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정보로 건너뛰기
재벌 뒤의 재벌
재벌 뒤의 재벌
Description
책소개
“시장을 움직이는 진짜 힘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었다.”
“재벌이 곧 권력이라 믿었던 우리의 뒤통수를 친다.”

삼프로TV, MBC 표준FM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
이진우 언더스탠딩 대표 추천 도서!

한국 경제를 움직였던 보이지 않는 손들,
그들은 누구인가?

“단사천이 마음만 먹으면 재벌 몇 개 정도는 쓰러뜨릴 수 있다.”
“하루에 거래되는 주식의 30%가 광화문 곰의 계좌에서 나온다.”
“서울 강남 땅의 절반은 김형목 것이다.”

혹시 이런 전설과도 같은 과거 경제계 거물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삼성, 현대 일가 등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는 유명 재벌들과 달리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들 없이는 절대로 한국 경제사를 온전히 말할 수 없다.

시대와 돈의 흐름을 잘 읽고 돈이 자신의 곁에 가능한 한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노력한 이런 거물들을 우리는 큰손이라 부른다.
주식의 대가이자 경제계 마당발로 불리는 저자는 취재를 바탕으로 세간에 파편처럼 알려진 한국 경제계의 숨은 큰손들의 행적을 따라가면서, 그들이 자신들의 시대에 어떻게 처신하며 돈을 벌었는지 알려 준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프롤로그

1장.
세상이 암울할 때는 현금 장사가 최고


01 군사 정권의 탄생과 부정부패
1.
군사 정권의 4대 의혹 사건
2.
사채 동결 폭탄과 제2금융권의 탄생

02 현금왕 단사천
1.
그가 현금왕이 될 수 있었던 이유
2.
파란만장했던 단사천의 생애
3.
해성산업 회장, 사채에서 손을 떼다

03 대부로 불린 이상순
1.
사채 업계 원조, 은행 대주주가 되다
2.
원풍모방부터 시작된 이상순의 부침
3.
자산을 모두 현금으로 전환한 일산실업 회장

04 군사 정권에 돈을 댄 남상옥
1.
김종필이 제발로 돈을 빌리러 오다
2.
삼화 재벌 남상옥
3.
타워호텔 회장부터 국제약품 회장까지

2장.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주식 시장


01 자본 시장 육성을 위한 노력들
1.
자본 시장의 발전과 정부로부터의 독립
2.
오일 쇼크와 건설주 파동 그리고 3저 호황
3.
알고 보니 숨은 진주였던 채권 시장

02 주식 시장의 영원한 큰손 광화문 곰
1.
성공한 사업가 고성일
2.
건설주 파동 그리고 그가 광화문 곰이 된 이유
3.
큰손에서 문제아로 전락한 풍운아

03 빅마마 백 할머니와 그 아들의 실패
1.
무일푼으로 월남해서 장사로 성공한 백희엽
2.
사채 시장의 큰손과 노련한 투자자의 두 얼굴
3.
아들이 망친 백 할머니의 아성

04 푸른 눈의 주식 부자 민병갈
1.
칼 밀러, 한국인 민병갈이 되다
2.
보험주에 투자해서 성공한 가치 투자자
3.
돈보다 수목원을 사랑했던 영원한 부자

05 사채 시장을 뒤흔든 장영자·이철희 사건
1.
미모의 여인이 사채업자가 되기까지
2.
사채 시장을 파국으로 끌고 간 부부
3.
장영자 사건의 여파와 7.3 조치
4.
주식 시장에서 사라진 큰손들

3장.
강남 개발과 부동산 부자의 탄생


01 부자 동네 강남의 탄생
1.
강남의 역사와 남서울 개발
2.
강남의 원래 주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02 1970년대 땅 부자들의 흥망성쇠
1.
영동그룹 이복례의 무너진 모래성
2.
여의도백화점 김희수의 시련
3.
명성그룹 김철호의 허망한 스토리

03 해성산업 단재완
1.
금수저로 단번에 부동산 부자가 되다
2.
단재완이 가진 부동산은 얼마나 될까?
3.
자녀 승계로 보는 해성산업의 미래

04 가락건설 김대중
1.
김대중 회장의 부친 김공칠
2.
김대중이 보유한 강남 부동산은?
3.
대공개발의 3세 상속 의혹

05 칠산개발 박옥성
1.
이후락의 운전기사, 부동산에 눈뜨다
2.
박옥성이 보유한 강남 부동산은?
3.
〈추적 60분〉에서 다룬 그의 재산 형성 과정

06 그밖의 숨겨진 부동산 부자들
1.
경은산업 이태희, 서울 알짜 빌딩 3채를 남기다
2.
대려도 장몽인, 강남 5,000억 원대 부동산을 일구다

4장.
주식 시장의 도약과 외환 위기의 도래


01 명동 CD 사기 사건과 금융실명제 기습 발표
1.
명동 CD 사기 사건의 전말
2.
금융실명제의 전조와 후폭풍

02 주식 시장 성장의 모멘텀 KOSPI200
1.
한국형 니프티 피프티의 탄생
2.
시장의 왜곡인가 대세인가

03 주식 시장 성장의 그늘, 1990년대 주가 조작
1.
죽음에 이르는 게임, 주식 작전
2.
무세제 세탁기와 신동방
3.
원더캔, 미래와사람 그리고 권성문

04 새롭게 부상한 투기 시장, 선물 옵션
1.
파생 상품 시장의 개설
2.
초기 선물 옵션 시장의 주도 세력
3.
선물 옵션 시장의 부상
4.
영웅이 탄생하고 대박의 꿈을 이룬다

05 선물 시장의 40%를 장악한 목포 세발낙지 장기철
1.
대통령의 후배에서 증권맨이 되다
2.
초기 선물 시장의 지배자 목포 세발낙지
3.
너무 이른 성공과 패배 그리고 몰락

06 성공한 큰손 압구정 미꾸라지 윤강로
1.
금융권의 두 콤비 윤용로·윤강로 형제
2.
압구정 미꾸라지가 천억 원을 날린 사연
3. KR선물과 IDS홀딩스의 관계

07 주식 시장을 휘젓고 다녔던 두 물고기들
1.
미꾸라지 잡아먹는 일산 가물치 박인환
2.
든든한 투자 정보통 명동 고래 조승제

08 틈새 채권 시장에서 돈을 번 백한 바퀴 김형진
1.
그가 공무원에서 채권 중개업자가 된 사연
2.
사채업자 꼬리표를 떼고 증권사 오너가 되다
3.
돈이 흐르기에 더 위험천만했던 그의 삶

5장. IT 붐과 새로운 부의 탄생

01 코스닥 시장의 개설과 IT 버블
1.
코스닥 시장의 출범
2.
코스닥 열풍과 IT 기업 전성시대
3.
벤처 갑부의 등장과 코스닥 투자

02 코스닥 시장에 불어닥친 청약 열기
1.
코스닥 버블의 선두 주자 새롬기술
2.
광란의 투기를 부추긴 묻지마 등록

03 주식 시장의 새로운 세력 조폭
1.
외환 위기와 검은돈의 유입
2.
조폭이 개입된 주가 조작 사례들
3.
주식 리딩방을 파고든 MZ 세대 조폭

04 더 독해진 2000년대 작전
1.
작전의 시작은 무자본 M&A
2.
영풍제지 주가 조작 사건
3. CFD로 투자자 1,000명을 홀린 라덕연

05 1조 원을 벌었다는 슈퍼 메기 선경래
1.
전업 투자자로 변신한 펀드매니저
2.
도널드 트럼프가 속옷 회사를 살리다
3.
알짜배기 부동산 기반 지앤지인베스트

6장.
여전히 성업 중인 사채 시장


01 새로 등장한 한국의 코인 부자들
1.
비트코인 3,700억 원의 전설 워뇨띠
2.
상위 0.05%가 좌지우지하는 코인판

02 시장 확대를 꿈꾸는 사채업의 변신
1.
코스닥, 주식에 뛰어든 사채업자들
2.
지하 경제의 핵심 명동 사채 시장
3.
명동을 주름잡는 4인방의 실체
4.
점점 진화하는 사채업자들의 수법

03 사채업자와 사모펀드의 결합
1.
한국 경제를 뒤흔든 라임·옵티머스 사태
2.
사모펀드로 흘러 들어가는 사채 자금

에필로그
참고 자료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책 속으로
이런 시대를 살았던 사람 중 한 사람이 바로 현금왕 단사천이었다.
그는 같은 이북 출신인 백 할머니와 함께 명동 사채 업계를 주름잡던 인물이었다.
그는 전성기에는 삼성그룹 이병철과 현대그룹 정주영과 같은 재벌 회장들에게도 돈을 빌려주고 전화를 걸면 그들마저도 벌떡 일어서서 받을 정도로 엄청난 현금 부자였다.
이 때문에 과거 그를 둘러싸고 재계와 명동 사채 시장에서는 ‘그가 마음만 먹으면 재벌 몇 개 정도는 쓰러뜨릴 수 있다’, '그가 부르면 기업 총수도 달려온다’라는 식의 소문들이 떠돌기도 했다.
돈의 힘으로 재벌마저도 쥐락펴락했던 것이다.

은행 등 금융 시장의 자금 조달 능력이 기업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던 경제 개발 시기, 그는 현금에 목말라 있는 기업들에게 돈을 자주 빌려주었다.
사채 업계를 주름잡았던 그는 돈을 빌려주면서 기업 자체나 공장, 토지 등을 담보로 요구해 재계의 전당포라고도 불렸다.
특히 1960년대 중반 한국에서 제일 큰 삼성그룹의 연간 영업 이익이 180억 원이었던 시절에는 자신이 보유한 자금에 더해 산하 전주들까지 합해 하루 만에 동원할 수 있는 자금력이 60억 원에 달했다.
그는 1960년대 후반부터 납세 실적 상위자 명단에 랭크되기도 했었고 1980년대에는 동원 가능한 현금액이 무려 3,000억 원이나 되었다.
--- p.36 「현금왕 단사천」 중에서

1961년 3월 28일 그는 쿠데타 세력의 핵심이었던 육군 본부 정보참모부 기획과 과장 김종필 중령에게 120만 환을 건네주었다.
며칠 뒤인 4월 4일엔 박정희 소장이 직접 그의 사무실에 들렀고 이때 그는 박정희 소장에게 100만 환을 주었다.
이후에도 김종필 중령에게 두 차례에 걸쳐 총 200만 환을 추가로 주었다고 한다.

또한 그해 5월 13일 토요일에 그는 수중에 있던 400만 환을 김종필 중령에게 보냈고, 이후 주말을 지나 월요일인 15일에 100만 환을 추가로 박정희 소장 측에 건넸다.
이렇게 그는 박정희 소장과 김종필 중령 등에 수차례에 걸쳐 총 920만 환을 건넸으며, 이를 계기로 군부 세력이 권력을 장악한 후 국가재건최고회의 재정경제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할 수 있었다.
당시 물가를 보면 쌀 한 가마의 가격이 18,000환 정도로 그가 준 920만 환은 현재 기준 1억 원의 가치로 볼 수 있다.
--- p.50 「군사 정권에 손을 댄 남상옥」 중에서

1980년 건설사 주식을 대거 사들인 그는 광화문 세종빌딩에 자신의 자산 관리 회사인 세형상사를 창업하며 광화문 곰이라는 별명을 얻고 주식 시장의 큰손이 되었다.
당시 증시 주변에서는 “하루 전체 주식 거래 규모 중 30%가 광화문 곰의 계좌에서 나온다”, “광화문 곰이 어떤 주식을 샀다는 소문만 나도 그 주식은 폭등한다”라는 말이 나올 만큼 그는 증권가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그는 1976~1978년 중동 건설 경기가 좋을 때 건설 업종 종목 전체를 상한가로 주문을 낼 수 있을 정도의 자금력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건설주 파동의 끝물에 건설주를 집중적으로 보유했다가 큰 손실을 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세형상사의 직원 10여 명을 통해 여러 증권사에 퍼져 있는 주식 계좌로 투자하고 부동산을 관리토록 하는 투자꾼이었다.
그의 하루 현금 동원 능력이 수백억 원대이며 부동산을 합친 전체 재산은 수천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당시 정확한 추산은 아니었지만 주식 시장에서 그가 움직이는 재산이 5,000억 원이라는 얘기가 증권가에 파다했다.
이 돈은 1976년 기준 한국 최고 부자였던 삼성 이병철 회장의 재산과 맞먹는 규모였다고 한다.
--- p.78 「주식 시장의 영원한 큰손 광화문 곰」 중에서

그녀의 주식 투자 철학은 반드시 우량 기업에만 투자하고 한번 투자하면 적어도 2~3년은 보유하는 정석 투자였다.
그녀는 기업의 재무제표를 한눈에 알아볼 정도로 기업 관련 정보를 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또한 부동산과 같이 확실한 핵심 자산이 있거나 순이익을 꾸준히 내는 종목을 좋아했다.
일찌감치 자산주나 가치주에 투자했던 것이다.

그녀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대학원생 시절 백 할머니라는 분이 명동 사채 시장의 큰손이라는 얘기를 듣고 무작정 그녀를 찾아가 대뜸 주식 투자를 좀 가르쳐 달라고 졸랐다고 한다.
시장에 떠도는 말에 의하면 당시 그녀는 그에게 “젊은 사람이 혼자 할 생각을 해야지, 나 같은 늙은이에게 뭘 배울 게 있나”라며 거절했다는 말도 전해진다.
그는 어쩌다 그녀의 사무실로 출근해서 증권사나 기업체 방문 때 동행하기도 했는데, 그때 그가 그녀에게 받았던 느낌은 답답할 정도로 정석 투자의 원칙을 고수하는 투자자였다.
--- p.86 「빅마마 백 할머니와 그 아들의 실패」 중에서

베일에 가려진 강남 최고의 부동산 부자는 칠산개발 박옥성 대표이다.
그는 1933년생으로 가족으로는 처와 두 아들이 있다는 것 외에 출생지 등 그의 이력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그는 박정희 정부 시절 중앙정보부 산하 기관에서 근무했고, 당시 중앙정보부장이자 강남 개발을 직접 설계했던 이후락의 운전기사였다가 이후 내무부 장관을 지낸 박경원의 운전기사로 일했다는 것만 알려져 있다.

이후락은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인물로 운전기사인 박옥성을 시켜 상당한 규모의 땅을 차명으로 매입했는데, 이후락 자신이 아닌 박옥성의 명의로 사두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박옥성이 1960년대 후반부터 관용차를 타고 무전기를 들고 다니면서 자신을 전직 공무원이라 소개하며 부동산 업자에게 접근했다는 소문이 이런 추측을 뒷받침한다.
박옥성이 소유한 부동산의 매입 시기는 대부분 1970년대에 집중되어 있고 당시 토지 매입 가격은 총 4,000만 원 정도였다고 한다.
당시 고위급 공무원 월급이 8만 원 정도 하던 시절이었으니 평범한 운전기사였던 박옥성이 개인적으로 상속을 제외하고는 절대 가질 수 없는 규모의 자금이다.
--- p.152 「칠산개발 박옥성」 중에서

갯벌을 휘젓고 다니는 세발낙지처럼 선물 시장을 뒤흔들어 목포 세발낙지로 불린 장기철은, 김대중 대통령을 배출한 목포상업고등학교를 1985년에 졸업한 뒤 대신증권에 입사하고 본사 전산실에서 근무하다가 1989년부터 주식 영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외환 위기가 오기 전에 고향인 대신증권 목포지점으로 내려가 그때부터 선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당시 시장에서 떠도는 이야기로 선물 시장에서 거래되는 하루 거래량의 약 40% 정도를 그가 혼자서 거래했다고 한다.
이 말은 그가 매수 포지션을 갖게 되면 다른 사람들 모두 그를 따라서 매수해야 하고, 그가 포지션을 매도로 바꾸면 다른 사람들도 모두 매도를 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
그렇지 않으면 시장에서 버틸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는 1996년 주가 지수 선물이 거래되기 시작한 직후 선물 시장에 뛰어들었다.
상대적으로 허술했던 당시 파생 상품 시장에서 그는 시장 조성자들과 교감하는 수준을 넘어 자신이 시장 조성자 역할까지 하며 많은 수익을 올렸다.
이 덕분에 그는 2년 만에 차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했다.
고졸 출신인 그가 대신증권에 입사한 지 14년 만에 부장 자리에 오르면서 대신증권의 전설로 통했고 1999년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에 소개되기도 했다.
--- p.227 「선물 시장의 40%를 장악한 목포 세발낙지 장기철」 중에서

그는 사채 시장에서 국공채와 CD 등 다양한 종류의 채권을 취급하고 시장 원리를 체득하며 돈을 벌었다.
또 경기고등학교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후 경기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최고경영자 과정과 서울대학교 최고산업전략과정을 수료하는 등 사회적 지위와 자신의 재력에 걸맞게 학력을 갖추는 노력도 병행했다.

1993년 8월 12일 금융실명제가 발표되자 명동 사채 시장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사채업자들의 머릿속에는 이제 망했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이전에는 출처를 밝히기 어려운 자금을 가명이나 차명 계좌, 무기명 CD로 축적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 중에는 도저히 실명 전환이 어려운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정부는 자금의 실명 전환 기간을 2개월로 못 박았다.

이때 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가 주로 돈을 버는 방법은 숨어 있던 돈을 세탁해 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세탁해 주는 금액의 5%를 수수료로 받았다.
은행과 증권사를 이용해 햇빛을 보지 못하고 있던 돈 200억 원을 주인에게 찾아주고 받은 돈은 10억 원이었다.
--- p.243 「틈새 채권 시장에서 돈을 번 백한 바퀴 김형진」 중에서

이때 그들의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주식 시장이었다.
특히 코스닥 내지는 코스닥에 상장하기 전인 프리코스닥에 투자해 보니 10배, 20배의 수익이 나는 것을 확인한 조폭들은 본격적으로 금융 및 자본 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조폭들은 주식 시장뿐만 아니라 사채업에도 진출하고 부동산 붐이 한창일 때는 재개발이나 건설 시행업에도 뛰어들었다.
하지만 그들의 본색은 바뀌지 않았다.
계파 간 이권을 둘러싼 난투극이 끊이지 않았고 성에 차지 않으면 폭행이나 협박, 납치도 서슴지 않았다.

이후 조폭들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 코스닥 상장 업체를 노린 기업 사냥꾼이 되었다.
이들은 주로 사채를 통해 인수 자금을 조달하고 회사 자금을 쌈짓돈처럼 꺼내 쓰면서 물의를 빚었다.
일부는 주가 조작에도 개입해 관련 당국이 골머리를 앓게 했다.
금융감독원에 의하면 정확한 통계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상당수 코스닥 기업에 조폭 자금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한 코스닥 상장 기업의 대표는 “조폭을 낀 사채 자금은 코스닥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다.
경영권이 자주 바뀌는 기업은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잘못 들어갔다가는 깡통을 찰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 p.270 「주식 시장의 새로운 세력 조폭」 중에서

그는 매일 홈 트레이딩 시스템을 샅샅이 살피면서 밤늦게까지 거시 경제 지표를 분석하고 새벽엔 미국 시장도 확인하면서 투자 전략을 세우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이런 노력 끝에 그는 매년 평균 400%의 수익을 올리면서 2005년 말에는 투자 재원을 약 1,000억 원으로 늘렸다.
더 이상 자금을 위험하게 운용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그는 2006년부터는 선물 매매를 줄이고 옵션 양매도(스트랭글·스트래들 매도) 전략으로 매년 20~30%의 수익을 내면서 투자 자금을 2,000억 원 가까이 불렸다.
6년간 누적 수익률이 2,000%나 되는 셈이었다.

그가 증권 업계에 큰 이슈가 됐던 것은 그가 1조 원을 벌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였다.
그가 2008년 10월 27일 금융 위기로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사이 시장을 흔들면서 선물 옵션 투자로 1조 원의 수익을 냈다는 것이 소문의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그는 “선물 옵션 투자로 큰돈을 번 것은 맞지만 1조 원을 벌었다거나 시장을 뒤흔든다는 등과 같은 소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지금은 현금을 대부분 국채에 투자하고 있으며 선물 투자는 거의 안 하는데, 남들 눈에 띄지 않게 은둔 생활을 오래 했더니 황당한 소문들이 계속 꼬리를 물고 커지고 있어 이에 대한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p.306 「1조 원을 벌었다는 슈퍼 메기 선경래」 중에서

명동엔 공식, 비공식적으로 사채업을 하는 업소가 많다.
사채업자들에 따르면 이들 업소는 독립적으로 사업하는 경우도 있지만 업소들끼리 긴밀히 연결되어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일도 많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채업자들 간에 서열이 형성된다.
명동의 사채 시장에도 일종의 피라미드 시스템이 조직되는 것이다.

그는 이 피라미드의 정점에 4명의 전주가 있다고 말했다.
그가 모시던 박 회장을 비롯해서 이 모 회장, 황 모 회장, 방 모 회장이 그들이다.
이들은 일반인에겐 전혀 알려지지 않았으며 수사 기관이나 금융 기관도 이들의 신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명동의 사채업자라도 초보이거나 영세한 업자는 이들 4인방의 실체를 모르고, 수년에 걸쳐 자주 협력한 재력 있는 사채업자들만 그 존재를 알고 있을 정도로 그만큼 이들은 철저하게 베일 속에서 활동한다.

명동 사채 시장은 4명의 전주 아래 중간 규모의 전주 수십여 명이 있고 그들 각자가 수십여 명의 사채업자를 거느리고 있는 구조다.
4인방은 명동을 무대로 활동하는 명동 토박이들이지만, 중간 규모의 전주들 중엔 명동이 아닌 강남 등지에 사무실을 내고 활동하는 사람도 많다.
--- p.324 「시장 확대를 꿈꾸는 사채업의 변신」 중에서

출판사 리뷰
광화문 곰, 백 할머니, 목포 세발낙지, 압구정 미꾸라지...
그들은 어떻게 큰손의 전설이 되었을까?

주식과 부동산 뒤에서 세상을 지배했던
진짜 거물들의 실체를 밝힌 한국 경제사 외전


방영 내내 화제를 모았던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포함해 재벌가나 경제계 거물들을 다룬 여러 대중 매체들이 인기를 끌고 그들을 취재한 기사들이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는 것처럼, 남다른 감각으로 돈을 모아 부자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는 예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소재 중 하나다.
단순히 나도 그들처럼 되고 싶다는 열망일 수도 있고, 자신이 투자를 하면서 그들의 영향력과 행보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기 위한 관점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한국 경제는 그런 식으로 매체에서 자주 다뤄지는 몇몇 대기업 총수나 유명 기업인들에 의해서만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장은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한국의 경우 사채업, 탈세, 투자 사기 등 지하 경제의 규모가 GDP의 20% 정도라고 추정될 정도로 관리되지 않는 돈의 흐름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또한 대중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묵묵히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아는 사람들을 통해서만 간간이 언급되는 소위 큰손들의 존재를 아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
그들은 때로 소문이 눈덩이처럼 부풀려져 마음만 먹으면 대기업을 통째로 살 수 있다거나 장관도 바꿀 능력이 있다는 등의 전설이 덧씌워지기도 한다.
이런 시장의 이면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은 채로, 우리가 한국 경제를 안다고 함부로 말할 수 없지 않을까?

대학 교수이자 주식 투자자, 베스트셀러 저자라는 다양한 직함에 걸맞게 바쁘게 활동하면서 경제계의 다양한 소식을 누구보다 빠르게 접해 왔던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 경제사의 흐름 속에 시류를 잘 따라가 큰돈을 벌었거나 조금이라도 그 시류에서 벗어나 그나마 벌었던 재산을 모두 날려버렸던 숨겨진 큰손들의 에피소드를 통해 그들이 어떻게 미래를 예상했고 어떤 상황에서 적절한 대응을 통해 재산을 모았는지 알려 준다.
만약 지금까지 언론이나 매체에 자주 등장하고 잘 알려진 기업이나 부자들이 한국 경제의 전부라고 생각했다면, 이 책은 지금부터 그 고정관념을 깨뜨려 줄 것이다.

격동의 대한민국 경제사 뒤에는
보이지 않는 재벌이 있었다!

시장의 조연을 넘어 실세로 군림했던
그들의 흥망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1장.
세상이 암울할 때는 현금 장사가 최고’에서는 군사 정권 시기 혼란스러운 정치 경제적 상황에서 재산을 불린 현금왕 단사천, 대부로 불린 이상순, 삼화 재벌 남상옥 등의 뒷이야기를 풀어낸다.
‘2장.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주식 시장’에서는 주식 시장 개설과 더불어 발전하기 시작한 주식, 채권 시장에서 억대 수익을 올린 광화문 곰, 백 할머니, 민병길, 장영자·이철희 등 아직까지 전설로 회자되는 큰손들의 시작과 끝을 조명한다.
‘3장.
강남 개발과 부동산 부자의 탄생’에서는 강남 부동산 개발을 기회로 삼아 해성산업 단재완, 가락건설 김대중, 칠산개발 박옥성 등 부동산 재벌이 탄생한 과정을 따라간다.


‘4장.
주식 시장의 도약과 외환 위기의 도래’에서는 금융실명제와 외환 위기 속 새로운 투기판으로 등장한 선물 옵션 시장에서 활약한 목포 세발낙지 장기철, 압구정 미꾸라지 윤강로, 백한 바퀴 김형진 등의 성공과 실패를 분석한다.
‘5장. IT 붐과 새로운 부의 탄생’에서는 코스닥 시장에서 일어난 IT 기업 열풍과 청약 열기, 새로운 세력 조폭들의 주가 조작과 라덕연, 슈퍼 메기 선경래를 둘러싼 이슈들을 다룬다.
‘6장.
여전히 성업 중인 사채 시장’에서는 새롭게 등장한 가상 화폐 시장에서 두각을 보인 워뇨띠 등의 신흥 큰손들과 코스닥, 주식, 사모 펀드 등 점차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는 명동 사채업자들의 최근 현황을 보여준다.

저자는 큰손들의 화려한 성공과 추락을 오갔던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돈은 살아있는 생물처럼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끝없이 살아 움직이며, 독자들도 앞서 우리보다 먼저 돈을 만졌던 큰손들처럼 시대와 돈의 흐름을 잘 읽고 돈이 자신의 곁에 가능한 한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과정에서 한국의 큰손들이 모두 합법적이고 도덕적인 삶을 살았다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들을 비난하고 미워만 할 것이 아니라 그 삶의 궤적을 통해서 얻을 것은 얻고 버릴 것은 버리는 유연한 태도를 통해 모두 부자가 될 수 있는 원리를 이 책을 통해 찾기를 바란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5년 06월 30일
- 쪽수, 무게, 크기 : 348쪽 | 594g | 148*210*22mm
- ISBN13 : 9788984012707
- ISBN10 : 898401270X

You may also like

카테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