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걷는다
Description
책소개
아마존 분야 1위, 판매부수 6만 부 돌파!
인류 진화부터 거리 디자인까지
360도로 「걷기」를 파헤친 최초의 논픽션
“걷지 않은 하루는 인생에 쌓이지 않는다!”(인문학자 김종원)
“읽자마자 걷고 싶어지는 책!
감각이, 마음이 깨어난다.
무엇보다 즐겁다”(정신과전문의 문요한)
당신의 발걸음에 담긴
뇌, 몸, 인류, 도시 이야기
‘걷는 게 이렇게 즐거웠던가?’
계기는 한 신발이었다.
발가락이 자유로운 신발을 신고 2년쯤 지나자 다른 신발을 신을 수 없게 됐다.
몸도, 머리도 놀랍도록 가벼웠기 때문이다.
―책 서문 중에서
인간이 걷지 않게 된 지 오래다.
하루 3킬로도 걷지 않는 침팬지와 인간을 구분되게 한 것은 두 발로 장거리를 걷는 행동, 다름 아닌 직립 이족보행이었다.
하지만 깨어 있는 시간의 60% 이상을 의자에 앉게 된 현대인은 ‘걷는 존재’로서 본래의 설계와는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고 있다.
『걷는다』는 걷기라는 단순한 행위가 인간의 모든 영역에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최신 연구와 생생한 체험을 바탕으로 파헤친 논픽션이다.
저자는 산업·금융의 최전선에서 기사를 써온 경제 저널리스트이지만, 어느날 발이 편안한 신발과의 만남을 계기로 ‘걷기’의 세계에 눈을 떴다.
이후 경제 미디어 NewsPicks에 연재한 칼럼이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이번 책으로 이어졌다.
저자는 뇌과학, 인류학, 도시학, 의학 논문을 종횡무진하며 걷기의 생리학부터 일과 수면, 식생활, 인간관계, 도시, 경영, 그리고 행복의 구조까지 확장되는 놀라운 탐구의 궤적을 펼친다.
이 책은 일본에서 서점에 놓이기 전부터 증쇄 요청이 쏟아졌고 출간 직후 6만 부 판매를 돌파하며 가장 큰 화제작이 되었다.
걸을 때 자신의 동작을 의식해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다리를 들어 몸을 기울이고 앞으로 향한다.
당연하게만 여겼던 이 움직임을 새삼 들여다본 저자가 마주한 것은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주목했던 ‘발의 경이로움’, 그 발을 신발에 가두고 차로 대체한 현대문명이 타고난 기적으로부터 우리를 얼마나 멀어지게 했는가에 대한 ‘진실’이었다.
그렇게 저자는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그렇기에 가장 행복한 감각을 회복할 실마리를 찾으며 ‘뇌-신체-도시-발-신발-자연’ 여섯 가지 키워드로 걷기를 해부한다.
‘뇌’에서는 산책을 경영 도구로 삼은 세계 리더들을 조명하며 걷기가 창의성을 자극하는 과정을, ‘신체’에서는 “앉는 인류”라는 신조어로 장시간 좌식생활이 초래한 병리적 문제를 짚는다.
‘도시’에서는 뉴욕, 도쿄, 홍콩, 인도네시아의 보행 환경을 비교하고, ‘발’과 ‘신발’ 편에서는 기술이 우리 몸을 어떻게 변형시켰는지 나이키 등 유수 브랜드들의 개발 스토리를 따라간다.
마지막장에서는 ‘자연’을 걷는 일의 잊혀진 의미를 아이슬란드 트레킹 경험과 함께 풀어낸다.
사람들의 컨디션이 안 좋아진 역사는 곧 앉아 있게 된 역사다.
『걷는다』는 AI 등 편리함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대에 왜 우리는 점점 활력을 잃어가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우리의 시선을 다시 ‘발끝’으로 돌려놓는다.
“걷는 것을 그전과 같이 바라볼 수 없다”는 아마존 독자의 평처럼, 사회학·역학·통계 데이터를 중심으로 걷기를 둘러싼 역사와 일상을 새로운 관점에서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처럼 추적했다.
걷기가 단순한 이동을 넘어 근현대라는 찰나의 시간 속에 인간이 잃어버리고 만 단 하나의 능력으로 설득력 있게 되살아온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즈음이면, 독자 역시 같은 깨달음에 닿게 될 것이다.
걷는다는 것은 존귀한 일이다.
그리고, 걸으면 모든 것이 바뀐다.
인류 진화부터 거리 디자인까지
360도로 「걷기」를 파헤친 최초의 논픽션
“걷지 않은 하루는 인생에 쌓이지 않는다!”(인문학자 김종원)
“읽자마자 걷고 싶어지는 책!
감각이, 마음이 깨어난다.
무엇보다 즐겁다”(정신과전문의 문요한)
당신의 발걸음에 담긴
뇌, 몸, 인류, 도시 이야기
‘걷는 게 이렇게 즐거웠던가?’
계기는 한 신발이었다.
발가락이 자유로운 신발을 신고 2년쯤 지나자 다른 신발을 신을 수 없게 됐다.
몸도, 머리도 놀랍도록 가벼웠기 때문이다.
―책 서문 중에서
인간이 걷지 않게 된 지 오래다.
하루 3킬로도 걷지 않는 침팬지와 인간을 구분되게 한 것은 두 발로 장거리를 걷는 행동, 다름 아닌 직립 이족보행이었다.
하지만 깨어 있는 시간의 60% 이상을 의자에 앉게 된 현대인은 ‘걷는 존재’로서 본래의 설계와는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고 있다.
『걷는다』는 걷기라는 단순한 행위가 인간의 모든 영역에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최신 연구와 생생한 체험을 바탕으로 파헤친 논픽션이다.
저자는 산업·금융의 최전선에서 기사를 써온 경제 저널리스트이지만, 어느날 발이 편안한 신발과의 만남을 계기로 ‘걷기’의 세계에 눈을 떴다.
이후 경제 미디어 NewsPicks에 연재한 칼럼이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이번 책으로 이어졌다.
저자는 뇌과학, 인류학, 도시학, 의학 논문을 종횡무진하며 걷기의 생리학부터 일과 수면, 식생활, 인간관계, 도시, 경영, 그리고 행복의 구조까지 확장되는 놀라운 탐구의 궤적을 펼친다.
이 책은 일본에서 서점에 놓이기 전부터 증쇄 요청이 쏟아졌고 출간 직후 6만 부 판매를 돌파하며 가장 큰 화제작이 되었다.
걸을 때 자신의 동작을 의식해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다리를 들어 몸을 기울이고 앞으로 향한다.
당연하게만 여겼던 이 움직임을 새삼 들여다본 저자가 마주한 것은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주목했던 ‘발의 경이로움’, 그 발을 신발에 가두고 차로 대체한 현대문명이 타고난 기적으로부터 우리를 얼마나 멀어지게 했는가에 대한 ‘진실’이었다.
그렇게 저자는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그렇기에 가장 행복한 감각을 회복할 실마리를 찾으며 ‘뇌-신체-도시-발-신발-자연’ 여섯 가지 키워드로 걷기를 해부한다.
‘뇌’에서는 산책을 경영 도구로 삼은 세계 리더들을 조명하며 걷기가 창의성을 자극하는 과정을, ‘신체’에서는 “앉는 인류”라는 신조어로 장시간 좌식생활이 초래한 병리적 문제를 짚는다.
‘도시’에서는 뉴욕, 도쿄, 홍콩, 인도네시아의 보행 환경을 비교하고, ‘발’과 ‘신발’ 편에서는 기술이 우리 몸을 어떻게 변형시켰는지 나이키 등 유수 브랜드들의 개발 스토리를 따라간다.
마지막장에서는 ‘자연’을 걷는 일의 잊혀진 의미를 아이슬란드 트레킹 경험과 함께 풀어낸다.
사람들의 컨디션이 안 좋아진 역사는 곧 앉아 있게 된 역사다.
『걷는다』는 AI 등 편리함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대에 왜 우리는 점점 활력을 잃어가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우리의 시선을 다시 ‘발끝’으로 돌려놓는다.
“걷는 것을 그전과 같이 바라볼 수 없다”는 아마존 독자의 평처럼, 사회학·역학·통계 데이터를 중심으로 걷기를 둘러싼 역사와 일상을 새로운 관점에서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처럼 추적했다.
걷기가 단순한 이동을 넘어 근현대라는 찰나의 시간 속에 인간이 잃어버리고 만 단 하나의 능력으로 설득력 있게 되살아온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즈음이면, 독자 역시 같은 깨달음에 닿게 될 것이다.
걷는다는 것은 존귀한 일이다.
그리고, 걸으면 모든 것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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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들어가며: 왜 인간은 걷는가?
Step 1 뇌: 걸으면 아이디어가 쏟아진다
잡스도 저커버그도 마구 걷는다 | 위인들은 눈치채고 있었다 | 걸으면 뇌는 어려진다?! | 스탠포드의 ‘걷기 실험’ | 걷기와 창의력의 관계 | 워킹 미팅이라는 방법 | 베토벤, 뇌를 쉬게 하다
[칼럼: 창의력을 높이는 습관]
Step 2 신체: 호모 세덴타리우스-앉는 인류
걷기의 다섯 가지 효과 | 애플워치에서 강조된 것 | ‘자는 시간’보다 긴 ‘앉는 시간’ | 호모 세덴타리우스
[칼럼: 건강을 유지하는 습관]
Step 3 도시: 도시화라는 인체실험
세계 각국의 걸음 수 랭킹 | ‘활동 격차’라는 신개념 | 지구상에 가장 걷기 좋은 도시 | 워킹 대국의 지금 | 걷지 않는 나라, 미국 | 걸어 다닐 수 있는 거리의 가치가 오르다 | 자동차 VS 보행자 | 메트로 사피엔스
Step 4 발: 두 발로 걷는다는 기적
보행 메커니즘 | 걸어서 살이 빠지면 곤란하다 | 수렵채집 시대의 하루 | 발은 정밀기기 | ‘현대판 전족’을 한 사람들 | 발을 해방하라 | 우리의 발은 망가져 있다
[칼럼: 신발이 바뀌면 걷고 싶어진다]
Step 5 신발: 신는 물건이라는 테크놀로지
또 하나의 ‘달리는 실험실’ | 하버드 교수의 횃불 | 제로 드롭 탄생 비화 | 슈즈 브랜드 창업의 장렬함 | 신체를 ‘자연스러운 위치’에 두다 | 알트라의 가설 | 베어풋 슈즈 열풍은 왜 끝났을까? | 쿠션의 의미 | 장거리 하이커들의 신발 랭킹 | 풋웨어 업계의 ‘다음 물결’ | BORN TO WALK
Step 6 자연: 문명과 함께 잃어버린 것
불과 얼음의 섬 | 나 자신을 짊어지는 법 | ‘진짜 현실’을 보다 | 철수 | 몸으로 배운다는 것 | 행복론
Step 1 뇌: 걸으면 아이디어가 쏟아진다
잡스도 저커버그도 마구 걷는다 | 위인들은 눈치채고 있었다 | 걸으면 뇌는 어려진다?! | 스탠포드의 ‘걷기 실험’ | 걷기와 창의력의 관계 | 워킹 미팅이라는 방법 | 베토벤, 뇌를 쉬게 하다
[칼럼: 창의력을 높이는 습관]
Step 2 신체: 호모 세덴타리우스-앉는 인류
걷기의 다섯 가지 효과 | 애플워치에서 강조된 것 | ‘자는 시간’보다 긴 ‘앉는 시간’ | 호모 세덴타리우스
[칼럼: 건강을 유지하는 습관]
Step 3 도시: 도시화라는 인체실험
세계 각국의 걸음 수 랭킹 | ‘활동 격차’라는 신개념 | 지구상에 가장 걷기 좋은 도시 | 워킹 대국의 지금 | 걷지 않는 나라, 미국 | 걸어 다닐 수 있는 거리의 가치가 오르다 | 자동차 VS 보행자 | 메트로 사피엔스
Step 4 발: 두 발로 걷는다는 기적
보행 메커니즘 | 걸어서 살이 빠지면 곤란하다 | 수렵채집 시대의 하루 | 발은 정밀기기 | ‘현대판 전족’을 한 사람들 | 발을 해방하라 | 우리의 발은 망가져 있다
[칼럼: 신발이 바뀌면 걷고 싶어진다]
Step 5 신발: 신는 물건이라는 테크놀로지
또 하나의 ‘달리는 실험실’ | 하버드 교수의 횃불 | 제로 드롭 탄생 비화 | 슈즈 브랜드 창업의 장렬함 | 신체를 ‘자연스러운 위치’에 두다 | 알트라의 가설 | 베어풋 슈즈 열풍은 왜 끝났을까? | 쿠션의 의미 | 장거리 하이커들의 신발 랭킹 | 풋웨어 업계의 ‘다음 물결’ | BORN TO WALK
Step 6 자연: 문명과 함께 잃어버린 것
불과 얼음의 섬 | 나 자신을 짊어지는 법 | ‘진짜 현실’을 보다 | 철수 | 몸으로 배운다는 것 | 행복론
상세 이미지
책 속으로
논문들을 하나하나 샅샅이 읽어가며 내가 느낀 점은 어쩌면 ‘사람은 걸으면 건강해진다’의 반대였다.
‘사람은 걷지 않게 되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사실이 더 눈에 띄었던 것이다.
즉, 걷기가 ‘플러스’ 해주는 게 아니다.
오히려 인체의 부조화라는 마이너스를 ‘제로’로 되돌려주는 양상에 가깝다.
--- p.84
함께 걷는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도 자연스레 서로의 걸음 속도에 맞춘다고 한다.
이는 같이 걷는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려는 경향에서 비롯된다.
워킹 미팅의 이러한 효과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것을 습관화했던 스티브 잡스 자신이 대화의 집중력을 저해하는 스마트폰이란 물건을 발명해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을 단숨에 바꿔버린 장본인이라는 점은 기묘한 모순으로 느껴진다.
--- p.88
미국인과 멕시코인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계측한 걸음 수로 본 평균 활동량은 동등했다.
그런데 미국인은 멕시코인보다 활동 수준의 분포가 더 넓다.
즉, 자주 걷는 사람과 자주 앉는 사람 사이에 격차가 크고, 이는 미국 전체의 비만 만연율이 높은 것과도 연관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왜 활동 격차가 생기는가’, 그 이유다.
놀랍게도 활동 격차가 큰 나라에서는 여성의 활동량이 남성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에서는 여성의 활동량이 남성보다 상당히 낮은데, 활동 격차의 43%가 이 ‘성별 격차’에 따른 것이었다.
어째서 여성은 걷지 않는 것일까.
--- p.109
웨스트 미시간 교외에 본사를 둔 울버린 월드 와이드사는 직원 유출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그 원인은 ‘거리의 일상’의 결여였다.
이는 새로 부임한 직원의 가족들이 지역사회와 접점을 찾지 못했다는 뜻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웨스트 미시간 주민들은 타지 사람을 반기는 개방적 기질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이런 상황에 빠진 것은 교류의 장이 ‘차량으로만 접근할 수 있다’는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초대받지 않는 한 교류의 서클을 파고들어갈 여지가 없다.
--- p.125
“목적지에 얽매여 있는 것은 현대인뿐이에요.”
나리타가 담담히 일러주었다.
“그저 걷고 먹을 것이 있고 한가로이 보낼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해요.”
게다가 매번 발 디딜 곳을 골라야 하는 점도 현대의 보행과는 사정이 달랐다.
평소에는 아스팔트든 계단이든 딱히 신경쓰지 않고 걸었는데, 그렇게 ‘발판’에 대한 의식을 잊어버리게 만든 것이 도시임을 통감했다.
--- p.157
“뒤집어 말하면, 우리가 본래의 신체 기능을 사용하지 못한채 걸어 다니고 있다는 말인가요?”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놀란 순간은 고미네 히데유키 디렉터의 맨발을 봤을 때였다.
현대인의 그것과는 모양이 전혀 다르다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다.
단련된 흔적이 역력했고, 동행한 카메라맨 한 명도 숨을 삼켰다.
나중에 그는 “저런 발은 처음 봤다”고 속삭였다.
신발 사이즈가 크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발 전체가 입체적으로 커다랗고 땅을 움켜잡는 근육이 탄탄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 p.165
뾰족하면 뾰족할수록 ‘유행의 최첨단을 달리는 나’를 뽐낼 수 있었으며, 신분이 높다는 우월감을 과시할 수 있었다.
이 신발 때문에, 1396년 오스만제국의 압승으로 끝난 니코폴리스 전투에서 프랑스군은 신속히 퇴각하기 위해 앞코를 잘라내야 했다는 일화까지 남아 있다.
전쟁터에까지 풀렌을 신고 나갔던 것이다.
--- p.174
수평선으로 이어지는 기복과 그 위에 펼쳐진 하늘뿐.
정말 아무것도 없는 ‘단지 푸른 하늘’을 지금까지 본 기억이 없다.
기나긴 길을 오직 두 발로 걸으며 추위와 피로를 이겨내고 도달한 이틀째 아침, 나는 확실한 실감에 휩싸였다.
‘이것을 위해 걸어왔다’고.
특정한 경치가 목적이었던 게 아니다.
도시에서는 돈으로 쾌적함을 살 수 있지만, 여기에서는 자신의 발과 의지로밖에 얻을 수 없다.
인간이 만든 돈이나 국가와는 달리, 자연의 대지는 누구에게나 상냥하고 또 엄격하다.
즉 모든 인간에게 평등하다.
‘사람은 걷지 않게 되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사실이 더 눈에 띄었던 것이다.
즉, 걷기가 ‘플러스’ 해주는 게 아니다.
오히려 인체의 부조화라는 마이너스를 ‘제로’로 되돌려주는 양상에 가깝다.
--- p.84
함께 걷는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도 자연스레 서로의 걸음 속도에 맞춘다고 한다.
이는 같이 걷는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려는 경향에서 비롯된다.
워킹 미팅의 이러한 효과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것을 습관화했던 스티브 잡스 자신이 대화의 집중력을 저해하는 스마트폰이란 물건을 발명해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을 단숨에 바꿔버린 장본인이라는 점은 기묘한 모순으로 느껴진다.
--- p.88
미국인과 멕시코인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계측한 걸음 수로 본 평균 활동량은 동등했다.
그런데 미국인은 멕시코인보다 활동 수준의 분포가 더 넓다.
즉, 자주 걷는 사람과 자주 앉는 사람 사이에 격차가 크고, 이는 미국 전체의 비만 만연율이 높은 것과도 연관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왜 활동 격차가 생기는가’, 그 이유다.
놀랍게도 활동 격차가 큰 나라에서는 여성의 활동량이 남성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에서는 여성의 활동량이 남성보다 상당히 낮은데, 활동 격차의 43%가 이 ‘성별 격차’에 따른 것이었다.
어째서 여성은 걷지 않는 것일까.
--- p.109
웨스트 미시간 교외에 본사를 둔 울버린 월드 와이드사는 직원 유출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그 원인은 ‘거리의 일상’의 결여였다.
이는 새로 부임한 직원의 가족들이 지역사회와 접점을 찾지 못했다는 뜻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웨스트 미시간 주민들은 타지 사람을 반기는 개방적 기질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이런 상황에 빠진 것은 교류의 장이 ‘차량으로만 접근할 수 있다’는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초대받지 않는 한 교류의 서클을 파고들어갈 여지가 없다.
--- p.125
“목적지에 얽매여 있는 것은 현대인뿐이에요.”
나리타가 담담히 일러주었다.
“그저 걷고 먹을 것이 있고 한가로이 보낼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해요.”
게다가 매번 발 디딜 곳을 골라야 하는 점도 현대의 보행과는 사정이 달랐다.
평소에는 아스팔트든 계단이든 딱히 신경쓰지 않고 걸었는데, 그렇게 ‘발판’에 대한 의식을 잊어버리게 만든 것이 도시임을 통감했다.
--- p.157
“뒤집어 말하면, 우리가 본래의 신체 기능을 사용하지 못한채 걸어 다니고 있다는 말인가요?”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놀란 순간은 고미네 히데유키 디렉터의 맨발을 봤을 때였다.
현대인의 그것과는 모양이 전혀 다르다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다.
단련된 흔적이 역력했고, 동행한 카메라맨 한 명도 숨을 삼켰다.
나중에 그는 “저런 발은 처음 봤다”고 속삭였다.
신발 사이즈가 크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발 전체가 입체적으로 커다랗고 땅을 움켜잡는 근육이 탄탄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 p.165
뾰족하면 뾰족할수록 ‘유행의 최첨단을 달리는 나’를 뽐낼 수 있었으며, 신분이 높다는 우월감을 과시할 수 있었다.
이 신발 때문에, 1396년 오스만제국의 압승으로 끝난 니코폴리스 전투에서 프랑스군은 신속히 퇴각하기 위해 앞코를 잘라내야 했다는 일화까지 남아 있다.
전쟁터에까지 풀렌을 신고 나갔던 것이다.
--- p.174
수평선으로 이어지는 기복과 그 위에 펼쳐진 하늘뿐.
정말 아무것도 없는 ‘단지 푸른 하늘’을 지금까지 본 기억이 없다.
기나긴 길을 오직 두 발로 걸으며 추위와 피로를 이겨내고 도달한 이틀째 아침, 나는 확실한 실감에 휩싸였다.
‘이것을 위해 걸어왔다’고.
특정한 경치가 목적이었던 게 아니다.
도시에서는 돈으로 쾌적함을 살 수 있지만, 여기에서는 자신의 발과 의지로밖에 얻을 수 없다.
인간이 만든 돈이나 국가와는 달리, 자연의 대지는 누구에게나 상냥하고 또 엄격하다.
즉 모든 인간에게 평등하다.
--- p.298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5년 10월 29일
- 쪽수, 무게, 크기 : 316쪽 | 130*195*30mm
- ISBN13 : 9791140716289
- ISBN10 : 11407162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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