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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곁의 한국 정원
당신 곁의 한국 정원
Description
책소개
정원은 ‘형형색색의 꽃밭이 가득한 곳’, ‘잘 다듬어진 나무들이 늘어선 곳’이라고 생각했다면 한국 정원의 모습은 낯설기만 하다.
한국 정원 연구가 신지선 작가는 ‘정원은 식물로 예쁘게 가꿔진 곳’이라는 틀에서 벗어날 때 한국 정원의 다채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고 말한다.
소나무 뒤에 가려진 석축, 무심히 놓인 돌다리, 작은 연못 등 전체 공간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정원이 된다.
저자는 그저 평범하게만 보였던 돌과 나무, 물이 만들어낸 풍경 그 이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과거에 실제 공간을 향유했던 이들의 의도와 안목,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직접 느껴보기를 제안한다.
책에는 그동안 정원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무심코 지나쳤던 30곳의 장소를 소개한다.
각 정원의 시대적 배경과 고유한 특징, 구체적인 조성 기법에 대한 해설까지 풍부하다.
지금껏 궁을 방문하거나, 지역의 정자, 고택 등 관광 명소들을 여행할 때 건축물 말고 무엇을 봐야 할지 몰랐다면, 《당신 곁의 한국 정원》은 공간을 바라보는 시야를 한층 넓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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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_ 마음의 흔적을 찾아가는 일

1장.
정원을 채운 언어


조선판 부동산 거물 윤선도, 그의 초호화 정원_ 보길도 세연정
천 년의 돌이 완성한 한 편의 추상미술_ 영주 부석사
외진 곳에서 한적하게 살고자_ 창덕궁 낙선재
신라와 백제에도 정원이 있었다는 사실_ 경주 동궁과 월지
작은 언덕을 사이에 두고_ 창덕궁 옥류천과 존덕지
볼품없지만 오랫동안 함께 있고 싶은_ 담양 소쇄원
경회루 말고 놓치지 말아야 할 장면들_ 경복궁
빛을 머금은 하얀 돌_ 영양 서석지
삶의 지표가 되어줄 작은 수행처_ 경주 독락당

2장.
정원에 남겨진 마음들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려는 정조의 작전_ 창덕궁 부용지
땅끝의 유배지에서 자신을 잊지 않으려_ 강진 다산초당
무심히 피어오르는 구름들 사이로_ 구례 운조루
조용히 생각에 잠겨_ 담양 명옥헌
가로지르는 물과 작은 돌무더기가 들려주는 이야기_ 대전 남간정사와 논산 명재고택
눈에 띄지 않는 조연의 역할_ 봉화 청암정
효심이 지극한 정원_ 함양 일두고택
가문을 일으키기 위한 전략_ 함안 무기연당
지키고 싶은 것을 눈에 담는 법_ 남원 몽심재
묵묵히 생각하는 산을 닮은_ 안동 도산서당

3장.
정원이 있는 풍경


가난한 나라의 정원_ 미화와 비하 사이에서
우리 문화가 자연을 대하는 태도_ 창덕궁 대조전 화계
정원 = 식물이라는 공식에 대한 의문_ 한국 정원의 울타리
정영선, 울고 싶은 마음을 달래주는 이_ 서울 아산병원
떠나기 전에는 몰랐던 것들_ 정원 유산의 현실
정원은 박제가 불가능한 살아 있는 문화유산_ 군포 동래정씨 동래군파 종택
서울 정원 여행 어때요?_ 백석동천, 석파정, 성북동 별서, 옥호정
나만의 정원으로_ 창덕궁 연경당

참고문헌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책 속으로
그는 뛰어난 예술가였고, 왕보다 사치스러운 정원을 만들 수 있을 만큼 부유했지만, 그의 정원에선 세상을 향한 분노와 답답함이 느껴진다.
최고의 기술을 동원하여 정원을 만들고, 엄청난 돈을 쓰며 공연을 벌였지만 공허한 마음은 채워지지 않았다.
다방면으로 뛰어났지만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을 윤선도는 견디기 힘들어했다.
자신이 완성한 세상에서 왕이 된 듯한 경험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해야지만 비로소 잠에 들 수 있었던 보길도에서의 삶.
부유하고 화려했지만, 섬에 울려 퍼지는 공허한 메아리와도 같았다.

--- 「조선판 부동산 거물 윤선도, 그의 초호화 정원」 중에서

일반적으로 석축을 쌓는 방법은 두 가지다.
정방형이나 장방형으로 다듬은 돌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거나, 다듬는 노고를 덜기 위해 아래로는 큰 돌을 놓고 위로 갈수록 작은 돌을 쌓는 것이다.
부석사 석축은 두 방식 모두에 속하지 않는 독창성을 추구했다.
자연석의 형태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다듬더라도 일정한 모양을 만드는 것이 아닌 필요한 고유의 형태로 다듬었다.
대체적으로 60센티미터가 넘는 자유로운 형태의 큰 돌들 사이로 정교한 선을 이루는 작은 돌들이 들어찼다.
크고 육중한 돌들과 그 사이를 아름다운 선으로 메꾼 작은 돌의 조화는 마치 한 편의 추상미술을 보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 「천 년의 돌이 완성한 한 편의 추상미술」 중에서

보통 정원이라고 하면 상당한 부와 권력을 가지고 당대 최고로 호화롭게 꾸미는 것이 일반적이겠지만 소쇄원을 비롯한 조선시대 별서들은 애초부터 그럴 생각이 없었다.
그저 친구들과 함께 모여 편하게 지내려고 만든 곳이지 내 정원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려고 만든 곳이 아니다.
그래서 오래 머물수록, 뜯어볼수록 양산보라는 주인이 어떤 마음으로 정원을 만들었는지 진심이 느껴진다.
소쇄원은 알면 알수록 감동적인 정원이다.
--- 「볼품없지만 오랫동안 함께 있고 싶은」 중에서

주인의 시선은 서쪽 담장가 한구석을 바라보고 있다.
존재감을 최소한으로 한 누마루에서 서쪽 담장 구석의 정원을 바라보며 앉아 있는 주인은 쌀을 가지러 남의 집으로 들어오는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 같다.
누가 들어오고 나가는지 지켜보는 다른 누마루와 달리 운조루의 누마루는 주저하지 말고 편히 들어와도 된다는 듯 시선을 다른 곳으로 두고 있다.
주인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 주변 정원이다.

--- 「무심히 피어오르는 구름들 사이로」 중에서

시대의 어른이자 모두가 존경했던 스승인 윤증의 정원은 이토록 소박했다.
너른 공간이 있어도 본인은 석가산으로 무릉도원을 가졌으니 나머지는 모두 당신들을 위해 사용하라는 뜻 같았다.
사랑채 기단에 올라서 있는 동안 명재고택 옆의 향교로 오가며 인사하는 어린이들, 마을에 문제가 생겨 조언을 구하고자 모여든 주민들, 나라에 주요한 일이 생겨 목소리를 내야 할 때 전국에서 모여든 선비들의 횃불이 보이는 듯했다.
고택의 사랑 마당은 많은 이들을 위한 광장이 되었다.

--- 「가로지르는 물과 작은 돌무더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중에서

가난한 나라의 정원은 채울 수 없는 화려함을 다른 것으로 대신했다.
부족함은 오히려 자유를 주기도 했다.
뽐내야 할 정원이 아니기에 어떤 식으로 보여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났다.
부족한 자원 안에서 가진 것으로 정원을 만들었다.
욕심을 낸다면 기존의 자연 중에서 활용할 것이 풍부한 장소를 처음부터 선택하는 정도였다.
부족함은 사적인 언어들로 채웠다.
정해진 것 없는 자유로운 말들이 정원에 담겼다.
운조루의 ‘배려’, 명옥헌의 ‘사색’, 도산서당의 ‘겸손’, 소쇄원의 ‘기다림’ 등은 자유 속에서 가능했던 설계 언어들이다.

--- 「가난한 나라의 정원」 중에서

건축물이 기울거나 낡아서 보수하는 일만큼 중요한 일들이 있다.
연못의 물길이 되살아나도록 해야 하고, 연꽃이 너무 퍼져 연못의 모든 곳을 뒤덮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주차장을 건축물과 어느 정도 떨어진 곳에 지어 주변 경치를 천천히 음미하며 입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화계와 지당의 석축을 쌓을 땐 주변 산지의 돌을 사용해야 한다.
별것 아니라고 여기는 모든 것이 공간의 품격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친다.
바라건대 건축물보다 공간 전체를 보는 관점으로 정원 유산이 관리되길 바란다.
--- 「떠나기 전에는 몰랐던 것들」 중에서

출판사 리뷰
“정원엔 단순한 풍경을 넘어선 마음의 흔적이 있다.”
우리 정원에 깃든 ‘안목’과 ‘의도’를 발견하는 시간


정원은 ‘형형색색의 꽃밭이 가득한 곳’, ‘잘 다듬어진 나무들이 늘어선 곳’이라고 생각했다면 한국 정원의 모습은 낯설기만 하다.
제대로 된 담장이나 입구도 없고, 단정하게 가꿔진 꽃도 나무도 찾아보기 어렵다.
담양의 유명한 ‘소쇄원’처럼 ‘정원’이라고 콕 집어 이름 붙여진 장소도 드물다 보니 정원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 정원 연구가 신지선 작가는 ‘정원은 식물로 예쁘게 가꿔진 곳’이라는 틀에서 벗어날 때 한국 정원의 다채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고 말한다.
소나무 뒤에 가려진 석축, 무심히 놓인 돌다리, 작은 연못 등 전체 공간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정원이 된다.
저자는 그저 평범하게만 보였던 돌과 나무, 물이 만들어낸 풍경 그 이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과거에 실제 공간을 향유했던 이들의 의도와 안목,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직접 느껴보기를 제안한다.
책에는 그동안 정원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무심코 지나쳤던 30곳의 장소를 소개한다.
각 정원의 시대적 배경과 고유한 특징, 구체적인 조성 기법에 대한 해설까지 풍부하다.
지금껏 궁을 방문하거나, 지역의 정자, 고택 등 관광 명소들을 여행할 때 건축물 말고 무엇을 봐야 할지 몰랐다면, 《당신 곁의 한국 정원》은 공간을 바라보는 시야를 한층 넓혀줄 것이다.


담양 명옥헌, 경주 독락당, 창덕궁 낙선재 등
취향 따라 거니는 특별한 정원 투어


한국의 정원은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유럽의 정원들에 비해 소박하고 규모 면에서는 초라해 보이기까지 한다.
지금까지 잘 보존된 대부분의 정원 유적들은 조선시대의 것이기에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난한 나라의 정원은 오히려 자유로울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 뽐내야 하는 정원이 아니었기에 내가 편안할 수 있는 곳, 혹은 방문한 사람이 편히 쉬어갈 수 있는 곳이면 충분했다.
정원엔 보고 즐길 화려한 장식 대신 사적인 언어들이 채워졌고, 이렇게 정원에 남겨진 ‘언어’들을 해석해 신지선 작가는 책에 풀어냈다.
서울의 고궁인 경복궁과 창덕궁부터 담양의 명옥헌, 경주의 독락당, 구례의 운조루 등 별서와 민가까지 전국 곳곳의 정원에 남겨진 이야기들을 전한다.
또한 건축물에만 집중되었던 시야에서 한 발짝 물러나 그동안 제대로 눈길을 주지 않았던 요소들에 관심을 가지게 한다.
경주 동궁과 월지에서는 천 개의 돌을 보게 하고, 영주 부석사에서는 천 년의 시간이 담긴 석축에 주목한다.
창덕궁에서는 대조전 화계 위 숨겨진 문을 볼 수 있도록, 경복궁에서는 자경전 꽃담이 가진 아름다움을 발견하도록 이끈다.
한국 정원이 가진 매력을 지나치지 않고 알아채도록, 함께 그 공간을 천천히 거닐게 만드는 책이다.


돌과 나무, 물이 만들어낸 풍경,
그 아래 흐르는 삶과 목소리


정원은 결국 어떤 것을 보면서 살고 싶은지를 보여준다.
어떻게 정원을 꾸미느냐보다 정원을 만드는 의도가 더 중요하다.
정원이 만들어진 의도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한 사람의 삶과 시대에 깊이 빠져들게 된다.
보길도의 세연정이 그토록 사치스러운 이유를 통해 윤선도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안동 도산서당의 작은 문과 아담한 연못을 보며 퇴계 이황의 철학을 느낄 수 있다.
이렇듯 우리 정원엔 투박하지만 진솔한 감정들이 담겨 있어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지금과 그리 다르지 않은 옛사람들의 치열함, 낙담, 그리고 희망이 남겨져 있기 때문이다.
정원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유산이 아닌 지금도 우리 가까이에서 살아 숨 쉬는 유산이다.
철학, 문화, 역사가 녹아든 한국 정원을 이제 우리가 발견하고, 누릴 차례이다.


“정원에서 바뀌는 날씨, 계절, 시간은 정원의 옷장이다.
같은 정원도 언제 가느냐에 따라 감상이 달라진다.
마치 옷을 갈아입듯이 계절마다, 날씨마다 다른 매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정원을 방문하기 가장 좋은 때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날의 정원이 가진 매력을 찾아 즐기는 것이 방문자의 몫이다.” - 본문 중에서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5년 10월 01일
- 쪽수, 무게, 크기 : 204쪽 | 286g | 138*210*14mm
- ISBN13 : 9791193238790
- ISBN10 : 119323879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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