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렁주렁을 달고
Description
책소개
“삶의 나무에 주렁주렁 맺힌 이야기들, 그 속에 빛나는 어린 날의 풍미”
교사이자 시인인 황점태의 첫 동시집 《주렁주렁을 달고》는 자연과 사람, 노동과 일상, 말과 마음이 어우러진 정갈한 세계를 보여준다.
시골의 작은 마을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 아버지의 땀, 어머니의 손, 할머니의 눈빛이 사과나무 가지처럼 한 편 한 편 시로 달려 있다.
〈코스모스가 폈대〉에서 ‘내 이름 처음 듣던 날’의 설렘을, 〈주렁주렁을 달고〉에서 ‘아빠의 가을엔 주렁주렁이 있다’는 노동의 깊이를, 〈사과나무 불빛〉에서는 세대를 이어 타오르는 사랑의 불씨를 만날 수 있다.
이 동시집은 ‘삶의 풍미’를 노래한다.
어린이의 눈으로 본 세상은 단순히 밝고 맑지만은 않다.
땀과 수고, 기다림과 떫은맛이 스며 있을 때 비로소 달콤한 맛이 완성된다는 것을 시인은 알려준다.
《주렁주렁을 달고》는 세대와 세대, 자연과 인간이 서로에게 열매를 내어 주는 시집이다.
교사이자 시인인 황점태의 첫 동시집 《주렁주렁을 달고》는 자연과 사람, 노동과 일상, 말과 마음이 어우러진 정갈한 세계를 보여준다.
시골의 작은 마을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 아버지의 땀, 어머니의 손, 할머니의 눈빛이 사과나무 가지처럼 한 편 한 편 시로 달려 있다.
〈코스모스가 폈대〉에서 ‘내 이름 처음 듣던 날’의 설렘을, 〈주렁주렁을 달고〉에서 ‘아빠의 가을엔 주렁주렁이 있다’는 노동의 깊이를, 〈사과나무 불빛〉에서는 세대를 이어 타오르는 사랑의 불씨를 만날 수 있다.
이 동시집은 ‘삶의 풍미’를 노래한다.
어린이의 눈으로 본 세상은 단순히 밝고 맑지만은 않다.
땀과 수고, 기다림과 떫은맛이 스며 있을 때 비로소 달콤한 맛이 완성된다는 것을 시인은 알려준다.
《주렁주렁을 달고》는 세대와 세대, 자연과 인간이 서로에게 열매를 내어 주는 시집이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책 속으로
아빠의 가을엔 주렁주렁이 있어
주렁주렁을 생각하며 아빠의 신발은 이른 봄부터 쉴 틈이 없지 그냥 오는 주렁주렁은 없으니까 땀이 없는 주렁주렁은 생각지도 않으니까 벌레와 무더위 폭풍우 치는 시간도 지켜 내야 주렁주렁을 볼 수 있어
올가을에도 동글동글 빨간 얼굴로 주렁주렁은 왔어
어렵게 도착한 주렁주렁이 있는 사과나무 아래
아삭아삭
아빠를 생각해
---「주렁주렁을 달고」중에서
사과 반쪽
씨방이랑 꼭지 도려내고
슥슥 긁어
오물오물
꿀
꺽
맛나게 드시는 할머니
숟가락 이빨이 단단하다
---「숟가락 이빨」중에서
다행히 올해도 문을 열 거라는 소문이 있어
드러난 뿌리에 2025마리의 우리 개미들이 이쪽저쪽 돌아보며 흙을 날라 묻어 줬단 얘기도 들렸어 문 닫는 책방이 갈수록 는다는 엄마 말에 살짝 걱정도 됐지
올해부터 엄마는 이젠 나 혼자 책방엘 다녀도 된댔어 책 읽는 습관이 생겼다나 설레고 좀 두렵기도 하겠지만 연두색 책장들이 바람에 팔랑일 걸 생각하면 마음이 부풀어 올라 어떤 이야기로 나를 채울까 기대도 돼 진드기나 곰팡이가 책장을 갉아 먹고 못 쓰게도 한다는데 내가 읽는 책장이 그리되진 않았음 좋겠어
미루나무 책방으로 갈 거야 지렁이나 자벌레 참새가 놀다 가던 곳 바람이 불면 오시오시오오시오 소리가 나던 곳 낮은 몸으로도 나뭇잎 책장을 흔들며 반겨 주던 곳 올해는 어떤 이야기로 미루나무 책방은 손님들을 맞을까!
돌돌 말려 있던 나뭇잎 책장들
미루나무 가지가 펼치기 시작했어
---「미루나무 책방」중에서
바닥에 비닐 깔고
깨 한 알도 떨어뜨리지 않게
조심조심 살살
깻단 들어 경운기에 싣는다
귀뚜라미 먼저 구석에 자리 잡고
여치 폴짝 올라타고
메뚜기 훌쩍 날아 타고
질경이 풀씨
깻단에 묻어 타고
바랭이는 할아버지 모자에 얹혀 타고
도꼬마리 바짓단에 착 붙어 타고
타타타
타타타타
다
타타타타타 타타
할아버지 경운기
깻단 싣고
기름집 지나간다
---「타타타 경운기」중에서
내내 푸르른
초록 대문 집에 살아
초록 대문 안으로
초록 자두나무.
초록 대추나무.
초록 감나무.
초록 모과나무.
초록 배나무에 접붙인 초록 단감나무.
초록 포도나무.
초록 복숭아나무.
초록 사과나무, 초록 사과나무, 초록 사과나무, 초록 사과나무, 초록 사과나무, 초록초록초록초록……
대문 안에
초록이 가장 많은 우리 집
짙은 여름이 주렁주렁 열려 있는
초록 그늘 안으로
초록 모자 쓴 아빠가
온다
---「초록 대문 집」중에서
내내
물을 담았던
속이 깊은 물잔
연필과 볼펜을 꽂고
책상 위에 앉아
엄마 아빠의
글 그릇이 되었지
닳은 연필에게
말을 길어 주며
주렁주렁을 생각하며 아빠의 신발은 이른 봄부터 쉴 틈이 없지 그냥 오는 주렁주렁은 없으니까 땀이 없는 주렁주렁은 생각지도 않으니까 벌레와 무더위 폭풍우 치는 시간도 지켜 내야 주렁주렁을 볼 수 있어
올가을에도 동글동글 빨간 얼굴로 주렁주렁은 왔어
어렵게 도착한 주렁주렁이 있는 사과나무 아래
아삭아삭
아빠를 생각해
---「주렁주렁을 달고」중에서
사과 반쪽
씨방이랑 꼭지 도려내고
슥슥 긁어
오물오물
꿀
꺽
맛나게 드시는 할머니
숟가락 이빨이 단단하다
---「숟가락 이빨」중에서
다행히 올해도 문을 열 거라는 소문이 있어
드러난 뿌리에 2025마리의 우리 개미들이 이쪽저쪽 돌아보며 흙을 날라 묻어 줬단 얘기도 들렸어 문 닫는 책방이 갈수록 는다는 엄마 말에 살짝 걱정도 됐지
올해부터 엄마는 이젠 나 혼자 책방엘 다녀도 된댔어 책 읽는 습관이 생겼다나 설레고 좀 두렵기도 하겠지만 연두색 책장들이 바람에 팔랑일 걸 생각하면 마음이 부풀어 올라 어떤 이야기로 나를 채울까 기대도 돼 진드기나 곰팡이가 책장을 갉아 먹고 못 쓰게도 한다는데 내가 읽는 책장이 그리되진 않았음 좋겠어
미루나무 책방으로 갈 거야 지렁이나 자벌레 참새가 놀다 가던 곳 바람이 불면 오시오시오오시오 소리가 나던 곳 낮은 몸으로도 나뭇잎 책장을 흔들며 반겨 주던 곳 올해는 어떤 이야기로 미루나무 책방은 손님들을 맞을까!
돌돌 말려 있던 나뭇잎 책장들
미루나무 가지가 펼치기 시작했어
---「미루나무 책방」중에서
바닥에 비닐 깔고
깨 한 알도 떨어뜨리지 않게
조심조심 살살
깻단 들어 경운기에 싣는다
귀뚜라미 먼저 구석에 자리 잡고
여치 폴짝 올라타고
메뚜기 훌쩍 날아 타고
질경이 풀씨
깻단에 묻어 타고
바랭이는 할아버지 모자에 얹혀 타고
도꼬마리 바짓단에 착 붙어 타고
타타타
타타타타
다
타타타타타 타타
할아버지 경운기
깻단 싣고
기름집 지나간다
---「타타타 경운기」중에서
내내 푸르른
초록 대문 집에 살아
초록 대문 안으로
초록 자두나무.
초록 대추나무.
초록 감나무.
초록 모과나무.
초록 배나무에 접붙인 초록 단감나무.
초록 포도나무.
초록 복숭아나무.
초록 사과나무, 초록 사과나무, 초록 사과나무, 초록 사과나무, 초록 사과나무, 초록초록초록초록……
대문 안에
초록이 가장 많은 우리 집
짙은 여름이 주렁주렁 열려 있는
초록 그늘 안으로
초록 모자 쓴 아빠가
온다
---「초록 대문 집」중에서
내내
물을 담았던
속이 깊은 물잔
연필과 볼펜을 꽂고
책상 위에 앉아
엄마 아빠의
글 그릇이 되었지
닳은 연필에게
말을 길어 주며
---「글 그릇」중에서
출판사 리뷰
98퍼센트의 단맛과 2퍼센트의 떫은맛으로 완성되는 삶의 풍미
― 황점태 동시집 《주렁주렁을 달고》
황점태 시인의 첫 동시집 《주렁주렁을 달고》는 ‘풍미(風味)’의 시학을 보여준다.
시인은 아이들의 세계와 어른들의 노동, 자연의 시간과 인간의 손길을 잇는 섬세한 감각으로 일상에 스며 있는 시의 결을 길어 올린다.
“사전에는 없어요/ 가을엔 있어요”(〈단풍 깻잎〉)라는 짧은 문장은 그 자체로 시인의 세계를 설명한다.
언어로 정의되지 않는 것들, 그러나 삶 속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들?그것이 황점태 동시의 뿌리다.
〈주렁주렁을 달고〉에서 “그냥 오는 주렁주렁은 없”다는 아버지의 사과나무는 노동의 성실함과 삶의 인내를 상징한다.
땀과 태풍, 벌레와 무더위를 견딘 끝에 맺힌 ‘빨간 얼굴의 주렁주렁’은 단지 과실이 아니라, 가족의 시간과 사랑의 결실이다.
이처럼 시인은 사소한 일상 속에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관계를 발견한다.
〈타타타 경운기〉의 경쾌한 리듬은 자연과 인간이 함께 타고 가는 인생의 경운기를 연상케 한다.
“귀뚜라미 먼저 구석에 자리 잡고/ 여치 폴짝 올라타고/ 메뚜기 훌쩍 날아 타고”라는 연에는 존재의 차이를 허물고 모든 생명을 환대하는 시적 감각이 깃들어 있다.
이 시집의 후반부로 갈수록 세대의 기억이 이어진다.
〈사과나무 불빛〉의 아버지, 〈작약밭〉의 어머니, 〈오래전 일기〉의 할머니가 전하는 따뜻한 손의 교훈은 말보다 깊다.
그것은 “아버지 눈에서 내 눈으로 옮겨지는 말간 불씨”로 남는다.
황점태의 동시는 바로 이 불빛?말로 다하지 못하는 사랑과 전승의 온기를 지켜낸다.
《주렁주렁을 달고》는 자연과 인간, 어린이와 어른, 과거와 현재를 하나의 큰 나무로 세운 시집이다.
그 나무에는 언어의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고, 삶의 맛이 농익어 있다.
시인이 “여린 꽃으로 피어 작고 어린 열매를 달았다”고 고백했듯, 이 책은 첫 결실의 기쁨과 겸손을 함께 품은 동시집이다.
― 황점태 동시집 《주렁주렁을 달고》
황점태 시인의 첫 동시집 《주렁주렁을 달고》는 ‘풍미(風味)’의 시학을 보여준다.
시인은 아이들의 세계와 어른들의 노동, 자연의 시간과 인간의 손길을 잇는 섬세한 감각으로 일상에 스며 있는 시의 결을 길어 올린다.
“사전에는 없어요/ 가을엔 있어요”(〈단풍 깻잎〉)라는 짧은 문장은 그 자체로 시인의 세계를 설명한다.
언어로 정의되지 않는 것들, 그러나 삶 속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들?그것이 황점태 동시의 뿌리다.
〈주렁주렁을 달고〉에서 “그냥 오는 주렁주렁은 없”다는 아버지의 사과나무는 노동의 성실함과 삶의 인내를 상징한다.
땀과 태풍, 벌레와 무더위를 견딘 끝에 맺힌 ‘빨간 얼굴의 주렁주렁’은 단지 과실이 아니라, 가족의 시간과 사랑의 결실이다.
이처럼 시인은 사소한 일상 속에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관계를 발견한다.
〈타타타 경운기〉의 경쾌한 리듬은 자연과 인간이 함께 타고 가는 인생의 경운기를 연상케 한다.
“귀뚜라미 먼저 구석에 자리 잡고/ 여치 폴짝 올라타고/ 메뚜기 훌쩍 날아 타고”라는 연에는 존재의 차이를 허물고 모든 생명을 환대하는 시적 감각이 깃들어 있다.
이 시집의 후반부로 갈수록 세대의 기억이 이어진다.
〈사과나무 불빛〉의 아버지, 〈작약밭〉의 어머니, 〈오래전 일기〉의 할머니가 전하는 따뜻한 손의 교훈은 말보다 깊다.
그것은 “아버지 눈에서 내 눈으로 옮겨지는 말간 불씨”로 남는다.
황점태의 동시는 바로 이 불빛?말로 다하지 못하는 사랑과 전승의 온기를 지켜낸다.
《주렁주렁을 달고》는 자연과 인간, 어린이와 어른, 과거와 현재를 하나의 큰 나무로 세운 시집이다.
그 나무에는 언어의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고, 삶의 맛이 농익어 있다.
시인이 “여린 꽃으로 피어 작고 어린 열매를 달았다”고 고백했듯, 이 책은 첫 결실의 기쁨과 겸손을 함께 품은 동시집이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5년 11월 11일
- 쪽수, 무게, 크기 : 105쪽 | 148*210*20mm
- ISBN13 : 9791194632214
- ISBN10 : 1194632211
- KC인증 :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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