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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를 시작해
재즈를 시작해
Description
책소개
재즈인지는 알지만 왜 재즈인지는 설명 못 하는
그러나 재즈한 느낌을 아는 ‘널 위한 재즈 수업’


커피 향이 좋은 카페, 쾌적한 분위기의 책방, 은은한 조명의 바, 세련된 분위기의 쇼핑몰 등 이런 공간에서 흘러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음악은? 그렇다.
재즈! 재즈가 아니고 어떤 음악이 어울릴까, 상상이 되질 않는다.
게다가 인터넷에 ‘집중이 필요할 때’ 또는 ‘연말 무드음악’ 등으로 검색해 봐도 상당수가 재즈 음악이니,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재즈라는 음악에 일상의 많은 틈을 내어주고 있다.


그런데 그 흘러나오는 음악이 재즈라는 걸 우리는 어떻게 알았을까? ‘그냥 재즈 느낌이 나서…’ 혹시 이런 생각이 들었다면 환영한다.
재즈라고는 알지만 왜 재즈인지는 시원하게 설명할 수 없는, 하지만 재즈 음악을 즐겨 듣고 있는 바로 여러분을 위한 책이 나왔기 때문이다.


『재즈를 시작해』는 재즈가 왜 재즈인지 음악적 고찰과 사용하는 악기, 재즈가 생기게 된 역사, 재즈라는 음악이 대중 곁에 머물기 위해 대중성과 예술성 사이에서 줄다리기하듯 이어지며 파생시킨 다양한 재즈의 장르에 관한 이야기를 살펴본다.
책을 읽고 나면 저명한 재즈 뮤지션의 이름과 곡명을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중간중간 재즈를 알차게 감상할 수 있도록 ‘스스로 재즈 학습’도 잊지 않았으니, 연필을 들고 사분사분 글을 써보자.


책의 4부에서 소개하는 재즈 트랙은 재즈를 삶과 버무려 지내온 이 책의 저자가 독자를 향한 보내는 곡진한 음악 선물이다.
팍팍한 일상에 토닥토닥 위로를 주고 힘찬 응원을 건네는 재즈를 서로 추천할 때, 그리하여 음악 선물이 릴레이처럼 이어질 때 이 책의 진정한 효용은 다한다.


※ 『재즈를 시작해』는 초록비책공방의 ‘뉴노멀을 위한 문화·예술 인문서’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의 인문서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프롤로그 수업에 들어가며

1부.
재즈, 너란 녀석은


재즈 느낌이 나서 재즈라고 말했을 뿐
재즈의 구성
재즈 듣기 평가 ①
재즈의 악기
재즈 캄보의 구성
악기에 익숙해지기
재즈 듣기 평가 ?

2부.
재즈의 역사


재즈의 고향, 뉴올리언스
스스로 재즈 학습 ①
시카고, 그리고 캔자스시티까지
대공황 그리고 스윙재즈
스스로 재즈 학습 ②
모던 재즈의 시대로, 비밥
스스로 재즈 학습 ③
서부는 쿨, 동부는 하드밥
스스로 재즈 학습 ④
예술은 가깝게 대중은 멀게, 프리재즈
삼바와 재즈의 만남, 보사노바 재즈
전신 합체! 퓨전 재즈
스스로 재즈 학습 ⑤

3부.
재즈는 언제나 지금이니까


퓨전 재즈 그 이후
흐름 하나.
네오클래시시즘
흐름 둘.
컨템포러리 재즈
흐름 셋.
유럽 재즈 & ECM 사운드
흐름 넷.
스무드 재즈
흐름 다섯.
재즈와 힙합의 융합, 네오 소울
흐름 여섯.
애시드 재즈
목소리로 그린 재즈, 재즈 보컬의 역사
재즈 레이블

4부.
재즈 트랙


재즈를 권하는 마음
Track 1.
설거지할 때
Track 2.
문득 피아노를 치고 싶을 때
Track 3.
산길을 걸으며
Track 4.
가을 전어가 당길 때
Track 5.
노을이 지는 퇴근길에
Track 6.
듬성듬성 비어 있는 지하철에서
Track 7.
눈 내리는 겨울을 기다리며
Track 8.
슬로우 러닝을 즐길 때
Track 9.
늦은 밤 혼자 맥주를 따르며
Track 10.
잠 못 이루는 새벽에
재즈 활동지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책 속으로
우리는 자의든 타의든 일상에서 재즈에 많은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커피 마실 때, 쇼핑할 때, 일할 때도 재즈는 우리 곁에 머무른다.
심지어 지금 이 글을 쓰는 중에도 내 귀에는 재즈가 들린다(여기는 스타벅스랍니다).
이것이 “재즈 좋아하세요?”라는 물음에 다수가 긍정하는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재즈가 우리에게 허락하는 선은 딱 여기까지.
이 재즈라는 음악이 워낙 밀당의 고수라서 조금만 가까이 다가가면 이렇게 말하며 선을 긋는다.

“자주 만났다고 착각하는 모양인데, 나 그렇게 쉬운 음악 아니거든.”
누구나 알다시피 재즈는 분명 어려운 음악이다.
비전문가인 우리뿐 아니라 많은 음악 전문가의 의견도 대체로 같다.
연주하기 어려운 건 말할 것도 없고 제대로 듣기조차 어렵다.
이렇다 보니 청취자에 비해 깊게 즐기는 마니아가 적은 편이다.
재즈를 거칠게 정의하면 ‘즐겨 듣는다는 사람은 많은데 잘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음악’이랄까?
--- 프롤로그 중에서

재즈가 흘러나올 때 우리는 직관적으로 그 음악이 ‘재즈’라는 것을 안다.
대개 이 판단은 무의식의 영역에서 찰나에 일어나는 일이므로 굳이 ‘왜 내가 이 음악을 재즈라고 생각하는 거지?’ 따위의 질문은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번 기회로 생각해 보자.
여러분은 왜 재즈라고 생각했을까?
이 음악을 듣고 있을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하다.
예상하자면 이런 걸까?
“살짝 뒤로 물러나는 듯한 리듬, 딱 재즈네.”
“연주자가 자기 멋대로 하는 것 같은데 뭔가 멋지다.
이건 재즈다!”
“피아노랑 색소폰이 번갈아 가면서 대화하는 느낌, 재즈 아니겠어?”
“짧은 멜로디 후에 이어지는 자유로운 연주.
이게 재즈지.”
이것 말고도 다양한 인상이 있겠지만 여러분이 왜 재즈라고 생각했는지에 대한 조금 더 명쾌한 대답은 이렇다.
“이 음악이 재즈의 룰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지!”
--- 「재즈 느낌이 나서 재즈라고 말했을 뿐」 중에서

재즈에서 색소폰은 멜로디를 이끌거나 즉흥연주의 중심에 서는 경우가 많다.
솔로 파트에서는 감정을 담아내고 앙상블에서는 전체의 흐름을 부드럽게 연결한다.
특히 테너 색소폰은 새벽 공기 같은 차분함과 여운을 전하는 데 강하다.
색소폰은 연주자의 개성이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 악기다.
같은 곡을 연주해도 음색, 호흡, 프레이징이 제각각이다.
그래서 한 소절만 들어도 누가 연주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재즈에서 ‘목소리’라는 비유가 가장 잘 어울리는 악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재즈의 악기」 중에서

악기의 소리를 잘 분별해 들을 수 있다면 재즈를 제대로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되기가 결코 쉽지 않다.
우리가 재즈에서 주로 쓰이는 악기에 익숙하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색소폰이나 트럼펫 혹은 트롬본과 같이 재즈에는 활발하게 쓰이나 요즘 대중음악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관악기 간의 차이는 구분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재즈 클럽에서 라이브 연주를 듣거나 유튜브로 연주를 감상한다면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구분이 될 것이다.
어떤 악기 연주자가 연주하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음악 감상이라는 게 대개는 청각에만 의존하는 행위인지라 ‘보는 것’이 아닌 ‘듣는 것’만으로 악기 소리를 분별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노력이 다소 필요하다.
(…)
개별 악기가 어떻게 연주되고 있는지에 귀 기울이다 보면 각각의 뮤지션이 지닌 뚜렷한 개성뿐 아니라 자유
의 향연 속에서 어떻게 조화를 만들어가는지 엿볼 수 있다.
음악을 흘려보내듯이 듣는 감상도 분명 필요하지만 가끔은 귀를 쫑긋 세우고 음악에 완전히 몰입하는 감상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 믿는다.

--- 「악기에 익숙해지기」 중에서

제아무리 루이지애나주라고 해도, 크레올이 아닌 흑인은 노예 그 이상의 대우를 받지 못했다.
대부분 아프리카 서부, 지금의 세네갈·감비아·나이지리아·콩고 같은 지역에서 유럽 상인들에게 납치되거나 매매된, 이른바 ‘삼각 무역’의 이름으로 미국 땅에 끌려온 아프리카인의 상당수는 루이지애나의 사탕수수·면화 농장에서 강제 노동을 했다.

광활한 플랜테이션에서 흑인 노예들은 고향의 노래를 부르며 하루를 버텼다.
단순한 흥얼거림 같은 그 음악에는 아프리카의 정서가 고스란히 살아 있었다.
5음계 중심의 ‘펜타토닉 멜로디’, ‘콜 앤 리스폰스’, ‘그루브’, 미묘하게 음을 비트는 ‘블루 노트’.
악보에 표기되지 않은 생생한 음악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고향의 악기를 가져올 수 없었던 그들은 주변의 모든 것을 소리 내는 도구로 만들었다.
손뼉과 발의 움직임을 통한 소리는 물론 드럼통, 깡통 심지어 삽과 곡괭이까지도 리듬을 만드는 악기가 되었다.
이렇게 탄생한 음악은 ‘워크송’이라 불리며 공동체 안에서 전해졌다.
이 흑인 공동체의 음악은 훗날 블루스, 가스펠, R&B, 펑크, 힙합 등 미국 대중음악의 뿌리가 된다.
그중에서도 재즈의 핵심 뼈대가 된 두 장르가 있으니 바로 ‘블루스’와 ‘가스펠’이다.
--- 「재즈의 고향, 뉴올리언스」 중에서

1930년대부터는 뉴욕과 LA에서도 활동을 시작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영화에도 출연했고, 백인 청중을 상대로 하는 콘서트 무대에도 섰다.
당시 인종차별이 극심했음에도 그의 음악은 그 벽을 넘었다.
〈Hello, Dolly! 헬로우 달리!〉는 비틀스 전성기였던 1964년, 비틀스의 히트곡을 밀어내고 빌보드 1위를 차지했다.
62세의 재즈 트럼펫터가 20대 록밴드를 꺾은 것이다.
트럼펫 인트로 하나로 재즈의 방향을 바꿔놓은 재즈의 기념비적인 곡 〈West End Blues 웨스트 엔드 블루스〉도 암스트롱을 대표하는 곡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루이 암스트롱의 진짜 매력은 목소리이다.
거칠고 낡은 듯하지만, 그 안에는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함이 있다.
〈What a Wonderful World 왓 어 원더풀 월드〉는 발매된 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수많은 사람에게 위로와 위안을 준다.
재즈가 뭐냐고 묻는 말에 루이 암스트롱은 이렇게 말했다.

“만일 당신이 재즈가 무엇이냐고 물어야 한다면, 당신은 재즈를 영원히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재즈에 대해 알고 싶다면 수백 마디의 설명을 들을 게 아니라 실제 재즈 무대를 보고 즐기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뉴올리언스의 거리에서 시카고의 무대, 뉴욕의 카네기홀을 거쳐 세계인의 마음에 이르기까지 그는 재즈 그 자체였다.
--- 「재즈의 고향, 뉴올리언스 」 중에서

빅밴드 재즈가 시카고와 캔자스시티, 뉴욕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던 이 시기를 소설가 스콧 피츠제럴드는 ‘재즈의 시대Jazz Age’라 칭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갈 곳 잃은 전 세계의 부(富)가 미국으로 쏠리면서 미국은 새로운 패권 국가로 떠올랐다.
이 찬란한 번영과 함께 미국 도시의 밤은 재즈 선율로 넘쳐흘렀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대표작 『위대한 개츠비』는 바로 이런 시대의 분위기를 충실히 담아낸 작품이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재즈가 울려 퍼지는 호화로운 파티 속에서 삶의 덧없음과 화려함을 동시에 만끽한다.
실제로 피츠제럴드와 그의 아내 젤다는 뉴욕 브로드웨이의 극장에서 폴 화이트먼이 이끄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자주 즐겼는데, 이러한 경험은 『위대한 개츠비』 속 장면 장면에 생생히 반영되어 있다.
하지만 1929년에 불어닥친 경제 대공황으로 화려했던 재즈 에이지의 1막이 마무리된다.
기업의 연쇄적인 부도로 갑작스러운 대규모 실직 사태가 발생했지만 미국 정부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끝없는 성장 일로를 걸을 거라는 신생 강대국의 꿈에 차가운 찬물이 끼얹어진 셈이다.
이런 엄혹한 경제 환경에서 재즈 역시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
융성했던 빅밴드는 하나둘씩 해체되었고 일터를 잃게 된 수많은 재즈 뮤지션, 특히 흑인 뮤지션들은 생계를 위해 악기 대신 걸레를 손에 쥐어야 했다.
--- 「대공황 그리고 스윙 재즈 」 중에서

재즈의 역사를 직접 써 내려간 진정한 전설, 마일스 데이비스.
줄리아드 음대를 중퇴하고 ‘비밥의 아버지’ 찰리 파커의 곁에서 트럼펫을 불던 풋내기 시절의 마일스는 곧 자신의 색깔을 찾아 독자적인 길을 걷기 시
작한다.
감정을 폭발시키는 파커와는 달리 마일스는 차분하면서도 절제된 선율로 쿨한 재즈를 꿈꿨다.

그의 첫 번째 굵직한 발자국이 바로 쿨 재즈다.
그 시작을 알린 《Birth of the Cool》은 단순히 새로운 사운드의 시작만이 아니라 재즈가 더 넓은 가능성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누구보다 ‘뜨거운 피’를 지닌 사내가 만들어낸 ‘차가운 음악’, 마일스는 그렇게 재즈의 온도를 조절하며 또 하나의 시대를 열었다.
그 이후에도 마일스는 하드밥, 모달 재즈, 퓨전재즈에 이르기까지 매번 새 시대의 문을 열며 재즈의 지형을 뒤바꾸었다.
앞으로도 자주 만나게 될 거장이니 미리 안면을 터두자.

--- 「서부는 쿨, 동부는 하드밥」 중에서

이런 세월의 무게를 지내온 지금의 재즈는 너무도 다양해져서 이제는 더 이상 하나의 기준으로 묶기 어려울 정도다.
오랜 시간 수많은 시도와 흥망성쇠를 경험하며 진화를 거듭해 온 만큼 ‘이것은 쿨 재즈, 저것은 하드밥, 그것은 비밥’하고 딱 잘라서 말하기 어려운 시대인 것이다.
지금도 재즈는 새로움을 찾아, 혹은 이전의 것을 더 다듬기 위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트럼펫이나 색소폰, 피아노 같은 주로 사용하는 악기는 넘어서 침묵조차 연주에 들여오는 뮤지션도 존재한다.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즈를 새로 쓰고 있다.
그러므로 재즈의 역사는 계속될 것이다.
비록 어딜가도 재즈가 흘러나왔던 1920년대와 같은 재즈 에이지를 다시 맞이할 수는 없겠지만, 누군가는 여전히 과거를 가다듬어 빛낼 것이고 또 누군가는 미래를 향해 새로운 음을 던지며 재즈를 변모시킬 것이다.
모습과 양상은 다를 수 있지만 그 모든 움직임이 재즈라는 이름 아래 공존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재즈는, 언제나 지금이니까.
--- 「퓨전 재즈 그 이후」 중에서

투오마스 투루넨의 피아노 음색이 부서지는 빛처럼 내린다.
곧 규칙적으로 둥둥하고 울리는 막스 토른베르크의 베이스가 기분 좋게 귀를 감싼다.
들려오는 음악의 박자에 맞춰 다시 산책길을 걷기 시작한다.
서정적인 테마가 끝나고 피아노 솔로가 시작된다.
바람을 타는 듯, 물이 흐르는 계곡의 소리를 듣는 듯 느긋하다.
그의 연주에 속도를 맞춰 걷는다.
곡이 전개됨에 따라 박자가 빨라지면 내 걸음도 빨라진다.
산들바람에 빠른 걸음도 상쾌하다.
한창 속도를 높이던 피아노가 돌연 박자를 늦춘다.
잠시 뒤 느리지만 착실하게 피아노를 좇고 있던 베이스가 도착한다.
베이스의 섬세한 즉흥연주는 고요하고 몽환적인 자연을 그린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풍경과 매우 닮아서, 혹시 그들과 함께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든다.
베이스의 즉흥연주를 들으며 숨을 고르고 나면 비로소 뒤편에서 묵묵히 뒤를 받치던 드럼 연주가 들린다.
삭삭 긁는 드럼 브러시는 때론 흐르는 물소리처럼, 혹은 바람에 날리는 낙엽 소리처럼 들리기도 한다.
에밀 브란키스트의 드럼 덕분에 산책로는 실감을 얻고 구체화 된다.
그늘 사이에 내려앉은 빛과 빛을 받아 반짝이는 나뭇잎, 상쾌한 바람에 몸을 맡기는 나뭇가지, 숲을 가득 채운 푸른 색채.
투명한 자연을 온전히 담아낸 이 곡 덕분에 숲속에서나 느낄 법한 황홀경을 절 앞에 조성된 산책로에서도 느낄 수 있게 된다.
저 오솔길 끝엔 봄의 기운이 만개하고 있을 것만 같은 기분에 사로잡혀 긴 산책로를 계속 걸어갈 수 있도록 이끈다.
--- 「Track 3.
산길을 걸으며」 중에서

출판사 리뷰
재즈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썁바 두리두바 두비두비두바바바~ 이것이 재즈의 효용!

들을수록 알고 싶은 도도한 재즈와 더 가까워지는 법
재즈곡의 구성, 악기, 재즈의 역사, 추천곡 등 재즈 애호가의 안내서


더위를 피해 들어간 카페에서, 집으로 향하는 자동차에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또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고 우리는 직관적으로 ‘재즈’임을 안다.
그러나 왠지 재즈 같아서 재즈라고 생각했을 뿐, 아이러니하게도 왜 재즈인지 시원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왜 듣고 있는 음악을 재즈라고 생각했을까?

자유로운 음악이라고는 하나, 재즈에는 재즈를 재즈답게 하는 암묵적인 룰이 있다.
이 책은 알게 모르게 일상에서 흔하게 흘러나오는 음악을 재즈라고 정의할 수 있는 재즈의 구성을 이야기로 시작한다.
지금의 대중음악에서는 자주 쓰이지 않는 트럼펫, 색소폰, 트롬본과 같은 관악기가 어쩌다 재즈에서는 흔한 악기가 되었는지 악기의 소개도 잊지 않았다.


어쩌다 재즈라는 음악이 생겨났을까? 미국으로 이주하게 된 흑인들의 역사와 맞물려 미국 뉴올리언스라는 도시에서 탄생한 재즈의 역사를 따라가 본다.
시카고, 캔자스시티, 뉴욕 등 미국의 대도시에서부터 유럽, 전 세계에 이르기까지 예술성과 대중성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우리 곁에 머물기 위해 다양하게 변화하며 성장한 재즈의 애틋한 역사를 알게 될 것이다.


노동요로, 무드음악으로 재즈를 즐기다가 재즈라는 음악에 막 호기심을 갖게 된 우리를 위해 이 책의 저자는 도도하고도 복잡한 재즈와 ‘절친’이 될 수 있도록 어렵지 않게 재즈의 세계로 이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쓰인 음악을 듣고 “흠.
스탄 게츠로군, 이 음반 명반이지”라며 허세를 부려본다거나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고 “빌 에반스를 좋아하시나 봐요?”라며 말을 걸고 단골이 되는 정도의 효용은 기대해도 좋다.

어쩌면 처음 해보는 재즈 공부
재즈를 시작하기 위한 방구석 재즈 감상회에 초대합니다


한때 재즈가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재즈는 말이죠, 쌉바 두리두바 두비두비두바바바.”라고 답하는 밈이 유행한 적 있다.
피식 웃음이 났던 이 밈은 1976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엘라 피츠제럴드가 답한 내용을 오마주한 것으로 이토록 재즈를 재치 있고 자연스럽게 설명한 것이 또 있을까 싶다.


이제 막 재즈에 흥미가 생긴 여러분도 이 책을 통해 귀에 익숙했던 재즈라는 장르를 듣는 데서 아는 데로 익힐 수 있다.
걱정하지 마시라.
책 속 QR을 따라 여러 재즈 음악을 듣다 보면 손과 발이 저절로 그루브를 탈 것이다.
차 한잔을 손에 들고 푹신한 소파에 앉아서, 노을이 지는 퇴근길에 집으로 향하는 자동차 안에서, 듬성듬성 비어 있는 지하철에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접속하여 ‘쳇 베이커’, ‘키스 자렛’ 등을 검색하게도 될 것이다.
덤으로 재즈 뮤지션과 음악을 확실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책의 중간중간 ‘재즈 듣기 평가’과 ‘스스로 재즈 학습’을 넣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저자가 선별한 4부의 재즈 트랙을 들어보면서 재즈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보시길.
여러분의 방구석 재즈 감상회 초대를 기다려 보겠다.


〈뉴노멀을 위한 문화·예술 인문서〉 시리즈
같이 재즈나 들을까요? 일상에 재즈 들이기


소소한 기쁨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토닥토닥 위로를 건네는 문화·예술, 하지만 특별한 지식이 있어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다가가기가 쉽지 않다.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예술을 쉽고 재미있고 유쾌하게 읽을 수는 없을까? 초록비책공방의 〈뉴노멀을 위한 문화·예술 인문서〉 시리즈는 문턱을 낮추고 기꺼이 다가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 안내서로 기획되었다.
건조한 일상을 말랑말랑하게 해줄 문화·예술 관련 책을 기대하는 독자라면 『다정한 클래식』, 『힙하게 잇다 조선 판소리』, 『뮤지컬 익스프레스 슈퍼스타』, 『미술관을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에 이어 『재즈를 시작해』가 무척 반가울 것이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5년 11월 10일
- 쪽수, 무게, 크기 : 288쪽 | 358g | 135*210*20mm
- ISBN13 : 9791124126004
- ISBN10 : 1124126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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