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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원과의 산책
유인원과의 산책
Description
책소개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을 이해하고 존중하기 위해
과학과 세상을 바꾼 세 여성 과학자의 이야기
서울시 교육청 심층 독서·토론 프로그램 추천도서 50 선정
기후위기로 고통 받는 생명들이 늘어가는 오늘,
인간이 동물과 어떻게 관계 맺어야 할지 생각하게 하는 책


이 책은 동물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꾼 세 여성, 제인 구달과 다이앤 포시, 비루테 갈디카스의 삶과 연구, 그리고 그들이 관계를 맺었던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또 이 동물들이 살고 있는 아프리카와 보르네오 우림에 대해 입체적으로 소개하는 책이다.
원서 개정판이 나온 즈음인 2010년에는 제인 구달의 곰베 연구소가 50주년을 맞이했고 2017년에는 다이앤 포시의 카리소케 센터가 50주년을 맞이했다.
비루테 갈디카스의 오랑우탄 재단은 여전히 고아 오랑우탄들과 생포 오랑우탄들을 치료하고 돌보다가 야생으로 되돌려보내는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코로나로 인해 중단했던 자원봉사 프로그램도 2024년에는 재개하겠다고 SNS에 공지되었다.)

기후위기로 인한 산불, 홍수 같은 재난과 (어떤 면에서 기후위기와 전적으로 무관하지 않은) 전쟁 및 내전 등으로 전 세계에서 쏟아져 나오는 인간과 동물 난민들, 공장식 축산업에서 점점 더 공산품처럼 생산되고 소비되는 가축들, 서식지를 빼앗겨 멸종위기를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과의 접점이 늘어나 전염병으로도 고통 받는 야생동물들, 온갖 의학 실험실이나 의류 공장 등에서 열악한 환경 속에 고통 받는 동물들, 실내외 동물 체험장과 동물원에서 살아가는 동물들, 한편으로는 많은 수로 늘어나고 있는 반려동물들과 이제 생추어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까지.
인간과 동물들이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오늘날, 이 책은 우리에게 모든 선입견과 당위를 뛰어넘어 인간이 동물과, 자연과 어떻게 관계 맺어야 할지 근본적으로 성찰하고 탐구하고 행동하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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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개정판을 위한 추천의 말: 엘리자베스 마셜 토머스
● 머리말

1부 양육자들
1 비루테 갈디카스와 수피나
2 제인 구달과 플로
3 다이앤 포시와 디짓

2부 과학자들
4 루이스 리키와 유인원 여인들
5 제인 구달, 권위적인 과학을 넘어서
6 다이앤 포시, 니라마카벨리의 희생
7 비루테 갈디카스, 끝없는 도전

3부 여전사들
8 운동: 제인 구달의 딜레마
9 마법: 다이앤 포시의 광기
10 외교: 비루테 갈디카스의 변신

● 후기: 샤먼들
● 감사의 말
● 옮긴이의 말
● 참고문헌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책 속으로
이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유인원에 대해 열정적이었다.
다이앤이 살해되기 전 뉴욕에서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나는 세 여성을 한꺼번에 본 적이 있었다.
그때 그들 각자가 '어떤 점에서 자신의 유인원이 가장 인간과 닮았는지' 보여주기 위해 상대를 앞지르려고 기를 쓰는 모습에 다소 의아했었다.
그들은 청중들이 자신의 동물에게 더 끌릴 수 있도록 하려고 심혈을 기울였다.
비루테는 오랑우탄이 눈자위가 하얗다는 점에서 인간과 가장 비슷하다고 말했다.
다이앤은 가족 집단의 탄탄한 결속력을 이유로 마운틴고릴라가 가장 인간을 닮았다고 주장했다.
제인은 침팬지의 유전 물질은 인간과 99퍼센트 동일하다며 침팬지가 인간과 가장 관련이 깊은 유인원이라는 사실을 애써 상기시키고자 했다.
그들을 보면서 나는 “우리 아빠가 너희 아빠 이겨.”라고 우기는 아이들, 혹은 서로 자기 손주가 더 잘났노라고 극구 앞세우는 할머니들을 떠올렸다.
그녀들 누구도 상대방 작업을 비방할 의도는 없었지만 자신이 사랑한 동물이 최고라는 신념은 결코 굽히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동물을 사랑했다.
그 사랑은 마치 자 식이나 배우자, 연인에 대한 사랑처럼 깊고 열정적이었다.
하지만 그 어느 것과도 다른 사랑이었다.
그 여성들과 그들이 연구한 유인원이 맺은 유대는 복잡하고 미묘하며, 간단히 이해할 수 없는 성격의 것이었다.
--- p.34

비루테는 로드가 자신을 버리고 떠난 것에 대해 특별히 원망하지는 않는다.
비루테가 야생 오랑우탄을 관찰하는 데 전력을 다한 7년 동안 로드는 찌는 듯 무덥고 거머리가 들끓는 늪지에 길을 내거나 인도네시아 관리와 협상하는 일에 열과 성을 다했다.
그곳에 도착한 처음 몇 달 동안 부부는 캠프를 인도네시아 정부가 압수한 생포 고아 오랑우탄을 위한 자연복귀 센터로 사용했다.
그때부터 비루테와 로드는 자신들을 물고 자신들에게 매달리며 소리를 질러대는 어린 오랑우탄을 한꺼번에 다섯 마리까지 침대에 함께 데리고 지냈다.
그 오랑우탄들은 먹을거리를 찾느라 침대 매트리스 솜을 마구 풀어헤쳐 놓거나 움막의 초가를 떼어 냈다.
식탁에서는 쌀을 마구 입에 쑤셔 넣고, 사람이 보지 않으면 마시는 차에 몰래 알약을 집어넣었다.
샴푸를 들이마시고 치약을 삼키고 만년필 잉크를 쭈욱 빨아먹기도 했다.
로드는 비루테를 떠나면서 낙심한 어조로 "당신은 나보다 오랑우탄을 더 사랑한다."라고 말했다.
--- p.36

비루테는 오랑우탄이 머릿속에 무엇을 담고 있는지 아는 척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에게 기억력이 있다는 사실만큼은 똑똑히 알고 있다.
1987년 비루테는 밀림의 차양부에서 퍼른과 프란을 다시 보았다.
10년 남짓 만에 만난 그들 모녀는 서로를 알아보고 껴안았으며 나흘 동안 함께 지냈다.
--- p.55

나이 많은 플로는 역사에 대한 감각을 지녔다.
그녀는 제인이 그때껏 상상할 수 없던 수십 년간의 고통, 출생과 죽음, 승리와 슬픔을 경험했다.
이 늙은 침팬지는 전투의 상흔을 몸 이곳저곳에 간직하고 있다.
너덜너덜해진 귀는 과거의 사건과 병마, 이기고 진 숱한 전투를 증거해 주었다.
제인은 플로에 대해 "최후까지 강인하게 살아남은 자"라고 찬미하듯이 말했다.
플로는 자신의 젊음에서 무엇을 기억하고 있을까.
제인은 그 점이 늘 궁금했다.
--- p.61

제인은 인간이 자신을 인간이라고 규정하는 특성들, 즉 인간 의 상상력, 인간의 유희, 접촉하며 서로 맺는 관계 등의 기원을 바로 이들 침팬지에게서 보았다.
곰베 침팬지의 삶에서 제인은 인간의 유산을 보았고 우리 혈통의 먼 과거를 보았다.
그리고 플로의 깊은 눈동자에서는 어렴풋하게나마 자신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
--- p.66

다이앤 포시는 어렸을 적부터 천식을 앓았고 10대 시절에 이미 골초였다.
대학을 졸업하며 찍었던 폐 엑스레이 사진은 마치 "뉴욕의 도로 지도에 로스앤젤레스의 도로 지도를 겹쳐 놓은 모습" 같았다.
그후 산소가 부족한 중부 아프리카의 비룽가 화산 분화구 고도에서 8년 동안 살아온 지금, 차갑고 다습한 밤 공기를 들이마신 그녀의 폐는 거의 못쓰게 되었다.
--- p.86

그날 디짓과 다이앤은 깊이 오래 소통했다.
당시 디짓은 이미 다이앤을 7년 동안이나 알아 왔다.
그녀는 디짓이 소년에서 젊은 검은등으로, 그리고 이제 은백색등의 보초로 성장하기까지 변함없이 함께 있어 주었다.
디짓은 자기가 다섯 살이 되기도 전에 죽었을 수도, 아니면 그 집단을 완전히 떠나버렸을 수도 있는 제 어미보다 다이앤을 더 오래 겪어 왔다.
마찬가지로 다이앤이 처음 그를 발견하고 약 1년 만에 자연사한 늙은 은백색등 아비보다도 그녀를 더 길게 경험해 왔다.
디짓이 아홉 살이 되었을 때 제4집단에 속한 동갑내기 암컷이 셋이나 그의 곁을 떠나갔다.
젊은 암컷들에게 흔히 일어나는 일로 경쟁 집단의 은백색등에게 납치당한 것이다.
디짓은 그들 대신 다이앤을 놀이친구로 삼았다.
그는 때로 다이앤과 가까이 걷기 위해 무리에서 떨어져 나오기도 했다.
디짓은 다이앤의 물건을 만지거나 그녀의 장갑이며 청바지에 코를 대고 킁킁 냄새를 맡았으며 그녀의 긴 갈색머리를 살짝 잡아당기기도 했다.
--- p.92

성년 고릴라는 자기 가족을 방어하기 위해 목숨을 내놓고 싸운다.
밀렵꾼이 동물원에 매매할 목적으로 고릴라 새끼 한 마리를 빼내려 할 때 성년 가족을 몰살해야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 p.95

처음에 다이앤은 그 동물을 멀리 숨어서 숨 죽인 채 관찰했다.
그러고 나서는 여러 달 동안 서서히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다.
먼저 그들이 만족스러울 때 토해 내는 소리를 흉내 냈다.
'나움 나움 나움' 하며 목구멍 깊은 곳에서부터 울려나오는 맑은 소리를 낸 것이다.
야생 샐러리 줄기를 와삭와삭 씹어먹기도 했다.
또 고릴라처럼 몸을 구부정하게 하고 눈길은 다른 데로 돌린 채 제 몸을 오랫동안 박박 긁기도 했다.
마침내 다이앤은 그들 몸에서 풍기는 냄새를 맡을 수 있을 만큼, 그들이 하품할 때 입 천장에패인 이랑을 볼 수 있을 만큼, 또 쌍안경 없이도 사람처럼 생긴 검은 손톱의 표피를 관찰할 수 있을 만큼 가까이 그들에게 접근하기에 이르렀다.
--- p.95

한 번은 다이앤이 좁고 가파른 골짜기 반대편에서 제4집단을 발견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힘이 달려 그쪽으로 건너갈 수 없었다.
그때 그녀를 본 엉클버트가 무리 전체를 이끌고 골짜기를 가로질러 그녀 쪽으로 건너왔다.
디짓은 행렬의 맨 끄트머리에 서 있었다.
다이앤은 이렇게 썼다.
"이윽고 그는 내게로 와서 내 머리칼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나는 할 수만 있다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그들에게 주고 싶었다." 다이앤은 이따금 기쁨에 겨워 울었다.
그녀는 선택받은 것이다.
야생 고릴라는 한사코 그녀에게 다가왔다.
--- p.99

이언은 그날 다이앤이 우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는 그녀가 거의 초인적으로 감정을 억제했다고 회상했다.
아무리 통곡해도, 어떠한 주문을 외거나 기도해도 디짓을 잃은 그녀의 고통 이 줄어들 수는 없었다.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다이앤은 일기장 한 바닥을 오직 한 단어만 계속 쓰고 또 쓰며 채웠다.
"디짓 디짓 디짓 디짓 디짓......."
--- p.115

하지만 제인은 그날 밤 노천에서 잠을 자면서 아무런 실험도, 아무런 조작도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녀의 연구는 오직 신뢰만을 무기 삼아 접근했다.
제인은 침팬지가 침묵하는 그녀를 자신들 삶으로 받아들여 주기만 바랐다.
--- p.157

초기 18개월 동안 제인은 측량으로 연구를 수량화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숫자가 아니라 언어를 기록했다.
어떤 이론을 가지고 시작하지도 않았다.
대신 자기 앞에 펼쳐지는 드라마를 기꺼이 수용하면서 보고 느낀 것을 그대로 적었다.
그녀는 어떤 일반적인 전형이 아니라 각 개체에 초점을 맞추었다.
제인의 침팬지는 숫자화된 것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각 이름으로 명명되었다.
동물행동학이 점점 더 이론적이고 비인격화되고 실험적으로 통제되고 통계화되고 있던 때 그녀는 직관적이고 인격적이고 수용적인, 그리고 내러티브적인 접근법을 고집했다.
--- p.169

제인의 케임브리지 대학 지도 교수 로버트 힌데는 그녀의 방법론에 당혹감을 표했다.
힌데는 그녀에게 측량하여 수량화할 것과 양적인 분석을 할 것을 강요했다.
그는 "곰베로 돌아가면 침팬지가 음식을 먹는 장소와 그들이 노니는 숲 차양부 사이의 거리를 측정하라."라는 식으로 제안했다.
힌데는 내러티브가 아니라 숫자만이 과학적 진실을 말해 줄 수 있으며, 직관이 아니라 통계만이 경험적 실재를 보여 줄 수 있다고 끈질기게 설득했다.
존경받는 영국 동물행동학자 힌데는 당시 자연주의자에서 과학자로 변신하려고 분투하는 그 분야 종사자들 가운데 선두에 서 있었다.
독학했던 19세기와 20세기 초 대표 연구자로 꼽히는 자연주의자는 다만 노트에 휘갈긴 글씨로 기술할 뿐이었다.
한편 1960년대에는 흰 가운을 입은 명민한 젊은 남성 과학자들 이 새로 부상하면서 세계 구원자로 여겨졌다.
--- p.170

할로의 실험은 영장류의 정신과 감정을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정교한 수준으로까지 통제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그가 고안한 실험 장치들은 크리스마스 쇼핑 목록처럼 즐비하다.
'절망의 우물'은 연구를 목적으로 새끼 원숭이의 극심한 우울을 유도하려고 설계된 독방이다.
그는 실험자가 버튼을 한 번 누르면 나타나도록 되어 있는, 쇠못을 감춘 대리모 '철의 여인'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 고안물도 그가 제작한 다른 '사악한 어미들'과 마찬가지로 어미가 태생적으로 고통을 주고 악독할 때조차 새끼는 어미의 위로를 절실하게 필요로 함을 보여 주었다.
그는 '강간대'를 개발하기도 했는데, 이는 인공적으로 암컷 원숭이를 수태 시키는 동안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장치다.
할로는 다른 실험실에 연구대상 동물 새끼를 제공하기 위해 건강한 야생 상태의 동물이 낳을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새끼를 인공수단을 통해 얻어 내기까지 했다.
--- p.185

"자연은 마땅히 그런 과정을 거쳐 소멸하게 마련이라면서 이러한 행위에 눈살을 찌푸리는 과학자들도 있다." 제인은 초기 26 년 연구의 학문적 성과물인 『곰베의 침팬지』에 이렇게 썼다.
"하지만 나는 인간이 여러 장소에서 많은 동물에게 이미 상당 정도로, 그것도 대개는 아주 부정적인 방식으로 개입해 왔기 때문에 일정 정도의 긍정적인 개입은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p.190

혼자 남았다는 공허함이 몇 주 동안 그녀를 괴롭혔다.
다이앤은 루이스가 그렇게 가져가라고 우긴 단파 라디오를 들을 마음도, 자신이 챙겨온 대중과학 서적을 읽을 생각도, 심지어 타자기를 사용할 마음도 생기지 않았다.
그녀는 "바깥 세계와 교신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나를 더욱 심한 외로움에 빠뜨릴 뿐이었다."고 썼다.
다이앤은 칠흑 같은 아프리카 밤의 심연 속에서 갈망과 외로움을 마주하고서야 비로소 스스로를 정화시킬 수 있었다.
엄혹한 고독에 힘입어 자신을 비워낸 뒤 맑고 넓은 그릇이 된 그녀는 비로소 연구 대상 동물의 삶으로 그 자리를 가득 채울 수 있었다.
--- p.218

다이앤이나 그녀의 고릴라는 제인이나 그녀의 침팬지와 비교해 볼 때 결코 동일한 정도로 각광받지 못했다.
다이앤은 고릴라의 삶에 관해 중요한 사실들을 밝혀냈다.
암컷은 자발적으로든 경쟁자 은백색등의 습격을 통해서든 출신 집단에서 다른 집단으로 옮아가기도 한다는 사실, 습격한 은백색등은 종종 교미 할 때 암컷을 흥분시키기 위해 그 암컷 새끼를 죽이기도 한다는 사실, 고릴라는 영양물을 재활용하기 위해 자신이 배설한 똥을 다시 주워 먹기도 한다는 사실 등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들은 육식, 도구 사용,동족 잡아먹기, 전쟁 등 훨씬 더 인간과 유사한 존재로 보이도록 만드는 침팬지 행동에 가려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했다.
--- p.240

하지만 비루테와 루이스의 첫 만남 이후 오랑우탄 연구를 위한 자금 지원을 보장받기까지는 2년 반이 넘게 걸렸다.
출발 시기가 턱없이 오래 지연되자 루이스는 언젠가 그녀에게 오랑우탄 대신 자이르에 있는 보노보를 연구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하지만 다이앤이 끝까지 마운틴고릴라를 고집했듯이 비루테도 오랑우탄을 연구하겠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 p.268

오랑우탄은 자신들 면모를 아주 서서히 드러냈다.
8년이 지나서야 비루테는 오랑우탄이 도구를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떤 수컷이 25초 동안 나무토막을 이용해 궁둥이를 긁은 것이다.
--- p.277

출판사 리뷰
과학자이자 양육자, 운동가이자 샤먼인 세 여성 영장류학자들

제인 구달(1934~), 다이앤 포시(1932~ 1985), 비루테 갈디카스(1946~) 이 세 여성 영장류학자들은 고등교육기관에서 과학적인 훈련을 오랫동안 받은 적이 없지만 이 동물들을 연구하는 일을 자신의 소명으로 그 누구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무엇보다 동물들을 실험실로 납치해 온갖 병균이나 화학약품들을 주입하거나 고통스러운 자극을 주어 행동 패턴을 보는 방식으로 단편적인 지식들을 축적해가던 당시의 동물 연구 방식에 전면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이들은 나름의 연구 방식과 방침을 창조해냄으로써(주로 끝없이 겸허하게 기다리기, 그들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조용히 오랫동안 관찰하기, 개체의 개별적인 특성과 상황을 인정하고 개체의 입장에서 느끼고 생각하려고 노력하기, 그리고 그것들을 숫자보다는 이야기의 형태로 기록하기) 그 누구도 성취하지 못했던 뛰어난 과학적 발견을 해냈다.
그래서 이들을 과학자라고 부르는 것은 매우 온당한 일이지만, 이 책의 저자인 사이 몽고메리가 명명하듯 이들은 과학자이기 이전에 동물들의 양육자이자 보호자이기도 했고, 또 동물들의 생존과 행복을 위해 싸운 운동가들이자, 나아가 동물들과 높은 수준으로 교감하고 그것을 인간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교육하는 샤먼이기도 했다.
한마디로 이들은 자신의 삶과 연구와 활동을 가장 높은 수준에서 통합해간 여성들이다.

제인 구달과 다이앤 포시, 비루테 갈디카스는 모두 고인류학자 루이스 리키의 제자들이다.
아프리카에서 진잔트로푸스와 호모하빌리스라고 명명된 인류 조상의 화석을 발굴한 루이스 리키가 고인류의 행동패턴과 습속을 추론하기 위해 세 여성에게 (사람과 가장 비슷한) 유인원 연구를 맡기면서 과학자, 양육자/보호자, 활동가, 전사, 교육자, 샤먼으로서 이들의 여정이 시작된다.
루이스 리키가 비서 출신의 26살 제인 구달과 물리치료사 출신의 다이앤 포시, 23살 대학원생이던 갈디카스를 책임 연구자로 발표했을 때, 사람들은 루이스 리키가 제정신이 아니라고(혹은 남성 갱년기 증상을 겪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들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하지만 그는 자신만의 특별한 테스트를 통해 이들에게 막중한 책임과 권한을 맡기기로 결정한 이후 단 한 번도 흔들림 없이 이들을 지원했다.
이 여성들은 어떤 남성 연구자들보다도 용감하고 지혜롭게, 또 끈기 있고 참을성 있게 아프리카와 보르네오 정글에서 장기 연구를 지속했다.


대중적 관심과 논란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은 세 여성,
이들의 삶과 연구를 치밀하게 파고들어
객관적이고 감동적으로 기록한 사이 몽고메리의 눈부신 성취


이들의 연구방식은 대중적 관심만큼이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들은 모두 관찰의 대상인 동물에 이름을 붙여주며 특별한 관계를 맺었다.
계량적인 방법 대신에 동물들의 행동을 이야기처럼 기록한 것도 이들이 공유한 특징이었다.
제인 구달은 소아마비에 걸린 침팬지들을 구하기 위해 백신과 치료제로 개입했고, 침팬지들에게 바나나를 공급해 루이스 리키에게조차 비판을 받았다.
다이앤 포시는 밀렵꾼들, 원주민들과의 관계에서 폭력을 서슴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비루테는 논문이나 저작물 등의 출간이 부족해 오랫동안 비판받았다.
(특히 제인 구달의 경우) 젊은 백인 여성들이기에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는 혹평도 꾸준히 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외부의 비판에도 자신들만의 길을 가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의 성과를 만들어냈다.


사이 몽고메리는 좋지 않은 여건에도 낙심하지 않고 직접 현장을 방문하고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온갖 연구 논문과 책들을 읽고 이 세 영장류 연구자들을 연구했다는 점에서(어떤 고초를 겪었는지는 엘리자베스 토머스가 쓴 이 책의 개정판 추천의 말에 잘 담겨 있다.), 제인 구달, 다이앤 포시, 비루테 갈디카스와 같은 피와 영혼을 지닌 작가다.
사이 몽고메리는 이들의 삶을 손쉽게 낭만화하지도 않고 세간의 비난을 앵무새처럼 인용하지도 않는다.
연구대상에게 깊이 공감하면서도 누구보다 객관적으로 집요하게 이들과 이들을 둘러싼 환경을 파헤쳐서 이 책을 써냈다.
아름다운 문장들과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은 덤이다.
이 책은 뉴욕타임스가 뽑은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을 비롯해 여러 기관에서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되었고 수많은 독자들에게 아직도 가장 사랑받는 책들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매혹적인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사이 몽고메리는 세 여성이 추구한 과학의 엄청난 복잡성, 낯가리는 생명체들을 관찰하는 일의 까다로움, 그리고 그것을 꾸려 가는 데 따르는 수많은 미묘한 기법에 대해 들려준다.
가장 중요하게는, 그녀는 유인원과 숱한 시간을 보내는 여성들에게 뭔가 문제가 있는 게 틀림없다는 상투적인 비판을 가뿐히 피해 가며, 인간만이 알 가치가 있는 유일한 존재라는 개념이 얼마나 독단적인지 입증해 보인다.
통찰력과 감성과 시사성을 두루 갖춘, 마음을 사로잡는 책이다.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이 책은 더없이 사랑스럽고 감동적이고, 때때로 더없이 마음을 괴롭히기도 한다.
일독을 적극 권한다.

- [라이브러리 저널]

흥미진진한 책이다.
몽고메리는 발군의 기량을 발휘해, 대형 영장류 장기 연구를 대중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식으로 소개한다.
연구자들은 물론 그 방면에 문외한인 독자들까지 끌어들이는, 빼어난 이야기다.

- [북리스트]

예술적으로 짜인 매혹적인 책이다.
몽고메리는 따뜻한 공감을 담아 이 혁신가들을 소개한다.

- [스미소니언]

마음을 온통 사로잡는 헌사 같은 책.
몽고메리의 이야기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독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녀의 산문은 숨이 막힐 듯이 아름답다.

-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

우리 대부분은 보르네오 정글을 두고 떠날 때면 결코 뒤돌아보지 않을 테지만, 비루테 갈디카스에게는 그곳이 나날의 삶터였다.
생생하고 도발적인 이 3인의 전기는 그녀의 경력과 다른 두 ‘유인원 여성(제인 구달과 다이앤 포시)’의 경력을 매혹적이리만치 소상하게 묘사한다.
몽고메리는 이 여성들이 유인원과 나눈, 인간들 사이에서도 흔치 않은 동질감에 초점을 맞춘다.

- [버팔로 뉴스]

독특한 과학적 자매애의 전설을 다룬 통찰력 있고 박진감 넘치는 책.

- [시카고 트리뷴]

3인방에 대한 전기를 통해 몽고메리는 세 여인의 삶과 관련한 사실을 그들이 관찰한 유인원에 대한 연구 결과와 솜씨 좋게 버무려 들려 준다.
그와 유사한 몽고메리의 접근법은 이 과학자들에 대한 기왕의 흥미 위주 보도들에 깊이를 더한다.

- [미드웨스트 북 리뷰]

『유인원과의 산책』은 사랑(곧 우리가 ‘타자’와 관계를 맺기 위해 자기 자신과 본인의 이익을 넘어서도록 이끌어 주는 힘)이 과연 어떻게 삶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 주는 책이다.
저자인 몽고메리는 감탄스러울 정도로 격조 있고 친절하게 세 여성의 삶과 작업을 다룬다.
그렇게 함으로써 여러 면에서 세 여성 과학자가 깊이 관찰하고 목숨처럼 사랑한 동물들에게 건넨 것과 동일한 존엄과 존경을 그들에게도 부여했다.
특별하고 열정적인 글쓰기에 힘입은 전문적인 스토리텔링의 모범으로서도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 [케이프 코드 타임스]

훌륭한 소설은 으레 매혹적인 인물, 솔깃한 이야기, 그리고 흥미진진한 장소들을 포함한다.
논픽션이 이와 동일한 조건을 충족하면, 그것은 천국 아니면 ‘어둠의 심연’이 되기 십상이다.
『유인원과의 산책』은 우리에게 이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선사한다.
아프리카에 대한 묘사는 사랑과 비극에 관한 이야기뿐 아니라 흔히 소설에서 만날 법한 모든 것이 망라된 세계를 창조하는 데 도움을 준다.

- [포트 로더데일 선 센티널]

이 비범한 여성 영장류학자들을 다룬 전기에서 저자는 적절하게도 그들을 연민과 겸손과 경외감으로 무장한 채 그 동물들 나라에 발을 들여놓은 ‘샤먼’으로 표현한다.
이제 우리는 이 대형 유인원들을 보존하는 노력을 지원함으로써 저자의 시도에 부응할 수 있다.
주변에 널리 알려야 할 훌륭한 책이다.

- [브루삿의 책 소식]

탁월하며 재미있고 유익하다.
『유인원과의 산책』은 몇 가지 이유에서 더없이 소중하다.
우선 세 영장류학자들의 작업을 비교 및 대조한다.
그리고 (구달의 침팬지나 포시의 고릴라만큼 관심을 받지 못했던) 인도네시아 오랑우탄과 씨름한 비루테 갈디카스의 작업을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또 우리로 하여금 여성이 과학적 연구를 정의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이끈다.

- [글로스터 타임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3년 03월 22일
- 쪽수, 무게, 크기 : 456쪽 | 512g | 140*210*23mm
- ISBN13 : 9791198009050
- ISBN10 : 1198009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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