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사랑
Description
책소개
“우리는 ‘화사랑’에 청춘을 빚졌다.
경의선 열차를 타고 백마역이나 장흥역에 내려 '화사랑'에서 보낸 시간들은 많은 이들에게 '낭만의 시대'로 기억될 것이다.
화사랑 안주인 박상미 푸트 아티스트가 그간 고객들에게, 특별한 날 뷔페 음식으로 차려냈던 138개 음식의 레시피를 정리했다.
당시에도 앞서가던 그의 창작요리는 여전히 지금도 또 미래에도 많은 이들을 감동시킬 '가치'가 있다.
소중한 이 자료가 많은 이들이 그들의 사람들과 나누는 행복한 밥상을 더욱 돋보이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
“맛있는 것일수록 여럿이 나눠 먹어야 더 맛있다.”
푸드 아티스트 박상미의 음식철학의 근간은 자신의 음식을 가까운 이들과 함께 나누는 것에 있다.
그래서 늘 양이 많고 푸짐한데, 넉넉한 그의 인품까지 담아내는 요리다.
이 책은 그 어디에서도 볼 없는 요리책이다.
단순히 레시피를 얻기 위해서도 유용하지만 음식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더욱 독자 자신만의 요리 세계를 만들어가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실제로 가까운 지인들과 1년 6개월 동안 모임을 하며 요리를 하고 기록을 했다는 것도 다른 요리책과 다른 점이다.
참으로 감사하다.
그 시절 우리들의 청춘이었던 '화사랑'의 요리들을 이렇게 만날 수 있는 것도, 기록하여 미래로 보내는 것도 말이다.
사진만 봐도 참 좋다.
소장하고픈 퀄리티다.
경의선 열차를 타고 백마역이나 장흥역에 내려 '화사랑'에서 보낸 시간들은 많은 이들에게 '낭만의 시대'로 기억될 것이다.
화사랑 안주인 박상미 푸트 아티스트가 그간 고객들에게, 특별한 날 뷔페 음식으로 차려냈던 138개 음식의 레시피를 정리했다.
당시에도 앞서가던 그의 창작요리는 여전히 지금도 또 미래에도 많은 이들을 감동시킬 '가치'가 있다.
소중한 이 자료가 많은 이들이 그들의 사람들과 나누는 행복한 밥상을 더욱 돋보이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
“맛있는 것일수록 여럿이 나눠 먹어야 더 맛있다.”
푸드 아티스트 박상미의 음식철학의 근간은 자신의 음식을 가까운 이들과 함께 나누는 것에 있다.
그래서 늘 양이 많고 푸짐한데, 넉넉한 그의 인품까지 담아내는 요리다.
이 책은 그 어디에서도 볼 없는 요리책이다.
단순히 레시피를 얻기 위해서도 유용하지만 음식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더욱 독자 자신만의 요리 세계를 만들어가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실제로 가까운 지인들과 1년 6개월 동안 모임을 하며 요리를 하고 기록을 했다는 것도 다른 요리책과 다른 점이다.
참으로 감사하다.
그 시절 우리들의 청춘이었던 '화사랑'의 요리들을 이렇게 만날 수 있는 것도, 기록하여 미래로 보내는 것도 말이다.
사진만 봐도 참 좋다.
소장하고픈 퀄리티다.
목차
008 Prologue_레시피북을 펴내며
010 ‘화사랑(?舍廊)’ 이야기
014 내 음식 이야기
018 ‘화사랑’ 레시피 활용 설명서
JANUARY
020 좋은 재료로 차린 새해맞이 손님 초대상
022 비트수프
024 섭보라감자그라탱
026 건자두새우아스파라거스베이컨롤
028 고사리루콜라차돌박이샐러드
030 엔다이브굴타파스
032 김치만둣국
034 모자반무침
FEBRUARY
036 지중해 식재료와 남도 식재료의 만남
038 지중해식 가오리찜
040 가오리로제파스타
042 그린올리브샐러드
044 파래전카프레제핀초
046 돌문어초고추장무침
048 달래겉절이와 방어회
050 생달래와 방어회
052 나눠 먹어야 더 맛있는 정월대보름 요리
054 오곡밥
056 연잎밥
058 일곱 가지 진채
취나물, 고사리나물, 아주까리나물, 호박나물, 시래기나물, 무나물, 가지나물
062 북어찜
064 불고기
065 들기름김구이
066 나박김치
MARCH
068 비금도 ‘섬초’와 봄꽃을 곁들인 요리
070 치즈호두볼
072 근위섬초샐러드
074 섬초카프레제
076 섬초빨락빠니르
077 섬초장조림무침
078 섬초김치
080 섬초크림소스안심스테이크
082 섬초두릅동백꽃튀김과 무화과와인소스
084 섬초돼지안심롤구이
086 말린묵잡채
088 전호샐러드
089 명란두부샐러드
090 전호타파스
APRIL
092 한·일 식재료의 매력적인 만남
094 일본식 타파스
096 여주선
098 두부크레송미소샐러드
100 세비체
102 미즈나새우블랙올리브샐러드
104 야키
106 연어레몬간장조림
108 도다리쑥국
110 물쑥나물무침
112 쑥부쟁이샐러드
114 우메보시알타리샐러드
116 진달래화전
117 오미자화채
118 콩쑥버무리
SPECIAL APRIL RECIPES 1
120 남편, 김원갑 화가의 개인전 상차림
121 유채꽃카프레제/과일칵테일/흑임자와 거피팥인절미
122 부리토볼(Burrito Bowl)
SPECIAL APRIL RECIPES 2
123 딸, 김혜성(NU) 사진작가의 개인전 상차림
MAY
124 버드내 봄꽃으로 피어난 요리
126 꽃리스샐러드
128 연어화덕구이
131 우럭소금구이
132 치즈나초 & 살사소스
134 마르게리타꽃피자
136 죽순잣요구르트샐러드
138 빵샐러드
140 꽃얼음 띄운 오이지
142 돌나물물김치
144 꽃개떡
146 두메부추잡채
148 삼색다식
150 멜론프로슈토
151 떠먹는 꽃젤리
JUNE
152 아름다운 계절, 백사실 소풍 레시피
154 완두콩수프
156 치즈꼬치
158 아카시아꽃설기
160 고수불고기샐러드
162 통단호박밥
164 가죽나물전/머위잎편수/다시마사탕만두
JULY
168 유리그릇에 담고 싶은 여름 요리 한 상
170 수박냉수프
172 감자아스파라거스샐러드
173 쿠스쿠스샐러드
174 구운 제철채소샐러드
176 바질페스토펜네파스타
178 고수냉면과 달걀부침
180 호박꽃만두
181 그린올리브치즈볼
AUGUST
182 요리로 그려보는 한여름 밤의 꿈
184 클램차우더
186 국물째 떠먹는 골뱅이
188 장흥삼합
190 강원도해물찜
192 참소라냉파스타
194 간장게장쏨땀
196 짝퉁오골계
198 자소피클
200 육개장쌀국수
SEPTEMBER
202 공력을 다해 차린 생일상
204 미역국
206 갈비찜
208 잡채
210 궁중대하찜
212 육전
213 민어전
SPECIAL SEPTEMBER RECIPES 1
214 튀르키예 ‘김용문’ 도예작가 개인전 상차림
215 항아리케밥
216 포도잎돌마
SPECIAL SEPTEMBER RECIPES 2
217 바르셀로나 보케리아 시장 투어
엔다이브타파스/하몽만체고치즈타파스
OCTOBER
218 풍성한 자연의 산물로 계절을 담다
220 무화과아스파라거스샐러드
222 와인소스단호박찜
224 송이버섯구이
225 비프카르파초
226 야생버섯샤부샤부
SPECIAL OCTOBER CHOICES
228 여행의 필수, 와인 그리고 와이너리
독일 ‘뤼데스하임’/이탈리아 시칠리아 ‘돈나푸가타’/남프랑스 ‘쉔 블루’/이탈리아 몬테풀치아노 ‘베끼아 칸티나’/이탈리아 바로로 ‘칸티네 델 마르케지 디 바로로’
232 음식의 하나, 와인을 추천하며
매일 마셔도 좋은 데일리 와인/손님상에 내는 와인/특별한 날 마시는 와인
NOVEMBER
234 풍부한 계절의 맛, 저장 음식의 계절
236 무:수프
238 박속꼬시래기냉채
240 양송이치즈베이컨구이
241 감태곱창김마끼
242 닭가슴살채소샐러드
244 김장철, 꼭 준비하는 김치 몇 가지
246 포기김치/청무김치
248 고들빼기김치/돌산갓김치/순무김치
250 초겨울부터, 발효차
250 탱자차
251 생강청 만들기와 활용법
252 배차(배 요구르트)/배 뱅쇼
DECEMBER
254 특별한 날을 더욱 특별하게,
연말 파티 메뉴
256 해물파에야
258 퐁뒤
260 고수샐러드
262 시저샐러드
264 칠면조바비큐
267 그레이비소스/크랜베리소스
268 매시드포테이토
269 굴스노모노
270 톳두부무침
271 꼬막달래무침
SPECIAL DECEMBER RECIPES
272 장하늬 출판기념회 상차림
콜라비쏨땀/단호박샐러드
276 Epilogue_화사랑 음식을 먹어본 이의 고백
278 요리명 Index
010 ‘화사랑(?舍廊)’ 이야기
014 내 음식 이야기
018 ‘화사랑’ 레시피 활용 설명서
JANUARY
020 좋은 재료로 차린 새해맞이 손님 초대상
022 비트수프
024 섭보라감자그라탱
026 건자두새우아스파라거스베이컨롤
028 고사리루콜라차돌박이샐러드
030 엔다이브굴타파스
032 김치만둣국
034 모자반무침
FEBRUARY
036 지중해 식재료와 남도 식재료의 만남
038 지중해식 가오리찜
040 가오리로제파스타
042 그린올리브샐러드
044 파래전카프레제핀초
046 돌문어초고추장무침
048 달래겉절이와 방어회
050 생달래와 방어회
052 나눠 먹어야 더 맛있는 정월대보름 요리
054 오곡밥
056 연잎밥
058 일곱 가지 진채
취나물, 고사리나물, 아주까리나물, 호박나물, 시래기나물, 무나물, 가지나물
062 북어찜
064 불고기
065 들기름김구이
066 나박김치
MARCH
068 비금도 ‘섬초’와 봄꽃을 곁들인 요리
070 치즈호두볼
072 근위섬초샐러드
074 섬초카프레제
076 섬초빨락빠니르
077 섬초장조림무침
078 섬초김치
080 섬초크림소스안심스테이크
082 섬초두릅동백꽃튀김과 무화과와인소스
084 섬초돼지안심롤구이
086 말린묵잡채
088 전호샐러드
089 명란두부샐러드
090 전호타파스
APRIL
092 한·일 식재료의 매력적인 만남
094 일본식 타파스
096 여주선
098 두부크레송미소샐러드
100 세비체
102 미즈나새우블랙올리브샐러드
104 야키
106 연어레몬간장조림
108 도다리쑥국
110 물쑥나물무침
112 쑥부쟁이샐러드
114 우메보시알타리샐러드
116 진달래화전
117 오미자화채
118 콩쑥버무리
SPECIAL APRIL RECIPES 1
120 남편, 김원갑 화가의 개인전 상차림
121 유채꽃카프레제/과일칵테일/흑임자와 거피팥인절미
122 부리토볼(Burrito Bowl)
SPECIAL APRIL RECIPES 2
123 딸, 김혜성(NU) 사진작가의 개인전 상차림
MAY
124 버드내 봄꽃으로 피어난 요리
126 꽃리스샐러드
128 연어화덕구이
131 우럭소금구이
132 치즈나초 & 살사소스
134 마르게리타꽃피자
136 죽순잣요구르트샐러드
138 빵샐러드
140 꽃얼음 띄운 오이지
142 돌나물물김치
144 꽃개떡
146 두메부추잡채
148 삼색다식
150 멜론프로슈토
151 떠먹는 꽃젤리
JUNE
152 아름다운 계절, 백사실 소풍 레시피
154 완두콩수프
156 치즈꼬치
158 아카시아꽃설기
160 고수불고기샐러드
162 통단호박밥
164 가죽나물전/머위잎편수/다시마사탕만두
JULY
168 유리그릇에 담고 싶은 여름 요리 한 상
170 수박냉수프
172 감자아스파라거스샐러드
173 쿠스쿠스샐러드
174 구운 제철채소샐러드
176 바질페스토펜네파스타
178 고수냉면과 달걀부침
180 호박꽃만두
181 그린올리브치즈볼
AUGUST
182 요리로 그려보는 한여름 밤의 꿈
184 클램차우더
186 국물째 떠먹는 골뱅이
188 장흥삼합
190 강원도해물찜
192 참소라냉파스타
194 간장게장쏨땀
196 짝퉁오골계
198 자소피클
200 육개장쌀국수
SEPTEMBER
202 공력을 다해 차린 생일상
204 미역국
206 갈비찜
208 잡채
210 궁중대하찜
212 육전
213 민어전
SPECIAL SEPTEMBER RECIPES 1
214 튀르키예 ‘김용문’ 도예작가 개인전 상차림
215 항아리케밥
216 포도잎돌마
SPECIAL SEPTEMBER RECIPES 2
217 바르셀로나 보케리아 시장 투어
엔다이브타파스/하몽만체고치즈타파스
OCTOBER
218 풍성한 자연의 산물로 계절을 담다
220 무화과아스파라거스샐러드
222 와인소스단호박찜
224 송이버섯구이
225 비프카르파초
226 야생버섯샤부샤부
SPECIAL OCTOBER CHOICES
228 여행의 필수, 와인 그리고 와이너리
독일 ‘뤼데스하임’/이탈리아 시칠리아 ‘돈나푸가타’/남프랑스 ‘쉔 블루’/이탈리아 몬테풀치아노 ‘베끼아 칸티나’/이탈리아 바로로 ‘칸티네 델 마르케지 디 바로로’
232 음식의 하나, 와인을 추천하며
매일 마셔도 좋은 데일리 와인/손님상에 내는 와인/특별한 날 마시는 와인
NOVEMBER
234 풍부한 계절의 맛, 저장 음식의 계절
236 무:수프
238 박속꼬시래기냉채
240 양송이치즈베이컨구이
241 감태곱창김마끼
242 닭가슴살채소샐러드
244 김장철, 꼭 준비하는 김치 몇 가지
246 포기김치/청무김치
248 고들빼기김치/돌산갓김치/순무김치
250 초겨울부터, 발효차
250 탱자차
251 생강청 만들기와 활용법
252 배차(배 요구르트)/배 뱅쇼
DECEMBER
254 특별한 날을 더욱 특별하게,
연말 파티 메뉴
256 해물파에야
258 퐁뒤
260 고수샐러드
262 시저샐러드
264 칠면조바비큐
267 그레이비소스/크랜베리소스
268 매시드포테이토
269 굴스노모노
270 톳두부무침
271 꼬막달래무침
SPECIAL DECEMBER RECIPES
272 장하늬 출판기념회 상차림
콜라비쏨땀/단호박샐러드
276 Epilogue_화사랑 음식을 먹어본 이의 고백
278 요리명 Index
상세 이미지
출판사 리뷰
1979년, 화가 김원갑이 경의선 백마역 인근에 문을 연 '화사랑'은 문화예술인들의 아지트이자 1980~90년대 청춘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황금기를 누렸다.
그 중심에서 2016년까지 이끌어온 '화사랑' 안주인 박상미 푸드 아티스트는 음식에 진심이고 '먹이는 일'에 진심이었다.
즐거움으로 가득했던 호기심으로 식재료를 탐구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으로 그 맛을 검증한 수많은 요리 가운데 138개를 골랐다.
2016년에 문을 닫고, 많은 이들의 마음 속에 그리움으로 남아 있는 '화사랑', 이 책은 추억 속에 남은 ‘화사랑’과 함께 한 시절을 미래로 보내는 일이다.
저자 발행의 글
시작은 이랬다.
‘달팽이미식회’ 슬로푸드 회원 몇 명이 가끔 모여 와인을 마시는 모임이다.
누구는 와인을 들고 오고, 누구는 회를 뜨거나 안줏거리를 가져온다.
나는 음식을 한두 가지 만들어 가곤 했다.
2023년 9월, 무화과가 한창이던 계절, 그날 모임에 나는 ‘무화과샐러드’ 재료를 준비했다.
즉석에서 무화과를 자르고, 팬네 모양으로 잘라 데친 아스파라거스에 잣, 베이컨칩을 더해그해 첫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와 30년 된 발사믹 식초로 버무려 안주로 냈다.
내가 좋아하는 샐러드 중 하나다.
“무화과를 과일 말고 음식으로도 해 먹어요”
다들 맛있다며,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접시를 비웠다.
이내 안주가 떨어지고, 모임 장소 이던 ‘슬로카페달팽이’ 주방 쪽에 놓인 단호박 두 개가 내 눈에 들어왔다.
주인장인 「슬로매거진달팽이」 최영미 편집장은 철원에서 온 유기농 단호박이라며 기꺼이 재료로 내주었다.
뚝뚝 잘라 씨를 파내고 찜기에 넣고 쪘다.
남은 레드와인으로 달콤한 소스를 만들어끼얹고, 마무리로 말차도 뿌렸다.
빨강, 초록, 노랑… 그 색상의 조화는 이미 먹기 전에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모임 후 최영미 편집장은 「슬로매거진달팽이」 10월호에 이 두 가지 음식을 싣고 싶다며 레시피를 요청했다.
이를 시작으로 최 편집장은 ‘달팽이미식회’를 하며 내는 음식들을 연재해보자고 제안했고, 나도 그간 만들어왔던 음식 레시피들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흔쾌히 수락했다.
그렇게 2023년 10월호부터 2024년 9월호까지 1년간 연재를 했다.
사계절 음식을 만들며 매달 정리된 원고와 멋진 사진으로 디자인돼 나오는 잡지를 보며 이것을 편집해 나의 요리 인생을 정리하는 요리책을 내겠다고 마음먹었다.
‘달팽이미식회’ 회원들과 함께한 요리에 평소 내가 제철에 꼭 해 먹는 음식을 더하고, 몇번의 전시회 등 특별한 상차림도 추가했다.
여기 실린 모든 음식은 책을 내기 위해 스튜디오에서 만들어 촬영한 것이 아니다.
‘달팽이 미식회’ 회원들이 모여서 와인 마시는 날, 몇 가지 메뉴를 더 만들어 조명도 없이, 현장에 서 실제로 먹는 음식 사진을 찍었다.
음식은 7~10인이 먹을 수 있게 넉넉하게 했고, 큰 그릇에 푸짐히 담았다.
장소도 여러 군데였다.
주로 모인 정릉동 ‘슬로카페달팽이’, 신안 비금도, 경북 영양 버드내, 강원도 강릉, 부암동 백사실계곡과 우리 집… 여러 곳에서 촬영하며 힘든 점도 많았다.
조리할 곳이 없어 미리 다 만들어 준비해야 한 날도 있었다.
조리시설이 있어도 열악해서 조리도구를 다 싸서 다녔다.
준비 재료도, 그릇 무게도 만만치 않아 들고 다니기가 정말 힘들었지만 든든한 ‘달팽이미식회’ 응원단의 도움으로 1년 여정을 잘 마무리했다.
우연히, 좋은 사람들과 와인을 마시다가 아무 욕심 없이 생긴 일이었다.
나는 사람을 좋아한다.
음식을 좋아한다.
아니 음식을 사랑한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음식에 곁들이는 와인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같이 모여서 먹는 걸 좋아한다 .
“맛있는 것일수록 여럿이 나눠 먹어야 더 맛있다”.
나의 음식 철학이다.
산과 들에서 나는 야생 재료가 최고지만, 상황이 안 될 때는 끊임없이 새롭고 좋은 재료를 찾아다닌다.
열흘에 한 번은 경동시장에 가고, 좋은 식재료를 사려고 외국에도 간다.
그런 재료로 동서양 구분이 없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음식을 만든다.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음식을 맛본 나의 음식에는 이미 동서양의 경계가 없다.
“음식은 곧 나다.”
“접시에 나를 담는다.”
“음식, 나의 마지막 자존심.”
“음식을 통해 수행하는 삶.”
1979년 화사랑의 출발은 남편이 했으나, 2025년의 마무리는 내가 하고 싶었다.
제철 재료로 1~12월까지 만든 이 음식들은 화사랑에서 손님들과 나누던 음식들이기도 하다.
이상차림을 하며 그간 떠나보내지 못했던 나의 ‘화사랑’ 음식의 여정을 정리하는 의미도 있지만 나의 레시피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이책을 내는 데 마음껏 재료를 살 수 있게 지원을 아끼지 않은 나의 남편 김원갑, 음식 사진을 찍고 레시피를 정리해준 「슬로매거진달팽이」 최영미 편집장, 그간 함께 맛있게 먹어주고 온 마음으로 응원해준 ‘달팽이미식회’ 회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25년 봄에
푸드 아티스트 박상미
편집자의 글
‘화사랑’과 달팽이미식회
박상미 푸드 아티스트의 음식들을 먹어본 이로써, 독자 여러분께 감상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책의 말미에 글을 싣습니다.
한 사람이 40여 년간 발전시켜오며 대중들에게 이미 검증받은 음식의 레시피를 모은 이 책을 사지 않는 것은 모두의 손해이기에, 구매를 독려해야겠다는 마음도 들었지요.
‘먹을 복을 타고난 이’가 있다면, 아마도 저일 거예요.
전설처럼 전해 듣던 ‘화사랑’ 안주인의 음식을 1년 6개월여간 원 없이 맛보았으니까요.
우연히, 아주 우연히 박상미 푸드 아티스트의 인생 전부와도 같은 ‘화사랑’ 시절 요리들을 정리하는 일을 함께하게 된 것은 타고난 저의 먹성과 표현력 덕분입니다.
해주신 음식이 너무 예뻐서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사진을 찍었고 너무 맛있어서 엄지척을 날리며 맛있게 먹었고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싶어 레시피를 여쭈어 「슬로매거진달팽이」에 실었습니다.
그게 시작이었고, 마침 요리 인생 40여 년을 정리하고 싶었던 박상미 푸드 아티스트의 여정에 함께하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마다할 이유가 없었지요.
1년간의 ‘달팽이미식회’가 시작되었고, 최근 몇 년간 슬로푸드를 통해 알게 된 여섯 명을 주축으로 간혹 박상미 선생의 지인들이 함께하며 1년 12회를 채우고 꼭 넣어야 할 메뉴들을 차려 4번의 미식회가 더 열렸습니다.
또 가끔 많이 만들었다고 가져다주시는 음식까지, 이 책에 소개된 메뉴가 138개입니다.
예전에 기록해둔 것을 정리한 요리 10여 개를 제외하고 다 먹어본 사람으로서 말씀드리자면, 결과물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조리에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이래도 되나 싶게 호사였고, 영광이었고, 황송했던 맛의 향연이었습니다.
아는 맛은 아는 대로, 모르는 맛은 모르는 대로
박상미 선생의 요리는 ‘익숙한 재료의 새로운 맛, 낯선 재료의 친숙한 맛’이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또 ‘평범한 음식의 예술적 재탄생, 근사한 식재료의 일상화’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맛과 담음새를 제대로 찍어내지 못한 것 같아 송구한 마음도 있지만, 매달 장소를 바꿔가며 실제 가까운 이들과 음식을 나누는 현장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요리책의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요리책은 기획을 바탕으로 스튜디오에서 촬영용 세팅을 해 찍는 것이 보통인데, 왠지 저희는 그런 과정이 낯설었지요.
실제 음식을 즐기며 그 시간을 담아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철마다 나는 식재료, 모임의 특성에 맞춘 메뉴들, 현장의 분위기와 날씨마저 담은 자연스러운 사진들, 그리고 함께 음식을 먹고 나누는 소감들까지 있어 이 책에 실린 모든 요리가 저에게도 특별하게 기억됩니다.
개인적으로 평소 요리를 즐기고 먹는 것에 진심인 편이라 제대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아는 맛의 식재료는 어떻게 풀어냈을지 궁금했고, 모르는 맛의 식재료는 어떤 맛일지 궁금해하며 매 순간이 설렘이었지요.
생각해보면 어느 하나 모자라지 않은 완벽한 맛입니다.
과하지 않고 적당한 맛의 어울림, 재료나 맛내기의 경계가 없는 자유로운 창작요리들, 요리마다 가지고 있는 박상미 선생의 이야기들까지 함께 맛보니 더욱 특별하게 기억될 수밖에요.
매달 미식회 후 재료가 있으면 다시 흉내내 보기도 하며 여전히 제법 많은 메뉴를 즐기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을 묻는다면…
「슬로매거진달팽이」에 매달 미식회 내용을 연재하면 많은 이들이 추천 메뉴를 물었습니다.
사실 딱 하나를 고르기란 매우 어렵고,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 또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을 묻는다면 이상하게도 ‘우메보시알타리무샐러드’가 떠오릅니다.
충격적이었지요.
달달한 알타리무를 우메보시에 무친 것인데, 저는 그날 거의 세 접시를 혼자 먹었습니다.
고수불고기, 고수냉면, 고수샐러드 등 고수를 활용한 메뉴도 떠오릅니다.
고수를 좋아하는 개인적 취향이 반영된 것이겠지요.
그렇다 해도 고수를 이렇게 훌륭하게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또 놀라웠습니다.
박속꼬시래기냉채를 맛본 후에는 직접 박을 사기도 했고, 섬초동백꽃튀김과 무화과와인소스는 제가 먹어본 튀김과 소스 중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말린묵
잡채도 떠오르네요.
정성을 먹는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생각했습니다.
꽃개떡이나 콩쑥버무리, 삼색다식도 그렇지요.
요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여러 시도도 기억에 남습니다.
예를 들어 멸치무침(박속꼬시래기냉채, 고수샐러드 등), 장조림(섬초장조림무침), 베이컨칩(매시드포테이토 등) 등 조미료가 아닌 하나의 음식으로 간을 하고, 나물이나 감자에 올리브유를 더해 샐러드(쑥부쟁이샐러드, 감자샐러드 등)로 즐기는 것입니다.
알타리를 우메보시로 무친 것(우메보시알타리샐러드)도 마찬가지지요.
안 먹어본 요리 재료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물쑥, 미즈나, 크레송, 개복숭아 같은 재료는 낯설지만 이내 각인되는 맛이었습니다.
꽃을 활용한 요리들은 어떤가요.
복숭아꽃, 배꽃은 태어나 처음 먹어본 것 같아요.
미니 팬지(비올라)나 한련화가 요리를 더욱 아름답게 해주어 농부들을 만날 때마다 키워달라고 부탁했답니다.
무수프와 비트수프, 수박냉수프도 떠오릅니다.
평소 수프를 해 먹을 일이 거의 없었는데 이 세 가지 수프는 한 술 떠먹는 순간 “와~” 하는 감탄만 했지요.
꼭 하나, 다시 먹고 싶은 요리를 고르라면 생선요리 가운데 가오리를 활용한 메뉴를 꼽고 싶습니다.
맛도 맛이지만, 다른 건 조금이나마 흉내내볼 수 있겠는데 가오리는 좀처럼 다루기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지요.
사실 책을 만들며 메뉴마다 감상을 더하고 싶었을 정도로 모두 소중한 음식들입니다.
여러분의 최고 메뉴를 찾아가는 것도 흥미로울 거예요.
이 책의 모든 메뉴는 이미 고객들과 지인들, 그리고 가족들에게 그 맛을 검증받은 것들입니다.
박상미 푸드 아티스트에게 배운 것들
1년 6개월여의 여정에서 박상미 선생의 아름다운 요리들을 만나며 저는 인생 공부도 한 시간이었습니다.
시대를 대표하는 전설로 남은 ‘화사랑’ 안주인의 요리, 그 과정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며 요리를 대하는 그의 태도를 먼저 배웠습니다.
재료를 다루는 선생의 모습을 보면 요리에 대한 진심이 보입니다.
식재료에 대한 이해는 그만큼의 시간을 의미합니다.
계절과 자연을 알아오며 쌓인 지혜입니다.
다 만들어진 음식을 사람들과 나누는 시간, 자기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배려와 헌신에 가까운 행동들 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무엇보다 그는 늘 즐거웠고 행복해 보였지요.
박상미 선생이 가장 많이 이야기한 것은 ‘자리이타(自利利他)’입니다.
삶의 철학으로 받아들인 불교철학의 ‘자리이타’를 음식을 통해 그대로 실천하는 모습을 본 듯합니다.
이후 저에게도 ‘자리이타적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많은 시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음식이 그저 단순히 먹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지요.
슬로푸드운동을 지지하고 슬로푸드 철학을 삶의 태도로 받아들인 저에게 ‘음식’에 대한 생각의 폭을 더욱 넓혀준 시간이었습니다.
이 시간에 기꺼이 함께할 수 있게 해준 박상미 푸드 아티스트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잊지 못할 봄날에
요리 사진과 편집을 맡은, 최영미
그 중심에서 2016년까지 이끌어온 '화사랑' 안주인 박상미 푸드 아티스트는 음식에 진심이고 '먹이는 일'에 진심이었다.
즐거움으로 가득했던 호기심으로 식재료를 탐구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으로 그 맛을 검증한 수많은 요리 가운데 138개를 골랐다.
2016년에 문을 닫고, 많은 이들의 마음 속에 그리움으로 남아 있는 '화사랑', 이 책은 추억 속에 남은 ‘화사랑’과 함께 한 시절을 미래로 보내는 일이다.
저자 발행의 글
시작은 이랬다.
‘달팽이미식회’ 슬로푸드 회원 몇 명이 가끔 모여 와인을 마시는 모임이다.
누구는 와인을 들고 오고, 누구는 회를 뜨거나 안줏거리를 가져온다.
나는 음식을 한두 가지 만들어 가곤 했다.
2023년 9월, 무화과가 한창이던 계절, 그날 모임에 나는 ‘무화과샐러드’ 재료를 준비했다.
즉석에서 무화과를 자르고, 팬네 모양으로 잘라 데친 아스파라거스에 잣, 베이컨칩을 더해그해 첫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와 30년 된 발사믹 식초로 버무려 안주로 냈다.
내가 좋아하는 샐러드 중 하나다.
“무화과를 과일 말고 음식으로도 해 먹어요”
다들 맛있다며,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접시를 비웠다.
이내 안주가 떨어지고, 모임 장소 이던 ‘슬로카페달팽이’ 주방 쪽에 놓인 단호박 두 개가 내 눈에 들어왔다.
주인장인 「슬로매거진달팽이」 최영미 편집장은 철원에서 온 유기농 단호박이라며 기꺼이 재료로 내주었다.
뚝뚝 잘라 씨를 파내고 찜기에 넣고 쪘다.
남은 레드와인으로 달콤한 소스를 만들어끼얹고, 마무리로 말차도 뿌렸다.
빨강, 초록, 노랑… 그 색상의 조화는 이미 먹기 전에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모임 후 최영미 편집장은 「슬로매거진달팽이」 10월호에 이 두 가지 음식을 싣고 싶다며 레시피를 요청했다.
이를 시작으로 최 편집장은 ‘달팽이미식회’를 하며 내는 음식들을 연재해보자고 제안했고, 나도 그간 만들어왔던 음식 레시피들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흔쾌히 수락했다.
그렇게 2023년 10월호부터 2024년 9월호까지 1년간 연재를 했다.
사계절 음식을 만들며 매달 정리된 원고와 멋진 사진으로 디자인돼 나오는 잡지를 보며 이것을 편집해 나의 요리 인생을 정리하는 요리책을 내겠다고 마음먹었다.
‘달팽이미식회’ 회원들과 함께한 요리에 평소 내가 제철에 꼭 해 먹는 음식을 더하고, 몇번의 전시회 등 특별한 상차림도 추가했다.
여기 실린 모든 음식은 책을 내기 위해 스튜디오에서 만들어 촬영한 것이 아니다.
‘달팽이 미식회’ 회원들이 모여서 와인 마시는 날, 몇 가지 메뉴를 더 만들어 조명도 없이, 현장에 서 실제로 먹는 음식 사진을 찍었다.
음식은 7~10인이 먹을 수 있게 넉넉하게 했고, 큰 그릇에 푸짐히 담았다.
장소도 여러 군데였다.
주로 모인 정릉동 ‘슬로카페달팽이’, 신안 비금도, 경북 영양 버드내, 강원도 강릉, 부암동 백사실계곡과 우리 집… 여러 곳에서 촬영하며 힘든 점도 많았다.
조리할 곳이 없어 미리 다 만들어 준비해야 한 날도 있었다.
조리시설이 있어도 열악해서 조리도구를 다 싸서 다녔다.
준비 재료도, 그릇 무게도 만만치 않아 들고 다니기가 정말 힘들었지만 든든한 ‘달팽이미식회’ 응원단의 도움으로 1년 여정을 잘 마무리했다.
우연히, 좋은 사람들과 와인을 마시다가 아무 욕심 없이 생긴 일이었다.
나는 사람을 좋아한다.
음식을 좋아한다.
아니 음식을 사랑한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음식에 곁들이는 와인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같이 모여서 먹는 걸 좋아한다 .
“맛있는 것일수록 여럿이 나눠 먹어야 더 맛있다”.
나의 음식 철학이다.
산과 들에서 나는 야생 재료가 최고지만, 상황이 안 될 때는 끊임없이 새롭고 좋은 재료를 찾아다닌다.
열흘에 한 번은 경동시장에 가고, 좋은 식재료를 사려고 외국에도 간다.
그런 재료로 동서양 구분이 없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음식을 만든다.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음식을 맛본 나의 음식에는 이미 동서양의 경계가 없다.
“음식은 곧 나다.”
“접시에 나를 담는다.”
“음식, 나의 마지막 자존심.”
“음식을 통해 수행하는 삶.”
1979년 화사랑의 출발은 남편이 했으나, 2025년의 마무리는 내가 하고 싶었다.
제철 재료로 1~12월까지 만든 이 음식들은 화사랑에서 손님들과 나누던 음식들이기도 하다.
이상차림을 하며 그간 떠나보내지 못했던 나의 ‘화사랑’ 음식의 여정을 정리하는 의미도 있지만 나의 레시피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이책을 내는 데 마음껏 재료를 살 수 있게 지원을 아끼지 않은 나의 남편 김원갑, 음식 사진을 찍고 레시피를 정리해준 「슬로매거진달팽이」 최영미 편집장, 그간 함께 맛있게 먹어주고 온 마음으로 응원해준 ‘달팽이미식회’ 회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25년 봄에
푸드 아티스트 박상미
편집자의 글
‘화사랑’과 달팽이미식회
박상미 푸드 아티스트의 음식들을 먹어본 이로써, 독자 여러분께 감상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책의 말미에 글을 싣습니다.
한 사람이 40여 년간 발전시켜오며 대중들에게 이미 검증받은 음식의 레시피를 모은 이 책을 사지 않는 것은 모두의 손해이기에, 구매를 독려해야겠다는 마음도 들었지요.
‘먹을 복을 타고난 이’가 있다면, 아마도 저일 거예요.
전설처럼 전해 듣던 ‘화사랑’ 안주인의 음식을 1년 6개월여간 원 없이 맛보았으니까요.
우연히, 아주 우연히 박상미 푸드 아티스트의 인생 전부와도 같은 ‘화사랑’ 시절 요리들을 정리하는 일을 함께하게 된 것은 타고난 저의 먹성과 표현력 덕분입니다.
해주신 음식이 너무 예뻐서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사진을 찍었고 너무 맛있어서 엄지척을 날리며 맛있게 먹었고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싶어 레시피를 여쭈어 「슬로매거진달팽이」에 실었습니다.
그게 시작이었고, 마침 요리 인생 40여 년을 정리하고 싶었던 박상미 푸드 아티스트의 여정에 함께하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마다할 이유가 없었지요.
1년간의 ‘달팽이미식회’가 시작되었고, 최근 몇 년간 슬로푸드를 통해 알게 된 여섯 명을 주축으로 간혹 박상미 선생의 지인들이 함께하며 1년 12회를 채우고 꼭 넣어야 할 메뉴들을 차려 4번의 미식회가 더 열렸습니다.
또 가끔 많이 만들었다고 가져다주시는 음식까지, 이 책에 소개된 메뉴가 138개입니다.
예전에 기록해둔 것을 정리한 요리 10여 개를 제외하고 다 먹어본 사람으로서 말씀드리자면, 결과물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조리에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이래도 되나 싶게 호사였고, 영광이었고, 황송했던 맛의 향연이었습니다.
아는 맛은 아는 대로, 모르는 맛은 모르는 대로
박상미 선생의 요리는 ‘익숙한 재료의 새로운 맛, 낯선 재료의 친숙한 맛’이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또 ‘평범한 음식의 예술적 재탄생, 근사한 식재료의 일상화’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맛과 담음새를 제대로 찍어내지 못한 것 같아 송구한 마음도 있지만, 매달 장소를 바꿔가며 실제 가까운 이들과 음식을 나누는 현장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요리책의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요리책은 기획을 바탕으로 스튜디오에서 촬영용 세팅을 해 찍는 것이 보통인데, 왠지 저희는 그런 과정이 낯설었지요.
실제 음식을 즐기며 그 시간을 담아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철마다 나는 식재료, 모임의 특성에 맞춘 메뉴들, 현장의 분위기와 날씨마저 담은 자연스러운 사진들, 그리고 함께 음식을 먹고 나누는 소감들까지 있어 이 책에 실린 모든 요리가 저에게도 특별하게 기억됩니다.
개인적으로 평소 요리를 즐기고 먹는 것에 진심인 편이라 제대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아는 맛의 식재료는 어떻게 풀어냈을지 궁금했고, 모르는 맛의 식재료는 어떤 맛일지 궁금해하며 매 순간이 설렘이었지요.
생각해보면 어느 하나 모자라지 않은 완벽한 맛입니다.
과하지 않고 적당한 맛의 어울림, 재료나 맛내기의 경계가 없는 자유로운 창작요리들, 요리마다 가지고 있는 박상미 선생의 이야기들까지 함께 맛보니 더욱 특별하게 기억될 수밖에요.
매달 미식회 후 재료가 있으면 다시 흉내내 보기도 하며 여전히 제법 많은 메뉴를 즐기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을 묻는다면…
「슬로매거진달팽이」에 매달 미식회 내용을 연재하면 많은 이들이 추천 메뉴를 물었습니다.
사실 딱 하나를 고르기란 매우 어렵고,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 또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을 묻는다면 이상하게도 ‘우메보시알타리무샐러드’가 떠오릅니다.
충격적이었지요.
달달한 알타리무를 우메보시에 무친 것인데, 저는 그날 거의 세 접시를 혼자 먹었습니다.
고수불고기, 고수냉면, 고수샐러드 등 고수를 활용한 메뉴도 떠오릅니다.
고수를 좋아하는 개인적 취향이 반영된 것이겠지요.
그렇다 해도 고수를 이렇게 훌륭하게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또 놀라웠습니다.
박속꼬시래기냉채를 맛본 후에는 직접 박을 사기도 했고, 섬초동백꽃튀김과 무화과와인소스는 제가 먹어본 튀김과 소스 중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말린묵
잡채도 떠오르네요.
정성을 먹는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생각했습니다.
꽃개떡이나 콩쑥버무리, 삼색다식도 그렇지요.
요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여러 시도도 기억에 남습니다.
예를 들어 멸치무침(박속꼬시래기냉채, 고수샐러드 등), 장조림(섬초장조림무침), 베이컨칩(매시드포테이토 등) 등 조미료가 아닌 하나의 음식으로 간을 하고, 나물이나 감자에 올리브유를 더해 샐러드(쑥부쟁이샐러드, 감자샐러드 등)로 즐기는 것입니다.
알타리를 우메보시로 무친 것(우메보시알타리샐러드)도 마찬가지지요.
안 먹어본 요리 재료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물쑥, 미즈나, 크레송, 개복숭아 같은 재료는 낯설지만 이내 각인되는 맛이었습니다.
꽃을 활용한 요리들은 어떤가요.
복숭아꽃, 배꽃은 태어나 처음 먹어본 것 같아요.
미니 팬지(비올라)나 한련화가 요리를 더욱 아름답게 해주어 농부들을 만날 때마다 키워달라고 부탁했답니다.
무수프와 비트수프, 수박냉수프도 떠오릅니다.
평소 수프를 해 먹을 일이 거의 없었는데 이 세 가지 수프는 한 술 떠먹는 순간 “와~” 하는 감탄만 했지요.
꼭 하나, 다시 먹고 싶은 요리를 고르라면 생선요리 가운데 가오리를 활용한 메뉴를 꼽고 싶습니다.
맛도 맛이지만, 다른 건 조금이나마 흉내내볼 수 있겠는데 가오리는 좀처럼 다루기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지요.
사실 책을 만들며 메뉴마다 감상을 더하고 싶었을 정도로 모두 소중한 음식들입니다.
여러분의 최고 메뉴를 찾아가는 것도 흥미로울 거예요.
이 책의 모든 메뉴는 이미 고객들과 지인들, 그리고 가족들에게 그 맛을 검증받은 것들입니다.
박상미 푸드 아티스트에게 배운 것들
1년 6개월여의 여정에서 박상미 선생의 아름다운 요리들을 만나며 저는 인생 공부도 한 시간이었습니다.
시대를 대표하는 전설로 남은 ‘화사랑’ 안주인의 요리, 그 과정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며 요리를 대하는 그의 태도를 먼저 배웠습니다.
재료를 다루는 선생의 모습을 보면 요리에 대한 진심이 보입니다.
식재료에 대한 이해는 그만큼의 시간을 의미합니다.
계절과 자연을 알아오며 쌓인 지혜입니다.
다 만들어진 음식을 사람들과 나누는 시간, 자기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배려와 헌신에 가까운 행동들 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무엇보다 그는 늘 즐거웠고 행복해 보였지요.
박상미 선생이 가장 많이 이야기한 것은 ‘자리이타(自利利他)’입니다.
삶의 철학으로 받아들인 불교철학의 ‘자리이타’를 음식을 통해 그대로 실천하는 모습을 본 듯합니다.
이후 저에게도 ‘자리이타적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많은 시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음식이 그저 단순히 먹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지요.
슬로푸드운동을 지지하고 슬로푸드 철학을 삶의 태도로 받아들인 저에게 ‘음식’에 대한 생각의 폭을 더욱 넓혀준 시간이었습니다.
이 시간에 기꺼이 함께할 수 있게 해준 박상미 푸드 아티스트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잊지 못할 봄날에
요리 사진과 편집을 맡은, 최영미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5년 05월 31일
- 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284쪽 | 220*280*20mm
- ISBN13 : 9791196667931
- ISBN10 : 1196667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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