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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가 없는 완벽한 세상
오해가 없는 완벽한 세상
Description
책소개
MD 한마디
당신은 그런 적이 없습니까?
최정화 작가의 짧은 소설집.
진실의 순간들을 포착해 그려낸 마음의 해부도.
스스로도 이해하기 힘든 자신의 마음과 맞닥뜨릴 때, 불가해한 일들이 불가피한 것인 듯 태연하게 일상을 헤쳐 놓을 때, 한발짝 가까이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이상하지만 외면하기 힘든 삶의 맨얼굴이 여기 있다.
2021.09.24. 소설/시 PD 박형욱
“자신을 전적으로 믿어버린 인물들의 비극이 펼쳐진다”
불안을 연주하는 작가, 최정화의 신작 ‘짧은 소설’


[마음산책 짧은 소설 시리즈] 열한 번째 도서로 일상 속 균열과 관계의 파동을 예민하게 포착해내는 작가 최정화의 짧은 소설집 『오해가 없는 완벽한 세상』이 출간되었다.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인 최정화는 등단할 당시 “독자들이 ‘최정화’라는 이름을 특별한 소설가의 이름으로 기억하리라”라는 찬사를 받으며 기대를 한 몸에 모았다.
그 후 소설집『지극히 내성적인』 『모든 것을 제자리에』, 장편소설『없는 사람』 『흰 도시 이야기』 등을 통해 기대에 부응해온 최정화는, 『오해가 없는 완벽한 세상』을 통해 짧은 소설에서도 그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16편의 이야기가 수록된 최정화의 『오해가 없는 완벽한 세상』은 다양한 기업과 작업을 하며 작품 세계를 넓혀온 최환욱 일러스트레이터의 개성적이고 디테일한 그림이 더해졌으며, 보다 감각적인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단편보다 더 짧은 이야기 속에서 인물들의 내면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한층 더 밀도가 높다.
평온한 듯 보였던 일상은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으며 익숙한 듯했던 가족과 연인 관계는 기실 낯설기 그지없다는 서늘한 사실을, 최정화만의 독특한 상상력으로 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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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가의 말

당신은 그런 적이 없습니까?

17번 테이블
가랜드
세 번의 거짓말
포비아
이웃
냄새

일관되고 불가능한

세 번의 겨울
잔루이지 보누치라는 남자
수리공
실험군


모든 것들이 너무 가까이에 있다

스웨터
바이올리니스트
그와 세상과의 적정 거리는 5미터다
K씨가 도망간다
술 한잔했습니까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책 속으로
당신은 그런 적이 없습니까? 현재의 행복을 마다하고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는 과거로 구태여 돌아가고 싶어 하는 마음을 단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습니까?
--- p.25

남편과 나는 지금 서로 너무 사랑하지만 언젠가는 그렇지 않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일이, 어쩌면 미래에 당연하게 일어나게 될 그 일이 지금 이순간의 우리들에게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 p.33

투명함이라는 것은 말이야, 어떤 존재가 다른 존재에게 자기를 더 이상 드러낼 의지를 잃었다는 것과 같고 그건 죽음이나 무와 마찬가지라고.

--- p.54

수지가 나가고 문이 닫히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5년이란 시간이 아주 짧다고 느낀다.
내가 아주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고, 성 안에 사는 흡혈귀처럼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여서 그들과 어울릴 수 없고 이제 그만 죽고 싶다고 생각할 때, 그녀를 사귀어온 5년의 세월이 마치 여름 바캉스에서 보낸 5분간의 일처럼 지나간다.
그 5분은 매우 아름답고 찬란하며 반짝거린다.

--- p.56

내가 그랬잖아요.
보인다고 다 진짜가 아니라고, 들리는 것에 모두 대꾸하지 말라고요.
내가 진즉에 당신에게 말해주지 않았습니까?
--- p.75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카메라 셔터가 닫히듯 아내가 눈을 감는다.
그녀가 부드러운 바람의 감촉을 피부로 느끼는 것을 바라보며 나는 잠시, 좀 전까지 내가 킁킁거리고 있었다는 것을, 이유를 알 수 없었던 불쾌한 냄새를, 그리고 우리 둘 사이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잊는다.

--- pp.82~83

선의와 호의가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때로는 의도적인 무관심이 상대를 가장 잘 이해해주는 방식일 수 있으니까.

--- p.97

왜 삶이 꼭 격정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뜨거운 것이 아니면 거짓이라고 생각했을까.
왜 그렇게 화를 내고 목소리를 높이고 상대가 부담을 느낄 만큼 가까이 갔을까.
실수를 하고 이상한 모습을 보거나, 보여야 안도했을까.

--- p.119

내가 왜 그랬을까.
이런저런 이유를 대 설명하려 해보지만 사람들이 자신이 하는 일을, 자기가 왜 그러는지를 언제나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하는 말들이란 대개 듣지 않은 것만 못한 경우가 훨씬 더 많았다.
물론 타인에 대해 하는 말은 그보다 더 끔찍했지만.

--- p.150

하지만 어떤 순간에는 그런 대화가 필요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충분히 짐작하고 있더라도 그 마음을 입 밖으로 꺼내 전달하는 일 또한 몸짓이나 표정을 통해 생각을 알아채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겠지요.

--- pp.169~170

그는 자주 매혹되었다.
그건 때로 비율이었고 때로는 색상이었으며 그보다 더 자주 어떤 모양이었다.
물을 마시고 난 뒤 컵에 남아 있는 물방울의 무늬나 늘어진 커튼에서 조용히 흘러내리는 주름의 각도를 그는 사랑했다.

--- p.186

어떤 이에게 계속해서 ‘솔’ 음만을 반복해서 들려준다면, 그게 계속 솔 음으로 들릴까? 당시의 나는 솔 음만을 반복해서 들은 셈이었는데 그 단 하나의 음, 그 음의 반복은 어떤 화려한 음계의 연주보다도 다채로웠다.
--- p.203

출판사 리뷰
“당신은 그런 적이 없습니까?”
기이한 순간을 맞닥뜨린 인물들이 보여주는 마음의 해부도


『오해가 없는 완벽한 세상』에는 다양한 강박에 시달리거나 묘한 사건에 휘말린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인물들의 강박 혹은 사건에는 뚜렷한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일종의 초현실주의 영화처럼, 환상적인 사건이 일어나고 강박적인 인물들은 그 사건을 맞닥뜨린다.

「17번 테이블」에는 아내가 단골손님과 바람이 나면서 이혼한 ‘나’가 나오는데, 그는 단골손님이 자주 앉았던 17번 테이블에 집착하며 매일 밤 가게 문을 닫은 후 그 테이블에서 늦도록 술을 마시고, 그럼으로써 현재의 결혼 생활마저 서서히 망가뜨린다.


그 일은 전혀 지루하지가 않습니다.
과거를 되새기는 일은 매번 새롭게 나에게 타격을 입히고 나는 그것이야말로 진짜 나의 삶이라고 느낍니다.
그게 나라고, 어느 한구석도 어긋나는 데가 없이 나 자신과 딱 들어맞는 나라고요.
_「17번 테이블」 중에서

불가해한 사건은 짧은 소설 「이웃」에서 잘 드러난다.
열여섯 가구가 사는 ‘개미마을’이라는 작은 빌라에 입주한 ‘나’는, 303호에 사는 이웃이 자꾸만 신경 쓰인다.
이웃은 지난밤 ‘나’의 전화통화 내용을 언급하는가 하면, 창문 너머로 ‘나’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
빌라 앞 공터에 나와 빨래를 널고 평상에서 낮잠을 자며, 자신의 생활을 고스란히 노출하는 방식으로 ‘나’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기도 한다.
‘나’와 이웃 사이에는 분명히 벽이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기묘한 기분, 그리고 이웃은 이러한 ‘나’의 기분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은 불쾌한 감각.
최정화는 이러한 긴장감을 조금씩 고조시키며 ‘나’와 이웃을 마주하도록 한다.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 기분이 들 수 있어요.
난 이 빌라를 거쳐간 수많은 사람들을 봤으니까요.
그 사람들 중에 당신 같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 스트레스가 커지면 없는 것을 보기도 한다고요.
들린다고요.
당신이 본 것에 집착하면 안 돼요.
들은 것에 집중하지 말아요.
보인다고 해서 실재한다고 믿으면 안 됩니다.
들린다고 대꾸해선 안 된다고요.
_「이웃」 중에서

기이한 사건들은 인물이 느끼는 불안과 맞닿아 있으며, 인물들이 직조해내는 불안은 나아가 삶의 모순을 보여준다.
인생이란 질서정연하거나 논리적으로 짜여 있는 것이 아니라는 진실을, 최정화의 소설 속 인물들은 끊임없는 불안과의 사투를 통해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선의와 호의가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삶의 진실을 파고드는 건조하고 통찰 어린 시선


강박과 불안에 사로잡힌 듯 보이는 소설 속 인물들은, 그렇지만 마냥 히스테리적 모습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다소 건조하게 던지는 관계에 대한 통찰 어린 한마디 한마디는 묵직하게 와닿는다.
이는 작가가 삶을 바라보는 시선과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타인을 대함에 있어 서툴고, 어색하고, 때론 무리하는 모습들.
즉 사람들의 약한 부분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에는 대체로 연민이 어려 있다.


왜 삶이 꼭 격정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뜨거운 것이 아니면 거짓이라고 생각했을까.
왜 그렇게 화를 내고 목소리를 높이고 상대가 부담을 느낄 만큼 가까이 갔을까.
실수를 하고 이상한 모습을 보거나, 보여야 안도했을까.
_「잔루이지 보누치라는 남자」 중에서

마지막으로 이 책에 실린 짧은 소설 중에는 실존 인물인 임현, 최민우 작가 두 명을 모티프로 한 작품이 있다.
실제 모습과 소설 속 캐릭터를 상상하는 재미가 색다르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1년 09월 15일
- 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204쪽 | 342g | 135*193*16mm
- ISBN13 : 9788960906938
- ISBN10 : 89609069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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