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인은 배우지 않는 불편한 미국사
Description
책소개
미국이 가르치는 것과 가르치지 않는 것
그들이 감추고 싶어하는 자국사의 이면
『위대한 공화국』, 『미국의 승리』… 제목만 봐도 내용이 짐작되는 미국사 교과서들은 1000쪽 가까운 분량에 미국 역사의 훌륭한 면모를 가득 담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미국사의 전부일까? 이 책 『미국인은 배우지 않는 불편한 미국사』는 역사 교과서 18종을 분석해 미국 역사교육계에서 가르치지 않는 진정한 역사를 보여준다.
콜럼버스가 도착하기 전의 아메리카부터 오늘날까지 미국사 전체에 걸쳐, 유럽인의 정착을 도운 원주민의 역할, 남북전쟁의 명분이었던 노예제 폐지 논쟁, 건국부터 이어져온 인종 갈등, 빈부격차와 사회계급 문제, 베트남 전쟁을 비롯해 미국이 자행한 여러 전쟁과 공작 등 교과서가 외면하거나 미화한 사건·인물을 정직하게 서술한다.
역사 교과서를 저술하기도 했던 저자 제임스 로웬은 자신의 체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미국 역사교육이 왜곡되는 방식도 추적한다.
‘영웅화’, ‘자민족 중심주의’, ‘인종주의’ 등 승자의 시선으로 ‘기분 좋은’ 역사만을 나열하는 현실을 꼬집고 이렇게 서술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요인을 함께 비판한다.
이런 역사 대신 불편한 진실도 포괄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저자의 메시지는 역사 관련 논쟁이 끊이지 않는 우리에게도 의미가 있다.
지식뿐 아니라 비판적 사고방식도 함께 알려주는 이 책은 역사를 제대로 바라보고 스스로 진실을 찾아가는 힘을 길러준다.
이 책의 원작 『선생님이 가르쳐준 거짓말(Lies My Teacher Told Me)』은 1995년 출간된 이후 200만 부 넘게 판매되며 미국 역사교육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전미도서상 최초 수상 만화가 네이트 파월은 원작의 문제의식을 강렬하게 시각화하고 내용을 요령 있게 각색하여 이 현대 고전을 그래픽노블로 재탄생시켰다.
이는 원작 초판 출간 이후 30년이 지난 이 시점에도 이 책의 가치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방증이다.
그들이 감추고 싶어하는 자국사의 이면
『위대한 공화국』, 『미국의 승리』… 제목만 봐도 내용이 짐작되는 미국사 교과서들은 1000쪽 가까운 분량에 미국 역사의 훌륭한 면모를 가득 담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미국사의 전부일까? 이 책 『미국인은 배우지 않는 불편한 미국사』는 역사 교과서 18종을 분석해 미국 역사교육계에서 가르치지 않는 진정한 역사를 보여준다.
콜럼버스가 도착하기 전의 아메리카부터 오늘날까지 미국사 전체에 걸쳐, 유럽인의 정착을 도운 원주민의 역할, 남북전쟁의 명분이었던 노예제 폐지 논쟁, 건국부터 이어져온 인종 갈등, 빈부격차와 사회계급 문제, 베트남 전쟁을 비롯해 미국이 자행한 여러 전쟁과 공작 등 교과서가 외면하거나 미화한 사건·인물을 정직하게 서술한다.
역사 교과서를 저술하기도 했던 저자 제임스 로웬은 자신의 체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미국 역사교육이 왜곡되는 방식도 추적한다.
‘영웅화’, ‘자민족 중심주의’, ‘인종주의’ 등 승자의 시선으로 ‘기분 좋은’ 역사만을 나열하는 현실을 꼬집고 이렇게 서술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요인을 함께 비판한다.
이런 역사 대신 불편한 진실도 포괄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저자의 메시지는 역사 관련 논쟁이 끊이지 않는 우리에게도 의미가 있다.
지식뿐 아니라 비판적 사고방식도 함께 알려주는 이 책은 역사를 제대로 바라보고 스스로 진실을 찾아가는 힘을 길러준다.
이 책의 원작 『선생님이 가르쳐준 거짓말(Lies My Teacher Told Me)』은 1995년 출간된 이후 200만 부 넘게 판매되며 미국 역사교육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전미도서상 최초 수상 만화가 네이트 파월은 원작의 문제의식을 강렬하게 시각화하고 내용을 요령 있게 각색하여 이 현대 고전을 그래픽노블로 재탄생시켰다.
이는 원작 초판 출간 이후 30년이 지난 이 시점에도 이 책의 가치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방증이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들어가며 |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었다
1장 | 역사로 빚어진 장애: 영웅 만들기의 과정
2장 | 1493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진정한 의미
3장 | 최초의 추수감사절
4장 | 붉은 눈
5장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미국 역사 교과서에서 사라진 인종주의
6장 | 존 브라운과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역사 교과서에서 사라진 반인종주의
7장 | 기회의 땅
8장 | 빅 브라더를 보다: 교과서에서는 연방정부를 어떻게 가르치는가
9장 | 나쁜 것은 보지 말 것: 베트남 전쟁 외면하기
10장 | 기억의 구멍 속으로: 사라진 최신 현대사
11장 | 역사와 미래
12장 | 이렇게 역사를 가르쳐도 괜찮을까?
나오며 |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미래에 대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삽화가의 말
1장 | 역사로 빚어진 장애: 영웅 만들기의 과정
2장 | 1493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진정한 의미
3장 | 최초의 추수감사절
4장 | 붉은 눈
5장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미국 역사 교과서에서 사라진 인종주의
6장 | 존 브라운과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역사 교과서에서 사라진 반인종주의
7장 | 기회의 땅
8장 | 빅 브라더를 보다: 교과서에서는 연방정부를 어떻게 가르치는가
9장 | 나쁜 것은 보지 말 것: 베트남 전쟁 외면하기
10장 | 기억의 구멍 속으로: 사라진 최신 현대사
11장 | 역사와 미래
12장 | 이렇게 역사를 가르쳐도 괜찮을까?
나오며 |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미래에 대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삽화가의 말
책 속으로
고등학생들은 역사를 싫어한다.
역사는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족족 더 멍청해지는 유일한 과목이다.
미국의 역사 수업은 미국이 지나온 길을 환상적이고 중요한 이야기로 가득 채운다.
모두 현재 미국 사회와 직결된 이야기다.
그런데도 학생들은 수업 내내 잠만 잔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 교과서 저자들은 현재를 통해 과거를 비추지 않는다.
또한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바라볼 수 있는 통찰력을 주지도 않는다.
과거는 그저 단순한 교훈극으로 그려지고, 두 가지 공통된 메시지를 이끌어낸다.
“여러분에게는 자랑스러운 유산이 있다.
지금까지 미국이 달성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 「들어가며」 중에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두 가지 현상을 이끌어냈다.
하나는 인종 간의 관계에 급격한 변화를 불러온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를 통해 근대 세계로 전환한 것이다.
첫째, 그는 아메리카 대륙에 살던 원주민들의 땅, 재산, 노동력을 탈취해 멸절 직전까지 이르게 했으며 둘째, 대서양 노예무역을 일으켜 지금까지 500년 이상 고착된 인종적 하층민을 만들어냈다.
--- 「2장 1493년」 중에서
오늘날 우리가 유럽의 기술을 당시의 보다 ‘원시적인’ 아메리카 원주민의 기술과 비교한다면, 유럽의 아메리카 정복은 필연적이었다고 결론내리기 쉽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
역사가 캐런 쿠퍼먼은 다음과 같이 추측한다.
“아메리카 동부 연안에 살던 원주민들의 기술과 문화는 영국과 비교해 대등했어요.
그리고 둘 사이의 경쟁에서 누가 승리할지 처음에는 알 수 없었지요.
… 사라진 원주민 농부들이 일궈놓은 땅을 이주민들이 차지할 수 없었다면, 식민화는 훨씬 더 느리게 진행되었을 겁니다.”
--- 「3장 최초의 추수감사절」 중에서
1803년, 소유주가 아닌 이들에게서 가장 큰 땅을 사들인 일이 일어났다.
바로 루이지애나 매입이다.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를 구입해 미국의 크기를 두 배나 불린” 사건이다.
역사 교과서에서는 정작 이 땅의 주인이 프랑스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 프랑스는 원주민 소유주와 이 문제를 한 번도 상의하지 않았고, 자신들의 땅이 팔렸다는 사실을 아는 원주민 역시 거의 없었다.
그러나 더한 사실이 있다.
프랑스는 실제로 땅을 팔지 않았다.
1500만 달러에 땅의 권리만 팔았다.
--- 「4장 붉은 눈」 중에서
미국의 노예제에서 물려받은 유산의 핵심은, 백인이 위에 있고 그 아래 흑인이 있는 인종적 서열이 적절하고 심지어 자연스럽다는 그릇된 사상이다.
내가 연구한 교과서 절반이 찾아보기 목록에 ‘인종주의’를 넣었지만, 정작 본문에는 나오지 않는 책이 몇 권 있다.
『지금까지 온 길』에서만 인종주의의 개념을 설명했고, 다른 세 권에서는 인종주의를 일으킨 원인을 다루었다.
가장 길게 다룬 책은 『미국의 모험』이다.
“[아프리카 흑인들은] 백인종과 다르게 생겼다.
이들은 피부색 때문에 주류 문화에 동화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외부인에 머물렀다.” 교과서에서는 다시 심리학을 바탕으로 말을 되풀이한다.
그러나 피부색 자체로는 인종주의를 설명하지 못한다.
저자들이 미국 역사에서 전후 맥락을 설명해야 하는 현안을 하나만 꼽아야 한다면 그것은 인종주의다.
--- 「5장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중에서
역사가가 그[존 브라운]에게 낙인찍은 광기는 심리적인 것이 아니다.
이념적인 것이었다.
브라운의 반인종주의 행동은 1890년에서 1970년 사이의 교과서 저자들이 보기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현대에 와서는 존 브라운을 미쳤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의 이념적 영향력은 그가 사형당하기 전과 후 모두 어마어마했다.
그는 노예제와 흑인의 자유에 관한 사상과 행위의 수용 범위를 넓혔다.
하퍼스 페리 사건 전에는 노예해방을 입에 올리기만 해도 이념의 영역을 넘어선다고 여겨졌다.
그러던 중 살인 등 무장 폭동이 일어나자, 존 브라운은 말로 노예해방을 하는 편이 차라리 더 낫다고 여기게 만들었다.
--- 「6장 존 브라운과 에이브러햄 링컨」 중에서
내가 가르치는 학생 두 명이 버몬트 벌링턴에서 실험을 했다.
이들은 값비싼 신형 자동차와 낡고 오래된 소형 자동차를 교대로 타며 신호등이 초록색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뒤차가 경적을 울리고 나서야 출발했다.
낡은 소형차를 탔을 때에는 7초도 되지 않아 경적이 울렸고, 고급차를 탔을 때 는 평균 13.2초 만에 경적이 울렸다.
미국인은 무의식적으로 상류층을 더 많이 존중한다.
그리고 이 실험을 통해 운전자들은 모든 사회계급에 관계없이 고급 차를 더 많이 기다려준다는 것이 밝혀졌다
--- 「7장 기회의 땅」 중에서
역사 교과서에서는 미국 정부에 관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교과서에서는 정부가 여전히 국민을 따르는 공복이라고 말하지만, 시민과 비정부 기관이 사회 발전과 변화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제대로 기술하지 않는다.
일단, 오늘날의 미국은 1789년에 세워진 나라 그대로라고 말한다.
미국 헌법이 세워진 이래 권력의 균형(주와 개인뿐만 아니라 각 정부 기관 사이에 나뉜 권력)이 지난 200여 년 사이에 확연히 변했을지 모른다는 가능성은 무시한다.
저자들은 미국을 영웅적 국가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다.
역사 교과서가 반시민적 설명서 또는 침묵의 지침서로 뒤바뀌는 순간이다.
--- 「8장 빅 브라더를 보다」 중에서
교과서에서는 최소한 미군이 베트남 국민을 상대로 저지른 잔혹 행위를 제대로 알려야 한다.
당시 현장에서 미군은 누가 아군이고 적인지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기에, 베트남 전쟁은 명확하게 ‘최전방’이 없는 전쟁이었다.
실제로 전쟁 당시 총사령관이었던 윌리엄 C.
웨스트모얼랜드가 베트남의 민간인 피해자에 대해 언급했듯이, 일반인 공격은 미국의 정책이었다.
미국은 일정 부분 사망자 수를 바탕으로 군사적 성과를 평가했다.
그래서 민간인 전체를 ‘적’으로 간주하고 무차별 포격 지대를 그렸다.
이러한 작전을 펼친 군인들은 필연적으로 ‘전범’이 되고 만다.
--- 「9장 나쁜 것은 보지 말 것」 중에서
아프리카 사회는 대체로 인간을 세 가지로 구분한다.
지구에 아직까지 살아있는 사람들, 사사(Sasa), 그리고 자마니(Zamani).
사사는 세상을 떠났지만 살아 있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이 표현은 ‘살아 있는 죽은 자’를 애정 어린 마음으로 풀어낸 것이다.
산 사람은 사랑하던 이들을 추억하거나 미술, 음악, 이야기, 일화 등으로 만든다.
조상을 기억하는 마지막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조상은 사사를 벗어나 자마니가 된다.
죽은 자인 자마니는 잊히지 않으며, 사람들의 기억 밖에서 숭배받는다.
미국인들은 스와힐리어를 잘 모르므로, 이것이 기억에 어떻게 작용을 하는지 이 개념을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어쨌든 우리도 그 연결고리를 적용할 수 있다.
우리가 최근 역사를 읽을 때, 특히 우리가 기억하거나 직접 겪었던 일이라면 보다 적극적으로 읽으며 비판적으로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먼 과거를 공부할 때에도 비판적인 자세를 취하지만, 비교하거나 비판할 여지가 없는 역사는 대체로 수용한다.
--- 「10장 기억의 구멍 속으로」 중에서
교과서의 낙관적이고 행복한 결말은 역사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교과서 저자들이 과거의 사건과 경향을 진지하게 논의하지 않고 미국 역사에 필요한 현실적 사고를 제시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과거는 미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과거와 미래의 연결고리를 그저 묻어버리는 한, 우리는 학생들이 이렇게 결론내려도 비난할 수 없다.
‘역사 공부는 나의 삶, 그리고 나의 미래와 아무 관련이 없다.’
--- 「11장 역사와 미래」 중에서
이전부터 줄곧, 학생들은 가장 싫어하는 과목으로 역사를 꼽는다.
하지만 역사 수업 대부분에 미안할 게 많은 나라는 바뀔 수 있다! 이 책 초반으로 돌아가, 힙합 가사를 통해 아프리카 주위를 최초로 항해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배운 학생이, 수업 내용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한 것을 기억하는가? 이 책이 같은 방법으로 쓰일 수 있다.
지식으로 여러분을 무장하라.
여러분이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
역사는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족족 더 멍청해지는 유일한 과목이다.
미국의 역사 수업은 미국이 지나온 길을 환상적이고 중요한 이야기로 가득 채운다.
모두 현재 미국 사회와 직결된 이야기다.
그런데도 학생들은 수업 내내 잠만 잔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 교과서 저자들은 현재를 통해 과거를 비추지 않는다.
또한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바라볼 수 있는 통찰력을 주지도 않는다.
과거는 그저 단순한 교훈극으로 그려지고, 두 가지 공통된 메시지를 이끌어낸다.
“여러분에게는 자랑스러운 유산이 있다.
지금까지 미국이 달성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 「들어가며」 중에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두 가지 현상을 이끌어냈다.
하나는 인종 간의 관계에 급격한 변화를 불러온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를 통해 근대 세계로 전환한 것이다.
첫째, 그는 아메리카 대륙에 살던 원주민들의 땅, 재산, 노동력을 탈취해 멸절 직전까지 이르게 했으며 둘째, 대서양 노예무역을 일으켜 지금까지 500년 이상 고착된 인종적 하층민을 만들어냈다.
--- 「2장 1493년」 중에서
오늘날 우리가 유럽의 기술을 당시의 보다 ‘원시적인’ 아메리카 원주민의 기술과 비교한다면, 유럽의 아메리카 정복은 필연적이었다고 결론내리기 쉽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
역사가 캐런 쿠퍼먼은 다음과 같이 추측한다.
“아메리카 동부 연안에 살던 원주민들의 기술과 문화는 영국과 비교해 대등했어요.
그리고 둘 사이의 경쟁에서 누가 승리할지 처음에는 알 수 없었지요.
… 사라진 원주민 농부들이 일궈놓은 땅을 이주민들이 차지할 수 없었다면, 식민화는 훨씬 더 느리게 진행되었을 겁니다.”
--- 「3장 최초의 추수감사절」 중에서
1803년, 소유주가 아닌 이들에게서 가장 큰 땅을 사들인 일이 일어났다.
바로 루이지애나 매입이다.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를 구입해 미국의 크기를 두 배나 불린” 사건이다.
역사 교과서에서는 정작 이 땅의 주인이 프랑스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 프랑스는 원주민 소유주와 이 문제를 한 번도 상의하지 않았고, 자신들의 땅이 팔렸다는 사실을 아는 원주민 역시 거의 없었다.
그러나 더한 사실이 있다.
프랑스는 실제로 땅을 팔지 않았다.
1500만 달러에 땅의 권리만 팔았다.
--- 「4장 붉은 눈」 중에서
미국의 노예제에서 물려받은 유산의 핵심은, 백인이 위에 있고 그 아래 흑인이 있는 인종적 서열이 적절하고 심지어 자연스럽다는 그릇된 사상이다.
내가 연구한 교과서 절반이 찾아보기 목록에 ‘인종주의’를 넣었지만, 정작 본문에는 나오지 않는 책이 몇 권 있다.
『지금까지 온 길』에서만 인종주의의 개념을 설명했고, 다른 세 권에서는 인종주의를 일으킨 원인을 다루었다.
가장 길게 다룬 책은 『미국의 모험』이다.
“[아프리카 흑인들은] 백인종과 다르게 생겼다.
이들은 피부색 때문에 주류 문화에 동화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외부인에 머물렀다.” 교과서에서는 다시 심리학을 바탕으로 말을 되풀이한다.
그러나 피부색 자체로는 인종주의를 설명하지 못한다.
저자들이 미국 역사에서 전후 맥락을 설명해야 하는 현안을 하나만 꼽아야 한다면 그것은 인종주의다.
--- 「5장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중에서
역사가가 그[존 브라운]에게 낙인찍은 광기는 심리적인 것이 아니다.
이념적인 것이었다.
브라운의 반인종주의 행동은 1890년에서 1970년 사이의 교과서 저자들이 보기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현대에 와서는 존 브라운을 미쳤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의 이념적 영향력은 그가 사형당하기 전과 후 모두 어마어마했다.
그는 노예제와 흑인의 자유에 관한 사상과 행위의 수용 범위를 넓혔다.
하퍼스 페리 사건 전에는 노예해방을 입에 올리기만 해도 이념의 영역을 넘어선다고 여겨졌다.
그러던 중 살인 등 무장 폭동이 일어나자, 존 브라운은 말로 노예해방을 하는 편이 차라리 더 낫다고 여기게 만들었다.
--- 「6장 존 브라운과 에이브러햄 링컨」 중에서
내가 가르치는 학생 두 명이 버몬트 벌링턴에서 실험을 했다.
이들은 값비싼 신형 자동차와 낡고 오래된 소형 자동차를 교대로 타며 신호등이 초록색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뒤차가 경적을 울리고 나서야 출발했다.
낡은 소형차를 탔을 때에는 7초도 되지 않아 경적이 울렸고, 고급차를 탔을 때 는 평균 13.2초 만에 경적이 울렸다.
미국인은 무의식적으로 상류층을 더 많이 존중한다.
그리고 이 실험을 통해 운전자들은 모든 사회계급에 관계없이 고급 차를 더 많이 기다려준다는 것이 밝혀졌다
--- 「7장 기회의 땅」 중에서
역사 교과서에서는 미국 정부에 관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교과서에서는 정부가 여전히 국민을 따르는 공복이라고 말하지만, 시민과 비정부 기관이 사회 발전과 변화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제대로 기술하지 않는다.
일단, 오늘날의 미국은 1789년에 세워진 나라 그대로라고 말한다.
미국 헌법이 세워진 이래 권력의 균형(주와 개인뿐만 아니라 각 정부 기관 사이에 나뉜 권력)이 지난 200여 년 사이에 확연히 변했을지 모른다는 가능성은 무시한다.
저자들은 미국을 영웅적 국가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다.
역사 교과서가 반시민적 설명서 또는 침묵의 지침서로 뒤바뀌는 순간이다.
--- 「8장 빅 브라더를 보다」 중에서
교과서에서는 최소한 미군이 베트남 국민을 상대로 저지른 잔혹 행위를 제대로 알려야 한다.
당시 현장에서 미군은 누가 아군이고 적인지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기에, 베트남 전쟁은 명확하게 ‘최전방’이 없는 전쟁이었다.
실제로 전쟁 당시 총사령관이었던 윌리엄 C.
웨스트모얼랜드가 베트남의 민간인 피해자에 대해 언급했듯이, 일반인 공격은 미국의 정책이었다.
미국은 일정 부분 사망자 수를 바탕으로 군사적 성과를 평가했다.
그래서 민간인 전체를 ‘적’으로 간주하고 무차별 포격 지대를 그렸다.
이러한 작전을 펼친 군인들은 필연적으로 ‘전범’이 되고 만다.
--- 「9장 나쁜 것은 보지 말 것」 중에서
아프리카 사회는 대체로 인간을 세 가지로 구분한다.
지구에 아직까지 살아있는 사람들, 사사(Sasa), 그리고 자마니(Zamani).
사사는 세상을 떠났지만 살아 있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이 표현은 ‘살아 있는 죽은 자’를 애정 어린 마음으로 풀어낸 것이다.
산 사람은 사랑하던 이들을 추억하거나 미술, 음악, 이야기, 일화 등으로 만든다.
조상을 기억하는 마지막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조상은 사사를 벗어나 자마니가 된다.
죽은 자인 자마니는 잊히지 않으며, 사람들의 기억 밖에서 숭배받는다.
미국인들은 스와힐리어를 잘 모르므로, 이것이 기억에 어떻게 작용을 하는지 이 개념을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어쨌든 우리도 그 연결고리를 적용할 수 있다.
우리가 최근 역사를 읽을 때, 특히 우리가 기억하거나 직접 겪었던 일이라면 보다 적극적으로 읽으며 비판적으로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먼 과거를 공부할 때에도 비판적인 자세를 취하지만, 비교하거나 비판할 여지가 없는 역사는 대체로 수용한다.
--- 「10장 기억의 구멍 속으로」 중에서
교과서의 낙관적이고 행복한 결말은 역사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교과서 저자들이 과거의 사건과 경향을 진지하게 논의하지 않고 미국 역사에 필요한 현실적 사고를 제시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과거는 미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과거와 미래의 연결고리를 그저 묻어버리는 한, 우리는 학생들이 이렇게 결론내려도 비난할 수 없다.
‘역사 공부는 나의 삶, 그리고 나의 미래와 아무 관련이 없다.’
--- 「11장 역사와 미래」 중에서
이전부터 줄곧, 학생들은 가장 싫어하는 과목으로 역사를 꼽는다.
하지만 역사 수업 대부분에 미안할 게 많은 나라는 바뀔 수 있다! 이 책 초반으로 돌아가, 힙합 가사를 통해 아프리카 주위를 최초로 항해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배운 학생이, 수업 내용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한 것을 기억하는가? 이 책이 같은 방법으로 쓰일 수 있다.
지식으로 여러분을 무장하라.
여러분이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
--- 「12장 이렇게 역사를 가르쳐도 괜찮을까?」 중에서
출판사 리뷰
미국이 가르치는 것과 가르치지 않는 것
그들이 감추고 싶어하는 자국사의 이면
『위대한 공화국』, 『미국의 승리』… 제목만 봐도 내용이 짐작되는 미국사 교과서들은 1000쪽 가까운 분량에 미국 역사의 훌륭한 면모를 가득 담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미국사의 전부일까? 이 책 『미국인은 배우지 않는 불편한 미국사』는 역사 교과서 18종을 분석해 미국 역사교육계에서 가르치지 않는 진정한 역사를 보여준다.
콜럼버스가 도착하기 전의 아메리카부터 오늘날까지 미국사 전체에 걸쳐, 유럽인의 정착을 도운 원주민의 역할, 남북전쟁의 명분이었던 노예제 폐지 논쟁, 건국부터 이어져온 인종 갈등, 빈부격차와 사회계급 문제, 베트남 전쟁을 비롯해 미국이 자행한 여러 전쟁과 공작 등 교과서가 외면하거나 미화한 사건·인물을 정직하게 서술한다.
역사 교과서를 저술하기도 했던 저자 제임스 로웬은 자신의 체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미국 역사교육이 왜곡되는 방식도 추적한다.
‘영웅화’, ‘자민족 중심주의’, ‘인종주의’ 등 승자의 시선으로 ‘기분 좋은’ 역사만을 나열하는 현실을 꼬집고 이렇게 서술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요인을 함께 비판한다.
이런 역사 대신 불편한 진실도 포괄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저자의 메시지는 역사 관련 논쟁이 끊이지 않는 우리에게도 의미가 있다.
지식뿐 아니라 비판적 사고방식도 함께 알려주는 이 책은 역사를 제대로 바라보고 스스로 진실을 찾아가는 힘을 길러준다.
이 책의 원작 『선생님이 가르쳐준 거짓말(Lies My Teacher Told Me)』은 1995년 출간된 이후 200만 부 넘게 판매되며 미국 역사교육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전미도서상 최초 수상 만화가 네이트 파월은 원작의 문제의식을 강렬하게 시각화하고 내용을 요령 있게 각색하여 이 현대 고전을 그래픽노블로 재탄생시켰다.
이는 원작 초판 출간 이후 30년이 지난 이 시점에도 이 책의 가치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방증이다.
콜럼버스에서 아메리카의 역사가 출발했을까?
교과서에 빠진 부분을 채워넣은 정직한 미국사
이 책 『미국인은 배우지 않는 불편한 미국사』는 미국의 역사 교과서들이 자국의 훌륭한 역사를 담고자 어떤 진실을 감췄는지, 어떻게 역사적 사실을 교묘하게 왜곡했는지를 실증적으로 파고들며 상식을 파괴한다.
대표 사례로 콜럼버스가 있다.
미국은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면서 본격적으로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아메리카에는 오래전부터 아프리카, 북유럽, 아시아 등에서 많은 사람이 건너갔고,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대서양을 통해 유럽에 가기도 했다.
아메리카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7만 년에서 1만 년 사이부터이며 1492년 당시 아메리카의 추산 인구는 1억 명으로, 7천만 명이었던 유럽보다 많았다.
이에 저자는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처음 발견한 사람이 아니라 마지막으로 발견한 사람이라고 바로잡는다.
또한 콜럼버스의 역사적 의미는 1493년 두 번째 항해 이후 착취적 공물 제도와 원주민 학살 등으로 백인이 다른 인종을 지배하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근대 세계를 불러왔다는 데에서 찾아야 한다며 미국사를 시작부터 되돌아보게 한다.
미국사 교과서에서는 미국인의 조상인 영국 이주민의 정착과 건국 과정에 기여한 원주민의 역할도 지워버렸다.
영국인들은 진보한 기술로 정착지를 문명화하기는커녕 아메리카 원주민에게서 식량을 얻고 기술을 배우거나, 유럽에서 들어온 전염병으로 초토화된 원주민의 땅을 차지하는 방식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미국의 최대 명절로 여겨지는 ‘추수감사절’도 영국 이주민이 아닌 원주민의 전통에서 유래했다.
원주민의 문화와 제도는 미국의 연방 체계나 민주주의 성립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높은 수준이었지만, 교과서에서는 오히려 미국의 영토 확장 과정에서 원주민이 백인의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불가피하게 쫓겨난 듯이 서술한다.
이 책은 교과서에서 시종일관 미국인의 역사를 정당화하기 위해 축소하고 지워버린 역사들을 들추어내 미국사를 다시 써내려간다.
인종차별, 빈부격차, 정부의 비밀공작…
파면 팔수록 끝없이 드러나는 은폐된 진실들
미국사 교과서에서 숨기는 또다른 주제로는 인종차별이 있다.
미국사 대부분은 백인의 미국이 흑인의 미국을 지배해온 역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교과서는 이 문제에서 교묘하게 백인의 논리를 정당화해왔다.
토머스 제퍼슨 같은 위인이 흑인 노예를 소유했다거나 미국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억압적인 흑인 노예노동이었다는 사실은 감춘다.
그리고 남북전쟁의 계기인 남부 연합의 분리 독립 이유가 노예제 폐지에 반대해서였음이 분명하지만, 관세, 내수 산업 발전, 농업과 공업의 분리, ‘주의 권리’ 보장 등 다른 곳에서 원인을 찾는다.
나아가 이러한 인종차별을 극복하려 했던 ‘반인종주의’의 노력도 지워버린다.
노예해방 운동의 선구자였던 존 브라운은 미치광이로 취급하고, 링컨에 대해서는 그가 노예제 폐지에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단순히 남북전쟁 종식이라는 정치적 목적 때문에 이를 내세운 듯이 묘사한다.
링컨의 유명한 편지에서 “내게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목적은 연방을 구하는 일이지, 노예제를 유지하거나 망가뜨리는 것이 아닙니다”라는 문장만 가르칠 뿐 뒤이어 나오는 “다만 제가 자주 밝혔듯이, 개인적인 바람을 바꿀 생각은 없습니다.
어디에서나 모든 이들이 자유로워야 한다는 바람 말입니다”라는 문장은 삭제하는 식이다.
교과서는 사회계급 간의 격차 또한 별로 다루지 않는다.
미국은 여전히 중산층의 나라이며 평등, 계층 이동의 가능성, 정치적 참여 등이 보장되었다는 사실만 밋밋하게 서술하고, 미국의 이민사를 설명하면서 조지프 퓰리처와 앤드루 카네기처럼 엄청나게 성공한 백인 이민자만 강조하며 미국을 ‘기회의 나라’로 꾸민다.
그러나 상위 1퍼센트가 부의 40퍼센트를 좌지우지하는 심각한 불평등 문제, 혹독한 이민자 차별, 각종 파업을 비롯한 노동 운동에는 눈을 감는다.
아울러 미국 정부는 국민에게 봉사하는 이상적 기구로 묘사될 뿐 그들이 국민을 위하는 척 국내외에서 저지른 범죄 행위는 은폐된다.
해외의 각종 문제에 적극 개입하며 ‘국제적으로 좋은 친구’를 표방하지만 실상은 패권을 행사하고 다국적 기업 진출이나 저임금 노동력 착취, 심지어 전쟁으로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은 가려진다.
베트남 전쟁 참전의 빌미가 된 ‘통킹만 사건’도 미국 정부의 조작이었으며, 이라크 전쟁 때에도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명분으로 침공했으나 그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미국 내에서도 국민들 몰래 각종 공작 꾸몄다.
교과서들은 그러한 사례 중에서 널리 알려진 ‘워터게이트’ 사건만을 다룰 뿐, FBI를 동원해 인권 운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등 민주주의를 위축시킨 일들은 언급하지 않는다.
진보만을 가르치는 ‘기분 좋은’ 자국사가 아닌
정직하고 포괄적인 역사를 향해
“교과서의 낙관적이고 행복한 결말은 역사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 과거와 미래의 연결고리를 그저 묻어버리는 한, 우리는 학생들이 이렇게 결론내려도 비난할 수 없다.
‘역사 공부는 나의 삶, 그리고 나의 미래와 아무 관련이 없다.’” ─ 11장 〈역사와 미래〉에서
이렇게 교과서가 진실을 가리고 편향된 내용만을 담게 된 이유에 대해 저자는 ‘백인우월주의’, ‘영웅화’, ‘자민족 중심주의’, ‘인종주의’ 등 승자의 시선으로 ‘기분 좋은’ 역사만을 나열한 탓이라고 비판한다.
학생들에게 자국사가 끊임없이 진보해왔다고 긍정적으로 가르침으로써 앞으로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고 풍족한 삶을 즐기게 되리라는 관념을 주입시키는 것이 미국 역사교육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역사를 서술하지 않으면 ‘좌익’으로 몰릴 수 있는 분위기와, 편의를 위해 전문성과 권위 있는 저술가가 아닌 프리랜서 작가에게 교과서를 집필하게 해 전문성이 결여되는 등의 현실이 역사 교과서의 서술 문제를 더욱 키우고 있다.
이렇게 실제와 어긋난 교육으로 인해 오히려 학생들은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게 되었고, 점점 진보 관념에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결국 학생들은 역사에 흥미를 잃게 된다.
그렇다고 미국 역사의 과오만 부각하고 비판적인 내용만 가르치자는 것은 물론 아니다.
어두운 진실도 포괄하는 정직한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거짓 정보가 난무하는 오늘날, 누구나 논쟁과 증거를 통해 사실 여부를 면밀히 따지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교육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단순히 사실을 나열하기보다, 역사가 학생 개개인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감을 얻을 만한 인물이나 사건을 통해 감정을 자극한다거나, 인종차별을 실제로 체험해보게 한다거나, 다루는 주제를 줄이고 특정 주제를 깊이 탐구하게 하는 방법 등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러한 변화를 통해 학생들을 지식으로 무장시키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준다면 상황이 점점 나아질 거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역사에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특정 사상이나 권력이 진실을 뒤틀고 국민에게 ‘바람직한’ 역사관을 강요하는 현실은 우리에게도 남의 일 같지 않다.
국정교과서 파동, 뉴라이트 논쟁,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 등 역사 관련 갈등 또한 여전히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같은 내용을 두고도 누군가는 지나친 자학사관이라고, 누군가는 ‘국뽕’사관이라고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는 만큼 상황은 복잡하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 역사교육의 편향을 고발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는 이 책은 우리에게도 큰 의미를 지닌다.
역사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많이 노출될수록, 진실을 가려내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시민 개개인의 능력은 더욱 중요해진다.
그리고 그 역량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원동력이 된다.
이 책은 역사교육을 통해 그런 힘을 스스로 키우는 지침을 제공한다.
그들이 감추고 싶어하는 자국사의 이면
『위대한 공화국』, 『미국의 승리』… 제목만 봐도 내용이 짐작되는 미국사 교과서들은 1000쪽 가까운 분량에 미국 역사의 훌륭한 면모를 가득 담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미국사의 전부일까? 이 책 『미국인은 배우지 않는 불편한 미국사』는 역사 교과서 18종을 분석해 미국 역사교육계에서 가르치지 않는 진정한 역사를 보여준다.
콜럼버스가 도착하기 전의 아메리카부터 오늘날까지 미국사 전체에 걸쳐, 유럽인의 정착을 도운 원주민의 역할, 남북전쟁의 명분이었던 노예제 폐지 논쟁, 건국부터 이어져온 인종 갈등, 빈부격차와 사회계급 문제, 베트남 전쟁을 비롯해 미국이 자행한 여러 전쟁과 공작 등 교과서가 외면하거나 미화한 사건·인물을 정직하게 서술한다.
역사 교과서를 저술하기도 했던 저자 제임스 로웬은 자신의 체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미국 역사교육이 왜곡되는 방식도 추적한다.
‘영웅화’, ‘자민족 중심주의’, ‘인종주의’ 등 승자의 시선으로 ‘기분 좋은’ 역사만을 나열하는 현실을 꼬집고 이렇게 서술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요인을 함께 비판한다.
이런 역사 대신 불편한 진실도 포괄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저자의 메시지는 역사 관련 논쟁이 끊이지 않는 우리에게도 의미가 있다.
지식뿐 아니라 비판적 사고방식도 함께 알려주는 이 책은 역사를 제대로 바라보고 스스로 진실을 찾아가는 힘을 길러준다.
이 책의 원작 『선생님이 가르쳐준 거짓말(Lies My Teacher Told Me)』은 1995년 출간된 이후 200만 부 넘게 판매되며 미국 역사교육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전미도서상 최초 수상 만화가 네이트 파월은 원작의 문제의식을 강렬하게 시각화하고 내용을 요령 있게 각색하여 이 현대 고전을 그래픽노블로 재탄생시켰다.
이는 원작 초판 출간 이후 30년이 지난 이 시점에도 이 책의 가치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방증이다.
콜럼버스에서 아메리카의 역사가 출발했을까?
교과서에 빠진 부분을 채워넣은 정직한 미국사
이 책 『미국인은 배우지 않는 불편한 미국사』는 미국의 역사 교과서들이 자국의 훌륭한 역사를 담고자 어떤 진실을 감췄는지, 어떻게 역사적 사실을 교묘하게 왜곡했는지를 실증적으로 파고들며 상식을 파괴한다.
대표 사례로 콜럼버스가 있다.
미국은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면서 본격적으로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아메리카에는 오래전부터 아프리카, 북유럽, 아시아 등에서 많은 사람이 건너갔고,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대서양을 통해 유럽에 가기도 했다.
아메리카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7만 년에서 1만 년 사이부터이며 1492년 당시 아메리카의 추산 인구는 1억 명으로, 7천만 명이었던 유럽보다 많았다.
이에 저자는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처음 발견한 사람이 아니라 마지막으로 발견한 사람이라고 바로잡는다.
또한 콜럼버스의 역사적 의미는 1493년 두 번째 항해 이후 착취적 공물 제도와 원주민 학살 등으로 백인이 다른 인종을 지배하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근대 세계를 불러왔다는 데에서 찾아야 한다며 미국사를 시작부터 되돌아보게 한다.
미국사 교과서에서는 미국인의 조상인 영국 이주민의 정착과 건국 과정에 기여한 원주민의 역할도 지워버렸다.
영국인들은 진보한 기술로 정착지를 문명화하기는커녕 아메리카 원주민에게서 식량을 얻고 기술을 배우거나, 유럽에서 들어온 전염병으로 초토화된 원주민의 땅을 차지하는 방식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미국의 최대 명절로 여겨지는 ‘추수감사절’도 영국 이주민이 아닌 원주민의 전통에서 유래했다.
원주민의 문화와 제도는 미국의 연방 체계나 민주주의 성립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높은 수준이었지만, 교과서에서는 오히려 미국의 영토 확장 과정에서 원주민이 백인의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불가피하게 쫓겨난 듯이 서술한다.
이 책은 교과서에서 시종일관 미국인의 역사를 정당화하기 위해 축소하고 지워버린 역사들을 들추어내 미국사를 다시 써내려간다.
인종차별, 빈부격차, 정부의 비밀공작…
파면 팔수록 끝없이 드러나는 은폐된 진실들
미국사 교과서에서 숨기는 또다른 주제로는 인종차별이 있다.
미국사 대부분은 백인의 미국이 흑인의 미국을 지배해온 역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교과서는 이 문제에서 교묘하게 백인의 논리를 정당화해왔다.
토머스 제퍼슨 같은 위인이 흑인 노예를 소유했다거나 미국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억압적인 흑인 노예노동이었다는 사실은 감춘다.
그리고 남북전쟁의 계기인 남부 연합의 분리 독립 이유가 노예제 폐지에 반대해서였음이 분명하지만, 관세, 내수 산업 발전, 농업과 공업의 분리, ‘주의 권리’ 보장 등 다른 곳에서 원인을 찾는다.
나아가 이러한 인종차별을 극복하려 했던 ‘반인종주의’의 노력도 지워버린다.
노예해방 운동의 선구자였던 존 브라운은 미치광이로 취급하고, 링컨에 대해서는 그가 노예제 폐지에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단순히 남북전쟁 종식이라는 정치적 목적 때문에 이를 내세운 듯이 묘사한다.
링컨의 유명한 편지에서 “내게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목적은 연방을 구하는 일이지, 노예제를 유지하거나 망가뜨리는 것이 아닙니다”라는 문장만 가르칠 뿐 뒤이어 나오는 “다만 제가 자주 밝혔듯이, 개인적인 바람을 바꿀 생각은 없습니다.
어디에서나 모든 이들이 자유로워야 한다는 바람 말입니다”라는 문장은 삭제하는 식이다.
교과서는 사회계급 간의 격차 또한 별로 다루지 않는다.
미국은 여전히 중산층의 나라이며 평등, 계층 이동의 가능성, 정치적 참여 등이 보장되었다는 사실만 밋밋하게 서술하고, 미국의 이민사를 설명하면서 조지프 퓰리처와 앤드루 카네기처럼 엄청나게 성공한 백인 이민자만 강조하며 미국을 ‘기회의 나라’로 꾸민다.
그러나 상위 1퍼센트가 부의 40퍼센트를 좌지우지하는 심각한 불평등 문제, 혹독한 이민자 차별, 각종 파업을 비롯한 노동 운동에는 눈을 감는다.
아울러 미국 정부는 국민에게 봉사하는 이상적 기구로 묘사될 뿐 그들이 국민을 위하는 척 국내외에서 저지른 범죄 행위는 은폐된다.
해외의 각종 문제에 적극 개입하며 ‘국제적으로 좋은 친구’를 표방하지만 실상은 패권을 행사하고 다국적 기업 진출이나 저임금 노동력 착취, 심지어 전쟁으로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은 가려진다.
베트남 전쟁 참전의 빌미가 된 ‘통킹만 사건’도 미국 정부의 조작이었으며, 이라크 전쟁 때에도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명분으로 침공했으나 그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미국 내에서도 국민들 몰래 각종 공작 꾸몄다.
교과서들은 그러한 사례 중에서 널리 알려진 ‘워터게이트’ 사건만을 다룰 뿐, FBI를 동원해 인권 운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등 민주주의를 위축시킨 일들은 언급하지 않는다.
진보만을 가르치는 ‘기분 좋은’ 자국사가 아닌
정직하고 포괄적인 역사를 향해
“교과서의 낙관적이고 행복한 결말은 역사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 과거와 미래의 연결고리를 그저 묻어버리는 한, 우리는 학생들이 이렇게 결론내려도 비난할 수 없다.
‘역사 공부는 나의 삶, 그리고 나의 미래와 아무 관련이 없다.’” ─ 11장 〈역사와 미래〉에서
이렇게 교과서가 진실을 가리고 편향된 내용만을 담게 된 이유에 대해 저자는 ‘백인우월주의’, ‘영웅화’, ‘자민족 중심주의’, ‘인종주의’ 등 승자의 시선으로 ‘기분 좋은’ 역사만을 나열한 탓이라고 비판한다.
학생들에게 자국사가 끊임없이 진보해왔다고 긍정적으로 가르침으로써 앞으로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고 풍족한 삶을 즐기게 되리라는 관념을 주입시키는 것이 미국 역사교육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역사를 서술하지 않으면 ‘좌익’으로 몰릴 수 있는 분위기와, 편의를 위해 전문성과 권위 있는 저술가가 아닌 프리랜서 작가에게 교과서를 집필하게 해 전문성이 결여되는 등의 현실이 역사 교과서의 서술 문제를 더욱 키우고 있다.
이렇게 실제와 어긋난 교육으로 인해 오히려 학생들은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게 되었고, 점점 진보 관념에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결국 학생들은 역사에 흥미를 잃게 된다.
그렇다고 미국 역사의 과오만 부각하고 비판적인 내용만 가르치자는 것은 물론 아니다.
어두운 진실도 포괄하는 정직한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거짓 정보가 난무하는 오늘날, 누구나 논쟁과 증거를 통해 사실 여부를 면밀히 따지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교육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단순히 사실을 나열하기보다, 역사가 학생 개개인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감을 얻을 만한 인물이나 사건을 통해 감정을 자극한다거나, 인종차별을 실제로 체험해보게 한다거나, 다루는 주제를 줄이고 특정 주제를 깊이 탐구하게 하는 방법 등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러한 변화를 통해 학생들을 지식으로 무장시키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준다면 상황이 점점 나아질 거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역사에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특정 사상이나 권력이 진실을 뒤틀고 국민에게 ‘바람직한’ 역사관을 강요하는 현실은 우리에게도 남의 일 같지 않다.
국정교과서 파동, 뉴라이트 논쟁,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 등 역사 관련 갈등 또한 여전히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같은 내용을 두고도 누군가는 지나친 자학사관이라고, 누군가는 ‘국뽕’사관이라고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는 만큼 상황은 복잡하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 역사교육의 편향을 고발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는 이 책은 우리에게도 큰 의미를 지닌다.
역사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많이 노출될수록, 진실을 가려내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시민 개개인의 능력은 더욱 중요해진다.
그리고 그 역량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원동력이 된다.
이 책은 역사교육을 통해 그런 힘을 스스로 키우는 지침을 제공한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5년 07월 18일
- 쪽수, 무게, 크기 : 272쪽 | 594g | 174*229*18mm
- ISBN13 : 9791194263470
- ISBN10 : 11942634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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