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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어 마음사전
바다어 마음사전
Description
책소개
바다가 품은 언어, 섬이 길러낸 마음
파도와 함께 건져 올린 삶의 이야기들……

한창훈 에세이 『바다어 마음사전』 출간

바다와 섬의 언어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삶의 깊은 결을 만난다.
소설가 한창훈의 신작 『바다어 마음사전』은 바다를 삶의 원천으로 삼아온 한 작가가, 오랫동안 가슴에 묻어 둔 말과 기억을 꺼내어 엮어 낸 산문집이다.
저자 한창훈은 여수 거문도 출신으로, 바다와 섬의 환경 속에서 성장하며 이를 창작의 근간으로 삼아 왔다.
그에게 바다는 단순한 배경이나 풍경이 아니라 곧 삶의 방식이고, 언어의 원천이다.
섬에서 자란 소년이 도시로 떠났다가 다시 바다로 돌아오기까지, 그 과정에서 바다는 늘 한 발짝 앞서 그를 이끌고 지탱했다.
이번 책은 그런 시간의 축적 위에서 쓰였다.
『바다어 마음사전』은 그가 수십 년간 바다와 함께 살아오며 직접 보고 듣고 겪은 경험을 토대로 엮어 낸 책으로, 단순한 에세이집이 아니라 지역 언어와 공동체 문화를 담은 기록문학의 성격을 지닌다.

『바다어 마음사전』에는 섬사람들의 말과 생활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오메 오메, 내 천금아”하고 아이를 맞이하던 할머니들의 목소리, 낚시 대신 다른 이에게 얻어온 생선을 빗댄 ‘갈매기 조법’, 돌담 위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던 노란 새의 고독한 울음까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쓰이는 방언과 표현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 언어들은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과 감정, 삶의 태도를 반영한다.
‘마음사전’은 단순히 언어의 풀이가 아니라, 말에 배어 있는 기억과 감정, 그리고 공동체적 삶의 결을 담아내고 있다.

책의 곳곳에는 바다와 섬이 들려주는 소리가 울린다.
어린 시절 어둠 속에서 들었던 ‘바다의 소리’, 바닷길 위로 떠오른 달빛의 장면, 태풍 뒤 끝에 몰아친 파도, 핵 오염수 방류로 인한 어촌의 위기 등 저자가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한 사건들이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를 통해 바다는 단순한 자연 환경이 아니라 시대와 공동체, 인간의 삶을 동시에 비추는 거울로 제시된다.
저자는 그것들을 단순히 묘사하지 않는다.
바다의 파동과 울림을 삶의 언어로 옮기고, 그 언어를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던 마음의 차원을 환기시킨다.

『바다어 마음사전』은 지역적 소재를 다루면서도 보편적인 의미를 지닌다.
바다는 한국인의 삶과 정서를 형성해 온 중요한 환경이며, 저자의 기록은 우리가 놓치고 있던 공동체적 가치와 자연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바다가 죽어가는 현장, 핵 오염수 방류와 같은 위기 앞에서 무너져가는 어촌 공동체의 현실을 담담히 적는다.
그러나 이 기록은 절망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 속에서도 서로를 부둥켜안고 버텨내는 사람들의 마음, 무너져도 다시 일어서는 삶의 질긴 힘을 보여 준다.
바다라는 거대한 자연을 통해 우리는 오히려 인간의 연약함과 동시에 단단함을 읽는다.
『바다어 마음사전』은 단순한 풍경 묘사가 아닌, 바다와 섬을 중심으로 한 언어·문화·삶의 총체적 기록으로서 독자에게 다가간다.
바다를 따라 형성된 생활과 공동체, 그리고 그 속에서 길어 올린 마음의 언어를 통해, 현대 독자들은 자연과 인간, 지역과 삶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를 얻게 될 것이다.

마음사전 시리즈

‘마음사전’은 지역과 시대, 삶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언어를 통해 한국인의 정서를 새롭게 바라보는 기획으로, 『바다어 마음사전』은 그 가운데서도 바다와 섬이라는 독특한 삶의 터전을 다룬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제주어 마음사전』(현택훈 作) / 『강원도 마음사전』(김도연 作) / 『충청도 마음사전』(박경희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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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부

바다의 목소리
바다에서 오는 것들
오메 오메, 내 천금아
갈매기 조법
말이나 좀 섞어 봅시다
거시기 즈가부지
어머니, 저 새는
길 1 - 찔 따라가믄
경엽 씨 것은 경엽 씨 마음대로, 내 것은 내 마음대로
국만 먹는 내 사람
자네 하나부지는
태풍의 마음
태풍이 또 왔단게요
바람이 분다
길 2 - 당재 가는 길
표류를 해 보고 싶어
아이, 많이 따라왔다이
새각시 생겼든디
워메, 찌클어 부렀네
눈은 원래 게을러
도시고 댕긴다, 허부고 댕긴다
길 3 - 녹산 가는 길
아시탕
청춘에 죽은
한잔만 갈아줘
저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배가 고파
애정만 나믄

2부


길 4 - 목너머 가는 길
말 못하는 술담배도 내 속을 아는디
그놈의 끗발 때문에
이, 들어왔구만
모래성
길 5 - 신추 가는 길
고집이 찍찍 흐른다
가심에 피
양복 입고 칼 차고 베락 맞아 뒤질
바다여 내 노래를
이녁
돼지고기 안 먹습니다
할아부지가 거기 있었네
포트, 포트!
고마움과 관련된 몇 가지 사례
바다가 보이는 역
마지못해
지나가기가 겁나 거시기합니다
풍어제
갈치가 안 나부러서
동도 아그들이 왔네
길 6 - 울릉도 가는 길
터졌어?
하, 안개가 소리도 없이…
겁나게 착한 양반이여
소녀를 위하여
작가여, 어부여?
또 뭣을 집어 넌다냐
토요일이 삼 일 만에 돌아온다
봄이 왔당게
바다의 껍닥 같다니께

에필로그 - 이랬던 우리의 바다가

책 속으로
“거시기 즈가부지, 루부루가 그짝이 아닌갑소!”
파리 한복판에서 날카롭게 울려 퍼진 한국어, 중에서도 전라도 말.
목소리가 워낙 커서 전 세계 사람들이 중년 여성을 바라보았는데 무슨 뜻일까, 저렇게 크게 말한 이유는 뭘까, 궁금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중요한 것은 많은 종류의 지구인 중에서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은 나 혼자였던 것.

나는 웃으면서 제자리에 섰다.
저 앞에서 걸어가던 거시기 즈가부지는 되돌아서서
“이짝이 아니믄 워딘디?”
대꾸했다.
나는 다가오는 전라도 아주머니에게 손가락을 가리키며 말했다.

“루부루는 쩌어짝이요!”
아주머니는 반색했다.

“오메, 전라도 사람이요?”

루부루가 그짝이 아닌갑소!에 무슨 다른 뜻이 있겠는가.
길을 잘못 들어왔다는 것 외에 단지 나는 한국 사람이고 그중에서도 전라도 사람이라는 뜻이지.
암튼 살면서 가장 먼 곳에서 들어 본 전라도 언어였다.
아주머니는 “고맙소이” 인사하고서 남편과 왼편으로 꺾어 ‘루부루박물관’을 향해 걸어갔다.

언어는 자기 것이고 자기 동네 것이다.
그러니 외국 가서 길을 모르면 힘차게 외치자.
한국말로.
그것도 자기 지역 언어로.
어디선가 알아듣는 사람 나온다.
--- 「거시기 즈가부지」 중에서

내 외가 중에서 큰집은 여순 사건으로 ‘아작’이 났었다.
그 집안 어른이 좌익에 연루되었던 것.
그분 아들들인 나의 당숙들은 줄줄이 유명 대학을 나왔으나 좌익 연좌에 걸려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없었다.
연좌에 걸리면 공무원은 될 수도 없고 대기업에 들어가더라도 과장이 한계였다.
그래서 대부분 학원 강사를 했다.
돈은 잘 벌었지만, 인생이 돈 하나로만 이뤄지던가, 어디.

그중 한 분은 나와 술 마시면서 소설로 자신의 한을 풀어 달라고 한 번씩 말씀하시곤 했다.
그러면 나는 마음이 무거워진다.
어찌 안 그러겠는가.

제주 가면 4·3으로 소설을 쓰라고 하고 광주에 가면 5·18로 소설을 쓰라고들 했다(5·18은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광주에서 직접 겪었고 두 번이나 죽을 뻔했기 때문에 나중에 쓰긴 한다).
그리고 이렇게 당숙은 천형 같은 집안 문제를 풀어내는 의미로써 써 달라고 한 것이다.
그러면 자신의 한이 풀어질 거라 생각하셨을 거니까.
하지만 막막한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삼촌, 이른바 가슴의 피, 그 한의 속성이 뭔지 아십니까?”
“뭔데?” “절대 풀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풀린다면 처음부터 한이 아니었던 거죠.
깊은 슬픔 정도?”
“…….”
“그러니까 삼촌의 한은 제가 소설을 써도 풀릴 수가 없겠죠.”
--- 「가심에 피」 중에서

이분, 남몰래 시(詩)를 썼다.
다섯 편 정도를 나에게 보여주신 적이 있다.
낡은 노트에 비틀 배틀 글자체와 틀린 철자법으로(글 쓸 때 이런 거 아무 상관 없다).
‘아, 살려고 시를 쓰시는 구나.’ 나는 생각했다.

그중 한편 제목이 ‘소’였다.
소가 바닷가에서 계속 운다는 내용.
듣고 있던 할머니가 타박했다.

“뭔 소가 갱번(바닷가)에서 운다냐.
소는 산에서 울어야지.”
내가 한마디 거들었다.

“할머니, 여기서 소는 소가 아니고 사람이에요.”
한동안 있던 할머니는 그러나 끝내 수긍 안 하셨다.

“그래도 소라고 썼다메…….
소는 산에 있어야 써.
갱번에 있으면 안 돼.”

모든 시가 다 두루뭉술했기에 사연이 조금은 구체적으로 들어가기를 나는 희망했다.
그것만 들어가면 아는 곳에 부탁하여 문예지에 실리게 해드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분은 끝내 써 오지 않으셨다.
가심에 피, 인데 그걸 쓰자면 풀어지지 않는 그 아픈 사연으로 다시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끝내 못 고쳤다고 나는 지금도 이해하고 있다.
진짜 한이며 가심에 피다.

할머니도, 그분도 다 돌아가셨다.
해소되지 않는 그 한(恨)의 핏덩이를 가슴에 안은 채.
--- 「가심에 피」 중에서

그렇게 해서 날아간 곳이 남태평양.
대상 어종은 참치.
조업 방식은 주낙.
몇 달 동안 잡아 냉동한 것을 사모아 기지로 운반하고 다시 조업.
그 생활을 삼 년 했다.

그럼, 노래는? 그의 마음과 입은 한 번도 노래를 놓지 않았다.
밤이 되면 갑판이나 브리지 지붕에 올라가서 부르고 또 불렀다.
밤하늘 달을 바라보면서 고향과 가족을 그리는 마음으로.
바다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가급적 낮고 부드러운 곡으로 골랐다.
언젠간 가수가 되어서 사람들 앞에서 부르겠지만 지금은 바다여, 네가 내 노래를 들어다오….

밤바다로 퍼져 나가는 그의 노래는 물고기를 모으는 집어가(集魚歌)이자 동시에 거친 파도를 잠재우고 무사 항해를 기원하는 만파식요(萬波息謠)였다.
달은 멀고 동료들은 잠이 들었기 때문에 그가 부른 노래는 늘 바다가 들었다.
뱃전에 부딪히는 물결이 반주이자 청중이었다.
--- 「바다여 내 노래를」 중에서

“겁나요, 저 아래 뭐가 있는지.”
남편도 같은 생각이었다.
썩은 나무판 아래 무어가 있을까.
그냥 맨바닥이면 나무판이 있을 리 없었다.
당장, 얼굴을 알 수 없는 시체가 최소한 하나는 들어 있을 것 같은 느낌.
그는 잠시, 예전 가족 중에 행방불명이 있는지 생각해 보았고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하지만 시체가 있다면 꼭 가족이 아니어도 가능했다.

그리고 집안 무기력의 시작이 바로 거기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그는 누가 시키기라도 한 듯 몸을 돌려 사랑방으로 되돌아갔다.
다시 썩은 냄새와 습기가 코를 찔렀다.
그는 숨을 참아 가며 썩은 나무판을 뜯어 들어냈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다음 일부분이 무너지며, 그의 눈 아래로 무언가 나타났다.
그것은 아주 작은 공간이었다.
방이 있었던 것이다.

그는 화생방 공격을 뚫고 적진으로 달려가는 병사처럼 그 아래로 내려섰다.
사람 하나 간신히 누울 수 있을 크기였고 신발을 덮을 정도로 물이 고여 있었다.
그 외는 아무것도 없었다.
오래 묵은 공기 외에는.

그날 밤, 그는 오랜만에 늙은 고모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런 대답을 듣게 됐다.

“거기 느 할애비가 여순사건 때 숨어 있던 곳이다.”

그곳에 숨어 있던 할아버지는 끝내 발견되어 처단당했고 연좌에 걸린 가족의 암담하고 불편했던 과정이 뒤를 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부부는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가족사가 역사로 번져 나가는 지점에 서게 된 것이다.
--- 「할아부지가 거기 있었네」 중에서

딸아이가 갓난이였을 때 섬엘 데리고 온 적이 있다(그때는 내가 육지에서 살고 있었다).
아이를 데리고 왔다고 할머니(이분 종종 등장하실 터인데 정확히는 외할머니이다) 친구 몇몇 분이 구경 오셨다.
그분들은 아이를 보자마자 금방이라도 눈물이 구를 것 같은 표정으로
“오메 오메, 내 천금아!”
똑같은 말을 각자 하셨다.
보기 편하시라고 아이를 보행기에 태우자 할머니는 마당에 흰 천을 깔아 주었다.
흰 천 위 보행기 속의 아이와 빙 둘러앉아 있는 동네 할머니들.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오메, 내 천금아…’ 소리.

이 말은 매우 소중하다는 뜻으로 일상에서도 많이 쓴다.
천금 같은 국민의 목소리, 이런 식으로.
하지만 거문도에서는 아이에게만 쓴다.
하늘의 금덩어리 같고(天金) 매우 많은 금붙이(千金) 같다는 이 소리를 거문도 모든 아이는 듣고 자란다.
피붙이든 아니든, 어제 봤던 아이든 처음 본 아이든 보는 순간 감탄처럼 이 말부터 하고 본다.
어떠한 구분도, 편견도 없다.

아이를 향한, 이보다 더 지극한 표현을 나는 들어 본 적이 없다.
--- 「오메 오메, 내 천금아」 중에서

눈부신 5월 햇살을 배경으로 덴마 위 흰 저고리에 검정 치마의 처녀와 갯가의 총각.
그러니까 처녀는 다른 마을 사람으로 제법 먼 거리를 직접 노 저어 찾아온 거였다.
이 멋진 풍경은 그러나 오래가지 않게 된다.

“배를 좀 대겄소.”
“돌아가.”
“아따… 한 시간이나 노를 저어 왔단께.”
“누가 오라고 했어?”
“잠깐 말이나 좀 섞어 봅시다.”
“나 자야 돼.”
“잠깐이면 돼요.”
“가라니까.”
처녀는 급기야 노를 저어 가까이 왔다.
삼촌은 조약돌을 집어 던졌다.
돌이 배 근처에 통통, 떨어졌다.

“이러지 마시오.”
“돌아가랑게.”
“말이나 좀 해 보잖게요.”
“안 해.”
“몇 마디만 좀 해 보믄 쓰겄구만.”
“아, 돌아가라고.”
그런 식으로 이미 여러 마디 주고받기도 했고 당장 날아오는 돌멩이 때문에 처녀는 급히 배를 돌려야 했다.
그는 서둘러 방으로 들어가 부족한 잠을 자기 시작했고 노를 저어 천천히 멀어지는 처녀를 어머니는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말이나 좀 섞어 봅시다’는 당신을 잘 알고 싶고 나쁘지 않다면 사귀고 싶소, 아닌가.
나아가 결혼까지도.
하지만 이 근사한 처녀는 다시 한 시간을 노 저어 가야 했으니 운이 없는 편이었다.
삼촌은 피곤했고 옆 마을의 한 처녀와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참이었다.
인생은 역시 타이밍이다.
--- 「말이나 좀 섞어 봅시다」 중에서

출판사 리뷰
작가의 말

이 책은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바닿 바ㄷㆍㄹ 바ㄹㆍㄹ.
신라 탈해왕과 가락국 허 황후가 건너온 곳.
피안의 세계.
풍요와 생명력의 공간이며 동시에 두려운 대상.
용龍이 사는 곳.
가랑이 넷을 본 처용의 본적.
고려 왕조 시조인 용녀 할머니의 고향.
보타락가산 해수관음海水觀音의 도량.
문무왕의 새집.
환생의 영역.
불로초 난다는 삼신산三神山이 있는 곳.
심청이가 죽었다가 부활한 장소.
지국총지국총 어사와의 현장.
그러면서 포세이돈의 영토.
오시리스와 결혼 한 달의 여신 이시스의 또 다른 이름.
우라노스의 잘린 남근이 거품 일으켜 아프로디테를 탄생시킨 자리.
성적 욕망의 공간.
버지니아 울프와 프로이트가 인간의 영혼(물고기)이 끌려 들어가는, 흐름, 죽음, 시간으로 본 상징의 대상.
살어리 살어리랏다 바라래 살어리랏다 나마자기 구조개랑 먹고 바라래 살아리랏다, 의 장소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이런 것은 모두 배웠거나 읽었던 내용이다.

대신 이런 이야기이다.

나는 전남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에서 태어나(간신히 걸음마 하여 바다를 처음 보았을 때 그 한없는 넓이와 깊은 푸른색에 아! 탄식을 내뱉었다고 기억하는데 근거는 없다) 이곳에서 배운 언어와 정서로 소설과 산문을 써 왔다.


젊은 시절 어선과 작업선 타고 경남 남해도와 창신도, 여수 가막만과 돌산도, 금오도, 고흥 녹동, 완도에 속하는 생일도, 금일도에 그 너머 청산도까지 다녔다.
동시에 여러 바닷가 공장과 현장을 떠돌았고 지금은 고향 섬에서 살고 있다.
주로 거문도가 배경이 되겠지만, 그 섬과 바다에서 들었던 말과 속뜻이 바로 ‘바다어語 마음사전’이다.


내가 배웠던 언어는 바다와 섬의 정신이자 문화이다.
대물림으로 내려온 말의 버릇이자 대상을 대하는 공통의 자세, 공유되는 해석이며 자연과 사건에 대한 집단의 생각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섬과 바다 사람들의 축적된 마음 이야기이다.
순간순간 소소하지만 되풀이되어 쌓여 왔던 그 마음들.


2025년 가을
한창훈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5년 09월 26일
- 쪽수, 무게, 크기 : 262쪽 | 326g | 130*190*16mm
- ISBN13 : 9791175010147
- ISBN10 : 117501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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