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인학교의 일본인 교사 1950-1955
Description
책소개
2000년대 초반부터 통일·인권·교육에 관심을 가진 한국 시민사회에 ‘재일조선학교’가 화두로 떠올랐다.
나는 영화 [우리학교] 덕분에 강연 의뢰를 많이 받았다.
조선학교에 가해진 일본 사회의 차별이 중심이었는데, 그때마다 조선학교의 민족교육 역사 가운데 1948년의 ‘4·24교육투쟁’은 단골 소재였다.
일본이 패전 이후 최초의 [비상사태]를 선언하게 된 이른바 ‘조선학교 사수 투쟁’은 일견 재일동포 측의 승리로 귀결되는 듯했지만 불과 1년 뒤인 1949년 10월, 군홧발을 앞세운 강제 폐쇄로 인해 조선학교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였다.
그러다 1955년 5월, 재일조선인총연합회가 결성되고, 1957년에는 북에서 교육원조비와 2억 엔의 장학금, 1959년의 ‘귀국 운동’(남한에서는 북송이라 한다) 등은 조선학교가 부활하는 계기가 된다.
그렇다면 1949년~1955년까지 6년 동안 조선학교는 어떤 상태였을까? 당시 일본을 점령했던 연합군총사령부(GHQ)와 일본 정부가 강제로 폐쇄한 조선학교에 다니던 5만여 명의 조선인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어디로 갔을까? 소위 ‘민족교육의 암흑기’라는 시기에 그들은 그저 침묵하거나 움츠려만 있었던 것일까? 나의 부족한 지식으로는 당시를 설명할 길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일본의 중고 서점에서 발견한 이 책을 읽고 잘려 나간 영화의 한 장면을 찾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패전(우리에게는 해방) 직후, 평범한 새내기 교사 카지이 노보루는 높은 호봉을 준다는 말에 ‘조선인학교’로 부임한다.
이른바 ‘공립조선인학교’(도쿄도의 경우 도립조선인학교)였다.
조선학교가 맞긴 하지만 일본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고 감독하는 ‘공립학교’인데, 강제 폐쇄된 조선학교의 수많은 조선 아이들을 수용하려는 일본 학교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학교 건물과 학생은 그대로 둔 채 일본인 교원을 부임시켜 일본 문부성(현 문부과학성)의 교육방침에 따라 교육하도록 했다.
그렇게 카지이 선생이 조선인학교에 부임한 첫날, 그는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에 빠진다.
‘조선말도 모르면서 조선인을 가르칠 수 있는가?’라며 아이들이 수업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후 카지이는 패전 후 어떤 일본인도 겪지 못한 파란만장한 교사의 삶을 살게 된다.
2023년 현재, 조선학교는 학생들은 물론이며 학교 자체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일본 정부는 여전히 조선학교 말살을 위한 각종 차별, 배제 정책에 몰두하고 있고, 온라인과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혐오범죄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양심적인 일본인들은 각 지역의 조선학교를 위해 기꺼이 방패막이가 되고 그들과 함께 일본 정부를 향해 차별 철폐를 외치고 있다.
현재까지도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이러한 움직임의 맨 첫 장에 이 책의 주인공인 ‘카지이 노보루’ 선생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평범했던 한 일본인 교사 카지이 노보루가 ‘암흑기’ 또는 ‘공립조선인학교 시기’라고 부르는 6년간 재일조선인들과 함께 민족교육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살아냈는지 절절하고 세세히 묘사하고 있다.
재일조선인과 조선학교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으며, 한·일 간의 풀리지 않는 역사의 실타래를 고민하는 분들에게는 신선한 대안이 될 이야기다.
나는 영화 [우리학교] 덕분에 강연 의뢰를 많이 받았다.
조선학교에 가해진 일본 사회의 차별이 중심이었는데, 그때마다 조선학교의 민족교육 역사 가운데 1948년의 ‘4·24교육투쟁’은 단골 소재였다.
일본이 패전 이후 최초의 [비상사태]를 선언하게 된 이른바 ‘조선학교 사수 투쟁’은 일견 재일동포 측의 승리로 귀결되는 듯했지만 불과 1년 뒤인 1949년 10월, 군홧발을 앞세운 강제 폐쇄로 인해 조선학교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였다.
그러다 1955년 5월, 재일조선인총연합회가 결성되고, 1957년에는 북에서 교육원조비와 2억 엔의 장학금, 1959년의 ‘귀국 운동’(남한에서는 북송이라 한다) 등은 조선학교가 부활하는 계기가 된다.
그렇다면 1949년~1955년까지 6년 동안 조선학교는 어떤 상태였을까? 당시 일본을 점령했던 연합군총사령부(GHQ)와 일본 정부가 강제로 폐쇄한 조선학교에 다니던 5만여 명의 조선인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어디로 갔을까? 소위 ‘민족교육의 암흑기’라는 시기에 그들은 그저 침묵하거나 움츠려만 있었던 것일까? 나의 부족한 지식으로는 당시를 설명할 길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일본의 중고 서점에서 발견한 이 책을 읽고 잘려 나간 영화의 한 장면을 찾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패전(우리에게는 해방) 직후, 평범한 새내기 교사 카지이 노보루는 높은 호봉을 준다는 말에 ‘조선인학교’로 부임한다.
이른바 ‘공립조선인학교’(도쿄도의 경우 도립조선인학교)였다.
조선학교가 맞긴 하지만 일본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고 감독하는 ‘공립학교’인데, 강제 폐쇄된 조선학교의 수많은 조선 아이들을 수용하려는 일본 학교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학교 건물과 학생은 그대로 둔 채 일본인 교원을 부임시켜 일본 문부성(현 문부과학성)의 교육방침에 따라 교육하도록 했다.
그렇게 카지이 선생이 조선인학교에 부임한 첫날, 그는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에 빠진다.
‘조선말도 모르면서 조선인을 가르칠 수 있는가?’라며 아이들이 수업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후 카지이는 패전 후 어떤 일본인도 겪지 못한 파란만장한 교사의 삶을 살게 된다.
2023년 현재, 조선학교는 학생들은 물론이며 학교 자체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일본 정부는 여전히 조선학교 말살을 위한 각종 차별, 배제 정책에 몰두하고 있고, 온라인과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혐오범죄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양심적인 일본인들은 각 지역의 조선학교를 위해 기꺼이 방패막이가 되고 그들과 함께 일본 정부를 향해 차별 철폐를 외치고 있다.
현재까지도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이러한 움직임의 맨 첫 장에 이 책의 주인공인 ‘카지이 노보루’ 선생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평범했던 한 일본인 교사 카지이 노보루가 ‘암흑기’ 또는 ‘공립조선인학교 시기’라고 부르는 6년간 재일조선인들과 함께 민족교육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살아냈는지 절절하고 세세히 묘사하고 있다.
재일조선인과 조선학교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으며, 한·일 간의 풀리지 않는 역사의 실타래를 고민하는 분들에게는 신선한 대안이 될 이야기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들어가며 - 나와 조선을 잇는 아득한 작은 기억
1장 ‘도립都立’ 조선인학교
평범한 중학교 교사 / 일본인 교사 모집 / 면접시험 ‘합격’ /조선인학교에 부임 / 싸늘한 시선에 둘러싸여 /일본인 선배 교사들의 충고 / ‘달아매기’를 통한 자격 심사 『조선어 입문』을 만들다 / 도립조선인학교의 모순 /조선인학교 교직원조합 설립을 위한 호소 / 적개심과 증오의 한복판에서 /
2장 한국전쟁 당시 조선인학교
도쿄도립조선인학교 교직원조합 결성대회 / 감히 국가 권력에 불만을 품어? /조선인학교를 폐쇄하려는 권력 집단의 집념 / 교단을 내팽개친 일본인 교사 / 민족교육을 둘러싼 고난 / 제자의 강제송환 사건 /사립 이관을 반대하는 운동
3장 사립 이관이 의미하는 것
두터운 ‘민족’의 벽 / 빨갱이 조선인학교 /‘네가 조선으로 돌아가!’라는 말의 의미 / 고립 속의 환상 / 교육에 있어서 ‘조선인’이란 무엇인가 / 밤을 지새운 보고서 만들기 /긴박했던 도쿄 대표 선출 회의 /
4장 폐교로 가는 길
조선학교 사립화의 정치적 내막 / 보고서 발표에 대한 집념 / 단상에서의 감격 / 민족교육에 힘쓰는 교사들 /고립에서 작은 연대로 / 재일조선인 교육에 대한 구상 / 교육받을 권리를 부정하는 당국 / 혼란 속 교사와 학생 / 폐교로 향하는 초기의 미동 / 6개 항목 문제의 경과 / 눈물을 머금고 6개 항목 수락 / 도쿄도 교육위원회의 재공격 /권력이 그리는 조선인학교의 모습 / 폐교 결정 통고
5장 조선인학교의 자립에 대한 고뇌
자율신경 기능 이상 / 버팀목이 되어 준 동료들의 우정 / 조선인학교 교직원조합의 마지막 정기대회 / 새로이 깨달은 차별 / 조선인 교사의 고통 / 교육자로서의 원점 / 교육과 민족의 근원적 물음 / 단순명료한 저항의 근거 / 역경 속의 낙천성 / 난항을 겪는 교사 전원의 신분보장 / 조선인에 협력한 일본인 교사 추방 / 고뇌 끝에 나온 조선인 교사들의 진정서 /
마지막 장 조선어를 공부하다
나가며
[연표] 조선인학교를 둘러싼 내외 정세
[해설]─전후 일본의 조선인 교육정책과 도립조선학교
[한국어판 출간에 부쳐]
[한국어판 부록] 「민족의 아이(民族の子)-조선인학교 문제」 전문
1장 ‘도립都立’ 조선인학교
평범한 중학교 교사 / 일본인 교사 모집 / 면접시험 ‘합격’ /조선인학교에 부임 / 싸늘한 시선에 둘러싸여 /일본인 선배 교사들의 충고 / ‘달아매기’를 통한 자격 심사 『조선어 입문』을 만들다 / 도립조선인학교의 모순 /조선인학교 교직원조합 설립을 위한 호소 / 적개심과 증오의 한복판에서 /
2장 한국전쟁 당시 조선인학교
도쿄도립조선인학교 교직원조합 결성대회 / 감히 국가 권력에 불만을 품어? /조선인학교를 폐쇄하려는 권력 집단의 집념 / 교단을 내팽개친 일본인 교사 / 민족교육을 둘러싼 고난 / 제자의 강제송환 사건 /사립 이관을 반대하는 운동
3장 사립 이관이 의미하는 것
두터운 ‘민족’의 벽 / 빨갱이 조선인학교 /‘네가 조선으로 돌아가!’라는 말의 의미 / 고립 속의 환상 / 교육에 있어서 ‘조선인’이란 무엇인가 / 밤을 지새운 보고서 만들기 /긴박했던 도쿄 대표 선출 회의 /
4장 폐교로 가는 길
조선학교 사립화의 정치적 내막 / 보고서 발표에 대한 집념 / 단상에서의 감격 / 민족교육에 힘쓰는 교사들 /고립에서 작은 연대로 / 재일조선인 교육에 대한 구상 / 교육받을 권리를 부정하는 당국 / 혼란 속 교사와 학생 / 폐교로 향하는 초기의 미동 / 6개 항목 문제의 경과 / 눈물을 머금고 6개 항목 수락 / 도쿄도 교육위원회의 재공격 /권력이 그리는 조선인학교의 모습 / 폐교 결정 통고
5장 조선인학교의 자립에 대한 고뇌
자율신경 기능 이상 / 버팀목이 되어 준 동료들의 우정 / 조선인학교 교직원조합의 마지막 정기대회 / 새로이 깨달은 차별 / 조선인 교사의 고통 / 교육자로서의 원점 / 교육과 민족의 근원적 물음 / 단순명료한 저항의 근거 / 역경 속의 낙천성 / 난항을 겪는 교사 전원의 신분보장 / 조선인에 협력한 일본인 교사 추방 / 고뇌 끝에 나온 조선인 교사들의 진정서 /
마지막 장 조선어를 공부하다
나가며
[연표] 조선인학교를 둘러싼 내외 정세
[해설]─전후 일본의 조선인 교육정책과 도립조선학교
[한국어판 출간에 부쳐]
[한국어판 부록] 「민족의 아이(民族の子)-조선인학교 문제」 전문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3년 11월 11일
- 쪽수, 무게, 크기 : 336쪽 | 150*225*30mm
- ISBN13 : 9791198116819
- ISBN10 : 1198116811
You may also like
카테고리
한국어
한국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