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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과 세상
내가 읽은 책과 세상
Description
책소개
장편소설 『칼의 노래』, 단편소설 「화장」으로 동인문학상과 이상문학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소설가 김훈은 작가이기 이전에, 많은 이들을 자신의 펜대 끝에 붙잡아 둔 신문기자였으며, 날카롭고도 유려한 문장으로 여러 시인과 소설가들을 긴장시킨 빼어난 문사였다.
이 책은 그 시절 김훈이 펴낸 그의 첫 책 『내가 읽은 책과 세상』의 개정판이다.
기존의 원고에서 시에 관련된 부분들만을 모으고, 거기에 다른 시집평들을 추가해서 '김훈의 詩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새롭게 선보이게 되었다.

1부 ‘시로 엮는 가을’에는 서해, 동해, 을숙도, 김제 만경평야, 섬진강 등을 여행하며 만난 사람과 풍경들, 그리고 그곳을 노래한 시들에 대한 소개로 구성되었다.
각각의 장소와 시들에 대한 작가의 감상을 관통하고 있는 일관된 정서는 ‘가을’이라는 계절이 전하는 쓸쓸함과 그리움이다.
그를 통해 인간에게 주어진 생의 의미를 꿰뚫어보는 날카롭고도 넉넉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2부‘여름과 시’에서는 80년대의 대표적인 시정을 불러일으켰던 매개들, 즉 새 섬 바다 산 강 풀잎 등에 얽힌 시들을 따라 읽으며 각각의 시들이 그려내는 무늬를 섬세하게 포착해내는 한편 새나 섬, 강 등에 대한 작가 나름의 소회를 풀어내기도 한다.
3부 ‘시집기행’은 1980년대의 대표적인 젊은 시인들(신경림 황지우 이성복 기형도 허수경 이문재 고정희 곽재구 김용택 등)이 그 시절에 발표한 시와 시집들에 대한 단평들을 묶었다.
지금까지도 널리 읽히며 오랫동안 독자들과 평단의 사랑을 받아온 시인들의 대표작들이 씌어지던 생생한 창작현장과 젊은 기자 김훈의 눈에 비친 젊은 시인들의 단호하고도 순정한 초발심을 엿볼 수 있다.
형식적이고 무미한 작품평이 아닌, 시와 시인을 동시에 읽을 수 있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먼저 읽게 되는 글들이다.

목차
개정판을 펴내며
책머리에

시로 엮는 가을
서해에서
동해에서
섬진강에서
을숙도에서
김제 만경평야에서
무등산에서
목포에서
경주에서
제주에서

여름과 시
이제까지 무수한 화살이 날았지만 아직도 새는 죽은 일이 없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어떤 이 세상의 말도 잔잔히 지우는 바다
산은 혼자 있으며 더 많은 것들과 함께 있다
저문 강물을 보아라
소들은 왜 뿔이 있는가
지고한 목숨을 울면서 일체를 거부하던 너의 외로움이 이제 마른 잎으로 땅에 눕겠구나

시집기행
원초적 신화와 형이상 세계의 접목 - 서정주 『질마재 신화』
'버림받은 자들의 통곡'을 성찰 - 신경림 『가난한 사랑노래』
무형의 관념을 유형의 언어로 - 박제천 『장자시』
'폭력의 상처' 언어 힘으로 표출 - 임동확 『매장시편』
신 없는 사제의 춤 - 하재봉 『안개와 불』
오도가도 못하는 정거장 - 기형도 「정거장에서의 충고」
생애화되는 한 줄의 공백 - 김명인 「화천」
손(手)에 대한 12매
'추억'이란 제목의 시가 70편 - 시인 박재삼
시는 살아가는 이야기일 뿐...
- 시인 김용택
고통보단 사랑을 노래 - 시인 곽재구
비상을 꿈꾸며 이승을 노래 - 시인 황지우
시를 '일'로 삼는 직업정신 - 시인 고정희
미친 거지의 자유 - 『한산시집』
버려짐, 그 구원의 자리 - 김신용 『버려진 사람들』
사나움보다 힘센 아름다움 - 허수경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적소(謫所)의 노래 - 이성부 『빈 산 뒤에 두고』
억압/자유 사이의 삶 - 이문재 『내 젖은 구두 벗어 해에게 보여줄 때』
순수시의 절정 - 김종삼 전집
길 없는 세상의 노래 - 황학주의 시세계

발문 ㅣ 이문재


책 속으로
“기형도는 내 친구다.
친구의 글에 대해서는 글을 쓰기가 어렵다.
그 자의 얼굴이 어른거리기 때문이다.
나는 그 어른거리는 얼굴을 향해 ‘물러가라’고 달래면서 이 글을 쓴다.
(......) 나는 정거장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내 친구에게, 그러지 말고 세계 안으로 들어오라고 말할 수가 없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너무나도 염치없는 도덕일 뿐이리라.
그의 정거장 속에서 세계의 안과 밖으로 드나드는 모든 길들이 새롭게 만날 수는 없는 것이며, 내 친구는 이렇게 늙어도 좋을 것인가.
나는 그의 시가 실린 『문학과사회』 겨울호(1988년)를 덮는다.”
--- p.201
“황지우(32)는 출발선상에 서 있다.
(......) 그는 끝없이 ‘가고’ 싶어 하고 ‘흘러가고’ 싶어 하고 ‘들어가고’ 싶어 하면서도, 마침내 떠나지 않기 위하여 또한 애쓴다.
그 출발선상에서의 갈등이 그의 시에 긴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그는 집에서 번역도 하고 르포도 쓰고 가끔 시도 쓰며 산다.
그는 공터에서 다섯 살 난 딸을 리어카 목마에 태워주면서, 그 딸이 목마를 타고, 멀고 안 보이는 나라로 들어가버린 듯한 환상에 빠지는 젊은 아버지다.”
“황지우(32)는 출발선상에 서 있다.
(......) 그는 끝없이 ‘가고’ 싶어 하고 ‘흘러가고’ 싶어 하고 ‘들어가고’ 싶어 하면서도, 마침내 떠나지 않기 위하여 또한 애쓴다.
그 출발선상에서의 갈등이 그의 시에 긴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그는 집에서 번역도 하고 르포도 쓰고 가끔 시도 쓰며 산다.
그는 공터에서 다섯 살 난 딸을 리어카 목마에 태워주면서, 그 딸이 목마를 타고, 멀고 안 보이는 나라로 들어가버린 듯한 환상에 빠지는 젊은 아버지다.”
--- p.233
“곽재구(30)의 시는 순결하기 때문에 강력하다.
그의 시가 펼쳐 보이고 있는 동시대의 현실이 결코 아늑하고 풍성한 세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는 ‘절망보다는 희망을, 고통보다는 사랑을 노래하기 위하여 힘쓸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 학교가 겨울방학중이어서 그는 또 몇 차례의 여행을 다녀왔다.
그는 ‘산과 바다를 보고 왔다’라고만 말했다.
그의 말은 또다른 서정시를 예비하고 있는 것같이 들렸다.”
“곽재구(30)의 시는 순결하기 때문에 강력하다.
그의 시가 펼쳐 보이고 있는 동시대의 현실이 결코 아늑하고 풍성한 세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는 ‘절망보다는 희망을, 고통보다는 사랑을 노래하기 위하여 힘쓸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 학교가 겨울방학중이어서 그는 또 몇 차례의 여행을 다녀왔다.
그는 ‘산과 바다를 보고 왔다’라고만 말했다.
그의 말은 또다른 서정시를 예비하고 있는 것같이 들렸다.”
-- p.227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04년 07월 30일
- 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295쪽 | 566g | 크기확인중
- ISBN13 : 9788971844113
- ISBN10 : 897184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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