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_id":"153186","title":"연필로 쓰기","description":"\u003ccenter\u003e\u003cdiv style=\"text-align:center\"\u003e\u003cimg src=\"https:\/\/tmgdisk01.cafe24.com\/images\/vs\/4172\/sv\/WQt5mWrOmisKe9K7DLIEZr.png?v=1764957836\" style=\"max-width:100%;max-height:10px\"\u003e\u003c\/div\u003e\u003c\/center\u003e\u003ccenter\u003e\u003ctable\u003e\u003ctr\u003e\u003ctd style=\"height:1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u003ccenter\u003e\u003ctable\u003e\u003ctr\u003e\u003ctd style=\"height:1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u003ccenter\u003e\n\u003cdiv style=\"width:95%\"\u003e\n\u003cdiv style=\"text-align:center;font-size:30px;font-weight:bolder;line-height:1.6em\"\u003e연필로 쓰기\u003c\/div\u003e\n\u003ccenter\u003e\u003ctable\u003e\u003ctr\u003e\u003ctd style=\"height:1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n\u003ccenter\u003e\u003ctable\u003e\u003ctr\u003e\u003ctd style=\"height:1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n\u003ccenter\u003e\u003ctable\u003e\u003ctr\u003e\u003ctd style=\"height:1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n\u003ccenter\u003e\u003ctable\u003e\u003ctr\u003e\u003ctd style=\"height:1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n\u003cdiv style=\"border-bottom:1px;border-bottom-style:dotted;border-color:;padding-bottom:20px\"\u003e\u003ccenter\u003e\u003ctable align=\"center\" width=\"100%\"\u003e\u003ctbody style=\"border:0px\"\u003e\n\u003ctr\u003e\u003ctd align=\"center\" style=\"line-height:1.2em;text-align:center;font-size:18px;color:black;font-weight:bold;padding-bottom:2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n\u003ctr\u003e\u003ctd style=\"text-align:center\"\u003e\u003cimg src=\"https:\/\/image.yes24.com\/goods\/70929373\/XL\" style=\"max-width:100%;height:auto\"\u003e\u003c\/td\u003e\u003c\/tr\u003e\n\u003c\/tbody\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u003c\/div\u003e\n\u003ccenter\u003e\u003ctable\u003e\u003ctr\u003e\u003ctd style=\"height:1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n\u003ccenter\u003e\u003ctable\u003e\u003ctr\u003e\u003ctd style=\"height:1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n\u003cdiv style=\"width:95%;{split_style6}padding-top:20px;padding-bottom:20px\"\u003e\n\u003cdiv style=\"text-align:left;font-size:16px;font-weight:bold;padding-bottom:20px\"\u003eDescription\u003c\/div\u003e\n\u003cdiv style=\"text-align:left;word-break:break-all;font-size:14px;line-height:1.6em;\"\u003e\n\u003cdiv\u003e \u003ch5\u003e\u003cb\u003e책소개\u003c\/b\u003e\u003c\/h5\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dl\u003e \u003cdt\u003eMD 한마디\u003c\/dt\u003e \u003cdd\u003e \u003cdiv\u003e 연필로 꾹꾹 눌러쓴 김훈 산문의 진경 \u003c\/div\u003e \u003cdiv\u003e 여전히 원고지에 육필로 원고를 쓰는 소설가 김훈의 신작 에세이.\u003cbr\u003e삶을 구성하는 여러 파편들, 스쳐 지나가고, 하찮고, 소소한 날마다 부딪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로 오랜만에 독자들을 찾아왔다.\u003cbr\u003e그의 무기이자 악기, 밥벌이의 연장인 연필로 꾹꾹 눌러쓴 문장이 담겨 있다.\u003cbr\u003e\n\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span\u003e2019.03.29.\u003c\/span\u003e \u003cspan\u003e에세이 PD 김태희\u003c\/span\u003e \u003c\/div\u003e \u003c\/dd\u003e \u003c\/dl\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b\u003e“연필은 나의 삽이다.\u003cbr\u003e지우개는 나의 망설임이다”\u003cbr\u003e김훈의 무기이자 악기, 밥벌이의 연장 ‘연필’\u003c\/b\u003e\u003cbr\u003e\u003cbr\u003e소설가 김훈의 신작 산문이 출간되었다.\u003cbr\u003e여전히 원고지에 육필로 원고를 쓰는 우리 시대의 몇 남지 않은 작가, 김훈.\u003cbr\u003e지금까지 작가 김훈은 이순신의 칼과 우륵의 가야금과 밥벌이의 지겨움에 대한 글들을 모두 원고지에 연필로 꾹꾹 눌러 써왔다.\u003cbr\u003e이제 그가 스스로의 무기이자 악기, 밥벌이의 연장(鍊匠)인 ‘연필’에 대한 이야기로 포문을 여는 신작 산문을 들고 돌아왔다.\u003cbr\u003e그는 책 서두에 이렇게 썼다.\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r\u003e연필은 내 밥벌이의 도구다.\u003cbr\u003e글자는 나의 실핏줄이다.\u003cbr\u003e연필을 쥐고 글을 쓸 때 \u003cbr\u003e나는 내 연필이 구석기 사내의 주먹도끼,\u003cbr\u003e대장장이의 망치, 뱃사공의 노를\u003cbr\u003e닮기를 바란다.\u003cbr\u003e\u003cbr\u003e지우개 가루가 책상 위에\u003cbr\u003e눈처럼 쌓이면\u003cbr\u003e내 하루는 다 지나갔다.\u003cbr\u003e밤에는 글을 쓰지 말자.\u003cbr\u003e밤에는 밤을 맞자.\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r\u003e그는 요즘도 집필실 칠판에 ‘必日新(필일신, 날마다 새로워져야 한다)’ 세 글자를 써두고 새로운 언어를 퍼올리기 위해 연필을 쥐고 있다.\u003cbr\u003e산문『라면을 끓이며』 이후 3년 반여의 시간, 그의 책상에서 지우개 가루가 산을 이루었다가 빗자루에 쓸려나가고, 무수한 파지들이 쌓였다가 쓰레기통으로 던져진 후에야 200자 원고지 1156매가 쌓였다.\u003cbr\u003e그리고 그 원고들이 이제 468쪽의 두툼한 책이 되어 세상으로 나간다.\u003cbr\u003e지금 “물렁하고 아리송한 문장으로 심령술을 전파하는 힐러(healer)들의 책이 압도적인 판매량을 누리는”(376쪽) 대한민국의 독서풍토에, 언젠가 한 인터뷰어가 칭했던바 ‘몽당연필을 든 무사(武士)’ 김훈이 돌아왔다.\u003cbr\u003e\n\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ul\u003e \u003cli\u003e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u003cbr\u003e\u003cspan\u003e미리보기\u003c\/span\u003e\n\u003c\/li\u003e \u003c\/ul\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br\u003e\u003cdiv\u003e \u003ch5\u003e\u003cb\u003e목차\u003c\/b\u003e\u003c\/h5\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알림 5\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u003e1부 연필은 나의 삽이다\u003c\/b\u003e\u003cbr\u003e\u003cbr\u003e호수공원의 산신령 15\u003cbr\u003e밥과 똥 37\u003cbr\u003e늙기와 죽기 66\u003cbr\u003e꼰대는 말한다 77\u003cbr\u003e동거차도의 냉잇국 _세월호 3주기 85\u003cbr\u003e내 마음의 이순신 I 98\u003cbr\u003e내 마음의 이순신 II 115\u003cbr\u003eLove is touch Love is real 140\u003cbr\u003e이승복과 리현수 154\u003cbr\u003e아, 100원 163\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u003e2부 지우개는 나의 망설임이다\u003c\/b\u003e\u003cbr\u003e\u003cbr\u003e떡볶이를 먹으며 177\u003cbr\u003e박정희와 비틀스 185\u003cbr\u003e귀향 196\u003cbr\u003e오이지를 먹으며 215\u003cbr\u003e태극기 225\u003cbr\u003e할매 말 손자 말 239\u003cbr\u003e살아가는 사람들 _세월호 4주기 251\u003cbr\u003e할매는 몸으로 시를 쓴다 _칠곡, 곡성, 양양, 순천 할매들의 글을 읽고 262 \u003cbr\u003e이등중사 박재권의 구멍 뚫린 수통 279\u003cbr\u003e동부전선에서 _북한군 병사의 오줌줄기 292\u003cbr\u003e서부전선에서 _제대해서 더 멋진 여친을 사귀자 300\u003cbr\u003e눈을 치우며 305\u003cbr\u003e대통령, 육군 중사, 육군 병장 318\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u003e3부 연필은 짧아지고 가루는 쌓인다\u003c\/b\u003e\u003cbr\u003e\u003cbr\u003e말의 더러움 331\u003cbr\u003e별아 내 가슴에 340\u003cbr\u003e꽃과 노을 350\u003cbr\u003e공차기의 행복 357\u003cbr\u003e생명의 막장 376\u003cbr\u003e냉면을 먹으며 384\u003cbr\u003e서울↔신의주 410\u003cbr\u003e금강산↔두만강 423\u003cbr\u003e새들이 왔다 433\u003cbr\u003e고래를 기다리며 440\u003cbr\u003e해마다 해가 간다 453\u003cbr\u003e\u003cbr\u003e끝내는 글_ 한강 하구에서 462 \u003c\/div\u003e \u003cdiv\u003e\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br\u003e\u003cdiv\u003e \u003ch5\u003e\u003cb\u003e상세 이미지\u003c\/b\u003e\u003c\/h5\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img src=\"https:\/\/image.yes24.com\/momo\/TopCate2226\/MidCate007\/222565165.jpg\" border=\"0\" alt=\"상세 이미지 1\"\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br\u003e\u003cdiv\u003e \u003ch5\u003e\u003cb\u003e책 속으로\u003c\/b\u003e\u003c\/h5\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알림\u003cbr\u003e\u003cbr\u003e나는 여론을 일으키거나 거기에 붙어서 편을 끌어모으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u003cbr\u003e나의 글은 다만 글이기를 바랄 뿐, 아무것도 도모하지 않고 당신들의 긍정을 기다리지 않는다.\u003cbr\u003e\u003cbr\u003e나는 나의 편견과 편애, 소망과 분노, 슬픔과 기쁨에 당당하려 한다.\u003cbr\u003e나의 이야기가 헐겁고 어수선해도 무방하다.\u003cbr\u003e\u003cbr\u003e나는 삶을 구성하는 여러 파편들, 스쳐지나가는 것들, 하찮고 사소한 것들, 날마다 부딪치는 것들에 대하여 말하려 한다.\u003cbr\u003e생활의 질감과 사물의 구체성을 확보하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았다.\u003cbr\u003e\u003cbr\u003e이 책의 출간으로, 나의 적막이 훼손된다면 그것은 전혀 내가 바라는 바가 아니다.\u003cbr\u003e\u003cbr\u003e2019년 봄 ---「일산에서 미세먼지(fine dust)를 마시며, 김훈 쓰다」중에서\u003cbr\u003e\u003cbr\u003e얼마 전 남한산성에 다녀오는 길에 성남 모란시장으로 구경 갔더니 마침 오일장이 서 있었다.\u003cbr\u003e장마다 돌아다니면서 망치, 펜치, 톱, 호미, 삽 같은 쇠붙이 연장을 파는 장수가 전을 벌이고 있었다.\u003cbr\u003e3인 1조가 되어서 곱사춤, 병신춤, 곰배팔이춤에 만담을 곁들여 손님을 끌어모아놓고 물건을 팔았다.\u003cbr\u003e관객은 열댓 명 정도였다.\u003cbr\u003e나는 돼지껍데기볶음을 한 접시 사다 먹으면서 맨 앞줄에 앉아 구경했다.\u003cbr\u003e행수(行首)쯤 되어 보이는 더벅머리 사내가 마이크를 잡고 연설했다.\u003cbr\u003e젊은이들이 컴퓨터와 스마트폰만을 들여다보고 살아서 도무지 연장을 쓸 줄 모르는 동물로 퇴화했으며, 살아 있는 몸의 건강한 기능을 상실했고, 인간성의 영역이 쪼그라드는 현실을 그는 문명비평적으로 개탄했다.\u003cbr\u003e\u003cbr\u003e그가 핏대를 올려가며 소리질렀다.\u003cbr\u003e―아, 니미, 서울공대를 톱으로 나온 녀석들이 못대가리 하나를 못 박고, 닭모가지를 못 비틀어.\u003cbr\u003e아, 제미, 로스쿨 톱으로 나온 놈들이 펜치를 못 쥐고 도라이버를 못 돌려.\u003cbr\u003e이게 사람이냐, 오랑우탄이냐.\u003cbr\u003e몸이 다 썩은 놈들이 어떻게 밤일을 해서 새끼를 낳는지.\u003cbr\u003e\u003cbr\u003e나는 박수쳤다.\u003cbr\u003e다들 박수쳤다.\u003cbr\u003e나는 그 연설에 감동해서 당장 삽 한 자루를 샀는데, 올겨울에 그 삽으로 눈을 치웠다.\u003cbr\u003e--- p.309~310\u003cbr\u003e\u003cbr\u003e나는 사람들이 ‘영감’이라고 말할 때 무엇을 가리키는 것인지를 알지 못한다.\u003cbr\u003e내가 겨우 쓰는 글은 오직 굼벵이 같은 노동의 소산이다.\u003cbr\u003e--- p.345\u003cbr\u003e\u003cbr\u003e말로 말을 반성하는 말을 듣고 싶다.\u003cbr\u003e말이 병들면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u003cbr\u003e듣는 자가 있어야 말이 성립되는데, 악악대고 와글거릴 뿐 듣는 자는 없다.\u003cbr\u003e귀가 뚫렸다고 해서 다 들리는 것은 아니겠지만, 국회여, 부디 히어링(hearing)에 힘쓰라.\u003cbr\u003e---「말의 더러움」중에서\u003cbr\u003e\u003cbr\u003e별들의 빛은 수만 광년 동안 우주공간을 건너와서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 모든 별빛들이 내 가슴에 박혀서 나의 생명은 기쁘고 벅찼다.\u003cbr\u003e내가 한줌의 글자를 움켜쥐고 살다가 한줌의 흙으로 돌아갈 중생이라 하더라도 별들과 동일한 빛, 동일한 시간으로 닿아 있으므로 나는 중생이라도 미물이라도 좋았다.\u003cbr\u003e오늘 별을 떠나는 빛들은 다시 수만 광년을 건너가서 수만 년 뒤의 중생의 가슴에 박힐 것이다.\u003cbr\u003e---「별아 내 가슴에」중에서\u003cbr\u003e\u003cbr\u003e당신들은 이 송년회가 후지고 허접하다고 생각하겠지.\u003cbr\u003e나 역시 그러하다.\u003cbr\u003e그러나 덧없는 것으로 덧없는 것을 위로하면서, 나는 견딜 만했다.\u003cbr\u003e후져서 편안했다.\u003cbr\u003e내년의 송년회도 오늘과 같을 것이다.\u003cbr\u003e해마다 해가 간다.\u003cbr\u003e\n\u003c\/div\u003e \u003cdiv\u003e---「해마다 해가 간다」중에서\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br\u003e\u003cdiv\u003e \u003ch5\u003e\u003cb\u003e출판사 리뷰\u003c\/b\u003e\u003c\/h5\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b\u003e아침의 날똥에서 인간 이순신의 내면에 이르기까지- \u003cbr\u003e‘노인의 장르’를 완성해내는 김훈의 연필\u003c\/b\u003e\u003cbr\u003e\u003cbr\u003e과거에 김훈은 ‘산문은 노인의 장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u003cbr\u003e아마도 작가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일과 기억의 파편들을 끄집어내고 파헤쳐 거듭 살아본 후에야 간신히 쓸 수 있는 장르라는 의미에서 한 말이 아닐까 싶다.\u003cbr\u003e소설가이기 전에 이미 탁월한 에세이스트였던 그는 어느덧 칠순에 이르러 스스로의 내면과 대한민국 현대사를 아우르며 이 ‘노인의 장르’를 완성해간다.\u003cbr\u003e\u003cbr\u003e그의 문장은 오함마를 들고 철거촌을 부수던 지난 시대의 철거반원들과, 그 철거반원들에게 달려들다가 머리채를 붙잡히고 울부짖던 시대의 엄마들에 대한 유년의 무섭고 참혹한 기억으로부터, 젊은 시절 생애가 다 거덜난 것 같은 날 술을 퍼마시고 다음날 아침 뱃속이 끓을 때 누었던 슬픈 똥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칼의 노래』에 미처 담을 수 없었던 ‘인간 이순신’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지난해 세월호 4주기를 앞두고 그가 팽목항, 동거차도, 서거차도에서 머물며 취재한 세월호 참사에 이르기까지 종횡무진 뻗어나간다.\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u003e생애가 다 거덜난 날의 허무와 참혹…\u003cbr\u003e그래도 “적에게 똥을 끼얹어가면서, 인간은 살아남아야 하고 자신을 지켜야 한다”\u003c\/b\u003e\u003cbr\u003e\u003cbr\u003e가장 일상적이고 사소한 대상을 집요하게 묘파해 기어이 인간과 세계의 민낯을 보여주는 김훈의 글쓰기는 이번 책에서도 여전하다.\u003cbr\u003e지난 산문집에서 ‘라면’ 한 그릇으로 끼니를 대충 때우는 사람들의 공감을 자아냈던 그는, 이번 책에선 ‘똥’ 이야기로 매일 아침 끓는 속으로 변기 위에 주저앉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생활인들의 심금을 울린다.\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r\u003e생애가 다 거덜난 것이 확실해서 울분과 짜증, 미움과 피로가 목구멍까지 차오른 날에는 술을 마시면 안 되는데, 별수없이 술을 마시게 된다.\u003cbr\u003e지금보다 훨씬 젊었을 때의 이야기다.\u003cbr\u003e술 취한 자의 그 무책임하고 가엾은 정서를 마구 지껄여대면서 이 사람 저 사람과 지껄이고 낄낄거리고 없는 사람 욕하고 악다구니하고 지지고 볶다가 돌아오는 새벽들은 허무하고 참혹했다.\u003cbr\u003e(…)\u003cbr\u003e다음날 아침에 머리는 깨지고 속은 뒤집히고 몸속은 쓰레기로 가득찬다.\u003cbr\u003e이런 날의 자기혐오는 화장실 변기에 앉았을 때 완성된다.\u003cbr\u003e뱃속이 끓어서, 똥은 다급한 신호를 보내오고 항문은 통제력을 잃고 저절로 열린다.\u003cbr\u003e(「밥과 똥」, 42~43쪽)\u003cbr\u003e\u003cbr\u003e똥에 대한 이 지독한 묘사에서는 날똥 냄새마저 풍길 것 같다.\u003cbr\u003e그는 계속 간다.\u003cbr\u003e\u003cbr\u003e똥의 모양새는 남루한데 냄새는 맹렬하다.\u003cbr\u003e사나운 냄새가 길길이 날뛰면서 사람을 찌르고 무서운 확산력으로 퍼져나간다.\u003cbr\u003e간밤 술자리에서 줄곧 피워댔던 담배 냄새까지도 똥냄새에 배어 있다.\u003cbr\u003e간밤에 마구 지껄였던 그 공허한 말들의 파편도 덜 썩은 채로 똥 속에 섞여서 나온다.\u003cbr\u003e똥 속에 말의 쓰레기들이 구더기처럼 끓고 있다.\u003cbr\u003e\u003cbr\u003e저것이 나로구나.\u003cbr\u003e저것이 내 실존의 엑기스로구나.\u003cbr\u003e저것이 내 밥이고 내 술이고 내 몸이고 내 시간이로구나.\u003cbr\u003e저것이 최상위 포식자의 똥인가? 아니다.\u003cbr\u003e저것은 먹이사슬에서 제외되지 않기 위하여 먹이사슬의 하층부로 스스로 기어들어간 자의 똥이다.\u003cbr\u003e밥이 삭아서 조화로운 똥으로 순조롭게 연결되면서 몸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밥과 똥의 관계는 생계를 도모하는 신산(辛酸)에 의해 차단되거나 왜곡된다.\u003cbr\u003e이 똥은 사회경제적 모순과 갈등이 한 개인의 창자 속에서 먹이와 불화를 일으켜서 소화되지 않은 채 쏟아져나온 고해의 배설물이다.\u003cbr\u003e(…)\u003cbr\u003e지금 동해에서 해가 뜨는 매일 아침마다 이 나라의 수많은 청장년들이 변기에 앉아서 내 젊은 날의 아침처럼 슬픔과 분노의 똥을 누고 있다.\u003cbr\u003e밥에서 똥에 이르는 길은 어둡고 험하다.\u003cbr\u003e(「밥과 똥」, 43~45쪽)\u003cbr\u003e\u003cbr\u003e그러나 밥과 똥이 뒤얽힌 이 삶의 악다구니 속에서도, 그는 똥에 매몰되어 허우적거리지 말고 삶의 길을 찾아내야 한다고 한다.\u003cbr\u003e똥의 더러움과 똥의 모욕감을 도리어 전쟁무기로 활용했던 정약용처럼 말이다.\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r\u003e똥 속에서도 그는 단념할 수 없는 삶의 길을 모색했고, 당대의 질곡을 향해 그 길을 설파했다.\u003cbr\u003e적에게 똥을 끼얹어가면서, 인간은 살아남아야 하고 자신을 지켜야 하고 희망을 기약해야 한다.\u003cbr\u003e이 경세가의 우국(憂國)은 똥 속에도 길이 있다고 외친다.\u003cbr\u003e(「밥과 똥」, 48~49쪽)\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u003e김훈을 벼락처럼 때린 한 문장\u003cbr\u003e“감옥문을 나왔다.”\u003c\/b\u003e\u003cbr\u003e\u003cbr\u003e그러나 제아무리 적들에게 똥을 끼얹어가면서 계속 가봐도 사라지지 않는 고통, 여전히 건재한 적들이 있다.\u003cbr\u003e이(李)가 떨어진(落) 자리의 사당이라는 뜻의 이순신 사당 ‘이락사’에서 시작되는 글 「내 마음의 이순신」에서 그는 내외부의 잔혹한 적의에 둘러싸인 채 전쟁을 치러야 했던 이순신의 내면을 조심스럽게 복원해낸다.\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r\u003e그가 감옥을 나와서 쓴 첫번째 문장은 “감옥문을 나왔다”이다.\u003cbr\u003e『난중일기』를 읽을 때, 이 문장은 벼락처럼 나를 때린다.\u003cbr\u003e이 문장은, 남한산성 서문의 밑돌처럼 무수한 표정을 감춘 채 무표정하다.\u003cbr\u003e이순신은 한산 수영에서 체포되었다.\u003cbr\u003e삼도수군통제사의 명예는 짓밟혔고 죽음이 예비되어 있었고 몸에는 고문이 가해졌다.\u003cbr\u003e그리고 다시 계급장 없는 병졸의 신분으로 백의종군 길에 나설 때, 이순신이 자신을 가두고 때리고 죽이려 했던 임금과 그 주변의 문신권력자들에 대해서 어떤 판단과 어떤 감정을 지니고 있었는지를 후인들은 전혀 알 수 없다.\u003cbr\u003e그는 부지런하고 꼼꼼한 기록자였지만, 매맞고 백의종군하는 자신의 내면에 관해서는 한 글자도 쓰지 않았고, 술자리에서 부하들에게 일언반구도 말하지 않았다.\u003cbr\u003e\u003cbr\u003e쓰지 않고 말하지 않았지만, 그의 내면에는 말하여질 수 없는 어떤 것들이 들끓고 있었을 터인데, 그것이 무엇인지를 그는 끝내 말하지 않았다.\u003cbr\u003e(…)\u003cbr\u003e공로가 죽음일 수도 있다는 이 불의한 세상의 더러움을 이순신은 알고 있었고, 도적을 물리치고 전쟁을 끝내는 날 그는 바다에서 전사했다.\u003cbr\u003e(「내 마음의 이순신Ⅰ」 , 101~104쪽)\u003cbr\u003e\u003cbr\u003e김훈에게 이순신 장군은 역사적인 해전을 치러낸 위대한 영웅으로서만이 아니라 알 수 없는 적의와 치욕으로 점철된 이 와글거리고 악악대는 ‘인간세(人間世)의 고해’를 끝까지 건너간 인물로서 소중하다.\u003cbr\u003e이순신은 술자리에서 부하들에게조차 자신의 고통과 치욕을 떠벌리지 않고 전시하지 않았다.\u003cbr\u003e이순신은 “말하지 않고, 갈 길을 간다.” 그 침묵의 힘, 오직 사실만을 기록하는 정직성, 죽음에서 삶으로 사람들을 이끌어가는 이순신의 리더십을 김훈은, 지금도 마음에 품고 있다.\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u003e“작가는 변모하고 있다.”\u003c\/b\u003e\u003cbr\u003e\u003cbr\u003e이 원고가 인터넷에 연재될 때, 한 독자가 이렇게 한 줄의 단평을 남겼다.\u003cbr\u003e“작가는 변모하고 있다.”\u003cbr\u003e이번 신작에서 그는 이 사회에서 실제로 일어난 구체적인 사건들을 언급하며 슬픔과 분노를 숨기지 않는다.\u003cbr\u003e세월호 참사를 진정성 없는 눈물로 막아보려 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5.19 대루(大淚)’, 폭염수당 100원을 요구했던 한 배달라이더에 대한 이 사회의 처우, 국회의원들이 서로 오수(汚水)를 끼얹듯 주고받는 ‘물타기’ 언어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을 담은 글들도 그렇거니와, 그가 가보지 못한 반쪽의 산하 ‘북한’을 생각하며 쓴 몇 편의 글들에서는, 그가 이 세계의 진탕과 모순에 기꺼이 발을 담그고, 그의 연필로 정확하게 분노하겠다는 결의가 느껴진다.\u003cbr\u003e그는 라이더유니온 결성을 준비하고 있는 박정훈씨를 직접 만나 ‘귀한 세상공부’를 했다며 이렇게 쓴다.\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r\u003e가난했던 시절에 한국 사람들은 나라가 잘살게 되고 국민소득이 늘어나면 빈곤의 문제는 저절로 결되는 것으로 믿었다.\u003cbr\u003e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것이 증명되었다.\u003cbr\u003e소득이 늘어나자 빈곤은 구조화되었고 구조적 빈곤은 토착되고 세습되어간다.\u003cbr\u003e가난은 다만 물질적 결핍이 아니다.\u003cbr\u003e빈곤은 그 결핍을 포함한 소외, 차별, 박탈, 멸시이다.\u003cbr\u003e이 구조는 이제 일상화되어서 아무도 거기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u003cbr\u003e이것이 시장의 원리이며 시장의 자율적 기능이 작동한 결과라고 설명하는 말들은 힘이 세다.\u003cbr\u003e나는 그야말로 백면서생이어서 소득분배나 경제발전 방향 같은 거대담론을 입에 담지 못하지만, 내가 보고 겪은 것들을 겨우 말할 수는 있다.\u003cbr\u003e(…)\u003cbr\u003e라이더유니온의 오픈카톡방에 한 라이더가 글을 올렸다.\u003cbr\u003e\u003cbr\u003e- 청년들이여,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개보다 못한 인간들이 내 머리 위에 군림한다고 세동대왕님, 이순심 장군님이 말씀하셨습니다.\u003cbr\u003e그의 어조는 거칠지만, 그가 말하려 하는 바는 거칠지 않다.\u003cbr\u003e도시의 네거리 신호대기선에서, 오토바이들은 홀로 서 있다.\u003cbr\u003e(「아, 100원」, 169~173쪽)\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u003e김훈의 문장에 깃든 한줄기 웃음\u003cbr\u003e‘호수공원의 산신령’이 받아쓴 ‘보인다’의 세계\u003c\/b\u003e\u003cbr\u003e\u003cbr\u003e한편, 김훈의 세계에 스며든 유머를 발견하는 것도 김훈의 신작을 읽는 특별한 즐거움이다.\u003cbr\u003e쉼표 하나 어중간한 부사 하나 슬쩍 끼워넣을 틈 없었던 그의 단단한 문장과 도저한 허무의 세계에 슬쩍 농담과 웃음이 배었다.\u003cbr\u003e노인과 여성들의 결론도 없고 한도 없는 수다가 판소리처럼 신명나게 출렁거리고, 이 세속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갖가지 ‘지지고 볶는 사연들’에 피식, 웃음이 새어나온다.\u003cbr\u003e\u003cbr\u003e다들 얼굴이 쭈그러들었고, 머리털에 먼지가 낀 듯했고, 눈동자에 쏘는 힘이 빠져서 헐렁해 보였다.\u003cbr\u003e\u003cbr\u003e- 이젠 술도 다부지게 못 먹네.\u003cbr\u003e앞으로는 모이면 우유로 하자.\u003cbr\u003e사이다로 하든지.\u003cbr\u003e\u003cbr\u003e- 술 몇 잔 먹다보니 날이 다 저물었어.\u003cbr\u003e(…)\u003cbr\u003e이 패거리 중에서 내가 그나마 책권이나 읽고 글줄이나 쓰는 편이어서 나는 언제나 서생 대접을 받는다.\u003cbr\u003e친구들은 떠들어대다가 이야기가 애매해지면 나에게 떠넘긴다.\u003cbr\u003e- 야, 그건 훈이한테 물어봐.\u003cbr\u003e쟤는 머릿속이 아는 걸로 꽉 차 있거던.\u003cbr\u003e도루묵알처럼 말이야.\u003cbr\u003e몽땅 아는 거야.\u003cbr\u003e아이구 니미, 그놈의 책.\u003cbr\u003e(「해마다 해가 간다」, 455~460쪽)\u003cbr\u003e\u003cbr\u003e때로 그는 북적이는 결혼식장에서 ‘고매한 인품을 완성한 신사’로 소개받고 흰 장갑을 낀 채 주례사를 하지만, 젊은 하객들의 반응은 영 신통치 않다.\u003cbr\u003e몇 번의 실패 끝에 김훈은 다시는 주례사를 맡지 않으리라 선언하는데, 이 일화를 담은 글의 제목은 ‘꼰대는 말한다’이다.\u003cbr\u003e웬만해서는 다시 듣기 어려울 ‘김훈의 주례사’를 엿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또하나의 재미이다.\u003cbr\u003e그는 기꺼이 스스로를 ‘꼰대’라 지칭하며 늙음에 대하여 여러 우스개와 단상을 풀어내지만, 나이든다는 것이 그에게 비단 회한과 슬픔만은 아닌 모양이다.\u003cbr\u003e그는 ‘늙기의 기쁨’에 대해 이렇게 썼다.\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r\u003e너무 늦기는 했지만, 나이를 먹으니까 자신을 옥죄던 자의식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나는 흐리멍덩해지고 또 편안해진다.\u003cbr\u003e이것은 늙기의 기쁨이다.\u003cbr\u003e늙기는 동사의 세계라기보다는 형용사의 세계이다.\u003cbr\u003e날이 저물어서 빛이 물러서고 시간의 밀도가 엷어지는 저녁 무렵의 자유는 서늘하다.\u003cbr\u003e이 시간들은 내가 사는 동네, 일산 한강 하구의 썰물과도 같다.\u003cbr\u003e이 흐린 시야 속에서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것들이 선연히 드러난다.\u003cbr\u003e자의식이 물러서야 세상이 보이는데, 이때 보이는 것은 처음 보는 새로운 것들이 아니라 늘 보던 것들의 새로움이다.\u003cbr\u003e너무 늦었기 때문에 더욱 선명하다.\u003cbr\u003e이것은 ‘본다’가 아니라 ‘보인다’의 세계이다.\u003cbr\u003e(「늙기와 죽기」, 74쪽)\u003cbr\u003e\u003cbr\u003e그래서 그는 이 선연히 ‘보이는 것들’을 충실하게 받아 적기로 한다.\u003cbr\u003e나이든 그는 요즘 나무와 숲과 물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u003cbr\u003e20년째 그가 산책하고 걸으며 쉬어가는 ‘일산 호수공원’에는 그 외에도 많은 사람과 생명들이 ‘지나가고 지나간다’.\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r\u003e유치원에 다니는 동네 아이가 공원에서 두발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졌다.\u003cbr\u003e나는 벤치에 앉아 있었다.\u003cbr\u003e뒤따르는 자전거들이 많았으므로, 나는 아이를 안아서 길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u003cbr\u003e아이는 무르팍이 깨져서 피가 조금 배어나왔다.\u003cbr\u003e아이는 엄마를 부르며 울었다.\u003cbr\u003e아이는 핸드폰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u003cbr\u003e나는 아이에게 엄마 핸드폰 번호를 물어서 내 핸드폰으로 엄마에게 연락해주었다.\u003cbr\u003e(…) 울음을 그쳤던 아이는 엄마를 보자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u003cbr\u003e아이들은 엄마를 보면 참았던 설움이 복받치는 모양이다.\u003cbr\u003e아이는 울면서 엄마한테 말했다.\u003cbr\u003e- 내가 넘어져서 우는데, 이 산신령 할아버지가 날 구해줬어.\u003cbr\u003e아이 엄마는 우는 아이를 안고 달래면서 깔깔 웃었다.\u003cbr\u003e아이 엄마가 말했다.\u003cbr\u003e- 얘가 그림책을 너무 많이 봐서 이렇게 됐어요.\u003cbr\u003e할아버지, 죄송해요.\u003cbr\u003e요즘도 산신령 나오는 그림책이 있는 모양이다.\u003cbr\u003e아이는 동화 속 세상에서 살고 있었다.\u003cbr\u003e울음을 그친 아이는 엄마와 함께 돌아가면서 나를 향해 단풍잎 같은 손을 흔들었다.\u003cbr\u003e일산에서 20년을 살고 나니 나는 호수공원의 산신령이 되었다.\u003cbr\u003e(28~29쪽)\u003cbr\u003e\u003cbr\u003e단풍잎 같은 손으로 인사를 하고 팔랑팔랑 뛰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호수공원의 산신령’은 바라본다.\u003cbr\u003e절망과 불의로 가득찬 이 세계에서도 아이들은 자라고, 사람들은 공터에서 공을 차고, 젊은이들은 떡볶이를 먹으며 끼니의 무거움을 털어내며, 눈이 내리면 거리에 몰려나와 연애하고 키스한다.\u003cbr\u003e‘산신령’이 된 김훈은 마치 투명인간처럼, 이 진부해서 아름다운 거리와 세상을 기웃거리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엿듣고 오늘도 연필로 몰래 받아쓰고 있다.\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u003e스쳐지나가는, 하찮고 사소한, 날마다 부딪치는, 가까운 것들에 대하여\u003cbr\u003e김훈의 ‘후진 거리의 노래’\u003c\/b\u003e\u003cbr\u003e\u003cbr\u003e이제 그는 여생의 날들을 아끼며 ‘가까이 있는 것들을 가까이’ 두고 살려 한다.\u003cbr\u003e이 책에 실린 글의 상당 부분은 그가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 ‘누항사- 후진 거리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글들이다.\u003cbr\u003e이 누추하고 허접하고 후진 거리에 서서 여느 사람들처럼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마시며’ 써내려간 글들이다.\u003cbr\u003e그러나 이 누린내 나고 먼지 자욱한 거리에서도 흙냄새 나는 냉잇국 한 사발의 온기와 아이에게 뽀뽀하는 젊은 엄마가 있고, 돌이킬 수 없는 국가폭력과 참사 이후에도 계속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u003cbr\u003e그에게 소중한 것은 이렇듯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u003cbr\u003e\u003cbr\u003e\u003cbr\u003e아이가 아프고 젊은 엄마가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는 누항(陋巷)의 일상이 이처럼 아름다운 것인지를 알기 위해서 나는 70살까지 산 것이다.\u003cbr\u003e이것을 알았으니 70년 세월은 헛되지 않았구나 싶었다.\u003cbr\u003e나이를 먹으니까 나 자신이 풀어져서 세상 속으로 흘러든다.\u003cbr\u003e이 와해를 괴로움이 아니라 평화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나는 비로소 온전히 늙어간다.\u003cbr\u003e새로운 세상을 겨우 찾아낸다.\u003cbr\u003e나는 말하기보다는 듣는 자가 되고, 읽는 자가 아니라 들여다보는 자가 되려 한다.\u003cbr\u003e나는 읽은 책을 끌어다대며 중언부언하는 자들을 멀리하려 한다.\u003cbr\u003e나는 글자보다는 사람과 사물을 들여다보고, 가까운 것들을 가까이하려 한다.\u003cbr\u003e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야, 보던 것이 겨우 보인다.\u003cbr\u003e(「늙기와 죽기」, 75~76쪽)\u003cbr\u003e\u003cbr\u003e김훈의 ‘연필로 쓰기’는 ‘몸으로 쓰기’다.\u003cbr\u003e그리고 ‘가까운 글쓰기’다.\u003cbr\u003e기계가 없어도, 마땅한 공간이 없어도, 희망이나 전망이 없어도, 호수공원 벤치에서, 빗길에 배달라이더가 넘어져 짬뽕 국물이 흐르고 단무지가 조각난 거리에서, 그는 관찰하고 듣고 쓰고 있다.\u003cbr\u003e그렇게 쓴 글들이 이 책으로 묶였다.\u003cbr\u003e가장 더러운 똥에서부터 그의 마음속 고결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이순신에 이르기까지- 김훈이 몽당연필로 겨우 붙들어둔 문장들이 여기에 남았다.\u003cbr\u003e이 책은 70대의 김훈이 연필로 꾹꾹 눌러쓴 산문의 진경(眞境)이다.\u003cbr\u003e\n\u003c\/div\u003e \u003cdiv\u003e\u003c\/div\u003e \u003c\/div\u003e \u003c\/div\u003e\n\u003c\/div\u003e\n\u003ccenter\u003e\u003ctable\u003e\u003ctr\u003e\u003ctd style=\"height:1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n\u003ccenter\u003e\u003ctable\u003e\u003ctr\u003e\u003ctd style=\"height:1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n\u003cdiv style=\"width:95%;padding-top:20px;padding-bottom:20px\"\u003e\n\u003cdiv style=\"text-align:left;font-size:16px;font-weight:bold;padding-bottom:20px\"\u003eGOODS SPECIFICS\u003c\/div\u003e\n\u003cdiv style=\"text-align:left;font-size:14px;line-height:1.6em;\"\u003e\n\u003cdiv style=\"width:100%;margin-bottom:5px;line-height:1.6em;font-size:14px\"\u003e- \u003cstrong\u003e발행일 : \u003c\/strong\u003e2019년 03월 27일\u003c\/div\u003e\n\u003cdiv style=\"width:100%;margin-bottom:5px;line-height:1.6em;font-size:14px\"\u003e- \u003cstrong\u003e쪽수, 무게, 크기 : \u003c\/strong\u003e468쪽 | 544g | 126*182*30mm\u003c\/div\u003e\n\u003cdiv style=\"width:100%;margin-bottom:5px;line-height:1.6em;font-size:14px\"\u003e- \u003cstrong\u003eISBN13 : \u003c\/strong\u003e9788954655699\u003c\/div\u003e\n\u003cdiv style=\"width:100%;margin-bottom:5px;line-height:1.6em;font-size:14px\"\u003e- \u003cstrong\u003eISBN10 : \u003c\/strong\u003e8954655696\u003c\/div\u003e\n\u003c\/div\u003e\n\u003c\/div\u003e\n\u003c\/div\u003e\n\u003ccenter\u003e\n\u003ccenter\u003e\u003ctable\u003e\u003ctr\u003e\u003ctd style=\"height:1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n\u003ccenter\u003e\u003ctable\u003e\u003ctr\u003e\u003ctd style=\"height:10px\"\u003e\u003c\/td\u003e\u003c\/tr\u003e\u003c\/table\u003e\u003c\/center\u003e\n\u003cspan\u003e\u003c\/span\u003e\n\u003c\/center\u003e\n\u003c\/center\u003e","brand":"LIBRAIRIE COREENNE","offers":[{"title":"Defa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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