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옥이란 무엇인가 2
Description
책소개
30년 넘게 감옥살이 중인 사형수와의 대화
그 속에서 발견한 죄와 벌, 그리고 교정의 의미
『감옥이란 무엇인가』 첫 권에서 동료 철학자와의 대담을 통해 역사, 철학, 사회학적 관점에서 감옥의 의미를 살펴본 경기대학교 범죄교정학과 이백철 명예교수가, 이번에는 15년간 사형수와 주고받은 대화와 편지 내용을 바탕으로 사형수의 눈으로 본 우리나라 감옥을 말한다.
1994년에 사형 선고를 받은 후 30년 이상 구금 생활을 해 온 공동 저자인 사형수는 이 책에서 씻을 수 없는 죄과에 대한 후회와 속죄, 감옥에서 만난 수감자들의 이야기, 우리나라 교도소의 변천사, 찬반 의견이 분분한 사형제도에 대한 생각,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자유·죽음·고통·시간과 공간에 대한 사유 등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교수와 사형수 두 사람은 이 책에서 ‘책 읽기’와 ‘종교 생활’을 통해 사람은 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사회 구조나 환경적 요인을 제쳐 두고 인문적 소양의 배양과 종교를 통한 믿음만으로 교정 교화의 목적을 온전히 달성할 수는 없겠지만, 30년 넘게 감옥살이 중인 한 사형수의 경험과 생각을 통해 감옥의 존재 이유와 교정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된다.
감옥은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의 정직한 그림자이다.
감옥을 들여다보면 숨겨진 또 다른 세상과 우리가 보인다.
감옥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과거를 보면 감옥의 존재 이유를 알 수 있고, 현재 감옥에 있는 그들을 보면 감옥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그릴 수 있다.
감옥은 어떤 곳이고 또 어떤 곳이어야 하는가.
그 속에서 발견한 죄와 벌, 그리고 교정의 의미
『감옥이란 무엇인가』 첫 권에서 동료 철학자와의 대담을 통해 역사, 철학, 사회학적 관점에서 감옥의 의미를 살펴본 경기대학교 범죄교정학과 이백철 명예교수가, 이번에는 15년간 사형수와 주고받은 대화와 편지 내용을 바탕으로 사형수의 눈으로 본 우리나라 감옥을 말한다.
1994년에 사형 선고를 받은 후 30년 이상 구금 생활을 해 온 공동 저자인 사형수는 이 책에서 씻을 수 없는 죄과에 대한 후회와 속죄, 감옥에서 만난 수감자들의 이야기, 우리나라 교도소의 변천사, 찬반 의견이 분분한 사형제도에 대한 생각,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자유·죽음·고통·시간과 공간에 대한 사유 등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교수와 사형수 두 사람은 이 책에서 ‘책 읽기’와 ‘종교 생활’을 통해 사람은 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사회 구조나 환경적 요인을 제쳐 두고 인문적 소양의 배양과 종교를 통한 믿음만으로 교정 교화의 목적을 온전히 달성할 수는 없겠지만, 30년 넘게 감옥살이 중인 한 사형수의 경험과 생각을 통해 감옥의 존재 이유와 교정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된다.
감옥은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의 정직한 그림자이다.
감옥을 들여다보면 숨겨진 또 다른 세상과 우리가 보인다.
감옥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과거를 보면 감옥의 존재 이유를 알 수 있고, 현재 감옥에 있는 그들을 보면 감옥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그릴 수 있다.
감옥은 어떤 곳이고 또 어떤 곳이어야 하는가.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프롤로그 - 사형수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 5
1장 저는 대한민국의 사형수입니다 ··· 15
사형이 선고되다 - 17
우리나라의 사형제도와 대체 형벌 - 34
[사형유예제도] - 46
2장 돌이킬 수 없는 선택과 그 대가 ··· 51
범죄의 시작과 진화 - 52
사형 선고로 끝난 범죄 - 82
범죄는 왜 지속되는가 - 85
‘묻지 마 범죄’ - 100
소년범죄 - 110
[범죄 원인론] - 116
3장 사형수가 말하는 우리나라 감옥 ··· 121
수용자와 교도관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 - 147
교도소의 하위문화 - 153
구금형의 궁극적 목적 - 193
코로나19로 드러난 감옥의 실태 - 208
[감옥인가, 교도소인가?] - 214
4장 범죄로 이어진 가해자와 피해자 ··· 217
때늦은 후회라고 할지라도 - 219
가해자는 용서를 구할 수 없다 - 227
회복적 사법 - 238
[가해자와 피해자] - 248
5장 ‘죽임’으로 시작하여 ‘죽음’으로 끝나는 ··· 253
자유 - 256
죽음 - 262
고통 - 269
시간과 공간 - 276
[감옥에서의 사유] - 282
6장 과연 사람은 변할 수 있는가 ··· 287
책 읽기 - 290
신앙의 시작 - 302
치료공동체 프로그램 - 313
[추천도서 100선과 종교관 제도] - 318
에필로그 - 인간다움이 충만한 세상을 향하여 ··· 321
미주 ··· 328
1장 저는 대한민국의 사형수입니다 ··· 15
사형이 선고되다 - 17
우리나라의 사형제도와 대체 형벌 - 34
[사형유예제도] - 46
2장 돌이킬 수 없는 선택과 그 대가 ··· 51
범죄의 시작과 진화 - 52
사형 선고로 끝난 범죄 - 82
범죄는 왜 지속되는가 - 85
‘묻지 마 범죄’ - 100
소년범죄 - 110
[범죄 원인론] - 116
3장 사형수가 말하는 우리나라 감옥 ··· 121
수용자와 교도관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 - 147
교도소의 하위문화 - 153
구금형의 궁극적 목적 - 193
코로나19로 드러난 감옥의 실태 - 208
[감옥인가, 교도소인가?] - 214
4장 범죄로 이어진 가해자와 피해자 ··· 217
때늦은 후회라고 할지라도 - 219
가해자는 용서를 구할 수 없다 - 227
회복적 사법 - 238
[가해자와 피해자] - 248
5장 ‘죽임’으로 시작하여 ‘죽음’으로 끝나는 ··· 253
자유 - 256
죽음 - 262
고통 - 269
시간과 공간 - 276
[감옥에서의 사유] - 282
6장 과연 사람은 변할 수 있는가 ··· 287
책 읽기 - 290
신앙의 시작 - 302
치료공동체 프로그램 - 313
[추천도서 100선과 종교관 제도] - 318
에필로그 - 인간다움이 충만한 세상을 향하여 ··· 321
미주 ··· 328
상세 이미지
책 속으로
그는 어린 시절부터 범죄를 저질러 교정시설을 들락거리다가 조폭이 되었고 급기야 사람을 살해하고 30년째 감옥살이하고 있는 사형수이다.
그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한 개인의 파란만장한 생애도 전개되지만, 그의 과거와 경험은 우리 사회의 어딘가에 숨겨져 있던 어두운 공간을 드러낸다.
물론 최후의 공간은 감옥이다.
감옥은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의 정직한 그림자이다.
감옥을 들여다보면 숨겨진 또 다른 세상과 우리가 보인다.
이 세상에 감옥이 존재하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로 감옥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또 감옥에 사는 사람의 과거를 들여다보면 감옥의 존재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감옥에 있는 그들의 진면목을 보면 감옥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그릴 수 있다.
이를 위해 30년째 복역 중인 한 사형수의 과거에 대한 회고와 현재의 삶, 미래에 대한 바람을 들어 볼 것이다.
이 세상에 그만큼 감옥살이에 대해 잘 아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 「프롤로그 _ 사형수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중에서
‘평생을 어둠의 세계에서 살다가 살인까지 저질러서 사형수가 되어 놓고, 인제 와서 내 마음 편해지려고 종교를 믿는다고? 나 같은 인간이 종교인이랍시고 성경 책을 들고 교회에 왔다 갔다 하면 사람들이 얼마나 비웃으며 위선자라고 손가락질할까?’라는 생각이 맴돌면서 불가피하게 우울의 단계로 넘어갔습니다.
‘너는 신마저도 포기한 용서 받지 못할 죄인이야.
그냥 지금처럼 그래 왔던 것처럼 약한 모습 보이지 말고 네 멋대로 살아가라고!’라는 악마의 속삭임이 제 마음을 휘저었습니다.
그러다 최종적으로 상고심에서 사형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최종 판결문과 함께 사형수의 상징인 빨간색 명찰을 받아 들자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수용의 단계로 넘어갔습니다.
이 시기부터는 죽음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의 삶은 단지 죽음을 기다리는 생명의 연장일 뿐이라는 정해진 현실 앞에서 고뇌의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 「1장 저는 대한민국의 사형수입니다」 중에서
후회는 늘 한 박자 늦는다고 했던가요? 범죄자로 살아가는 사람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곤경에 빠지고서야 문제를 인지하고 ‘아차’ 합니다.
나쁜 생각 단계에서 바로 멈춰야 하는데 그게 늘 되지 않습니다.
이성과 사고가 비정상인 상태로 오랫동안 살아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생각 없이 사는 사람은 누구나 죄를 지을 수 있다.”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저도 10~20대 시절을 돌아보면, 오늘의 나쁜 생각이 내일의 범죄 행위의 씨앗을 잉태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본능이 이끄는 대로 살았던 것 같습니다.
저처럼 이미 전과가 있었다면 더더욱 위험 요인이 제 삶 속에 항시 내재되어 있음을 알아야 했지요.
“나쁜 행동은 나쁜 생각을 따른 것”이라는 말이 저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선택의 순간, 이성이 아니라 본능에 이끌리면 늘 나쁜 결과를 얻곤 했지요.
생각의 방향이 바뀌지 않으니 늘 범죄의 유혹을 물리치지 못했던 겁니다.
인생의 바닥을 치고도 범죄 행위를 계속하는 자가 바로 저라는 인간이었습니다.
--- 「2장 돌이킬 수 없는 선택과 그 대가」 중에서
교정시설에서 손목시계 구매가 가능해진 해는 2005년으로 기억합니다.
그 이전에는 배꼽시계와 감에 의지해 살았지요.
시계를 갖게 되니 좀 더 세련되고 계획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제가 전해 듣기로는 어느 원로 국회의원이 구속되었을 때, 밤에 수시로 잠에서 깼는데 몇 시인지 몰라 답답해하다가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건의해서 허가된 것이라고 하더군요.
제가 혼거실에서 생활할 때, 방바닥에다가 일종의 해시계를 만들어 시간을 어림하며 산 적이 있었습니다.
바닥에 시계 모형을 긁어서 그리고 가운데에 젓가락을 세우면 대충 시간을 짐작할 수 있었거든요.
원래 도박장에는 창문과 시계가 없습니다.
밤인지 낮인지 모르고 시간 개념 없이 오직 도박에만 집중하도록 환경을 만든 것이지요.
감옥도 비슷했습니다.
때 되면 주는 밥을 먹고 딴생각하지 말고 살라는 대로 살라는 뜻이 아니었을까요? 커피를 팔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습니다.
커피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습니다.
식후에 방 식구들이 둘러앉아 커피를 즐기는 여유가 생기면서 방 분위기가 한층 좋아지고 친분 형성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 「3장 사형수가 말하는 우리나라 감옥」 중에서
감옥은 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입니다.
(중략) 지난 30년 동안 최고위층 유명 인사부터 노숙자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사람에게서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극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한결같이 자기 죄를 인정하지도 반성하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점은 범죄자의 심리를 이해하고 재범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감옥살이로 죄가 사라졌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피해자와의 관계도 이로써 청산된 것이고요.
둘째는 자신도 감옥살이로 잃은 것이 많으니 자신 역시 피해자라는 인식입니다.
(중략) 그러니 구치소에 들어온 사람 모두 빠져나갈 궁리하느라고 바쁩니다.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은 유명 로펌의 전관예우 변호사를 찾기 바쁘고, 일반 범죄자는 되지도 않는 반성문을 써내느라 바쁩니다.
그나마 반성문을 경험 많은 빵잽이가 대신 써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교정 교화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할 수 없는 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4장 범죄로 이어진 가해자와 피해자」 중에서
저는 세상을 함부로 살다가 스스로 죽음을 재촉했지만 지금까지도 명을 이어 가고 있으니 이 또한 운명이고 거기에 무슨 이유가 있다면 찾고 싶습니다.
저는 온갖 비행과 범죄를 저지르며 살다가 사형수가 되어 30년째 옥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위태롭고 파괴적이고 낭비적인 삶이었습니다.
세상에는 아무 죄과도 없이 병마로, 교통사고로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은 사람도 많습니다.
저는 이미 죽어야 할 목숨인데도 그들보다 더 오래 살고 있습니다.
죽음은 도대체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요? 이를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을까요? 죽은 목숨으로 사는 죄인이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그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한 개인의 파란만장한 생애도 전개되지만, 그의 과거와 경험은 우리 사회의 어딘가에 숨겨져 있던 어두운 공간을 드러낸다.
물론 최후의 공간은 감옥이다.
감옥은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의 정직한 그림자이다.
감옥을 들여다보면 숨겨진 또 다른 세상과 우리가 보인다.
이 세상에 감옥이 존재하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로 감옥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또 감옥에 사는 사람의 과거를 들여다보면 감옥의 존재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감옥에 있는 그들의 진면목을 보면 감옥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그릴 수 있다.
이를 위해 30년째 복역 중인 한 사형수의 과거에 대한 회고와 현재의 삶, 미래에 대한 바람을 들어 볼 것이다.
이 세상에 그만큼 감옥살이에 대해 잘 아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 「프롤로그 _ 사형수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중에서
‘평생을 어둠의 세계에서 살다가 살인까지 저질러서 사형수가 되어 놓고, 인제 와서 내 마음 편해지려고 종교를 믿는다고? 나 같은 인간이 종교인이랍시고 성경 책을 들고 교회에 왔다 갔다 하면 사람들이 얼마나 비웃으며 위선자라고 손가락질할까?’라는 생각이 맴돌면서 불가피하게 우울의 단계로 넘어갔습니다.
‘너는 신마저도 포기한 용서 받지 못할 죄인이야.
그냥 지금처럼 그래 왔던 것처럼 약한 모습 보이지 말고 네 멋대로 살아가라고!’라는 악마의 속삭임이 제 마음을 휘저었습니다.
그러다 최종적으로 상고심에서 사형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최종 판결문과 함께 사형수의 상징인 빨간색 명찰을 받아 들자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수용의 단계로 넘어갔습니다.
이 시기부터는 죽음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의 삶은 단지 죽음을 기다리는 생명의 연장일 뿐이라는 정해진 현실 앞에서 고뇌의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 「1장 저는 대한민국의 사형수입니다」 중에서
후회는 늘 한 박자 늦는다고 했던가요? 범죄자로 살아가는 사람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곤경에 빠지고서야 문제를 인지하고 ‘아차’ 합니다.
나쁜 생각 단계에서 바로 멈춰야 하는데 그게 늘 되지 않습니다.
이성과 사고가 비정상인 상태로 오랫동안 살아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생각 없이 사는 사람은 누구나 죄를 지을 수 있다.”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저도 10~20대 시절을 돌아보면, 오늘의 나쁜 생각이 내일의 범죄 행위의 씨앗을 잉태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본능이 이끄는 대로 살았던 것 같습니다.
저처럼 이미 전과가 있었다면 더더욱 위험 요인이 제 삶 속에 항시 내재되어 있음을 알아야 했지요.
“나쁜 행동은 나쁜 생각을 따른 것”이라는 말이 저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선택의 순간, 이성이 아니라 본능에 이끌리면 늘 나쁜 결과를 얻곤 했지요.
생각의 방향이 바뀌지 않으니 늘 범죄의 유혹을 물리치지 못했던 겁니다.
인생의 바닥을 치고도 범죄 행위를 계속하는 자가 바로 저라는 인간이었습니다.
--- 「2장 돌이킬 수 없는 선택과 그 대가」 중에서
교정시설에서 손목시계 구매가 가능해진 해는 2005년으로 기억합니다.
그 이전에는 배꼽시계와 감에 의지해 살았지요.
시계를 갖게 되니 좀 더 세련되고 계획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제가 전해 듣기로는 어느 원로 국회의원이 구속되었을 때, 밤에 수시로 잠에서 깼는데 몇 시인지 몰라 답답해하다가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건의해서 허가된 것이라고 하더군요.
제가 혼거실에서 생활할 때, 방바닥에다가 일종의 해시계를 만들어 시간을 어림하며 산 적이 있었습니다.
바닥에 시계 모형을 긁어서 그리고 가운데에 젓가락을 세우면 대충 시간을 짐작할 수 있었거든요.
원래 도박장에는 창문과 시계가 없습니다.
밤인지 낮인지 모르고 시간 개념 없이 오직 도박에만 집중하도록 환경을 만든 것이지요.
감옥도 비슷했습니다.
때 되면 주는 밥을 먹고 딴생각하지 말고 살라는 대로 살라는 뜻이 아니었을까요? 커피를 팔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습니다.
커피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습니다.
식후에 방 식구들이 둘러앉아 커피를 즐기는 여유가 생기면서 방 분위기가 한층 좋아지고 친분 형성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 「3장 사형수가 말하는 우리나라 감옥」 중에서
감옥은 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입니다.
(중략) 지난 30년 동안 최고위층 유명 인사부터 노숙자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사람에게서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극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한결같이 자기 죄를 인정하지도 반성하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점은 범죄자의 심리를 이해하고 재범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감옥살이로 죄가 사라졌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피해자와의 관계도 이로써 청산된 것이고요.
둘째는 자신도 감옥살이로 잃은 것이 많으니 자신 역시 피해자라는 인식입니다.
(중략) 그러니 구치소에 들어온 사람 모두 빠져나갈 궁리하느라고 바쁩니다.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은 유명 로펌의 전관예우 변호사를 찾기 바쁘고, 일반 범죄자는 되지도 않는 반성문을 써내느라 바쁩니다.
그나마 반성문을 경험 많은 빵잽이가 대신 써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교정 교화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할 수 없는 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4장 범죄로 이어진 가해자와 피해자」 중에서
저는 세상을 함부로 살다가 스스로 죽음을 재촉했지만 지금까지도 명을 이어 가고 있으니 이 또한 운명이고 거기에 무슨 이유가 있다면 찾고 싶습니다.
저는 온갖 비행과 범죄를 저지르며 살다가 사형수가 되어 30년째 옥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위태롭고 파괴적이고 낭비적인 삶이었습니다.
세상에는 아무 죄과도 없이 병마로, 교통사고로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은 사람도 많습니다.
저는 이미 죽어야 할 목숨인데도 그들보다 더 오래 살고 있습니다.
죽음은 도대체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요? 이를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을까요? 죽은 목숨으로 사는 죄인이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 「5장 ‘죽임’으로 시작하여 ‘죽음’으로 끝나는」 중에서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5년 01월 31일
- 쪽수, 무게, 크기 : 336쪽 | 424g | 140*210*18mm
- ISBN13 : 9788920052347
- ISBN10 : 892005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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