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세 책
Description
책소개
인류세 책들의 책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인류세에 관한 방대한 논의가 정리되어 있는 참고서와 같다.
하지만 이 책의 집필 의도는 인류세 논의의 집대성이 아니라, ‘다면적 시선’에 있다.
인류세는 유독 거대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다양한 학문의 시선이 필요하고, 나아가 그 시선들은 통합되기보다는 서로 다른 시선으로 머물다 임시로 연계되는, 헐거운 관계여야 한다는 주장이 핵심이다.
지질학, 지구시스템과학, 생물학, 경제학, 정치학, 인류학, 역사학 등 다양한 학문의 시선을 소개하고 논하는, 다소 어수선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 책은 그 자체로 인류세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다.
인류세 논의의 집대성은 그런 노력에 자연스레 뒤따르는 결과였다.
2024년 3월 인류세 공식 인정이 무산된 이후의 최신 상황을 반영한 ‘한국어판 특별 기고문’이 포함되어 번역본만의 고유함을 더했다.
하지만 이 책의 집필 의도는 인류세 논의의 집대성이 아니라, ‘다면적 시선’에 있다.
인류세는 유독 거대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다양한 학문의 시선이 필요하고, 나아가 그 시선들은 통합되기보다는 서로 다른 시선으로 머물다 임시로 연계되는, 헐거운 관계여야 한다는 주장이 핵심이다.
지질학, 지구시스템과학, 생물학, 경제학, 정치학, 인류학, 역사학 등 다양한 학문의 시선을 소개하고 논하는, 다소 어수선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 책은 그 자체로 인류세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다.
인류세 논의의 집대성은 그런 노력에 자연스레 뒤따르는 결과였다.
2024년 3월 인류세 공식 인정이 무산된 이후의 최신 상황을 반영한 ‘한국어판 특별 기고문’이 포함되어 번역본만의 고유함을 더했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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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옮긴이의 말
한국어판 특별 기고문
한국어판 서문
서문
1.다학문적 인류세
2.인류세의 지질학적 맥락
3.지질연대 단위로서의 인류세와 대가속
4.인류세와 기후변화
5.인류세와 생물권 전환
6.인류세의 안트로포스
7.행성적 한계의 경제학과 정치학
8.인류세의 실존적 도전 과제
감사의 말
참고 문헌
찾아보기
한국어판 특별 기고문
한국어판 서문
서문
1.다학문적 인류세
2.인류세의 지질학적 맥락
3.지질연대 단위로서의 인류세와 대가속
4.인류세와 기후변화
5.인류세와 생물권 전환
6.인류세의 안트로포스
7.행성적 한계의 경제학과 정치학
8.인류세의 실존적 도전 과제
감사의 말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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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 이미지
책 속으로
끝없는 경제 성장, 무한한 자원,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한 손쉬운 기술적 해법(technological fixes)은 거의 환상이나 신화에 가까운 이야기라는 것이 인류세가 주는 가장 큰 메시지다.
기술 개발의 노력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 삶과 자연환경에 대한 관점 변화와 합리적인 정책 개발이 수반되어야 함을 말한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인류세 연구는 외면하고 싶은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 왔고 앞으로도 계속 수많은 도전을 받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도전을 이해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옮긴이의 말」중에서
우리의 공동 노력으로 모든 학문과 세계관이 ‘거대한 통합’을 이룰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훔볼트가 한때 그랬던 것처럼 데이터와 이야기에 대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기대해 볼 수는 있다.
인류세를 마주하는 것은 과학적이면서 인문학적인 과업이다.
---「1.다학문적 인류세」중에서
한 인간의 평균 수명 정도밖에 안 되는 시간 단위인 인류세가 어떻게 공식 지질연대 단위로 제안될 수 있었을까? 인류와 지구의 상태에 관해 많은 것을 드러내 주는 이 질문이 바로 이 책의 핵심이다.
이 질문의 중요성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인류와 지구의 역사를 살펴보고, 양자가 서로 어떻게 얽혀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2.인류세의 지질학적 맥락」중에서
인류세를 꼭 공식 지질시대로 규정해야 하는가? 일부 지질학자들은 인간의 영향으로 인한 전 지구적 변화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인류세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그림을 그리는 것이 가능해지기 전까지는 인류세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지적한다(예컨대 Wolff 2014).
혹시 인류세의 지층이 새로운 공식 지질시대 단위로 정당화되기에는 너무 얇고 무의미하지는 않은가? 인류세라는 용어가 지질학적 역사보다는 인간의 역사에 적용되어야 할 용어는 아닌가? 나아가, 인류세라는 개념이 과거가 아닌 미래에 기반한 개념은 아닌가? 인류세가 과학적 연구보다는 정치적 발언을 하려는 욕망을 반영하는 것은 아닌가?(예컨대 Autin and Holbrook 2012; Gibbard and Walker 2014; Finney and Edwards 2016) 이러한 모든 대안과 비판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3.지질연대 단위로서의 인류세와 대가속」중에서
인류세의 경제 및 정치 전략은 필연적으로 다양할 것이다.
지역에 따라 양상도 다를 것이며, 이웃 수준에서 나타나는 실천에서부터 국제적인 노력에 이르기까지 그 규모도 다양할 것이다.
급격하게 변하는 기후와 생물군계, 가속되거나 둔화되는 인구 성장률, 새로운 질병의 위협, 유해 물질의 범람, 난민의 이동, 사회적 통합에 가해지는 압력 등에 충분히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인간 공동체를 번영하게 해 주는 단 하나의 ‘해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7.행성적 한계의 경제학과 정치학」중에서
‘근대성’은 문맹 퇴치와 교육 확산, 여성의 사회적 이동과 기회 증가, 과학의 경이로운 발견, 예술에 대한 접근성 확대, 민주적 이상과 자결권의 고양, 그리고 누구나 이러한 것을 누릴 수 있다는 희망을 축약한 단어다.
만일 ‘이 문명’이 공포만을 의미한다면, 우리는 그것이 사라지길 바랄 것이다.
스크랜턴이 말한 것처럼, 근대성이 ‘망상’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는 그것이 너무나 매력적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기 때문이다.
인류세를 깨닫는 것은 꿈을 죽이는 것이다.
새로운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예전 세계의 종말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인류세의] 도전 과제는 새로운 세계에서도 살려 낼 수 있는 예전 꿈의 요소들을 알아내는 것이다.
---「8.인류세의 실존적 도전 과제」중에서
기대수명, 교육 수준, 1인당 GDP를 결합한 2003년 유엔 인간개발지수에 따르면, 쿠바는 실제로 공정한 지구 지분 이상을 소비하지 않으면서 잘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Wilkinson and Pickett 2009: 217).
기대수명, 자기 삶의 만족도, 생태발자국을 결합한 다른 지표 분석에서는 코스타리카가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Agyeman 2013: 14).
이런 연구들이 시사하는 바는 자본주의 성장 그 자체만을 위한 목표를 버리고 사회적 복지와 형평성의 확대라는 목표를 택하면 생태적·사회적 지속가능성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 개발의 노력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 삶과 자연환경에 대한 관점 변화와 합리적인 정책 개발이 수반되어야 함을 말한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인류세 연구는 외면하고 싶은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 왔고 앞으로도 계속 수많은 도전을 받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도전을 이해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옮긴이의 말」중에서
우리의 공동 노력으로 모든 학문과 세계관이 ‘거대한 통합’을 이룰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훔볼트가 한때 그랬던 것처럼 데이터와 이야기에 대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기대해 볼 수는 있다.
인류세를 마주하는 것은 과학적이면서 인문학적인 과업이다.
---「1.다학문적 인류세」중에서
한 인간의 평균 수명 정도밖에 안 되는 시간 단위인 인류세가 어떻게 공식 지질연대 단위로 제안될 수 있었을까? 인류와 지구의 상태에 관해 많은 것을 드러내 주는 이 질문이 바로 이 책의 핵심이다.
이 질문의 중요성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인류와 지구의 역사를 살펴보고, 양자가 서로 어떻게 얽혀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2.인류세의 지질학적 맥락」중에서
인류세를 꼭 공식 지질시대로 규정해야 하는가? 일부 지질학자들은 인간의 영향으로 인한 전 지구적 변화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인류세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그림을 그리는 것이 가능해지기 전까지는 인류세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지적한다(예컨대 Wolff 2014).
혹시 인류세의 지층이 새로운 공식 지질시대 단위로 정당화되기에는 너무 얇고 무의미하지는 않은가? 인류세라는 용어가 지질학적 역사보다는 인간의 역사에 적용되어야 할 용어는 아닌가? 나아가, 인류세라는 개념이 과거가 아닌 미래에 기반한 개념은 아닌가? 인류세가 과학적 연구보다는 정치적 발언을 하려는 욕망을 반영하는 것은 아닌가?(예컨대 Autin and Holbrook 2012; Gibbard and Walker 2014; Finney and Edwards 2016) 이러한 모든 대안과 비판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3.지질연대 단위로서의 인류세와 대가속」중에서
인류세의 경제 및 정치 전략은 필연적으로 다양할 것이다.
지역에 따라 양상도 다를 것이며, 이웃 수준에서 나타나는 실천에서부터 국제적인 노력에 이르기까지 그 규모도 다양할 것이다.
급격하게 변하는 기후와 생물군계, 가속되거나 둔화되는 인구 성장률, 새로운 질병의 위협, 유해 물질의 범람, 난민의 이동, 사회적 통합에 가해지는 압력 등에 충분히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인간 공동체를 번영하게 해 주는 단 하나의 ‘해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7.행성적 한계의 경제학과 정치학」중에서
‘근대성’은 문맹 퇴치와 교육 확산, 여성의 사회적 이동과 기회 증가, 과학의 경이로운 발견, 예술에 대한 접근성 확대, 민주적 이상과 자결권의 고양, 그리고 누구나 이러한 것을 누릴 수 있다는 희망을 축약한 단어다.
만일 ‘이 문명’이 공포만을 의미한다면, 우리는 그것이 사라지길 바랄 것이다.
스크랜턴이 말한 것처럼, 근대성이 ‘망상’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는 그것이 너무나 매력적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기 때문이다.
인류세를 깨닫는 것은 꿈을 죽이는 것이다.
새로운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예전 세계의 종말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인류세의] 도전 과제는 새로운 세계에서도 살려 낼 수 있는 예전 꿈의 요소들을 알아내는 것이다.
---「8.인류세의 실존적 도전 과제」중에서
기대수명, 교육 수준, 1인당 GDP를 결합한 2003년 유엔 인간개발지수에 따르면, 쿠바는 실제로 공정한 지구 지분 이상을 소비하지 않으면서 잘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Wilkinson and Pickett 2009: 217).
기대수명, 자기 삶의 만족도, 생태발자국을 결합한 다른 지표 분석에서는 코스타리카가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Agyeman 2013: 14).
이런 연구들이 시사하는 바는 자본주의 성장 그 자체만을 위한 목표를 버리고 사회적 복지와 형평성의 확대라는 목표를 택하면 생태적·사회적 지속가능성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8.인류세의 실존적 도전 과제」중에서
출판사 리뷰
“인류세는 우리가 ‘더 나은 체제’와 ‘더 좋은 삶’을 꿈꾸고 만드는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
이 책이 다루는 폭넓은 주제와 탁월한 통찰은 인류세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게 하면서도 더 나은 세상을 향한 희망을 품고 의지를 다지게 한다.”
-조천호(대기과학자, 전 국립기상과학원장)
앞으로 약 세 달 뒤인 2024년 8월 부산에서 국제지질과학연맹 총회가 열린다.
이 총회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렸는데, 인류세가 지질연대표의 공식 시간 단위로 인정될지 여부가 최종 결정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형으로 말했듯 지금으로부터 약 세 달 전인 2024년 3월, 총회의 전 단계 제4기층서소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해 인류세의 공식 인정은 무산되었다.
인류세를 공식화하기 위해 힘써 온 많은 사람은 현재 ‘희망이었던 것’과 ‘절망이 된 것’ 사이의 시간에 있다.
하지만 국제지질과학연맹이 이 결정을 발표하며 말했듯, 인류세 개념은 더 많은 연구를 촉발할 것이고, 새로운 증거를 쌓을 것이며, 인간 활동에 대한 다양한 성찰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인류세 책: 행성적 위기의 다면적 시선』의 저자들도 부결을 염두에 두고 같은 의견을 적어 두었다.
인류세가 지질학계 내에서 인정받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것만이 중요하지는 않다.
인류가 인류 이외의 구성원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계를 만드는 날까지 ‘인류세’는 계속 중요할 것이다.
인류세 책들의 책, ‘인류세 책’
이 책은 인류세의 과거-현재-미래에 관한 방대한 논의가 정리되어 있어, 우리가 그 세계를 만들고자 할 때 훌륭한 참고서가 될 수 있다.
『인류세 책』의 문장 대부분에는 어디에서 인용했다는 표지가 달려 있다.
다양하게 뻗어 가는 이 책을 그림으로 그리면 인류세의 만다라가 될 것이다.
자칫 독서를 방해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을 때도 있어 이렇게까지 세세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이 형식은 책의 핵심을 구현하면서 자연스레 만들어진 것이다.
『인류세 책』의 집필 의도는 인류세 논의의 집대성이 아니라, 부제이기도 한 ‘다면적 시선’에 있다.
인류세는 유독 거대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다양한 학문의 시선이 필요하고, 나아가 그 시선들은 통합되기보다는 서로 다른 시선으로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핵심이다.
그래서 저자들은 적어도 인류세에는 학문을 모두 녹여 합치는 용광로식의 ‘통섭’이 옳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관습적으로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문제를 옹립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예를 들어 특정 렌즈로만 보면 결국 자본주의가 인류세를 만든 근원이라는 주장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주장을 따른다면 자본주의‘만’ 해결하면 인류세는 해결된다.
하지만,
“급격하게 변하는 기후와 생물군계, 가속되거나 둔화되는 인구 성장률, 새로운 질병의 위협, 유해 물질의 범람, 난민의 이동, 사회적 통합에 가해지는 압력 등에 충분히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인간 공동체를 번영하게 해 주는 단 하나의 ‘해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깨끗하게 잘린 단면은 보기에 좋지만, 보기에만 좋다.
남아 있어야 할 것까지 자르면 진실에서 멀어진다.
지질학, 지구시스템과학, 생물학, 경제학, 정치학, 인류학, 역사학 등 다양한 학문의 시선을 소개하고 논하는, 다소 어수선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 책은 그 자체로 인류세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다.
그렇다고 다양한 시선들이 그저 흩어진 채로 있어도 좋다는 것은 아니다.
‘다양할 것.
하지만 통합되지는 않을 것.
그러면서도 연계될 것.’ 모순처럼 보이더라도 『인류세 책』은 우리가 그 미묘한 길을 걸어야만 한다고 독려한다.
다양한 시선을 “임시변통으로라도 연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바로 다학문적 접근의 목표다.” 이 책은 당연하게도 자신의 주장을 실천하는 글쓰기를 했다.
자연스레 내용과 형식은 일치되었고, 논의는 집대성되어 인류세 책들을 모은 책과 같아진 것이다.
‘인류세 책’이라는 제목은 그렇게 나왔다.
한국어판 특별 기고문
인류세 부결 이후의 세계를 대하는 자세, ‘중꺾인’
번역본 출간의 막바지 작업 중, 얀 잘라시에비치를 필두로 저자들은 급하게 한국어판 특별 기고문을 보내 왔다.
‘인류세에 대한 10가지 오해’라는 제목을 단 특별 기고문에서 저자들은 손수 그린 도표를 첨부하며, 왜 우리에게 여전히 인류세가 필요한지 역설했다.
독자 편의를 위해 그림 원본을 싣지는 못했지만, 2024년 4월에 쓰인 글을 보면 여러 의미로 따뜻함을 느낄 것이다.
부결은 부결이고, 인류세는 인류세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인류세다.
원서의 아쉬움을 달래는 표지 이미지
저자들은 책의 취지대로 모든 학문의 시선을 담고 싶었으나, 역량의 한계로 문학, 미술 등 ‘시각 예술’을 충분히 다루지 못했다며 아쉬워한다.
그래서 번역본 뒤표지에 〈인간유래 폐기물(Anthropogenic Wastes)〉(2023)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소요 작가의 이미지와 글을 실었다.
뒤쪽의 날개와 표지를 펼쳐 놓고 함께 보면, 작가가 세심하게 정리한 글과 이미지를 더욱 풍부하게 음미할 수 있다.
작게나마 이 번역본이 원서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길 바란다.
이 책이 다루는 폭넓은 주제와 탁월한 통찰은 인류세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게 하면서도 더 나은 세상을 향한 희망을 품고 의지를 다지게 한다.”
-조천호(대기과학자, 전 국립기상과학원장)
앞으로 약 세 달 뒤인 2024년 8월 부산에서 국제지질과학연맹 총회가 열린다.
이 총회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렸는데, 인류세가 지질연대표의 공식 시간 단위로 인정될지 여부가 최종 결정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형으로 말했듯 지금으로부터 약 세 달 전인 2024년 3월, 총회의 전 단계 제4기층서소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해 인류세의 공식 인정은 무산되었다.
인류세를 공식화하기 위해 힘써 온 많은 사람은 현재 ‘희망이었던 것’과 ‘절망이 된 것’ 사이의 시간에 있다.
하지만 국제지질과학연맹이 이 결정을 발표하며 말했듯, 인류세 개념은 더 많은 연구를 촉발할 것이고, 새로운 증거를 쌓을 것이며, 인간 활동에 대한 다양한 성찰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인류세 책: 행성적 위기의 다면적 시선』의 저자들도 부결을 염두에 두고 같은 의견을 적어 두었다.
인류세가 지질학계 내에서 인정받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것만이 중요하지는 않다.
인류가 인류 이외의 구성원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계를 만드는 날까지 ‘인류세’는 계속 중요할 것이다.
인류세 책들의 책, ‘인류세 책’
이 책은 인류세의 과거-현재-미래에 관한 방대한 논의가 정리되어 있어, 우리가 그 세계를 만들고자 할 때 훌륭한 참고서가 될 수 있다.
『인류세 책』의 문장 대부분에는 어디에서 인용했다는 표지가 달려 있다.
다양하게 뻗어 가는 이 책을 그림으로 그리면 인류세의 만다라가 될 것이다.
자칫 독서를 방해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을 때도 있어 이렇게까지 세세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이 형식은 책의 핵심을 구현하면서 자연스레 만들어진 것이다.
『인류세 책』의 집필 의도는 인류세 논의의 집대성이 아니라, 부제이기도 한 ‘다면적 시선’에 있다.
인류세는 유독 거대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다양한 학문의 시선이 필요하고, 나아가 그 시선들은 통합되기보다는 서로 다른 시선으로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핵심이다.
그래서 저자들은 적어도 인류세에는 학문을 모두 녹여 합치는 용광로식의 ‘통섭’이 옳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관습적으로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문제를 옹립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예를 들어 특정 렌즈로만 보면 결국 자본주의가 인류세를 만든 근원이라는 주장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주장을 따른다면 자본주의‘만’ 해결하면 인류세는 해결된다.
하지만,
“급격하게 변하는 기후와 생물군계, 가속되거나 둔화되는 인구 성장률, 새로운 질병의 위협, 유해 물질의 범람, 난민의 이동, 사회적 통합에 가해지는 압력 등에 충분히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인간 공동체를 번영하게 해 주는 단 하나의 ‘해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깨끗하게 잘린 단면은 보기에 좋지만, 보기에만 좋다.
남아 있어야 할 것까지 자르면 진실에서 멀어진다.
지질학, 지구시스템과학, 생물학, 경제학, 정치학, 인류학, 역사학 등 다양한 학문의 시선을 소개하고 논하는, 다소 어수선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 책은 그 자체로 인류세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다.
그렇다고 다양한 시선들이 그저 흩어진 채로 있어도 좋다는 것은 아니다.
‘다양할 것.
하지만 통합되지는 않을 것.
그러면서도 연계될 것.’ 모순처럼 보이더라도 『인류세 책』은 우리가 그 미묘한 길을 걸어야만 한다고 독려한다.
다양한 시선을 “임시변통으로라도 연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바로 다학문적 접근의 목표다.” 이 책은 당연하게도 자신의 주장을 실천하는 글쓰기를 했다.
자연스레 내용과 형식은 일치되었고, 논의는 집대성되어 인류세 책들을 모은 책과 같아진 것이다.
‘인류세 책’이라는 제목은 그렇게 나왔다.
한국어판 특별 기고문
인류세 부결 이후의 세계를 대하는 자세, ‘중꺾인’
번역본 출간의 막바지 작업 중, 얀 잘라시에비치를 필두로 저자들은 급하게 한국어판 특별 기고문을 보내 왔다.
‘인류세에 대한 10가지 오해’라는 제목을 단 특별 기고문에서 저자들은 손수 그린 도표를 첨부하며, 왜 우리에게 여전히 인류세가 필요한지 역설했다.
독자 편의를 위해 그림 원본을 싣지는 못했지만, 2024년 4월에 쓰인 글을 보면 여러 의미로 따뜻함을 느낄 것이다.
부결은 부결이고, 인류세는 인류세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인류세다.
원서의 아쉬움을 달래는 표지 이미지
저자들은 책의 취지대로 모든 학문의 시선을 담고 싶었으나, 역량의 한계로 문학, 미술 등 ‘시각 예술’을 충분히 다루지 못했다며 아쉬워한다.
그래서 번역본 뒤표지에 〈인간유래 폐기물(Anthropogenic Wastes)〉(2023)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소요 작가의 이미지와 글을 실었다.
뒤쪽의 날개와 표지를 펼쳐 놓고 함께 보면, 작가가 세심하게 정리한 글과 이미지를 더욱 풍부하게 음미할 수 있다.
작게나마 이 번역본이 원서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길 바란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4년 05월 31일
- 쪽수, 무게, 크기 : 352쪽 | 140*220*30mm
- ISBN13 : 9791190944908
- ISBN10 : 119094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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