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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의 일
€21,00
9번의 일
Description
책소개
MD 한마디
노동이 공공연히 몸과 마음을 다치게 하는 세상
『딸에 대하여』 김혜진 작가의 신작.
통신회사 설치기사로 26년 동안 일한 끝에 퇴직을 권유 받은 평범한 중년 남성의 이야기를 통해 평온한 삶의 근간을 갉아가는 '일'의 실체를 담담하면서도 집요하게 들여다본다.
결국 "사람을 온전히 담을 만큼 큰 직업은 없다."(스터즈 터클)
2019.10.18. 소설/시 PD 김도훈
평온한 일상을 밀어내는 참혹하고도 슬픈 일의 실체
『딸에 대하여』 김혜진이 응시한 한 남자의 조용한 비극

김혜진 장편소설 『9번의 일』이 한겨레출판에서 출간되었다.
『9번의 일』은 ‘일’에 대한 이야기다.
또한, ‘일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작가는 통신회사 설치 기사로 일하는 평범한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평온한 삶의 근간을 갉아가는 ‘일’의 실체를 담담하면서도 집요하게 들여다본다.
일하는 마음과 일을 앓는 마음 그 어딘가에서 작가가 짚어낸 건, 결국 끝까지 남아 계속 우리를 더 나쁜 쪽으로 밀어붙이는 일의 수많은 감정들이다.

이봐요.
나는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
알 필요도 없고요.
통신탑을 몇 개나 더 박아야 하는지, 백 개를 박는지, 천 개를 박는지, 그게 고주파인지 저주파인지 난 관심 없어요.
나는 이 회사 직원이고 회사가 시키면 합니다.
뭐든 해요.
그게 잘못됐습니까? _본문 중에서

『필경사 바틀비』의 주인공 ‘바틀비’가 “그렇게 안 하고 싶습니다”라고 외치며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우리에게서 잊혀져버렸다면, 『9번의 일』의 주인공 ‘9번’은 ‘그게 뭐든 하겠습니다’의 자세로 하고 또 하다가 자신을 망가뜨리고야 만다.
계속해서 일이란 것을 해야 하는 우리들은 ‘바틀비’나 ‘9번’이 아닌 다른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소설은 바로 그런 것들을 묻고 또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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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 7
2 … 62
3 … 123
4 … 175
작가의 말 … 257

책 속으로
왜 무슨 일이든 자신에게 닥치고 나서야 보게 되고 듣게 되고 알게 되는 걸까.
--- p.18

다 같이 죽어라 버티면 다 같이 죽자는 거지, 맞잖아요?
--- p.32

못 할 게 뭐 있나.
다 하는 거지.
하는 데까지 해보는 거지.
읍내 지구대에서 폭행 관련 조사를 받고 돌아온 늦은 밤에 그는 3번에게 그렇게 말했다.
일이라는 건 매일 끔찍하도록 같은 작업을 반복하면서 기술을 배우고 노하우를 익히고 실력을 늘려가는 것이었다.
그거면 됐다.
그게 무슨 일인지, 어떤 일인지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
그는 그 이상의 것들을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 p.198

이게 당신들이 하는 일입니까? 좋은 일, 옳은 일.
그게 당신들 일이에요? 월급 얼마 받아요? 많이 받아요? 얼마든 주는 만큼 받고 살 수 있으니 좋네요.
고맙다 훌륭하다 칭찬도 듣고요.
--- p.203

이봐요.
나는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
알 필요도 없고요.
통신탑을 몇 개나 더 박아야 하는지, 백 개를 박는지, 천 개를 박는지, 그게 고주파인지 저주파인지 난 관심 없어요.
나는 이 회사 직원이고 회사가 시키면 합니다.
뭐든 해요.
그게 잘못됐습니까?
--- p.203~204

다만 그는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이 언제까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지.
그래서 마침내 닿게 되는 곳이 어디인지,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 p.242

캄캄한 산길을 오르는 동안 그는 아이를 생각했다.
10년 뒤, 15년 뒤.
준오도 자신의 일을 갖게 될 거였다.
그러니까 자신도 모르게 이끌리는 어떤 일을 발견하게 될 거였다.
그러나 그것이 진짜 일이 되는 순간, 얼마나 많은 것들이 바뀌어버리는지 아이도 알게 될 거였다.
그 일을 지속하기 위해, 바라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는 일을 계속하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바뀌어버리는지 깨닫게 될 거였다.
--- p.249~250

출판사 리뷰
“일이라는 건 결국엔 사람을 이렇게 만듭니다.

좋은 거, 나쁜 거.
그런 게 정말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이 일을 계속하면서 결국 닿게 되는 그 끝엔…… 무엇이 있을까?

《9번의 일》은 지금도 각자의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우리 모두가 꼭 읽어야 할 소설이다.
우리는 아직 늦지 않았다.
우리는 아직 자신도, 일도, 그 어떤 것도 버리지 않았다.
《9번의 일》은 우리를, 그리고 우리의 일을 더 나은 미래로 데려갈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바뀌어버리는지 보고서 절망하기 전에, 지금보다는 더 나은 사람을 꿈꾸게 해줄 것이다.

■ 작가의 말

몇 해 전 통신회사 노동조합을 취재한 적이 있다.

취재라고 하면 거창한 것 같지만 내가 한 일은 그곳에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분들의 일상을 짧은 시간 멀찌감치에서 지켜본 게 전부였다.

당시엔 내가 어떤 소설을 쓰게 될지, 쓸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이 소설은 그분들과는 무관한 어떤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에 대한 이야기이거나 혹은 일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그 둘 사이를 채운 어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는 게 더 적절한 설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소설을 쓰는 동안에는 뭔가를 쓰는 일이 나를 어떻게, 얼마나 바꿔놓을지에 대해 자주 생각했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19년 10월 10일
- 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260쪽 | 336g | 128*188*17mm
- ISBN13 : 9791160403008
- ISBN10 : 116040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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