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Description
책소개
| 게으른 편집장에서 좌충우돌 셰프로 변신하다! 사람의 마음을 요리하는 박찬일의 유쾌 통쾌한 이야기 대학에서 소설을 전공하고 월간지 편집장으로 활약하던 30대 초반, 돌연 요리에 흥미를 느껴 이딸리아 유학을 결심. 지금은 이딸리아 음식 요리사이자 와인 전문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박찬일의 산문집. 이 책은 저자의 유학 체험을 바탕으로 우리가 몰랐거나 잘못 이해하고 있는 이딸리아의 음식뿐만 아니라 문화와 전통에 대해 맛깔스럽고 친절하게 들려준다. 깊은 사유와 통찰력을 경쾌하고 통쾌한 어법으로 풀어내는 저자의 글들은 우리의 편견과 상식을 뒤엎을 뿐만 아니라 진한 사람냄새를 풍기며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글 전반에 녹아든 저자의 기지와 해학은 절묘해서 독자를 강하게 끌어들인다. 매 꼭지마다 배꼽을 잡고 웃게 만들 만큼 그의 유머감각은 뛰어나다. 고된 유학생활과 식당실습, 그리고 이국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향수와 싸우면서 그가 겪은 체험과 에피쏘드들은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간다. 소설을 전공한 이력 때문인지 경쾌하고도 힘있는 개성적인 문장은 산문 읽는 참맛을 느끼게 한다. 이 산문집의 주재료는 그가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이딸리아 중에서도 시골인 씨칠리아의 작은 마을 모디까의 식당 ‘파또리아 델레 또리’에서 겪은 좌충우돌, 요절복통 일상사이다. 물론 요리 이야기가 주로 등장한다. 하지만 저자의 장점이 발휘되는 것은 그의 이야기가 요리에 그치지 않고 요리를 매개로 펼쳐지는 상상력이 인간과 자연, 문화와 관습과 전통에까지 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가 그간 알고 있었던 이딸리아 요리와 문화에 대한 상식을 깨뜨려준다. 이딸리아에서 스테이크를 자주 먹지 않는다는 것, 식당에 피클이 없다는 것, 마늘과 고추를 즐겨 먹지 않는다는 것, 빠스따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 등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매 편마다 등장한다. 그밖에도 이딸리아인들 특유의 제스처와 축구에 대한 열정, 우리와 닮은 다혈질에 다정다감한 민족성에 대해서도 해학적으로 들려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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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나는 씨칠리아에서 피자 반죽처럼 곤죽이 됐다오 / 2.
공산당도 빠스따를 먹는다고? / 3.
주방에서 힘자랑하지 말라네 / 4.
리틀맥 vs 빅맥 / 5.
한여름밤의 전갈 소동 / 6.
라비올리를 삶아라 / 7.
요리 방송에 출연한 쥬제뻬 / 8.
이딸리아에 마늘 자학극은 없다네 / 9.
참치를 잡아라 / 10.
손님과의 투쟁, 식당은 전장이다 / 11.
씨칠리아의 기사식당 / 12.
‘씨네마 천국’이 없었다면 / 13.
특명! 돼지를 잡아라 / 14.
진짜 쏘시지를 만들자 / 15.
미국 녀석들, 제대로 골려주마 / 16.
이딸리아와 한국의 음식은 닮았을까 / 17.
씨칠리아의 어시장 / 18.
경찰서는 죽어도 가기 싫어요 / 19.
섭씨 50도 씨칠리아에서 통닭구이 되지 않는 법 / 20.
쥐를 잡아라 / 21.
포르노 대소동 / 22.
뽀모도로, 토마토쏘스를 끓이다 / 23.
미슐랭 별을 따볼까나 / 24.
미슐랭이냐 ‘붉은새우’냐 / 25.
푸아그라는 참아줘요 / 26.
마리아 아줌마의 법력 / 27.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네 / 28.
뻬뻬, ‘뽀모도로’는 잘돼가? / 29.
요리학교 시절 / 30.
붉은 팬티와 월드컵의 추억 / 31.
마지막 씨칠리아, 안녕 / 작가의 말
나는 씨칠리아에서 피자 반죽처럼 곤죽이 됐다오 / 2.
공산당도 빠스따를 먹는다고? / 3.
주방에서 힘자랑하지 말라네 / 4.
리틀맥 vs 빅맥 / 5.
한여름밤의 전갈 소동 / 6.
라비올리를 삶아라 / 7.
요리 방송에 출연한 쥬제뻬 / 8.
이딸리아에 마늘 자학극은 없다네 / 9.
참치를 잡아라 / 10.
손님과의 투쟁, 식당은 전장이다 / 11.
씨칠리아의 기사식당 / 12.
‘씨네마 천국’이 없었다면 / 13.
특명! 돼지를 잡아라 / 14.
진짜 쏘시지를 만들자 / 15.
미국 녀석들, 제대로 골려주마 / 16.
이딸리아와 한국의 음식은 닮았을까 / 17.
씨칠리아의 어시장 / 18.
경찰서는 죽어도 가기 싫어요 / 19.
섭씨 50도 씨칠리아에서 통닭구이 되지 않는 법 / 20.
쥐를 잡아라 / 21.
포르노 대소동 / 22.
뽀모도로, 토마토쏘스를 끓이다 / 23.
미슐랭 별을 따볼까나 / 24.
미슐랭이냐 ‘붉은새우’냐 / 25.
푸아그라는 참아줘요 / 26.
마리아 아줌마의 법력 / 27.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네 / 28.
뻬뻬, ‘뽀모도로’는 잘돼가? / 29.
요리학교 시절 / 30.
붉은 팬티와 월드컵의 추억 / 31.
마지막 씨칠리아, 안녕 / 작가의 말
출판사 리뷰
게으른 편집장에서 좌충우돌 셰프로 변신하다!
사람의 마음을 요리하는 박찬일의 유쾌 통쾌한 이야기
이딸리아 음식 요리사이자 와인 전문가로 유명 식당을 거쳐 현재 이딸리아 레스또랑 ‘누이누이’의 주방장으로 일하고 있는 박찬일(44)의 산문집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박찬일의 이딸리아 맛보기』가 출간되었다.
한겨레 ESC에 일년 반 연재한 산문 31편을 한데 묶은 것이다.
저자는 대학에서 소설을 전공하고 월간지 편집장으로 활약하던 30대 초반, 돌연 요리에 흥미를 느껴 이딸리아 유학을 결심한다.
1999년부터 3년간 이딸리아 삐에몬떼 등에서 요리와 와인을 공부하고, 씨칠리아에서 1년간 요리사로 일하다 귀국했다.
보르도와인 테이스팅위원으로도 활동했고 각종 매체에 칼럼을 쓰면서 이미 『와인스캔들』 『박찬일의 와인 셀렉션』 『최승주와 박찬일의 이탈리아 요리』 등 4권의 단행본을 출간한 바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유학 체험을 바탕으로 우리가 몰랐거나 잘못 이해하고 있는 이딸리아의 음식뿐만 아니라 문화와 전통에 대해 맛깔스럽고 친절하게 들려준다.
깊은 사유와 통찰력을 경쾌하고 통쾌한 어법으로 풀어내는 저자의 글들은 우리의 편견과 상식을 뒤엎을 뿐만 아니라 진한 사람냄새를 풍기며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그의 글은 재미있다.
글 전반에 녹아든 저자의 기지와 해학은 절묘해서 독자를 강하게 끌어들인다.
매 꼭지마다 배꼽을 잡고 웃게 만들 만큼 그의 유머감각은 독보적이어서 근래 보기 드문 산문집의 재미를 선사한다.
고된 유학생활과 식당실습, 그리고 이국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향수와 싸우면서 그가 겪은 체험과 에피쏘드들은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간다.
소설을 전공한 이력 때문인지 경쾌하고도 힘있는 개성적인 문장은 산문 읽는 참맛을 느끼게 한다.
소설가 김중혁의 말대로 그의 글은 “때론 배꼽이 빠지고, 때론 가슴이 뭉클하다.” 이렇듯 그의 글이 맛있는 이유는 “오랫동안 재료를 준비한 다음 짧은 시간 센 불로 조리”하는 요리사의 요리와 닮았기 때문이다.(김중혁 추천사)
이 산문집의 주재료는 그가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이딸리아 중에서도 시골인 씨칠리아의 작은 마을 모디까의 식당 ‘파또리아 델레 또리’에서 겪은 좌충우돌, 요절복통 일상사이다.
물론 요리 이야기가 주로 등장한다.
하지만 저자의 장점이 발휘되는 것은 그의 이야기가 요리에 그치지 않고 요리를 매개로 펼쳐지는 상상력이 인간과 자연, 문화와 관습과 전통에까지 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가 그간 알고 있었던 이딸리아 요리와 문화에 대한 상식을 깨뜨려준다.
이딸리아에서 스테이크를 자주 먹지 않는다는 것, 식당에 피클이 없다는 것, 마늘과 고추를 즐겨 먹지 않는다는 것, 빠스따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 등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매 편마다 등장한다.
또 이딸리아에도 우리의 만두·팥죽·소꼬리탕·소골·내장탕·돼지순대·닭간·모래집·젓갈 등과 비슷한 요리들이 있다는 것도 재미나게 일러준다(「이딸리아와 한국의 음식은 닮았을까」).
그밖에도 이딸리아인들 특유의 제스처와 축구에 대한 열정, 우리와 닮은 다혈질에 다정다감한 민족성에 대해서도 해학적으로 들려준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저자의 요리에 대한 철학이다.
이것은 그의 요리와 삶의 스승인 주제뻬 바로네(Giuseppe Barone, 슬로우푸드 씨칠리아 창립자)의 생각과 맥을 같이한다.
육식이 인간의 숙명이라면, 천천히, 그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세상의 쓸모를 기꺼이 마련해주는 게 바로 요리사의 몫이다.
쥬제뻬는 그 역할을 흔쾌히 맡았다.
요리사란 요리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한 그릇의 요리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통제하고 감시하는 관찰자여야 한다고 그는 믿었다.
나는 그의 생각에 동의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우리 식탁에 오른 기름진 스테이크 한 덩어리는 어쩌면 우리 미래 세대에게서 빌려온 것이 아닐까.(138면)
“진짜 요리사가 되려면 시장과 들판을 알아야 해.
오징어와 참치가 언제 올라오는지, 토마토가 가장 잘 익는 때가 언제인지 알아야 하지.
식당에 앉아 전화통 붙잡고 손가락만 써서는 절대 좋은 재료를 구할 수 없다구.
좋은 재료는 요리의 전부야.”(202면)
여기서 핵심은 요리사란 단순히 음식을 조리하는 자가 아니라 이 세계를 올바르게 유지하고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다.
그것을 실천하는 게 그닥 어렵지 않은데 이 세계는 속도전과 산업화에 길들여져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사실을 무시하거나 간과하고 있다는 저자의 지적은 우리 모두를 뼈아프게 한다.
그는 그야말로 매순간 식탁을 감시하고 관찰하는, 시장과 들판을 아는, ‘진짜’ 요리사를 꿈꾼다.
이러한 저자의 관점은 자연스럽게 ‘슬로우푸드’ ‘로컬푸드’ ‘유기농’ 등에 대한 철학으로 이어진다.
“유기농의 의미도 이미 퇴색했어.
도시 사람들이 저 한몸 건강하게 살자고 농약이며 항생제 따져서 구입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유기농이 아니지.
그 사람들은 유기농조차도 벌레 먹었다고 항의를 하는 멍청이들이니까.”
하긴, 미국 캘리포니아의 거대 유기농 기업들은 최저임금에 멕시칸들을 고용하여 땡볕 아래서 쌜러드용 채소의 벌레를 손으로 잡도록 시킨다.
그 채소는 다시 경유를 펑펑 쓰며 수천 마일을 달려서 미국 동부로 간다.
과연 이것이 진정한 유기농일까.
인간과 자연의 조화라는 건강한 개념의 진짜 유기농이 될 수 있을까.
우리는 지구를 태우는 기름을 마시는 것일까, 쌜러드를 먹는 것일까.
그는 유기농이니, 뭐니 거창한 개념보다 오랫동안 씨칠리아 땅에서 재배하고 기르던 방식을 고수하려고 했다.(…) 그는 또한 기업적으로 만들거나 하우스 재배한 유기농도 배척했다.
땅주인인 농부의 손길이 닿지 않으면 작물이나 가축은 공장 생산품이라고 생각했으며, 하우스 재배에 들어가는 기름을 저주했다.(122~23면)
무엇보다 그가 내게 유전자처럼 심어준 건 요리하는 영혼이었다.
그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나는 나의 재료로, 가장 전통적인 조리법으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먹는 요리를 만들라’는 요리의 3박자를 깨우쳐주었다.
모양이나 장식으로 멋을 내는 줄만 알았던 서양요리, 이딸리아 요리의 진정한 승리는 이 3박자에 있었다는 걸 그는 알려주었다.
그는 좋은 재료를 직접 구하지 않고 그저 전화통을 붙들고 배달받는 미슐랭 스타 요리사를 경멸했으며, 멀리서 수입한 재료를 자랑하는 요리사에게 호통을 쳤다.
공장화, 기계화되는 재료의 역사를 슬퍼했으며, 돼지나 닭이 항생제와 호르몬의 늪에서 신음하는 걸 참지 못했다.
아이들이 먹는 음식이 사료가 되고 있는 현실을 분노했으며, 항상 지역 어린이들이 무엇을 먹고 마셔야 하는지 가르치고 연구하느라 머리를 싸맸다.
그건 영양학자나 교육자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그는 말했다.
요리사는 아이들의 어머니처럼 먹이는 사람이라고 그는 강조했다.(284면)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나는 나의 재료로, 가장 전통적인 조리법으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먹는 요리를 만들라’라는 말에는 모든 요리와 삶의 철학이 담겨 있다.
이 말에는 사람을 움직이고 마음을 요리하는 진정한 요리사의 길이 담겨 있다.
이렇게 쉬운 듯하나 지켜지지 않는 현실에 대한 저자의 개탄은 산업화와 대량생산에 익숙해지고 오염된 먹을거리에 길들여져 있는 동시대인 모두에게 호소력 있게 다가간다.
저자의 비판적인 태도는 획일적으로 식당을 평가하고 거기에 열광하는 세태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미식잡지들의 폭력적인 식당평가에 대해 꼬집고 야유를 보내는 대목은 역시 저자의 기지가 잘 발휘되는 대목이다.
싱거우면 ‘건강요리’고 짜면 ‘토속요리’다.
고기가 질기면 ‘싱싱’한 거고, 오래된 고기는 ‘잘 숙성된’거다.
장식이 별로 없고 양념이 약하면 ‘재료 본래의 맛을 강조’한 거고, 그 반대면 ‘재료 본래의 성격을 확 바꿔버리는 창의성’이 있는 거다.
맛이 없으면 ‘써비스가 좋아서 음식맛 따윈 잊게 만든다’고 하고, 써비스가 개판이면 ‘그래도 음식맛은 좋다’고 한다.
비싼 수입 식자재를 가져다쓰면 ‘어렵게 수배하여 공수한 재료’가 있는 거고, 대충 동네에서 나는 재료만 가지고 만들면 ‘재료의 현지화와 로컬 푸드 실현’이다.
10년이 지나도 메뉴판을 바꾸지 않는 게으른 요리사도 ‘십년 세월을 한결같이 지키는 고집스러운 장인정신’이 되는 게 다 쓰기 나름이고 풀기 나름인 이 바닥의 식당비평이다.(211면)
Tip 1: 요리사가 글을 쓰고 소설가는 그리다
이 책에서 주목할 만한 점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요리사는 글을 쓰고 소설가는 일러스트를 그린 점이다.
표지와 본문 각 장마다 눈에 띄는 색감의 유머러스한 삽화들은 일러스트레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는 소설가 김중혁의 작품이다.
잡지사 기자생활 때부터 저자와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김중혁 작가가 애정을 가지고 심혈을 기울인 그림들은 저자에 대한 깊은 이해와 소설가의 감수성이 만나는 흥미로운 지점이다.
Tip 2: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이딸리아 요리 베스트 10!
세프 박찬일이 추천하고 시연하는 초간단 이딸리아 정통 요리법
초판 한정 부록 DVD 역시 독자들에게 값진 선물이 될 것이다.
저자 박찬일이 일반인들이 요리할 수 있는 이딸리아 요리 열 가지(스빠게띠, 리조또, 페뚜치네, 링귀네, 딸리아뗄레, 뇨끼 등)를 골라 직접 시연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제작하고 별도의 레씨피를 삽지에 넣었다.
저자는 재료 고르는 법부터 누구나 어렵지 않게 따라할 수 있는 조리법과 팁을 친절하게 알려줌으로써 누구나 이딸리아 요리의 진수를 직접 체험토록 했다.
또한 열 가지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함으로써 가족과 친구, 연인들에게 특별한 식탁을 차릴 수 있게 도와준다.
촬영 조명 연출 편집 등 연인원 20여명이 동원되어 한달여의 시간을 거쳐 완성한 이 DVD는 단순한 부록이 아니라 그 자체로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는 하나의 작품이다.
박찬일은 그의 독특한 이력 못지않은 글 솜씨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그의 글은 웃을 수밖에 없는, 웃지 못할 해프닝들로 넘쳐난다.
그는 요리(업계)에 대해 잘 모르던 사람들에겐 새로운 재미를 주고, 요리(업계) 관계자들에겐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메씬저이다.
이 책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을 듣는 것보다 책장을 펼쳐보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을 세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너무 재미있다, 정말 웃기다, 아주 감동적이다.
사람의 마음을 요리하는 박찬일의 유쾌 통쾌한 이야기
이딸리아 음식 요리사이자 와인 전문가로 유명 식당을 거쳐 현재 이딸리아 레스또랑 ‘누이누이’의 주방장으로 일하고 있는 박찬일(44)의 산문집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박찬일의 이딸리아 맛보기』가 출간되었다.
한겨레 ESC에 일년 반 연재한 산문 31편을 한데 묶은 것이다.
저자는 대학에서 소설을 전공하고 월간지 편집장으로 활약하던 30대 초반, 돌연 요리에 흥미를 느껴 이딸리아 유학을 결심한다.
1999년부터 3년간 이딸리아 삐에몬떼 등에서 요리와 와인을 공부하고, 씨칠리아에서 1년간 요리사로 일하다 귀국했다.
보르도와인 테이스팅위원으로도 활동했고 각종 매체에 칼럼을 쓰면서 이미 『와인스캔들』 『박찬일의 와인 셀렉션』 『최승주와 박찬일의 이탈리아 요리』 등 4권의 단행본을 출간한 바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유학 체험을 바탕으로 우리가 몰랐거나 잘못 이해하고 있는 이딸리아의 음식뿐만 아니라 문화와 전통에 대해 맛깔스럽고 친절하게 들려준다.
깊은 사유와 통찰력을 경쾌하고 통쾌한 어법으로 풀어내는 저자의 글들은 우리의 편견과 상식을 뒤엎을 뿐만 아니라 진한 사람냄새를 풍기며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그의 글은 재미있다.
글 전반에 녹아든 저자의 기지와 해학은 절묘해서 독자를 강하게 끌어들인다.
매 꼭지마다 배꼽을 잡고 웃게 만들 만큼 그의 유머감각은 독보적이어서 근래 보기 드문 산문집의 재미를 선사한다.
고된 유학생활과 식당실습, 그리고 이국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향수와 싸우면서 그가 겪은 체험과 에피쏘드들은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간다.
소설을 전공한 이력 때문인지 경쾌하고도 힘있는 개성적인 문장은 산문 읽는 참맛을 느끼게 한다.
소설가 김중혁의 말대로 그의 글은 “때론 배꼽이 빠지고, 때론 가슴이 뭉클하다.” 이렇듯 그의 글이 맛있는 이유는 “오랫동안 재료를 준비한 다음 짧은 시간 센 불로 조리”하는 요리사의 요리와 닮았기 때문이다.(김중혁 추천사)
이 산문집의 주재료는 그가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이딸리아 중에서도 시골인 씨칠리아의 작은 마을 모디까의 식당 ‘파또리아 델레 또리’에서 겪은 좌충우돌, 요절복통 일상사이다.
물론 요리 이야기가 주로 등장한다.
하지만 저자의 장점이 발휘되는 것은 그의 이야기가 요리에 그치지 않고 요리를 매개로 펼쳐지는 상상력이 인간과 자연, 문화와 관습과 전통에까지 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가 그간 알고 있었던 이딸리아 요리와 문화에 대한 상식을 깨뜨려준다.
이딸리아에서 스테이크를 자주 먹지 않는다는 것, 식당에 피클이 없다는 것, 마늘과 고추를 즐겨 먹지 않는다는 것, 빠스따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 등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매 편마다 등장한다.
또 이딸리아에도 우리의 만두·팥죽·소꼬리탕·소골·내장탕·돼지순대·닭간·모래집·젓갈 등과 비슷한 요리들이 있다는 것도 재미나게 일러준다(「이딸리아와 한국의 음식은 닮았을까」).
그밖에도 이딸리아인들 특유의 제스처와 축구에 대한 열정, 우리와 닮은 다혈질에 다정다감한 민족성에 대해서도 해학적으로 들려준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저자의 요리에 대한 철학이다.
이것은 그의 요리와 삶의 스승인 주제뻬 바로네(Giuseppe Barone, 슬로우푸드 씨칠리아 창립자)의 생각과 맥을 같이한다.
육식이 인간의 숙명이라면, 천천히, 그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세상의 쓸모를 기꺼이 마련해주는 게 바로 요리사의 몫이다.
쥬제뻬는 그 역할을 흔쾌히 맡았다.
요리사란 요리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한 그릇의 요리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통제하고 감시하는 관찰자여야 한다고 그는 믿었다.
나는 그의 생각에 동의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우리 식탁에 오른 기름진 스테이크 한 덩어리는 어쩌면 우리 미래 세대에게서 빌려온 것이 아닐까.(138면)
“진짜 요리사가 되려면 시장과 들판을 알아야 해.
오징어와 참치가 언제 올라오는지, 토마토가 가장 잘 익는 때가 언제인지 알아야 하지.
식당에 앉아 전화통 붙잡고 손가락만 써서는 절대 좋은 재료를 구할 수 없다구.
좋은 재료는 요리의 전부야.”(202면)
여기서 핵심은 요리사란 단순히 음식을 조리하는 자가 아니라 이 세계를 올바르게 유지하고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다.
그것을 실천하는 게 그닥 어렵지 않은데 이 세계는 속도전과 산업화에 길들여져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사실을 무시하거나 간과하고 있다는 저자의 지적은 우리 모두를 뼈아프게 한다.
그는 그야말로 매순간 식탁을 감시하고 관찰하는, 시장과 들판을 아는, ‘진짜’ 요리사를 꿈꾼다.
이러한 저자의 관점은 자연스럽게 ‘슬로우푸드’ ‘로컬푸드’ ‘유기농’ 등에 대한 철학으로 이어진다.
“유기농의 의미도 이미 퇴색했어.
도시 사람들이 저 한몸 건강하게 살자고 농약이며 항생제 따져서 구입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유기농이 아니지.
그 사람들은 유기농조차도 벌레 먹었다고 항의를 하는 멍청이들이니까.”
하긴, 미국 캘리포니아의 거대 유기농 기업들은 최저임금에 멕시칸들을 고용하여 땡볕 아래서 쌜러드용 채소의 벌레를 손으로 잡도록 시킨다.
그 채소는 다시 경유를 펑펑 쓰며 수천 마일을 달려서 미국 동부로 간다.
과연 이것이 진정한 유기농일까.
인간과 자연의 조화라는 건강한 개념의 진짜 유기농이 될 수 있을까.
우리는 지구를 태우는 기름을 마시는 것일까, 쌜러드를 먹는 것일까.
그는 유기농이니, 뭐니 거창한 개념보다 오랫동안 씨칠리아 땅에서 재배하고 기르던 방식을 고수하려고 했다.(…) 그는 또한 기업적으로 만들거나 하우스 재배한 유기농도 배척했다.
땅주인인 농부의 손길이 닿지 않으면 작물이나 가축은 공장 생산품이라고 생각했으며, 하우스 재배에 들어가는 기름을 저주했다.(122~23면)
무엇보다 그가 내게 유전자처럼 심어준 건 요리하는 영혼이었다.
그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나는 나의 재료로, 가장 전통적인 조리법으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먹는 요리를 만들라’는 요리의 3박자를 깨우쳐주었다.
모양이나 장식으로 멋을 내는 줄만 알았던 서양요리, 이딸리아 요리의 진정한 승리는 이 3박자에 있었다는 걸 그는 알려주었다.
그는 좋은 재료를 직접 구하지 않고 그저 전화통을 붙들고 배달받는 미슐랭 스타 요리사를 경멸했으며, 멀리서 수입한 재료를 자랑하는 요리사에게 호통을 쳤다.
공장화, 기계화되는 재료의 역사를 슬퍼했으며, 돼지나 닭이 항생제와 호르몬의 늪에서 신음하는 걸 참지 못했다.
아이들이 먹는 음식이 사료가 되고 있는 현실을 분노했으며, 항상 지역 어린이들이 무엇을 먹고 마셔야 하는지 가르치고 연구하느라 머리를 싸맸다.
그건 영양학자나 교육자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그는 말했다.
요리사는 아이들의 어머니처럼 먹이는 사람이라고 그는 강조했다.(284면)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나는 나의 재료로, 가장 전통적인 조리법으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먹는 요리를 만들라’라는 말에는 모든 요리와 삶의 철학이 담겨 있다.
이 말에는 사람을 움직이고 마음을 요리하는 진정한 요리사의 길이 담겨 있다.
이렇게 쉬운 듯하나 지켜지지 않는 현실에 대한 저자의 개탄은 산업화와 대량생산에 익숙해지고 오염된 먹을거리에 길들여져 있는 동시대인 모두에게 호소력 있게 다가간다.
저자의 비판적인 태도는 획일적으로 식당을 평가하고 거기에 열광하는 세태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미식잡지들의 폭력적인 식당평가에 대해 꼬집고 야유를 보내는 대목은 역시 저자의 기지가 잘 발휘되는 대목이다.
싱거우면 ‘건강요리’고 짜면 ‘토속요리’다.
고기가 질기면 ‘싱싱’한 거고, 오래된 고기는 ‘잘 숙성된’거다.
장식이 별로 없고 양념이 약하면 ‘재료 본래의 맛을 강조’한 거고, 그 반대면 ‘재료 본래의 성격을 확 바꿔버리는 창의성’이 있는 거다.
맛이 없으면 ‘써비스가 좋아서 음식맛 따윈 잊게 만든다’고 하고, 써비스가 개판이면 ‘그래도 음식맛은 좋다’고 한다.
비싼 수입 식자재를 가져다쓰면 ‘어렵게 수배하여 공수한 재료’가 있는 거고, 대충 동네에서 나는 재료만 가지고 만들면 ‘재료의 현지화와 로컬 푸드 실현’이다.
10년이 지나도 메뉴판을 바꾸지 않는 게으른 요리사도 ‘십년 세월을 한결같이 지키는 고집스러운 장인정신’이 되는 게 다 쓰기 나름이고 풀기 나름인 이 바닥의 식당비평이다.(211면)
Tip 1: 요리사가 글을 쓰고 소설가는 그리다
이 책에서 주목할 만한 점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요리사는 글을 쓰고 소설가는 일러스트를 그린 점이다.
표지와 본문 각 장마다 눈에 띄는 색감의 유머러스한 삽화들은 일러스트레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는 소설가 김중혁의 작품이다.
잡지사 기자생활 때부터 저자와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김중혁 작가가 애정을 가지고 심혈을 기울인 그림들은 저자에 대한 깊은 이해와 소설가의 감수성이 만나는 흥미로운 지점이다.
Tip 2: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이딸리아 요리 베스트 10!
세프 박찬일이 추천하고 시연하는 초간단 이딸리아 정통 요리법
초판 한정 부록 DVD 역시 독자들에게 값진 선물이 될 것이다.
저자 박찬일이 일반인들이 요리할 수 있는 이딸리아 요리 열 가지(스빠게띠, 리조또, 페뚜치네, 링귀네, 딸리아뗄레, 뇨끼 등)를 골라 직접 시연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제작하고 별도의 레씨피를 삽지에 넣었다.
저자는 재료 고르는 법부터 누구나 어렵지 않게 따라할 수 있는 조리법과 팁을 친절하게 알려줌으로써 누구나 이딸리아 요리의 진수를 직접 체험토록 했다.
또한 열 가지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함으로써 가족과 친구, 연인들에게 특별한 식탁을 차릴 수 있게 도와준다.
촬영 조명 연출 편집 등 연인원 20여명이 동원되어 한달여의 시간을 거쳐 완성한 이 DVD는 단순한 부록이 아니라 그 자체로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는 하나의 작품이다.
박찬일은 그의 독특한 이력 못지않은 글 솜씨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그의 글은 웃을 수밖에 없는, 웃지 못할 해프닝들로 넘쳐난다.
그는 요리(업계)에 대해 잘 모르던 사람들에겐 새로운 재미를 주고, 요리(업계) 관계자들에겐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메씬저이다.
이 책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을 듣는 것보다 책장을 펼쳐보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을 세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너무 재미있다, 정말 웃기다, 아주 감동적이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09년 09월 15일
- 쪽수, 무게, 크기 : 292쪽 | 449g | 145*210*20mm
- ISBN13 : 9788936471705
- ISBN10 : 893647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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