 것 등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당신이 이 모든 것을 없앨 수 있다면, 즉 강제로가 아니라 비가 나뭇잎에서 여러 날 쌓인 먼지를 씻어내듯이 그것들을 씻어낼 수 있다면, 비로소 당신은 인간이 항상 목마르게 찾는 그 기묘한 꽃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 p.155

모든 길은 진리로 통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진리는 길을 갖고 있지 않으며, 바로 그 점이 진리의 아름다움이다.
또한 진리는 살아 있다.
죽은 것은 그것이 정적(靜的)이기 때문에 길을 갖고 있지만, 진리란 살아 움직이는 것이어서 쉴 곳이 없다.
어떤 절이나 교회에도 없으며 어느 종교나 선생, 철학자 그 누구도 당신을 진리로 인도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당신은 이 살아 있는 것이 다름 아닌, 있는 그대로의 당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 p.8

위험을 단순히 관념으로만 알 때 관념과 행동 사이에는 갈등이 있게 되며 그 갈등은 당신의 에너지를 앗아간다.
당신이 제약되어 있다는 사실과 그것의 위험을 즉각적으로 알 때만, 낭떠러지임을 알았을 때처럼 당신은 행동하게 된다.
그래서 아는 것은 행동하는 것이다.

--- p.48

오랜 세월 우리는 선생들에 의해, 권위자들에 의해, 책과 성인들에 의해 마치 숟가락으로 떠먹여지듯 양육되었다.
우리 안에는 아무것도 새로운 것이 없다.
독창적이고도 원래 모습 그대로인, 그리고 명징(明澄)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 p.14

어젯밤에는 비가 몹시 내렸고, 지금은 개이기 시작한다.
새롭고 신선한 날이다.
이 새로운 날이 마치 단 하루밖에 없는 것처럼 만나자.
어제의 기억은 모두 뒤에 남겨놓고 함께 여행을 떠나자.
그리고
처음으로 우리 자신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하자.

--- p.33

당신은 “나는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볼 거야.
나는 자유로워지려고 해볼 거야”라고 말한다.
‘해볼 거야’라는 것은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우려할 만한 진술 가운데 하나다.
해본다는 것은 없으며, 최선을 다한다는 것도 없다.
하거나 안 하거나 둘 중 하나다.
집이 불타고 있는데 당신은 뜸을 들이고 있다.
전 세계와 자신 안의 폭력 때문에 집이 불타고 있는데 당신은 이렇게 말했다.
“어디 한번 생각해 보자.
어떤 이데올로기가 저 불을 끄는 데 가장 좋을까?” 집이 불타고 있을 때, 당신은 물을 나르는 사람의 머리카락 색깔에 관해 말하겠는가?
--- p.103

바로 앞이 낭떠러지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처럼 당신이 제약되어 있다는 사실을 즉각적으로 알 때만, 당신은 행동한다.
그래서 아는 것은 행동하는 것이다.

--- p.34

마음이 조각나지 않았을 때만 자신의 전체성을 보게 된다.
이는 완전한 자기 포기를 수반하게 될 것이며, 그러면 공포도, 모순도, 아무런 갈등도 없을 것이다.
이러한 전체성 속에서 보는 것이 진실이다.

--- p.50

기쁨은 즉각적인 것인데, 당신이 그것을 생각함으로써 쾌락이 된다.
현재에 산다는 것은 아름다움을 즉각적으로 지각하는 것이며, 그것에서 쾌락을 찾지 않는다면 그것은 커다란 기쁨이 된다.

--- p.60

당신이 공포와 동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그것의 일부임을 알 때, 당신은 공포에 관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리하여 공포는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 p.70

해본다는 것은 없으며, 최선을 다한다는 것도 없다.
하거나 안 하거나 둘 중에 하나다.
집이 불타고 있는데 당신은 뜸을 들이고 있다.
전 세계와 자신 안의 폭력 때문에 집이 불타고 있는데 당신은 물을 나르는 사람의 머리카락 색깔에 관해 말하겠는가?
--- p.88

우리는 내적으로 가난해져야 한다.
이 내적 가난만이 삶의 진실을 볼 수 있으며, 거기엔 아무 갈등도 없다.
그러한 삶은 어떤 교회나 사원에서도 발견될 수 없는 축복이다.

--- p.104

고독하려면 과거에 대한 모든 것들을 버려야만 한다.
당신이 완전히 고독할 때 국외자가 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렇게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은 천진스러우며, 이러한 천진성으로 슬픔에서 해방될 수 있다.

--- p.120

죽음은 새로 태어나는 것이요.
변화이며, 그 안에서 생각은 사라지게 된다.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는 곧 죽음이며, 그러면 당신은 살고 있는 것이다.

--- p.130

비가 내려 나뭇잎에서 여러 날 쌓인 먼지가 씻겨지듯이, 마음은 생각 없이, 강제 없이, 책 없이, 선생 없이 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말하자면 아름다운 황혼을 만나듯 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 p.142

관찰자나 관찰되는 것이 모두 침묵 상태에 있을 때 그 침묵 속에는 전혀 다른 아름다움이 있다.
거기엔 자연도 관찰자도 없다.
있는 것은 완전히 고독한 마음 상태뿐이다.
그것은 고립이 아닌 고요 속의 고독이며 그 고요가 아름다움이다.

--- p.160

왜 당신은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가? 만일 그 어떤 것이 당신이라면,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당신은 그것에 대항할 수도 도피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다.
거기엔 좋아함이나 싫어함도, 어떠한 갈등도 없다.

--- p.174

생각은 쾌락과 고통에 대한 무수한 기억들을 축적하고 있으며, 이 기억들로부터 생각은 다시 생겨난다.
그러므로 생각은 과거이며 언제나 낡은 것이다.

--- p.182

우리는 언제나 짐을 지고 다니면서도 그것을 잊어버리지 못한다.
오직 어떤 문제에 대해 완전한 주의를 기울이고 즉각적으로 해결할 때만 고독이 있다.
그것은 아무 중심이나 공간, 시간이 없는 고요한 마음이다.

--- p.192

우리는 ‘나는 불행하다.
그래서 나는 행복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행복해야 한다는 바로 그 요구 속에 불행이 있다.
이 끊임없는 요구에서 벗어나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이중성의 회랑(回廊)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 p.202

종교적인 마음은 종교를 믿는 마음과 전혀 다른 것이다.
당신은 종교적이지 못하면서도 힌두교도, 기독교도나 불교도일 수 있다.
종교적인 마음은 전혀 무엇인가를 구하지 않으며, 아무 신앙도 없는 상태이다.
다만 그냥 있는 것, ‘참으로 있는 것’이다.

--- p.216

이 터전, 이 삶이 우리가 아는 전부이며, 우리는 실존의 엄청난 싸움을 이해할 수 없는 나머지 그것이 두려워 여러 가지 기묘한 방법으로 그것으로부터 도피하려고 한다.
또한 우리는 모르는 것을 두려워한다.
죽음을 두려워하고, 내일의 저편에 있는 것을 두려워한다.결국 우리는 아는 것을 두려워하고, 모르는 것도 두려워한다.

--- p.12

삶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불안전한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안전이 없다는 것을 내적으로, 심리적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안전이 없으면 끝없는 움직임이 있으며 그래서 삶과 죽음은 같은 것이다.

--- p.140

만일 당신이 쾌락 가운데 하나에 대해서, 가장 작은 것과 가장 큰 것에 대해서 아무 강제나 논의 없이 자연스럽게 죽는다면, 당신은 비로소 죽는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죽는다는 것은 완전히 마음을 비우는 것이다.
죽는다는 것은 완전히 마음을 비우는 것을 뜻하며, 죽음은 새로 태어나는 것이요 변화이며, 그 안에서 생각은 전혀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왜냐하면 생각은 낡은 것이기 때문이다.
죽음이 있을 때 거기엔 완전히 새로운 어떤 것이 있다.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는 곧 죽음이며, 그러면 당신은 살고 있는 것이다.

--- p.141

그리하여 당신이 이 모든 것을 없앨 수 있다면, 즉 강제로가 아니라 비가 나뭇잎에서 여러 날 쌓인 먼지를 씻어내듯이 그것들을 씻어낼 수 있다면, 비로소 당신은 인간이 항상 목마르게 찾는 그기묘한 꽃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 p.155

얻으려고 하는 마음은 정열적인 마음이 아니기 때문에 사랑을 얻으려는 노력 없이 사랑과 만나는 것이 그것을 찾는 유일한 길이다.
즉 모르는 사이에 그것을 만나며 어떤 노력이나 체험의 결과로써 그것을 발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 p.157

사랑은 새롭고, 신선하고, 살아 있는 것이다.
그것은 어제도 없고 내일도 없다.
생각의 혼란 저편에 있다.
사랑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천진한 마음뿐이며, 이 천진한 마음은 천진하지 않은 이 세상 에서 살 수 있다.
희생, 경배, 관계, 섹스 그리고 모든 종류의 쾌락과 고통을 통해 끊임없이 찾아온 그 비범한 것을 발견하는 일은, 생각이 그것 자체를 이해해서 자연스럽게 끝이 날 때만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사랑은 대립을 갖지 않고 갈등도 갖지 않는다.

--- p.158

그것 주위에 공간을 만들어내는 중심이 있는 한, 거기엔 사랑도 아름다움도 없다.
아무 중심도 아무 주위도 없을 때 사랑이 있고, 당신이 사랑할 때 당신이 아름다움이다.


하늘은 빛나는 별들로 넘치고 서늘한 공기가 있으며 그리고 당신이 있다.
즉 관찰자이고 경험자이고 사고자이며 활동하는 심장을 갖고 있는 당신, 중심이며 공간을 만들어내는 당신이 있다.
당신은 당신과 별들 사이의 거리(공간), 당신과 아내, 남편 또는 친구 사이의 거리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은 이미지 없이 무엇인가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 p.172

살아 있는 마음은 고요한 마음이며, 아무 중심도 없고 공간, 시간도 없는 마음이다.
그런 마음은 무한하고 유일한 진리이며, 유일한 실재인 것이다.

--- p.201

가장 높은 형태의 정열인 완전한 부정(否定)을 통해서만 그것, 즉사랑은 존재하게 된다.
겸손과 마찬가지로 당신은 사랑을 심어 키울 수 없다.
겸손은 자만이 완전히 끝날 때 존재한다.
그러면 당신은 겸손하 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게 될 것이다.
겸손하다는 게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텅 빈 사람이다.


마찬가지로 삶의 길을 발견하기 위해, 참으로 있는 것을 알고 또 그것을 넘어서기 위해 당신이 당신의 마음을 주고 당신의 가슴, 당신의 신경, 당신의 눈, 당신의 전 존재를 줄 때 그리고 당신이 지금 살고 있는 삶을 완전히, 전적으로 부정할 때, 추악한 것과 잔인한 것에 대한 바로 그 거부 속에 그것과 다른 것이 존재하게 된다.
그리고 당신은 그것을 알지도 못할 것이다.
즉 침묵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 그가 사랑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사랑이 무엇이며 침묵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 p.227

출판사 리뷰
- 정현종 시인의 탐미적 정서가 돋보이는 수려한 번역!
- 내용을 의미 단위로 재구성하여 맥락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개정편집!
- 스테디셀러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23년 만에 개정판 발행!!!


2002년 물병자리에서 출간되어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에 대한 독자들의 평가는, 읽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이 책을 읽었는지에 따라 모두 다르다.
공통된 평가가 있다면 어려운 책이지만 그 속에서 깊은 울림을 얻었다는 감상평이다.
이 책을 편집하기 위해 깊게 읽으면서 깨달은 바는, 이 책은 ‘오해의 책’이라는 점이다.
어떤 깨달음의 순간을 경험해 본 독자라면 순식간에 이해할 내용이지만, 깨달음이라는 영적 경험을 해보지 못한 독자에게는 커다란 벽 앞에 서 있는 느낌을 주는 책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깨달음 대신 문장의 아름다움과 그 문장이 주는 울림에 감화하는 독서를 하게 되고, 그 결과,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울림이 있는 책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이 책을 오해의 책이라고 하는 이유는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깨달음’이라는 맥락에서 볼 때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 문장이, 그 문장 자체가 지닌 나름의 매력 때문에 밑줄 긋고 인덱스를 붙이는 기억할 만한 문장으로 오해되기도 한다.
크리슈나무르티는 오히려 그런 방식을 경계하라고 줄기차게 말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오해’는 이 책이 집필되는 과정에서 기인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 책은 크리슈나무르티의 강연을 정리한 글이다.
맥락을 경험으로 이해하는 독자들에게는 상관없는 일이겠지만, 일반독자에게는 이런 과정 자체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요소로 작동할 수 있다.
현장에서 청중을 설득하는 강연의 특성상, 처음 제시된 주장을 반박하고, 다시 그 자체를 반박하고, 또다시 반박하는 방식을 택하기도 하고, 전체 맥락에서 벗어난 현장성이 반영되기도 한다.
강연을 옮기는 과정에서 오해가 반영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어떤 주장이 옳다는 것인지 길을 잃고 헤맬 수 있고, 그 맥락의 전개가 쉽게 파악되지 않을 수 있다.

물병자리에서 출간한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는 무척 수려한 번역으로 인정받고 있다.
정현종 시인은 이 책의 원서를 읽고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 직접 번역에 나선 것인데, 깨달음의 영적 경험을 정현종식으로 유려하고 아름답게 풀어놓았다.
그렇지만 영적 경험을 온전히 번역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시인은 이 책을 가리켜 “이 책은 그냥 있다.
이것은 책이 아니다.
책이 아니라 살아 있는 어떤 것”, “읽으면서 우리가 읽고 있는 건지 스스로 쓰고 있는 건지 알 수 없는 책이며, 지금도 계속 쓰이고 있는 책”이라고 고백한다.

물병자리가 23년 만에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의 개정 작업에 나선 이유는 그 ‘오해’의 폭을 다소나마 줄여보기 위함이었다.
크리슈나무르티의 가르침에 따라, 이 책에도 ‘아는 것’을 가장한 ‘오해’의 요소가 있음을 인정하고, 그 어떤 과거와 미래, 이해와 오해, 지식과 관찰 등에 대한 선입견을 배제하는 마음으로 깊게 들여다보았다.
그 결과 오해를 유발하는 문제가 단어와 문장이 아니라 메시지를 풀어내는 맥락이 다소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임을 발견하였고, 개정판을 통해 맥락을 명징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물론, 이 작업이 또 다른 ‘오해’를 불러 올 수 있음을 늘 경계하였고, 여전히 오해를 인정하고 그 결과 역시 열어놓기로 다짐하였다.

이 책을 읽는 방식은 오해와 이해의 문제가 아니라, 또한 그 ‘아는 것’ 자체의 목적성이 아니라,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그 방향을 향한, 경험으로서의, 행함으로서의 독서여야 하는 것이다.
정현종 시인의 머리말에서 내비친 그 뜻이 비로소 온전히 다가온다.
“이 책은 읽을 게 아니라 물처럼 마실 일이다.
아니, 우리는 이 책을 숨쉰다.
이 책이 숨이므로.”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5년 11월 18일
- 쪽수, 무게, 크기 : 228쪽 | 136*208*20mm
- ISBN13 : 9791192087368
- ISBN10 : 1192087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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