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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마법
침묵의 마법
Description
책소개
플로리안 일리스가 영화처럼 펼쳐낸 위대한 화가의 일대기

『1913년, 세기의 여름』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베스트셀러 작가 플로리안 일리스의 『침묵의 마법』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독창적인 구성과 가독성 높은 글쓰기로 유럽뿐 아니라 미국과 아시아 전역에서 폭넓은 독자를 확보한 일리스는, 『침묵의 마법』에서 유럽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카스파 다비트 프리드리히의 생애와 작품이 어떻게 시대를 건너며 깊은 울림을 가져왔는지를 특유의 경쾌하고 서정적인 문체로 펼쳐 보인다.
또한 그의 그림이 2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겪어온 찬사와 망각, 전유와 재발견의 역사를 흥미롭게 추적한다.
전기와 에세이, 그리고 문화사적 통찰이 교차하는 『침묵의 마법』은 한 예술가의 생애를 넘어, 한 화가가 창조해낸 한 ‘이미지’가 시대 속에서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드라마이기도 하다.

플로리안 일리스는 카스파 다비트 프리드리히가 남긴 작품을 단순한 그림으로 다루지 않는다.
그는 이 그림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흘러다니는 일종의 정신, 시대의 감정과 욕망을 반영하는 하나의 상징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이 이미지가 어떻게 사랑받았고, 잊혔고, 왜 다시 돌아왔는지를, 한 편의 영화를 펼쳐 보이듯 세밀하고 생기 있게 서술한다.
책을 읽다보면 일상에서도 자주 마주치는 익숙한 예술작품들이 시대를 초월하여 현재 우리의 삶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그 탁월함이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 자연스레 사유하고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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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범선 위에서 007

1.
불
2.
물
3.
흙
4.
공기

감사의 말
카스파 다비트 프리드리히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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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아마포로 만든 커다란 돛이 큰 소리와 함께 활짝 펴지면서 마법처럼 배가 움직이는 이 순간을 프리드리히는 더없이 사랑한다! 인간의 정신이 이보다 더 아름다운 것을 생각해낸 적이 있을까.
드레스덴으로 돌아가면 바람이 돛을 살아 움직이게 하듯이, 붓으로 눈에 보이지 않게 캔버스에 생명력을 불어넣겠다.
--- p.7

‘아, 인간은 내게 너무 낯설구나’ 하고 그는 생각한다.
특히 여자가 그렇다.
나무라면 어떻게 느끼는지 잘 알 수 있을 텐데.
그러면 그 나무들을 몇 시간이고 쳐다보며, 하나도 빠짐없이 정확하게 그릴 수 있을 텐데.
--- p.20

태양이 주도권을 잡아 수백만의 유황 입자를 뚫고 태양광선이 비추면 빛이 산란하면서 유례없이 강렬한 색깔이 만들어졌다.
특히 태양이 비스듬히 비추는 아침과 저녁이면 하늘은 최고의 장관을 펼쳤다.
그런데 우리에게 이 자연재해에 대해 얘기해주는 것은 오직 화가들뿐이다.
1815년과 1816년에 그려진 불타는 하늘은 순수 사실주의다.
--- p.43

오, 그는 이 순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저녁의 고요함이 물 위에 내려앉기 전, 수평선 너머로 해가 슬로모션처럼 아주아주 천천히 바닷속으로 가라앉으면서 구름 뒤로 햇살이 다시 한번 잠깐 비추는 이 순간을.
--- p.77

사람들은 그림에 눈과 얼음이 있다면 겨울의 유흥을 보고 싶어했다.
게다가 왜 얼음이 땅이 갈라지기라도 한 듯 갈색을 띠고 있단 말인가.
고열에 의한 환각 아닌가? 프리드리히가 죽을 때까지 아무도 그 그림을 사려 하지 않았다.
프리드리히가 죽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딱 한 사람, 프랑스의 조각가 다비드 당제만이 이 그림에서 “풍경의 비극”을 알아본다.
--- p.129

우리는 그림의 시간 배경이 저녁인지 아침인지도 모를 뿐만 아니라, 배경 장소가 하르츠인지 작센스위스인지도 알 수 없다.
그림 속 나무는 노이브란덴부르크와 리젠산맥에 있던 나무를 스케치한 것이다.
그러니 포기하자.
카스파 다비트 프리드리히는 자연을 들이마신 다음 다시 예술로 내뱉는다.
--- p.153

“지금 그이가 하늘을 그리고 있어요.
지금은 그이를 방해할 수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하늘을 그리는 일은 그이에게 예배와도 같기 때문이에요.” 현관 초인종을 누른 손님에게 프리드리히의 아내가 이렇게 말한다.
정말이다, 그녀는 정확히 이렇게 말했다.
--- p.185~186

1823년에 형 아돌프에게 그림을 하나 선물했을 때, 형이 자신의 영혼에도 “그림처럼 폭풍이 몰아친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자, 프리드리히는 이렇게 대답한다.
“적어도 폭풍은 공기를 정화해주지.”
--- p.204

프리드리히는 이 따뜻한 봄날 저녁에 아주 오래도록 하늘을 바라본다.
아들이 다가오더니 저녁이 펼치는 쇼를 함께 바라본다.
카롤리네가 저녁 먹으러 오라고 불러도 아버지와 아들은 하늘만 바라볼 뿐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소리친다.
“그래, 곧 가겠소, 먼저 먹기 시작해요, 오늘 하늘이 너무 아름답구려.”
--- p.217

출판사 리뷰
카스파 다비트 프리드리히는 누구인가

19세기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카스파 다비트 프리드리히는 풍경을 주체적 장르로 만든 최초의 인물이다.
그는 전통적으로 경시되던 풍경화 장르에 종교적, 정서적 깊이를 부여해 자연을 통해 내면을 사유하는 회화의 표준을 확립했다.
프리드리히를 통해 풍경은 단순 묘사가 아니라 숭고함과 내적 성찰을 불러일으키는 장치가 되었다.
잔잔한 안개, 어두운 밤하늘, 흐릿한 인물의 실루엣 등으로 관람자의 시선을 유도해 ‘보는 자의 존재’를 작품의 일부로 만드는 프리드리히의 연출은 이후 미술사와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월트 디즈니는 그의 그림에 감명받아 만화영화 〈밤비〉의 배경을 프리드리히의 풍경으로 채웠고, 히틀러의 나치는 〈바츠만산〉을 강인한 독일인의 표상으로 활용했으며,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외톨이 나무〉를 보고 아름다운 시를 써냈다.
심지어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는 〈바닷가의 수도사〉를 보고 깊은 절망감에 빠져 얼마 뒤 자살하고 만다.


한 사람의 그림이 어떻게 이토록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것일까.
그가 그린 하늘은 어떤 사람에겐 아침으로 보이고, 어떤 사람에겐 저녁으로 보인다.
그가 그린 산악 풍경은 하르츠산맥의 풍경처럼도, 리젠산맥처럼도 보인다.
정교한 묘사의 화가로 정평이 난 카스파 다비트 프리드리히는 사실 개념미술가지 자연주의 미술가가 절대 아니다.
그는 자기 내면의 환상을 표현하기 위해서 아주 다양한 서랍에서 자신의 기억을 꺼내 활용했다.
그의 그림은 늘 “풍경” “숲” “항구” “산”을 주제로 다루지만, 결코 실제 구체적인 장소를 그리지는 않았다.
카스파 다비트 프리드리히는 자연을 들이마신 다음 다시 예술로 내뱉는다.

프리드리히가 살아 있을 당시에 사람들은 그런 그의 그림들을 낯설어했고, 빼어난 능력은 인정하면서도 그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
괴테는 그의 그림에 나타나는 어둡고 우울한 정조를 견디지 못하고 화를 내기도 했다.
그렇게 프리드리히의 그림은 주목받기도 하고 미움받기도 했으며, 러시아 황실의 컬렉션이 되었다가 완전히 잊히기도 했다.
많은 그림이 화재로 불타버렸고, 어느 도시의 버려진 창고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발견되기도 했다가, 전쟁과 이데올로기의 파도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기도 했다.
플로리안 일리스는 프리드리히의 작품들이 거쳐간 역사적 사건과 문화적 변주를 솜씨 좋게 엮어 250년의 유럽사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거장의 그림을 따라가며 만나는 근현대 예술사

『침묵의 마법』은 예술작품이 단지 박물관의 벽에 걸린 정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역사가 지나가는 길목마다 전혀 다른 얼굴로 나타나는 살아 있는 실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프리드리히의 작품은 낭만주의의 상징으로 시작해, 정치의 상징이 되었다가, 다시 현대미술과 대중문화의 언어로 재해석되며 오늘날까지 살아남았다.
일리스는 바로 그 유동성과 역사적 운명에 주목한다.
그는 단단한 미술사의 문법을 넘어, 이야기꾼이자 에세이스트의 기질로 프리드리히의 생애와 작품을 새롭게 재구성한다.
‘불’ ‘물’ ‘흙’ ‘공기’로 구성된 각 장마다 어울리는 프리드리히의 그림들을 배치해 이해를 도우며, 몰입을 끊지 않는 리듬감으로 감각적인 흐름에 어울리는 이야기들을 힘있게 밀고나간다.
일리스 특유의 경쾌한 문체는 프리드리히의 ‘침묵’과 ‘풍경의 숭고함’을 거대한 서사로 완성해내며, 독자는 한 예술가의 일생을 따라가면서 동시에 유럽의 역사와 미감의 변천을 목격할 수 있다.


프리드리히의 그림은 시대에 따라 찬사와 오해를 번갈아 받았고, 그 수용의 흔적은 19세기 이후 유럽 문화에 다양한 흔적을 남겼다.
그의 작품이 어떻게 다양한 맥락에서 재해석되고 재배치되었는지를 추적하는 작업은 그 자체로 근현대 문화사를 읽는 중요한 열쇠다.
그의 작품은 한 시대에는 ‘낭만적 숭고’로 숭배받았지만, 다른 시대에는 ‘국가주의적 이미지’로 소비되었고, 또다른 시대에는 ‘과도하게 감상적인 풍경’이라며 평가절하되기도 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부터 프리드리히는 다시 회복되기 시작했다.
그의 침묵과 고요가 오히려 현대인의 감정과 가장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일리스는 이 극적인 수용의 파도를 세밀하게 포착하며, 프리드리히가 단지 ‘과거의 거장’이 아니라 오늘의 세계를 여전히 관통하는 예술가임을 입증한다.
이제 한국 독자들에게도 프리드리히의 그림은 낯설지 않다.
그러나 그 그림들이 지나온 복잡한 운명, 시대가 그 위에 덧칠해온 의미의 층위까지 고르게 담아내는 책은 드물었다.
고립과 피로, 자연을 향한 갈망이 깊어가는 현시대에 프리드리히가 그려낸 고요의 풍경은 다시 새롭게 다가온다.
『침묵의 마법』은 카스파 다비트 프리드리히라는 예술가의 반세기와 그 이후의 두 세기를 오가는 시간 여행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한 화가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한 이미지가 역사를 견디며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의미가 무엇인지 품격 있게 보여준다.
예술과 인간, 역사와 이미지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는 이 책은, 한국의 독자에게도 견고하고 오래가는 독서의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프리드리히는 화가의 눈으로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
배, 밧줄, 돛대, 펄럭이는 돛, 좌우로 뻗은 해안선, 절벽 위로 보이는 짙푸른 나무,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았다.
8월의 마법 같은 하루가 서서히 저물어갔지만 갑판에 햇살의 온기가 남아 있어서 외투도 숄도 필요 없었다.
그때 저녁 연무 속에서 슈트랄준트가 마치 환영처럼 눈앞에 나타난다.
카롤리네는 엄숙하게 머리를 올려묶는다.
붉은 빛을 받으며 탑들이 우뚝 모습을 드러내고, 두 사람을 태운 범선은 미끄러지듯 그 탑들을 향해 나아간다.
프리드리히의 마음속에 간절한 갈망과 더불어 경외심이 가득 차오른다.
프리드리히는 카롤리네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믿는다.
‘바로 이 순간을 그려야 해.’ 프리드리히는 마음속에 열정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는 것을 느낀다._본문에서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5년 11월 24일
- 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244쪽 | 149*216*20mm
- ISBN13 : 9791141602802
- ISBN10 : 114160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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