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의 용도 01 발칸반도 그리스 터키
Description
책소개
여행이 운명인 사람들이 있다.
니콜라 부비에가 그랬다.
그는 작가이자 사진가, 고문서학자이자 시인이었지만, 항상 여행자였다.
여행은 그의 삶을 파괴시키는 동시에 세상과 그를 이어주는 길(통로) 그 자체였다.
그는 여행을 통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해 나갔고, 그것은 그의 책을 통해 기록으로 고스란히 남았다.
『세상의 용도』는 그의 첫 책이자 가장 뛰어난 책이다.
유럽에서 아시아로 떠난 여행기이자 탁월한 산문집인 이 책은 강한 흡인력을 가진다.
이 책은 기존 하드커버 『세상의 용도』를 휴대하기 편리하게 3권으로 분권한 시리즈의 제1권으로, 여행의 출발에서부터 발칸반도, 그리스, 터키를 거쳐 이란 국경까지의 여정을 담은 글들이다.
이 책은 삶을 성찰하게 하는 여행서, 놀라운 문학적 성취를 이룬 에세이집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국내 독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유고슬라비아,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의 문화와 풍습을 이야기하는 귀한 역사서이기도 하다.
서양에서는 여행문학의 대가로 추앙받는 부비에지만, 우리나라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의 대표작이다.
또한, 국내에서 보기 드문 스위스 문학을 소개하며, 지금도 분쟁지역인 지역을 (중립국가인) 스위스인의 시각으로 봄으로써 미국와 영국 등의 강대국이 이들 지역의 역사에 미친 영향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니콜라 부비에가 그랬다.
그는 작가이자 사진가, 고문서학자이자 시인이었지만, 항상 여행자였다.
여행은 그의 삶을 파괴시키는 동시에 세상과 그를 이어주는 길(통로) 그 자체였다.
그는 여행을 통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해 나갔고, 그것은 그의 책을 통해 기록으로 고스란히 남았다.
『세상의 용도』는 그의 첫 책이자 가장 뛰어난 책이다.
유럽에서 아시아로 떠난 여행기이자 탁월한 산문집인 이 책은 강한 흡인력을 가진다.
이 책은 기존 하드커버 『세상의 용도』를 휴대하기 편리하게 3권으로 분권한 시리즈의 제1권으로, 여행의 출발에서부터 발칸반도, 그리스, 터키를 거쳐 이란 국경까지의 여정을 담은 글들이다.
이 책은 삶을 성찰하게 하는 여행서, 놀라운 문학적 성취를 이룬 에세이집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국내 독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유고슬라비아,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의 문화와 풍습을 이야기하는 귀한 역사서이기도 하다.
서양에서는 여행문학의 대가로 추앙받는 부비에지만, 우리나라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의 대표작이다.
또한, 국내에서 보기 드문 스위스 문학을 소개하며, 지금도 분쟁지역인 지역을 (중립국가인) 스위스인의 시각으로 봄으로써 미국와 영국 등의 강대국이 이들 지역의 역사에 미친 영향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제 1권
봄꽃들이여, 무얼 기다리니
서장 여행은 동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9
첫번째 이야기 발칸 반도
새로운 세계에서 빈둥거리며
나태를 부리는 것만큼 신나는 일이 또 있을까 17
두 번째 이야기 아나톨리아 가는 길
이 광활한 땅, 이 진한 냄새,
사랑을 하면 그렇게 되듯이 119
세 번째 이야기 이란 국경
아무리 빵을 씹어도
안 넘어가고 목에 걸리는 순간이 있다 169
《세상의 용도》경로 지도 176
옮긴이의 글 삶을 바꿔놓는 경이의 책 180
니콜라 부비에의 생애 185 세상의 용도 제1권15
봄꽃들이여, 무얼 기다리니
서장 여행은 동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9
첫번째 이야기 발칸 반도
새로운 세계에서 빈둥거리며
나태를 부리는 것만큼 신나는 일이 또 있을까 17
두 번째 이야기 아나톨리아 가는 길
이 광활한 땅, 이 진한 냄새,
사랑을 하면 그렇게 되듯이 119
세 번째 이야기 이란 국경
아무리 빵을 씹어도
안 넘어가고 목에 걸리는 순간이 있다 169
《세상의 용도》경로 지도 176
옮긴이의 글 삶을 바꿔놓는 경이의 책 180
니콜라 부비에의 생애 185 세상의 용도 제1권15
책 속으로
"열 살에서 열세 살 사이에 나는 양탄자 위에 큰댓자로 누워서 세계지도를 찬찬히 들여다보곤 했다.
그러다 보면 여행하고 싶은 욕구가 절로 솟아났다.
바나트나 카스피 해, 카슈미르 같은 지역과 그곳의 음악, 거기서 마주치게 될 눈길, 거기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생각들을 꿈꾸었다…….
이 억누르기 힘든 욕망, 그걸 뭐라 불러야할지, 사실 우리는 모른다.
무엇인가가 점점 더 커지다가 어느 날인가 닻줄이 풀리면, 반드시 자신감이 넘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일단은 떠나고 보는 것이다."
"여행은 동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여행은 그냥 그 자체로서 충분하다는 것을 곧 증명해주리라.
여행자는 자기가 여행을 하고 있다고 믿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는 여행이 여행자를 만들고 여행자를 해체한다."
"새로운 세계에서 빈둥거리며 나태를 부리는 것만큼 신나는 일이 또 있을까."
"농사를 짓는 이슬람교도 아낙이 양파 바구니 사이에 있는 긴 의자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얼굴이 얽은 트럭 운전수, 잔을 앞에 두고 꼿꼿한 자세로 이쑤시개를 만지작거리거나 펄쩍 뛰어 일어나서 담뱃불을 붙여주며 대화를 하려고 애쓰는 장교도 있었다.
그리고 매일 밤, 문 옆 탁자에서는 젊은 매춘부 네 명이 수박씨를 잘근잘근 씹으며 열정적인 아르페지오로 아코디언 주자가 새로 산 악기를 어르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근처 둑에서 영업을 하고 온 날이면 그들의 매끈하고 예쁜 구릿빛 무릎에 흙이 살짝 묻어있기도 했고, 툭 튀어나온 광대뼈에서는 피가 빠르게 맥박쳤다.
그들은 순식간에 잠에 곯아떨어졌고, 잠이 들면 놀라울 정도로 어려 보였다.
그들이 이따금씩 규칙적으로 숨을 내쉴 때마다 자주색이나 초록색 면직 옷에 덮인 옆구리가 들어올려지곤 했다.
몸을 부르르 떨거나 듣기 거북한 소리로 마른기침을 하다가 갑자기 톱밥 속에 침을 뱉는 그들의 거칠고 요란한 매너가 오히려 아름다워 보였다."
"언젠가는 이곳으로 돌아오리라.
필요하다면 빗자루를 타고서라도."
"도시란 피가 흐르고 고약한 냄새를 풍겨야만 치료되는 상처와도 같으며, 그 진한 피는 어떤 상처라도 아물게 할 수 있다.
이 강이 이미 주었던 것은 이 강에 아직 부족한 것보다 더 중요하다.
내가 아직 좋은 글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은, 행복이라는 것이 내 시간을 온통 빼앗아 가버렸기 때문이다."
"침묵 속에서 하루가 끝나간다.
우리는 저녁을 먹으면서 실컷 얘기를 나누었다.
여행은 엔진 소리와 스쳐가는 풍경에 실려와서 당신의 몸을 관통하고 당신의 머리를 환하게 밝혀준다.
아무 이유 없이 받아들인 생각은 당신을 떠난다.
반대로 다른 생각이 새로 정리되어 강 밑바닥의 조약돌처럼 당신 가슴속에 자리를 잡는다.
개입할 필요는 전혀 없다.
도로가 당신을 위해 일을 한다.
도로가 제 할일을 다 하여 이번 여행의 최종 목적지인 인도 끝까지, 아니, 그보다 훨씬 더 멀리까지, 죽음까지 그렇게 뻗어나갔으면 좋겠다."
"내가 고향에 돌아갔을 때,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는 많은 사람들이 약간의 상상력과 집중력만 발휘하면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지 않고도 여행을 잘 할 수 있다고 말했었다.
......
그런데 나는 그렇지가 못하다.
구체적으로 공간 속을 옮겨 다니며 움직이기까지 해야 하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세계는 약한 사람들을 위해 넓게 펼쳐져 그들을 받쳐준다.
어느 날 밤 마케도니아로 가는 도로에서 그랬던 것처럼, 왼쪽에 떠있는 달과 오른쪽에서 은빛으로 반짝거리는 모라바 강으로 세계가 이루어지고, 앞으로 3주일 동안 살 마을을 지평선 뒤쪽으로 찾으러 갈 계획을 세울 때, 나는 내가 그런 것들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사실이 몹시 만족스럽게 느껴진다."
"여행은 몸을 털고 일어나 기운을 차릴 기회를 제공해준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자유를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일종의 축소를 경험하게 해줄 뿐이다.
일상적인 주변 환경에서 벗어나 자신의 습성을 박탈당한 여행자는 마치 포장지가 벗겨지듯 자기 자신이 보잘 것 없는 크기로 줄어든 것을 보게 된다.
하지만 그는 좀 더 왕성한 호기심과 날카로운 직관을 발휘하게 되고, 첫인상을 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다."
"이 도시를 뒤덮어버린 무르익은 금빛 가을이 우리 마음을 뒤흔들어놓았다.
떠돌아다니며 살다 보면 계절에 민감해진다.
계절에 의지하고, 계절 그 자체가 된다.
그리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살아가는 법을 배웠던 장소에서 자신을 억지로 떼어놓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여행을 하다 보면 이렇게 두려움이 치밀어 오르고 아무리 빵을 씹어도 안 넘어가고 목에 걸리는 순간이 있다.
지독하게 피곤하거나, 너무 오랜 만에 혼자가 되었거나, 아니면 미친 듯이 열광했다가 일순 낙담하는 그 순간, 두려움은 마치 차가운 물에 샤워를 했을 때처럼 길을 돌아서는 당신을 덮친다.
다음 달에 대한 두려움, 마을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움직이는 건 뭐든지 다 위협하는 개들, 조약돌을 주어들고 당신에게 다가오는 방랑자들, 심지어는 이전 숙박지에서 빌린 말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자신의 속셈을 감추고 있던 난폭하고 못된 인간."
"시간은 끓고 있는 차가 되어, 드문드문 이어지는 말이 되어, 담배가 되어 지나간다.
그러다 보면 동이 튼다.
점점 더 밝아지는 빛이 메추라기와 자고새의 깃털을 비춘다…….
그러면 나는 언젠가는 되찾으러 갈 기세로 이 경이로운 순간을 내 기억의 밑바닥에 서둘러 파묻는다.
기지개를 켜고 몇 걸음 걸으면 ‘행복’이란 단어가 내게 일어난 일을 묘사하기에는 너무나 빈약하게 느껴진다.
결국 존재의 기반을 이루는 것은 가족도 아니고, 일도 아니고, 나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말이나 생각도 아니다.
사랑보다 더 평온한 초월적 힘에 의해 고양될 때의 순간이 내 삶의 뼈대를 이루는 것이다.
삶은 그같은 순간을 인색하게 나누어준다.
우리의 허약한 마음은 더 이상 견뎌낼 수가 없다."
그러다 보면 여행하고 싶은 욕구가 절로 솟아났다.
바나트나 카스피 해, 카슈미르 같은 지역과 그곳의 음악, 거기서 마주치게 될 눈길, 거기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생각들을 꿈꾸었다…….
이 억누르기 힘든 욕망, 그걸 뭐라 불러야할지, 사실 우리는 모른다.
무엇인가가 점점 더 커지다가 어느 날인가 닻줄이 풀리면, 반드시 자신감이 넘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일단은 떠나고 보는 것이다."
"여행은 동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여행은 그냥 그 자체로서 충분하다는 것을 곧 증명해주리라.
여행자는 자기가 여행을 하고 있다고 믿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는 여행이 여행자를 만들고 여행자를 해체한다."
"새로운 세계에서 빈둥거리며 나태를 부리는 것만큼 신나는 일이 또 있을까."
"농사를 짓는 이슬람교도 아낙이 양파 바구니 사이에 있는 긴 의자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얼굴이 얽은 트럭 운전수, 잔을 앞에 두고 꼿꼿한 자세로 이쑤시개를 만지작거리거나 펄쩍 뛰어 일어나서 담뱃불을 붙여주며 대화를 하려고 애쓰는 장교도 있었다.
그리고 매일 밤, 문 옆 탁자에서는 젊은 매춘부 네 명이 수박씨를 잘근잘근 씹으며 열정적인 아르페지오로 아코디언 주자가 새로 산 악기를 어르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근처 둑에서 영업을 하고 온 날이면 그들의 매끈하고 예쁜 구릿빛 무릎에 흙이 살짝 묻어있기도 했고, 툭 튀어나온 광대뼈에서는 피가 빠르게 맥박쳤다.
그들은 순식간에 잠에 곯아떨어졌고, 잠이 들면 놀라울 정도로 어려 보였다.
그들이 이따금씩 규칙적으로 숨을 내쉴 때마다 자주색이나 초록색 면직 옷에 덮인 옆구리가 들어올려지곤 했다.
몸을 부르르 떨거나 듣기 거북한 소리로 마른기침을 하다가 갑자기 톱밥 속에 침을 뱉는 그들의 거칠고 요란한 매너가 오히려 아름다워 보였다."
"언젠가는 이곳으로 돌아오리라.
필요하다면 빗자루를 타고서라도."
"도시란 피가 흐르고 고약한 냄새를 풍겨야만 치료되는 상처와도 같으며, 그 진한 피는 어떤 상처라도 아물게 할 수 있다.
이 강이 이미 주었던 것은 이 강에 아직 부족한 것보다 더 중요하다.
내가 아직 좋은 글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은, 행복이라는 것이 내 시간을 온통 빼앗아 가버렸기 때문이다."
"침묵 속에서 하루가 끝나간다.
우리는 저녁을 먹으면서 실컷 얘기를 나누었다.
여행은 엔진 소리와 스쳐가는 풍경에 실려와서 당신의 몸을 관통하고 당신의 머리를 환하게 밝혀준다.
아무 이유 없이 받아들인 생각은 당신을 떠난다.
반대로 다른 생각이 새로 정리되어 강 밑바닥의 조약돌처럼 당신 가슴속에 자리를 잡는다.
개입할 필요는 전혀 없다.
도로가 당신을 위해 일을 한다.
도로가 제 할일을 다 하여 이번 여행의 최종 목적지인 인도 끝까지, 아니, 그보다 훨씬 더 멀리까지, 죽음까지 그렇게 뻗어나갔으면 좋겠다."
"내가 고향에 돌아갔을 때,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는 많은 사람들이 약간의 상상력과 집중력만 발휘하면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지 않고도 여행을 잘 할 수 있다고 말했었다.
......
그런데 나는 그렇지가 못하다.
구체적으로 공간 속을 옮겨 다니며 움직이기까지 해야 하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세계는 약한 사람들을 위해 넓게 펼쳐져 그들을 받쳐준다.
어느 날 밤 마케도니아로 가는 도로에서 그랬던 것처럼, 왼쪽에 떠있는 달과 오른쪽에서 은빛으로 반짝거리는 모라바 강으로 세계가 이루어지고, 앞으로 3주일 동안 살 마을을 지평선 뒤쪽으로 찾으러 갈 계획을 세울 때, 나는 내가 그런 것들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사실이 몹시 만족스럽게 느껴진다."
"여행은 몸을 털고 일어나 기운을 차릴 기회를 제공해준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자유를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일종의 축소를 경험하게 해줄 뿐이다.
일상적인 주변 환경에서 벗어나 자신의 습성을 박탈당한 여행자는 마치 포장지가 벗겨지듯 자기 자신이 보잘 것 없는 크기로 줄어든 것을 보게 된다.
하지만 그는 좀 더 왕성한 호기심과 날카로운 직관을 발휘하게 되고, 첫인상을 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다."
"이 도시를 뒤덮어버린 무르익은 금빛 가을이 우리 마음을 뒤흔들어놓았다.
떠돌아다니며 살다 보면 계절에 민감해진다.
계절에 의지하고, 계절 그 자체가 된다.
그리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살아가는 법을 배웠던 장소에서 자신을 억지로 떼어놓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여행을 하다 보면 이렇게 두려움이 치밀어 오르고 아무리 빵을 씹어도 안 넘어가고 목에 걸리는 순간이 있다.
지독하게 피곤하거나, 너무 오랜 만에 혼자가 되었거나, 아니면 미친 듯이 열광했다가 일순 낙담하는 그 순간, 두려움은 마치 차가운 물에 샤워를 했을 때처럼 길을 돌아서는 당신을 덮친다.
다음 달에 대한 두려움, 마을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움직이는 건 뭐든지 다 위협하는 개들, 조약돌을 주어들고 당신에게 다가오는 방랑자들, 심지어는 이전 숙박지에서 빌린 말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자신의 속셈을 감추고 있던 난폭하고 못된 인간."
"시간은 끓고 있는 차가 되어, 드문드문 이어지는 말이 되어, 담배가 되어 지나간다.
그러다 보면 동이 튼다.
점점 더 밝아지는 빛이 메추라기와 자고새의 깃털을 비춘다…….
그러면 나는 언젠가는 되찾으러 갈 기세로 이 경이로운 순간을 내 기억의 밑바닥에 서둘러 파묻는다.
기지개를 켜고 몇 걸음 걸으면 ‘행복’이란 단어가 내게 일어난 일을 묘사하기에는 너무나 빈약하게 느껴진다.
결국 존재의 기반을 이루는 것은 가족도 아니고, 일도 아니고, 나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말이나 생각도 아니다.
사랑보다 더 평온한 초월적 힘에 의해 고양될 때의 순간이 내 삶의 뼈대를 이루는 것이다.
삶은 그같은 순간을 인색하게 나누어준다.
우리의 허약한 마음은 더 이상 견뎌낼 수가 없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우리에게는 9주일을 살 수 있을 만큼의 돈이 있었다.
돈의 액수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시간은 넘쳐났다.
우리는 일체의 사치를 거부하고 오직 느림이라는 가장 소중한 사치만을 누리기로 작정했다." -본문 중
『세상의 용도』는 어떤 책인가? 1953년에서 1954년 사이에 두 스위스 청년을 제네바에서 유고슬라비아, 터키, 이란, 파키스탄을 거쳐, 아프가니스탄의 카불까지 데려간 여행이야기라고 간단히 대답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은 작가, 또 한 사람은 화가였다.
그들은 피아트 토폴리노를 타고 여행했다.
이렇게 말하는 게 정확할지는 모르지만 불완전하다.
왜냐하면『세상의 용도』는 무엇보다도 ‘지혜의 책’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를 설명해주는 삶의 교과서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은 20세기판 ‘경이의 책’이기도 하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여행책은 넘친다.
그러나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책은 많지 않다.
이 책은 스위스의 작가와 화가, 두 청년이 옛 유고슬라비아에서 인도로 출발하여 그리스, 터키, 이란, 파키스탄을 거쳐 아프가니스탄까지 여행한 기록이다.
그들은 스쳐지나가는 관찰자가 아니라 정주하는 마음으로 여행했다.
혹독한 기후는 물론, 이란에서는 정치 상황 때문에 감옥에 갇히기도 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전복사고로 죽을 뻔한 위기를 넘긴다.
세르비아에서는 집시음악을 녹음하기 위해 집시마을을 찾다가 어느 선술집에서 삶의 근원적인 (그러나 아주 평범한) 장면과 맞닥뜨린다.
돈을 벌기 위해 작가는 글을 쓰고, 화가는 그림을 그려 전시를 했다.
파키스탄에서는 바에서 일을 하기도 한다.
그속에서 니콜라 부비에Nicolas Bouvier의 고갱이 같은 글이 나왔다.
책에는 삶의 깊은 경험에서 나온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 여행자의 삶, 글쓰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고민이 생생하다.
니콜라 부비에는 여행 후 『세상의 용도』를 쓰고 그후 몇 번에 걸쳐 수정을 하는데, 그럴 때마다 그의 독서량, 예술가적 예민함, 세계에 대한 직관이 보태졌다.
그의 글 속에서 사람들과 풍경, 모험은 유머가 곁들여져, 삶의 아름다운 모자이크를 만들어낸다.
여행이 운명인 사람들이 있다.
니콜라 부비에가 그랬다.
그는 작가이자 사진가, 고문서학자이자 시인이었지만, 항상 여행자였다.
여행은 그의 삶을 파괴시키는 동시에 세상과 그를 이어주는 길(통로) 그 자체였다.
그는 여행을 통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해 나갔고, 그것은 그의 책을 통해 기록으로 고스란히 남았다.『세상의 용도』는 그의 첫 책이자 가장 뛰어난 책이다.
유럽에서 아시아로 떠난 여행기이자 탁월한 산문집인 이 책은 강한 흡인력을 가진다.
이 책은 기존 하드커버 『세상의 용도』를 휴대하기 편리하게 3권으로 분권한 시리즈의 제1권으로, 여행의 출발에서부터 발칸반도, 그리스, 터키를 거쳐 이란 국경까지의 여정을 담은 글들이다.
『세상의 용도』 출간 30년 후 이 책은 여행문학의 고전이 되었고, 부비에는 1991년 생말로 북페어(‘여행’이 주제)에서 한 세대 작가 전체가 대가로 간주하는 영광을 안는다.
돈의 액수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시간은 넘쳐났다.
우리는 일체의 사치를 거부하고 오직 느림이라는 가장 소중한 사치만을 누리기로 작정했다." -본문 중
『세상의 용도』는 어떤 책인가? 1953년에서 1954년 사이에 두 스위스 청년을 제네바에서 유고슬라비아, 터키, 이란, 파키스탄을 거쳐, 아프가니스탄의 카불까지 데려간 여행이야기라고 간단히 대답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은 작가, 또 한 사람은 화가였다.
그들은 피아트 토폴리노를 타고 여행했다.
이렇게 말하는 게 정확할지는 모르지만 불완전하다.
왜냐하면『세상의 용도』는 무엇보다도 ‘지혜의 책’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를 설명해주는 삶의 교과서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은 20세기판 ‘경이의 책’이기도 하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여행책은 넘친다.
그러나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책은 많지 않다.
이 책은 스위스의 작가와 화가, 두 청년이 옛 유고슬라비아에서 인도로 출발하여 그리스, 터키, 이란, 파키스탄을 거쳐 아프가니스탄까지 여행한 기록이다.
그들은 스쳐지나가는 관찰자가 아니라 정주하는 마음으로 여행했다.
혹독한 기후는 물론, 이란에서는 정치 상황 때문에 감옥에 갇히기도 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전복사고로 죽을 뻔한 위기를 넘긴다.
세르비아에서는 집시음악을 녹음하기 위해 집시마을을 찾다가 어느 선술집에서 삶의 근원적인 (그러나 아주 평범한) 장면과 맞닥뜨린다.
돈을 벌기 위해 작가는 글을 쓰고, 화가는 그림을 그려 전시를 했다.
파키스탄에서는 바에서 일을 하기도 한다.
그속에서 니콜라 부비에Nicolas Bouvier의 고갱이 같은 글이 나왔다.
책에는 삶의 깊은 경험에서 나온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 여행자의 삶, 글쓰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고민이 생생하다.
니콜라 부비에는 여행 후 『세상의 용도』를 쓰고 그후 몇 번에 걸쳐 수정을 하는데, 그럴 때마다 그의 독서량, 예술가적 예민함, 세계에 대한 직관이 보태졌다.
그의 글 속에서 사람들과 풍경, 모험은 유머가 곁들여져, 삶의 아름다운 모자이크를 만들어낸다.
여행이 운명인 사람들이 있다.
니콜라 부비에가 그랬다.
그는 작가이자 사진가, 고문서학자이자 시인이었지만, 항상 여행자였다.
여행은 그의 삶을 파괴시키는 동시에 세상과 그를 이어주는 길(통로) 그 자체였다.
그는 여행을 통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해 나갔고, 그것은 그의 책을 통해 기록으로 고스란히 남았다.『세상의 용도』는 그의 첫 책이자 가장 뛰어난 책이다.
유럽에서 아시아로 떠난 여행기이자 탁월한 산문집인 이 책은 강한 흡인력을 가진다.
이 책은 기존 하드커버 『세상의 용도』를 휴대하기 편리하게 3권으로 분권한 시리즈의 제1권으로, 여행의 출발에서부터 발칸반도, 그리스, 터키를 거쳐 이란 국경까지의 여정을 담은 글들이다.
『세상의 용도』 출간 30년 후 이 책은 여행문학의 고전이 되었고, 부비에는 1991년 생말로 북페어(‘여행’이 주제)에서 한 세대 작가 전체가 대가로 간주하는 영광을 안는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18년 06월 30일
- 쪽수, 무게, 크기 : 190쪽 | 128*188*25mm
- ISBN13 : 9788994750255
- ISBN10 : 899475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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