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 이후
Description
책소개
미국의 저명한 미술사학자 데이비드 조슬릿의 『예술 이후』는 세계화와 디지털 네트워크, 금융자본주의 시대에 예술이 중대한 변화를 겪어왔음을 지적하면서 동시대 예술의 생태학을 새롭게 수립하기를 제안한다.
저자는 이에 대한 하나의 제안으로서 미학적 기본 전제를 ‘작품’이라는 특화된 사물이 아니라, 이미지라는 추상적 단위로 옮겨놓는다.
이제 중요한 것은 예술작품이 어떻게 이미지로 순환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며, 이에 따라 저자는 작품 혹은 이미지의 내용보다도 그것들이 순환·파급·변형되어 생겨나는 미학적 가치를 규정해 새로운 네트워크의 미학을 제안함으로써 현재의 예술과 건축에 적합한 가장 효과적인 해석의 틀을 제공하고자 한다.
저자는 이에 대한 하나의 제안으로서 미학적 기본 전제를 ‘작품’이라는 특화된 사물이 아니라, 이미지라는 추상적 단위로 옮겨놓는다.
이제 중요한 것은 예술작품이 어떻게 이미지로 순환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며, 이에 따라 저자는 작품 혹은 이미지의 내용보다도 그것들이 순환·파급·변형되어 생겨나는 미학적 가치를 규정해 새로운 네트워크의 미학을 제안함으로써 현재의 예술과 건축에 적합한 가장 효과적인 해석의 틀을 제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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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
목차
여는 글
이미지 폭발
군집
포맷
힘
감사의 말
해제
도판 크레디트
찾아보기(용어)
찾아보기(인명)
이미지 폭발
군집
포맷
힘
감사의 말
해제
도판 크레디트
찾아보기(용어)
찾아보기(인명)
책 속으로
『예술 이후』는 이미지가 다양한 속도로 복제되고 재매개(remediation)되고 전파되는 능력으로 인해 사실은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이 힘을 진보적인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미지를 파생적이고 말 없고 기만적이라고 무시하기보다는 이미지 자체의 잠재력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 p.10
“사람들은 이제 미술이 국제 통화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 …… 2008년 이후 전 세계적 금융 파탄으로 촉발된 경제 불안정 시기에 사람들은 이제 미술을 하나의 국제 통화로 인식한다.
--- p.31
우리는 이제 장소 특정성의 보증을 받아 진품성과 권위를 발산하는 후광이 아니라, 한 번에 어디에든 존재하는 포화 상태의 가치를 지니게 된 것이다.
아우라가 있던 자리에 이제는 윙윙거림(buzz)이 있다.
마치 벌 떼처럼, 이미지의 무리가 윙윙거림을 만들고, 새로운 생각이나 트렌드처럼 이미지가 (그것이 제품이든 정책이든 사람이든 예술작품이든 간에) 포화 상태에 다다를 때, ‘윙윙거림’이 생긴다.
--- p.35
내가 제시해본 전환, 즉 건축 및 예술에서의 오브제에 기반한 미학(object-based-aesthetics)으로부터 벗어나 이미지 군집에서 형태(form)가 출현하는 것을 전제하는 네트워크 미학(network aesthetics)으로의 전환에는 이에 상응하는 비평적 방법론의 수정이 요구된다.
식별할 수 있는 경계와 상대적 안정성을 특징으로 하는 오브제들은 단일한 의미에 적합하다.
그것은 마치 용기(容器)로서 명확한 윤곽의 형태가 한 의미를 담아낼 수밖에 없는 것과 같다.
--- p.72-73
매체는 디지털 세계에서 아날로그다.
포맷은 이미지의 영향력, 속도, 선명도를 조절함으로써 이미지 통화(이미지 파워)를 규제한다.
포맷은 그러한 통화를 배터리처럼 저장할 수도 있다(한네 다르보벤(Hanne Darboven)이나 쉬빙(Xu Bing)의 방대한 발명 언어들을 새긴 제사(題詞)처럼, 혹은 인간의 이해 능력을 초과하는 시간을 상상적으로 노트에 집적해 기록한 온카와라(On Kawara)의 〈백만 년(One Million Years)〉에서처럼).
아니면 포맷은 사치스러운 소비를 상연할 수도 있다.
(…) 이 각각의 사례에서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적 산책로와 같은 포맷은 이미지의 군집 내부에서 공간적 관계를 구성한다.
--- p.86-87
중요한 것은 이미지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그리고 쉽게 연결되는가다.
이는 단지 메시지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 부동산, 정치와 같은 여타 사회적 통화들에도 해당하는 이야기다.
이미지 과잉생산의 경제에서 핵심은 연결성이다.
이것이 바로 검색의 인식론(Epistemology of Search)이다.
--- p.89
이는 동시대 미술이 왜 기존 이미지들을 위한 새로운 포맷 생산을 선호하면서 내용 생산을 하찮은 것으로 여기게 되었는지 설명해주며, 데이터의 분석과 형성을 통해, 혹은 데이터의 형태화를 통해 공간을 창출하는 수많은 건축가들의 전략을 설명해준다.
(…) 미술과 건축은 구글의 알고리즘처럼 기존하는 이미지와 정보의 흐름들을 재포맷하면서 검색 엔진의 인식론과 미학 둘 다를 실천한다.
--- p.99
예술은 원자재와 체험 둘 다로서 세계화의 전형적인 대상이다.
예술은 진정성에 굶주린 경제에서 전위의 자리를 차지한다.
예술은 특별한 종류의 통화 교환을 실행한다.
문화적 차이가 자산이 되고 엔화, 인민폐, 유로, 달러처럼 거래되는 통화 교환 말이다.
그러나 예술은 결코 완전히 화폐가 되지는 않는다.
오늘날의 예술에는 더는 20세기 초와 같은 유형의 아방가르드가 없긴 하지만, 20세기 초의 제스처를 반복하는 데 지나지 않았던 네오아방가르드도 없다.
이제 이미지들은 유토피아를 창출하고자 하는 목표를 갖지 않는다.
이 힘을 진보적인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미지를 파생적이고 말 없고 기만적이라고 무시하기보다는 이미지 자체의 잠재력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 p.10
“사람들은 이제 미술이 국제 통화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 …… 2008년 이후 전 세계적 금융 파탄으로 촉발된 경제 불안정 시기에 사람들은 이제 미술을 하나의 국제 통화로 인식한다.
--- p.31
우리는 이제 장소 특정성의 보증을 받아 진품성과 권위를 발산하는 후광이 아니라, 한 번에 어디에든 존재하는 포화 상태의 가치를 지니게 된 것이다.
아우라가 있던 자리에 이제는 윙윙거림(buzz)이 있다.
마치 벌 떼처럼, 이미지의 무리가 윙윙거림을 만들고, 새로운 생각이나 트렌드처럼 이미지가 (그것이 제품이든 정책이든 사람이든 예술작품이든 간에) 포화 상태에 다다를 때, ‘윙윙거림’이 생긴다.
--- p.35
내가 제시해본 전환, 즉 건축 및 예술에서의 오브제에 기반한 미학(object-based-aesthetics)으로부터 벗어나 이미지 군집에서 형태(form)가 출현하는 것을 전제하는 네트워크 미학(network aesthetics)으로의 전환에는 이에 상응하는 비평적 방법론의 수정이 요구된다.
식별할 수 있는 경계와 상대적 안정성을 특징으로 하는 오브제들은 단일한 의미에 적합하다.
그것은 마치 용기(容器)로서 명확한 윤곽의 형태가 한 의미를 담아낼 수밖에 없는 것과 같다.
--- p.72-73
매체는 디지털 세계에서 아날로그다.
포맷은 이미지의 영향력, 속도, 선명도를 조절함으로써 이미지 통화(이미지 파워)를 규제한다.
포맷은 그러한 통화를 배터리처럼 저장할 수도 있다(한네 다르보벤(Hanne Darboven)이나 쉬빙(Xu Bing)의 방대한 발명 언어들을 새긴 제사(題詞)처럼, 혹은 인간의 이해 능력을 초과하는 시간을 상상적으로 노트에 집적해 기록한 온카와라(On Kawara)의 〈백만 년(One Million Years)〉에서처럼).
아니면 포맷은 사치스러운 소비를 상연할 수도 있다.
(…) 이 각각의 사례에서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적 산책로와 같은 포맷은 이미지의 군집 내부에서 공간적 관계를 구성한다.
--- p.86-87
중요한 것은 이미지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그리고 쉽게 연결되는가다.
이는 단지 메시지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 부동산, 정치와 같은 여타 사회적 통화들에도 해당하는 이야기다.
이미지 과잉생산의 경제에서 핵심은 연결성이다.
이것이 바로 검색의 인식론(Epistemology of Search)이다.
--- p.89
이는 동시대 미술이 왜 기존 이미지들을 위한 새로운 포맷 생산을 선호하면서 내용 생산을 하찮은 것으로 여기게 되었는지 설명해주며, 데이터의 분석과 형성을 통해, 혹은 데이터의 형태화를 통해 공간을 창출하는 수많은 건축가들의 전략을 설명해준다.
(…) 미술과 건축은 구글의 알고리즘처럼 기존하는 이미지와 정보의 흐름들을 재포맷하면서 검색 엔진의 인식론과 미학 둘 다를 실천한다.
--- p.99
예술은 원자재와 체험 둘 다로서 세계화의 전형적인 대상이다.
예술은 진정성에 굶주린 경제에서 전위의 자리를 차지한다.
예술은 특별한 종류의 통화 교환을 실행한다.
문화적 차이가 자산이 되고 엔화, 인민폐, 유로, 달러처럼 거래되는 통화 교환 말이다.
그러나 예술은 결코 완전히 화폐가 되지는 않는다.
오늘날의 예술에는 더는 20세기 초와 같은 유형의 아방가르드가 없긴 하지만, 20세기 초의 제스처를 반복하는 데 지나지 않았던 네오아방가르드도 없다.
이제 이미지들은 유토피아를 창출하고자 하는 목표를 갖지 않는다.
--- p.131-132
출판사 리뷰
구글 시대에 예술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미국의 저명한 미술사학자 데이비드 조슬릿의 『예술 이후』는 세계화와 디지털 네트워크, 금융자본주의 시대에 예술이 중대한 변화를 겪어왔음을 지적하면서 동시대 예술의 생태학을 새롭게 수립하기를 제안한다.
저자는 이에 대한 하나의 제안으로서 미학적 기본 전제를 ‘작품’이라는 특화된 사물이 아니라, 이미지라는 추상적 단위로 옮겨놓는다.
오늘날 이미지는 “거의 무한하게 재매개되기 쉬운 시각적 바이트(byte)”(11쪽)로 존재하며, 다양한 표면 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한다.
물론 디지털의 시대가 도래하기 전에도, 발터 벤야민이 주목했던 ‘기술 복제 가능성’에 기반한 이미지, 장 보드리야르가 말한 ‘시뮬라크르’ 이미지는 전통적 예술의 근간을 이루는 원본성의 특권과 위계를 위협하거나 능가하곤 했다.
조슬릿은 여기서 더 나아가 오늘날 이미지의 집단적이고 폭발적인 힘, 즉 이미지의 ‘창발성(emergency)’에 주목한다.
말하자면, 이미지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사태, 이미지의 힘이 다름 아닌 접속 내지 연결에서 나오고, 무한한 확장성과 변형 가능성을 지녔고, 일련의 강도와 흐름을 형성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따라서 이제 중요한 것은 예술작품이 어떻게 이미지로 순환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며, 이에 따라 저자는 작품 혹은 이미지의 내용보다도 그것들이 순환·파급·변형되어 생겨나는 미학적 가치를 규정해 새로운 네트워크의 미학을 제안함으로써 현재의 예술과 건축에 적합한 가장 효과적인 해석의 틀을 제공하고자 한다.
‘예술 이후’, 작품에서 네트워크 미학으로
조슬릿이 이야기하는 ‘예술 이후’란, 갈수록 작품의 실체를 규정하는 일이 곤란해지는 동시대 미술의 사태를 지시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예술(혹은 미술)이라는 개념을 작품이라는 단위에서 ‘이미지’의 연결성과 흐름이 만들어내는 힘/여파 그 자체로 돌리는 개념적 전환이다.
저자는 ‘예술 이후’라는 이 책의 제목이 어떤 의미인가를 ‘포스트(post)’라는 단어와 비교해 설명한다.
“‘이후(after)’라는 나의 제목은 단토가 즐겨 쓰는 포스트역사적(posthistorical)에서 ‘포스트(post)’라는 전치사와는 달리, 이미지의 확산에 따른 이미지의 반향(reverberation)(잔상afterimage이라는 말로 쓰일 때처럼)과 이미지가 네트워크로 진입한 이후 등장하는 순환의 패턴 둘 다를 가리킨다.”(156쪽) 말하자면, 저자는 지금 도래한 모종의 양식을 어떤 미술사적 시대 구분으로 제시하기보다는 이미지, 나아가 예술의 작동 방식을 재정의하는 틀로서 ‘이후’라는 시간성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 목표는 이미지가 네트워크에 진입했을 때 (비로소) 갖게 되는 벡터와 그 폭발력을 직시함으로써 고도화된 글로벌 자본주의에서 예술이 어떤 저항적 가능성을 지닐 수 있는지 다시 따져보는 것이다.
조슬릿에 따르면, 이러한 이미지의 전례 없는 폭발 현상에서 우리가 주목할 지점은 단순히 양적 차원보다 이미지가 네트워크로 전파되고 확산되는 속도와 순환, 즉 벡터의 차원이다.
그는 그 양상을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의 파급력에 빗댄다.
이제 “미술은 대체 가능한 헤지(hedge)”로서, “(……전 세계 블루칩 갤러리 등에서 팔리는 미술품의) 가치는 쉽사리 달러, 유로, 엔화, 위안화만큼 여러 국경을 넘나들지 않으면 안 된다.”(17~18쪽) 이러한 측면에서 조슬릿은 동시대 미술을 일종의 통화(currency)라고 규정한다.
여기서 ‘통화’는 화폐의 통용성을 지시하는 동시에, 접속과 차단을 통해 일련의 회로를 재설정하는 전류의 흐름까지 상기시키는 이중적 메타포로 사용된다.
그렇다면, 조슬릿은 이제 미술이 금융상품에 지나지 않다고 말하고 싶은 것인가? 그렇지 않다.
미술은 통화와 마찬가지로 추상화되어 유통되는 형식이지만, 분명 화폐와는 다르다.
“우리의 첫 번째 과제는 미술이 어떤 종류의 통화일지, 혹은 어떤 종류의 통화가 될 수 있는지 가늠해보는 일로, 통화가 교환을 통해 성립된다는 정의에 입각해 예술의 유통 역학을 이해하는 것이다.”(19쪽) 미술을 자본의 바깥으로 여기며 제도 비판의 성격을 지녔던 네오아방가르드적 실천이 이미 제스처로 소화된 채 ‘소장품’으로 석화되어버렸다면, 이제 자본에 대한 예술의 저항 가능성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마치 조슬릿은 이런 물음에 답하고자 하는 것처럼, 통화와 유사한 이미지의 잠재력을 오히려 자본의 회로에 침투하고, 그 경로를 바꾸거나 내파시킬 수 있는 가능성으로 상정한다.
『예술 이후』는 그 구체적인 사례로서 매튜 바니, 아이웨이웨이, 셰리 레빈, 피에르 위그 등의 작가는 물론 OMA, 라이저+우메모토, 렘 콜하스, 프랭크 게리 등의 작업을 분석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 시대의 예술과 건축에 대한 흥미진진하고 독창적인 이론을 제공한다.
미국의 저명한 미술사학자 데이비드 조슬릿의 『예술 이후』는 세계화와 디지털 네트워크, 금융자본주의 시대에 예술이 중대한 변화를 겪어왔음을 지적하면서 동시대 예술의 생태학을 새롭게 수립하기를 제안한다.
저자는 이에 대한 하나의 제안으로서 미학적 기본 전제를 ‘작품’이라는 특화된 사물이 아니라, 이미지라는 추상적 단위로 옮겨놓는다.
오늘날 이미지는 “거의 무한하게 재매개되기 쉬운 시각적 바이트(byte)”(11쪽)로 존재하며, 다양한 표면 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한다.
물론 디지털의 시대가 도래하기 전에도, 발터 벤야민이 주목했던 ‘기술 복제 가능성’에 기반한 이미지, 장 보드리야르가 말한 ‘시뮬라크르’ 이미지는 전통적 예술의 근간을 이루는 원본성의 특권과 위계를 위협하거나 능가하곤 했다.
조슬릿은 여기서 더 나아가 오늘날 이미지의 집단적이고 폭발적인 힘, 즉 이미지의 ‘창발성(emergency)’에 주목한다.
말하자면, 이미지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사태, 이미지의 힘이 다름 아닌 접속 내지 연결에서 나오고, 무한한 확장성과 변형 가능성을 지녔고, 일련의 강도와 흐름을 형성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따라서 이제 중요한 것은 예술작품이 어떻게 이미지로 순환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며, 이에 따라 저자는 작품 혹은 이미지의 내용보다도 그것들이 순환·파급·변형되어 생겨나는 미학적 가치를 규정해 새로운 네트워크의 미학을 제안함으로써 현재의 예술과 건축에 적합한 가장 효과적인 해석의 틀을 제공하고자 한다.
‘예술 이후’, 작품에서 네트워크 미학으로
조슬릿이 이야기하는 ‘예술 이후’란, 갈수록 작품의 실체를 규정하는 일이 곤란해지는 동시대 미술의 사태를 지시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예술(혹은 미술)이라는 개념을 작품이라는 단위에서 ‘이미지’의 연결성과 흐름이 만들어내는 힘/여파 그 자체로 돌리는 개념적 전환이다.
저자는 ‘예술 이후’라는 이 책의 제목이 어떤 의미인가를 ‘포스트(post)’라는 단어와 비교해 설명한다.
“‘이후(after)’라는 나의 제목은 단토가 즐겨 쓰는 포스트역사적(posthistorical)에서 ‘포스트(post)’라는 전치사와는 달리, 이미지의 확산에 따른 이미지의 반향(reverberation)(잔상afterimage이라는 말로 쓰일 때처럼)과 이미지가 네트워크로 진입한 이후 등장하는 순환의 패턴 둘 다를 가리킨다.”(156쪽) 말하자면, 저자는 지금 도래한 모종의 양식을 어떤 미술사적 시대 구분으로 제시하기보다는 이미지, 나아가 예술의 작동 방식을 재정의하는 틀로서 ‘이후’라는 시간성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 목표는 이미지가 네트워크에 진입했을 때 (비로소) 갖게 되는 벡터와 그 폭발력을 직시함으로써 고도화된 글로벌 자본주의에서 예술이 어떤 저항적 가능성을 지닐 수 있는지 다시 따져보는 것이다.
조슬릿에 따르면, 이러한 이미지의 전례 없는 폭발 현상에서 우리가 주목할 지점은 단순히 양적 차원보다 이미지가 네트워크로 전파되고 확산되는 속도와 순환, 즉 벡터의 차원이다.
그는 그 양상을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의 파급력에 빗댄다.
이제 “미술은 대체 가능한 헤지(hedge)”로서, “(……전 세계 블루칩 갤러리 등에서 팔리는 미술품의) 가치는 쉽사리 달러, 유로, 엔화, 위안화만큼 여러 국경을 넘나들지 않으면 안 된다.”(17~18쪽) 이러한 측면에서 조슬릿은 동시대 미술을 일종의 통화(currency)라고 규정한다.
여기서 ‘통화’는 화폐의 통용성을 지시하는 동시에, 접속과 차단을 통해 일련의 회로를 재설정하는 전류의 흐름까지 상기시키는 이중적 메타포로 사용된다.
그렇다면, 조슬릿은 이제 미술이 금융상품에 지나지 않다고 말하고 싶은 것인가? 그렇지 않다.
미술은 통화와 마찬가지로 추상화되어 유통되는 형식이지만, 분명 화폐와는 다르다.
“우리의 첫 번째 과제는 미술이 어떤 종류의 통화일지, 혹은 어떤 종류의 통화가 될 수 있는지 가늠해보는 일로, 통화가 교환을 통해 성립된다는 정의에 입각해 예술의 유통 역학을 이해하는 것이다.”(19쪽) 미술을 자본의 바깥으로 여기며 제도 비판의 성격을 지녔던 네오아방가르드적 실천이 이미 제스처로 소화된 채 ‘소장품’으로 석화되어버렸다면, 이제 자본에 대한 예술의 저항 가능성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마치 조슬릿은 이런 물음에 답하고자 하는 것처럼, 통화와 유사한 이미지의 잠재력을 오히려 자본의 회로에 침투하고, 그 경로를 바꾸거나 내파시킬 수 있는 가능성으로 상정한다.
『예술 이후』는 그 구체적인 사례로서 매튜 바니, 아이웨이웨이, 셰리 레빈, 피에르 위그 등의 작가는 물론 OMA, 라이저+우메모토, 렘 콜하스, 프랭크 게리 등의 작업을 분석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 시대의 예술과 건축에 대한 흥미진진하고 독창적인 이론을 제공한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2년 04월 10일
- 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192쪽 | 226g | 120*165*20mm
- ISBN13 : 9788965642763
- ISBN10 : 8965642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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