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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정원
나의 아름다운 정원
Description
책소개
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나의 아름다운 정원』 개정판 출간!
“그들은 나의 어린 스승들이었다”
20만 독자가 선택한 한국 성장소설의 영원한 유산


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이자 20만 독자가 감동한 스테디셀러 『나의 아름다운 정원』이 개정판으로 다시 찾아온다.
1996년 제정된 한겨레문학상은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윤고은의 『무중력증후군』, 최진영의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장강명의 『표백』, 강화길의 『다른 사람』, 박서련의 『체공녀 강주룡』, 김희재의 『탱크』 등 한국문학의 새로운 지형도를 그리며 오랜 시간 많은 지지를 받아왔다.

『나의 아름다운 정원』은 2002년 당시 “따뜻하고 세밀한 묘사와 내면적인 감정의 표현 같은 것들이 설득력 있으며”(황석영 소설가), “성장소설 이상의 성장소설”(도정일 문학평론가)이라는 평을 받았다.
소설은 격랑의 시대인 1977년부터 1981년, 대한민국 보통의 한 가족사를 순하고 강직한 소년의 시선으로 담아냈다.
“말맛에 붙들려 종일 읽어버린 책”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로 주고 싶은 이야기” “따뜻고 감동적인 인생 최고의 드라마” 등 작품을 향한 독자들의 아낌없는 찬사는 『나의 아름다운 정원』이 한국문학의 클래식으로 자리매김했음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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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977년 | 인왕산 허리 아래
1978년 | 첫 생일
1979년 | 난독의 시대
1980년 | 황금빛 깃털의 새
1981년 | 정원을 떠나며

작가의 말
개정판 작가의 말
새로 쓴 작가의 말
추천의 말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책 속으로
동생은 성질이 급한 아기였다.

--- p.9

엄마는 오로지 침묵만이 살길인양, 말 못 하는 두부 덩어리인 것처럼 웃지도 울지도 않는, 늘 하나뿐인 표정으로 7년을 살아왔다.

--- p.12

동구의 뇌 구조 자체가 읽고 쓰는 데 어려움을 느끼도록 되어 있어서, 글씨를 쓸 때 아야어여 구별을 잘 못하고 그럴 수 있답니다.
그런 증세를 난독증(難讀症)이라고 하는데요, 그런 아이들은 지능은 정상인데 읽고 쓰는 기능이 뒷받침되지 않으니까 배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 거죠.

--- p.79

비켜 들어오는 오후 햇빛에 선생님의 볼에 있는 솜털이 뽀얗게 비쳐 보였다.
우유와 방금 내린 눈송이, 푸르스름한 오이의 속살에 꿀을 더하면 선생님의 피부 빛깔이었다.
반투명한 피부밑을 흐르는 푸른 혈관은 얕은 바닷속의 싱싱한 해초 같았다.

--- p.113

다들 착하고 똑똑한 영주, 미련 맞고 덜렁대는 동구라고만 생각했다.
커튼을 젖히고 무대 뒤편으로 가보면 그곳에는 아직 어리고 미숙한 영주, 생각 깊고 마음 넓은 동구가 있었다.
선생님이 지금 처음으로, 어두운 무대 뒤편에 쪼그리고 있는 착하고 멋진 나를 무대 위로 불러내려고 했다.

--- p.116

4학년이 되면서 나에게 생긴 가장 큰 변화는 내가 왜 이렇게 세상에 늦게 태어났을까 한탄하는 일이 잦아졌다는 점이다.

--- p.228

하루라도 나의 갈 길을 확신하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의심 없이, 두려움 없이, 흔들림 없이, 광화문 앞의 해치처럼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온몸에 휘감고 담대하게 내가 걸어야 할 길을 갈 수 있다면 말이에요
--- p.262

내 동생이 어느새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나와 대화를 나눌 만큼 성장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 나는 동생을 안아주고 놀아주고 밥을 먹여줄 뿐 아니라 그 아이의 정신적 고뇌에 대한 나름의 대답을 준비해야 한다.
오늘로써 나의 오빠 노릇은 새로운 단계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갑작스러운 책임감에 어깨가 무거워졌다.

--- p.306

우리는 그 아이가 벌리는 팔과 그 아이가 내미는 입술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그 아이를 통하지 않고는 웃지도, 이야기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하게 길들여져 있었다.
우리 가족들은 마치 신호등이 고장 난 네 갈래 길에 각각 서 있는 당황한 사람들처럼, 서로 말을 걸거나 상대방의 마음을 짐작하지 못한 채 우두커니 바라만 보게 되었다.
우리의 소통이 엉키지 않도록 요술 같은 방법으로 누군가는 기다리게 하고, 누군가는 직진하게 하고, 누군가는 좌회전하도록 지도하던 우리의 푸른 신호등은 영원히 잠들어버렸다.
우리는 신호등 없이는 교차로를 지나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 p.321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 순간이 나의 인생에서 가장 의미 깊고 소중한 찰나라는 사실도 까맣게 모른 채 그저 신명 나게 손바닥이 부풀도록 박수만 치고 있었다.
지금 단 한 번만이라도, 단 한 번만이라도 그 순간으로 되돌아갈 수만 있다면.

--- p.350

나는 살아서 또는 죽어서 내 곁을 떠난 사랑하는 이들을 떠올리고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죽은 줄만 알았던 곤줄박이가 지치고 고단한 모습으로나마 살아 모습을 드러낸 것이, 나의 사랑하는 이들을 언젠가 다시 만나리라는 상서로운 조짐이라고 생각해도 되는 것일까?
--- p.368

차가운 철문을 힘주어 당기며 나는 아름다운 정원에 작별을 고했다.
안녕, 아름다운 정원.
안녕, 황금빛 곤줄박이.
아름다운 정원에 이제 다시 돌아오지 못하겠지만, 나는 섭섭해하지 않으려 한다.
--- p.369

출판사 리뷰
“할머니, 우리 둘이 노루너미 가서 살까”
황금빛 유년의 기록, 그 감동의 리얼리즘

1977년, 인왕산 인근 “화강암 바위로 이루어진 산줄기에 손바닥만 한 집들이 고물고물 기어올라 있는 조그만 달동네”, 한씨 집안 장손 동구에게 6년 터울의 여동생 영주가 태어난다.
사사건건 엄마를 들볶고 자신에겐 타작을 서슴지 않는 할머니와 가부장의 권위만 내세우는 아버지, 영주가 있기 전 동구네 가족은 “신호등이 고장 난 네 갈래 길에 각각 서 있는 당황한 사람들” 같았다.
가족 간의 사랑 배달부인 영주가 세 돌도 안 되어 한글을 깨치고 군밤 봉투의 글자를 모조리 읽어내는 한편, 순하고 사려 깊은 동구는 3학년이 되도록 한글을 읽지 못하고 학교서나 집에서나 천덕꾸러기, 지진아, “덩둘한 놈” 취급을 받기 일쑤다.
그러던 중 3학년 담임인 박영은 선생님이 동구의 난독증을 알아차리고 방과 후 학습을 통해 동구의 착한 심성과 내면의 아픔까지 세심히 바라봐준다.
난생처음 쏟아진 온정에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낀 동구는 박 선생을 연모하게 된다.

그러나 1980년 인왕산을 중심으로 국세가 심상찮아지면서 동구는 12년 인생 첫 파란을 겪는다.
데모, 쿠데타, 탱크, 민주화 등의 의미를 실감 못 하던 동구는 박 선생님이 5·18 격류에 휘말려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뒤이어 찾아온 영주의 비극과 집안의 분열은 그저 명랑할 줄만 알았던 이야기에 극적인 긴장을 불어넣는다.
이로써 작가는 당시 민중의 삶 그 자체였던 역사적 고비 고비를 빠짐없이 그리면서도 유년의 주인공이 갖춰야 할 앳된 감흥과 그렇기에 더욱 절절히 다가오는 비애를 생생하고 치밀하게 묘사해낸다.

이어지는 1981년 마지막 기록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우리 네 식구가 한 가족의 울타리 안에 남아 있을 수 있는 것일지”에 대한 동구의 먹먹한 대답이다.
우리의 소년 동구는 과연 이 곡절 뒤에 또 한 번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 동생 영주와 엄마, 어여쁜 박 선생님이 아름다운 정원에서 황금빛 곤줄박이처럼 따뜻한 손을 내밀어주는 꿈을 다시금 꿀 수 있을까?

차가운 철문을 힘주어 당기며 나는 아름다운 정원에 작별을 고했다.
안녕, 아름다운 정원.
안녕, 황금빛 곤줄박이.
아름다운 정원에 이제 다시 돌아오지 못하겠지만, 나는 섭섭해하지 않으려 한다.
_369쪽

“지금도 힘들고 용기를 잃을 때면 동구를 생각한다”
등단 22주년 심윤경 문학의 원류


수많은 독자의 지지가 쏟아진 《나의 아름다운 정원》이 출간 22주년을 맞아 동구의 무한한 용기와 사랑을 더욱 세련된 모습으로 우리 앞에 꺼내놓으며 2002년의 묵직한 감동을 재현한다.
“심윤경의 소설을 읽을 때면 항상 밑줄 그을 펜이 필요했고, 이렇게 나를 흔들어놓는 이야기가 어떤 시간을 통과해왔는지 궁금했다”라는 윤고은 소설가의 상찬에 화답하듯, 작가는 이 책을 쓸 때만큼은 “대책 없이 행복한 나 자신”을 만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언제까지나 내 안에 남아 힘이 되어주고, ‘이것이 바로 나’라는 의식의 근원이 되어”준다고.

그러므로 “지금도 힘들고 용기를 잃을 때면 동구를 생각한다”라는 작가의 말은 “이 세상의 평범해 보이는 모든 사람에게 빛나는 작은 새의 황금빛 깃털 하나쯤은 숨어 있다”라는 위로가 되어 오늘날 새로운 독자에게 힘껏 가닿을 것이다.
그들이 각자의‘아름다운 정원’을 통해 “이 세상을 대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면서.

작가의 말

나의 이십 대 후반은 겁 없이 전공을 포기하고 글쓰기라는 낯선 분야에 도전하기로 결심하면서 동시에 임신, 출산, 육아라는 인생 최대급 과업들도 해결하느라 스스로 자각할 수 없을 만큼 정신없고 뒤죽박죽이었던 시기였는데, 그 무렵의 아주 또렷한 기억 하나는 소설을 쓰고 있던 순간의 행복이었다.
퇴근 후 또는 아이가 잠든 틈을 타서 PC 앞에 앉는 그 짧은 순간, 텅 빈 모니터와 맥주 한 캔이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했다.


“아까 그 대사는 정말 짜릿했어”라든가 “이러다 정말 소설이 되겠어” 또는 “와, 나 정말로 소설가가 된 것 같아” 싶은 기분들.
글을 쓰면서 그렇게 대책 없이 행복한 나 자신이라니, 이젠 거의 흉내 낼 수도 없을 만큼 아득한 기억이다.
등단 후 20년이 흘렀고 많은 일을 겪으며 어느덧 중견 소설가가 된 나는 그때처럼 해맑게 웃으며 노트북 앞에 앉지 못하지만 《나의 아름다운 정원》은 나에게 행복한 어린 시절 같은 존재다.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언제까지나 내 안에 남아 힘이 되어주고, ‘이것이 바로 나’라는 의식의 근원이 되어준다.


지금도 힘들고 용기를 잃을 때면 동구를 생각한다.
강건하고 정직한 트럭운전사가 되어 세상을 좀 더 살 만한 곳으로 만들고 있을 그 중년 남자를 생각하면 어쩐지 나에게도 그를 닮은 모습이 조금쯤은 있을 것 같고, 대책 없이 행복하게 작가라는 길을 걷고자 하던 오래전의 내가 생각나며, 이 세상의 평범해 보이는 모든 사람에게 빛나는 작은 새의 황금빛 깃털 하나쯤은 숨어 있다는 오랜 존경심으로 이 세상을 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나의 아름다운 정원》으로 받은 오랜 사랑과 격려가 오늘까지 형편없이 휘청거리는 나를 굳세게 받쳐주었다.
초조했던 젊은 나를 소설가의 길로 초청해준 한겨레출판사와 오늘까지 이 소설을 사랑해준 많은 독자들께 감사드린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4년 08월 26일
- 쪽수, 무게, 크기 : 380쪽 | 528g | 150*210*18mm
- ISBN13 : 9791172131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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