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의 첨단 이론인 초끈 이론을 우아하게 설명한다는 건 이런 것이 아닐까.
저자인 브라이언 그린은 끈이론의 신비를 완벽하게 책 한권에 소화하고 있다.
거창한 표현으로 구사하기 보다는 쉽고 명쾌한 언어를 이용하여 가장 어렵기로 소문난 최첨단 이론 물리를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우주의 심오한 원리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화강암의 표면은 미시적 스케일에서 볼 때 매우 거칠고 울퉁불퉁하지만, 우리의 손바닥은 그렇게 작은 영역의 변이를 감지할 수 없기 때문에 매끈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거시적 손바닥의 둔감함'에 의해 미시적 변이는 완전하게 무시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끈 역시 공간상에서 유한한 크기를 갖고 있으므로 이보다 더 작은 영역의 정보를 얻어낼 수는 없다.
즉, 끈으로는 플랑크길이보다 작은 영역의 구조를 탐사할 수 없는 것이다.
마치 화강암 표면에 얹혀진 손바닥처럼, 끈은 초미세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중력장의 요동을 감지해내지 못한다.
중력장의 양자적 요동은 분명히 존재하는 현상이지만, 이것을 확인할 방법이 원리적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작역학 사이의 불일치도 문제삼을 필요가 없다.
아니, 그것은 애초부터 전혀 문젯거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중력을 양자역학적으로 이해할 때 점입자로부터 항상 야기되었던 그 골치 아픈 '무한대' 문제도 끈이론의 출현과 함께 산뜻하게 해결되었다.

--- pp.242-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