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속의 세계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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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책소개
우리 역사와 문화 속에 숨어 있는 ‘세계’의 흔적과 유산을 찾아내 온전히 ‘우리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역사 교양서.
한 톨의 볍씨에서 거대한 석굴암까지, 처용과 허황옥의 정체에서부터 십자가를 목에 건 보살상에 이르기까지 50가지의 테마와 소재를 통해서 우리의 과거를 바라본다.
저자는 우리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의 갈피마다 ‘세계성’이 고스란히 배어 있음을 강조한다.
가까이 중국이나 일본, 멀리 아랍이나 로마와도 서로 주고받으면서 역사와 문화를 가꾸어 오면서 오늘의 우리가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세계’를 받아들여 우리 것으로 소화해낸 역량이야말로 우리의 독창성과 열린 자세를 보여주는 것임을 강조한다.
지난 1년 동안 신문에 매주 1회씩 ‘문명교류기행’이라는 이름을 연재된 글들을 묶은 책이다.
문명교류를 통해 우리 속에 자리 잡은 세계를 잘 대변할 수 있는 내용들을 시대별로 고른 것이며, 총 50편 중 마지막 3편은 신문에 실리지 않은 글이다.
한 톨의 볍씨에서 거대한 석굴암까지, 처용과 허황옥의 정체에서부터 십자가를 목에 건 보살상에 이르기까지 50가지의 테마와 소재를 통해서 우리의 과거를 바라본다.
저자는 우리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의 갈피마다 ‘세계성’이 고스란히 배어 있음을 강조한다.
가까이 중국이나 일본, 멀리 아랍이나 로마와도 서로 주고받으면서 역사와 문화를 가꾸어 오면서 오늘의 우리가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세계’를 받아들여 우리 것으로 소화해낸 역량이야말로 우리의 독창성과 열린 자세를 보여주는 것임을 강조한다.
지난 1년 동안 신문에 매주 1회씩 ‘문명교류기행’이라는 이름을 연재된 글들을 묶은 책이다.
문명교류를 통해 우리 속에 자리 잡은 세계를 잘 대변할 수 있는 내용들을 시대별로 고른 것이며, 총 50편 중 마지막 3편은 신문에 실리지 않은 글이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책머리에
1.
‘문명교류기행’의 먼 길을 떠나면서
2.
단군신화의 고고한 위상
3.
태고의 만남을 가려낸 빗살무늬토기
4.
거석문화사에 우뚝 선 고인돌
5.
유라시아의 슬기를 어우른 동검
6.
수천 년의 유대를 지켜온 벼
7.
한?중 교류의 서막을 연 서복
8.
만남의 인연을 맺어준 허황옥
9.
어우름이 돋보이는 고구려건국신화
10.
동아시아 유리보고 신라
11.
지울 수 없는 고구려의 정체성
12.
당당한 고구려의 국제성
13.
진취적인 고구려의 교류상
14.
수난의 발해사
15.
변조될 수 없는 발해의 정체성
16.
세계와 사통팔달한 발해
17.
고대 황금문화의 꽃‘ 신라 금관
18.
조화의 향훈을 풍기는 백제금동대향로
19.
‘칠지도’의 위증
20.
문명의 용광로 무령왕릉
21.
바닷길로 들어온 불교
22.
로마문화의 왕국 신라
23.
파도처럼 밀려온 서역문물
24.
무언의 증인 무인석
25.
동방의 이상향 신라
1.
‘문명교류기행’의 먼 길을 떠나면서
2.
단군신화의 고고한 위상
3.
태고의 만남을 가려낸 빗살무늬토기
4.
거석문화사에 우뚝 선 고인돌
5.
유라시아의 슬기를 어우른 동검
6.
수천 년의 유대를 지켜온 벼
7.
한?중 교류의 서막을 연 서복
8.
만남의 인연을 맺어준 허황옥
9.
어우름이 돋보이는 고구려건국신화
10.
동아시아 유리보고 신라
11.
지울 수 없는 고구려의 정체성
12.
당당한 고구려의 국제성
13.
진취적인 고구려의 교류상
14.
수난의 발해사
15.
변조될 수 없는 발해의 정체성
16.
세계와 사통팔달한 발해
17.
고대 황금문화의 꽃‘ 신라 금관
18.
조화의 향훈을 풍기는 백제금동대향로
19.
‘칠지도’의 위증
20.
문명의 용광로 무령왕릉
21.
바닷길로 들어온 불교
22.
로마문화의 왕국 신라
23.
파도처럼 밀려온 서역문물
24.
무언의 증인 무인석
25.
동방의 이상향 신라
책 속으로
사실 ‘세계 속의 한국’은 바깥에서 세계와 만남이고, ‘한국 속의 세계’는 안에서 세계와 만남이다.
이 두 개념은 ‘세계성’에서 서로 접합된다.
‘세계성’이란 한마디로 세계에 대한 앎을 추구하고 세계와 삶을 함께하는 정신을 말한다.
미래의 비전으로 굳어져가고 있는 ‘세계화’나 ‘국제화’의 바탕은 바로 이 ‘세계성’이다.
우리에게 이러한 ‘세계성’은 오늘과 내일에 필요한 정신일 뿐만 아니라, 어제부터 있어온 실체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을 뿐이다.
우리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의 갈피마다 이러한 ‘세계성’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어느 것 하나 세계와 무관한 것이 없다.
가까이는 중국이나 일본, 멀리는 아랍이나 로마와도 서로 주고받으면서 역사와 문화를 함께 가꾸어왔다.
이를테면, 우리 속에는 일찍부터 세계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했기에 비로소 오늘의 우리가 있게 된 것이다.
이 두 개념은 ‘세계성’에서 서로 접합된다.
‘세계성’이란 한마디로 세계에 대한 앎을 추구하고 세계와 삶을 함께하는 정신을 말한다.
미래의 비전으로 굳어져가고 있는 ‘세계화’나 ‘국제화’의 바탕은 바로 이 ‘세계성’이다.
우리에게 이러한 ‘세계성’은 오늘과 내일에 필요한 정신일 뿐만 아니라, 어제부터 있어온 실체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을 뿐이다.
우리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의 갈피마다 이러한 ‘세계성’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어느 것 하나 세계와 무관한 것이 없다.
가까이는 중국이나 일본, 멀리는 아랍이나 로마와도 서로 주고받으면서 역사와 문화를 함께 가꾸어왔다.
이를테면, 우리 속에는 일찍부터 세계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했기에 비로소 오늘의 우리가 있게 된 것이다.
--- '책 머리에' 중에서
출판사 리뷰
창비에서 정수일 교수의 신작 『한국 속의 세계』를 펴냈다.
이제까지 저자의 작업이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문명교류사를 정리하는 것이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거꾸로 우리 역사와 문화 속에 숨어 있는 ‘세계’의 흔적과 유산을 찾아내, 온전히 ‘우리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한 톨의 볍씨에서 거대한 석굴암까지, 처용과 허황옥의 정체에서부터 십자가를 목에 건 보살상에 이르기까지 50가지의 테마와 소재를 통해서 우리의 과거를 바라보면서, ‘우리’ 속에는 언제나 ‘세계’가 함께하고 있었음을, 그 ‘세계’를 받아들여 우리 것으로 소화해낸 역량이야말로 우리의 독창성과 열린 자세를 보여주는 것임을 웅변한다.
1.
문명교류학의 대가가 바라본 ‘우리’ 안의 ‘세계’
그동안 『씰크로드학』 『이슬람문명』 『문명교류사 연구』 『고대문명교류사』 등의 저서를 펴내고 『이븐 바투타 여행기』 『왕오천축국전』 등을 번역해 우리 학계에 ‘문명교류학’을 소개하고 정립한 정수일 교수가 새로 『한국 속의 세계』를 펴냈다.
이번 책은 그동안의 연구와 정반대의 시각에서 출발한다.
그동안의 작업들이 우리의 ‘바깥’에 주목한 것이었다면, 『한국 속의 세계』는 우리의 ‘안’을 들여다봄으로써 세계를 느끼는 책, 우리 역사와 문화에 묻어 있는 세계 교류의 흔적들을 만져보는 책이다.
저자는 우리가 한순간도 세계 문명들의 역동적인 교류에서 소외된 적이 없었음을, 수많은 문물과 문화가 오가는 그 흐름에서 가장 훌륭한 것들을 취해 오롯이 ‘나의 것’으로 소화해냈음을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하나하나 보여준다.
오늘날 못지않게 활발하게 ‘세계’가 이 땅을 오고 간 에피소드들을 보노라면, 온전한 ‘우리만의 것’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는, 오히려 남의 것이라도 ‘우리답게 받아들인’ 자랑스러운 과거야말로 오늘의 우리를 만들었다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런 인식에 기반할 때만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는 자학적 신화를 깨고 힘차게 살아 움직이는 민족이 될 수 있으며, 민족의 흥망은 남과 얼마나 열심히 소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준엄한 문명의 법칙을 들어 주장한다.
2.
50가지 테마와 소재로 떠나는 문명교류기행
『한국 속의 세계』가 정수일 교수의 이전 저작들과 구별되는 점 또 하나는, 이전의 딱딱한 학술서나 고전과 달리 서술이 상당히 쉽고 간명할뿐더러, 한 가지 주제를 깊이 파고드는 방식이 아니라 50가지 주제를 속도감 있게 건너다니면서 ‘우리 속의 세계’를 부각시킨다는 점이다.
이것은 애초에 저자가 신문 독자들을 염두에 두고 쉽게 풀어썼기 때문인데(이 책은 신문 연재분에 원고지 300매 분량을 더하고 전체를 대폭 수정했다.
또 마지막 3개 장은 처음 실리는 것이다), 그 주제들은 단군신화, 빗살무늬토기, 고인돌, 동검 등의 고대 문명에서부터 서복과 허황옥, 처용 등의 수수께끼의 인물들, 신라 금관과 백제금동대향로, 무령왕릉, 석굴암, 『팔만대장경』, 『직지심경』 등의 친숙한 우리 유산들, 혜초와 고선지, 문익점과 최부, 고려에 귀화한 외국인 등의 세계인들, 고려와 이슬람?서양인과 조선인의 만남의 현장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특히 진 시황의 명령으로 불로초를 찾으러 왔던 서복의 이야기, 수로왕비 허황옥이 인도에서 건너온 공주임을 밝히는 이야기, 칠지도에 얽힌 의문들을 바탕으로 조심스럽게 조작설을 제시하는 이야기, 괘릉 무인석(武人石)이 서역인 보디가드였음을 밝히는 이야기, 십자가를 걸고 있는 ‘도마’ 분처상 이야기 등은 마치 미스터리 역사물을 보는 듯 우리 역사를 새롭게 읽는 재미를 준다.
또 우리가 다 알고 있다고 여겼던 금동대향로와 신라 유리가 서역악기?로마와 연결되는 지점, 심지어 가장 ‘한국적인’ 소주와 고추 역시 아랍을 비롯한 외국에서 들어온 것임이 밝혀지는 지점에선 그것들은 더 이상 익숙한 것들이 아니게 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또 우리 고유의 것이라 믿었던 것들이 사실은 길고 긴 바통 터치를 통해 들어온 세계인들의 선물이라는 것, 또 우리 역시 그 긴 전달과정에서 한몫 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우리 역사는 더 이상 ‘국사’일 수가 없다.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문물과 문화를 유장한 문명의 흐름 속에서 다시 풀어내 살아 움직이게 하는 것, 또 이런 작업을 통해 우리의 ‘세계화 5000년’ 역사를 되살리는 것이 이 책의 의도다.
3.
나홀로 문명은 없다―국사의 틀을 넘어 경계인의 시각으로
‘일요일의 역사가’ 필리프 아리에스가 아카데미 역사학에서는 다룰 수 없었던 ‘심성의 역사’를 만들어냈듯이, ‘감방 속의 역사가’ 정수일 교수 역시 우리 학계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연구를 묵묵히 진행해오고 있다.
그가 독방에서 들고 나온 ‘메모’들(원고지 2만5천 장 분량)은 하나 둘 두툼한 책으로 묶여 나와 문명교류학의 탄생을 알렸고, 이번 『한국 속의 세계』는 그 성과를 우리에게로 돌려 교과서 속에서 화석화된 우리 역사와 문화를 구해내고, 세계사 속에서 제 위치를 찾아주는 첫 작업이다.
이것은 비단 우리 역사 새롭게 보기나 문물들의 뿌리 찾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역사를 오로지 자민족의 이익에 봉사하는 도구로만 생각하는 오늘의 ‘역사 전쟁’을 생각하면 이것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요구되는 작업이다.
독도문제나 동북공정 사태 등 일련의 역사관 충돌을 겪으면서도 ‘우리 역사’는 영원한 실체라는 고정관념에서 우리는 자유롭지 못하다.
변경사 연구를 부르짖고 유럽의 사례를 들어보아도, 이론의 구호에만 그쳐 어딘가 공허하다.
도대체 언제부터 우리는 ‘우리’였고, 어떻게 계속 ‘우리’일 수 있는지 상아탑의 역사가들은 제대로 일러준 바가 없다.
따라서 수많은 소통과 교류의 흔적을 들어 ‘우리다움’의 문제에 정직하게 답하고 있는 『한국 속의 세계』야말로 ‘경계인’의 몫일 수밖에 없다.
그 자신 파란만장한 삶 속에서 수많은 국적을 거쳤던 저자는, ‘우리다움’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동시에 그 중심을 다시 세운다.
이제까지 저자의 작업이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문명교류사를 정리하는 것이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거꾸로 우리 역사와 문화 속에 숨어 있는 ‘세계’의 흔적과 유산을 찾아내, 온전히 ‘우리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한 톨의 볍씨에서 거대한 석굴암까지, 처용과 허황옥의 정체에서부터 십자가를 목에 건 보살상에 이르기까지 50가지의 테마와 소재를 통해서 우리의 과거를 바라보면서, ‘우리’ 속에는 언제나 ‘세계’가 함께하고 있었음을, 그 ‘세계’를 받아들여 우리 것으로 소화해낸 역량이야말로 우리의 독창성과 열린 자세를 보여주는 것임을 웅변한다.
1.
문명교류학의 대가가 바라본 ‘우리’ 안의 ‘세계’
그동안 『씰크로드학』 『이슬람문명』 『문명교류사 연구』 『고대문명교류사』 등의 저서를 펴내고 『이븐 바투타 여행기』 『왕오천축국전』 등을 번역해 우리 학계에 ‘문명교류학’을 소개하고 정립한 정수일 교수가 새로 『한국 속의 세계』를 펴냈다.
이번 책은 그동안의 연구와 정반대의 시각에서 출발한다.
그동안의 작업들이 우리의 ‘바깥’에 주목한 것이었다면, 『한국 속의 세계』는 우리의 ‘안’을 들여다봄으로써 세계를 느끼는 책, 우리 역사와 문화에 묻어 있는 세계 교류의 흔적들을 만져보는 책이다.
저자는 우리가 한순간도 세계 문명들의 역동적인 교류에서 소외된 적이 없었음을, 수많은 문물과 문화가 오가는 그 흐름에서 가장 훌륭한 것들을 취해 오롯이 ‘나의 것’으로 소화해냈음을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하나하나 보여준다.
오늘날 못지않게 활발하게 ‘세계’가 이 땅을 오고 간 에피소드들을 보노라면, 온전한 ‘우리만의 것’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는, 오히려 남의 것이라도 ‘우리답게 받아들인’ 자랑스러운 과거야말로 오늘의 우리를 만들었다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런 인식에 기반할 때만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는 자학적 신화를 깨고 힘차게 살아 움직이는 민족이 될 수 있으며, 민족의 흥망은 남과 얼마나 열심히 소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준엄한 문명의 법칙을 들어 주장한다.
2.
50가지 테마와 소재로 떠나는 문명교류기행
『한국 속의 세계』가 정수일 교수의 이전 저작들과 구별되는 점 또 하나는, 이전의 딱딱한 학술서나 고전과 달리 서술이 상당히 쉽고 간명할뿐더러, 한 가지 주제를 깊이 파고드는 방식이 아니라 50가지 주제를 속도감 있게 건너다니면서 ‘우리 속의 세계’를 부각시킨다는 점이다.
이것은 애초에 저자가 신문 독자들을 염두에 두고 쉽게 풀어썼기 때문인데(이 책은 신문 연재분에 원고지 300매 분량을 더하고 전체를 대폭 수정했다.
또 마지막 3개 장은 처음 실리는 것이다), 그 주제들은 단군신화, 빗살무늬토기, 고인돌, 동검 등의 고대 문명에서부터 서복과 허황옥, 처용 등의 수수께끼의 인물들, 신라 금관과 백제금동대향로, 무령왕릉, 석굴암, 『팔만대장경』, 『직지심경』 등의 친숙한 우리 유산들, 혜초와 고선지, 문익점과 최부, 고려에 귀화한 외국인 등의 세계인들, 고려와 이슬람?서양인과 조선인의 만남의 현장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특히 진 시황의 명령으로 불로초를 찾으러 왔던 서복의 이야기, 수로왕비 허황옥이 인도에서 건너온 공주임을 밝히는 이야기, 칠지도에 얽힌 의문들을 바탕으로 조심스럽게 조작설을 제시하는 이야기, 괘릉 무인석(武人石)이 서역인 보디가드였음을 밝히는 이야기, 십자가를 걸고 있는 ‘도마’ 분처상 이야기 등은 마치 미스터리 역사물을 보는 듯 우리 역사를 새롭게 읽는 재미를 준다.
또 우리가 다 알고 있다고 여겼던 금동대향로와 신라 유리가 서역악기?로마와 연결되는 지점, 심지어 가장 ‘한국적인’ 소주와 고추 역시 아랍을 비롯한 외국에서 들어온 것임이 밝혀지는 지점에선 그것들은 더 이상 익숙한 것들이 아니게 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또 우리 고유의 것이라 믿었던 것들이 사실은 길고 긴 바통 터치를 통해 들어온 세계인들의 선물이라는 것, 또 우리 역시 그 긴 전달과정에서 한몫 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우리 역사는 더 이상 ‘국사’일 수가 없다.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문물과 문화를 유장한 문명의 흐름 속에서 다시 풀어내 살아 움직이게 하는 것, 또 이런 작업을 통해 우리의 ‘세계화 5000년’ 역사를 되살리는 것이 이 책의 의도다.
3.
나홀로 문명은 없다―국사의 틀을 넘어 경계인의 시각으로
‘일요일의 역사가’ 필리프 아리에스가 아카데미 역사학에서는 다룰 수 없었던 ‘심성의 역사’를 만들어냈듯이, ‘감방 속의 역사가’ 정수일 교수 역시 우리 학계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연구를 묵묵히 진행해오고 있다.
그가 독방에서 들고 나온 ‘메모’들(원고지 2만5천 장 분량)은 하나 둘 두툼한 책으로 묶여 나와 문명교류학의 탄생을 알렸고, 이번 『한국 속의 세계』는 그 성과를 우리에게로 돌려 교과서 속에서 화석화된 우리 역사와 문화를 구해내고, 세계사 속에서 제 위치를 찾아주는 첫 작업이다.
이것은 비단 우리 역사 새롭게 보기나 문물들의 뿌리 찾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역사를 오로지 자민족의 이익에 봉사하는 도구로만 생각하는 오늘의 ‘역사 전쟁’을 생각하면 이것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요구되는 작업이다.
독도문제나 동북공정 사태 등 일련의 역사관 충돌을 겪으면서도 ‘우리 역사’는 영원한 실체라는 고정관념에서 우리는 자유롭지 못하다.
변경사 연구를 부르짖고 유럽의 사례를 들어보아도, 이론의 구호에만 그쳐 어딘가 공허하다.
도대체 언제부터 우리는 ‘우리’였고, 어떻게 계속 ‘우리’일 수 있는지 상아탑의 역사가들은 제대로 일러준 바가 없다.
따라서 수많은 소통과 교류의 흔적을 들어 ‘우리다움’의 문제에 정직하게 답하고 있는 『한국 속의 세계』야말로 ‘경계인’의 몫일 수밖에 없다.
그 자신 파란만장한 삶 속에서 수많은 국적을 거쳤던 저자는, ‘우리다움’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동시에 그 중심을 다시 세운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05년 10월 25일
- 쪽수, 무게, 크기 : 244쪽 | 530g | 165*225*20mm
- ISBN13 : 9788936471064
- ISBN10 : 8936471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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