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로 만나는 제주의 나무
Description
책소개
생태해설사가 쉽게 풀어 주는 156종의 제주 나무 이야기를 담았다.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나무는 물론, 제주도에서 쓰임이 많았거나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는 나무를 만날 수 있다.
나무를 잘 알아볼 수 있도록 줄기·잎·꽃·열매 등 나무의 주요 생태적 특징을 정리한 정보도 있지만 이름의 유래, 옛이야기, 나무의 다양한 쓰임새 등 제주도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함께 실려 있다.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나무는 물론, 제주도에서 쓰임이 많았거나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는 나무를 만날 수 있다.
나무를 잘 알아볼 수 있도록 줄기·잎·꽃·열매 등 나무의 주요 생태적 특징을 정리한 정보도 있지만 이름의 유래, 옛이야기, 나무의 다양한 쓰임새 등 제주도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함께 실려 있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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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들어가는 글
알아 두면 좋은 식물 용어
1장 도로에서 만나는 나무
구실잣밤나무 / 느티나무 / 다정큼나무 / 담팔수 / 돈나무 / 동백나무 / 먼나무 / 배롱나무 / 산딸나무 / 왕벚나무 / 참식나무 / 후박나무
2장 한라산에 사는 나무
구상나무 / 굴거리나무 / 귀룽나무 / 들쭉나무 / 마가목 / 백리향 / 분단나무 / 붉은병꽃나무 / 사스래나무 / 산개벚지나무 / 산철쭉 / 섬매발톱나무 / 시로미 / 주목 / 털진달래 / 함박꽃나무 / 홍괴불나무
3장 오름에서 자라는 나무
가막살나무 / 개서어나무 / 검노린재나무 / 고추나무 / 곰의말채나무 / 국수나무 / 까마귀밥나무 / 누리장나무 / 덜꿩나무 / 때죽나무 / 비목나무 / 산뽕나무 / 예덕나무 / 윤노리나무 / 자귀나무 / 참개암나무 / 참느릅나무 / 참빗살나무 / 팥배나무 / 황벽나무
4장 곶자왈을 지키는 나무
감탕나무 / 광나무 / 길마가지나무 / 까마귀베개 / 된장풀 / 붉나무 / 빌레나무 / 사스레피나무 / 산검양옻나무 / 새덕이 / 새비나무 / 생달나무 / 송악 / 육박나무 / 자금우 / 작살나무 / 합다리나무 / 화살나무 / 후피향나무
5장 하천 변에서 만날 수 있는 나무
말오줌때 / 모새나무 / 백량금 / 붓순나무 / 산호수 / 이나무 / 참꽃나무 / 호자나무 / 황칠나무
6장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갯대추나무 / 까마귀쪽나무 / 낭아초 / 돌가시나무 / 멀구슬나무 / 보리밥나무 / 순비기나무 / 우묵사스레피 / 이팝나무 / 황근
7장 제주의 희귀나무
목련 / 무주나무 / 섬개벚나무 / 성널수국 / 솔비나무 / 수정목 / 암매 / 제주백서향 / 죽절초 / 참나무겨우살이 / 채진목 / 초령목
8장 제주 땅을 지키는 오래된 나무
곰솔 / 녹나무 / 비자나무 / 센달나무 / 소귀나무 / 온주밀감 / 은행나무 / 조록나무 / 주엽나무 / 팽나무 / 푸조나무 / 회화나무
9장 제주의 덩굴식물
개다래 / 개머루 / 까마귀머루 / 남오미자 / 노박덩굴 / 다래 / 담쟁이덩굴 / 댕댕이덩굴 / 등수국 / 마삭줄 / 멀꿀 / 모람 / 영주치자 / 왕머루 / 으름덩굴 / 인동덩굴 / 줄사철나무
10장 가시가 달린 나무
꾸지뽕나무 / 두릅나무 / 머귀나무 / 산유자나무 / 산초나무 / 상동나무 / 실거리나무 / 음나무 / 청미래덩굴 / 초피나무
11장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
개가시나무 / 떡갈나무 / 붉가시나무 / 상수리나무 / 신갈나무 / 졸참나무 / 종가시나무 / 참가시나무
12장 제주의 산딸기
가시딸기 / 거문딸기 / 검은딸기 / 겨울딸기 / 멍석딸기 / 복분자딸기 / 산딸기 / 서양오엽딸기 / 장딸기 / 줄딸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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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 두면 좋은 식물 용어
1장 도로에서 만나는 나무
구실잣밤나무 / 느티나무 / 다정큼나무 / 담팔수 / 돈나무 / 동백나무 / 먼나무 / 배롱나무 / 산딸나무 / 왕벚나무 / 참식나무 / 후박나무
2장 한라산에 사는 나무
구상나무 / 굴거리나무 / 귀룽나무 / 들쭉나무 / 마가목 / 백리향 / 분단나무 / 붉은병꽃나무 / 사스래나무 / 산개벚지나무 / 산철쭉 / 섬매발톱나무 / 시로미 / 주목 / 털진달래 / 함박꽃나무 / 홍괴불나무
3장 오름에서 자라는 나무
가막살나무 / 개서어나무 / 검노린재나무 / 고추나무 / 곰의말채나무 / 국수나무 / 까마귀밥나무 / 누리장나무 / 덜꿩나무 / 때죽나무 / 비목나무 / 산뽕나무 / 예덕나무 / 윤노리나무 / 자귀나무 / 참개암나무 / 참느릅나무 / 참빗살나무 / 팥배나무 / 황벽나무
4장 곶자왈을 지키는 나무
감탕나무 / 광나무 / 길마가지나무 / 까마귀베개 / 된장풀 / 붉나무 / 빌레나무 / 사스레피나무 / 산검양옻나무 / 새덕이 / 새비나무 / 생달나무 / 송악 / 육박나무 / 자금우 / 작살나무 / 합다리나무 / 화살나무 / 후피향나무
5장 하천 변에서 만날 수 있는 나무
말오줌때 / 모새나무 / 백량금 / 붓순나무 / 산호수 / 이나무 / 참꽃나무 / 호자나무 / 황칠나무
6장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갯대추나무 / 까마귀쪽나무 / 낭아초 / 돌가시나무 / 멀구슬나무 / 보리밥나무 / 순비기나무 / 우묵사스레피 / 이팝나무 / 황근
7장 제주의 희귀나무
목련 / 무주나무 / 섬개벚나무 / 성널수국 / 솔비나무 / 수정목 / 암매 / 제주백서향 / 죽절초 / 참나무겨우살이 / 채진목 / 초령목
8장 제주 땅을 지키는 오래된 나무
곰솔 / 녹나무 / 비자나무 / 센달나무 / 소귀나무 / 온주밀감 / 은행나무 / 조록나무 / 주엽나무 / 팽나무 / 푸조나무 / 회화나무
9장 제주의 덩굴식물
개다래 / 개머루 / 까마귀머루 / 남오미자 / 노박덩굴 / 다래 / 담쟁이덩굴 / 댕댕이덩굴 / 등수국 / 마삭줄 / 멀꿀 / 모람 / 영주치자 / 왕머루 / 으름덩굴 / 인동덩굴 / 줄사철나무
10장 가시가 달린 나무
꾸지뽕나무 / 두릅나무 / 머귀나무 / 산유자나무 / 산초나무 / 상동나무 / 실거리나무 / 음나무 / 청미래덩굴 / 초피나무
11장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
개가시나무 / 떡갈나무 / 붉가시나무 / 상수리나무 / 신갈나무 / 졸참나무 / 종가시나무 / 참가시나무
12장 제주의 산딸기
가시딸기 / 거문딸기 / 검은딸기 / 겨울딸기 / 멍석딸기 / 복분자딸기 / 산딸기 / 서양오엽딸기 / 장딸기 / 줄딸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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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동백나무는 화려한 붉은 꽃잎과 그 사이에서 올라오는 노란색 꽃술, 윤기가 흐르는 진초록 잎의 색 조화가 멋스럽다.
서로 겹쳐져 있는 꽃잎은 아래쪽이 붙어 있어 깊은 성벽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이런 꽃 구조는 곤충보다 새에게 유리한 것으로, 동백나무는 동박새에게 꽃가루받이를 맡겼다.
이런 형태의 꽃을 ‘새가 꽃가루를 운반해 준다’하여 조매화(鳥媒花)라 한다.
화려한 꽃이 많이 피는 따뜻한 남쪽 나라에는 조매화가 많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동백나무가 유일하다.
구상나무는 한라산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추운 곳에 살면서도 씩씩하게 올라오는 부드러운 녹색 잎, 다양한 색깔로 지루함을 잊게 해 주는 솔방울 닮은 꽃, 죽어서도 100년을 간다는 기묘한 형상의 줄기는 너무나 이색적이다.
또 백록담 일대에는 높이 5~8미터 정도 되는 구상나무들이 빽빽이 숲을 이루고 있고, 진달래밭 근처에는 18미터나 되는 커다란 나무들도 있다.
하지만 최근 구상나무가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강풍과 폭우, 겨울철 폭설, 가뭄 등 기후변화 때문에 고사하는 구상나무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병해충이 늘어 말라 죽는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 결과 한라산에서도 10년 전과 달리 급격히 늘어난 고사목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한강 이남에서 시로미의 자생지는 한라산이 유일하다.
시로미속 식물로 시로미 한 종만 있으니 꽤 귀한 식물이라 할 수 있다.
빙하기에 추운 지역에서 살던 북방계 식물들이 제주도로 내려와 살다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그나마 기온이 낮은 한라산 백록담 일대로 피신하여 살게 된 고립된 식물이다.
이를 유존종이라 부르는데, 한라산에 사는 식물 중에는 시로미 말고도 암매, 들쭉나무, 눈향나무 등이 이에 속한다.
제주도에서는 자금우의 열매를 ‘꿩탈’이라 부르는데 산호수의 열매도 ‘꿩탈’이다.
두 식물의 모습, 특히 열매가 비슷하여 같은 이름으로 부른 것 같다.
제주어로 ‘탈’은 ‘야생 딸기’를 말한다.
즉 ‘꿩의 딸기’라는 의미다.
겨울에 열매가 열리는 산호수는 새들에게 중요한 식량창고가 된다.
더구나 키가 작아 잘 날지 못하는 꿩에게는 너무나 고마운 존재다.
까마귀쪽나무는 제주도의 해안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다.
바닷가 가까운 밭둑에는 누가 심어 놓은 것도 아닌데 까마귀쪽나무가 몇 그루씩 들어서서 방풍림 역할을 한다.
까마귀쪽나무 열매를 제주도에서는 ‘구럼비’라 한다.
까마귀쪽나무가 얼마나 많았던지 구럼비를 아예 지명으로 사용한 곳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몇 년 전 해군기지 문제로 온 나라의 주목을 받았던 서귀포시 강정동 바닷가의 구럼비바위다.
제주도는 1만8000이나 되는 신이 있는 ‘신들의 고향’이라 불린다.
마을마다 신당이 있고, 해마다 주민들은 그곳에서 가족의 안녕을 빈다.
제주도의 당목은 대부분 팽나무지만 구실잣밤나무나 푸조나무 등 다양한 나무가 당목으로 사용된다.
제주시 조천읍 신흥리에 있는 해신당은 보리밥나무가 당목이다.
키는 크지 않지만 줄기 둘레가 꽤 굵은 것으로 보아 수령이 꽤 높은 나무로 추정된다.
보통 당목을 보면 그 거대함에 경외감이 앞서는데, 신흥리 보리밥나무는 언제나 곁에 있을 것 같은 정겨운 느낌을 준다.
제주어로 해녀가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숨비기’라고 한다.
줄기가 모래땅에 숨어 뻗어 가는 모습이 서로 닮아 숨비기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제주도에서 부르는 숨비기낭, 숨부기낭이 표준어가 된 셈이다.
가을철 열리는 콩알만 한 크기의 열매는 바닷물의 염분을 막기 위해 코르크로 무장했다.
열매는 가벼워서 물에 잘 떠다닐 수 있고, 이 때문에 씨앗 퍼뜨리기도 쉽다.
곶자왈에서도 잘 자라는 녹나무는 척박한 환경을 일구며 살았던 제주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닮아 있어 제주를 상징하는 나무이기도 하다.
하지만 제주도에서는 녹나무가 있으면 귀신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속설 때문에 집안에 심지 않았다고 한다.
제주의 해녀들은 물질할 때 쓰는 각종 도구를 녹나무로 만들어 물속에서 생길 수 있는 우환을 대비했다.
녹나무에 심장을 자극하는 장뇌(camphor)라는 물질이 있어 환자를 깨어나게 해 준다는 말이 있어서다.
유물을 가득 실은 채 신안 앞바다에 가라앉았다가 몇 년 전 인양된 고려시대 때 송나라 무역선은 녹나무로 만들어진 배였다.
이처럼 녹나무는 재질이 단단하면서 잘 썩지 않아 예로부터 배를 만드는 데 사용되었다.
머귀나무라는 이름은 제주도에서 부르는 이름인 머귀낭에서 유래한다.
이것은 머귀나무가 제주도에서 가장 많이 자란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제주도에서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상주는 상장(喪杖)이라는 지팡이를 짚고 곡을 했다.
그 지팡이의 재료로 아버지는 대나무, 어머니는 머귀나무를 썼다.
머귀나무 줄기의 가시가 어머니의 고통을 상징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반면에 육지에서는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상장의 재료로 오동나무를 쓴다.
육지에서는 궤짝을 오동나무로 만드는 반면 제주도에서는 머귀나무를 이용했다.
머귀나무의 한자명이 오동나무라 그런지 육지에서는 오동나무를 다른 이름으로 머귀나무라 하고, 제주도에서는 머귀나무를 오동나무로 부른다.
그런데 오동나무와 머귀나무는 서로 다른 나무다.
두 나무가 자라는 곳은 다르지만 이름도, 쓰임도 같았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서로 겹쳐져 있는 꽃잎은 아래쪽이 붙어 있어 깊은 성벽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이런 꽃 구조는 곤충보다 새에게 유리한 것으로, 동백나무는 동박새에게 꽃가루받이를 맡겼다.
이런 형태의 꽃을 ‘새가 꽃가루를 운반해 준다’하여 조매화(鳥媒花)라 한다.
화려한 꽃이 많이 피는 따뜻한 남쪽 나라에는 조매화가 많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동백나무가 유일하다.
구상나무는 한라산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추운 곳에 살면서도 씩씩하게 올라오는 부드러운 녹색 잎, 다양한 색깔로 지루함을 잊게 해 주는 솔방울 닮은 꽃, 죽어서도 100년을 간다는 기묘한 형상의 줄기는 너무나 이색적이다.
또 백록담 일대에는 높이 5~8미터 정도 되는 구상나무들이 빽빽이 숲을 이루고 있고, 진달래밭 근처에는 18미터나 되는 커다란 나무들도 있다.
하지만 최근 구상나무가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강풍과 폭우, 겨울철 폭설, 가뭄 등 기후변화 때문에 고사하는 구상나무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병해충이 늘어 말라 죽는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 결과 한라산에서도 10년 전과 달리 급격히 늘어난 고사목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한강 이남에서 시로미의 자생지는 한라산이 유일하다.
시로미속 식물로 시로미 한 종만 있으니 꽤 귀한 식물이라 할 수 있다.
빙하기에 추운 지역에서 살던 북방계 식물들이 제주도로 내려와 살다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그나마 기온이 낮은 한라산 백록담 일대로 피신하여 살게 된 고립된 식물이다.
이를 유존종이라 부르는데, 한라산에 사는 식물 중에는 시로미 말고도 암매, 들쭉나무, 눈향나무 등이 이에 속한다.
제주도에서는 자금우의 열매를 ‘꿩탈’이라 부르는데 산호수의 열매도 ‘꿩탈’이다.
두 식물의 모습, 특히 열매가 비슷하여 같은 이름으로 부른 것 같다.
제주어로 ‘탈’은 ‘야생 딸기’를 말한다.
즉 ‘꿩의 딸기’라는 의미다.
겨울에 열매가 열리는 산호수는 새들에게 중요한 식량창고가 된다.
더구나 키가 작아 잘 날지 못하는 꿩에게는 너무나 고마운 존재다.
까마귀쪽나무는 제주도의 해안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다.
바닷가 가까운 밭둑에는 누가 심어 놓은 것도 아닌데 까마귀쪽나무가 몇 그루씩 들어서서 방풍림 역할을 한다.
까마귀쪽나무 열매를 제주도에서는 ‘구럼비’라 한다.
까마귀쪽나무가 얼마나 많았던지 구럼비를 아예 지명으로 사용한 곳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몇 년 전 해군기지 문제로 온 나라의 주목을 받았던 서귀포시 강정동 바닷가의 구럼비바위다.
제주도는 1만8000이나 되는 신이 있는 ‘신들의 고향’이라 불린다.
마을마다 신당이 있고, 해마다 주민들은 그곳에서 가족의 안녕을 빈다.
제주도의 당목은 대부분 팽나무지만 구실잣밤나무나 푸조나무 등 다양한 나무가 당목으로 사용된다.
제주시 조천읍 신흥리에 있는 해신당은 보리밥나무가 당목이다.
키는 크지 않지만 줄기 둘레가 꽤 굵은 것으로 보아 수령이 꽤 높은 나무로 추정된다.
보통 당목을 보면 그 거대함에 경외감이 앞서는데, 신흥리 보리밥나무는 언제나 곁에 있을 것 같은 정겨운 느낌을 준다.
제주어로 해녀가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숨비기’라고 한다.
줄기가 모래땅에 숨어 뻗어 가는 모습이 서로 닮아 숨비기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제주도에서 부르는 숨비기낭, 숨부기낭이 표준어가 된 셈이다.
가을철 열리는 콩알만 한 크기의 열매는 바닷물의 염분을 막기 위해 코르크로 무장했다.
열매는 가벼워서 물에 잘 떠다닐 수 있고, 이 때문에 씨앗 퍼뜨리기도 쉽다.
곶자왈에서도 잘 자라는 녹나무는 척박한 환경을 일구며 살았던 제주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닮아 있어 제주를 상징하는 나무이기도 하다.
하지만 제주도에서는 녹나무가 있으면 귀신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속설 때문에 집안에 심지 않았다고 한다.
제주의 해녀들은 물질할 때 쓰는 각종 도구를 녹나무로 만들어 물속에서 생길 수 있는 우환을 대비했다.
녹나무에 심장을 자극하는 장뇌(camphor)라는 물질이 있어 환자를 깨어나게 해 준다는 말이 있어서다.
유물을 가득 실은 채 신안 앞바다에 가라앉았다가 몇 년 전 인양된 고려시대 때 송나라 무역선은 녹나무로 만들어진 배였다.
이처럼 녹나무는 재질이 단단하면서 잘 썩지 않아 예로부터 배를 만드는 데 사용되었다.
머귀나무라는 이름은 제주도에서 부르는 이름인 머귀낭에서 유래한다.
이것은 머귀나무가 제주도에서 가장 많이 자란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제주도에서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상주는 상장(喪杖)이라는 지팡이를 짚고 곡을 했다.
그 지팡이의 재료로 아버지는 대나무, 어머니는 머귀나무를 썼다.
머귀나무 줄기의 가시가 어머니의 고통을 상징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반면에 육지에서는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상장의 재료로 오동나무를 쓴다.
육지에서는 궤짝을 오동나무로 만드는 반면 제주도에서는 머귀나무를 이용했다.
머귀나무의 한자명이 오동나무라 그런지 육지에서는 오동나무를 다른 이름으로 머귀나무라 하고, 제주도에서는 머귀나무를 오동나무로 부른다.
그런데 오동나무와 머귀나무는 서로 다른 나무다.
두 나무가 자라는 곳은 다르지만 이름도, 쓰임도 같았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식물의 보고, 제주도
검은 현무암 담을 배경으로 진초록 잎과 탐스러운 주황색 열매를 달고 서 있는 귤나무, 한라산을 지키는 늘 푸른 구상나무, 겨울에도 새빨간 열매로 존재감을 과시하는 먼나무, 5월에 제주도 곳곳을 비릿한 밤꽃 향기로 채우는 구실잣밤나무, 오랜 시간 마을 입구에서 제주 사람들의 쉼터가 되어 준 팽나무.
제주도에서 만나는 낯선 식물은 제주도를 ‘특별한 곳’으로 기억하게 해 준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며, 가운데 해발 1950미터 한라산이 솟아 있고, 중산간이라 부르는 곳에는 독특한 미기후를 보이는 곶자왈이 있는 섬이다.
그래서 제주도에는 따뜻한 지역에서 자라는 남방계 식물은 물론 추운 지역에서 자라는 북방계 식물이 함께 자라며, 중국과 일본을 잇는 식물군이 띠 모양을 이룬다.
국내 4500여 종의 식물 가운데 제주도에 약 2000여 종이 분포한다고 알려져 있다.
자생식물의 절반 정도가 제주도에서 자라고 있으니 면적을 생각하면 꽤 많은 숫자다.
무엇보다 제주도에 가면 중부지방에서 보기 힘들거나 볼 수 없는 나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차나 도보로 조금만 이동하면 바다고 오름이고 곶자왈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제주도 동서 방향 이동도 두 시간이면 가능하고, 한라산도 하루 일정으로 가능하다.
나무 공부, 특히 남부 식생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공부하기에 제주도의 최고의 장소 중 하나다.
나무 이야기로 만나는 제주의 문화
나무를 관찰하는 일은 나무의 ‘온 삶’을 이해하는 일이다.
나무가 어떻게 태어나서 어떻게 죽고, 어떻게 혹독한 환경을 견디며 대를 이어 가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1년 열두 달 나무의 시간을 애정 어린 눈으로 세심하게 들여다보아야 한다.
나무를 관찰하는 일은 나무의 삶을 이해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나무 관찰은 나무가 뿌리 내린 땅과 그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일이기도 하다.
길가, 마을, 한라산, 오름, 곶자왈, 하천 변, 바닷가, 제주도 곳곳에 뿌리 내리고 생명을 이어 가는 제주 나무들의 모습에는 그 나무에 기대어 살아온 제주 사람들의 삶이 새겨져 있다.
육지의 느티나무나 은행나무처럼 제주도 마을의 수호신이자 쉼터 역할을 해 온 팽나무, 농기구가 되어 주기도 하고 먹을거리도 내어 준 종가시나무나 구실잣밤나무, 해안 마을에서 당목(堂木) 역할을 해 온 우묵사스레피나무나 보리밥나무, 그리고 사람들의 병을 치료해 준 수많은 제주도의 나무.
나무가 어떻게 뿌리 내린 곳의 사람들과 관계 맺었는지를 알면 그 장소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나무는 그렇게 인간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생태해설사가 쉽게 풀어 주는 156종의 제주 나무 이야기
저자는 제주의 생태와 문화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주는 생태해설사다.
제주에서 나고 자랐으며 역사를 전공한 저자는 제주의 식물에 관심을 가진 이후 나무를 살펴보고 사진과 글로 기록하는 일을 15년 이상 쉼 없이 해 왔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작업의 결과물이다.
저자는 자신이 오랜 시간 쌓은 이 자료들이 제주의 식물과 자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쉽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어렵고 낯선 용어를 쉬운 말로 풀어 주고, 나무와 이어져 있는 제주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해 주기로 했다.
이 책은 제주도에서 자라는 320여 종의 나무 중 156종의 나무를 소개하고 있다.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나무뿐만 아니라, 육지에서 볼 수 있는 나무라도 제주도에서 많이 쓰였거나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 나무는 함께 실었다.
일반적인 식물도감처럼 나무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줄기·잎·꽃·열매 등 나무의 주요 생태적 특징을 정리한 정보도 있지만, 이름의 유래는 물론이고 나무와 관련된 갖가지 이야기가 함께 실려 있어 흥미롭게 읽어 내려갈 수 있다.
책은 크게 1부와 2부로 구분된다.
1부는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 사람들이 여행지를 중심으로 그곳에 터 잡고 살아가는 나무들을 발견하고 쉽게 관찰할 수 있도록 도로, 한라산, 오름, 곶자왈, 하천 변, 바닷가 등 나무가 살아가는 주요 장소를 중심으로 분류했다.
2부는 제주도에 와야만 볼 수 있는 나무를 중심으로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나무를 선정하여 희귀나무, 노거수, 덩굴나무, 가시가 달린 나무,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 산딸기 등 나무의 특성에 따라 구분했다.
나무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제주도의 희귀나무와 노거수 정보가 특히 반가울 것이다.
검은 현무암 담을 배경으로 진초록 잎과 탐스러운 주황색 열매를 달고 서 있는 귤나무, 한라산을 지키는 늘 푸른 구상나무, 겨울에도 새빨간 열매로 존재감을 과시하는 먼나무, 5월에 제주도 곳곳을 비릿한 밤꽃 향기로 채우는 구실잣밤나무, 오랜 시간 마을 입구에서 제주 사람들의 쉼터가 되어 준 팽나무.
제주도에서 만나는 낯선 식물은 제주도를 ‘특별한 곳’으로 기억하게 해 준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며, 가운데 해발 1950미터 한라산이 솟아 있고, 중산간이라 부르는 곳에는 독특한 미기후를 보이는 곶자왈이 있는 섬이다.
그래서 제주도에는 따뜻한 지역에서 자라는 남방계 식물은 물론 추운 지역에서 자라는 북방계 식물이 함께 자라며, 중국과 일본을 잇는 식물군이 띠 모양을 이룬다.
국내 4500여 종의 식물 가운데 제주도에 약 2000여 종이 분포한다고 알려져 있다.
자생식물의 절반 정도가 제주도에서 자라고 있으니 면적을 생각하면 꽤 많은 숫자다.
무엇보다 제주도에 가면 중부지방에서 보기 힘들거나 볼 수 없는 나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차나 도보로 조금만 이동하면 바다고 오름이고 곶자왈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제주도 동서 방향 이동도 두 시간이면 가능하고, 한라산도 하루 일정으로 가능하다.
나무 공부, 특히 남부 식생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공부하기에 제주도의 최고의 장소 중 하나다.
나무 이야기로 만나는 제주의 문화
나무를 관찰하는 일은 나무의 ‘온 삶’을 이해하는 일이다.
나무가 어떻게 태어나서 어떻게 죽고, 어떻게 혹독한 환경을 견디며 대를 이어 가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1년 열두 달 나무의 시간을 애정 어린 눈으로 세심하게 들여다보아야 한다.
나무를 관찰하는 일은 나무의 삶을 이해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나무 관찰은 나무가 뿌리 내린 땅과 그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일이기도 하다.
길가, 마을, 한라산, 오름, 곶자왈, 하천 변, 바닷가, 제주도 곳곳에 뿌리 내리고 생명을 이어 가는 제주 나무들의 모습에는 그 나무에 기대어 살아온 제주 사람들의 삶이 새겨져 있다.
육지의 느티나무나 은행나무처럼 제주도 마을의 수호신이자 쉼터 역할을 해 온 팽나무, 농기구가 되어 주기도 하고 먹을거리도 내어 준 종가시나무나 구실잣밤나무, 해안 마을에서 당목(堂木) 역할을 해 온 우묵사스레피나무나 보리밥나무, 그리고 사람들의 병을 치료해 준 수많은 제주도의 나무.
나무가 어떻게 뿌리 내린 곳의 사람들과 관계 맺었는지를 알면 그 장소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나무는 그렇게 인간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생태해설사가 쉽게 풀어 주는 156종의 제주 나무 이야기
저자는 제주의 생태와 문화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주는 생태해설사다.
제주에서 나고 자랐으며 역사를 전공한 저자는 제주의 식물에 관심을 가진 이후 나무를 살펴보고 사진과 글로 기록하는 일을 15년 이상 쉼 없이 해 왔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작업의 결과물이다.
저자는 자신이 오랜 시간 쌓은 이 자료들이 제주의 식물과 자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쉽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어렵고 낯선 용어를 쉬운 말로 풀어 주고, 나무와 이어져 있는 제주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해 주기로 했다.
이 책은 제주도에서 자라는 320여 종의 나무 중 156종의 나무를 소개하고 있다.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나무뿐만 아니라, 육지에서 볼 수 있는 나무라도 제주도에서 많이 쓰였거나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 나무는 함께 실었다.
일반적인 식물도감처럼 나무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줄기·잎·꽃·열매 등 나무의 주요 생태적 특징을 정리한 정보도 있지만, 이름의 유래는 물론이고 나무와 관련된 갖가지 이야기가 함께 실려 있어 흥미롭게 읽어 내려갈 수 있다.
책은 크게 1부와 2부로 구분된다.
1부는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 사람들이 여행지를 중심으로 그곳에 터 잡고 살아가는 나무들을 발견하고 쉽게 관찰할 수 있도록 도로, 한라산, 오름, 곶자왈, 하천 변, 바닷가 등 나무가 살아가는 주요 장소를 중심으로 분류했다.
2부는 제주도에 와야만 볼 수 있는 나무를 중심으로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나무를 선정하여 희귀나무, 노거수, 덩굴나무, 가시가 달린 나무,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 산딸기 등 나무의 특성에 따라 구분했다.
나무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제주도의 희귀나무와 노거수 정보가 특히 반가울 것이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2년 11월 30일
- 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368쪽 | 790g | 152*210*24mm
- ISBN13 : 9791188806362
- ISBN10 : 11888063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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