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스웜프 씽
Description
책소개
습지는 질퍽거리지만, 내 삶과 닮아 있었다.
‘스웜프 씽’은 나였다.
그리고 우리 모두다.
물의 기억을 따라간 어느 생태학자의 회고록
이 책은 한 생태학자의 삶, 습지에 대한 헌신, 그리고 교육자로서의 30년 여정을 담은 회고록이자 생태문명에 대한 성찰이다.
1996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조지메이슨대학교에서 습지생태학을 가르치고 생태공학을 연구하고 습지예술에 집중했던 경험, 그리고 한국과 미국을 넘나드는 자아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습지를 구성하는 수문학, 식생, 토양의 역동적인 리듬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인간 삶의 은유로 나타난다.
‘콩팥습지’, ‘미나리 실험’, ‘사향쥐의 침입’, ‘비버가 만든 마쉬’ 같은 생태계 이야기에서 지은이의 과학적 통찰과 문학적 감수성을 동시에 만난다.
‘생산적인 고독’과 ‘아름다운 감금’이라는 본문의 표현대로 습지생태학자인 저자의 사색과 사유는 땅도 물도 아닌 습지만의 고유성을 드러내고 있다.
‘스웜프 씽’은 나였다.
그리고 우리 모두다.
물의 기억을 따라간 어느 생태학자의 회고록
이 책은 한 생태학자의 삶, 습지에 대한 헌신, 그리고 교육자로서의 30년 여정을 담은 회고록이자 생태문명에 대한 성찰이다.
1996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조지메이슨대학교에서 습지생태학을 가르치고 생태공학을 연구하고 습지예술에 집중했던 경험, 그리고 한국과 미국을 넘나드는 자아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습지를 구성하는 수문학, 식생, 토양의 역동적인 리듬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인간 삶의 은유로 나타난다.
‘콩팥습지’, ‘미나리 실험’, ‘사향쥐의 침입’, ‘비버가 만든 마쉬’ 같은 생태계 이야기에서 지은이의 과학적 통찰과 문학적 감수성을 동시에 만난다.
‘생산적인 고독’과 ‘아름다운 감금’이라는 본문의 표현대로 습지생태학자인 저자의 사색과 사유는 땅도 물도 아닌 습지만의 고유성을 드러내고 있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추천의 글 - 4
프롤로그 - 6
감사의 글 - 12
1장 미나리에서 올렌탄지강 습지공원까지 - 16
2장 안녕, 닥터 안(Hi, Dr.
Ahn)! - 40
3장 다양한 이름만큼이나 신성한 습지 - 64
4장 스웜프 씽(The Swamp Thing) - 88
5장 생명의 물을 정화하는 습지 - 106
6장 습지은행의 추억 - 124
7장 리듬 속의 그 춤을 1 - 150
8장 리듬 속의 그 춤을 2 - 170
9장 오카방고의 추억 - 186
10장 체험학습을 위한 야외 습지 연구공간 - 198
11장 외딴섬 부유습지 로맨틱 - 218
12장 생태학과 예술 사이 어디쯤 - 246
13장 습지토양이 색으로 간직하는 물의 기억 - 266
14장 홈커밍(Homecoming), 집으로 - 292
참고문헌 - 312
찾아보기 - 324
프롤로그 - 6
감사의 글 - 12
1장 미나리에서 올렌탄지강 습지공원까지 - 16
2장 안녕, 닥터 안(Hi, Dr.
Ahn)! - 40
3장 다양한 이름만큼이나 신성한 습지 - 64
4장 스웜프 씽(The Swamp Thing) - 88
5장 생명의 물을 정화하는 습지 - 106
6장 습지은행의 추억 - 124
7장 리듬 속의 그 춤을 1 - 150
8장 리듬 속의 그 춤을 2 - 170
9장 오카방고의 추억 - 186
10장 체험학습을 위한 야외 습지 연구공간 - 198
11장 외딴섬 부유습지 로맨틱 - 218
12장 생태학과 예술 사이 어디쯤 - 246
13장 습지토양이 색으로 간직하는 물의 기억 - 266
14장 홈커밍(Homecoming), 집으로 - 292
참고문헌 - 312
찾아보기 - 324
책 속으로
기후변화로 미래의 불확실성이 무한대로 확장된 현 시대에 더 많은 사람들이 습지와 습지 공부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책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다.
기후변화는 결국 ‘물의 순환’에 대한 이야기이다.
습지야말로 ‘범람과 가뭄’의 끊임없는 반복과 리듬에 적응하며 다양한 생명들을 지탱하고 우리 삶의 모든 것을 가능케 한, 물의 변화를 관찰하기에 가장 좋은 생태계이다.
…… 질퍽거리며 끊임없이 날 유혹하는 습지는 오랜 외국생활을 하고 있는 내 삶과 비슷하다고 느낀 적이 많다.
비 오고 해 나고, 그래서 젖고 마름을 반복하는 습지생태계의 모습은 영락없는 우리네 삶 그 자체다.
--- p.11
“비버가 습지를 만들어서 생태계에 무슨 이득이 있어요?” “좋은 질문이야! 다음 주 수업시간에 얘기하려고 준비해 둔 주제인데, 간단히 설명하면, 습지가 가지는 기본적인 생태적 기능을 생각하면 돼.
물을 가두니까 폭우 때 범람을 방지하고, 수질개선, 여러 물고기와 새들을 위한 수생 서식처 제공 그리고 지하수 충전에도 효과가 있지.
습지, 범람원, 하천 등의 복원에 비버는 계속 이용되어 왔어.
그래서 알다시피 비버를 ‘생태적 엔지니어(ecological engineer)’ 혹은 ‘자연의 엔지니어(nature’s engineer)’라고…… --- p.58
모기 외에도 알 수 없는 벌레들에게 물어 뜯기고, 후덥지근하고, 종종 발이 빠져 진흙으로 뒤덮여 장화는 무겁고, 얼굴에는 흘러내리는 땀 때문에 눈도 뜨기 어려웠다.
그때 디즈멀 스웜프를 돌아보고 나서 바로 근방에 있는 백베이 국가야생보호구역(Back Bay National Wildlife Refuge)을 방문했었다.
탁 트인 물가에 서서,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바라본 평온하고 아름다웠던 백베이 마쉬는 디즈멀 스웜프와는 너무나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장관이었다.
그 순간 문득, 삶은 스웜프와 마쉬가 끝없이 반복되는 경관인 듯 느껴졌다.
--- p.86
이 식물의 씨앗은 대부분 단백질 함량이 높아 장거리를 여행해야 하는 철새들에게 꼭 필요한 먹이가 된다.
그런데, 이 식물군들이 변화된 강의 수문으로 인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범람으로 생장 중에 침수되어 죽거나 아예 발아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서 서식지인 범람원습지 자체가 사라져 간다.
식물이 없는 곳에 동물이 살리가 만무하다.
--- p.164
…(사랑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형태로 온다)” 이 글은 미국의 유명한 작가 커트 보니것(Kurt Vonnegut)이 쓴 『Cat’s cradle(고양이 요람)』에 나오는 글이다.
미국 사람들이 영원히 이런 사랑을 찾아 헤맨다는 내용으로 나를 한눈에 사로잡은 건 그 문장의 일부인 위의 글이다.
…… 사랑은 정말이지 가장 기대치 않은 곳에서, 뜻하지 않은 형태로 오기도 한다는 걸 믿으며 늘 열린 마음으로 살려고 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는 나 자신이 누군가에게 ‘그런 사랑’이 되어야만 이 삶이 완성될 것 같은 느낌이다.
--- p.220
자연으로의 ‘귀소본능’은 미국의 생물학자이자 작가인 에드워드 윌슨(E.
O. Wilson)이 만든 ‘바이오필리아(biophilia)’라는 단어와도 연결 지어질 수 있다.
이는 인간이 하나의 종으로 진화하면서 자연계와 복잡하게 얽혀왔다는 그의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대중화한 용어다.
Home으로서의 자연의 향기에 무감각해진 우리는, 아무리 비싼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해도 어떤 면에서 ‘홈리스(homeless)’인지도 모른다.
기후변화는 결국 ‘물의 순환’에 대한 이야기이다.
습지야말로 ‘범람과 가뭄’의 끊임없는 반복과 리듬에 적응하며 다양한 생명들을 지탱하고 우리 삶의 모든 것을 가능케 한, 물의 변화를 관찰하기에 가장 좋은 생태계이다.
…… 질퍽거리며 끊임없이 날 유혹하는 습지는 오랜 외국생활을 하고 있는 내 삶과 비슷하다고 느낀 적이 많다.
비 오고 해 나고, 그래서 젖고 마름을 반복하는 습지생태계의 모습은 영락없는 우리네 삶 그 자체다.
--- p.11
“비버가 습지를 만들어서 생태계에 무슨 이득이 있어요?” “좋은 질문이야! 다음 주 수업시간에 얘기하려고 준비해 둔 주제인데, 간단히 설명하면, 습지가 가지는 기본적인 생태적 기능을 생각하면 돼.
물을 가두니까 폭우 때 범람을 방지하고, 수질개선, 여러 물고기와 새들을 위한 수생 서식처 제공 그리고 지하수 충전에도 효과가 있지.
습지, 범람원, 하천 등의 복원에 비버는 계속 이용되어 왔어.
그래서 알다시피 비버를 ‘생태적 엔지니어(ecological engineer)’ 혹은 ‘자연의 엔지니어(nature’s engineer)’라고…… --- p.58
모기 외에도 알 수 없는 벌레들에게 물어 뜯기고, 후덥지근하고, 종종 발이 빠져 진흙으로 뒤덮여 장화는 무겁고, 얼굴에는 흘러내리는 땀 때문에 눈도 뜨기 어려웠다.
그때 디즈멀 스웜프를 돌아보고 나서 바로 근방에 있는 백베이 국가야생보호구역(Back Bay National Wildlife Refuge)을 방문했었다.
탁 트인 물가에 서서,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바라본 평온하고 아름다웠던 백베이 마쉬는 디즈멀 스웜프와는 너무나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장관이었다.
그 순간 문득, 삶은 스웜프와 마쉬가 끝없이 반복되는 경관인 듯 느껴졌다.
--- p.86
이 식물의 씨앗은 대부분 단백질 함량이 높아 장거리를 여행해야 하는 철새들에게 꼭 필요한 먹이가 된다.
그런데, 이 식물군들이 변화된 강의 수문으로 인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범람으로 생장 중에 침수되어 죽거나 아예 발아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서 서식지인 범람원습지 자체가 사라져 간다.
식물이 없는 곳에 동물이 살리가 만무하다.
--- p.164
…(사랑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형태로 온다)” 이 글은 미국의 유명한 작가 커트 보니것(Kurt Vonnegut)이 쓴 『Cat’s cradle(고양이 요람)』에 나오는 글이다.
미국 사람들이 영원히 이런 사랑을 찾아 헤맨다는 내용으로 나를 한눈에 사로잡은 건 그 문장의 일부인 위의 글이다.
…… 사랑은 정말이지 가장 기대치 않은 곳에서, 뜻하지 않은 형태로 오기도 한다는 걸 믿으며 늘 열린 마음으로 살려고 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는 나 자신이 누군가에게 ‘그런 사랑’이 되어야만 이 삶이 완성될 것 같은 느낌이다.
--- p.220
자연으로의 ‘귀소본능’은 미국의 생물학자이자 작가인 에드워드 윌슨(E.
O. Wilson)이 만든 ‘바이오필리아(biophilia)’라는 단어와도 연결 지어질 수 있다.
이는 인간이 하나의 종으로 진화하면서 자연계와 복잡하게 얽혀왔다는 그의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대중화한 용어다.
Home으로서의 자연의 향기에 무감각해진 우리는, 아무리 비싼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해도 어떤 면에서 ‘홈리스(homeless)’인지도 모른다.
--- p.310
출판사 리뷰
물과 땅의 경계에서 삶을 탐구하는 습지생태학자의 기록
습지는 물과 땅, 생명과 사유가 만나는 가장 역동적인 경계이다.
신간 『나의 스웜프 씽』은 이 경계 위에서 과학자로 성장한 한 습지생태학자의 인생 여정을 담은 책으로, 물의 기억을 따라 자연과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통찰을 탐색한다.
저자는 습지를 연구하며 만난 생명의 리듬을 자신의 삶과 사유와 연결해, 자연과학적 분석을 넘어 생태적 자아의 형성 과정을 감동적으로 풀어낸다.
괴물에서 ‘생태적 자아’로, ‘스웜프 씽’을 재해석하다.
미국 대중문화 속 괴물 “스웜프 씽(Swamp Thing)*”은 저자에게 인간 존재를 은유하는 생태적 상징으로 변주된다.
영화 「미나리」가 대학원 시절 관찰한 ‘미나리와 미꾸라지’의 생태적 관계를 떠올리게 했듯, 저자는 우연한 발견에서 시작한 미국 박사과정의 고된 연구 현장으로 독자들을 이끌고 있다.
습지는 어둡고 혼란스러운 공간 같지만, 물과 흙이 다시 자리를 찾아 생태계를 회복하는 순환의 장소이다.
이 책은 이러한 습지를 어떻게 분석하고 보전하며, 생태공학과 수문·수리학적 연구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실제 연구자의 언어로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저자는 또한 습지생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오히려 자신을 재발견하는 과정, 현장 기반 교육 속에서 만들어지는 배움의 순간들을 생생히 담았다.
습지토양 연구와 탄소 저장 기능, 생태예술과의 협업 등을 통해 습지의 가치를 다층적으로 조명한다.(* 스웜프 씽(Swamp Thing)은 미국 대중문화에서 환경주의, 초자연적 공포, 인간성과 자연의 경계를 탐구하는 상징적인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1971년 DC 코믹스에서 처음 등장한 이후, 만화, 영화, TV 시리즈 등 다양한 매체에서 재해석되며 지속적인 영향을 끼쳤다.
1984년 앨런 무어가 시리즈를 맡으며 '지구 식물계의 수호자'라는 존재로 재정의되었다.)
습지는 물과 땅 생명과 사유가 교차하는 복합 생태계이다.
습지는 물과 땅이 맞닿는 곳에서 생태·화학·문화가 교차하는 복합 생태계이다.
지구 면적의 6%에 불과하지만 전체 토양탄소의 25% 이상을 저장하는 거대한 탄소 저장고이자, 미생물 대사·영양염 순환·유기물 분해의 리듬이 살아 움직이는 생지화학적 핫스팟이다.
습지는 동시에 사회·문화·법·정책이 만나는 장소이기도 하다.
오늘날 습지는 단순한 천이 단계가 아닌, 고유한 수문 조건에 적응해 장기적으로 유지되는 독립 생태계로 이해된다.
복원생태학적 관점에서 습지는 ‘열린계’이며, 바람·물·새·동물 이동을 통해 종자와 생물이 유입되는 경로를 고려하는 것이 복원의 핵심이다.
‘Wet-land’만으로는 다양한 습지의 세계를 담아내지 못한다.
현재 전 세계 람사르 습지는 2,456개, 총 면적은 멕시코를 능가한다.
한국은 26개, 미국은 41개가 등록되어 있다.
세계적 습지학자 윌리엄 미치 교수의 분류에 따르면, 습지는 40여 개의 이름으로 불리며 크게 7가지 유형인 염습지, 조석담수습지, 맹그로브 스웜프, 담수 마쉬, 담수 스웜프, 수변생태계, 이탄습지로 구분된다.
특히 이탄습지는 지구 육지의 3%만 차지하지만 토양탄소의 30%를 저장하는 핵심 탄소저장고다.
보그(bog), 펜(fen), 무어(moor) 등 다양한 지역명으로 불리며 기후변화 시대의 중요한 생태적 완충지대로 주목받고 있다.
습지는 물리·생물학적으로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지역, 기후, 수문에 따라 같은 이름이어도 전혀 다른 특성을 가진다.
미국에서 가장 흔히 들은 용어인 ‘스웜프(swamp)’는 목본식물이 우점하는 습지이고 마쉬(marsh)는 초본식물이 우점하는 습지로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정의되지 못하는 습지, 법과 정책의 모순이 발생하다.
미국은 1980~1990년대 초반 습지의 가치를 제도권에 편입시키며 복원, 총량제, 습지은행 제도를 확립했다.
그럼에도 1970년대 이후 전 세계 자연습지의 절반 이상이 손실되었으며,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이 이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2023년 Sackett v. EPA 판결*은 하천·호소와 직접 연결되지 않은 습지를 보호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고립습지(Isolated Wetlands)’라는 이름이 붙은 이들 습지는 실제로 지하수와 생물 이동 등을 통해 다른 생태계와 연결되어 있으며, 홍수조절, 수질정화, 양서류 산란처 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저자는 습지를 둘러싼 법적 정의와 생태적 실체 사이의 간극을 정밀하게 짚어낸다.
또한 “모든 것은 그 외의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는 생태학자 배리 커머너의 말이 바로 이해되는 순간이라고 한다.(* Sackett v. EPA 판결은 2023년 5월 25일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이루어졌으며, 청정수법(Clean Water Act)의 적용 범위를 제한하는 중요한 판례이다.)
메조코즘 연구와 자연의 리듬, 생명의 맥동을 습지생태학에서 찾다.
자연에는 리듬이 있다.
생명활동을 가능케 하는 리듬, 삶을 지탱하고 영속케 하는 리듬….
이 리듬이 사라지는 순간, 신명나는 생명의 춤사위는 더 이상 없다.
범람원 생태계의 맥동(pulse)은 생명활동과 에너지 흐름의 근간이며, 인류가 농경을 시작할 수 있었던 토대였다.
저자는 메조코즘 기반의 연구와 교육을 통해 이러한 자연의 리듬을 관찰하고 분석하며, 학생들과 함께 습지의 역동성을 실험을 통해 이해해 나간다.
자연의 패턴을 해독하는 생태학의 역할을 생생하게 서술하고 있다.
습지토양이 들려주는 기억, 물이 남긴 흔적을 읽다
저자가 진행한 ‘더트프로젝트(Dirt Project)’는 습지토양을 관찰해 습지의 물리·화학적 시간들을 읽어내는 교육·연구 프로그램이다.
토양의 색은 유기물, 미네랄, 수분, 기후의 변화가 응축된 자연의 기록이며, 습지토양은 물이 스며든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과거 습지였던 토양의 ‘종자은행(seed bank)’은 물이 돌아오면 오래 잠들어 있던 수생식물이 다시 살아나는 복원의 기적을 가능하게 한다.
저자는 이를 ‘토양의 기억’이라 부르며 자연의 회복력과 생명의 지속성을 성찰한다.
예술과 생태학의 만남, 습지를 바라보는 새로운 감각을 가지다.
뉴욕과 워싱턴 D.C.의 미술관을 오가며 저자는 예술 속에서 생태적 사유의 확장을 경험했다.
함께 교유한 베찌 데이먼의 「생명의 물 정원」은 예술과 생태공학의 선구적 융합 사례로 꼽히고 있다.
바샤 얼랜드의 「얼음책」은 강의 생명 순환을 시각적 언어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들의 작품은 저자의 강과 습지 복원 연구의 경험과 맞닿은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17년 미국국립과학재단(NSF) 지원으로 개최된 국제심포지엄을 통해 저자는 생태과학·생태공학·생태예술의 학제적 연결을 제도적으로 확장했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 회복이라는 공동 목표 아래, 예술과 과학은 서로를 보완하는 동반자임을 강조한다.
경계 위의 삶에서 발견한 통찰, 내적 탐색의 기록으로 남다
외국인 연구자로 미국에서 자리 잡기까지의 여정은 쉽지 않았다.
올렌탄지습지에서의 반복된 현장 조사, 유학 초기의 외로움과 낯선 시선들….
그럼에도 저자는 모든 경험을 배움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연구자이자 교수로 성장했다.
이 책은 습지생태 개념을 한국어로 옮기며 겪은 ‘역번역(reverse translation)’의 어려움으로 언어와 문화, 자연과 인간 사이의 경계를 오가는 저자의 내적 탐색의 과정이었다.
석사과정 시절 모기 유충을 먹어 치운 미꾸라지에서 발견한 작은 관찰이 연구 인생을 바꾸는 큰 전환점이 되었다.
또한 이는 실천적 습지 관리의 통찰로 이어졌다.
저자의 연구 여정은 노자의 말처럼 “좋은 여행자는 계획하지 않고 도착을 생각하지 않는다”이었다.
『나의 스웜프 씽』은 기억·감각·사유가 뒤섞인 '흐름의 기록’이다.
습지는 물과 땅, 생명과 사유가 만나는 가장 역동적인 경계이다.
신간 『나의 스웜프 씽』은 이 경계 위에서 과학자로 성장한 한 습지생태학자의 인생 여정을 담은 책으로, 물의 기억을 따라 자연과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통찰을 탐색한다.
저자는 습지를 연구하며 만난 생명의 리듬을 자신의 삶과 사유와 연결해, 자연과학적 분석을 넘어 생태적 자아의 형성 과정을 감동적으로 풀어낸다.
괴물에서 ‘생태적 자아’로, ‘스웜프 씽’을 재해석하다.
미국 대중문화 속 괴물 “스웜프 씽(Swamp Thing)*”은 저자에게 인간 존재를 은유하는 생태적 상징으로 변주된다.
영화 「미나리」가 대학원 시절 관찰한 ‘미나리와 미꾸라지’의 생태적 관계를 떠올리게 했듯, 저자는 우연한 발견에서 시작한 미국 박사과정의 고된 연구 현장으로 독자들을 이끌고 있다.
습지는 어둡고 혼란스러운 공간 같지만, 물과 흙이 다시 자리를 찾아 생태계를 회복하는 순환의 장소이다.
이 책은 이러한 습지를 어떻게 분석하고 보전하며, 생태공학과 수문·수리학적 연구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실제 연구자의 언어로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저자는 또한 습지생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오히려 자신을 재발견하는 과정, 현장 기반 교육 속에서 만들어지는 배움의 순간들을 생생히 담았다.
습지토양 연구와 탄소 저장 기능, 생태예술과의 협업 등을 통해 습지의 가치를 다층적으로 조명한다.(* 스웜프 씽(Swamp Thing)은 미국 대중문화에서 환경주의, 초자연적 공포, 인간성과 자연의 경계를 탐구하는 상징적인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1971년 DC 코믹스에서 처음 등장한 이후, 만화, 영화, TV 시리즈 등 다양한 매체에서 재해석되며 지속적인 영향을 끼쳤다.
1984년 앨런 무어가 시리즈를 맡으며 '지구 식물계의 수호자'라는 존재로 재정의되었다.)
습지는 물과 땅 생명과 사유가 교차하는 복합 생태계이다.
습지는 물과 땅이 맞닿는 곳에서 생태·화학·문화가 교차하는 복합 생태계이다.
지구 면적의 6%에 불과하지만 전체 토양탄소의 25% 이상을 저장하는 거대한 탄소 저장고이자, 미생물 대사·영양염 순환·유기물 분해의 리듬이 살아 움직이는 생지화학적 핫스팟이다.
습지는 동시에 사회·문화·법·정책이 만나는 장소이기도 하다.
오늘날 습지는 단순한 천이 단계가 아닌, 고유한 수문 조건에 적응해 장기적으로 유지되는 독립 생태계로 이해된다.
복원생태학적 관점에서 습지는 ‘열린계’이며, 바람·물·새·동물 이동을 통해 종자와 생물이 유입되는 경로를 고려하는 것이 복원의 핵심이다.
‘Wet-land’만으로는 다양한 습지의 세계를 담아내지 못한다.
현재 전 세계 람사르 습지는 2,456개, 총 면적은 멕시코를 능가한다.
한국은 26개, 미국은 41개가 등록되어 있다.
세계적 습지학자 윌리엄 미치 교수의 분류에 따르면, 습지는 40여 개의 이름으로 불리며 크게 7가지 유형인 염습지, 조석담수습지, 맹그로브 스웜프, 담수 마쉬, 담수 스웜프, 수변생태계, 이탄습지로 구분된다.
특히 이탄습지는 지구 육지의 3%만 차지하지만 토양탄소의 30%를 저장하는 핵심 탄소저장고다.
보그(bog), 펜(fen), 무어(moor) 등 다양한 지역명으로 불리며 기후변화 시대의 중요한 생태적 완충지대로 주목받고 있다.
습지는 물리·생물학적으로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지역, 기후, 수문에 따라 같은 이름이어도 전혀 다른 특성을 가진다.
미국에서 가장 흔히 들은 용어인 ‘스웜프(swamp)’는 목본식물이 우점하는 습지이고 마쉬(marsh)는 초본식물이 우점하는 습지로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정의되지 못하는 습지, 법과 정책의 모순이 발생하다.
미국은 1980~1990년대 초반 습지의 가치를 제도권에 편입시키며 복원, 총량제, 습지은행 제도를 확립했다.
그럼에도 1970년대 이후 전 세계 자연습지의 절반 이상이 손실되었으며,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이 이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2023년 Sackett v. EPA 판결*은 하천·호소와 직접 연결되지 않은 습지를 보호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고립습지(Isolated Wetlands)’라는 이름이 붙은 이들 습지는 실제로 지하수와 생물 이동 등을 통해 다른 생태계와 연결되어 있으며, 홍수조절, 수질정화, 양서류 산란처 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저자는 습지를 둘러싼 법적 정의와 생태적 실체 사이의 간극을 정밀하게 짚어낸다.
또한 “모든 것은 그 외의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는 생태학자 배리 커머너의 말이 바로 이해되는 순간이라고 한다.(* Sackett v. EPA 판결은 2023년 5월 25일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이루어졌으며, 청정수법(Clean Water Act)의 적용 범위를 제한하는 중요한 판례이다.)
메조코즘 연구와 자연의 리듬, 생명의 맥동을 습지생태학에서 찾다.
자연에는 리듬이 있다.
생명활동을 가능케 하는 리듬, 삶을 지탱하고 영속케 하는 리듬….
이 리듬이 사라지는 순간, 신명나는 생명의 춤사위는 더 이상 없다.
범람원 생태계의 맥동(pulse)은 생명활동과 에너지 흐름의 근간이며, 인류가 농경을 시작할 수 있었던 토대였다.
저자는 메조코즘 기반의 연구와 교육을 통해 이러한 자연의 리듬을 관찰하고 분석하며, 학생들과 함께 습지의 역동성을 실험을 통해 이해해 나간다.
자연의 패턴을 해독하는 생태학의 역할을 생생하게 서술하고 있다.
습지토양이 들려주는 기억, 물이 남긴 흔적을 읽다
저자가 진행한 ‘더트프로젝트(Dirt Project)’는 습지토양을 관찰해 습지의 물리·화학적 시간들을 읽어내는 교육·연구 프로그램이다.
토양의 색은 유기물, 미네랄, 수분, 기후의 변화가 응축된 자연의 기록이며, 습지토양은 물이 스며든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과거 습지였던 토양의 ‘종자은행(seed bank)’은 물이 돌아오면 오래 잠들어 있던 수생식물이 다시 살아나는 복원의 기적을 가능하게 한다.
저자는 이를 ‘토양의 기억’이라 부르며 자연의 회복력과 생명의 지속성을 성찰한다.
예술과 생태학의 만남, 습지를 바라보는 새로운 감각을 가지다.
뉴욕과 워싱턴 D.C.의 미술관을 오가며 저자는 예술 속에서 생태적 사유의 확장을 경험했다.
함께 교유한 베찌 데이먼의 「생명의 물 정원」은 예술과 생태공학의 선구적 융합 사례로 꼽히고 있다.
바샤 얼랜드의 「얼음책」은 강의 생명 순환을 시각적 언어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들의 작품은 저자의 강과 습지 복원 연구의 경험과 맞닿은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17년 미국국립과학재단(NSF) 지원으로 개최된 국제심포지엄을 통해 저자는 생태과학·생태공학·생태예술의 학제적 연결을 제도적으로 확장했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 회복이라는 공동 목표 아래, 예술과 과학은 서로를 보완하는 동반자임을 강조한다.
경계 위의 삶에서 발견한 통찰, 내적 탐색의 기록으로 남다
외국인 연구자로 미국에서 자리 잡기까지의 여정은 쉽지 않았다.
올렌탄지습지에서의 반복된 현장 조사, 유학 초기의 외로움과 낯선 시선들….
그럼에도 저자는 모든 경험을 배움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연구자이자 교수로 성장했다.
이 책은 습지생태 개념을 한국어로 옮기며 겪은 ‘역번역(reverse translation)’의 어려움으로 언어와 문화, 자연과 인간 사이의 경계를 오가는 저자의 내적 탐색의 과정이었다.
석사과정 시절 모기 유충을 먹어 치운 미꾸라지에서 발견한 작은 관찰이 연구 인생을 바꾸는 큰 전환점이 되었다.
또한 이는 실천적 습지 관리의 통찰로 이어졌다.
저자의 연구 여정은 노자의 말처럼 “좋은 여행자는 계획하지 않고 도착을 생각하지 않는다”이었다.
『나의 스웜프 씽』은 기억·감각·사유가 뒤섞인 '흐름의 기록’이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5년 11월 25일
- 쪽수, 무게, 크기 : 328쪽 | 561g | 153*224*24mm
- ISBN13 : 9788994242965
- ISBN10 : 8994242961
You may also like
카테고리
한국어
한국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