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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 부산의 문장들 단편집
051 부산의 문장들 단편집
Description
목차
김동현 : 부산의 윤슬
이해린 : 묘한 여자
훈재 : 나의 그림자였던
민 : 생각과 글과 시와 마음
오사 파도가 없는 바다
정연 : 어디, 사람
안영희 : 가오리와 Am
다영 : 매축지 마을
김효선 : 불안과 바다
권민수 : 표류인간
김월가 : 온 더 레일
혜파리 : 비가시 생존
지록 : 꿈을 담은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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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증조부가 이곳 부산에 대한 호기심이 없었다면 저는 태어나지도 못했겠죠? 단순 호기심이었을까요 쫓기듯? 누구에게 물어봐야 되죠? 제가 알아서 생각하면 되죠? 저는 부산에 아무런 감흥을 못 느끼는 것 보니 한국인이 맞는 거 같아요.
--- p.15 「부산의 윤슬」 중에서

돌이켜보면 연후가 건네는 직선의 말이 좋았다.
생긋 웃는 미소와 함께 건네지는 그 직선 속에 담겨 있는 다정한 마음이 좋았다.
그녀 앞에선 왠지 힘껏 애쓰지 않을 수 있었다.
설렘과 편함이 섞여 있는 느낌.
누군가를 처음 좋아할 때면 설레는 마음은 불편한 마음을 동반했었는데, 어떻게 연후 앞에서는 편안하기까지 한 건지.
그때 나는 그녀와 결혼하는 상상까지 했다.
스물네 살의 설익고 풋풋한 마음이었다.
오리엔테이션 날의 저녁에 이어진 뒤풀이 자리에서 연후의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
시끌벅적한 술게임으로 몇 시간이 채워졌다.
나는 소주 두 병 정도는 끄덕 없을 정도였지만 연후는 그렇지 않아 보였다.
연후가 연거푸 게임에 걸려 술을 마시게 되자 내가 흑기사를 자청하고 나섰다.
흑기사로 대신해서 술을 마시게 되면 소원을 들어주어야 하는 규칙 같은 것이 있었다.
--- p.55 「나의 그림자였던」 중에서

그녀는 진짜로 사느라 바빴다.
연락을 끊은 건 아니었지만 다시 이곳에 발을 디딜 시간은 없었다.
아니, 사실은 애초부터 돌아올 생각이 없었다.
주안에게 부산은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었다.
언젠가는 벗어나야만 하는 곳.
결국은 떠나기 위해 견뎌온 시간들이 쌓인 도시였다.
그런데 뜻밖의 편지도, 예지도 마치 그녀가 아무렇지 않은 척 걸어온 길에 작고 정직한 돌을 하나 놓아둔 듯했다.
다시 부산에 와 있으면서도 그 돌에 걸려 넘어질까 봐 주안은 자꾸만 겁이 났다.
--- p.123 「어디,사람」 중에서

그러나 내가 그리도 미워하는 그는 나의 모든 시절이었다.
내가 태어나던 겨울날은 눈이 내렸다.
그 날은 대통령 선거가 있는 날이었다.
아빠는 내가 태어나던 그날 살면서 처음으로 투표를 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눈이 펑펑 내리는 병원 앞에 쪼그리고 앉아 줄담배를 폈다고 했다.
나는 아빠가 술 취하면 종종 꺼내는 그 이야기를 좋아한다.
--- p.143 「가오리와 Am」 중에서

세령은 아무 생각하지 않으려 애썼다.
달리는 기차에 몸을 뉘인 채 어두운 창 너머로 보이는 간헐적 불빛에 시선을 맡겼다.
어둠에 스치는 불빛마다 은희언니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언니의 트레이드마크인 해사한 미소가 그리워 야속해지는 밤이었다.
--- p.164 「매축지 마을」 중에서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5년 10월 20일
- 쪽수, 무게, 크기 : 350쪽 | 127*188*30mm
- ISBN13 : 9791199185401
- ISBN10 : 11991854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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