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 말하게 하라
Description
책소개
‘근대’라는 잣대를 벗어나 조선 518년을 꿰뚫는 탁월한 시선을 얻는다!
① 시대의 공부 스승 김인환 4부작의 마지막 고리
② 지성사의 방법론으로 재편해 보는 조선이라는 시대
③ 우리가 열어 가야 할 미래에 대한 단서 제시
④ 문학 평론에서 역사 철학으로 김인환의 사유 체계를 안내하는 지형도
문학 평론가 김인환 고려대학교 명예 교수의 새 책이 2025년 3월 수류산방에서 나왔다.
『다 말하게 하라: 유교조선 지성사론』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한국 시문학의 역사를 새로 쓰고자 한 김인환 4부작의 네 번째 저작이다.
출간될 때마다 학계의 이목을 끌었던 『한국 고대 시가론』(2007) 『고려 한시 삼백수』(2014) 『한국 현대시론 강의』(2024)의 사이를 이으며 조선의 정신사적 배경을 밝힌다.
“문학이건 사상이건 과거는 과거 속에서 보아야 한다는 나의 내재 분석론(內在分析論)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에서 정리해 본 결과가 이 ‘유교조선 지성사론’이다.”
저자는 조선 518년을 ‘유교조선’으로 명명하고, 정초―형성--동요―안정―하강―이행의 여섯 단계로 시대를 구분한다.
시대별 정치와 경제상을 사료와 수치로 설명함으로써 계급별 삶의 실상을 드러낸 다음, 그에 기인하거나 반하는 사상의 큰 흐름을 여러 저작 속에서 읽어 내어 각각 형식주의―이상주의―규범주의―현실주의―제도주의―경험주의로 묶어 낸다.
총체적으로 조선과 그에 속한 각각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구체적 생활과 심성을 파악하는 새로운 틀을 제안한다.
6개 시대의 지성사를 대표하는 사례로서 김인환은 각각 세종의 한글 창제(형식주의), 퇴계 이황의 언행록(이상주의), 우암 송시열(규범주의)과 그에 대한 반론, 연암 박지원(현실주의), 다산 정약용(제도주의)과 수운 최제우의 비교, 한원진 · 임성주 · 기정진 · 최한기의 이기에 대한 자율적 해석과 그 의의(경험주의) 등을 꼽아 논한다.
이 책의 제목이 ‘유교조선’이지만, 저자가 이들을 꼽은 것은 뛰어난 유학자로서가 아니다.
이들은 유교를 지배 이념으로 내건 조선의 체제 안에서 각 시대 지성사의 한 면을 구체화하는 인물들이다.
① 시대의 공부 스승 김인환 4부작의 마지막 고리
② 지성사의 방법론으로 재편해 보는 조선이라는 시대
③ 우리가 열어 가야 할 미래에 대한 단서 제시
④ 문학 평론에서 역사 철학으로 김인환의 사유 체계를 안내하는 지형도
문학 평론가 김인환 고려대학교 명예 교수의 새 책이 2025년 3월 수류산방에서 나왔다.
『다 말하게 하라: 유교조선 지성사론』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한국 시문학의 역사를 새로 쓰고자 한 김인환 4부작의 네 번째 저작이다.
출간될 때마다 학계의 이목을 끌었던 『한국 고대 시가론』(2007) 『고려 한시 삼백수』(2014) 『한국 현대시론 강의』(2024)의 사이를 이으며 조선의 정신사적 배경을 밝힌다.
“문학이건 사상이건 과거는 과거 속에서 보아야 한다는 나의 내재 분석론(內在分析論)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에서 정리해 본 결과가 이 ‘유교조선 지성사론’이다.”
저자는 조선 518년을 ‘유교조선’으로 명명하고, 정초―형성--동요―안정―하강―이행의 여섯 단계로 시대를 구분한다.
시대별 정치와 경제상을 사료와 수치로 설명함으로써 계급별 삶의 실상을 드러낸 다음, 그에 기인하거나 반하는 사상의 큰 흐름을 여러 저작 속에서 읽어 내어 각각 형식주의―이상주의―규범주의―현실주의―제도주의―경험주의로 묶어 낸다.
총체적으로 조선과 그에 속한 각각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구체적 생활과 심성을 파악하는 새로운 틀을 제안한다.
6개 시대의 지성사를 대표하는 사례로서 김인환은 각각 세종의 한글 창제(형식주의), 퇴계 이황의 언행록(이상주의), 우암 송시열(규범주의)과 그에 대한 반론, 연암 박지원(현실주의), 다산 정약용(제도주의)과 수운 최제우의 비교, 한원진 · 임성주 · 기정진 · 최한기의 이기에 대한 자율적 해석과 그 의의(경험주의) 등을 꼽아 논한다.
이 책의 제목이 ‘유교조선’이지만, 저자가 이들을 꼽은 것은 뛰어난 유학자로서가 아니다.
이들은 유교를 지배 이념으로 내건 조선의 체제 안에서 각 시대 지성사의 한 면을 구체화하는 인물들이다.
목차
0-0 앞말 [김인환]
0-1 운행 기록 차례
Z 부록 김인환 지성사론, 완강히 달램 [수류산방(+심세중)]
Z 부록 김인환 저작 발췌
0-2 서문 [김인환]
0-3 탑승 인물
A 15세기
A-1 정초 단계
A-2 형식주의
B 16세기
B-1 형성 단계
B-2 이상주의
C 17세기
C-1 동요 단계
C-2 규범주의
D 18세기
D-1 안정 단계
D-2 현실주의
E 19세기
E-1 하강 단계
E-2 제도주의
F 왕조 말기
F-1 이행 단계
F-2 경험주의
0-4 참고 문헌
0-5 뒷말 [김인환]
0-1 운행 기록 차례
Z 부록 김인환 지성사론, 완강히 달램 [수류산방(+심세중)]
Z 부록 김인환 저작 발췌
0-2 서문 [김인환]
0-3 탑승 인물
A 15세기
A-1 정초 단계
A-2 형식주의
B 16세기
B-1 형성 단계
B-2 이상주의
C 17세기
C-1 동요 단계
C-2 규범주의
D 18세기
D-1 안정 단계
D-2 현실주의
E 19세기
E-1 하강 단계
E-2 제도주의
F 왕조 말기
F-1 이행 단계
F-2 경험주의
0-4 참고 문헌
0-5 뒷말 [김인환]
책 속으로
문학이건 사상이건 과거는 과거 속에서 보아야 한다는 나의 내재 분석론(內在分析論)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에서 정리해 본 결과가 이 『다 말하게 하라(유교 조선 지성사론)』이다.
우리는 언제나 현재의 시선으로 과거를 보기 때문에 과거의 시각으로 과거를 보려고 애써 노력하지 않으면 늦게 태어난 자의 횡포를 피하지 못한다.
근대의 시각에서 전근대를 보는 사람에게는 근대가 어째서 역사 해석의 기준이 될 수 있는가라는 반성이 없다.
인간은 백만 년 후에도 기존의 지식을 넘어 미지의 진리를 탐구하고 있을 것이며 자기 세상과 다른 세상을 구상하고 있을 것이다.
근대는 역사를 보는 절대 기준이 될 수 없다.
---「CJS 518호의 운행 궤적 분석」중에서
각 붕당은 서로 공당(公黨)이 되려고 노력하였다.
붕당 사이에 포용과 견제, 대립과 균형의 원리가 작용하는 면도 있었다.
그러나 자기 당과 다른 당의 대립을 군자당과 소인당의 대립으로 구별하기 시작하면서 붕당의 대립이 아군과 적군의 대립으로 전개되었다.
원래 유학에서 군자(君子)(chuntzu, junzi)는 진리 탐구자(a seeker of the way)를 가리키는 일반 명사였으나, 이들은 군자당을 다른 당파와 구별해서 자기 당파를 가리키는 고유 명사로 사용했다.
16세기에 리와 기 가운데 어느 것이 먼저인가에 대한 논쟁이 있었는데, 리와 기가 나눌 수 없이 얽혀 있다는 데 모두 동의하면서도 당파에 따라 논쟁이 양극화되었고 끝내 유교조선의 양반들은 경기·충청 당파와 경상도 당파의 어느 한 쪽을 선택하게 되었다.
표면적으로는 철학적·도덕적 논쟁인 것처럼 보였으나 사실은 토지와 노비와 관직을 차지하려는 이기적인 패거리 싸움이었다.
--- p.36
서인들은 자신들이 명나라의 신하이기 때문에 명나라의 제후인데도 명나라에 대한 충성심이 부족한 광해군을 쫓아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명나라가 망한 후에도 폭정을 펴다 자살한 명나라의 마지막 황제[의종(毅宗) 숭정제(崇禎帝)]를 위해서 음악도 듣지 않고 살았다.
명나라 황제는 정치를 잘못해도 충성해야 하고 조선의 임금은 정치를 잘못하면 쫓아내야 한다는 서인의 규범주의는 그 실질적인 목적이 왕권의 견제에 있었다.
조선의 국왕과 관료는 모두 명나라 황제의 신민이라는 점에서 동격이며 그 차이는 절대적인 차이가 아니라 명나라 관직의 위계에 따른 상대적인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노론의 비현실적인 반청향명(反淸向明)은 19세기에 이르러 현실에서도 효과를 발휘하여 결국 조선의 왕권을 무력화하고 말았다.
--- p.105
현대의 기업가가 이윤율과 이자율을 척도로 삼아 투자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려고 하는 데 반하여 박지원은 농민의 경제적 안정이라는 복지 후생의 효율을 기준으로 삼아 정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려고 하였다.
어느 경우에나 사회의 기술 생산 체계를 먼저 파악하지 못하면 투자와 정책의 방향을 결정할 수 없다.
박지원은 고을 단위로 농민 1인당 평균 농지와 실제로 농민이 소유하고 있는 1인당 농지를 비교하여 18세기 조선의 토지 독점도를 계산하였다.
『과농소초』에 소개되어 있는 농기구들을 통해서 우리는 박지원의 시대가 가래·쟁기·호미의 시대와 경운기·이앙기·트랙터·콤바인의 시대 사이에 있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 p.134
최제우는 신내림과 신들림과 스스로 깨침을 하나로 보았다.
사람은 자기의 의지로 정직과 관용을 실천할 만큼 전능한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자신이 누리는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하느님의 선물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의 허위와 편협은 하느님의 징벌이다.
--- p.190
노동이란 단순히 땀을 흘리는 데 그치는 행동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이 외부로 표현되어 물질에 정신적 가치를 새겨 넣는 활동이다.
나의 작업이 거대한 노동 체계의 일부로 융합되고 다시 의미 있는 생활 세계로 흘러들어 가치의 창조에 기여할 수 있다는 믿음은 노동의 근거가 된다.
만일 나의 땀이 차별과 의존의 심화에 도움이 될 뿐이라면 노동은 진정성을 상실하고 허무의 나락으로 굴러가게 될 것이다.
--- p.192
1907년[순종 즉위년][정미] 9월 17일에 유길준이 순종에게 올린 상소문에는 개화파의 기술 이데올로기가 잘 드러나 있다.
그 상소문은 개화파가 끝내 매국 역적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분명하게 밝혀 준다.
유길준은 일본은 장점만 있는 나라로 규정하고 한국을 단점만 있는 나라로 단정하여 일본과 한국을 대조하였다.
--- p.218
총독부는 창씨개명[創氏改名]을 강요한 1939년 11월 이후에도 한국인을 일본 국적에 편입시키지 않고 한국인에게 조선 국적을 그대로 가지고 있게 하였다.
실국 시대에 한국인이 부여받은 일본 호적은 일본의 시민권이 아니라 ‘일본령(日本領) 조선의 영주권’이었다.
일본 호적을 버리면 반일이 되고 실국 의식을 버리면 친일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일과 친일 사이에서 모순적인 삶을 영위하였다.
[…] 친일은 혜택이 따르는 행동이지만 대중의 경멸을 견뎌야 하는 행동이었고, 반일은 가치 있는 행동이지만 가정과 직장을 떠나야 가능한 행동이었다.
우리는 언제나 현재의 시선으로 과거를 보기 때문에 과거의 시각으로 과거를 보려고 애써 노력하지 않으면 늦게 태어난 자의 횡포를 피하지 못한다.
근대의 시각에서 전근대를 보는 사람에게는 근대가 어째서 역사 해석의 기준이 될 수 있는가라는 반성이 없다.
인간은 백만 년 후에도 기존의 지식을 넘어 미지의 진리를 탐구하고 있을 것이며 자기 세상과 다른 세상을 구상하고 있을 것이다.
근대는 역사를 보는 절대 기준이 될 수 없다.
---「CJS 518호의 운행 궤적 분석」중에서
각 붕당은 서로 공당(公黨)이 되려고 노력하였다.
붕당 사이에 포용과 견제, 대립과 균형의 원리가 작용하는 면도 있었다.
그러나 자기 당과 다른 당의 대립을 군자당과 소인당의 대립으로 구별하기 시작하면서 붕당의 대립이 아군과 적군의 대립으로 전개되었다.
원래 유학에서 군자(君子)(chuntzu, junzi)는 진리 탐구자(a seeker of the way)를 가리키는 일반 명사였으나, 이들은 군자당을 다른 당파와 구별해서 자기 당파를 가리키는 고유 명사로 사용했다.
16세기에 리와 기 가운데 어느 것이 먼저인가에 대한 논쟁이 있었는데, 리와 기가 나눌 수 없이 얽혀 있다는 데 모두 동의하면서도 당파에 따라 논쟁이 양극화되었고 끝내 유교조선의 양반들은 경기·충청 당파와 경상도 당파의 어느 한 쪽을 선택하게 되었다.
표면적으로는 철학적·도덕적 논쟁인 것처럼 보였으나 사실은 토지와 노비와 관직을 차지하려는 이기적인 패거리 싸움이었다.
--- p.36
서인들은 자신들이 명나라의 신하이기 때문에 명나라의 제후인데도 명나라에 대한 충성심이 부족한 광해군을 쫓아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명나라가 망한 후에도 폭정을 펴다 자살한 명나라의 마지막 황제[의종(毅宗) 숭정제(崇禎帝)]를 위해서 음악도 듣지 않고 살았다.
명나라 황제는 정치를 잘못해도 충성해야 하고 조선의 임금은 정치를 잘못하면 쫓아내야 한다는 서인의 규범주의는 그 실질적인 목적이 왕권의 견제에 있었다.
조선의 국왕과 관료는 모두 명나라 황제의 신민이라는 점에서 동격이며 그 차이는 절대적인 차이가 아니라 명나라 관직의 위계에 따른 상대적인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노론의 비현실적인 반청향명(反淸向明)은 19세기에 이르러 현실에서도 효과를 발휘하여 결국 조선의 왕권을 무력화하고 말았다.
--- p.105
현대의 기업가가 이윤율과 이자율을 척도로 삼아 투자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려고 하는 데 반하여 박지원은 농민의 경제적 안정이라는 복지 후생의 효율을 기준으로 삼아 정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려고 하였다.
어느 경우에나 사회의 기술 생산 체계를 먼저 파악하지 못하면 투자와 정책의 방향을 결정할 수 없다.
박지원은 고을 단위로 농민 1인당 평균 농지와 실제로 농민이 소유하고 있는 1인당 농지를 비교하여 18세기 조선의 토지 독점도를 계산하였다.
『과농소초』에 소개되어 있는 농기구들을 통해서 우리는 박지원의 시대가 가래·쟁기·호미의 시대와 경운기·이앙기·트랙터·콤바인의 시대 사이에 있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 p.134
최제우는 신내림과 신들림과 스스로 깨침을 하나로 보았다.
사람은 자기의 의지로 정직과 관용을 실천할 만큼 전능한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자신이 누리는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하느님의 선물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의 허위와 편협은 하느님의 징벌이다.
--- p.190
노동이란 단순히 땀을 흘리는 데 그치는 행동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이 외부로 표현되어 물질에 정신적 가치를 새겨 넣는 활동이다.
나의 작업이 거대한 노동 체계의 일부로 융합되고 다시 의미 있는 생활 세계로 흘러들어 가치의 창조에 기여할 수 있다는 믿음은 노동의 근거가 된다.
만일 나의 땀이 차별과 의존의 심화에 도움이 될 뿐이라면 노동은 진정성을 상실하고 허무의 나락으로 굴러가게 될 것이다.
--- p.192
1907년[순종 즉위년][정미] 9월 17일에 유길준이 순종에게 올린 상소문에는 개화파의 기술 이데올로기가 잘 드러나 있다.
그 상소문은 개화파가 끝내 매국 역적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분명하게 밝혀 준다.
유길준은 일본은 장점만 있는 나라로 규정하고 한국을 단점만 있는 나라로 단정하여 일본과 한국을 대조하였다.
--- p.218
총독부는 창씨개명[創氏改名]을 강요한 1939년 11월 이후에도 한국인을 일본 국적에 편입시키지 않고 한국인에게 조선 국적을 그대로 가지고 있게 하였다.
실국 시대에 한국인이 부여받은 일본 호적은 일본의 시민권이 아니라 ‘일본령(日本領) 조선의 영주권’이었다.
일본 호적을 버리면 반일이 되고 실국 의식을 버리면 친일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일과 친일 사이에서 모순적인 삶을 영위하였다.
[…] 친일은 혜택이 따르는 행동이지만 대중의 경멸을 견뎌야 하는 행동이었고, 반일은 가치 있는 행동이지만 가정과 직장을 떠나야 가능한 행동이었다.
--- p.289~290
출판사 리뷰
이 책은 아마도 1940년대생이 도달할 수 있는 한국학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책이다.
[...] 이 책은 60년 이상 한국학을 연구해 온 학자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자료를 읽고 연구를 뒤적여서 공부를 거의 끝마친 후 조선시대 유교 지성사(문학과 사상과 역사가 어우러진) 전체를 한 줄로 꿰어서 펼쳐낸다.
김인환 선생은 조선시대 지성사를 크게 여섯 벼리로 보여준다.
형식(한글), 이상(퇴계), 규범(송시열), 현실(박지원), 제도(정약용), 경험(한원진)이다.
그리고 유교의 틀 이후에 전면적 민주주의(최제우)가 나타난다.
이러한 요결엔 선생이 젊을 때부터 써왔던 수십 권의 책에 깔려 있는 일관된 체계가 담겨 있다.
"완강하게 달래는 자", 즉 투사의 사상이다.
이때 완강함이란 주장이고, 달램이란 사랑이다.
다시 말해, 한국 지성사 전체를 눈알을 빼앗겨 민(民)이라 불리는 이들이 평등하게 다 말하고 함께 다스리는 자인 인(人)이 될 때까지의 꾸준한 여정으로 간추려 그려내는 일이다.
[문학 평론가 장은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화백(和白) 정신” 김인환 고대 명예교수 ‘다 말하게 하라’ 출간 |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화백(和白)입니다.
독단을 피하고, 모두가 다 말하게 한다는 의미를 가진 단어입니다.
조선을 흔히 낡은 봉건시대 정도로 여기지만, 조선은 그 시대의 할 일을 충분히 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우리 시대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고, 못하는 것이지요.” 이 시대의 석학이자 이야기꾼인 김인환(79) 고려대 명예교수가 방향 잃은 대한민국에 던진 화두다.
핵심은 ‘화백 정신’으로 모아진다.
한자어이지만 중국이나 일본에 없는, 우리만의 고유한 단어다.
다, 모두의 의미를 가진 ‘화’ 자와 아뢰다, 말하다라는 의미의 ‘백’ 자가 합쳐졌다.
그러니까 한자 ‘화백’을 한글로 표현하면 책 제목처럼 ‘다 말하게 하라’가 된다.
책의 진행 속도는 무척 빠르다.
따라잡으려면 숨이 가쁘다.
소제목만 보고 해당 내용을 찾아 가는 독서 방식을 추천한다.
예컨대 ‘쿠데타와 당파’와 같은 관심 있는 부분부터 먼저 읽은 뒤, 천천히 시선을 전체로 확장해도 별 무리가 없다.
[손원천 기자, 서울신문 2025.03.19.]
5월 한 달을 이 책과 함께했다.
제목 〈다 말하게 하라〉에 끌렸다.
조선시대 핵심 사건을 한글 창제와 동학 두 가지에서 찾았다.
모두가 읽을 수 있는 문자 한글과 평등한 세상에 대한 이념을 처음으로 제창한 수운 최제우의 동학 덕분에 드디어 지금과 같은 ‘모두가 다 말하는’ 세상이 열렸다는 편집자의 해석이 깔린 제목이다.
그래서 책을 오해했다.
한글과 동학을 두 축으로 조선사를 서술하는 책이라고.
이 책은 내 식으로 표현하면 “관점과 해석, 그리고 지독한 평가가 있는 〈알기 쉬운 조선시대 이야기〉”이다.
대학생부터 남녀연령을 막론하고 필독서처럼 읽기를 강추한다.
교과서는 중립을 빙자해 보수의 시각을 전파하고 있고, 일타강사들이 쓴 출판가 베스트셀러 조선왕조실록은 관점과 해석, 그리고 무엇보다 비판이 거세돼 있다.
상식이지 지식이 아니다.
[…] 외람되지만 나는 이 책을 〈알기 쉬운 조선시대 이야기〉이라고 정의했다.
다만 “관점과 해석, 그리고 혹독한 평가가 있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조선의 토지제도, 화폐제도, 조세제도, 과세제도, 군사제도 등 행정과 통치와 관련된 상식(지식)이 왜 그런 제도를 실시했는지에 대한 배경까지 담아 깔끔하게 정리됐다.
‘지대넓얕’(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에 열광한 독자라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
지대넓얕이 아는 척 하기 위해 읽는 책이라면 이 책은 나를 성찰하고, 지금 사회를 비판하는 잣대, 태도까지 선물한다.
[손영옥 기자]
"한글·동학 만든 것으로 韓 전근대는 책임 다해" 원로 국문학자 김인환 교수 '유교조선 지성사론' 펴내 | “조선의 유학은 주자학에 매몰돼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주자학을 철저히 분석해 스스로 그것을 극복했다고 봐야 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역사나 철학 전공자가 아니라, 국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인 김인환(79) 고려대 명예교수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시가론(詩歌論)을 차례로 집필하던 중, 조선의 시가를 연구하기 위해 3000종에 이르는 문집을 파헤치다가 ‘아예 조선왕조 500년의 지성사(知性史)를 정리해 봐야겠다’는 큰 시도를 하게 됐다.
그 결과물이 최근 출간된 ‘다 말하게 하라: 유교조선 지성사론’(수류산방)이다.
세기별로 구분한 각 장(章)마다 정치·경제사와 사상사를 병렬해 쓰며 조선왕조 전체를 정초, 형성, 동요, 안정, 하강, 이행의 여섯 단계로 구분했다.
역사를 당대의 시각에서 보기 위해 노력했다.
[…] 김 교수는 “한글과 동학을 만든 것만으로도 한국의 전근대는 제 할 일을 완수했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한글은 ‘다 말할 수단’이 됐고 동학은 ‘다 말할 자격’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현재 외국 철학을 해석하기만 하는 한국 사상계는 다시 혜강(최한기)과 수운(최제우)으로 돌아가는 마음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유석재 기자, 조선일보 2025.05.12.]
[...] 이 책은 60년 이상 한국학을 연구해 온 학자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자료를 읽고 연구를 뒤적여서 공부를 거의 끝마친 후 조선시대 유교 지성사(문학과 사상과 역사가 어우러진) 전체를 한 줄로 꿰어서 펼쳐낸다.
김인환 선생은 조선시대 지성사를 크게 여섯 벼리로 보여준다.
형식(한글), 이상(퇴계), 규범(송시열), 현실(박지원), 제도(정약용), 경험(한원진)이다.
그리고 유교의 틀 이후에 전면적 민주주의(최제우)가 나타난다.
이러한 요결엔 선생이 젊을 때부터 써왔던 수십 권의 책에 깔려 있는 일관된 체계가 담겨 있다.
"완강하게 달래는 자", 즉 투사의 사상이다.
이때 완강함이란 주장이고, 달램이란 사랑이다.
다시 말해, 한국 지성사 전체를 눈알을 빼앗겨 민(民)이라 불리는 이들이 평등하게 다 말하고 함께 다스리는 자인 인(人)이 될 때까지의 꾸준한 여정으로 간추려 그려내는 일이다.
[문학 평론가 장은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화백(和白) 정신” 김인환 고대 명예교수 ‘다 말하게 하라’ 출간 |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화백(和白)입니다.
독단을 피하고, 모두가 다 말하게 한다는 의미를 가진 단어입니다.
조선을 흔히 낡은 봉건시대 정도로 여기지만, 조선은 그 시대의 할 일을 충분히 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우리 시대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고, 못하는 것이지요.” 이 시대의 석학이자 이야기꾼인 김인환(79) 고려대 명예교수가 방향 잃은 대한민국에 던진 화두다.
핵심은 ‘화백 정신’으로 모아진다.
한자어이지만 중국이나 일본에 없는, 우리만의 고유한 단어다.
다, 모두의 의미를 가진 ‘화’ 자와 아뢰다, 말하다라는 의미의 ‘백’ 자가 합쳐졌다.
그러니까 한자 ‘화백’을 한글로 표현하면 책 제목처럼 ‘다 말하게 하라’가 된다.
책의 진행 속도는 무척 빠르다.
따라잡으려면 숨이 가쁘다.
소제목만 보고 해당 내용을 찾아 가는 독서 방식을 추천한다.
예컨대 ‘쿠데타와 당파’와 같은 관심 있는 부분부터 먼저 읽은 뒤, 천천히 시선을 전체로 확장해도 별 무리가 없다.
[손원천 기자, 서울신문 2025.03.19.]
5월 한 달을 이 책과 함께했다.
제목 〈다 말하게 하라〉에 끌렸다.
조선시대 핵심 사건을 한글 창제와 동학 두 가지에서 찾았다.
모두가 읽을 수 있는 문자 한글과 평등한 세상에 대한 이념을 처음으로 제창한 수운 최제우의 동학 덕분에 드디어 지금과 같은 ‘모두가 다 말하는’ 세상이 열렸다는 편집자의 해석이 깔린 제목이다.
그래서 책을 오해했다.
한글과 동학을 두 축으로 조선사를 서술하는 책이라고.
이 책은 내 식으로 표현하면 “관점과 해석, 그리고 지독한 평가가 있는 〈알기 쉬운 조선시대 이야기〉”이다.
대학생부터 남녀연령을 막론하고 필독서처럼 읽기를 강추한다.
교과서는 중립을 빙자해 보수의 시각을 전파하고 있고, 일타강사들이 쓴 출판가 베스트셀러 조선왕조실록은 관점과 해석, 그리고 무엇보다 비판이 거세돼 있다.
상식이지 지식이 아니다.
[…] 외람되지만 나는 이 책을 〈알기 쉬운 조선시대 이야기〉이라고 정의했다.
다만 “관점과 해석, 그리고 혹독한 평가가 있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조선의 토지제도, 화폐제도, 조세제도, 과세제도, 군사제도 등 행정과 통치와 관련된 상식(지식)이 왜 그런 제도를 실시했는지에 대한 배경까지 담아 깔끔하게 정리됐다.
‘지대넓얕’(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에 열광한 독자라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
지대넓얕이 아는 척 하기 위해 읽는 책이라면 이 책은 나를 성찰하고, 지금 사회를 비판하는 잣대, 태도까지 선물한다.
[손영옥 기자]
"한글·동학 만든 것으로 韓 전근대는 책임 다해" 원로 국문학자 김인환 교수 '유교조선 지성사론' 펴내 | “조선의 유학은 주자학에 매몰돼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주자학을 철저히 분석해 스스로 그것을 극복했다고 봐야 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역사나 철학 전공자가 아니라, 국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인 김인환(79) 고려대 명예교수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시가론(詩歌論)을 차례로 집필하던 중, 조선의 시가를 연구하기 위해 3000종에 이르는 문집을 파헤치다가 ‘아예 조선왕조 500년의 지성사(知性史)를 정리해 봐야겠다’는 큰 시도를 하게 됐다.
그 결과물이 최근 출간된 ‘다 말하게 하라: 유교조선 지성사론’(수류산방)이다.
세기별로 구분한 각 장(章)마다 정치·경제사와 사상사를 병렬해 쓰며 조선왕조 전체를 정초, 형성, 동요, 안정, 하강, 이행의 여섯 단계로 구분했다.
역사를 당대의 시각에서 보기 위해 노력했다.
[…] 김 교수는 “한글과 동학을 만든 것만으로도 한국의 전근대는 제 할 일을 완수했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한글은 ‘다 말할 수단’이 됐고 동학은 ‘다 말할 자격’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현재 외국 철학을 해석하기만 하는 한국 사상계는 다시 혜강(최한기)과 수운(최제우)으로 돌아가는 마음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유석재 기자, 조선일보 2025.05.12.]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5년 03월 20일
- 쪽수, 무게, 크기 : 424쪽 | 140*224*30mm
- ISBN13 : 9788991555969
- ISBN10 : 8991555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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