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지갑 속에 들어온 제국주의
Description
책소개
속도를 결제하고, 브랜드를 먹고 마시고 입고…… 당신의 소비생활은 정교하게 설계되었다!
코카콜라, 스타벅스, 아이폰, 쿠팡, 카카오택시, 자라, 화면을 한 번 미는 즉시 완료되는 ‘간편결제’까지.
익숙한 이름과 익숙한 동작이 반복되는 사이, 우리는 ‘당연한 선택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믿는다.
정말 그럴까? 내가 오늘 생각하고 결정하고 상상하고 소비하는 모든 행위가 나의 의지에 따른 것일까? 『내 지갑 속에 들어온 제국주의』는 이렇게 묻는다.
“그 자유는 정말 우리의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가 설계한 질서에 우리를 맞추는 것일까?” 이 책은 저자가 지닌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디지털 경제와 데이터 플랫폼, 글로벌 브랜드의 서사 전략’에 대한 탐구의 결과물이다.
저자 모지현은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평범한 한국인의 생활 장면에서 출발해 세계사적 맥락과 오늘의 기술 인프라를 촘촘히 연결하며 ‘우리는 정말 자유롭게 소비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간다.
그 과정에서 현학적 이론을 펼치기보다는 현실에서 건져 올린 사례로 논지를 밀어붙인다.
왜 스타벅스의 치키타 바나나는 매대 위 작은 과일 이상의 서사를 지녔는지, 왜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콜센터가 세계화의 속살을 보여주는 장면인지, 왜 ‘로켓배송’과 ‘원클릭 결제’가 편리함을 넘어 행동경제학적 설계(넛지·기본값·보상시차)의 교본이 될 수 있는지 등등 말이다.
나아가 ‘데이터는 새로운 석유’라는 상투적 비유를 넘어 데이터의 수집-정제-목록화-피드백 루프가 어떻게 정치·경제적 권력으로 응결되는지를 구체적인 사용자의 여정과 플랫폼 수익 모델(광고·구독·수수료·입점비) 단위에 따라 흥미롭게 해부해준다.
각 장에 들어가는 한명지 작가의 일러스트는 역사적 팩트와 다양한 현실의 예들을 버무려 독자의 사고를 촉구하는 것으로 이 책이 지닌 또 다른 특장점이다.
로마·에스파냐·네덜란드에서 코카콜라·자라·GAFA·BAT로 이어지는 제국의 계보를 통해 표준·인프라·속도·데이터라는 공통원리로 오늘의 소비 권력을 정밀 해부한 『내 지갑 속에 들어온 제국주의』를 독자 여러분에게 자신 있게 추천한다.
코카콜라, 스타벅스, 아이폰, 쿠팡, 카카오택시, 자라, 화면을 한 번 미는 즉시 완료되는 ‘간편결제’까지.
익숙한 이름과 익숙한 동작이 반복되는 사이, 우리는 ‘당연한 선택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믿는다.
정말 그럴까? 내가 오늘 생각하고 결정하고 상상하고 소비하는 모든 행위가 나의 의지에 따른 것일까? 『내 지갑 속에 들어온 제국주의』는 이렇게 묻는다.
“그 자유는 정말 우리의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가 설계한 질서에 우리를 맞추는 것일까?” 이 책은 저자가 지닌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디지털 경제와 데이터 플랫폼, 글로벌 브랜드의 서사 전략’에 대한 탐구의 결과물이다.
저자 모지현은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평범한 한국인의 생활 장면에서 출발해 세계사적 맥락과 오늘의 기술 인프라를 촘촘히 연결하며 ‘우리는 정말 자유롭게 소비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간다.
그 과정에서 현학적 이론을 펼치기보다는 현실에서 건져 올린 사례로 논지를 밀어붙인다.
왜 스타벅스의 치키타 바나나는 매대 위 작은 과일 이상의 서사를 지녔는지, 왜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콜센터가 세계화의 속살을 보여주는 장면인지, 왜 ‘로켓배송’과 ‘원클릭 결제’가 편리함을 넘어 행동경제학적 설계(넛지·기본값·보상시차)의 교본이 될 수 있는지 등등 말이다.
나아가 ‘데이터는 새로운 석유’라는 상투적 비유를 넘어 데이터의 수집-정제-목록화-피드백 루프가 어떻게 정치·경제적 권력으로 응결되는지를 구체적인 사용자의 여정과 플랫폼 수익 모델(광고·구독·수수료·입점비) 단위에 따라 흥미롭게 해부해준다.
각 장에 들어가는 한명지 작가의 일러스트는 역사적 팩트와 다양한 현실의 예들을 버무려 독자의 사고를 촉구하는 것으로 이 책이 지닌 또 다른 특장점이다.
로마·에스파냐·네덜란드에서 코카콜라·자라·GAFA·BAT로 이어지는 제국의 계보를 통해 표준·인프라·속도·데이터라는 공통원리로 오늘의 소비 권력을 정밀 해부한 『내 지갑 속에 들어온 제국주의』를 독자 여러분에게 자신 있게 추천한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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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의 말
프롤로그 익숙한 것들의 낯선 뷰(view)_〈매트릭스〉의 빨간 약
1.
코카콜라와 할리우드의 출격_제국주의의 재발견 (feat.
로마제국)
제국과 제국주의는 언제부터 쓰인 용어인가요? / 현대적인 의미의 제국주의란 무엇인가요? / ‘코카콜라’라는 브랜드 탄생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는 어떻게 바뀌었나요? / 미국을 로마제국과 비교할 수 있다고요? / 로마 공화정과 제정이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 로마제국을 유지한 힘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 할리우드 영화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요?
2.
‘스타벅스의 바나나’와 〈슬럼독 밀리어네어〉_세계화, 수백 년의 미궁 (feat.
영국제국)
세계화란 무엇인가요? / 1차 세계화는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 스타벅스 바나나에 숨겨진 서사는 무엇인가요? / 바나나 공화국은 왜 그런 형편에 놓이게 되었을까요? /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콜센터에 의미가 있다고요? / 2차 세계화와 아웃소싱은 어떤 관련이 있나요? / 아웃소싱 분야가 확산하면서 인도가 부상했다고요? /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로 둘 수 있던 힘은 무얼까요? / 영국제국의 인도 지배에는 어떤 숨겨진 비결이 있나요? / 인도를 영연방으로 남기지 못한 이유가 있다고요?
3.
버블 계의 원 티어_그리고 닷컴 버블이 있었다 (feat.
네덜란드 제국)
닷컴 버블이 인터넷 때문에 시작되었다고요? / 넷스케이프가 그렇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요? / 개인용 컴퓨터(PC)는 어떻게 탄생했나요? /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도약하는 계기가 있었다고요? / 윈도 95와 익스플로러 4.0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 역사상 최초의 버블은 무엇이었나요? / 어떻게 네덜란드는 제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나요? / 네덜란드의 경제 성장을 이끈 힘이 있었다고요? / 역사에 남은 닷컴 버블의 긍정적인 결과는 무엇인가요? / 닷컴 버블이 가져온 의미 있는 변화가 더 있나요?
4.
자라에서 GAFA까지, 그들의 은밀한 이야기_데이터 채굴과 플랫폼 제국 (feat.
에스파냐 제국)
패션과 데이터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나요? / 데이터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디지털 플랫폼과 데이터는 어떤 관계가 있나요? / 아마존은 어떤 방법으로 데이터를 채굴해 이익을 얻고 있나요? / 구글은 어떤 행보를 보여왔나요? / 애플의 스마트폰 혁명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 페이스북이 이 시대에 끼친 영향은 무엇인가요? / 제국으로서 에스파냐가 실패한 원인은 무엇일까요? / 데이터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요?
5.
진격의 제국, BAT_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의 핀테크 (feat.
진 제국)
중국이 정보통신 기술에 집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 바이두와 바이트댄스의 행보에서 배워야 할 교훈은 무엇인가요? / 알리바바의 역사에는 어떤 숨은 이야기가 있나요? / 텐센트가 만든 ‘모든 것의 앱’의 위상은 어느 정도죠? / 중국에서 QR 코드 결제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모바일 결제는 중국에 어떤 변화를 초래했나요? / 제국으로서의 진나라 정책은 어떠했나요? / 중국과 미국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은 어디죠? / 미국과 중국 디지털 제국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에필로그 모든 길이 인공지능으로 통하는 세상_외눈박이 마을 속 두눈박이가 될지라도
참고문헌
프롤로그 익숙한 것들의 낯선 뷰(view)_〈매트릭스〉의 빨간 약
1.
코카콜라와 할리우드의 출격_제국주의의 재발견 (feat.
로마제국)
제국과 제국주의는 언제부터 쓰인 용어인가요? / 현대적인 의미의 제국주의란 무엇인가요? / ‘코카콜라’라는 브랜드 탄생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는 어떻게 바뀌었나요? / 미국을 로마제국과 비교할 수 있다고요? / 로마 공화정과 제정이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 로마제국을 유지한 힘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 할리우드 영화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요?
2.
‘스타벅스의 바나나’와 〈슬럼독 밀리어네어〉_세계화, 수백 년의 미궁 (feat.
영국제국)
세계화란 무엇인가요? / 1차 세계화는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 스타벅스 바나나에 숨겨진 서사는 무엇인가요? / 바나나 공화국은 왜 그런 형편에 놓이게 되었을까요? /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콜센터에 의미가 있다고요? / 2차 세계화와 아웃소싱은 어떤 관련이 있나요? / 아웃소싱 분야가 확산하면서 인도가 부상했다고요? /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로 둘 수 있던 힘은 무얼까요? / 영국제국의 인도 지배에는 어떤 숨겨진 비결이 있나요? / 인도를 영연방으로 남기지 못한 이유가 있다고요?
3.
버블 계의 원 티어_그리고 닷컴 버블이 있었다 (feat.
네덜란드 제국)
닷컴 버블이 인터넷 때문에 시작되었다고요? / 넷스케이프가 그렇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요? / 개인용 컴퓨터(PC)는 어떻게 탄생했나요? /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도약하는 계기가 있었다고요? / 윈도 95와 익스플로러 4.0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 역사상 최초의 버블은 무엇이었나요? / 어떻게 네덜란드는 제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나요? / 네덜란드의 경제 성장을 이끈 힘이 있었다고요? / 역사에 남은 닷컴 버블의 긍정적인 결과는 무엇인가요? / 닷컴 버블이 가져온 의미 있는 변화가 더 있나요?
4.
자라에서 GAFA까지, 그들의 은밀한 이야기_데이터 채굴과 플랫폼 제국 (feat.
에스파냐 제국)
패션과 데이터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나요? / 데이터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디지털 플랫폼과 데이터는 어떤 관계가 있나요? / 아마존은 어떤 방법으로 데이터를 채굴해 이익을 얻고 있나요? / 구글은 어떤 행보를 보여왔나요? / 애플의 스마트폰 혁명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 페이스북이 이 시대에 끼친 영향은 무엇인가요? / 제국으로서 에스파냐가 실패한 원인은 무엇일까요? / 데이터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요?
5.
진격의 제국, BAT_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의 핀테크 (feat.
진 제국)
중국이 정보통신 기술에 집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 바이두와 바이트댄스의 행보에서 배워야 할 교훈은 무엇인가요? / 알리바바의 역사에는 어떤 숨은 이야기가 있나요? / 텐센트가 만든 ‘모든 것의 앱’의 위상은 어느 정도죠? / 중국에서 QR 코드 결제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모바일 결제는 중국에 어떤 변화를 초래했나요? / 제국으로서의 진나라 정책은 어떠했나요? / 중국과 미국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은 어디죠? / 미국과 중국 디지털 제국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에필로그 모든 길이 인공지능으로 통하는 세상_외눈박이 마을 속 두눈박이가 될지라도
참고문헌
책 속으로
‘지갑’이라는 단어가 생뚱맞다고 여기실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우리의 수많은 ‘스마트’한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하루 중 많은 부분은 소비와 관련이 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지갑이란 소비의 표상입니다.
유형의 현금을 보관하는 지갑, 예컨대 백화점 1층 명품 로고가 박힌 가죽으로 된 그런 종류의 장지갑이나 반지갑뿐만이 아니고요.
카드 지갑이나 스마트폰 화면 속 카드 모양과 은행 계좌의 잔고 숫자로 표시되는 디지털 지갑까지 다양한 지갑이 상상될 수 있습니다.
이런 지갑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면 알 수 있는 것이 꽤 많습니다.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지갑은 많은 것을 말해주거든요.
가족이 쓰는 지갑을 한 번 같이 보세요.
그동안 ‘돈’에 대해서만 관심이 많았지, 그걸 보관하는 지갑의 형태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지요? 세대에 따라 지갑이 다르지 않나요? 현금, 현금과 카드, 카드와 모바일, 그리고 절대적으로 모바일만을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지갑.
이렇게요.
각자의 소비와 결제 패턴의 차이가 한눈에 들어온다는 점에서 지갑은 그 사람의 또 다른 얼굴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소비하려는 계획, 의도, 선택 등까지 모두 함축하고 있는 공간으로서 말이죠.
그래서 지갑은 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이라고 생각되나 봐요.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나는 내 지갑의 주인인 걸까요?
--- 「프롤로그」 중에서
실제 1960년대는 미국 다국적 기업의 전성기였습니다.
1950년 17억 달러였던 유럽에 대한 미국인의 직접투자 규모가 1970년 245억 달러로 향하던 시대. IBM, 포드, 켈로그, 하인즈 같은 미국 다국적 기업 거대 군단의 직원들은 제트여객기를 타고 호텔들을 옮겨 다니며 새 일거리를 찾아내고 있었습니다.
미국은 이미 일본의 해군력을 제거하고 태평양 섬들에 건설된 비행장을 확보하면서 함대 훈련을 할 수 있는 기술 발전을 이룩했고, 그래서 태평양은 일명 미국의 ‘호수’가 되어버린 터였죠.
이에 더해 7시간 걸리는 대서양 왕래를 흔하디흔하게 했던 다국적 기업 관계자들 때문에 대서양은 미국의 ‘연못’이라 불릴 정도가 되었어요.
그런데요.
이처럼 미국에서 시작된 다국적 기업의 거센 공세만큼 유럽인들을 긴장시킨 게 더 있었답니다.
바로 유럽문화의 변화, 즉 경제적 풍요 속에서 발화한, 일명 “인류 역사상 가장 낭만적이었다”라고 회고되는 1960년대 대중문화가 ‘문화의 미국화’와 같은 의미로 변질되던 분위기입니다.
삶의 양식, 가치관 같은 문화는 형체는 없지만 사실 거대한 지배력이죠.
이 시기 맥도날드와 할리우드 영화를 선두로 미국식 생활양식과 문화가 유럽으로 침투하고 있었고, 그것은 세계를 향한 미국의 ‘문화적 지배’가 서서히 그러나 강력하게 시작되는 징조였습니다.
--- 「코카콜라와 할리우드의 출격_제국주의의 재발견 (feat.
로마제국)」 중에서
그런데 이렇게 스타벅스의 이미지와 함께 소비되는 치키타 바나나는요, 그 탄생의 저변에 외관과 어울릴 법한 깔끔함이나 따뜻함 그런 것과는 거리가 먼 서사를 가지고 있답니다.
외려 이기심이나 불편함, 잔인함에 더 가까운 서사라고나 할까요? 냉전 그리고 미국과 중남 아메리카, 다국적 기업과 개발도상국이 얽히고설킨 비극에 가까운 이야기 말입니다.
배경은 20세기의 거대한 세계화인데요.
1870년 1차 세계화 물결이 한창 일렁이고 있던 무렵이었죠.
미국에 자메이카산 바나나가 소개됩니다.
곧 상품화 가능성이 높다고 본 보스턴 무역상들이 재빠르게 수입에 뛰어들었다는데요.
개중 바나나에 최초로 브랜드를 만들어 붙여 팔면서, 코스타리카를 시작으로 중남 아메리카를 바나나 생산 거점으로 삼아 실로 거대한 제국을 세울 회사가 설립됩니다.
국가들에 도로 같은 기간 시설을 건설해주는 대가로 땅을 무상이나 헐값에 불하받고 그곳에 바나나를 재배하는 방식으로 세력을 키운 회사였습니다.
이 회사는 ‘문어’라는 별칭으로 불릴 정도로, 손을 뻗친 범위가 과테말라, 온두라스, 콜롬비아 등 어마어마했다는군요.
이들은 자신의 특권 유지를 위해서는 심지어 쿠데타를 사주해, 민주적으로 선출된 과테말라 대통령을 쫓아내고 독재 권력을 지원하기도 하는 행동도 서슴지 않았고요.
여기에서 이어진 과테말라 내전은 1950년대부터 지속됩니다.
20만 명이 살해되고요, 1백만 명 이상의 망명자를 낳았다고 해요.
장장 40년, 대한민국 역사로 보면 한국전쟁 휴전 이후부터 IMF 사태를 맞을 때까지인 그 긴 시간 동안 말입니다.
그보다 전인 1928년에 벌어진 콜롬비아 ‘바나나 학살’에도 깊게 관련되어 있었대요.
바나나 농장 밀집 지역인 시에나가에서 정부군이 농장 노동자들을 기관총으로 학살해 수천 명의 사망자가 나온 사건이거든요.
당시 노동자들은 요구사항을 내걸고 시위하고 있었다죠.
“하루 8시간 노동과 주 6일 근무, 그리고 급여를 현찰로 달라!” 요구 조건이 좀 이상하죠? 노동 근무 시간은 그러려니 하지만, 급여는 뭐가 문제였을까요? 그곳 노동자들은 급여를 임금 대신 쿠폰으로 받고 있었다는군요.
그걸로는 바나나를 싣고 미국으로 갔던 배가 돌아오면서 잔뜩 실어 온 미국산 햄이나 농작물만 살 수 있었대요.
기가 막히지요.
--- 「‘스타벅스의 바나나’와 〈슬럼독 밀리어네어〉_세계화, 수백 년의 미궁 (feat.
영국제국)」 중에서
넷스케이프 캐치프레이즈는 “모든 사람을 위한 웹”이었습니다.
거기에 딱 맞게 인터넷 정보의 바다에서 방향을 잘 잡아주면서 대중화를 촉진했어요.
덕분에 인터넷 접속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했죠.
게다가 당시 웹 브라우저 시장 90% 이상을 차지하며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었으니, 젊은 인재와 투자자들이 몰리는 건 당연했겠죠.
수많은 인터넷 기업이 등장하고 주가가 폭등하기 시작합니다.
넷스케이프뿐 아니라 야후, 아마존, 이베이 같은 쟁쟁한 인터넷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열기는 고조되었고요.
이런 붐은 1995년 이후 신생 기업들이 수두룩하게 출범하면서 더욱 가속화되었어요.
이런 현상은 버블 그 자체였습니다.
별 수익성이 없어도 사업 정관에 ‘인터넷’, ‘.com’을 추가하기만 하면 주가가 폭등했는데, 그 가치가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솟았거든요.
심리에 의해 과도하게 고평가되는 현상, 전형적인 버블의 특징이잖아요? 1999년까지는 벼락부자가 되려고 경영학 석사(MBA)를 따는 사람이 홍수를 이루었고요, 닷컴 회사들은 이윤을 낸 적이 없어도 주식 발행으로 자본금을 모을 수 있을 정도였대요.
게다가 당시 월가의 애널리스트(분석가)들은 온갖 복잡한 가치 평가 기법을 들먹이면서, 말도 안 되게 높아진 인터넷 주식의 가치를 정당화하며 열풍에 부채질을 해댔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벤처 자본의 평균 규모가 1996~2000년 네 배로 커졌고, 자그마치 5만 개 이상 기업이 출현, 2천5백6십억 달러 이상이 투자되었대요.
1995~2000년 나스닥 종합지수가 400% 상승했다고 하니 엄청났지요.
하지만 거품은 언젠가 꺼지는 때가 오게 마련이죠.
‘아메리카 온라인’과 ‘타임워너’의 파국으로 치달은 합병이 성사된 즈음, 주식에 대한 확신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델’과 ‘시스코’가 대규모 매도 주문을 내자 공포감은 더 심해졌고, 결국 투자 자본이 급속히 위축되면서 붕괴의 길로 치닫고 맙니다.
수백만 달러 가치의 기업들이 불과 수개월 만에 제로 가치로 변했는데, 무려 1조 7천억 달러 이상의 시장가치가 증발했대요.
닷컴 붐 시대 ‘스타트업’(1990년대 등장한 용어, 일반적으로 IT 기반의 신생 창업기업) 상당수가 사업을 접었죠.
시작 때와 마찬가지로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어요.
--- 「버블 계의 원 티어_그리고 닷컴 버블이 있었다 (feat.
네덜란드 제국)」 중에서
그렇다면 데이터를 제국에 상납하지 않으면 이 문제는 해결될까요? 물론 본인에 관한 데이터를 생성, 공유하는 사람이 자신뿐이라면 문제될 만한 정보를 아예 공개하지 않는 길을 택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 가서 모든 인간관계를 끊고 문자 그대로 “나 혼자 산다”라고 하지 않는 이상, 개인 데이터의 상당 부분이 본인의 통제를 벗어나 있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지요.
게다가 소셜 데이터가 매일 수십, 수백억 개씩 추가로 생산된다는 걸 알고 나면 왜 우리 한 명의 미가공 데이터가 별 가치가 없는지 이해되실 거예요.
유용한 상관관계와 패턴은 수백만 명의 데이터를 집계하고 분석한 뒤에야 비로소 그 모습이 매끄럽게 드러납니다.
그래서 한 사람이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기로 한들, 데이터 정제소는 나머지 데이터로부터 동일한 결론에 도달할 겁니다.
개인은 데이터 제공을 거부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겠지만, 데이터 정제소는 10억 명 중 1명의 정보를 얻지 못할 뿐이니까 별 타격을 안 받을 거고요.
그런 식의 저항보다는 좀 더 근본적인 사고의 변화부터, 어린 시절 교육부터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데이터라는 천연자원으로부터 우리가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눈앞에 제시된 걸 비판 없이 수용하는 수동적인 ‘소비자’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는 겁니다.
자신이 적극적으로 데이터를 만드는 ‘공동생산자’라는 새로운 사고방식에 익숙해지면서요.
‘데이터 리터러시’, 즉 데이터의 작동 방식과 불확실성을 인지하고 소셜 데이터 공유에 따른 파급효과를 인식하는 기술 학습이 필요한 까닭입니다.
데이터가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일 역시 중요합니다.
미가공 데이터에 대해 언제, 어떻게, 왜 데이터를 공유해야 하는지, 수집된 데이터는 어디에 사용되는지, 그리고 그 결과 얻는 것은 무엇인지.
플랫폼과 같은 데이터 정제소에 이런 사항들을 통제할 더욱 강력한 수단을 요구하기도 해야 합니다.
사용자 데이터가 데이터 제품에 기여하는 바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밝히라는 요구도 함께 말입니다.
--- 「자라에서 GAFA까지, 그들의 은밀한 이야기_데이터 채굴과 플랫폼 제국 (feat.
에스파냐 제국)」 중에서
중국에서 QR 코드를 통한 모바일 결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요? 다름이 아니라, 중국이 금융 서비스 후진국이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신용카드 결제나 인터넷 뱅킹이 원활하지 않아서라죠.
의외의 이유죠? 중국 금융은 오랫동안 국유은행이 지배하고 있어요.
대형 국유은행은 대출 금리와 예금금리 이자만으로 막대한 이익을 본다고 할 정도고, 은행 창구의 긴 대기시간이나 융통성 없는 제도 등 서비스 질도 높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은행 지점 수도 턱없이 부족하고 현금자동인출기 배치 역시 불균등했죠.
신용카드 보급률도 매우 낮았고요.
그러다 보니 인터넷 쇼핑 결제가 무척 어려웠대요.
계좌이체를 선택한 소비자는 은행 인터넷 뱅킹의 까다로운 인증 절차에 애먹기 일쑤였고요.
이렇게 선진국에 비해 결제 시스템이 뒤떨어져 있던 중국이었기 때문에, 세계 선두를 달리는 현금 없는 사회, 디지털 경제권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는 거죠.
이 상황을 ‘핀테크’와 ‘테크핀’으로 구분해 설명해볼까요? 핀테크는 파이낸셜 테크놀로지의 약자예요.
‘기술을 활용한 금융의 혁신’을 뜻하죠.
1950년대 신용카드, 1960년대 ATM, 1970년대 전자주식거래, 1980년대 은행 업무 전산화가 핀테크 사례들이에요.
1990년대 인터넷의 대중화로 특히 발전하는데요.
인터넷을 통한 비대면 금융 서비스 이용은 획기적인 진보였습니다.
스마트폰은 이런 발전을 더 가속했죠.
그 결과 오늘날 소비자들은 인터넷 은행이니 P2P 대출 및 투자, 로보 어드바이저에 크라우드 펀딩까지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미래 금융 산업에는 크게 두 가지 기회가 있다.
하나는 모든 금융 기관들이 온라인화되는 온라인 뱅킹이다.
나머지는 전혀 다른 아웃사이더들이 주도하는 인터넷 금융이다.” 2016년 테크핀(테크놀로지와 파이낸스의 합성어)이라는 용어를 처음 쓰며, 기술기업이 금융혁신을 주도할 현상을 예견한 마윈의 놀라운 발언입니다.
이 말에서 핀테크와 테크핀의 차이점을 알 수 있어요.
둘 다 기술을 활용한 금융혁신이라는 점은 같습니다.
차이는 혁신을 이끄는 주체입니다.
핀테크가 전통 금융 기업이 관련 스타트업과 협업하며 금융 서비스를 디지털화하는 것이라면, 테크핀은 인터넷 기업이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겁니다.
막대한 트래픽(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한 데이터의 양이나 패킷 수)을 보유한 사업 주체가 잠재 고객을 확보한 상태에서, 자체 기술 및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특징을 가지는데요.
현재 가장 선진화된 테크핀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국가가 중국입니다.
사실 우리의 수많은 ‘스마트’한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하루 중 많은 부분은 소비와 관련이 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지갑이란 소비의 표상입니다.
유형의 현금을 보관하는 지갑, 예컨대 백화점 1층 명품 로고가 박힌 가죽으로 된 그런 종류의 장지갑이나 반지갑뿐만이 아니고요.
카드 지갑이나 스마트폰 화면 속 카드 모양과 은행 계좌의 잔고 숫자로 표시되는 디지털 지갑까지 다양한 지갑이 상상될 수 있습니다.
이런 지갑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면 알 수 있는 것이 꽤 많습니다.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지갑은 많은 것을 말해주거든요.
가족이 쓰는 지갑을 한 번 같이 보세요.
그동안 ‘돈’에 대해서만 관심이 많았지, 그걸 보관하는 지갑의 형태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지요? 세대에 따라 지갑이 다르지 않나요? 현금, 현금과 카드, 카드와 모바일, 그리고 절대적으로 모바일만을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지갑.
이렇게요.
각자의 소비와 결제 패턴의 차이가 한눈에 들어온다는 점에서 지갑은 그 사람의 또 다른 얼굴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소비하려는 계획, 의도, 선택 등까지 모두 함축하고 있는 공간으로서 말이죠.
그래서 지갑은 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이라고 생각되나 봐요.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나는 내 지갑의 주인인 걸까요?
--- 「프롤로그」 중에서
실제 1960년대는 미국 다국적 기업의 전성기였습니다.
1950년 17억 달러였던 유럽에 대한 미국인의 직접투자 규모가 1970년 245억 달러로 향하던 시대. IBM, 포드, 켈로그, 하인즈 같은 미국 다국적 기업 거대 군단의 직원들은 제트여객기를 타고 호텔들을 옮겨 다니며 새 일거리를 찾아내고 있었습니다.
미국은 이미 일본의 해군력을 제거하고 태평양 섬들에 건설된 비행장을 확보하면서 함대 훈련을 할 수 있는 기술 발전을 이룩했고, 그래서 태평양은 일명 미국의 ‘호수’가 되어버린 터였죠.
이에 더해 7시간 걸리는 대서양 왕래를 흔하디흔하게 했던 다국적 기업 관계자들 때문에 대서양은 미국의 ‘연못’이라 불릴 정도가 되었어요.
그런데요.
이처럼 미국에서 시작된 다국적 기업의 거센 공세만큼 유럽인들을 긴장시킨 게 더 있었답니다.
바로 유럽문화의 변화, 즉 경제적 풍요 속에서 발화한, 일명 “인류 역사상 가장 낭만적이었다”라고 회고되는 1960년대 대중문화가 ‘문화의 미국화’와 같은 의미로 변질되던 분위기입니다.
삶의 양식, 가치관 같은 문화는 형체는 없지만 사실 거대한 지배력이죠.
이 시기 맥도날드와 할리우드 영화를 선두로 미국식 생활양식과 문화가 유럽으로 침투하고 있었고, 그것은 세계를 향한 미국의 ‘문화적 지배’가 서서히 그러나 강력하게 시작되는 징조였습니다.
--- 「코카콜라와 할리우드의 출격_제국주의의 재발견 (feat.
로마제국)」 중에서
그런데 이렇게 스타벅스의 이미지와 함께 소비되는 치키타 바나나는요, 그 탄생의 저변에 외관과 어울릴 법한 깔끔함이나 따뜻함 그런 것과는 거리가 먼 서사를 가지고 있답니다.
외려 이기심이나 불편함, 잔인함에 더 가까운 서사라고나 할까요? 냉전 그리고 미국과 중남 아메리카, 다국적 기업과 개발도상국이 얽히고설킨 비극에 가까운 이야기 말입니다.
배경은 20세기의 거대한 세계화인데요.
1870년 1차 세계화 물결이 한창 일렁이고 있던 무렵이었죠.
미국에 자메이카산 바나나가 소개됩니다.
곧 상품화 가능성이 높다고 본 보스턴 무역상들이 재빠르게 수입에 뛰어들었다는데요.
개중 바나나에 최초로 브랜드를 만들어 붙여 팔면서, 코스타리카를 시작으로 중남 아메리카를 바나나 생산 거점으로 삼아 실로 거대한 제국을 세울 회사가 설립됩니다.
국가들에 도로 같은 기간 시설을 건설해주는 대가로 땅을 무상이나 헐값에 불하받고 그곳에 바나나를 재배하는 방식으로 세력을 키운 회사였습니다.
이 회사는 ‘문어’라는 별칭으로 불릴 정도로, 손을 뻗친 범위가 과테말라, 온두라스, 콜롬비아 등 어마어마했다는군요.
이들은 자신의 특권 유지를 위해서는 심지어 쿠데타를 사주해, 민주적으로 선출된 과테말라 대통령을 쫓아내고 독재 권력을 지원하기도 하는 행동도 서슴지 않았고요.
여기에서 이어진 과테말라 내전은 1950년대부터 지속됩니다.
20만 명이 살해되고요, 1백만 명 이상의 망명자를 낳았다고 해요.
장장 40년, 대한민국 역사로 보면 한국전쟁 휴전 이후부터 IMF 사태를 맞을 때까지인 그 긴 시간 동안 말입니다.
그보다 전인 1928년에 벌어진 콜롬비아 ‘바나나 학살’에도 깊게 관련되어 있었대요.
바나나 농장 밀집 지역인 시에나가에서 정부군이 농장 노동자들을 기관총으로 학살해 수천 명의 사망자가 나온 사건이거든요.
당시 노동자들은 요구사항을 내걸고 시위하고 있었다죠.
“하루 8시간 노동과 주 6일 근무, 그리고 급여를 현찰로 달라!” 요구 조건이 좀 이상하죠? 노동 근무 시간은 그러려니 하지만, 급여는 뭐가 문제였을까요? 그곳 노동자들은 급여를 임금 대신 쿠폰으로 받고 있었다는군요.
그걸로는 바나나를 싣고 미국으로 갔던 배가 돌아오면서 잔뜩 실어 온 미국산 햄이나 농작물만 살 수 있었대요.
기가 막히지요.
--- 「‘스타벅스의 바나나’와 〈슬럼독 밀리어네어〉_세계화, 수백 년의 미궁 (feat.
영국제국)」 중에서
넷스케이프 캐치프레이즈는 “모든 사람을 위한 웹”이었습니다.
거기에 딱 맞게 인터넷 정보의 바다에서 방향을 잘 잡아주면서 대중화를 촉진했어요.
덕분에 인터넷 접속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했죠.
게다가 당시 웹 브라우저 시장 90% 이상을 차지하며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었으니, 젊은 인재와 투자자들이 몰리는 건 당연했겠죠.
수많은 인터넷 기업이 등장하고 주가가 폭등하기 시작합니다.
넷스케이프뿐 아니라 야후, 아마존, 이베이 같은 쟁쟁한 인터넷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열기는 고조되었고요.
이런 붐은 1995년 이후 신생 기업들이 수두룩하게 출범하면서 더욱 가속화되었어요.
이런 현상은 버블 그 자체였습니다.
별 수익성이 없어도 사업 정관에 ‘인터넷’, ‘.com’을 추가하기만 하면 주가가 폭등했는데, 그 가치가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솟았거든요.
심리에 의해 과도하게 고평가되는 현상, 전형적인 버블의 특징이잖아요? 1999년까지는 벼락부자가 되려고 경영학 석사(MBA)를 따는 사람이 홍수를 이루었고요, 닷컴 회사들은 이윤을 낸 적이 없어도 주식 발행으로 자본금을 모을 수 있을 정도였대요.
게다가 당시 월가의 애널리스트(분석가)들은 온갖 복잡한 가치 평가 기법을 들먹이면서, 말도 안 되게 높아진 인터넷 주식의 가치를 정당화하며 열풍에 부채질을 해댔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벤처 자본의 평균 규모가 1996~2000년 네 배로 커졌고, 자그마치 5만 개 이상 기업이 출현, 2천5백6십억 달러 이상이 투자되었대요.
1995~2000년 나스닥 종합지수가 400% 상승했다고 하니 엄청났지요.
하지만 거품은 언젠가 꺼지는 때가 오게 마련이죠.
‘아메리카 온라인’과 ‘타임워너’의 파국으로 치달은 합병이 성사된 즈음, 주식에 대한 확신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델’과 ‘시스코’가 대규모 매도 주문을 내자 공포감은 더 심해졌고, 결국 투자 자본이 급속히 위축되면서 붕괴의 길로 치닫고 맙니다.
수백만 달러 가치의 기업들이 불과 수개월 만에 제로 가치로 변했는데, 무려 1조 7천억 달러 이상의 시장가치가 증발했대요.
닷컴 붐 시대 ‘스타트업’(1990년대 등장한 용어, 일반적으로 IT 기반의 신생 창업기업) 상당수가 사업을 접었죠.
시작 때와 마찬가지로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어요.
--- 「버블 계의 원 티어_그리고 닷컴 버블이 있었다 (feat.
네덜란드 제국)」 중에서
그렇다면 데이터를 제국에 상납하지 않으면 이 문제는 해결될까요? 물론 본인에 관한 데이터를 생성, 공유하는 사람이 자신뿐이라면 문제될 만한 정보를 아예 공개하지 않는 길을 택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 가서 모든 인간관계를 끊고 문자 그대로 “나 혼자 산다”라고 하지 않는 이상, 개인 데이터의 상당 부분이 본인의 통제를 벗어나 있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지요.
게다가 소셜 데이터가 매일 수십, 수백억 개씩 추가로 생산된다는 걸 알고 나면 왜 우리 한 명의 미가공 데이터가 별 가치가 없는지 이해되실 거예요.
유용한 상관관계와 패턴은 수백만 명의 데이터를 집계하고 분석한 뒤에야 비로소 그 모습이 매끄럽게 드러납니다.
그래서 한 사람이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기로 한들, 데이터 정제소는 나머지 데이터로부터 동일한 결론에 도달할 겁니다.
개인은 데이터 제공을 거부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겠지만, 데이터 정제소는 10억 명 중 1명의 정보를 얻지 못할 뿐이니까 별 타격을 안 받을 거고요.
그런 식의 저항보다는 좀 더 근본적인 사고의 변화부터, 어린 시절 교육부터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데이터라는 천연자원으로부터 우리가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눈앞에 제시된 걸 비판 없이 수용하는 수동적인 ‘소비자’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는 겁니다.
자신이 적극적으로 데이터를 만드는 ‘공동생산자’라는 새로운 사고방식에 익숙해지면서요.
‘데이터 리터러시’, 즉 데이터의 작동 방식과 불확실성을 인지하고 소셜 데이터 공유에 따른 파급효과를 인식하는 기술 학습이 필요한 까닭입니다.
데이터가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일 역시 중요합니다.
미가공 데이터에 대해 언제, 어떻게, 왜 데이터를 공유해야 하는지, 수집된 데이터는 어디에 사용되는지, 그리고 그 결과 얻는 것은 무엇인지.
플랫폼과 같은 데이터 정제소에 이런 사항들을 통제할 더욱 강력한 수단을 요구하기도 해야 합니다.
사용자 데이터가 데이터 제품에 기여하는 바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밝히라는 요구도 함께 말입니다.
--- 「자라에서 GAFA까지, 그들의 은밀한 이야기_데이터 채굴과 플랫폼 제국 (feat.
에스파냐 제국)」 중에서
중국에서 QR 코드를 통한 모바일 결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요? 다름이 아니라, 중국이 금융 서비스 후진국이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신용카드 결제나 인터넷 뱅킹이 원활하지 않아서라죠.
의외의 이유죠? 중국 금융은 오랫동안 국유은행이 지배하고 있어요.
대형 국유은행은 대출 금리와 예금금리 이자만으로 막대한 이익을 본다고 할 정도고, 은행 창구의 긴 대기시간이나 융통성 없는 제도 등 서비스 질도 높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은행 지점 수도 턱없이 부족하고 현금자동인출기 배치 역시 불균등했죠.
신용카드 보급률도 매우 낮았고요.
그러다 보니 인터넷 쇼핑 결제가 무척 어려웠대요.
계좌이체를 선택한 소비자는 은행 인터넷 뱅킹의 까다로운 인증 절차에 애먹기 일쑤였고요.
이렇게 선진국에 비해 결제 시스템이 뒤떨어져 있던 중국이었기 때문에, 세계 선두를 달리는 현금 없는 사회, 디지털 경제권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는 거죠.
이 상황을 ‘핀테크’와 ‘테크핀’으로 구분해 설명해볼까요? 핀테크는 파이낸셜 테크놀로지의 약자예요.
‘기술을 활용한 금융의 혁신’을 뜻하죠.
1950년대 신용카드, 1960년대 ATM, 1970년대 전자주식거래, 1980년대 은행 업무 전산화가 핀테크 사례들이에요.
1990년대 인터넷의 대중화로 특히 발전하는데요.
인터넷을 통한 비대면 금융 서비스 이용은 획기적인 진보였습니다.
스마트폰은 이런 발전을 더 가속했죠.
그 결과 오늘날 소비자들은 인터넷 은행이니 P2P 대출 및 투자, 로보 어드바이저에 크라우드 펀딩까지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미래 금융 산업에는 크게 두 가지 기회가 있다.
하나는 모든 금융 기관들이 온라인화되는 온라인 뱅킹이다.
나머지는 전혀 다른 아웃사이더들이 주도하는 인터넷 금융이다.” 2016년 테크핀(테크놀로지와 파이낸스의 합성어)이라는 용어를 처음 쓰며, 기술기업이 금융혁신을 주도할 현상을 예견한 마윈의 놀라운 발언입니다.
이 말에서 핀테크와 테크핀의 차이점을 알 수 있어요.
둘 다 기술을 활용한 금융혁신이라는 점은 같습니다.
차이는 혁신을 이끄는 주체입니다.
핀테크가 전통 금융 기업이 관련 스타트업과 협업하며 금융 서비스를 디지털화하는 것이라면, 테크핀은 인터넷 기업이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겁니다.
막대한 트래픽(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한 데이터의 양이나 패킷 수)을 보유한 사업 주체가 잠재 고객을 확보한 상태에서, 자체 기술 및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특징을 가지는데요.
현재 가장 선진화된 테크핀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국가가 중국입니다.
--- 「진격의 제국, BAT_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의 핀테크 (feat.
진 제국)」 중에서
진 제국)」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일상 알고리즘 뒤에 가려진 제국주의의 회로
저자는 2025년 한국 대학생의 평범한 하루-지하철에서 추천된 쇼츠 몰아 보기, 선물 받은 스타벅스 카드 활용, 바나나 하나 충동구매, 키오스크의 옵션 선택, 단톡방 N빵과 실시간 이체, 밤늦은 배달과 로켓배송, 넷플릭스의 무한 스크롤-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소비하는지보다 ‘어떻게’ 길드는지를 추적한다.
나아가 1922년 『매일신보』의 「현대 신사의 1일」 광고를 제시하며 일제가 조선의 생활양식을 은밀히 바꿨듯 오늘날의 소위 ‘스마트 시스템’ 역시 그와 같은 메커니즘으로 우리의 일상을 구조적으로 이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는다.
드러나는 용어, 물건의 이름, 소비 과정, 결제 시스템만 바뀌었을 뿐 소비자의 생각과 마음을 움직여 지갑을 열게 하는 구조는 일제 지배하 시절과 다를 바 없다는 뜻이다.
이처럼 『내 지갑 속에 들어온 제국주의』는 단순히 소비시스템을 비판하는 책이 아니다.
로마·에스파냐·네덜란드·영국·미국·중국으로 이어지는 ‘제국의 계보’를 현재형으로 소환하여 전쟁과 정복의 시대를 지나 문화·데이터·핀테크로 재편된 21세기 권력의 작동법을 해부한다.
알람-리워드-원클릭-배송-리뷰로 이어지는 ‘일상 로그’는 어떻게 가능한가?
총과 군함 대신 플랫폼과 알고리즘, 국경 대신 네트워크가 질서를 규정하는 세계에서 ‘제국’은 더 이상 국호가 아니라 인프라이다.
앱 하나가 도시를, 결제 규격 하나가 대륙을 움직이며, 우리의 클릭과 이동은 거대 자본의 가치사슬 속에서 ‘보이지 않는 조립 부품’으로 기능한다.
이 책은 바로 이 연결부위를 역사와 기술의 교차점에서 낱낱이, 그러나 친절하게 해부한다.
저자는 “오늘의 소비는 하나의 선언”이라고 말한다.
카드 한 번 긁는 행위, 바나나를 고르는 사소한 동작, 아마존 고를 떠올리며 ‘더 빠르게’에 끌리는 마음, 카카오택시로 이동하며 메신저로 택시비를 송금하는 손끝-그 모두에 권력과 침묵, 착취의 서사가 스며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프롤로그에 제시한 것처럼 일상 시퀀스를 따라 소비의 판단을 구성하는 요소(편리함, 보상, 속도, 네트워크 평판)가 어떻게 우리의 ‘자유’를 대체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러고는 지금의 리워드·구독·포인트·쿠폰 같은 소비 촉진 시스템이 개인을 정책의 대상이 아닌 ‘지표의 대상’으로 다루는 순간을 포착해낸다.
바로 이 지점에서 ‘나는 내 지갑의 주인인가?’라는 질문이 ‘누가 내 시간을 설계하는가?’라는 질문으로 확장된다.
편리함과 가성비라는 유혹 뒤에 가려진 저임금·그림자 노동의 민낯을 들여다본다!
할인 쿠폰과 리워드의 달콤함 뒤에는 플랜테이션 단가 압박과 계절 이주노동 문제를 겹쳐 읽을 수 있고, 수확·선별·포장·선적까지 이어지는 긴 사슬에서 가격 변동 리스크는 농가와 일용직에게 전가되기 쉽다.
패스트패션 분야에서는 ‘리드타임 2주’를 맞추기 위해 ‘샘플→소량 테스트→대량 발주’가 초단기에 반복된다.
소비자가 가성비에 미소 짓는 이 시스템에서는 단가 절삭을 위해 안전과 임금이 먼저 깎인다.
퀵커머스 및 배달 분야도 마찬가지다.
단건 수수료, 변동 보너스, 평점 알고리즘이 ‘오늘의 수입’을 좌우하는 환경에서 보험·산재 적용과 악천후 위험을 노동자가 감수해야 하며, 플랫폼의 일방조정에 소득 변동성마저 높아진다.
그뿐인가? 허울 좋은 글로벌 서비스는 시차를 뒤집은 노동으로 유지된다.
이때 감정노동과 스크립트 준수율이 충돌할 때 노동자에게는 번아웃이 누적될 따름이다.
그 밖에 원클릭 시스템의 종착지에 있는 전자폐기물과 역물류, 클라우드시스템 유지를 위한 경비·청소 등 필수 노동은 물론 전력·수자원 과용 문제는 종종 지역사회와의 갈등으로 번지기도 한다.
저자는 이처럼 숨은 노동의 지도를 면밀하게 살펴보면서 소비 뒤편에서 작동하는 다양한 층위를 톺아본다.
이렇게 읽자
이 책은 다섯 개 ‘제국 모델’의 성공과 실패를 대조하며 제국을 작동시키는 공통원리(표준화·인프라·서사·회계·속도)를 도출한다.
1장에서는 코카콜라와 할리우드를 통해 2차 세계대전이 어떻게 세계 최초의 글로벌브랜드를 탄생시켰는지, 해외 보틀링 공장이 ‘미국적 생활양식’의 세계적 확산을 어떻게 견인했는지 추적한다.
2장에서는 스타벅스의 바나나와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연결하여 바나나 공화국의 역사와 콜센터·아웃소싱이 만든 글로벌 노동 지형을 풀어낸다.
3장은 닷컴 버블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와 튤립 버블의 렌즈로 비추며, 넷스케이프·윈도95가 만든 대중 인터넷의 폭발이 거품을 남겼지만 동시에 ‘네트워크 표준’과 ‘생태계’라는 장기 자산을 남겼음을 설명한다.
4장에서는 자라에서 GAFA까지-빠른 회전율의 패션 공급망과 데이터 채굴형 플랫폼이 어떻게 결합해 수요를 ‘생산’하는지, 검색·스토어·커머스·SNS가 각각 어떤 방식으로 개인을 측정·세분화·유인하는지를 구체적 플로우로 안내한다.
마지막 5장은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와 QR 기반 결제혁신을 통해 ‘카드 선진국’이 아니었던 중국 시장에서 왜 모바일 지갑이 폭발했는지, 슈퍼앱이 어떻게 결제-메신저-게임-콘텐츠를 엮어 일상 OS로 변모했는지 그 과정을 입증한다.
저자는 2025년 한국 대학생의 평범한 하루-지하철에서 추천된 쇼츠 몰아 보기, 선물 받은 스타벅스 카드 활용, 바나나 하나 충동구매, 키오스크의 옵션 선택, 단톡방 N빵과 실시간 이체, 밤늦은 배달과 로켓배송, 넷플릭스의 무한 스크롤-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소비하는지보다 ‘어떻게’ 길드는지를 추적한다.
나아가 1922년 『매일신보』의 「현대 신사의 1일」 광고를 제시하며 일제가 조선의 생활양식을 은밀히 바꿨듯 오늘날의 소위 ‘스마트 시스템’ 역시 그와 같은 메커니즘으로 우리의 일상을 구조적으로 이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는다.
드러나는 용어, 물건의 이름, 소비 과정, 결제 시스템만 바뀌었을 뿐 소비자의 생각과 마음을 움직여 지갑을 열게 하는 구조는 일제 지배하 시절과 다를 바 없다는 뜻이다.
이처럼 『내 지갑 속에 들어온 제국주의』는 단순히 소비시스템을 비판하는 책이 아니다.
로마·에스파냐·네덜란드·영국·미국·중국으로 이어지는 ‘제국의 계보’를 현재형으로 소환하여 전쟁과 정복의 시대를 지나 문화·데이터·핀테크로 재편된 21세기 권력의 작동법을 해부한다.
알람-리워드-원클릭-배송-리뷰로 이어지는 ‘일상 로그’는 어떻게 가능한가?
총과 군함 대신 플랫폼과 알고리즘, 국경 대신 네트워크가 질서를 규정하는 세계에서 ‘제국’은 더 이상 국호가 아니라 인프라이다.
앱 하나가 도시를, 결제 규격 하나가 대륙을 움직이며, 우리의 클릭과 이동은 거대 자본의 가치사슬 속에서 ‘보이지 않는 조립 부품’으로 기능한다.
이 책은 바로 이 연결부위를 역사와 기술의 교차점에서 낱낱이, 그러나 친절하게 해부한다.
저자는 “오늘의 소비는 하나의 선언”이라고 말한다.
카드 한 번 긁는 행위, 바나나를 고르는 사소한 동작, 아마존 고를 떠올리며 ‘더 빠르게’에 끌리는 마음, 카카오택시로 이동하며 메신저로 택시비를 송금하는 손끝-그 모두에 권력과 침묵, 착취의 서사가 스며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프롤로그에 제시한 것처럼 일상 시퀀스를 따라 소비의 판단을 구성하는 요소(편리함, 보상, 속도, 네트워크 평판)가 어떻게 우리의 ‘자유’를 대체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러고는 지금의 리워드·구독·포인트·쿠폰 같은 소비 촉진 시스템이 개인을 정책의 대상이 아닌 ‘지표의 대상’으로 다루는 순간을 포착해낸다.
바로 이 지점에서 ‘나는 내 지갑의 주인인가?’라는 질문이 ‘누가 내 시간을 설계하는가?’라는 질문으로 확장된다.
편리함과 가성비라는 유혹 뒤에 가려진 저임금·그림자 노동의 민낯을 들여다본다!
할인 쿠폰과 리워드의 달콤함 뒤에는 플랜테이션 단가 압박과 계절 이주노동 문제를 겹쳐 읽을 수 있고, 수확·선별·포장·선적까지 이어지는 긴 사슬에서 가격 변동 리스크는 농가와 일용직에게 전가되기 쉽다.
패스트패션 분야에서는 ‘리드타임 2주’를 맞추기 위해 ‘샘플→소량 테스트→대량 발주’가 초단기에 반복된다.
소비자가 가성비에 미소 짓는 이 시스템에서는 단가 절삭을 위해 안전과 임금이 먼저 깎인다.
퀵커머스 및 배달 분야도 마찬가지다.
단건 수수료, 변동 보너스, 평점 알고리즘이 ‘오늘의 수입’을 좌우하는 환경에서 보험·산재 적용과 악천후 위험을 노동자가 감수해야 하며, 플랫폼의 일방조정에 소득 변동성마저 높아진다.
그뿐인가? 허울 좋은 글로벌 서비스는 시차를 뒤집은 노동으로 유지된다.
이때 감정노동과 스크립트 준수율이 충돌할 때 노동자에게는 번아웃이 누적될 따름이다.
그 밖에 원클릭 시스템의 종착지에 있는 전자폐기물과 역물류, 클라우드시스템 유지를 위한 경비·청소 등 필수 노동은 물론 전력·수자원 과용 문제는 종종 지역사회와의 갈등으로 번지기도 한다.
저자는 이처럼 숨은 노동의 지도를 면밀하게 살펴보면서 소비 뒤편에서 작동하는 다양한 층위를 톺아본다.
이렇게 읽자
이 책은 다섯 개 ‘제국 모델’의 성공과 실패를 대조하며 제국을 작동시키는 공통원리(표준화·인프라·서사·회계·속도)를 도출한다.
1장에서는 코카콜라와 할리우드를 통해 2차 세계대전이 어떻게 세계 최초의 글로벌브랜드를 탄생시켰는지, 해외 보틀링 공장이 ‘미국적 생활양식’의 세계적 확산을 어떻게 견인했는지 추적한다.
2장에서는 스타벅스의 바나나와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연결하여 바나나 공화국의 역사와 콜센터·아웃소싱이 만든 글로벌 노동 지형을 풀어낸다.
3장은 닷컴 버블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와 튤립 버블의 렌즈로 비추며, 넷스케이프·윈도95가 만든 대중 인터넷의 폭발이 거품을 남겼지만 동시에 ‘네트워크 표준’과 ‘생태계’라는 장기 자산을 남겼음을 설명한다.
4장에서는 자라에서 GAFA까지-빠른 회전율의 패션 공급망과 데이터 채굴형 플랫폼이 어떻게 결합해 수요를 ‘생산’하는지, 검색·스토어·커머스·SNS가 각각 어떤 방식으로 개인을 측정·세분화·유인하는지를 구체적 플로우로 안내한다.
마지막 5장은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와 QR 기반 결제혁신을 통해 ‘카드 선진국’이 아니었던 중국 시장에서 왜 모바일 지갑이 폭발했는지, 슈퍼앱이 어떻게 결제-메신저-게임-콘텐츠를 엮어 일상 OS로 변모했는지 그 과정을 입증한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5년 09월 05일
- 쪽수, 무게, 크기 : 304쪽 | 128*188*30mm
- ISBN13 : 9791193933152
- ISBN10 : 1193933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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