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립 투 이탈리아 2
Description
책소개
영화로 읽는 이탈리아 기행이다.
지난번의 1권에 이은 2권이다.
1권의 테마는 알려진 도시이고, 2권의 테마는 숨어 있는 도시이다.
이를테면 1권에선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처럼 세계적으로 알려진 도시가 배경인 영화들을 선별하여, 이탈리아에 대한 인문지리적 교양, 그리고 영화 자체에 대한 매력을 전달하고 있다.
이번의 2권에선 볼로냐, 비첸차, 볼테라처럼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도시들을 찾아간다.
방법은 1권과 같다.
그 지역에서 촬영한 영화를 통해, 이탈리아를 여행한다.
세계가 서로 닮으며, 비슷해지고 있을 때, 서구에서 상대적으로 고유한 성격을 잘 유지하는 나라가 이탈리아일 것이다.
‘신분제 사회의 예술’ 같은 오페라가 여전히 사랑받고, 장인이 손으로 빚어낸 명품들이 더욱 평가받는 데서도 알 수 있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같은 첨단의 상품에도 수공의 영역이 여전히 남아 있다.
말하자면 개별성이 대중성보다는 상대적으로 강한 나라가 이탈리아이다.
숨어 있는 소도시에서는 그런 이탈리아의 문화가 더욱 분명하게 보인다.
이 책은 그런 이탈리아의 개성을 찾아가는 여행기이다.
지난번의 1권에 이은 2권이다.
1권의 테마는 알려진 도시이고, 2권의 테마는 숨어 있는 도시이다.
이를테면 1권에선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처럼 세계적으로 알려진 도시가 배경인 영화들을 선별하여, 이탈리아에 대한 인문지리적 교양, 그리고 영화 자체에 대한 매력을 전달하고 있다.
이번의 2권에선 볼로냐, 비첸차, 볼테라처럼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도시들을 찾아간다.
방법은 1권과 같다.
그 지역에서 촬영한 영화를 통해, 이탈리아를 여행한다.
세계가 서로 닮으며, 비슷해지고 있을 때, 서구에서 상대적으로 고유한 성격을 잘 유지하는 나라가 이탈리아일 것이다.
‘신분제 사회의 예술’ 같은 오페라가 여전히 사랑받고, 장인이 손으로 빚어낸 명품들이 더욱 평가받는 데서도 알 수 있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같은 첨단의 상품에도 수공의 영역이 여전히 남아 있다.
말하자면 개별성이 대중성보다는 상대적으로 강한 나라가 이탈리아이다.
숨어 있는 소도시에서는 그런 이탈리아의 문화가 더욱 분명하게 보인다.
이 책은 그런 이탈리아의 개성을 찾아가는 여행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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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글
# 1부, 이탈리아 북부
1.
비첸차: 건축의 도시
센소, 리플리스 게임, 돈 조반니
2.
돌로미티: 이탈리아의 알프스
007 유어 아이스 온리, 박쥐성의 무도회, 핑크 팬더, 클리프행어
3.
페라라: 안개의 도시
핀치 콘티니의 정원, 구름 저편에, 외침
4.
트리에스테: 제임스 조이스 문학의 요람
죽은 자들, 노라, 베스트 오퍼
5.
리미니와 라벤나: 이탈리아 동부의 최고 해변
붉은 사막, 아마코드, 비텔로니
6.
만토바와 베르가모: 포강 유역의 곡창지역
1900, 나막신 나무
7.
베로나: 로미오와 줄리엣의 고향
로미오와 줄리엣, 레터스 투 줄리엣, 일식, 센소
8.
산레모: 칸초네를 알린 곳
아이 엠 러브, 리플리, 나는 결백하다
9.
브레시아: 파시즘의 유령
살로 소돔의 120일,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007 퀀텀 오브 솔러스
10.
크레모나: 명품 현악기의 고향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레드 바이올린, 박제사
11.
파르마: 베르톨루치의 영화적 출발
혁명전야, 루나, 바보 같은 자의 비극
12.
보비오: 움베르토 에코의 상상 속 수도원
주머니 속의 주먹, 나의 혈육
13.
리치오네: 리미니와 경쟁하는 해변 도시
가방을 든 여인, 격정의 계절, 파르마 여자
14.
우디네: 독일과 동유럽 문화와의 경계
거대한 전쟁, 국경 없는 가슴들, 잠자는 미녀
15.
볼로냐 1: ‘붉은 도시’
오이디푸스 왕, 살로 소돔의 120일
16.
볼로냐 2: ‘대학 도시’
수학여행, 크리스마스 선물, 마음은 다른 곳에, 조반나의 아빠
# 2부, 이탈리아 중부
17.
카스텔리 로마니: 로마 근교의 전원도시들
두 교황, 카비리아의 밤, 레오파드, 유모, 형사
18.
볼테라: 바람 속으로 사라질 운명
뉴 문, 희미한 곰별자리
19.
사바우디아: 파시스트 정권의 선전 도시
가족의 친구, 피에라 이야기, 여자 친구들
20.
비테르보 1: 오손 웰스가 ‘발견한’ 도시
오셀로, 매와 참새, 한여름 밤의 꿈
21.
비테르보 2: 펠리니의 영화적 고향
길, 비텔로니, 달콤한 인생
22.
페루지아와 아시시: 성인 프란체스코의 성령
프란체스코 신의 어릿광대, 성 프란체스코, 프란체스코
23.
안코나: 팔꿈치 모양의 천연의 항구
아들의 방, 강박관념, 아름다운 청년 자코모 레오파르디
24.
그로세토: 토스카나의 한적함
경이, 울 일만 남았다, 추월
25.
난니 모레티의 숨어 있는 로마: 일상에 대한 주목
4월, 나의 어머니, 나의 즐거운 일기,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
26.
바티칸과 영화: 성전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
무방비 도시, 맘마 로마,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 대부 3, 달콤한 인생
27.
이탈리아 포도주와 영화: 이탈리아의 ‘술 익는 마을’
트립 투 이탈리아, 투스카니의 태양, 온리 유, 스틸링 뷰티
# 3부, 이탈리아 남부
28.
바게리아: 시네마 천국의 고향
대부 3, 바리아, 시네마 천국
29.
마테라: 바위 집의 도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원더우먼, 암늑대, 마태복음, 벤허
30.
사르데냐: D.
H. 로렌스의 눈에 비친 황무지
파드레 파드로네,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 세바스찬, 붉은 사막, 오르고솔로의 산적들,
31.
카세르타: 이탈리아의 베르사유
미션 임파서블 3, 워털루 대전투, 스타워즈 에피소드 1, 천사와 악마,
32.
타오르미나: 시칠리아의 그리스 유적지
그랑 블루, 마이티 아프로디테, 정사
33.
폼페이: 로마제국의 흥망성쇠
폼페이 최후의 날, 폼페이: 최후의 날, 이탈리아 기행
34.
카타니아: 시칠리아 화산 ‘에트나’의 입구
이탈리아식 이혼, 신세계, 흔들리는 대지
35.
팔레르모: 마피아의 전설
백 걸음, 마피아는 오직 여름에만 죽인다, 배신자, 대부 3
36.
라퀼라: 남부의 대표적인 고원지대
장미의 이름, 그때 그들, 아메리칸, 레이디호크
37.
루카니아: 남쪽 끝을 의미하는 곳
그리스도는 에볼리에서 멈췄다, 이탈리아 횡단밴드
38.
칼라브리아주와 풀리아주: 망각의 땅
테일 오브 테일즈, 4월, 네 번, 구멍
39.
파졸리니와 에트나 화산: 역사 이전에 대한 성찰
마태복음, 테오레마, 돼지우리, 캔터베리 이야기
40.
이탈리아 전국 투어와 영화: 이탈리아의 지역성 탐구
트립 투 이탈리아,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우리는 그토록 사랑했네, 모두 잘 지내고 있다오
참고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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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 이탈리아 북부
1.
비첸차: 건축의 도시
센소, 리플리스 게임, 돈 조반니
2.
돌로미티: 이탈리아의 알프스
007 유어 아이스 온리, 박쥐성의 무도회, 핑크 팬더, 클리프행어
3.
페라라: 안개의 도시
핀치 콘티니의 정원, 구름 저편에, 외침
4.
트리에스테: 제임스 조이스 문학의 요람
죽은 자들, 노라, 베스트 오퍼
5.
리미니와 라벤나: 이탈리아 동부의 최고 해변
붉은 사막, 아마코드, 비텔로니
6.
만토바와 베르가모: 포강 유역의 곡창지역
1900, 나막신 나무
7.
베로나: 로미오와 줄리엣의 고향
로미오와 줄리엣, 레터스 투 줄리엣, 일식, 센소
8.
산레모: 칸초네를 알린 곳
아이 엠 러브, 리플리, 나는 결백하다
9.
브레시아: 파시즘의 유령
살로 소돔의 120일,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007 퀀텀 오브 솔러스
10.
크레모나: 명품 현악기의 고향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레드 바이올린, 박제사
11.
파르마: 베르톨루치의 영화적 출발
혁명전야, 루나, 바보 같은 자의 비극
12.
보비오: 움베르토 에코의 상상 속 수도원
주머니 속의 주먹, 나의 혈육
13.
리치오네: 리미니와 경쟁하는 해변 도시
가방을 든 여인, 격정의 계절, 파르마 여자
14.
우디네: 독일과 동유럽 문화와의 경계
거대한 전쟁, 국경 없는 가슴들, 잠자는 미녀
15.
볼로냐 1: ‘붉은 도시’
오이디푸스 왕, 살로 소돔의 120일
16.
볼로냐 2: ‘대학 도시’
수학여행, 크리스마스 선물, 마음은 다른 곳에, 조반나의 아빠
# 2부, 이탈리아 중부
17.
카스텔리 로마니: 로마 근교의 전원도시들
두 교황, 카비리아의 밤, 레오파드, 유모, 형사
18.
볼테라: 바람 속으로 사라질 운명
뉴 문, 희미한 곰별자리
19.
사바우디아: 파시스트 정권의 선전 도시
가족의 친구, 피에라 이야기, 여자 친구들
20.
비테르보 1: 오손 웰스가 ‘발견한’ 도시
오셀로, 매와 참새, 한여름 밤의 꿈
21.
비테르보 2: 펠리니의 영화적 고향
길, 비텔로니, 달콤한 인생
22.
페루지아와 아시시: 성인 프란체스코의 성령
프란체스코 신의 어릿광대, 성 프란체스코, 프란체스코
23.
안코나: 팔꿈치 모양의 천연의 항구
아들의 방, 강박관념, 아름다운 청년 자코모 레오파르디
24.
그로세토: 토스카나의 한적함
경이, 울 일만 남았다, 추월
25.
난니 모레티의 숨어 있는 로마: 일상에 대한 주목
4월, 나의 어머니, 나의 즐거운 일기,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
26.
바티칸과 영화: 성전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
무방비 도시, 맘마 로마,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 대부 3, 달콤한 인생
27.
이탈리아 포도주와 영화: 이탈리아의 ‘술 익는 마을’
트립 투 이탈리아, 투스카니의 태양, 온리 유, 스틸링 뷰티
# 3부, 이탈리아 남부
28.
바게리아: 시네마 천국의 고향
대부 3, 바리아, 시네마 천국
29.
마테라: 바위 집의 도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원더우먼, 암늑대, 마태복음, 벤허
30.
사르데냐: D.
H. 로렌스의 눈에 비친 황무지
파드레 파드로네,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 세바스찬, 붉은 사막, 오르고솔로의 산적들,
31.
카세르타: 이탈리아의 베르사유
미션 임파서블 3, 워털루 대전투, 스타워즈 에피소드 1, 천사와 악마,
32.
타오르미나: 시칠리아의 그리스 유적지
그랑 블루, 마이티 아프로디테, 정사
33.
폼페이: 로마제국의 흥망성쇠
폼페이 최후의 날, 폼페이: 최후의 날, 이탈리아 기행
34.
카타니아: 시칠리아 화산 ‘에트나’의 입구
이탈리아식 이혼, 신세계, 흔들리는 대지
35.
팔레르모: 마피아의 전설
백 걸음, 마피아는 오직 여름에만 죽인다, 배신자, 대부 3
36.
라퀼라: 남부의 대표적인 고원지대
장미의 이름, 그때 그들, 아메리칸, 레이디호크
37.
루카니아: 남쪽 끝을 의미하는 곳
그리스도는 에볼리에서 멈췄다, 이탈리아 횡단밴드
38.
칼라브리아주와 풀리아주: 망각의 땅
테일 오브 테일즈, 4월, 네 번, 구멍
39.
파졸리니와 에트나 화산: 역사 이전에 대한 성찰
마태복음, 테오레마, 돼지우리, 캔터베리 이야기
40.
이탈리아 전국 투어와 영화: 이탈리아의 지역성 탐구
트립 투 이탈리아,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우리는 그토록 사랑했네, 모두 잘 지내고 있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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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이런 ‘느린’ 나라가 서방 7개국(G7)에 포함된 게 신기하고, 어쩌면 그것이 이탈리아의 매력일 것이다.
‘느리다는 것’은 각박하지 않고, 사람 목을 조르지 않는 ‘기분 좋은 무관심’ 같은 것이다.
서방 7개국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그리고 일본이다.
대개 산업이 발달 돼 있고, 경쟁이 치열하며, 자본주의 질서에 잘 적응된 국가들이다.
G7은 거칠게 말하면, 미국이 주도하는 선진국 모임이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낯선 태도를 보이는 국가가 바로 이탈리아다.
이탈리아는 G7의 이방인 혹은 독불장군이다.
미국 주도의 질서에서 엇나가는 행보를 종종 보인다.
이탈리아에서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까지, ‘이탈리아공산당’이 제2당이었다.
이탈리아는 시장경제의 대표국 가운데 하나이지만, 이곳엔 반대 의견을 가진 무리가 만만치 않게 존재한다는 뜻이다.
---「서문」중에서
르네상스의 거장 안드레아 팔라디오가 이렇게 마음껏 건축 실력을 발휘한 데는 안목을 가진 비첸차 시민들의 지지가 있었고, 또 상상력을 실현케 하는 지역 귀족들의 실질적인 후원이 있어서였다.
팔라디오의 기록에 따르면, 그 귀족들이 건축을 의뢰하며 가장 자주 한 말은 “(자신은)고향을 아름답게 만들 책임이 있다”라는 것이었다.
‘아름다움에 대한 책임’, 이것은 이탈리아식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일 것이다.
---「1장, 비첸차」중에서
개인적으로 페라라(Ferrara)라는 도시를 알게 된 것은 전적으로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덕분이다.
그의 고향이 페라라다.
안토니오니 영화 특유의 안개가 자욱한 풍경은 바로 이곳 페라라에서 싹튼 것이다.
안토니오니는 어릴 때부터 페라라의 안개 속에서 자랐다.
온몸을 감싸는 솜털 같은 안개부터, 폐부를 찌르는 겨울의 차가운 안개까지, 포강(江) 유역의 대표도시 페라라는 늘 안개와 함께 기억됐다.
그리스 감독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안개 속의 풍경〉(1988)도 안토니오니에게 적지 않게 빚졌을 것이다.
나에겐 그 안개의 매력에 이끌려 들어간 게 안토니오니의 영화였고, 페라라의 풍경이었다.
이탈리아의 로마에 처음 도착한 뒤, 제일 먼저 여행한 다른 도시가 페라라였다.
순전히 안토니오니에 대한 개인적인 애정 때문이었다.
---「3장, 페라라」중에서
조이스는 자발적 망명지로 이탈리아의 트리에스테에서 거주한 뒤, 드디어 작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조이스는 〈더블린 사람들〉, 그리고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썼다.
조이스는 1차대전이 발발한 뒤, 전쟁을 피해 잠시 스위스의 취리히로 피신했다.
그 후 조이스에게 문학적으로 트리에스테만큼 주요한 도시인 파리에서 전성기를 맞는다.
파리에서 20년간 머물며 조이스는 트리에스테에서 잉태했던 걸작 〈율리시스〉를 완결 짓고, 뒤이어 〈피네건의 경야〉를 쓴다.
현대문학의 거장 제임스 조이스의 삶은 망명지 트리에스테의 10년과 파리의 20년을 통해 완성된다.
그 모든 찬란한 역사는 22살의 청년 조이스가 아일랜드에선 너무나 먼 곳, 곧 이탈리아의 북동쪽 끝에 있는 트리에스테에 가지 않았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테다.
트리에스테는 ‘청년 조이스의 도전장’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4장, 트리에스테」중에서
볼로냐(Bologna)는 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로마냐 주의 주도다.
중부의 세 주, 곧 토스카나, 움브리아, 마르케와 더불어 이탈리아의 ‘적색 지역’이라고 불린다.
늘 진보적인 위치에 있었고, 2차대전 이후 이탈리아 공화국이 건설된 뒤엔, 이곳 주 정부에서는 거의 매번 좌파가 정권을 잡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볼로냐가 있다.
볼로냐는 진보 정당과 강하게 연결돼 있다.
과거엔 ‘이탈리아 공산당’의 표밭이었다.
이들은 서부 유럽의 진보 정당이 그렇듯, 선거를 통한 집권이 목표였다.
그런 이탈리아 공산당의 거점도시가 볼로냐였다.
정치적 색깔의 이유로, 볼로냐는 ‘붉은 도시’를 의미하는 ‘라 로사’(La rossa/ The Red)로 불린다.
---「15장, 볼로냐」중에서
시칠리아 출신 감독 가운데 대중적인 인기가 가장 높은 사람은 주세페 토르나토레일 것이다.
〈시네마 천국〉(1988)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은 게 결정적인 이유다.
그의 장편 두 번째 작품인 〈시네마 천국〉 덕분에, 당시 32살의 시칠리아 청년은 일약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는 신예로 떠오른다.
시칠리아 시골의 소년 토토가 어떻게 유명 감독이 됐는지를 따라가는 다분히 자전적인 이 영화는 이후 토르나토레의 일관된 테마인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을 본격적으로 그려내는 시발점이 됐다.
소년 토토와 영사기사 알프레도(필립 누아레) 사이의 (유사)부자관계는 토르나토레가 반복해서 그리는 부자간의 이상적인 관계다.
이건 ‘가족’에 대한 시칠리아의 유별난 전통이기도 한데, 부모는 희생하고 자식은 그 희생에 감사하는, 당연하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신화’와 같은 이야기다.
이런 이상적인 관계가 펼쳐지는 공간이 바로 바게리아(Bagheria)이다.
시칠리아의 주도 팔레르모에서 오른쪽으로 20km 정도 떨어져 있다.
바게리아는 토르나토레의 고향이다.
---「28장, 바게리아」중에서
영국의 작가 D.
H. 로렌스는 1차대전 때 독일 스파이 혐의로 영국군의 집요한 추적을 받았다.
로렌스의 아내 프리다 위클이 독일인이었던 게 의심의 큰 이유였다.
프리다는 6살 연상이었고, ‘광부의 아들’인 로렌스와 달리 귀족 출신이었다.
로렌스의 출세작 〈채털리 부인의 연인〉에서 묘사된 상층부 여성과 사냥터 남성 사이의 신분 격차를 넘어선 사랑은 작가 자신의 경험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평범한 커플이 아니었던 이들은 종종 주위의 질시를 받았다.
로렌스 부부는 결국 군의 수사 압력을 이기지 못해 자발적인 망명길에 오른다.
1919년 이들은 영국을 떠났고, 1922년 이후 미국에 정착하기까지 세상을 유랑하는 삶을 산다.
로렌스 부부가 영국을 떠나 처음 도착한 곳이 이탈리아였다.
중부 이탈리아, 카프리, 시칠리아를 거쳐 최종적으로 여행 간 곳이 지중해 서쪽의 섬 사르데냐이다.
로렌스는 이곳에서 자신이 사실은 ‘여행’이 아니라 ‘유배’의 운명에 놓였다는 점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로렌스의 눈에 비친 사르데냐는 ‘유럽과 아프리카 사이에서 길을 잃은 곳, 아무 데도 속하지 않는 황무지’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느리다는 것’은 각박하지 않고, 사람 목을 조르지 않는 ‘기분 좋은 무관심’ 같은 것이다.
서방 7개국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그리고 일본이다.
대개 산업이 발달 돼 있고, 경쟁이 치열하며, 자본주의 질서에 잘 적응된 국가들이다.
G7은 거칠게 말하면, 미국이 주도하는 선진국 모임이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낯선 태도를 보이는 국가가 바로 이탈리아다.
이탈리아는 G7의 이방인 혹은 독불장군이다.
미국 주도의 질서에서 엇나가는 행보를 종종 보인다.
이탈리아에서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까지, ‘이탈리아공산당’이 제2당이었다.
이탈리아는 시장경제의 대표국 가운데 하나이지만, 이곳엔 반대 의견을 가진 무리가 만만치 않게 존재한다는 뜻이다.
---「서문」중에서
르네상스의 거장 안드레아 팔라디오가 이렇게 마음껏 건축 실력을 발휘한 데는 안목을 가진 비첸차 시민들의 지지가 있었고, 또 상상력을 실현케 하는 지역 귀족들의 실질적인 후원이 있어서였다.
팔라디오의 기록에 따르면, 그 귀족들이 건축을 의뢰하며 가장 자주 한 말은 “(자신은)고향을 아름답게 만들 책임이 있다”라는 것이었다.
‘아름다움에 대한 책임’, 이것은 이탈리아식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일 것이다.
---「1장, 비첸차」중에서
개인적으로 페라라(Ferrara)라는 도시를 알게 된 것은 전적으로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덕분이다.
그의 고향이 페라라다.
안토니오니 영화 특유의 안개가 자욱한 풍경은 바로 이곳 페라라에서 싹튼 것이다.
안토니오니는 어릴 때부터 페라라의 안개 속에서 자랐다.
온몸을 감싸는 솜털 같은 안개부터, 폐부를 찌르는 겨울의 차가운 안개까지, 포강(江) 유역의 대표도시 페라라는 늘 안개와 함께 기억됐다.
그리스 감독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안개 속의 풍경〉(1988)도 안토니오니에게 적지 않게 빚졌을 것이다.
나에겐 그 안개의 매력에 이끌려 들어간 게 안토니오니의 영화였고, 페라라의 풍경이었다.
이탈리아의 로마에 처음 도착한 뒤, 제일 먼저 여행한 다른 도시가 페라라였다.
순전히 안토니오니에 대한 개인적인 애정 때문이었다.
---「3장, 페라라」중에서
조이스는 자발적 망명지로 이탈리아의 트리에스테에서 거주한 뒤, 드디어 작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조이스는 〈더블린 사람들〉, 그리고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썼다.
조이스는 1차대전이 발발한 뒤, 전쟁을 피해 잠시 스위스의 취리히로 피신했다.
그 후 조이스에게 문학적으로 트리에스테만큼 주요한 도시인 파리에서 전성기를 맞는다.
파리에서 20년간 머물며 조이스는 트리에스테에서 잉태했던 걸작 〈율리시스〉를 완결 짓고, 뒤이어 〈피네건의 경야〉를 쓴다.
현대문학의 거장 제임스 조이스의 삶은 망명지 트리에스테의 10년과 파리의 20년을 통해 완성된다.
그 모든 찬란한 역사는 22살의 청년 조이스가 아일랜드에선 너무나 먼 곳, 곧 이탈리아의 북동쪽 끝에 있는 트리에스테에 가지 않았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테다.
트리에스테는 ‘청년 조이스의 도전장’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4장, 트리에스테」중에서
볼로냐(Bologna)는 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로마냐 주의 주도다.
중부의 세 주, 곧 토스카나, 움브리아, 마르케와 더불어 이탈리아의 ‘적색 지역’이라고 불린다.
늘 진보적인 위치에 있었고, 2차대전 이후 이탈리아 공화국이 건설된 뒤엔, 이곳 주 정부에서는 거의 매번 좌파가 정권을 잡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볼로냐가 있다.
볼로냐는 진보 정당과 강하게 연결돼 있다.
과거엔 ‘이탈리아 공산당’의 표밭이었다.
이들은 서부 유럽의 진보 정당이 그렇듯, 선거를 통한 집권이 목표였다.
그런 이탈리아 공산당의 거점도시가 볼로냐였다.
정치적 색깔의 이유로, 볼로냐는 ‘붉은 도시’를 의미하는 ‘라 로사’(La rossa/ The Red)로 불린다.
---「15장, 볼로냐」중에서
시칠리아 출신 감독 가운데 대중적인 인기가 가장 높은 사람은 주세페 토르나토레일 것이다.
〈시네마 천국〉(1988)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은 게 결정적인 이유다.
그의 장편 두 번째 작품인 〈시네마 천국〉 덕분에, 당시 32살의 시칠리아 청년은 일약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는 신예로 떠오른다.
시칠리아 시골의 소년 토토가 어떻게 유명 감독이 됐는지를 따라가는 다분히 자전적인 이 영화는 이후 토르나토레의 일관된 테마인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을 본격적으로 그려내는 시발점이 됐다.
소년 토토와 영사기사 알프레도(필립 누아레) 사이의 (유사)부자관계는 토르나토레가 반복해서 그리는 부자간의 이상적인 관계다.
이건 ‘가족’에 대한 시칠리아의 유별난 전통이기도 한데, 부모는 희생하고 자식은 그 희생에 감사하는, 당연하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신화’와 같은 이야기다.
이런 이상적인 관계가 펼쳐지는 공간이 바로 바게리아(Bagheria)이다.
시칠리아의 주도 팔레르모에서 오른쪽으로 20km 정도 떨어져 있다.
바게리아는 토르나토레의 고향이다.
---「28장, 바게리아」중에서
영국의 작가 D.
H. 로렌스는 1차대전 때 독일 스파이 혐의로 영국군의 집요한 추적을 받았다.
로렌스의 아내 프리다 위클이 독일인이었던 게 의심의 큰 이유였다.
프리다는 6살 연상이었고, ‘광부의 아들’인 로렌스와 달리 귀족 출신이었다.
로렌스의 출세작 〈채털리 부인의 연인〉에서 묘사된 상층부 여성과 사냥터 남성 사이의 신분 격차를 넘어선 사랑은 작가 자신의 경험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평범한 커플이 아니었던 이들은 종종 주위의 질시를 받았다.
로렌스 부부는 결국 군의 수사 압력을 이기지 못해 자발적인 망명길에 오른다.
1919년 이들은 영국을 떠났고, 1922년 이후 미국에 정착하기까지 세상을 유랑하는 삶을 산다.
로렌스 부부가 영국을 떠나 처음 도착한 곳이 이탈리아였다.
중부 이탈리아, 카프리, 시칠리아를 거쳐 최종적으로 여행 간 곳이 지중해 서쪽의 섬 사르데냐이다.
로렌스는 이곳에서 자신이 사실은 ‘여행’이 아니라 ‘유배’의 운명에 놓였다는 점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로렌스의 눈에 비친 사르데냐는 ‘유럽과 아프리카 사이에서 길을 잃은 곳, 아무 데도 속하지 않는 황무지’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30장, 사르데냐」중에서
출판사 리뷰
이탈리아에서 비교적 덜 알려진 도시들, 숨어 있는 도시들을 소개한다.
저번의 1권처럼 그런 도시들을 배경으로 촬영된 영화들을 통해서다.
이탈리아는 G7 가운데 한 국가인데, 이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개별성이 강한 나라다.
대부분 국가가 서로를 닮아 가는 게, 인터넷 시대의 추세인데, 이탈리아는 그런 흐름에서도 좀 ‘느린’ 편이다.
아직도 장인들이 손으로 천천히 만드는 물건들이 명품으로 더 큰 사랑을 받는 현상을 보면 알 수 있다.
심지어 페라리, 람보르기니 같은 명품 차에서도 장인들의 ‘완고한 손끝’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느리고 인간적’인 특성이 더 강하게 남아 있는 작은 도시들을 방문하며, 이탈리아라는 나라의 개별성을 탐구하고 있다.
저번의 1권처럼 그런 도시들을 배경으로 촬영된 영화들을 통해서다.
이탈리아는 G7 가운데 한 국가인데, 이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개별성이 강한 나라다.
대부분 국가가 서로를 닮아 가는 게, 인터넷 시대의 추세인데, 이탈리아는 그런 흐름에서도 좀 ‘느린’ 편이다.
아직도 장인들이 손으로 천천히 만드는 물건들이 명품으로 더 큰 사랑을 받는 현상을 보면 알 수 있다.
심지어 페라리, 람보르기니 같은 명품 차에서도 장인들의 ‘완고한 손끝’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느리고 인간적’인 특성이 더 강하게 남아 있는 작은 도시들을 방문하며, 이탈리아라는 나라의 개별성을 탐구하고 있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3년 11월 21일
- 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288쪽 | 128*188*20mm
- ISBN13 : 9791197980824
- ISBN10 : 119798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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