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치동 아이는 이렇게 씁니다
Description
책소개
망한 글은 없다, 다듬지 않은 글이 있을 뿐!!
글쓰기 교육 현장에서 건져 올린 ‘사유의 기술’과 아이를 향한 ‘따뜻한 시선’, 그리고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훈련의 힘을 만난다!
『대치동 아이는 이렇게 씁니다』는 글쓰기 지도서이자 성장 에세이다.
1장과 3장은 ‘엄마의 말’, 2장과 4장은 ‘아이의 말’, 5장은 ‘선생님의 말’로 구성해 각각의 처지에서 ‘글쓰기라는 작업’의 실체를 파헤친다.
이 같은 5장 구성은 글쓰기와 글이 어떻게 아이·부모·교사에게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잘 드러낸다.
또한 ‘사고력과 감성’을 함께 키우는 길을 안내함과 동시에 ‘달력 단어장’, ‘글쓰기 젠가’, ‘필사하기’ 등 집에서도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훈련법을 제안하여 실용성도 놓치지 않았다.
2장에서 다루는 “〈글쓰기 제2법칙〉 요약 → 비교 → 해석 → 견해”와 5장의 “수능 문해력을 키우려면? 자유로운 해석 독서법+능동적 독서” 편은 수능을 준비하는 자녀를 둔 부모에게 유익한 논술 지침이 될 것이다.
이 책은 평론가이자 글쓰기 교사로서 저자가 지닌 탁월한 언어 감각으로 책 전체를 단단하게 묶고 있다는 점에서 여타 글쓰기 지도서와 맥을 달리한다.
분석적 시선과 따뜻한 문체가 공존하면서 아이들의 문장 하나하나를 ‘작은 문학’처럼 다룬다.
이는 아마도 저자가 글쓰기를 “기술이자 마음을 담는 예술”로 정의하는 덕분일 터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한 글쓰기 기술서가 아니라 아이의 생각을 키우고 표현력을 길러주는 종합 가이드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3장의 “아이와 읽기 좋은 1970년대 소설”, 부록으로 정리한 “문해력을 키우기 위한 도서 추천” 역시 부모와 교사 모두에게 실용적인 팁이다.
“한 글자도 못 쓰겠어요”라며 한숨 쉬는 자녀를 둔 부모, 글쓰기 수업 방식을 고민하는 교사, 나아가 감정의 시대를 지나 사유의 시대로 나아가길 원하는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한다.
글쓰기 교육 현장에서 건져 올린 ‘사유의 기술’과 아이를 향한 ‘따뜻한 시선’, 그리고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훈련의 힘을 만난다!
『대치동 아이는 이렇게 씁니다』는 글쓰기 지도서이자 성장 에세이다.
1장과 3장은 ‘엄마의 말’, 2장과 4장은 ‘아이의 말’, 5장은 ‘선생님의 말’로 구성해 각각의 처지에서 ‘글쓰기라는 작업’의 실체를 파헤친다.
이 같은 5장 구성은 글쓰기와 글이 어떻게 아이·부모·교사에게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잘 드러낸다.
또한 ‘사고력과 감성’을 함께 키우는 길을 안내함과 동시에 ‘달력 단어장’, ‘글쓰기 젠가’, ‘필사하기’ 등 집에서도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훈련법을 제안하여 실용성도 놓치지 않았다.
2장에서 다루는 “〈글쓰기 제2법칙〉 요약 → 비교 → 해석 → 견해”와 5장의 “수능 문해력을 키우려면? 자유로운 해석 독서법+능동적 독서” 편은 수능을 준비하는 자녀를 둔 부모에게 유익한 논술 지침이 될 것이다.
이 책은 평론가이자 글쓰기 교사로서 저자가 지닌 탁월한 언어 감각으로 책 전체를 단단하게 묶고 있다는 점에서 여타 글쓰기 지도서와 맥을 달리한다.
분석적 시선과 따뜻한 문체가 공존하면서 아이들의 문장 하나하나를 ‘작은 문학’처럼 다룬다.
이는 아마도 저자가 글쓰기를 “기술이자 마음을 담는 예술”로 정의하는 덕분일 터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한 글쓰기 기술서가 아니라 아이의 생각을 키우고 표현력을 길러주는 종합 가이드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3장의 “아이와 읽기 좋은 1970년대 소설”, 부록으로 정리한 “문해력을 키우기 위한 도서 추천” 역시 부모와 교사 모두에게 실용적인 팁이다.
“한 글자도 못 쓰겠어요”라며 한숨 쉬는 자녀를 둔 부모, 글쓰기 수업 방식을 고민하는 교사, 나아가 감정의 시대를 지나 사유의 시대로 나아가길 원하는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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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여는 글
1장 엄마의 말 “글쓰기까지 시켜야 해요?”
바야흐로 이야기의 시대 / 천일야화 속 세헤라자데처럼 / 화자가 되어야 독자도 될 수 있다 / 내 아이의 장점을 드러내는 가장 단순한 방법 / 엄마의 키워드
2장 아이의 말 “엄마, 나 아무 생각이 안 나”
하얀 것은 종이, 검은 것은 글씨 / 〈글쓰기 제1법칙〉 빌드 업(Build-Up) / 잘 노는 아이가 잘 쓴다 / 〈글쓰기 제2법칙〉 요약 → 비교 → 해석 → 견해 / 글감을 저장해 주는 마법의 달력 단어장 / ‘눈’과 ‘마음’으로 일기 쓰기 / 〈글쓰기 제3법칙〉 ‘두 번 쓰기’를 향한 신뢰 / 아이의 키워드
3장 엄마의 말 “이제 잘 쓰는 것 맞아요?”
글쓰기에 왕도는 없다 / 객관적인 글은 ‘훈련’이 필요하다 /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게 하려면 / 대치동표 추천 도서 ‘무엇을 읽혀야 할까?’ / 엄마의 키워드 / 아이와 읽기 좋은 1970년대 소설
4장 아이의 말 “선생님, 이번 글은 망했어요”
망한 인생이 없듯, 망한 글도 없다 / 지우개 없이 글을 쓸 수 있을까? / 글을 어루만지자 눈물이 떨어졌다 / 퇴고를 놀이처럼 / 아이의 키워드
5장 선생님의 말 “그러므로 글쓰기는 계속된다”
장인 교육을 멈출 수 없는 이유 / 책을 읽을 때는 연필을 들어라! / 수능 문해력을 키우려면? 자유로운 해석 독서법+능동적 독서 / ‘따라 적기’는 언제나 유효한 일 / 문장력이 상승하는 필승 필사법! 바른 자세로, 소리를 내자 / 누구를 위한 ‘글쓰기’인가 / 선생님의 키워드
나가는 글
율T가 권하는 책 / 참고 문헌
1장 엄마의 말 “글쓰기까지 시켜야 해요?”
바야흐로 이야기의 시대 / 천일야화 속 세헤라자데처럼 / 화자가 되어야 독자도 될 수 있다 / 내 아이의 장점을 드러내는 가장 단순한 방법 / 엄마의 키워드
2장 아이의 말 “엄마, 나 아무 생각이 안 나”
하얀 것은 종이, 검은 것은 글씨 / 〈글쓰기 제1법칙〉 빌드 업(Build-Up) / 잘 노는 아이가 잘 쓴다 / 〈글쓰기 제2법칙〉 요약 → 비교 → 해석 → 견해 / 글감을 저장해 주는 마법의 달력 단어장 / ‘눈’과 ‘마음’으로 일기 쓰기 / 〈글쓰기 제3법칙〉 ‘두 번 쓰기’를 향한 신뢰 / 아이의 키워드
3장 엄마의 말 “이제 잘 쓰는 것 맞아요?”
글쓰기에 왕도는 없다 / 객관적인 글은 ‘훈련’이 필요하다 /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게 하려면 / 대치동표 추천 도서 ‘무엇을 읽혀야 할까?’ / 엄마의 키워드 / 아이와 읽기 좋은 1970년대 소설
4장 아이의 말 “선생님, 이번 글은 망했어요”
망한 인생이 없듯, 망한 글도 없다 / 지우개 없이 글을 쓸 수 있을까? / 글을 어루만지자 눈물이 떨어졌다 / 퇴고를 놀이처럼 / 아이의 키워드
5장 선생님의 말 “그러므로 글쓰기는 계속된다”
장인 교육을 멈출 수 없는 이유 / 책을 읽을 때는 연필을 들어라! / 수능 문해력을 키우려면? 자유로운 해석 독서법+능동적 독서 / ‘따라 적기’는 언제나 유효한 일 / 문장력이 상승하는 필승 필사법! 바른 자세로, 소리를 내자 / 누구를 위한 ‘글쓰기’인가 / 선생님의 키워드
나가는 글
율T가 권하는 책 / 참고 문헌
책 속으로
문해력은 한번 쌓아 올리면 쉽게 무너지지 않지만 쌓아 올리는 데 막대한 시간이 걸린다는 문제점이 있다.
내 아이의 문해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중학교 졸업 때나 고등학생 때 알게 된다면 마음이 막막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아직 하나의 방법이 더 남아 있다.
바로 화자(話者)가 되어 보는 것이다.
글쓰기를 통해서 문해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여러 번 반복하지 않아도 된다.
두세 번의 연습만 있으면 금세 비문학 화자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미국에 관한 책 열 권을 읽은 사람과 미국에 한 번 다녀온 사람 중 어떤 사람이 미국의 분위기를 더 잘 알고 있을까? 우리는 이미 그 답을 안다.
경험에는 큰 힘이 있다.
마찬가지로 화자가 되어 본 아이들은 쉽게 유능한 독자가 된다.
내 의견을 타인에게 전달할 방법을 고민해 본 사람은 글의 구조를 자연스럽게 체화할 수 있다.
글의 처음과 끝에 주제를 배치하면 독자들이 편리하게 주제를 익힐 수 있겠다거나 적절한 접속어를 통해 글을 환기한 후 중요한 설명을 진행하면 되겠다는 것이 머릿속에 새겨지니 말이다.
화자가 되어 본 사람은 다른 화자 역시 자신처럼 글을 쓰리라는 것을 은연중에 학습하게 된다.
글쓰기를 잘하는 아이 중 독해를 못 하는 아이가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이를 수동적인 ‘독자’로 키울 필요는 없다.
자녀를 스스로 말하는 ‘화자’로 키우면 ‘읽기 능력’은 저절로 따라온다.
--- 「화자가 되어야 독자도 될 수 있다」 중에서
학원에서 보는 아이들의 일기 내용은 대체로 비슷하다.
부모님과 맛있는 저녁을 먹은 이야기, 친구와 싸운 이야기, 학원에 가기 싫어 책상에서 울어 버린 이야기 등 단편적인 감정을 서술한 일기가 대부분이다.
첫 일기를 쓴 아이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한 가지다.
더 구체적으로 쓸 것.
그리고 아이가 쉽게 읽을 수 있는, 아이의 취향에 맞는 신문 기사를 하나 보여 준다.
기사문에는 수많은 관찰의 결과가 적혀 있다.
육하원칙(六何原則, 누가·언제·어디서·무엇을·어떻게·왜)에 따라 사건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일기에 ‘감정’만 풀어내는 건 하수의 글쓰기다.
감정이 독자에게 제대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나의 눈’으로 본 모든 것을 써야 한다.
(…) 육하원칙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관찰자의 눈’을 이용해 일기를 쓴 후 다시 일기를 읽어 보자.
그리고 ‘마음’으로 일기 속 상황을 타인에게 투영시켜 보면 ‘나만의 관점’이 드러난다.
관점은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한 사람의 태도나 방향 또는 처지’를 나타내는 말이다.
나와 같은 상황의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해 줄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관점이 길러진다.
관점을 만드는 훈련은 차후 논술을 쓸 때 큰 도움이 된다.
제시문을 잘 읽고 적확한 답을 쓰는 건 백 점짜리 논술이다.
그러나 제시문을 잘 해석한 다음 나의 관점을 살포시 덧붙이면 만점짜리 논술이 탄생한다.
제시문을 해석하고 주제를 찾는 법은 ‘읽기’ 영역에 가깝기에 여러 지문을 읽고, 주제를 찾는 연습을 통해 단기간에 성장시킬 수 있다.
그러나 관점을 찾고 적는 것은 ‘쓰기’의 영역이자 ‘마음’의 일이다.
그러므로 단기간에 완성되지 않는다.
--- 「‘눈’과 ‘마음’으로 일기 쓰기」 중에서
문제집, 문학, 비문학 등 그 어떤 책이라도 고르는 기준은 항상 다음과 같아야 한다.
내 아이의 수준보다는 쉬운, 그렇지만 백 퍼센트 아는 내용은 아닌 책을 골라야 한다.
쉬운 책을 읽어서 어떤 성장이 있겠나 싶겠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이미 배우거나 알고 있는 내용이라 할지라도 시간이 흐르면 잊게 된다.
완벽히 학습을 끝낸 후 줄줄 외우고 다니는 정보더라도 어느 순간 “엇! 깜박했다”라며 비명을 지르게 되는 게 인간의 기억력이다.
아이의 수준보다 조금 쉬운 책을 고르게 되면 책 읽는 일이 부담스럽지 않게 된다.
해당 책이 문제집이라면 풀기가 부담스럽지 않을 것이다.
부담스럽지 않다는 것은 자꾸만 손이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책도 결국 사람의 손을 타야 하는 물건이다.
집에 전시해 두고 쌓아 둔다고 해서 내 것이 되는 게 아니다.
자주 만지고 부대낄수록 지식도 늘어난다.
완독을 향해 나아가다 보면 필연적으로 모르는 내용이 책 속에 나온다.
아무리 만만한 책을 읽더라도 책 한 권에 담긴 정보를 모두 알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간혹 모르는 정보가 나왔을 때 해당 부분을 더 알아보기도 하고 어려운 내용을 독파해 보는 동안 간접 경험의 층위가 단단해진다.
마찬가지로 문제집이라면 몰랐던 내용을 학습함으로써 시험 문제 하나를 더 맞힐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대치동표 추천도서 ‘무엇을 읽혀야 할까?’」 중에서
지우개를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이중섭의 껌 종이 그림 이야기를 해 준다.
껌 종이에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었던 천재 화가의 슬픈 이야기를 듣고 나면 아이들은 “천재니까 가능했던 게 아닐까요?”라며 도리어 질문을 쏟아낸다.
물론 이중섭은 천재 화가가 맞다.
당연히 다른 사람에 비해 실수 없이 일필휘지(一筆揮之)의 그림을 그려 냈을 것이다.
그러나 이중섭도 인간이다.
실수가 아예 없었을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우개도, 수정 테이프도 없었던 이중섭은 껌 종이 그림을 그리다가 실수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만회했을까? 이중섭은 자신의 실수를 ‘실수’라고 받아들이는 대신 잘못 그어진 선을 기회 삼아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그림을 떠올렸을 것이다.
(…) 아이들에게 지우개를 쓰지 말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문제를 풀다 실수했을 경우 원래 쓴 답 아래에 새로운 답을 쓰면 되고, 글을 쓰다 실수가 나왔다면 새로운 문단을 다시 시작해 버리거나 실수가 나온 그대로 글을 쓰면 그만이라고 설명한다.
다른 사람이 오답을 볼 수도 있고 교재도 깔끔하게 쓰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는 반문이 돌아온다.
세상 모든 일들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글은 첫 시도에 완벽하게 쓸 수 없다.
여러 번의 퇴고 작업을 거치고 나서야 진정한 한 편의 글이 나온다.
퇴고의 밑바탕은 초고다.
그러므로 초고에는 최대한 많은 생각을 담는 게 중요하다.
쓸모없어 보이고 잘못되어 보이는 초고라 할지라도 잘 간직해 두면 퇴고 때 요긴하게 쓰인다.
그런데 그런 중요한 조각들을 지우개로 지워 버리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
당장은 오답으로 보일지라도 미래에는 그 오답이 ‘보석’이 될 수 있다.
마음 가는 대로 쓴 초고가 정답으로 가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는 말은 여러 유명 작가의 자서전에 반드시 들어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 「지우개 없이 글을 쓸 수 있을까?」 중에서
책을 아낀다고 해서 책의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절판된 책을 모셔 둔다고 해서 책을 소유한 독자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읽기가 아까울 정도로 소중한 책이라고 해도 책은 ‘더럽혀졌을 때’ 자신의 가치를 드러낸다.
(…) 책에 감상과 해석, 그리고 사소한 질문을 적으며 책 한 권을 ‘지식의 전달처’이자 ‘나만의 노트’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책에 감상과 질문을 적어도 좋다는 이야기를 잘못 이해하면 “책 한 권을 내 마음대로 해석해도 된다는 건가?”라는 그른 답이 도출될 수 있다.
여백에 직접 글을 쓰다 보면 마치 작가와 대화를 나누는 듯한, 또는 저자에게 직접적인 첨언을 하는 듯한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을 ‘자유롭게’ 해석하는 것은 괜찮지만 ‘마음대로’ 해석하는 건 곤란하다.
둘은 비슷해 보여도 생각의 깊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자유’는 근거를 바탕으로 한 생각이고, ‘마음대로’는 맥락을 놓친 오해에 가깝다.
‘자유로운’ 해석을 위해서는 우선 저자의 생각을 잘 정리해야 한다.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지혜와 통찰력이 무엇인지, 중심 주제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후에 그 고민의 과정에서 얻게 된 이야기들을 책에 기록해 두자.
책 속에는 저자의 생각이 있다.
그리고 책의 여백에는 나의 생각이 있어야 한다.
책을 완벽히 이해한 후, 나의 자유로운 감상이 더해지면 책은 더 이상 ‘한 권의 책’이 아니다.
소통의 도구이자 진정한 공부의 결과물이 된다.
내 아이의 문해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중학교 졸업 때나 고등학생 때 알게 된다면 마음이 막막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아직 하나의 방법이 더 남아 있다.
바로 화자(話者)가 되어 보는 것이다.
글쓰기를 통해서 문해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여러 번 반복하지 않아도 된다.
두세 번의 연습만 있으면 금세 비문학 화자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미국에 관한 책 열 권을 읽은 사람과 미국에 한 번 다녀온 사람 중 어떤 사람이 미국의 분위기를 더 잘 알고 있을까? 우리는 이미 그 답을 안다.
경험에는 큰 힘이 있다.
마찬가지로 화자가 되어 본 아이들은 쉽게 유능한 독자가 된다.
내 의견을 타인에게 전달할 방법을 고민해 본 사람은 글의 구조를 자연스럽게 체화할 수 있다.
글의 처음과 끝에 주제를 배치하면 독자들이 편리하게 주제를 익힐 수 있겠다거나 적절한 접속어를 통해 글을 환기한 후 중요한 설명을 진행하면 되겠다는 것이 머릿속에 새겨지니 말이다.
화자가 되어 본 사람은 다른 화자 역시 자신처럼 글을 쓰리라는 것을 은연중에 학습하게 된다.
글쓰기를 잘하는 아이 중 독해를 못 하는 아이가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이를 수동적인 ‘독자’로 키울 필요는 없다.
자녀를 스스로 말하는 ‘화자’로 키우면 ‘읽기 능력’은 저절로 따라온다.
--- 「화자가 되어야 독자도 될 수 있다」 중에서
학원에서 보는 아이들의 일기 내용은 대체로 비슷하다.
부모님과 맛있는 저녁을 먹은 이야기, 친구와 싸운 이야기, 학원에 가기 싫어 책상에서 울어 버린 이야기 등 단편적인 감정을 서술한 일기가 대부분이다.
첫 일기를 쓴 아이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한 가지다.
더 구체적으로 쓸 것.
그리고 아이가 쉽게 읽을 수 있는, 아이의 취향에 맞는 신문 기사를 하나 보여 준다.
기사문에는 수많은 관찰의 결과가 적혀 있다.
육하원칙(六何原則, 누가·언제·어디서·무엇을·어떻게·왜)에 따라 사건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일기에 ‘감정’만 풀어내는 건 하수의 글쓰기다.
감정이 독자에게 제대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나의 눈’으로 본 모든 것을 써야 한다.
(…) 육하원칙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관찰자의 눈’을 이용해 일기를 쓴 후 다시 일기를 읽어 보자.
그리고 ‘마음’으로 일기 속 상황을 타인에게 투영시켜 보면 ‘나만의 관점’이 드러난다.
관점은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한 사람의 태도나 방향 또는 처지’를 나타내는 말이다.
나와 같은 상황의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해 줄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관점이 길러진다.
관점을 만드는 훈련은 차후 논술을 쓸 때 큰 도움이 된다.
제시문을 잘 읽고 적확한 답을 쓰는 건 백 점짜리 논술이다.
그러나 제시문을 잘 해석한 다음 나의 관점을 살포시 덧붙이면 만점짜리 논술이 탄생한다.
제시문을 해석하고 주제를 찾는 법은 ‘읽기’ 영역에 가깝기에 여러 지문을 읽고, 주제를 찾는 연습을 통해 단기간에 성장시킬 수 있다.
그러나 관점을 찾고 적는 것은 ‘쓰기’의 영역이자 ‘마음’의 일이다.
그러므로 단기간에 완성되지 않는다.
--- 「‘눈’과 ‘마음’으로 일기 쓰기」 중에서
문제집, 문학, 비문학 등 그 어떤 책이라도 고르는 기준은 항상 다음과 같아야 한다.
내 아이의 수준보다는 쉬운, 그렇지만 백 퍼센트 아는 내용은 아닌 책을 골라야 한다.
쉬운 책을 읽어서 어떤 성장이 있겠나 싶겠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이미 배우거나 알고 있는 내용이라 할지라도 시간이 흐르면 잊게 된다.
완벽히 학습을 끝낸 후 줄줄 외우고 다니는 정보더라도 어느 순간 “엇! 깜박했다”라며 비명을 지르게 되는 게 인간의 기억력이다.
아이의 수준보다 조금 쉬운 책을 고르게 되면 책 읽는 일이 부담스럽지 않게 된다.
해당 책이 문제집이라면 풀기가 부담스럽지 않을 것이다.
부담스럽지 않다는 것은 자꾸만 손이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책도 결국 사람의 손을 타야 하는 물건이다.
집에 전시해 두고 쌓아 둔다고 해서 내 것이 되는 게 아니다.
자주 만지고 부대낄수록 지식도 늘어난다.
완독을 향해 나아가다 보면 필연적으로 모르는 내용이 책 속에 나온다.
아무리 만만한 책을 읽더라도 책 한 권에 담긴 정보를 모두 알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간혹 모르는 정보가 나왔을 때 해당 부분을 더 알아보기도 하고 어려운 내용을 독파해 보는 동안 간접 경험의 층위가 단단해진다.
마찬가지로 문제집이라면 몰랐던 내용을 학습함으로써 시험 문제 하나를 더 맞힐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대치동표 추천도서 ‘무엇을 읽혀야 할까?’」 중에서
지우개를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이중섭의 껌 종이 그림 이야기를 해 준다.
껌 종이에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었던 천재 화가의 슬픈 이야기를 듣고 나면 아이들은 “천재니까 가능했던 게 아닐까요?”라며 도리어 질문을 쏟아낸다.
물론 이중섭은 천재 화가가 맞다.
당연히 다른 사람에 비해 실수 없이 일필휘지(一筆揮之)의 그림을 그려 냈을 것이다.
그러나 이중섭도 인간이다.
실수가 아예 없었을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우개도, 수정 테이프도 없었던 이중섭은 껌 종이 그림을 그리다가 실수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만회했을까? 이중섭은 자신의 실수를 ‘실수’라고 받아들이는 대신 잘못 그어진 선을 기회 삼아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그림을 떠올렸을 것이다.
(…) 아이들에게 지우개를 쓰지 말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문제를 풀다 실수했을 경우 원래 쓴 답 아래에 새로운 답을 쓰면 되고, 글을 쓰다 실수가 나왔다면 새로운 문단을 다시 시작해 버리거나 실수가 나온 그대로 글을 쓰면 그만이라고 설명한다.
다른 사람이 오답을 볼 수도 있고 교재도 깔끔하게 쓰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는 반문이 돌아온다.
세상 모든 일들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글은 첫 시도에 완벽하게 쓸 수 없다.
여러 번의 퇴고 작업을 거치고 나서야 진정한 한 편의 글이 나온다.
퇴고의 밑바탕은 초고다.
그러므로 초고에는 최대한 많은 생각을 담는 게 중요하다.
쓸모없어 보이고 잘못되어 보이는 초고라 할지라도 잘 간직해 두면 퇴고 때 요긴하게 쓰인다.
그런데 그런 중요한 조각들을 지우개로 지워 버리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
당장은 오답으로 보일지라도 미래에는 그 오답이 ‘보석’이 될 수 있다.
마음 가는 대로 쓴 초고가 정답으로 가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는 말은 여러 유명 작가의 자서전에 반드시 들어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 「지우개 없이 글을 쓸 수 있을까?」 중에서
책을 아낀다고 해서 책의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절판된 책을 모셔 둔다고 해서 책을 소유한 독자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읽기가 아까울 정도로 소중한 책이라고 해도 책은 ‘더럽혀졌을 때’ 자신의 가치를 드러낸다.
(…) 책에 감상과 해석, 그리고 사소한 질문을 적으며 책 한 권을 ‘지식의 전달처’이자 ‘나만의 노트’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책에 감상과 질문을 적어도 좋다는 이야기를 잘못 이해하면 “책 한 권을 내 마음대로 해석해도 된다는 건가?”라는 그른 답이 도출될 수 있다.
여백에 직접 글을 쓰다 보면 마치 작가와 대화를 나누는 듯한, 또는 저자에게 직접적인 첨언을 하는 듯한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을 ‘자유롭게’ 해석하는 것은 괜찮지만 ‘마음대로’ 해석하는 건 곤란하다.
둘은 비슷해 보여도 생각의 깊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자유’는 근거를 바탕으로 한 생각이고, ‘마음대로’는 맥락을 놓친 오해에 가깝다.
‘자유로운’ 해석을 위해서는 우선 저자의 생각을 잘 정리해야 한다.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지혜와 통찰력이 무엇인지, 중심 주제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후에 그 고민의 과정에서 얻게 된 이야기들을 책에 기록해 두자.
책 속에는 저자의 생각이 있다.
그리고 책의 여백에는 나의 생각이 있어야 한다.
책을 완벽히 이해한 후, 나의 자유로운 감상이 더해지면 책은 더 이상 ‘한 권의 책’이 아니다.
소통의 도구이자 진정한 공부의 결과물이 된다.
--- 「책을 읽을 때는 연필을 들어라!」 중에서
출판사 리뷰
아는 것도 많고 책도 많이 읽었는데 글은 왜 잘 쓰지 못할까?
“우리 아이는 어려운 글도 잘 읽고 자기주장도 뚜렷한데, 연필만 들면 멈춰버려요.” 『대치동 아이는 이렇게 씁니다』는 이처럼 많은 부모가 공감하는 고민에 대한 따뜻한 해답이다.
아이들과 수년간 글쓰기를 함께해온 평론가이자 교육자인 저자는 “우리는 지금, 글쓰기가 곧 사고력인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자기소개서, 수행평가, 논술은 물론 사회생활의 거의 모든 장면이 ‘이야기를 잘 전하는 능력’을 요구하는 탓이다.
그러나 많은 아이가 백지 앞에서 “아무 생각이 안 나요”라며 좌절한다.
왜 그럴까? 이에 대해 그는 “글쓰기 능력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훈련할 수 있는 기술이다”라고 강조한다.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능력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면서 “글을 못 쓰는 아이는 없다.
다만 글로 사고를 정리하는 경험이 부족한 아이만 있을 뿐이다.”라고 말한다.
좋은 글은 좋은 생각에서 나오고, 좋은 생각은 ‘생각하는 순서를 훈련한 경험’에서 비롯되는데, 요즘 아이들에겐 생각하는 훈련을 위시하여 머릿속 생각을 밖으로 꺼내 정리하는 훈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완벽한 재능보다 훈련의 지속성이 중요하다
저자가 특히 강조하는 글쓰기 교육의 핵심은 ‘퇴고’ 습관이다.
많은 아이가 한 번 글을 쓰면 ‘그것으로 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글의 진짜 시작은 퇴고에서’라고 단언한다.
퇴고는 ‘자기 생각을 한 번 더 읽는 훈련’이다.
글을 고치면서 아이들은 자신의 논리를 다시 점검하고, 감정의 균형을 되돌아본다.
즉, 퇴고는 단순히 문장을 다듬는 과정이 아니라 ‘내 생각을 다듬어가는 훈련’이다.
책에는 이러한 훈련법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무작정 글을 쓰게 하는 대신 아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꺼내도록 돕는 것, 부모가 자신이 쓴 글을 싫어할 것 같아 망설이는 아이에게 솔직하게 마음을 전달하는 글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주기, 흥미를 유발하는 여러 매체를 활용해 자신의 글을 조금씩 매만지는 과정으로 이끌기, 완벽한 글보다 ‘다시 고치는 용기’를 칭찬하기, 글을 수정한 다음 비교하며 읽어보기 같은 제안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아이에게 ‘글쓰기의 실패’ 대신 ‘과정의 즐거움’을 가르친다.
한 문장을 써도 그것이 ‘망한 글’이 아니라 다듬을 수 있는 생각의 원석이라는 관점을 심어주는 것, 이런 의미에서 글쓰기 교육은 “평가의 기술이 아니라 회복의 기술”이 되어야 한다.
엄마·아이·선생, 세 주체가 함께 성장하는 훈련서
『대치동 아이는 이렇게 씁니다』의 구조적 강점은 명확하다.
각 장이 ‘엄마’, ‘아이’, ‘교사’의 입장에서 서술되었고 말미마다 ‘엄마를 위한 키워드’, ‘아이를 위한 키워드’, ‘교사를 위한 키워드’를 제공한다.
이 같은 삼중 구조는 글쓰기를 ‘개인의 훈련’에서 ‘관계의 훈련’으로 확장한다.
예를 들어 양육자에게는 아이의 글을 읽어본 후 고치라고 하기보다 ‘왜 그렇게 썼을까’를 묻게 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한다.
직접 글을 쓰는 당사자인 아이에게는 ‘스스로 주제문을 만들고, 감정을 논리로 풀어내는 실천법’을 소개한다.
또한 교사에게는 ‘학생의 개별 표현을 살리는 피드백 언어’를 강조하는 식이다.
이런 구성은 ‘글쓰기 수업’을 ‘사람을 이해하는 수업’으로 바꾸어 놓는다.
특히 2장에 소개한 ‘글쓰기 법칙 3단계’는 매우 실용적인 팁이다.
‘생각→단어→문장’ 순으로 글을 짓는 “빌드 업(Build-Up)”에서는 무작정 쓰기보다 ‘생각의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요약→비교→해석→견해’ 과정을 통해 논술의 골격을 바로잡으라고 제안하고, ‘첫 번째는 눈으로, 두 번째는 마음으로’ 쓰는 작업을 통해 글 다듬기의 중요성을 짚어준다.
이처럼 아이의 일상과 감정, 부모의 대화, 교사의 피드백이 서로 얽히며 ‘생각하기-쓰기-다듬기-공유하기’의 순환 구조를 완성한 이 책은 단순히 ‘학교 과제용 글쓰기’ 능력 함양을 넘어 ‘평생 사고력 훈련’으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글쓰기 책들과 뚜렷하게 구별된다.
“망한 글은 없다!” 아이에게 용기를 주는 교육 철학
저자 최서율은 이렇게 말한다.
“망한 인생이 없듯, 망한 글도 없습니다.” 아이들이 “이번 글은 망했어요”라며 고개를 숙일 때, 그는 지우개를 건네지 않는다.
대신 ‘지우개 없이 글쓰기’를 제안한다.
솔직한 생각을 담은 글은 비판받을 수는 있어도 비난받을 수 없다면서, 화가 이중섭이 껌 종이에 그림을 그렸던 과정을 이야기해준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일단 써본 다음 그로부터 더 변화하며 나아가는 용기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지워버린 초고야말로 나중에 보석이 된다는 그의 철학은 입시 중심 교육에 지친 아이들과 부모에게 따뜻한 위로로 다가온다.
이 철학은 글쓰기 교육을 넘어 ‘아이를 대하는 태도’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아이의 문장을 고치는 대신, 아이의 생각을 믿는 마음, 그 믿음이 쌓일 때 비로소 글쓰기는 기술을 넘어 성장의 언어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이 책에서 ‘대치동표 독서 리스트’는 없다고 힘주어 말한다.
‘○○대학교가 권하는 100선’ 등 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내 아이의 수준보다는 쉬운, 그렇지만 백 퍼센트 아는 내용은 아닌 책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한다(독서할 때 반드시 연필을 들라는 제안과 함께).
『대치동 아이는 이렇게 씁니다』는 이처럼 글쓰기 교육 현장에서 길어 올린 생생한 사례와 함께 학습자와 피학습자의 마음과 태도까지 균형 있게 담아낸 보기 드문 책이다.
“우리 아이는 어려운 글도 잘 읽고 자기주장도 뚜렷한데, 연필만 들면 멈춰버려요.” 『대치동 아이는 이렇게 씁니다』는 이처럼 많은 부모가 공감하는 고민에 대한 따뜻한 해답이다.
아이들과 수년간 글쓰기를 함께해온 평론가이자 교육자인 저자는 “우리는 지금, 글쓰기가 곧 사고력인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자기소개서, 수행평가, 논술은 물론 사회생활의 거의 모든 장면이 ‘이야기를 잘 전하는 능력’을 요구하는 탓이다.
그러나 많은 아이가 백지 앞에서 “아무 생각이 안 나요”라며 좌절한다.
왜 그럴까? 이에 대해 그는 “글쓰기 능력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훈련할 수 있는 기술이다”라고 강조한다.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능력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면서 “글을 못 쓰는 아이는 없다.
다만 글로 사고를 정리하는 경험이 부족한 아이만 있을 뿐이다.”라고 말한다.
좋은 글은 좋은 생각에서 나오고, 좋은 생각은 ‘생각하는 순서를 훈련한 경험’에서 비롯되는데, 요즘 아이들에겐 생각하는 훈련을 위시하여 머릿속 생각을 밖으로 꺼내 정리하는 훈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완벽한 재능보다 훈련의 지속성이 중요하다
저자가 특히 강조하는 글쓰기 교육의 핵심은 ‘퇴고’ 습관이다.
많은 아이가 한 번 글을 쓰면 ‘그것으로 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글의 진짜 시작은 퇴고에서’라고 단언한다.
퇴고는 ‘자기 생각을 한 번 더 읽는 훈련’이다.
글을 고치면서 아이들은 자신의 논리를 다시 점검하고, 감정의 균형을 되돌아본다.
즉, 퇴고는 단순히 문장을 다듬는 과정이 아니라 ‘내 생각을 다듬어가는 훈련’이다.
책에는 이러한 훈련법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무작정 글을 쓰게 하는 대신 아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꺼내도록 돕는 것, 부모가 자신이 쓴 글을 싫어할 것 같아 망설이는 아이에게 솔직하게 마음을 전달하는 글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주기, 흥미를 유발하는 여러 매체를 활용해 자신의 글을 조금씩 매만지는 과정으로 이끌기, 완벽한 글보다 ‘다시 고치는 용기’를 칭찬하기, 글을 수정한 다음 비교하며 읽어보기 같은 제안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아이에게 ‘글쓰기의 실패’ 대신 ‘과정의 즐거움’을 가르친다.
한 문장을 써도 그것이 ‘망한 글’이 아니라 다듬을 수 있는 생각의 원석이라는 관점을 심어주는 것, 이런 의미에서 글쓰기 교육은 “평가의 기술이 아니라 회복의 기술”이 되어야 한다.
엄마·아이·선생, 세 주체가 함께 성장하는 훈련서
『대치동 아이는 이렇게 씁니다』의 구조적 강점은 명확하다.
각 장이 ‘엄마’, ‘아이’, ‘교사’의 입장에서 서술되었고 말미마다 ‘엄마를 위한 키워드’, ‘아이를 위한 키워드’, ‘교사를 위한 키워드’를 제공한다.
이 같은 삼중 구조는 글쓰기를 ‘개인의 훈련’에서 ‘관계의 훈련’으로 확장한다.
예를 들어 양육자에게는 아이의 글을 읽어본 후 고치라고 하기보다 ‘왜 그렇게 썼을까’를 묻게 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한다.
직접 글을 쓰는 당사자인 아이에게는 ‘스스로 주제문을 만들고, 감정을 논리로 풀어내는 실천법’을 소개한다.
또한 교사에게는 ‘학생의 개별 표현을 살리는 피드백 언어’를 강조하는 식이다.
이런 구성은 ‘글쓰기 수업’을 ‘사람을 이해하는 수업’으로 바꾸어 놓는다.
특히 2장에 소개한 ‘글쓰기 법칙 3단계’는 매우 실용적인 팁이다.
‘생각→단어→문장’ 순으로 글을 짓는 “빌드 업(Build-Up)”에서는 무작정 쓰기보다 ‘생각의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요약→비교→해석→견해’ 과정을 통해 논술의 골격을 바로잡으라고 제안하고, ‘첫 번째는 눈으로, 두 번째는 마음으로’ 쓰는 작업을 통해 글 다듬기의 중요성을 짚어준다.
이처럼 아이의 일상과 감정, 부모의 대화, 교사의 피드백이 서로 얽히며 ‘생각하기-쓰기-다듬기-공유하기’의 순환 구조를 완성한 이 책은 단순히 ‘학교 과제용 글쓰기’ 능력 함양을 넘어 ‘평생 사고력 훈련’으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글쓰기 책들과 뚜렷하게 구별된다.
“망한 글은 없다!” 아이에게 용기를 주는 교육 철학
저자 최서율은 이렇게 말한다.
“망한 인생이 없듯, 망한 글도 없습니다.” 아이들이 “이번 글은 망했어요”라며 고개를 숙일 때, 그는 지우개를 건네지 않는다.
대신 ‘지우개 없이 글쓰기’를 제안한다.
솔직한 생각을 담은 글은 비판받을 수는 있어도 비난받을 수 없다면서, 화가 이중섭이 껌 종이에 그림을 그렸던 과정을 이야기해준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일단 써본 다음 그로부터 더 변화하며 나아가는 용기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지워버린 초고야말로 나중에 보석이 된다는 그의 철학은 입시 중심 교육에 지친 아이들과 부모에게 따뜻한 위로로 다가온다.
이 철학은 글쓰기 교육을 넘어 ‘아이를 대하는 태도’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아이의 문장을 고치는 대신, 아이의 생각을 믿는 마음, 그 믿음이 쌓일 때 비로소 글쓰기는 기술을 넘어 성장의 언어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이 책에서 ‘대치동표 독서 리스트’는 없다고 힘주어 말한다.
‘○○대학교가 권하는 100선’ 등 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내 아이의 수준보다는 쉬운, 그렇지만 백 퍼센트 아는 내용은 아닌 책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한다(독서할 때 반드시 연필을 들라는 제안과 함께).
『대치동 아이는 이렇게 씁니다』는 이처럼 글쓰기 교육 현장에서 길어 올린 생생한 사례와 함께 학습자와 피학습자의 마음과 태도까지 균형 있게 담아낸 보기 드문 책이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5년 11월 14일
- 쪽수, 무게, 크기 : 244쪽 | 148*210*20mm
- ISBN13 : 9791159259708
- ISBN10 : 1159259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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