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숨은 가능성을 깨우는 놀이의 힘

"아이는 꽃처럼 서두르지 않고 피어납니다." 이 문장은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아이들의 성장은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각자의 속도로 이루어지며, 조급함은 오히려 그 과정을 방해할 뿐이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유치원 현장에서 30년을 보내고, 세 아이의 엄마로서의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공유한다.
그 핵심은 바로 놀이가 아이의 성장과 배움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놀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놀이가 아이의 사회적 관계, 창의성, 탐구심을 어떻게 키워주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한다.
지은이는 놀이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아이가 미래를 설계하는 중요한 언어라고 말한다.
아이가 놀이를 통해 관계를 맺고, 상상력을 발휘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배움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은이는 부모와 교사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것’이야말로 그들의 성장을 돕는 가장 큰 힘이라고.
아이가 자유롭게 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그 안에서 스스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그러한 믿음을 실천으로 옮기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귀중한 통찰과 영감을 줄 것이다.

상담 중 엄마들에게 “유치원에서 아이가 무엇을 배웠으면 좋겠어요?”라고 묻곤 한다.
많은 엄마들이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냈으면”, “다치지 않고 잘 놀았으면”, “편식 없이 잘 먹었으면”이라고 말한다.
결국, 부모들이 바라는 것은 건강과 사회성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강점과 약한 부분을 지닌 독특한 존재다.
인지 능력이 뛰어나지만 사회성이 약한 아이, 신체는 튼튼하지만 공격적인 아이, 공감 능력은 좋으나 언어 발달이 늦은 아이 등 모든 아이는 서로 다른 퍼즐 조각처럼 제각각의 색을 지닌다.
--- p.15

유치원 생활 30년간 나는 수많은 아이들과 부모들을 만났다.
아이에게서 부모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부모의 모습에서 아이를 보기도 한다.
부모의 기질, 성격, 경험, 지혜에 따라 아이를 양육하는 모습도 각기 다르다.
하지만 결국 부모의 마음은 하나다.
아이에게 자신이 가진 가장 좋은 것을 물려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다.
부모 중 아이였던 적이 없는 부모는 없다.
내 아이의 특성을 하나씩 들여다보노라면 내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 아이가 누구를 닮겠는가? 내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내 아이인데 말이다.
부모는 자기 아이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강점은 살리고, 약한 부분은 강해지도록 도와주면 된다.
--- p.24

우리는 환경이라는 교사 앞에서 매일 배우고 있다.
말이 없어도, 교과서가 없어도 환경은 가르친다.
아이의 곁에 있는 모든 것(공간, 감정, 관계), 그 자체가 교사가 된다.
아이가 행복한 성장을 이루려면, 우리는 환경을 단지 꾸며주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교사’로 구성해야 한다.
이처럼 환경은 아이의 성장을 조용히 이끄는 가장 강력한교사로서 존재한다.
--- p.50

우리는 종종 아이의 집중력을 ‘조용히 앉아 있는 시간’으로만 판단한다.
하지만 유아기의 집중은 훨씬 더 움직임이 많고, 감정에 민감하며, 즉흥적인 흐름 속에서 일어난다.
아이가 집중이 전혀 안 되는 것처럼 보여도, 어쩌면 자기만의 리듬으로 몰입할 준비 중일지도 모른다.
그 리듬을 무시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것.
바로 거기에서 아이는 응답하고, 집중력이 자라난다.
아이의 집중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만들어주는 환경과 태도 속에서 길러지는 ‘생활의 힘’이다.
--- p.88

아이에게 실패를 이겨낼 수 있도록 따뜻하게 지지해주는 환경은 그 자체로 큰 힘이 된다.
왜냐하면 ‘실패를 겪더라도 다시 시도할 수 있다’라는 내면의 믿음이 그 안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 p.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