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정보로 건너뛰기
반정의 얼굴 (큰글자책)
반정의 얼굴 (큰글자책)
Description
책소개
역사적 사건은 빛과 그림자의 복합체다.
명암을 아울러 봐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폭군을 축출하고 새로운 시대를 연 극적인 순간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들여다본다.
1506년 9월 1일부터 3일까지 중종반정을 여러 사람의 시선에서 재구성했다.

목차
들어가는 글

1_운수 좋은 날

폭풍은 다시 몰려오고
누군가에게는 지난 꿈이지만
하루라도 늦출 수 있다면
새재로 가는 길
바람은 더 가까이 오고 있다
그래도 살아야 할 날들이라면
낡은 하늘은 무너지고

2_삼대장

거사의 순간
누가 어떻게 나설 것인가
뒤집어 바로잡아야 할
시간은 누구의 편인가
1506년 9월 1일

3_집으로 가는 길

말 머리가 향하는 곳
조강지처를 어찌 내치는가
아무도 찾지 않는 밤
어린 아이를 어찌 두고
살아내고 살아내야 할
칼춤은 멈추지 않고

4_폭정의 두 얼굴

그가 꿈꾸는 나라
아버지와 아들
뱃놀이는 바람에 멈추고
어찌하여 제 어미를 죽였습니까
왜 여태 참고 사는가
이처럼 무거운 국새
교동으로 떠나는 배

5_의적과 선비

광대패 두령
임금이 임금의 도를 잃으면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답할 수 없는 답
나라가 나라답지 못하면
다시 돛을 올리고

책 속으로
연산군은 광기에 사로잡혀 대소 신료와 만백성을 겁박했다.
그가 입버릇처럼 외던 말이‘ 능상지풍(凌上之風)’, 위를 능멸하는 풍습이었다.
그것을 ‘혁거(革去)’, 고쳐 없애는 것이야말로 지상과제라고 믿었다.
감히 신하가 임금을 업신여기는 못된 풍습을 엄히 다스려 뿌리뽑겠다는 것이다.
이는 선전포고였다.
임금에게 무조건 복종하라는 것이었다.
토를 달면 죽여버리겠다는 것이었다.
본보기로 신하들이 간언한 기록을 샅샅이 뒤져 지난날 왕에게 바른말이나 쓴소리한 자들을 추렸다.
날이면 날마다 처참한 국문이 이어졌다.
주리를 틀고, 인두로 지지고, 압슬을 가하며 능상의 경위를 추궁했다.
--- p.21

변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왕은 불만 세력을 선제적으로 색출했다.
1504년에 어머니 폐비 윤씨 사사를 빌미로 처형한 대신들이 떠올랐다.
죄인과 직계가족은 다 죽였지만 친인척들이 꺼림칙했다.
혈족과 처족을 마구 잡아들여 죽을 때까지 고문했다.
바른말을 하다가 멀리 귀양 간 관리들은 감찰관을 파견해 닦달하고 의심스러우면 처형했다.
인심은 묘한 것이다.
폭군이 잔인무도하게 나올수록 모반의 기운은 더욱 무르익었다.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무시무시한 왕인 줄 알았는데 가만 보니 정변이 일어날까 두려워 광기에 휩싸인 나약한 군주였다.
--- p.66

집에 돌아온 박원종은 마당에서 활을 쏘며 허전한 마음을 달랬다.
이때 청지기가 달려와 급보를 전했다.
전라병영 종사관으로 있는 박원종의 옛 부하가 보낸 것이다.
놀랍게도 호남으로 귀양 갔던 이과, 유빈, 김준손 등이 현지의 수령 및 장수들과 함께 거병한다는 소식이었다.
그들은 서울로 진격하기에 앞서 격문을 지어 팔도에 돌렸다.
“주상의 죄가 하나라 걸왕과 은나라 주왕보다 심하니, 백성들의 죽을 고생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왕조가 바뀌는 화가 생길까 두렵다.
이에 진성대군을 추대하여 의병을 일으키려 하니,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은 9월 보름까지 서울에 모여 위태로운 종묘사직을 구하라.” 사태는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박원종은 결단해야 할 때가 왔음을 직감했다.
--- p.82

연산군은 드디어 폐비 윤씨라는 패를 꺼내 들었다.
‘따지고 보면 저들은 내 어머니를 내치고 죽인 사람들이 아닌가.
할머니는 며느리에게 투기와 배덕의 올가미를 씌웠고, 대신이라는 자들은 국모의 폐출과 사사에 동조하지 않았는가.’ 젊은 왕은 어머니의 이름으로 마지막 걸림돌들을 제거하기로 했다.
자식이 어머니의 한을 풀겠다는데 누가 가로막겠는가.
갑자년인 1504년 3월 20일, 사화의 불길이 거세게 타올랐다.
--- p.153

연산군은 국새를 들고 옥좌에서 내려와 휘청휘청 인정전을 나섰다.
너른 마당에는 낙엽이 쓸쓸히 뒹굴고 무거운 침묵이 깔려 있었다.
한 걸음씩 옮길 때마다 땅이 꺼질 것만 같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피범벅인 손들이 아우성치고 있다.
폭군은 머리를 숙이고 눈물을 떨구었다.
모두 자초한 일이다.
수많은 사람을 함부로 죽이고 잔혹하게 훼손했다.
인제 와서 뉘우친들 무엇 하리.
업보를 치를 시간이다.
--- p.167

출판사 리뷰
폭군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몰락하는가

반정은 본래의 바른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1506년 9월, 폭군 연산을 왕위에서 몰아내고 이복동생 진성대군을 옹립하는 의거가 성공을 거두었다.
중종반정의 주역은 사대부들이었지만, 그 원동력은 미친 폭정을 청산하고 바른 정치를 해주기를 바라는 민심의 폭발이었다.
민심은 묘한 것이다.
폭군이 미쳐 날뛰자 오히려 모반의 기운이 피어올랐다.
민심이 폭발하자 사대부들의 공론도 들끓었다.
폭군에게 충성 맹세를 한 조정 대신과 왕의 측근들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반정의 불길이 타올랐다.
1506년 9월 1일부터 3일.
그날 역사는 뒤집어지고 바로 세워졌다.
폭군 연산을 왕위에서 몰아내는 거사가 이루어졌고, 그의 이복동생 진성대군을 새 국왕으로 옹립했다.
반정의 주역은 사대부들이었지만, 그 원동력은 미친 폭정을 청산하고 바른 정치를 바라는 민심이었다.

반정에 직면해 그들은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행동했을까? 이 책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폭군을 축출하고 새로운 시대를 연 중종반정을 서로 다른 관점을 교차하여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유배길에 오른 문인에서 중종반정의 주역들, 반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운명이 뒤바뀐 여인들, 아버지가 이룩한 성리학적 통치 체제를 무너뜨린 연산군, 그리고 백성이 바라보았을 반정의 얼굴을 새롭게 복원한다.
연산군은 아랫사람이 간언하는 것을 극도로 혐오했다.
신하가 바른말이라며 임금에게 쓴소리하는 것을 죽여 마땅한 죄악으로 보았다.
입을 틀어막기 위해 상상을 초월하는 사화를 일으켰다.
특히 1504년 갑자사화는 생모 폐비 윤씨의 죽음을 빌미 삼아 신하들을 마구잡이로 도륙한 참극이었다.
어머니를 내세워 사화를 일으켰지만 진정한 의도는 따로 있었다.
폭군은 위를 능멸하는 풍속을 고쳐 없애겠다고 선포했다.
임금을 업신여기는 죄를 엄히 다스리겠다는 것이다.
과거의 기록을 샅샅이 뒤져 왕에게 쓴소리한 대신과 바른말을 한 언관들을 모조리 잡아들이게 했다.
이 사화로 대소신료와 선비 240여 명이 화를 입었다.
조선에 지옥도가 펼쳐졌지만, 폭군은 태평성대를 노래했다.

지금, 우리는 왜 중종반정을 돌아보는가

연산은 12년간 재위하면서 무오사화와 갑자사화 등 두 차례 친위 쿠데타를 일으켰다.
직언하는 신하들을 용납하지 않았으며, 자기 뜻에 순종하지 않는 이들을 억누르고 봉쇄했다.
이를 통해 왕권을 강화하고 신권을 제압했지만, 독단과 폭정으로 이어진 시대는 반정으로 몰락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은 “과거가 현재를 돌보고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살린다”고 했다.
우리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되짚고 미래를 내다본다.
과거와 현재, 미래는 서로에게 빛을 비추며 빛이 된다.
비극적인 역사는 결코 반복되어서는 안 되며, 그러기 위해 지난 시대를 직시하고 잊지 말아야 한다.
서로 다른 관점으로 중종반정을 들여다본 『반정의 얼굴』.
이 책은 지난 역사를 새롭게 복원하면서도 바른 정치란 무엇이며 누구를 위한 것이어야 하는지 되짚어 묻는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5년 06월 17일
- 쪽수, 무게, 크기 : 216쪽 | 210*290*20mm
- ISBN13 : 9791193946411
- ISBN10 : 1193946417

You may also like

카테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