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 최고 권위자들이 모여 전하는 녹색 미래 해법
기술, 산업, 정책을 연결하는 탄소중립 시대의 이정표

『서울대 교수들이 말하는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혁명』은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이 주축이 되어 기획한 기후 기술 보고서다.
서울대 공대 각 학과의 최전선에 있는 교수 14인이 수소, 이차전지, 전력망, 히트 펌프, CCUS, 기후 테크 등 11개 핵심 분야의 원리와 전망을 종합적으로 해설한다.
각 기술은 산업 현장에서 얼마나 실현 가능한지를 살피는 동시에, 정부와 대학이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이론과 현실을 넘나드는 과학적 통찰을 제공한다.
특히 공학·환경 분야로의 진로를 고민하는 고등학생, 미래 산업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정책·산업 실무자에게는 각 기술의 역할과 시장 전망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입문서가 되어 줄 것이다.
친환경이 곧 미래 경쟁력인 지금, 이 책은 ‘무엇을 공부하고, 어떤 방향으로 연구하고,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를 묻는 독자에게 현실적인 나침반이 되어 준다.

기후변화 대응은 인류 생존의 필요조건 중 하나이지만,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충분조건은 아니다.
탄소 감축이라는 하나의 목표에만 매몰되어 다른 가치를 희생한다면, 지속 가능성의 본질을 놓치게 된다.
결국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단순한 배출 제로가 아니라, 경제적 번영과 건강한 삶이 균형을 이루는 미래이며, 바로 이 지점에서 과학기술의 역할이 빛을 발한다.
--- p.6, 「서문 | 탄소중립 시대, 과학기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방법으로 철강을 생산해야 하며, 이렇게 생산된 철을 ‘무탄소 철강’이라고 부른다.
이를 위한 연구는 비교적 최근에 시작되었으며,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EU,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비슷한 시기에 연구와 개발을 시작하였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 기술(고철 재활용, 그린 수소를 사용하는 수소 제철, 무탄소 전기를 사용하는 전해 제철)은 모든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개발 중이다.
미국은 고철 재활용 기술에 예전부터 집중해 왔기 때문에 현재 약간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그린 수소 제철 분야는 EU가 많은 투자를 통해 프로젝트를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연구를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가 간 기술 격차는 아직 크지 않다.
--- p.50, 「국내외 철강 산업의 기술 및 시장 동향」

산업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치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석탄 화력발전 중단 시 시멘트 산업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석탄 화력발전 부산물인 플라이 애쉬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면 시멘트 가격이 올라가고, 건설 경기 침체 또는 공급 감소로 인한 주택 시장의 불안정 등 국내 경기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산업 연계로 인해 발생 가능한 문제점을 미리 해결하고자 산업통상자원부 정부 과제로 다양한 혼합재를 발굴하고 적용하려는 기술개발 연구를 수행 중이다.
--- p.74, 「시멘트 산업 개요」

신재생 에너지나 원전을 이용한 수소 생산, 이 수소를 사용하여 전기를 만드는 연료전지나 수소 터빈, 수소와 온실가스(CO2)를 포집하여 수소와 반응시켜 합성연료(e-fuel) 생산, 수소와 질소를 반응시켜 암모니아 생산, 지금의 석탄 대신 수소를 이용하여 철강을 생산하는 수소 환원 제철 등을 모두 수소 기술이라고 하고, 탄소중립으로 향하기 위해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 p.92, 「탄소중립을 위한 수소 기술: 수전해와 연료전지 기술」

수소는 발전 분야를 넘어 산업, 교통,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 청정 수소의 생산량 확대가 필수적이다.
현재 수소는 대부분 천연가스로부터 추출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다량 배출되어 대기로 방출된다.
수소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 생산과 활용의 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천연가스를 활용한 기존의 수소 생산 방식은 지양해야 하며, 재생 에너지 잉여 전력과 수전해 기술을 활용한 ‘그린 수소’ 생산을 증대시켜야 한다.
--- p.132, 「수소 시스템의 개요」

히트 펌프와 같은 친환경 냉난방 기기는 미래에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줄 기술이다.
이를 연구하고 개발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러한 기기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등학교 단계에서는 물리, 화학, 수학을 비롯한 여러 과목을 고르게 학습하여 기초적인 지식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물리와 화학에서 다루는 에너지 보존법칙, 질량 보존법칙 등의 개념을 충실히 이해하고, 효율에 대한 기본적인 원리를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히트 펌프를 개발하고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일은 세상 모든 기기의 효율을 높이는 과정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 p.176, 「히트 펌프 기술 선도를 위한 정부와 대학의 역할」

전력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지역적 불균형 문제를 가진 구조이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전력 소비가 집중되는 지역(대도시권)과 재생 에너지 발전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지역(지방)이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전력 소비의 대부분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재생 에너지 발전은 전라남도와 같은 지방에서 더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비슷하게, 영국도 재생 에너지 발전이 활발한 지역은 북쪽이며, 전력 수요가 많은 지역은 런던을 중심으로 한 남쪽이다.
--- p.217, 「전력 시스템의 개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탄소 전환을 포함한 CCUS 사업을 가속화하고, 탄소중립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법, 제도, 인프라의 정비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며, CCUS 관련 통합법을 신속하게 제정하기 위해서는 재정, 금융, 제도, 국내 인프라 건설 지원, 수용성 확보 등을 포함한 정부의 전방위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해외에서 수행되는 CCUS 사업을 통해 감축한 온실가스를 국내 감축량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산정 및 인증 방법론을 조속히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 p.278, 「탄소 전환을 위한 정부와 대학의 역할」

결국, AI는 배터리 연구 개발부터 제조, 안전 관리까지 모든 과정에서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는 AI를 활용한 배터리 최적화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서, 배터리의 성능 개선과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AI 기술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AI가 발전할수록 배터리 산업에서도 더 빠르고 효율적인 혁신이 가능할 것이다.

--- p.294, 「배터리 기술의 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