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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은 날에는 남해에 갑니다
생각이 많은 날에는 남해에 갑니다
Description
책소개
대학병원 수술실 간호사에서 사진작가로 전업한 어느 작가의 버릇처럼 남해 여행
있는 그대로의 남해를 바라보는 따듯하고 다정한 시선


수술실 간호사 시절부터 남해를 찾기 시작해, 8년째 남해를 오가는 사람이 있다.
발길 닿는 곳마다 펼쳐진 풍경이 자신을 위해 준비된 선물 같은 곳이었다.
서울에서 남해까지 네다섯 시간이 걸리는 길을 오가며 담은 사진들로 두 차례의 사진전을 열기도 하고, 그 사이에 간호사에서 사진작가로 전업도 했다.
남해의 무엇이 그녀를 그토록 끌어당긴 걸까.
『생각이 많은 날에는 남해에 갑니다』는 작가와 함께 남해의 매력 포인트를 찾아가는 여정이 될 것이다.
더불어 이 책은 간호사라는 직업을 내려놓고 사진작가로 거듭나기까지 남해가 어떻게 한 사람을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 편의 성장기와도 같은 여정이 되어줄 것이다.
봄이면 벚꽃과 유채꽃이 지천이고, 산 중턱에 걸친 도로를 달릴 때면 바다 위를 달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 남해엔 분명 그 이상의 것이 있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의 속도에 치였을 때 느려도 괜찮아, 쉬어가도 괜찮아, 하며 위로하고 달래주는 곳, 새로운 도전이 필요할 땐 용기를 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삶의 전환점을 찾고자 하는 이, 휴식이 필요한 이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작가가 알려주는 사진 잘 찍는 팁, 작가가 추천하는 남해의 명소 등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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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 혹시 남해에서 사세요?

뜨거운 방호복 속에서 여행을 꿈꾸다 | 구름이 산꼭대기를 베어먹는 풍경 속으로 | 뚜벅이 여행은 결국, 버스 여행 | 무모한 로드트립 | 매일 다른 풍경을 바라보는 일 | 남해의 죽이는 야경 | 여행의 이유 | 치킨만 한 위로는 없지 | 손가락 프레임 속 그 바다 | 수술실 간호사가 되어 | 생각이 많은 날에는 떠나는 편입니다 | 그대로 있어줘서 고마운 | 남해의 봄을 보지 못할까봐 | 블로그 10년차, 기록이 주는 힘 | 책장에 꽂힌 책들이 나를 말해주고 | 습관처럼 물회 한 그릇 | 편의점, 그것은 남해 최고의 자랑거리 | 욕심을 덜어내면 보이는 풍경 | 적정한 온도가 필요해 | 안녕, 흑염소 친구들 | 사과 맛 시금치 | 공포의 별 사냥 | 돌고 돌아 다시 남해 | 개구리 우는 계절 | 남해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이 어디냐고? | 남해는 어느 계절이 가장 예뻐? | 벚꽃 위로 봄비가 내리던 날 | 어르신들의 손끝에서 피는 봄 |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남해로 모인다 | 설리 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낮은 돌담집 | 나를 위한 배터리를 남겨두기 | 바닷가 마을에서 살아본다는 것은 | 소란스러워진 미조마을 | 파도소리가 들리는 집 | 첫 사진전을 열다 | 치킨과 마늘쫑 장아찌 | 경운기 히치하이킹 | 예쁜 계절, 예쁜 시절 | 남해에 사는 청년들 | 내비게이션이 안내하지 않는 곳, 남해대교 | 윤슬이 아름다운 바다 | 오색빛 두모마을 | 조도호 타임머신 | 앵강다숲의 선물 | 강아지가 안내하는 동화 속 정원 | 고사리밭을 찾아서 | 1차선 도로 | 능소화가 여름을 이겨내는 방법 | 바닷길이 열리는 순간 | 다랭이 마을의 연륜 | 용기가 필요한 날엔 보리암에서 일출을 | 독일마을에 사는 사람들 | 그래도, 그대로 | 꽃밭과 건빵 한 봉지 | 사진에 미친 여자 | 사진작가와 간호사의 공통점 | 사진작가가 되기 전에는 몰랐던 다섯 가지 이야기

에필로그 - 남해가 아름다운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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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책 속으로
혼자 떠났던 국내 여행지 중에서 남해는 오롯이 나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나에 대한 답을 찾기 가장 좋은 곳이었다.
시끌벅적한 파티가 열리는 게스트하우스도 없고, 여행길에서 우연히 여행 친구를 만나기도 힘들지만, 발길 닿는 곳마다 펼쳐진 풍경이 나를 위해 준비된 선물 같은 곳이었다.

우연히 어느 숙소 사진 한 장에 마음을 뺏기고 말았다.
나무로 된 낮은 천장 아래 작은 1인용 침대, 침대 옆 네모난 창문으로 따스한 햇살이 방 안까지 들어오는 사진이었다.
그 사진에 묻어난 빈티지한 느낌 때문인지 사진을 뚫어져라 보고 있으면, 빨간 머리 앤이 나타날 것 같았다.

산 중턱에 걸친 도로는 바다를 더 깊고 넓게 보이게 했다.
이렇게 바라보는 바다의 풍경은 처음이었다.
바다라는 큰 액자 위를 달리고 있는 기분이었다.
맑은 하늘도, 선명한 바다도 아닌 큰 구름이 액자의 반을 삼키고 있는 우기의 여름날이었지만, ‘그림이다!’라는 표현이 저절로 나오는 그런 풍경.
25살의 내가 멋진 풍경이라는 걸 알면 얼마나 알았을까 싶지만, 그 어린 마음에도 남해의 풍경이 그림처럼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웠다.
바다의 건너편에는 무엇이 있는지 보이지 않고 산꼭대기를 베어 먹는 구름이 낮게 걸린, 무언가 꽁꽁 숨기고 있는 것 같은 남해의 풍경이었지만, 그 풍경에 압도될 수밖에 없었다.

행복해져야 할 이유를 굳이 찾지 않더라도 이곳에 있는 동안에는 자연스레 행복한 사람이 된다.
남해는 나를 그렇게 만들어주는 곳이다.
여기저기 많은 곳을 다니는 것도 좋지만, 마음의 고향 같은 여행지, 한 곳을 두는 것만큼 마음이 따뜻해지고 풍요로운 일은 없다.

“눈을 되찾았으니 이제 큰일을 해야겠네요.” 교수님의 그 한마디에 6년 전 망막 박리 진단을 받은 날부터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삶의 유한함 속에서 내가 보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하게 된 시간이었다.
재수술을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사 일을 그만두었다.
새로운 꿈이 생긴 탓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은 어쩌면 그 봄, 남해를 가기로 한 그 순간의 결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았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눈 수술은 새 출발을 위한 예정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여전히 더 많은 세상을 보고 싶었고, 더 많은 세상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
그것이 바로 내가 간절히 원하던 세상이다.

“네가 남해를 왜 자주 가는지 알 것 같아.”
남해 여행을 다녀온 친구의 연락 한 통으로 심심하던 마음이 벅차오른다.
남해를 찾아갈 때마다 푸른 남해의 풍경을 보고 평온해지던 마음을 친구도 느꼈던 걸까.
그렇다면 친구가 바라본 남해의 모습처럼, 나도 너에게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내가 자주 가는 곳들이 나를 말해주는 것처럼, 나는 남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길을 따라 늘어선 전봇대도, 길 위에 놓인 비료 포대들도 남해의 흔적이라고 생각하니 아쉽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애초에 완벽한 한 장의 사진이 꼭 필요한 것인지를 반문하게 되었다.
이 장소가 나에게 보여주는 건 남해의 풍경뿐만 아니라 욕심내지 않고 사랑하는 것들을 바라볼 줄 아는 마음이었다.


같이 아침 먹기를 잘했다.
아침을 먹자는 사장님의 제안을 거절하고 혼자 침대에 누워있었을 나를 생각하니 얼마나 외로운 하루의 시작이었겠냐 싶다.
깊고 구수한 우동 국물에게 이기지 못한 척했지만, 어쩌면 나에게 필요한 건 적정한 온도를 나눌 수 있는 누군가였던 것 같다.

바다는 가까이에서 보면 철썩철썩 바쁜 파도를 만드는 모습이 가끔 무섭기도 하지만, 높은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면 그저 크고 잔잔한 호수처럼 보인다.
수평선을 채우는 섬들이 있어 더욱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
내 안에서 정신없이 요동치던 마음들이 호수 같은 바다를 따라 동화된다.
닿지 않을 거리에 있지만, 마음이 먼저 그곳에 가 눕는다.
창문을 열고 있으니 바람이 나를 통과하며 모든 것을 환기시키고, 이내 나는 가벼워진다.
마을은 아무도 없는 것처럼 조용하고, 살아 움직이는 건 바람과 바다, 나뿐인 것 같아 차창에 팔꿈치를 기대어 모든 풍경이 내 것인 것 같은 사치를 만끽한다.


처음에는 여름의 남해를 보고, 봄이 궁금해서 봄을 보고, 또 가을을 보고, 겨울을 보고, 그렇게 사계절의 남해를 보고 나니 어느 계절에 찾아오더라도 알 수 없는 감정으로 마음이 뭉클해져.
어느 계절이 더 예쁘다고 말할 수 없지만 확실한 건, 어느 계절에 오더라도 남해는 아름답다는 거야.


우리는 굳이 뜨거운 볕이 쏟아지는 마당으로 밥상을 가지고 나와 밥을 먹었다.
바다를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보고, 파도소리를 곁들이면서.
먹다 보면 얼굴은 뜨겁고 눈이 부셔 결국은 모자를 눌러쓰지만, 마당에서 밥을 먹는 일은 멈추지 않았다.
비가 오는 날에는 빗소리를 들으며 마루에서 떡만둣국을 먹었고, 어떤 날은 밥공기 가득 구운 소시지만 놓고 밥을 먹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언니가 직접 잡아 온 문어로 문어 요리를 해 먹기도 했다.
어떻게 해 먹어도 행복할 수밖에 없었던 건 그 시간 동안만큼은 마음이 충분히 느긋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평화롭고 느긋하게, 바람이 불면 구멍 사이로 찬바람이 송송 들어오는 성긴 니트처럼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내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일이라는 것을.
촬영 전 반드시 카메라 배터리를 100퍼센트로 충전하는 것처럼, 촬영 전 나의 컨디션이 100퍼센트 충전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을.
그래야 촬영을 마친 후에도 나를 위한 시간을 쓸 수 있는 배터리가 여유 있게 남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것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오래, 건강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종종 내 앞으로 경운기가 나타날 때면, 앞질러 가기보다 경운기 뒤를 조용히 따라간다.
남해의 속도도 때로는 이렇게 천천히 흘렀으면 좋겠다.
마을을 울리는 경운기가 다니지 않는 남해는 생각만 해도 너무 각박하고 심심할 것 같다.


“사진은 한순간을 여러 번 살아볼 수 있으니까.” 사진을 찍으면서 그 순간을 살고, 사진을 정리하면서 다시 회상하면서 또 살고, 시간이 지난 후에 그 사진을 보고 또다시 살게 된다.
영화 「어바웃타임」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시간을 돌려 여러 번 살아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우리에게 그런 능력은 없다.
시간을 돌려 여러 번 살아볼 능력은 없지만, 돌아가고 싶은 행복한 순간들을 곱씹으며 여러 번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진이다.
사진에 이런 놀라운 능력이 숨어있는데 미치지 않을 수 있을까.

‘간호사가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나누고 돕는 일이라면, 사진작가는 다른 사람의 행복과 즐거움을 기록하고 돕는 일이니 분명 통하는 게 있네요.
유난히 따듯했던 글과 사진이 오늘에서야 이해가 갑니다.’

간호사도 매력적인 직업이지만 예쁜 시간, 예쁜 계절을 창문 하나 없는 폐쇄된 수술실에서 흘려보내기엔 보고 싶은 세상이 너무 많았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성취감이 있었지만, 누군가 내가 찍어준 사진을 받고 행복해하는 모습에 더 큰 성취감을 느꼈다.
마음 설레는 일을 하기로 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좋아하지 않는 일도 해야 한다는 걸 4년차가 된 지금에서야 깨닫는다.
지금도 일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고, 매번 힘들다고 툴툴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이 즐겁다.
좋아하는 일을 통해 얻는 행복이, 그렇지 않은 것들을 할 때의 어려움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후회는 남는다.
그렇다면 하고 후회하는 쪽이 낫다는 생각이다.


남해를 빛나게 만들어주는 풍경만 있었다면, 남해가 나에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남해가 유독 아름다운 이유는 남해를 찾아가는 이유가 되어주는 사람들 덕분이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아름다운 풍경뿐만 아니라 따듯한 사람들이 사는 곳, 언제 가도 그대로 있어줘서 고마운 남해
꼭꼭 숨겨둔 보물 같은 섬, 그 알려지지 않은 남해의 매력을 찾아서


5월이면 찰랑찰랑 채워진 물 위로 햇살이 반짝이는 다랭이논, 차 안 가득 퍼지는 개구리 울음소리, 자동차들을 줄줄이 매달고 느리게 가는 경운기, 할머니의 농기계가 들어있을 것 같은 낡은 창고 하나, 마당 앞에 뾰족뾰족 작은 쪽파들이 자라고 있는 작은 텃밭, 굴뚝 달린 아궁이, 심지어 마당을 가로질러 있는 빨랫줄마저도 사랑스러운 곳이 남해이다.
하지만 남해를 자꾸만 찾게 되는 이유는 그것이 다가 아니다.
“나 이번에 큰맘 먹고 최신형 제초기로 바꿨어!” “우린 차 타고 10분 거리에 편의점이 생겼어!” 예측을 빗나가는 이런 대화가 저녁상의 주제가 되기도 하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기 때문이다.
책장을 덮을 무렵이면 누군가는 아름다운 풍경뿐만이 아니라 소박하고 따듯한 사람들이 사는 남해가 궁금해질 것이다.
그러다 문득 설리 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낮은 돌담집에 사는 화영언니네 집을 찾아가 보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때마침 남해군에서는 2022년을 ‘남해군 방문의 해’로 정했다.
그 알려지지 않은 섬의 매력을 찾아 나서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 길에서 카메라를 들고 뚜벅뚜벅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한 사람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2년 06월 09일
- 쪽수, 무게, 크기 : 276쪽 | 360g | 140*200*18mm
- ISBN13 : 9788967821678
- ISBN10 : 8967821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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