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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Description
책소개
MD 한마디
2021 뉴베리상 대상 수상작
할머니의 『해님 달님』 이야기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은 호랑이가 미국 워싱턴주에 사는 한국계 여자 아이 앞에 나타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떡과 김치, 고사 같은 한국의 문화가 책 전반에 걸쳐 등장한다는 점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한국계 작가인 태 켈러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이 책에서 작가는 자신이 물려받은 전통과 가족의 힘을 이야기의 마법을 통해 아름다운 별로 반짝이게 합니다.
어린이 PD 김현기
“할머니, 이야기 하나 해 주세요.” 할머니는 웃음을 머금고 깊은 숨을 한 번 쉰 다음, 한국식 “옛날 옛날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옛날 옛날에, 호랑이가 사람처럼 걷던 시절에……” ‘조아여’(조용한 아시아 여자애) 릴리, 병든 할머니를 위해 ‘마법 호랑이’와 대결하다! 한국계 여성 작가 태 켈러(27)가 쓴 2021년 뉴베리상 대상 수상작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원제: When You Trap a Tiger, 2020)이 돌베개에서 출간되었다.
이미 한국에도 출간된 데뷔작 『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이 그랬듯, 태 켈러는 이번에도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모험에 뛰어드는 한국계 미국 소녀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릴리네 가족은 병에 걸린 외할머니를 돌보기 위해 캘리포니아에서 워싱턴주로 이사한다.
어느 날, 할머니의 「해님 달님」 이야기에서 튀어나온 것만 같은 호랑이가 릴리 앞에 나타나 솔깃한 제안을 한다.
옛날 옛날에 네 할머니가 훔쳐 간 것을 돌려주면 할머니를 낫게 해 주마.
릴리는 온 힘을 다해 달리기 시작한다.
할머니를 구하기 위해서,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그러나 호랑이가 사람의 소원을 순순히 들어줄 리가!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은 자신을 ‘투명 인간’이라고 정의하고, 언니로부터는 ‘조아여’(조용한 아시아 여자애)라고 불리는 릴리가 ‘마법 호랑이’와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를 하는 과정 속에서, 마음 깊숙이 숨겨 둔 고통과 슬픔, 분노와 욕망, 드러내기 힘든 진실과 마주할 용기를 깨닫는 이야기다.
한편으로는 이야기의 힘, 가족의 마법, 자아 정체성 탐구, 강인한 한국 여성들에 관해 말한다.

목차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9
저자의 말 325
감사의 말 331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책 속으로
“너, 말을 하네.”
나는 속삭인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덧붙인다.
“그리고 여자야.”
나는 곧바로 입을 꾹 다문다.
얼마나 어이없는 소리인가.
호랑이는 비웃는다.
“늘 이런 식이지.
수컷 호랑이 나오는 이야기 하나 들었다고 호랑이 하면 다 수컷이게? 인간들은 어쩌면 이렇게 한심한지.”
--- p.114

이 거대한 고양잇과 동물은 계속해서 말한다.
“이야기 마법은 강력하지, 사람을 바꿀 수도 있을 만큼.
그리고 이야기를 가두어 놓으면 그 마법은 더욱 커져.
그리고 때로는 상해 버리기도 해.
마법이 일종의 독으로 변하는 거야.
이해가 되나?”
나는 대답을 거부한다.
호랑이가 내 마음에 거짓말을 얽어 두르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네 할머니가 가둬 둔 이야기를 릴리 네가 풀어 주면 할머니는 나아질 거야.
그 별들이 계속 갇혀 있으면 할머니가 아프고 말이야.
그 별들이 네 할머니를……”
호랑이가 이를 드러낸다.
“……집어삼킬 거야.”
--- p.116

초등학교 5학년 천문학 시간에 우리는 별과 은하계와 블랙홀 따위를 배웠다.
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했던 건 초신성이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폭발하는 별.
한없이 거대한 힘.
마치 스스로를 통째로 집어삼키는 태양 같은.
지금 여기서, 내가 그것을 직접 만든다.
벽에 부딪혀 깨어지며 그 파란 유리 단지가 초신성이 된다.
나를 내 안에 억눌러 둘 수가 없다.
그 모든 두려움, 분노, 잃어버린 희망…….

--- p.284

“나, 평생 내 심장 숨기려고 너무 많이 시간 쓰고 힘 썼어.
나 호랑이도 무서웠는데 내 속에 있는 호랑이 더 무서웠어.
내 말 숨겨야지 생각했어, 영어 잘 못하니까.
그리고 내 마음도 숨겨야지 생각했어, 너무 많은 거 느끼니까.
그리고 내 이야기도 숨겨야지 생각했어, 말하면 나 영원히 그 이야기 같을까 봐.”
할머니가 얕은 숨을 쉰다.
“그런데 내 이야기 꼭꼭 숨기니까 그 이야기가 날 잡아먹었어.
그래서 사랑 안 보였어.
내 주위에 사랑이 가득한데.”
--- pp.306~307

“때로 가장 강한 일은 도망을 그만 가는 거야.
나는 호랑이 안 무섭다, 나는 죽는 거 안 무섭다, 말하는 거야.”
--- p.307

심장이 작은 주먹을 쥐듯 조이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그 빛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 깜빡이던 빛이 마치 눈을 감듯 사라진다.
내 안에서 무언가가 열린다.
전에 없었던 어떤 구멍이다.
그건 텅 빔과 상실이기도 하지만 또한…… 공간이기도 하다.
뚜껑이 열린 유리 단지, 해방이기도 하다.
--- pp.314~315

출판사 리뷰
이 소설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복합적인 의미를 띠고 있다.
할머니와 릴리를 집요하게 뒤쫓는 통제 불가능하고 무서운 존재이면서, 한편으로는 할머니와 릴리가 고통으로부터 스스로 걸어 나오도록 부추기는 구원자이며, 궁극적으로는 ‘조용하고 완벽한 여자아이’라는 껍질 속에 감춰진 ‘자유롭고 해방된 존재’, ‘분노와 욕망을 지니고 있고 표출할 줄 아는 존재’, 나아가 할머니와 릴리가 외면해 왔던 본연의 자기 자신을 상징한다.
이처럼 적대자인 줄로만 알았던 호랑이가 차차 조력자로 밝혀지고, 릴리 안에 잠들어 있던 ‘호랑이 소녀’가 서서히 깨어나는 서사가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세계 속에서 극적으로 펼쳐진다.
이야기 후반부에서 친구 리키는 릴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우린 아주 많은 모험을 할 거야, 초능력 호랑이 소녀.” 내면에 잠들어 있던 호랑이를 깨워서 끌어안은 순간, 릴리는 더 이상 투명 인간도, 조아여도, 손이 덜 가는 착한 아이도 아니다.
‘초능력 호랑이 소녀’다.
이제 릴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마음속에 꽁꽁 가둬 두지 않을 것이다.
릴리 앞에는 더 다양하고 더 많은 이야기로 가득 찬 새롭고 거대한 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그 흥미진진한 세계에서 자유롭게 모험을 즐기라고, 저자는 어린 독자들에게 속삭인다.
저자 태 켈러는 1998년 아메리카 북어워드 수상작 『종군위안부』의 작가 노라 옥자 켈러의 딸이다.
‘태’(Tae)라는 이름은 한국에서 이민 온 외할머니의 이름 ‘태임’에서 첫 글자를 따 지었다.
현지에서는 ‘테이’에 가깝게 발음되지만, 저자의 확인을 거쳐 ‘태 켈러’로 표기했다.
‘저자의 말’에서 태 켈러는 자신을 “4분의 1만 한국인”이라고 설명하기를 그만두고 “완전한 내가 되고 싶어서” 어릴 적 외할머니에게 들었던 옛이야기들을 다시 찾았다고 말한다.
그 결실이 바로 이 책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이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을 때만큼은 나는 부분적인 백인도, 부분적인 아시아인도, 4분의 1 한국인도, 혼혈도 아니었다.
그저 완전한 나였다.
뼛속에서부터 그것을 느꼈다.
수년이 흘러 대학을 가기 위해 하와이를 떠나게 되었을 때, 나는 그 이야기들을 버렸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고, 그저 어쩌다 보니, 마치 그 이야기들이 내 침대 밑으로 굴러 들어가 먼지만 쌓이게 되듯 그렇게 되었다.
머지않아 나는 그 이야기들이 내 삶에서 사라졌다는 사실마저 잊었다.
그러다 내게 그 이야기들이 무척이나 필요함을 깨닫게 된 것은 대학 재학 기간 후반, 누군가가 내게 한국인이냐고 물었을 때였다.
“4분의 1만 한국인”이라고 나는 대답했다.
하자마자 잘못된 대답이라 느꼈다.
한국인이냐는 질문에는 언제나, 퍽 단순하게도, 그렇다고 하면 되는 거였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나는 내 피를 부분 부분으로 나누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나뉘지 않은 완전한 내가 되고 싶어서, 나는 다시 그 이야기들을 찾았다.
_본문 325~326쪽(저자의 말)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1년 04월 26일
- 쪽수, 무게, 크기 : 336쪽 | 446g | 140*210*22mm
- ISBN13 : 9791191438024
- ISBN10 : 1191438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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