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남자 그 여자의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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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책소개
도시는 사람을 닮는다.
아니다.
어쩌면 사람들이 도시를 닮는 것인지도 모른다.
도시를 여행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가이드 책을 끼고 사진을 찍으면서 풍경 속으로 여행하는 방법이 있다.
다른 하나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삶 그 풍경을 여행하는 것이다.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을 통해서 다른 삶을 상상해보는 것.
어쩌면 결국 인간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범한 진실로 위로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상상의 즐거움을 빼고 나면, 여행이란 피곤함과 실망뿐이 아니겠는가?
이 책은 저자의 17년 파리지앵 삶의 풍경을 스케치한 에세이다.
책 속의 파리지앵들은 그저 평범한 자유인들이다.
하지만 열정 없이는 인생에 집을 지을 수 없는 그런 사람들이다.
아니다.
어쩌면 사람들이 도시를 닮는 것인지도 모른다.
도시를 여행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가이드 책을 끼고 사진을 찍으면서 풍경 속으로 여행하는 방법이 있다.
다른 하나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삶 그 풍경을 여행하는 것이다.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을 통해서 다른 삶을 상상해보는 것.
어쩌면 결국 인간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범한 진실로 위로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상상의 즐거움을 빼고 나면, 여행이란 피곤함과 실망뿐이 아니겠는가?
이 책은 저자의 17년 파리지앵 삶의 풍경을 스케치한 에세이다.
책 속의 파리지앵들은 그저 평범한 자유인들이다.
하지만 열정 없이는 인생에 집을 지을 수 없는 그런 사람들이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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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Story 1.
다른 별에서 온 사람들Ⅰ올리브와 나
포도주와 만남
서울에서 온 여자, 파리에서 온 남자
포스터 한 장
프랑스식 결혼식
다락방 세일
슬리퍼와 스카프
편지
각설탕
이케아 징크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다른 별에서 온 사람들
Story 2.
오래 된 친구와 코냑 가는 길Ⅰ피에르
남과 여
87년형 푸조 206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
코냑 가는 길
비 오는 아침
Story 3.
그런데, 넌 정말 뭘 바라는데?Ⅰ마크와 마크탐탐
아미와 포트
행복의 조건
두 마크의 인생 예찬
인생의 즐거움을 누리고, 나누는 사람들
Story 4.
결혼하지 않는 엄마Ⅰ소피
거리 풍경
소피와 루이즈
소피의 선택
소피의 방
Story 5.
담백한 인생 요리사Ⅰ벵상과 이자벨
라뷔토카이의 그 남자, 그 여자
라발오봉 이야기
진짜 이야기
어떤 만남
벵상의 레시피
Story 6.
보헤미안 랩소디Ⅰ폴
프로방스에서 보내는 일주일
섬나라에서 온 이방인
보헤미안 랩소디
또 다른 연인
내가 그린 파리
파리지앵이 된다는 것
Story 7.
자유가 주는 선물Ⅰ카티
어떤 이야기
16인치 텔레비전
파리에서 독신으로 살기
자유라는 선물
Story 8.
카오스와 함께 춤을Ⅰ다비드
영국 신사
질투라는 열정
어머니의 장례식
집수리의 기술
여행 가방을 든 남자
Story 9.
열정이라는 연료로 달리기Ⅰ필립
파리지앵 다이너미즘
와인 논쟁
생각의 전원을 끄는 시간
Story 1.
다른 별에서 온 사람들Ⅰ올리브와 나
포도주와 만남
서울에서 온 여자, 파리에서 온 남자
포스터 한 장
프랑스식 결혼식
다락방 세일
슬리퍼와 스카프
편지
각설탕
이케아 징크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다른 별에서 온 사람들
Story 2.
오래 된 친구와 코냑 가는 길Ⅰ피에르
남과 여
87년형 푸조 206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
코냑 가는 길
비 오는 아침
Story 3.
그런데, 넌 정말 뭘 바라는데?Ⅰ마크와 마크탐탐
아미와 포트
행복의 조건
두 마크의 인생 예찬
인생의 즐거움을 누리고, 나누는 사람들
Story 4.
결혼하지 않는 엄마Ⅰ소피
거리 풍경
소피와 루이즈
소피의 선택
소피의 방
Story 5.
담백한 인생 요리사Ⅰ벵상과 이자벨
라뷔토카이의 그 남자, 그 여자
라발오봉 이야기
진짜 이야기
어떤 만남
벵상의 레시피
Story 6.
보헤미안 랩소디Ⅰ폴
프로방스에서 보내는 일주일
섬나라에서 온 이방인
보헤미안 랩소디
또 다른 연인
내가 그린 파리
파리지앵이 된다는 것
Story 7.
자유가 주는 선물Ⅰ카티
어떤 이야기
16인치 텔레비전
파리에서 독신으로 살기
자유라는 선물
Story 8.
카오스와 함께 춤을Ⅰ다비드
영국 신사
질투라는 열정
어머니의 장례식
집수리의 기술
여행 가방을 든 남자
Story 9.
열정이라는 연료로 달리기Ⅰ필립
파리지앵 다이너미즘
와인 논쟁
생각의 전원을 끄는 시간
상세 이미지
책 속으로
시차 때문에 낮과 밤을 모르고 잠을 자다가 처음 나온 곳이 생 미셀이었다.
오래된 상점에서 새어 나오는 따뜻한 불빛, 푸른빛이 감도는 겨울 하늘과 보색을 이루는 오렌지색 가로등, 그 불빛을 받아 반짝이는 거리, 오래된 책방과 짙은 회색 지붕, 패트릭 모디아노의 소설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의 배경이 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pp.29~30
인간의 선택이라는 것을 쪼개서 현미경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면, 분명 과거의 경험들 속에서 획득된 작용과 반작용이 미세한 입자로 모여 있지 않을까?------p.38
50년 된 가구가 낡아서 수리하는 가격이 그 비슷한 가구 사는 가격과 맞먹는다면 프랑스 사람들은 그 돈을 주고 수리합니다.
그 가구에는 시간이 담겨 있기 때문이죠.---p.46
별 것 아닌 사소한 즐거움을 빼면 정작 인생에 남는 즐거움은 뭘까? 사소한 즐거움들이 알알이 모인 것이 행복이 아닐까?---p.
65
누군가 ‘프랑스에 산다는 것은?’ 하고 물어본다면 이렇게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달마다 다가오는 바캉스를 계획하는 일로 시간과 머리와 구좌를 쥐어짜는 것.
프랑스 사람들의 성공한 삶의 기준은 아파트 평수보다는 바캉스를 멀리, 오래 떠날 수 있는 것이 아닐까?---p.
74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간절한 소망이라는 것은 늘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을 가지려는 욕망에서 비롯되는 모양이다.---p.
75
루소의 말처럼 부자가 되는 방법은 더 많은 돈을 벌거나 욕망을 억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물건을 소유하면서 얻는 욕망의 충족은 지속되지 못하고 항상 더 큰 욕망으로 대치된다.---p.111
탱고는 일종의 사랑 같은 거야.
파트너와 만나서 탱고를 추면서 서로 알아가는 과정은, 음… 뭐랄까… 관능적이야.
그래서 너무 탱고를 잘 추는 파트너를 만나면 재미가 없어.
베테랑 파트너는 나의 동작을 미리 다 예측하거든.---p.
115
만약 내가 행복의 카탈로그를 만든다면 무엇을 넣을까? 우리의 고민과 불안은 더 많은 욕망에 대한 집착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까? 이런 집착에서 해방된다면 원초적인 삶의 기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p.
127
일상이란 어떤 의미에서 비슷한 생활필수품을 소비하는 사람들끼리의 교류다.
마치 계산대 위에 물건이 섞이지 않게 올려놓는 막대기처럼 확실한 경계가 있다.
습관의 틀을 벗어나는 것이 여행이라면, 일상의 여행이란 이런 생소함을 가까이에서 찾는 것이 아닐까?---p.
138
두 마크에게는 우정이 있고 사랑이 있다.
그들은 바깥을 향해 열려 있다.
그들은 위대하지 않고, 위대해지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부자도 아니며 부자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지도 않는다.
다만 그들에게는 자유로운 시간이 있다.
주말에 미술관에 아이를 데리고 가고, 전시에 감동을 받고, 예술을 사랑하는 평범한 파리지앵이다.---p.
154
하교 시간에 노닥이며 이 길을 지나가는 모녀에게서는 마리 로랑생의 수채화처럼 파스텔조의 여성적인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작고 아담한 아파트에 단둘이 사는 모녀의 삶을 엿볼 땐, 남자가 부재한 세계, 부드러운 여성성에 대한 몽환적이고 시적인 느낌을 받는다.
그것은 일반 가정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간결한 워크아웃의 정서 같은 것이다.---p.
167
머지않은 미래에 사람들은 결혼이 오래된 관습에서 비롯된 제도라고 생각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이혼율이 높은 프랑스에서 소피처럼 변형된 핵가족의 개념은 사회 시스템과 소비문화를 바꾼다.
이혼은 상처, 마음의 불치병이 아니라 삶의 새로운 선택이다.---p.
175
저녁이 되기 직전 푸른빛이 아파트의 거실로 스며들 때, 그 순간은 정말 아름다워.
그 푸른빛은 정확히 이름을 붙일 수 없는 색이야.
나에게 행복은 그런 순간이야.
내 안에 잠들어 있는 어떤 부분을 일깨울 때 느끼는 기쁨.
그건 마치 낚싯대로 물고기를 낚는 것 같아.
정확히 그런 어떤 것을 잡아서 끄집어냈을 때,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껴.
바로 그 점 때문에 우린 동물과 다른 것이 아닐까?---p.
179
프랑스 사람들에게 구형 텔레비전은 애완용 동물과 비슷하다.
생명이 붙어 있는 한, 길거리에 내다버리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p.205
센 강을 건널 때, 왼편으로 에펠탑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아마도 일곱 시를 지나고 있었던 모양이다.
어떤 이는 정시마다 네온불빛으로 반짝거리는 에펠탑은 늙은 에펠할머니가 장 폴 고티에 첨단 디자인 의상으로 새 단장을 한 것이라고 표현했다.---p.222
사막의 모래 때문에 사진기가 금방 고장 났어.
가져간 책들도 비닐에 꽁꽁 묶어두었지만 결국 모래가 스며들어 책이 파손될 정도였으니까.
정말 신기한 건, 물이 없는 곳인데도 원주민들은 항상 깨끗했어.
물 한 병을 가지고 씻고 마시며 사는 방법이 기적 같았어.
---p.
227
인생의 의무와 권태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만드는 낙관적인 자세는 사소한 일상과 교감하는 재능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까? 정해진 길을 따라서 시선을 고정하고 걷는 것이 아니라 자유의지를 가지고 삶의 요소와 교감하면서 한눈을 팔면서 걷는 것.
---p.
235
파리는 시각적인 풍부함이 있는 도시야.
매일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도시지.
만약에 파리가 여자였다면 반드시 사랑하고 말았을 거야.
파리지앵이 된다는 것은 어찌 보면 파리지앵들의 무례함에 대해서 무감각해지는 것이 아닐까? 사실 그들은 개인적인 감정이 있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거든.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그들은 그냥 그렇게 생겨 먹은 것뿐이라고.---p.
239
대부분 사람들의 인생모드는 가치의 우선순위로 결정된다.
프랑스적인 삶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높은 수입 대신 적당히 일하고 사생활은 포기하지 않겠어’.
‘일하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p.
260
프랑스 여자들에게 ‘결혼’은 더 이상 그들의 미래가 아닌 것 같다.
컴퓨터 조이스틱을 붙잡고 모니터와 씨름하는 수컷이 집안에서 점점 사치스럽고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단계에 이르렀는지도 모른다.---p.
261
자유로움을 갈구하는 유목민에게 결혼은 메종과 같은 정착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p.
269
“파리는 뭐랄까,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곳이야.
만약에 파리에 사는 사람 중에 누군가가 지루하다고 한다면 지루한 것을 원하기 때문이거나 엄살 때문일 거야.”---p.
270
파리 지도 한가운데 행정구역이 시작하는 곳이 레알이고, 레알 바로 뒤편에서 람뷔토 거리까지 이어지는 300미터 가량의 거리가 바로 다비드가 사는 몽토르괴이 거리다.
이곳은 명소보다는 허름한 골목, 사람들이 사는 체취가 묻어 있는 장소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반길 만한 곳이다.
보행자 전용 거리 양쪽에 즐비한 재래식 상점들은 도시 한가운데 프로방스적 냄새와 활기를 느끼게 한다.---p.
280
파리가 뉴욕과 다른 것은 모든 사람이 관객이 되고, 누구나 시선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다.
팔십이 넘은 할머니도 그 예외는 아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끊임없이 교차하고, 공감하는 곳, 또 그 시선은 사람들에게 생기를 불어주기도 한다.
---p.
281
내 인생이 성공했냐고 누가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거야.
내 아이들은 자기 주관이 있고, 자유롭고 또한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고.
난 그것만 가지고도 반쯤은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이야.---p.
301
난 절대 동의할 수 없어.
전문 와인 양조학자들이 추천하는 와인은 마치 여행지로 떠나기 전에 읽는 가이드북 같은 거라고.
여행지에 가서 고생하든 미리 알고 떠나든 그건 자유지만 말야.---p.
319
넌 이유 없이 어떤 여자에게 끌린 적이 없니? 맛이나 아름다움, 그 둘은 같은 거야.
지금 세계 와인 시장은 미인대회를 하고 있는 거라고.
대회 주최는 미국의 ‘로버트 몬다비’ 같은 대형 와인 제조회사이고, 심사위원장은 미국의 양조학자 로버트 파커와 프랑스의 미셀 롤랑 같은 작자들이지.
그리고 와인 제조업자들은 미인대회에 와인을 내보내기 위해서 그들의 선별기준에 맞추려고 열심히 성형수술을 하고 있는 거야.
오래된 상점에서 새어 나오는 따뜻한 불빛, 푸른빛이 감도는 겨울 하늘과 보색을 이루는 오렌지색 가로등, 그 불빛을 받아 반짝이는 거리, 오래된 책방과 짙은 회색 지붕, 패트릭 모디아노의 소설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의 배경이 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pp.29~30
인간의 선택이라는 것을 쪼개서 현미경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면, 분명 과거의 경험들 속에서 획득된 작용과 반작용이 미세한 입자로 모여 있지 않을까?------p.38
50년 된 가구가 낡아서 수리하는 가격이 그 비슷한 가구 사는 가격과 맞먹는다면 프랑스 사람들은 그 돈을 주고 수리합니다.
그 가구에는 시간이 담겨 있기 때문이죠.---p.46
별 것 아닌 사소한 즐거움을 빼면 정작 인생에 남는 즐거움은 뭘까? 사소한 즐거움들이 알알이 모인 것이 행복이 아닐까?---p.
65
누군가 ‘프랑스에 산다는 것은?’ 하고 물어본다면 이렇게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달마다 다가오는 바캉스를 계획하는 일로 시간과 머리와 구좌를 쥐어짜는 것.
프랑스 사람들의 성공한 삶의 기준은 아파트 평수보다는 바캉스를 멀리, 오래 떠날 수 있는 것이 아닐까?---p.
74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간절한 소망이라는 것은 늘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을 가지려는 욕망에서 비롯되는 모양이다.---p.
75
루소의 말처럼 부자가 되는 방법은 더 많은 돈을 벌거나 욕망을 억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물건을 소유하면서 얻는 욕망의 충족은 지속되지 못하고 항상 더 큰 욕망으로 대치된다.---p.111
탱고는 일종의 사랑 같은 거야.
파트너와 만나서 탱고를 추면서 서로 알아가는 과정은, 음… 뭐랄까… 관능적이야.
그래서 너무 탱고를 잘 추는 파트너를 만나면 재미가 없어.
베테랑 파트너는 나의 동작을 미리 다 예측하거든.---p.
115
만약 내가 행복의 카탈로그를 만든다면 무엇을 넣을까? 우리의 고민과 불안은 더 많은 욕망에 대한 집착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까? 이런 집착에서 해방된다면 원초적인 삶의 기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p.
127
일상이란 어떤 의미에서 비슷한 생활필수품을 소비하는 사람들끼리의 교류다.
마치 계산대 위에 물건이 섞이지 않게 올려놓는 막대기처럼 확실한 경계가 있다.
습관의 틀을 벗어나는 것이 여행이라면, 일상의 여행이란 이런 생소함을 가까이에서 찾는 것이 아닐까?---p.
138
두 마크에게는 우정이 있고 사랑이 있다.
그들은 바깥을 향해 열려 있다.
그들은 위대하지 않고, 위대해지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부자도 아니며 부자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지도 않는다.
다만 그들에게는 자유로운 시간이 있다.
주말에 미술관에 아이를 데리고 가고, 전시에 감동을 받고, 예술을 사랑하는 평범한 파리지앵이다.---p.
154
하교 시간에 노닥이며 이 길을 지나가는 모녀에게서는 마리 로랑생의 수채화처럼 파스텔조의 여성적인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작고 아담한 아파트에 단둘이 사는 모녀의 삶을 엿볼 땐, 남자가 부재한 세계, 부드러운 여성성에 대한 몽환적이고 시적인 느낌을 받는다.
그것은 일반 가정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간결한 워크아웃의 정서 같은 것이다.---p.
167
머지않은 미래에 사람들은 결혼이 오래된 관습에서 비롯된 제도라고 생각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이혼율이 높은 프랑스에서 소피처럼 변형된 핵가족의 개념은 사회 시스템과 소비문화를 바꾼다.
이혼은 상처, 마음의 불치병이 아니라 삶의 새로운 선택이다.---p.
175
저녁이 되기 직전 푸른빛이 아파트의 거실로 스며들 때, 그 순간은 정말 아름다워.
그 푸른빛은 정확히 이름을 붙일 수 없는 색이야.
나에게 행복은 그런 순간이야.
내 안에 잠들어 있는 어떤 부분을 일깨울 때 느끼는 기쁨.
그건 마치 낚싯대로 물고기를 낚는 것 같아.
정확히 그런 어떤 것을 잡아서 끄집어냈을 때,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껴.
바로 그 점 때문에 우린 동물과 다른 것이 아닐까?---p.
179
프랑스 사람들에게 구형 텔레비전은 애완용 동물과 비슷하다.
생명이 붙어 있는 한, 길거리에 내다버리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p.205
센 강을 건널 때, 왼편으로 에펠탑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아마도 일곱 시를 지나고 있었던 모양이다.
어떤 이는 정시마다 네온불빛으로 반짝거리는 에펠탑은 늙은 에펠할머니가 장 폴 고티에 첨단 디자인 의상으로 새 단장을 한 것이라고 표현했다.---p.222
사막의 모래 때문에 사진기가 금방 고장 났어.
가져간 책들도 비닐에 꽁꽁 묶어두었지만 결국 모래가 스며들어 책이 파손될 정도였으니까.
정말 신기한 건, 물이 없는 곳인데도 원주민들은 항상 깨끗했어.
물 한 병을 가지고 씻고 마시며 사는 방법이 기적 같았어.
---p.
227
인생의 의무와 권태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만드는 낙관적인 자세는 사소한 일상과 교감하는 재능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까? 정해진 길을 따라서 시선을 고정하고 걷는 것이 아니라 자유의지를 가지고 삶의 요소와 교감하면서 한눈을 팔면서 걷는 것.
---p.
235
파리는 시각적인 풍부함이 있는 도시야.
매일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도시지.
만약에 파리가 여자였다면 반드시 사랑하고 말았을 거야.
파리지앵이 된다는 것은 어찌 보면 파리지앵들의 무례함에 대해서 무감각해지는 것이 아닐까? 사실 그들은 개인적인 감정이 있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거든.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그들은 그냥 그렇게 생겨 먹은 것뿐이라고.---p.
239
대부분 사람들의 인생모드는 가치의 우선순위로 결정된다.
프랑스적인 삶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높은 수입 대신 적당히 일하고 사생활은 포기하지 않겠어’.
‘일하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p.
260
프랑스 여자들에게 ‘결혼’은 더 이상 그들의 미래가 아닌 것 같다.
컴퓨터 조이스틱을 붙잡고 모니터와 씨름하는 수컷이 집안에서 점점 사치스럽고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단계에 이르렀는지도 모른다.---p.
261
자유로움을 갈구하는 유목민에게 결혼은 메종과 같은 정착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p.
269
“파리는 뭐랄까,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곳이야.
만약에 파리에 사는 사람 중에 누군가가 지루하다고 한다면 지루한 것을 원하기 때문이거나 엄살 때문일 거야.”---p.
270
파리 지도 한가운데 행정구역이 시작하는 곳이 레알이고, 레알 바로 뒤편에서 람뷔토 거리까지 이어지는 300미터 가량의 거리가 바로 다비드가 사는 몽토르괴이 거리다.
이곳은 명소보다는 허름한 골목, 사람들이 사는 체취가 묻어 있는 장소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반길 만한 곳이다.
보행자 전용 거리 양쪽에 즐비한 재래식 상점들은 도시 한가운데 프로방스적 냄새와 활기를 느끼게 한다.---p.
280
파리가 뉴욕과 다른 것은 모든 사람이 관객이 되고, 누구나 시선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다.
팔십이 넘은 할머니도 그 예외는 아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끊임없이 교차하고, 공감하는 곳, 또 그 시선은 사람들에게 생기를 불어주기도 한다.
---p.
281
내 인생이 성공했냐고 누가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거야.
내 아이들은 자기 주관이 있고, 자유롭고 또한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고.
난 그것만 가지고도 반쯤은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이야.---p.
301
난 절대 동의할 수 없어.
전문 와인 양조학자들이 추천하는 와인은 마치 여행지로 떠나기 전에 읽는 가이드북 같은 거라고.
여행지에 가서 고생하든 미리 알고 떠나든 그건 자유지만 말야.---p.
319
넌 이유 없이 어떤 여자에게 끌린 적이 없니? 맛이나 아름다움, 그 둘은 같은 거야.
지금 세계 와인 시장은 미인대회를 하고 있는 거라고.
대회 주최는 미국의 ‘로버트 몬다비’ 같은 대형 와인 제조회사이고, 심사위원장은 미국의 양조학자 로버트 파커와 프랑스의 미셀 롤랑 같은 작자들이지.
그리고 와인 제조업자들은 미인대회에 와인을 내보내기 위해서 그들의 선별기준에 맞추려고 열심히 성형수술을 하고 있는 거야.
---p.
320
320
출판사 리뷰
언제나 어느 도시에 아무 가진 것 없이 도착하는 것을 꿈꾼다
젊은 시절, 꿈과 포부를 가져 본 적이 없다.
집념부족이었을지도, 절대적인 가치에 자신을 몰입시키는 데 지나치게 의심 많은 기질 때문이었는지 모르겠다.
그 시절 나의 행복한 미망은 낯선 곳으로 떠나는 것이었다.
가사를 모르는 노래처럼 알 수 없는 대화, 이름 모르는 향신료 냄새, 처음 도착한 도시에서 느끼는 두근거림….
교수나 유명 디자이너가 되는 것보다 철저하게 ‘한 눈 파는’ 인생에 매료되었던 것이 진솔한 고백이다.
거대한 홍수로 나무가 뿌리째 뽑혀 멀리 이사 갈 수밖에 없는 형국이라고 점쟁이가 말했던 해, 난 스물아홉이 되었고, 완전범죄를 준비한 사람처럼 유학이라는 구실로 서울을 떠났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의 그 짜릿함을 지금도 기억한다.
책을 읽는 것이 여행이고, 여행은 바로 그 무엇을 읽는 것
도시는 사람을 닮는다.
아니다.
어쩌면 사람들이 도시를 닮는 것인지도 모른다.
도시를 여행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가이드 책을 끼고 사진을 찍으면서 풍경 속으로 여행하는 방법이 있다.
다른 하나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삶 그 풍경을 여행하는 것이다.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을 통해서 다른 삶을 상상해보는 것.
어쩌면 결국 인간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범한 진실로 위로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상상의 즐거움을 빼고 나면, 여행이란 피곤함과 실망뿐이 아니겠는가?
이 책은 나의 17년 파리지앵 삶의 풍경을 스케치한 에세이다.
책 속의 파리지앵들은 그저 평범한 자유인들이다.
하지만 열정 없이는 인생에 집을 지을 수 없는 그런 사람들이다.
젊은 시절, 꿈과 포부를 가져 본 적이 없다.
집념부족이었을지도, 절대적인 가치에 자신을 몰입시키는 데 지나치게 의심 많은 기질 때문이었는지 모르겠다.
그 시절 나의 행복한 미망은 낯선 곳으로 떠나는 것이었다.
가사를 모르는 노래처럼 알 수 없는 대화, 이름 모르는 향신료 냄새, 처음 도착한 도시에서 느끼는 두근거림….
교수나 유명 디자이너가 되는 것보다 철저하게 ‘한 눈 파는’ 인생에 매료되었던 것이 진솔한 고백이다.
거대한 홍수로 나무가 뿌리째 뽑혀 멀리 이사 갈 수밖에 없는 형국이라고 점쟁이가 말했던 해, 난 스물아홉이 되었고, 완전범죄를 준비한 사람처럼 유학이라는 구실로 서울을 떠났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의 그 짜릿함을 지금도 기억한다.
책을 읽는 것이 여행이고, 여행은 바로 그 무엇을 읽는 것
도시는 사람을 닮는다.
아니다.
어쩌면 사람들이 도시를 닮는 것인지도 모른다.
도시를 여행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가이드 책을 끼고 사진을 찍으면서 풍경 속으로 여행하는 방법이 있다.
다른 하나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삶 그 풍경을 여행하는 것이다.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을 통해서 다른 삶을 상상해보는 것.
어쩌면 결국 인간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범한 진실로 위로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상상의 즐거움을 빼고 나면, 여행이란 피곤함과 실망뿐이 아니겠는가?
이 책은 나의 17년 파리지앵 삶의 풍경을 스케치한 에세이다.
책 속의 파리지앵들은 그저 평범한 자유인들이다.
하지만 열정 없이는 인생에 집을 지을 수 없는 그런 사람들이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11년 06월 15일
- 쪽수, 무게, 크기 : 327쪽 | 510g | 128*188*30mm
- ISBN13 : 9788992037778
- ISBN10 : 8992037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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