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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에 띄운 편지
가자에 띄운 편지
Description
책소개
지금 가자 지구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폭력과 증오의 땅 ‘가자’에 도착한 병 속의 편지


『가자에 띄운 편지』는 가자 지구를 둘러싼 중동 문제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보는 소설로, 유대계 프랑스 작가 발레리 제나티의 작품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바라보는 가자 지구는 군사적 긴장과 유혈 사태로 가득한 곳이지만 당연하게도 그곳에는 서로를 증오하는 극단주의자들만 살고 있지 않다.
서로를 인정하고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고 믿는 보통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언제나 화약고로 존재했던 팔레스타인 땅.
한때는 이스라엘과 PLO(팔레스타인해방기구) 사이에 ‘오슬로 평화협정’이 체결되며 공존과 평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적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까지도 모두가 염원하던 평화로운 일상은 오지 않았다.


『가자에 띄운 편지』의 이야기는 가자 지구 장벽을 사이에 둔 이스라엘인 탈과 팔레스타인인 나임이 주고받는 편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어느 날, 평화주의자 이스라엘 소녀 탈은 군복무 중인 오빠에게 부탁해 병 속에 넣은 편지를 가자 지구로 보낸다.
“운 좋게도 이 편지가 너에게 발견되어서 네가 이 글을 끝까지 읽게 된다면, 그리고 너도 나처럼 우리들이 서로를 알아야 할 수천 가지 이유가 있고 무엇보다도 우린 젊으니까 평화 속에서 우리의 삶을 꾸려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렇다면 답장해 줘.” 탈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그저 서로에게 말을 건네는 것이다.
분쟁 종식과 평화 같은 거창한 목적은 대화를 나눈 이후에야 비로소 가능해질 테니까.
하지만 편지를 발견한 스무 살 팔레스타인 청년에게 이스라엘 소녀의 낭만적인 대화 시도는 결코 곱게 보이지 않는다.
나임은 이메일을 보내 “됐어.
내 생활을 얘기하지는 않겠어.(…) 나는 인간과 얼마나 닮았는지 보기 위해 사람들이 구경하는 원숭이가 아니니까.”라고 반감을 드러낸다.
“제대로 작동하는 신호등, 우리 지역의 영화배우들, 국가대표 축구팀, 군복무, 그리고 모두를 위해 하루 종일 열려 있는 학교들”이 없는 가자 지구, 자신의 가능성을 펼치기 위해 어떠한 꿈도 꿀 수 없는 곳에 사는 나임에게는 대화 자체가 의미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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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2003년 9월 9일 예루살렘 10

날아가는 비둘기들을 보다 17

희망의 유리병 하나, 편지 한 통 24

답장 34

자신과 다투기 42

왕들의 광장에서 울린 세 발의 총성 49

그리고 기차는 갑자기 멈췄다 56

권태와 싸우기 64

사이버 친구? 72

탈 81

예루살렘에서 가자를 지나 할리우드까지 90

가자맨 96

누군가의 이름이 선물이 될 수 있다니 103

나임 113

모든 걸 얘기할 순 없어 119

산산조각 나다 128

가자에는 다람쥐들이 살지 않는다 136

큰 8자에서 빙빙 돌다 내려오기 146

평화는 미친 사람들에게로 155

에탄의 고백 162

따뜻한 점퍼 170

이제야 모든 걸 177

옮긴이의 말 193

2024년 개정판 독자들에게 204

책 속으로
어둡고 우울하고 두려운 나날들이다.
다시 공포가 찾아왔다.

--- p.10

하지만 운 좋게도 이 편지가 너에게 발견되어서 네가 이 글을 끝까지 읽게 된다면, 그리고 너도 나처럼 우리들이 서로를 알아야 할 수천 가지 이유가 있고 무엇보다도 우린 젊으니까 평화 속에서 우리의 삶을 꾸려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렇다면 답장해 줘.

--- p.29

넌 내 병을 버릴 수도 있었고, 네 말처럼 촛대로 쓸 수도 있었겠지.
그런데 내게 답장을 보냈으니 난 바로 거기에 의미를 두려고 해.
제발 내게, 그리고 우리에게 기회를 줘.

--- p.40

나는 당황했어.
그들이 한 말들이 내 내장까지 흔들어 버렸거든.
“각자 하나의 개체로 존재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 주면” “상처들이 나아질 수도 있다”고 하는 그들의 얘기가, 그 단어들 하나하나가 내 속의 얼음덩이들을 녹여 버렸거든.
내 속에서 출렁이던 흐느낌의 파도가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더니 눈가에서 폭포로 변해 버렸어.
참으려고 했지만 너무 힘들었어.
내 속에서 완전히 액체가 되어 버린 나는 더 이상 파도를 주체할 수가 없었어.
--- p.147

출판사 리뷰
우리들이 서로를 알아야 할 수천 가지 이유

“제발 내게, 그리고 우리에게 기회를 줘.”


가자 지구에는 무차별 테러와 폭격, 파괴된 학교 건물과 병원, 울부짖는 부상자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곳에도 현재를 즐기고 미래를 꿈꾸며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삶에 대한 애착과 평화에 대한 갈구는 이스라엘인이나 팔레스타인인이나 똑같지 않을까? 그래서 탈은 포기하지 않고 1995년 이스라엘에서 열린 평화 시위를, 그곳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팔레스타인에 대해 보여주었던 믿음과 기대를 이야기한다.
“내게 답장을 보냈으니 난 바로 거기에 의미를 두려고 해.
제발 내게, 그리고 우리에게 기회를 줘.” 우여곡절 끝에 편지를 주고받기 시작하면서 탈은 봉쇄 지구에 사는 팔레스타인 청년 나임의 슬픔과 절망을 이해하고 나임은 폭탄 테러에 휩쓸린 탈의 안위를 걱정한다.
“제발 내 부탁을 들어줘.
살아 있어 줘.
무사해 줘.” 서로를 걱정하고 서로의 삶을 응원하는 이들 사이에 증오와 폭력이 자리잡을 수는 없는 법이다.


『가자에 띄운 편지』는 폭력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유일한 방법을 제안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젊은이들이 해묵은 증오의 감정을 내려놓고 진심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
탈과 나임은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각자의 상처와 불안을 극복하고 더 깊은 연대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마지막에 이르면 3년 뒤 로마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로맨스의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탈과 나임이 대화를 나누며 각자의 삶을 보다 단단하게 다질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후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


발레리 제나티가 이 책을 쓰게 된 것은 2003년 9월 9일 오슬로 협정 10주년이 되던 해에 자행되었던 폭탄 테러 때문이다.
이스라엘에 사는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다가 폭발음을 듣게 되고 전쟁이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을 절감하며 써내려간 작품이다.
이스라엘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작가는 “각자 하나의 개체로 존재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 주면 상처들이 나아질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번 개정판에 부친 작가의 말에서도 양쪽 젊은이들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책은 20년 전에 쓰였지만 저는 여전히 젊은 탈과 나임이 가진 열망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각자가 자유로운 개인으로 존재할 수 있기를 바라는 깊은 소망과 함께, 그들의 표정과 역사, 꿈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여러분이 이 책에서 만날 인물들은 오직 한 가지의 가능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대화이지요.
비록 그것이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말이에요.
모든 사람을 위한 인도주의와 함께요.”

좋은 책은 시절을 가리지 않는 법이지만 어떤 책들은 꼭 읽어야 할 때가 있기 마련이다.
도무지 출구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여전히 그곳에는 이스라엘 민간인에 대한 테러가 잘못되었다고 여기는 팔레스타인 사람과 팔레스타인 사람들도 자기들만의 나라를 세울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를 미워하기보다 사랑하기를 원하고, 전쟁보다 평화를 바라는 보통 사람들 말이다.
평화를 향한 간절함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가 『가자에 띄운 편지』를 읽어야 하는 까닭이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4년 07월 10일
- 쪽수, 무게, 크기 : 208쪽 | 366g | 148*210*14mm
- ISBN13 : 9791162102268
- ISBN10 : 1162102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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